커피 드림 - 꿈꾸는 커피 회사, 이디야 이야기
문창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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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 동안 이디야는 한 순간도 현재에 머무르지 않았다. 뛰어난 맛과 합리적인 가격, 상생相生이라는 기본원칙을 지키면서도 고객에게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디야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꿈꾼다. 커피를 로스팅하고 꿈을 로스팅하며, 다가올 더 나은 미래를 기다린다. - '프롤로그' 중에서

 

 

꿈을 로스팅하는 남자

 

한때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였던 카페베네는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2015년 12월 30일 카페베네는 최대주주가 김선권 회장에서 사모펀드 케이쓰리에쿼티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케이쓰리제5호(K3제5호)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카페베네의 극심한 실적 부진 때문이다. 2012년 2,207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5년 1,463억원까지 하락했으며, 1~3분기 동안 33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2016년 실적은 더 악화되었다. 매출액 817억원, 영업손실 336억원을 기록했으니 말이다.

 

어디 이뿐이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의 여건도 그리 녹록치 않다. 어느 중소 커피 프랜차이즈 대표는 현 여건을 "창사 이래 최악의 업황"이라고 말한다. 이런 경영 환경 속에서도 유독 쑥쑥 커 나가는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가 있다. 바로 '이디야커피'다. 매장 수로는 국내 1위의 커피 프랜차이즈다.

 

이 책의 저자 문창기는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의 CEO다. 그는 과거 동화은행과 삼성증권을 거쳐 투자자문사인 ㈜유레카벤처스를 설립 운영한 금융전문가였는데, 우연히 기업 매각을 의뢰받은 이디야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서 2004년 80여 개의 매장을 가진 이 회사를 인수해 경영하기 시작, 12년 만에 그 수를 2,000개 이상으로 늘리며, 업계 최고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허름한 작은 사무실에서 1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정체기를 겪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

 

 

 

 

 

 

 

회사의 발전과 함께 점포의 개발 방식은 변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점포를 출점할 때 그는 반드시 확인하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이는 개발팀과 새로운 점포 장소를 의논할 때 꼭 물어보는 말이다. 복잡한 숫자와 어려운 경제 용어를 사용한 판단보다 이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렇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실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맹점의 확장에만 촛점을 맞추고 가맹점주야 어찌 되던 상관이 없다는 식의 문어발 확장 스타일이 주류였다.

 

사실 프랜차이즈 사업 본사 입장에선 가맹점 수수료가 생기므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매장 수의 증가에만 혈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지난 일이긴 하지만 카페베네가 이리 되기 훨씬 전부터 카페베네 본사 책상에는 가맹점주의 민원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인다는 말을 전해 듣고 오래 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다. 이디야의 문 대표 질문엔 핵심이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가족의 생계를 걸고 직접 운영할 매장을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가맹점 상담에 임하면, 신규 출점하는 일을 더욱 꼼꼼하게 살피게 되고 장사가 될 만한 장소를 물색하게 되므로 그만큼 실패의 확률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커피연구소의 설립

 

문 대표는 이디야 경영과 관련해 자신이 가장 잘한 일로 커피연구소 설립을 꼽는다. 처음 이 연구소를 만들 때,  이디야가 무슨 제조업체냐고 사서 고생한다는 식의 볼멘소리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업체들은 외국에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커피를 들여와 판매로 돈을 버는 전형적인 판매유통업을 추구했기에 자체 연구소를 갖출 필요는 없었다.

 

이디야 랩 

 

하지만 그는 노련한 금융전문가 출신답게 생각이 남달랐다. 어떤 업종이나 마찬가지이듯 커피 역시 연구 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커피야말로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음료는 맛으로 승부를 해야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입맛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작년에 잘 팔렸다고 그 제품이 올해도 인기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사람의 혀, 즉 입맛은 간사하다.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제공하려면 불철주야 연구 밖에 없다. 마치 인간의 심장이 쉼 없이 인체에 신선한 피를 공급하는 것처럼 커피연구소는 바로 이디야의 심장인 것이다.

 

 

직원이 만족할 때까지

 

 

인수하고 오랫동안, 이디야는 지루한 답보 상태에 있었다. 신규 가맹점은 1년에 많아야 40개였고, 의욕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들은 성과를 별로 거두지 못함에 따라 회사의 수익이 증가할 기미가 안 보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만 있을 뿐 그 방향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무작정 사무실에서 나와 거리를 쏘다니다가 대형 서점 앞을 지나는 순간

머릿속에 전구가 켜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수십 권 샀다. 철학, 역사, 경영, 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 보따리 사서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보이지 않는 길을 책 속에서 찾아야 했다. 두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나서 마침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핵심은 '내부고객 만족'이었다. 즉 직원의 만족 없이는 어떤 기업도 성공할 수 없었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해주겠다는 허황함보다는 먼저 회사가 직원에게 혜택을 베풀어야 함을 그때 깨달았다.

 

 

가맹점 사장은 이디야의 경영 스승이다

 

대부분의 가맹점 사장은 문 대표에게 훌륭한 선생님이자 현재의 이디야 성공을 만든 장본인들이다. 이디야에 대한 그들의 애정愛情은 훌륭한 아이디어가 됐고, 그 아이디어가 모여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이디야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가맹점 사장님들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그 방법은 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포함해 각 매장의 순회 방문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현장의 소리를 들으려 한다. 나아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가맹점의 성공 사례를 정기적으로 소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그들의 의견이 모여 이디야의 밝은 미래가 그려질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도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해주며 함께 어울려 상생相生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에 더해 성향이 다르고 인생관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이미 그는 이 기적과도 같은 일을 경험했다.

 

 

이디야의 제안 시스템 '막뚫굽펴'

 

'막뚫굽펴'에는 건의 사항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왔다. 소중한 제안들이 중간에서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직원들의 제안이 올라오는 즉시 그에게 알람이 작동되도록 했다. 몇 단계에 걸친 업무보고 라인을 없앰으로써 현장의 소리를 빠른 시간에 파악함으로써 신속한 개선이 가능해진 것이다.

 

각 팀장 및 실무진들에게는 제안 사항에 대해 무조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검토 및 조치 결과를 수시로 업데이트해서 보고하게 했다. 곧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제안이 부서별 검토를 거쳐 시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막뚫굽펴 시행 사례는 호남사무소의 케이스다. 호남에 사무소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접수, 2016년 5월 광주광역시에 호남사무소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10여 명의 직원들이 가맹점 오픈 상담, 점포 개발, 가맹점 관리까지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소년은 어른이 되어간다

 

소년은 현재 사춘기를 겪고 있다. 15살의 이디야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열정이 가득하다. 한편으론 급속히 성장한 만큼 다가올 미래에 대해 불안감도 공존하고 있다. 10여 명이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사업을 시작한지 십수년이 흘러 이젠 300명의 대가족을 거느리며 서울 논현동 고개에 본사 사옥까지 마련했다.

 

 

2016년 8월, 국내에선 최초로 2,000호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국내 커피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면서 경쟁 또한 치열하다. 한참 앞서 가던 카페베네가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더니 어느 순간에 매출이 급락하고 자본이 잠식되는 경영 악화의 현상이 나타날 둘 누가 알았겠는가. 이를 타산지석 삼아 이디야는 똑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아가 이디야의 100년 역사를 기원하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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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
양연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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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저평가 우량주'다. 트럼프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과 위기의식 때문에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면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작된 '미국 랠리'는 금융시장이 그 사실을 미리 알았다는 증거다. - '프롤로그' 중에서

 

 

트럼프 시대, 글로벌 투자자에겐 기회이다

 

책의 저자 양연정실리콘밸리의 투자 전문가로 헤지펀드 자산운용 서비스 회사 Fioneers Inc. 대표이다. 공학도의 길을 꿈꾸며 KAIST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우연한 기회에 금융공학 분야에 입문하여 JP모간체이스증권 서울과 홍콩 지점에서 일했다. 주로 외환과 채권, 파생상품 거래를 담당하면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경험했다. 그 후 관련 경험을 발판으로 제18대 국회 정무위원회에 5급 정책 비서관으로 들어가 파생상품 손실 관련 조사와 입법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에서 투자 컨설턴트로, 호주뉴질랜드은행ANZ에서 채권 트레이더로도

 

 

 

 

 

 

달러화의 강세는 이미 트럼프 당선 이전인 2014년부터 진행되었다. 상대적으로 G2인 중국의 경제성장율이 둔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 경제는 2016년 12월 금리를 상승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성장과 소비, 고용 등 제반 경제지표가 이를 말해 준다.  

 

내일이 불안한 사람들은 당연히 안전한 곳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달러화는 기축통화고 안전자산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달러에 투자한다. 아이러니하지만 미국발 불안에도 달러화 매입으로 대응한다. 미국이 사고를 쳐도 달러화를 산다. 금융위기 때 그랬고,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한참 전부터 달러화 강세는 진행되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트럼프의 '생각보다 괜찮은 경기 부양책'이다.

 

 

미국 투자의 5가지 키워드

 

공격: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No 환헤지: 미국 투자는 강달러와 미국 경제에 대한 베팅

10%: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은 연간 10%

인덱스: 개별 종목은 하지 말자

역발상: '트럼프 무풍지대'를 보자 

트럼프는 재앙이 아니다. 좋게 보면 괜찮은 경기 부양책을 들고 나온 새 대통령이고, 보수적인 시각에서 봐도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사람은 아니다. 따라서 트럼프 시대의 투자라고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경제는 펀더멘털이다. 트럼프는 하나의 정치적 변수인데, 시장은 단순히 정치로 움직이지 않는다. 미국 투자는 좀 더 공격적이어도 괜찮다.

 

트럼프가 많이 언급하는 공약과 관련될수록 전망이 불투명하다. 당장 실행하기 어려우니 여론 무마용으로 강성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맥시코와 국경 장벽 설치', '오바마 케어 폐지' 등이 대표적이다. 장벽 설치 비용을 미국 의회가 승인할리 없고, 오바마 케어는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는 이를 이미 안다. 단지 지지층 달래기일 뿐이다. '트럼프 무풍지대'에 관심을 두자. 

한국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효과적인 분산투자는 중국 같은 아시아가 아니라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주로 가진 한국 부동산이나 주식과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찰스 리,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첨단 기술과 4차 산업혁명은 메가트렌드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의 사업 전망이 나빠진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우다. 첨단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은 금세기의 대세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에서 기술 경쟁력이 확실한 기업은 오히려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롭다. ㄱ국제 경쟁력은 높은 기술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정책 영향을 덜 받는 것이다. 

 

이리 본다면 한국의 경우 최순실 사태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삼성전자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이 단기적인 악재일지라도 세게적인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냥 둘리 없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타의 추종이 불가할 정도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거의 절반이나 되기에 미국 주요 IT업체들이 삼성과 LG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체불가능한 기술력은 보호무역에 대한 최고의 방패인 셈이다.  

 

 

미국 부동산, 불안한 한국 부동산의 대안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2018년 폭락설이 대두되면서 그 방향성을 잃고서 갈팡질팡 중이다. 특히, 믹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그간 호황을 누렸던 아파트 분양시장은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대출이자의 부담 상승으로 인해 중도금대출이 엄격히 제한될 여지가 많기에 투자자 입장에선 상승보다는 하락설에 기울어진 모양새다. 

 

이와 같은 불안한 한국 부동산의 대안으로 미국 부동산을 고려해볼 만하다. 부동산은 주식, 채권과 함께 반드시 포함해야 할 자산이다. 투자 방법도 간단하다. 요즘은 소액으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리츠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었다. 리츠는 부동산의 임대 수익과 가격 상승분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부동산투자신탁이다. 그리고 미국 부동산의 수익 전망도 밝은 편이다.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한다고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 다니기보다는 미국 리츠 상품이 더욱 매력적이다.

 

 

미국은 전 세계 주식시장의 절반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투자를 '장기 분산투자' 관점에서 추천한다. 2016년만 해도 연초 유가 급락,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등 깜짝 이벤트가 줄을 이었지만 세계시장은 끄떡없었다. 한국에서는 위기설이 들리지만 해외 분위기는 다르다. 금리 인상,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 4차 산업혁명 같은 미래 산업까지 한국 밖에서 뭔가 바쁘게 돌아가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물론 나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진국 자산가들은 평균적으로 총 자산의 30~4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한다. 한국은 이 비율이 5% 미만이다. 해외 투자에 매우 소극적이다.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한국이 미국에 유학생이 이렇게 많고, 한류도 세계적으로 알려졌는데 투자는 참 보수적이다"라며 놀라워한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주식시장의 50%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극,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국 투자를 먼저 떠올린다.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잘못 방향을 잡은 탓이다. 미래에셋은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하겠다.

 

 

미국 투자, 왜 자산의 20%인가?

 

"좋은 상품 있어요?"

"추천 종목은 요?"

 

이처럼 대다수 투자자가 투자 결정과 상품 선택을 동일시한다. '무엇'에 투자할지가 투자 결정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자 상품을 선택하기 전에 훨씬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바로 '자산 배분' 결정이다. 투자금 중 얼마를 국내 혹은 해외에, 부동산에, 주식에, 채권에 투자할지 그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다. "여윳돈의 20%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1차적인 자산배분을 결정해야 한다.

미국 투자에 나서려면 앞서 살펴본 '자산 배분'과 다음으로 '분산투자'다. ETF는 저렴하고 편리하게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ETF는 말 그대로 '상장된 펀드'다. 펀드와 같은 투자 방식을 취하지만,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상장된 상품에 투자하면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여기에 투자하면 수백개의 기업에 자금을 쪼개서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 셈이다.

 

 

저자 양연정

 

 

트럼프 시대는 기회다

 

글로벌 분산투자는 미국 투자가들에게도 당연히 중요하다. 특히 자국 중심주의가 강한 미국의 특성상 미국인의 해외 투자는 소극적인 성향이다. 이런 미국 투자자들이 2016년부터 주목한 곳이 바로 '신흥국'이다. 한국 시장은 미국 투자달이 오랫동안 선호해온 대표적인 신흥국 시장이다. 2017년에도 미국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입은 활발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은 기회보다 위기라고 많은 언론들이 노평했엇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는 오히려 기회다. 한국 주식의 매력이 저평가 우량주이었듯이, 미국이라는 나라도 '저평가 우량주'다. 트럼프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과 위기의식 때문에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미국 투자'라는 선반 위에 놓을 상품은 정말 많다. 투자금이 100만, 1000만, 1억, 10억, 100억 원인 사람들에게 각각 가능한 옵션이 맞춰진 투자 백화점이 바로 미국이다. 랠리는 이미 시작되었다. 늦기 전에 올라타라고 저자는 권하고 있다. 이는 스탠퍼드와 UC버클리 교수진과 미국 현지 투자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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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고현숙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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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그것들을 그들은 어떻게 풀어갔을까? 때론 좌절하기도 하고 때론 후퇴하기도 했지만, 그들을 도우면서 분명히 인식과 행동의 전환을 경험하는 순간들을 마치 증인처럼 옆에서 봐왔다. 그런 지헤를 모아 정리한 것이 이 책,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고민하고 흔들리는 리더들을 위한 조언

 

리더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에 빠진다. 왜 목표한 바대로 성과가 나지 않을까? 왜 조직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까? 왜 어떤 조직은 살아남고 어떤 조직은 사라질까? 그 원인은 바로 구성원도, 시스템도 아닌 결정적 순간에 빛을 발할 수 있는 리더십에 있다. 리더는 조직 내에서 무슨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리더십을 펼쳐서 구성원의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고, 스스로 움직여 목표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조직을 만들 것인가? 등을 숙명적으로 고민한다.

 

책의 저자 고현숙은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경영자 코치로서, 리더십과 코칭 분야의 전문가이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따뜻한 지지를 겸비한 코칭 스타일로 인해 한국의 CEO와 임원들이 '가장 조언을 듣고 싶어 하는 코치'로 통한다. 지난 15년간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POSCO,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과 듀폰,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의 고위 리더를 코칭하며 그들이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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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서블 씽킹 -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생각 탄력성 수업
마티아스 피셰디크 지음, 한윤진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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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류의 뇌는 석기시대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는 변화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며 두려움을 느낀다. 그 결과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행복과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이제 다신은 이 책을 통해 석기시대 사고방식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탄력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무엇이 변화를 방해하는가

 

책의 저자 마티아스 피셰디크방송국에서 PD로 근무하면서 <Eyeworks Entertainment>, <Endemol Deutschland>, <Grundy light Entertainment> 등 세계적인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인간 심리와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현재는 지속적인 동기유발과 창의적인 해법 모색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상담가, 멘탈 코치로 활동 중이다.

 

 


이 책에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닥친 문제나 어려움을 외면하거나 확대 해석해서 행복과 점차 멀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변화에 탄력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거짓된 습관의 힘은 우리를 조종한다

 

이는 습관으로 인한 말이나 행동이 석기시대에 만들어진 사고기관의 체계를 따르기 때문이다. MIT의 두뇌인지과학부의 연구진이 이와 관련된 결과를 발견했다. 신경학자인 앤 그레이비엘 교수는 미로 안에 초콜릿 한 조각을 숨기고 쥐들이 그것을 찾도록 풀어놓았다. 쥐들은 달콤한 초콜릿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해서 미로를 탐색했다.

 

그레이비엘 교수는 실험을 하는 동안 쥐의 뇌 활동이 활발해지고 수치가 상승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을 반복할수록 실험 쥐는 더 빠른 속도로 초콜릿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같은 시간 뇌 활동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복합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뇌 부위의 활동이 멈춘 것이다. 대신 뇌 구조상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세포집단인 기저핵이 그 키를 넘겨받아 조종했다. 이 세포집단은 반사반응 및 본능적인 행동을 맡아왔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학계에서는 습관'한 번 성공적으로 입증된 행동을 하나의 행동양식으로 저장해버리는 일종의 기억력'이라 판단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 안의 겁쟁이가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한 뒤 기록해놓은 목록인 것이다. 이 목록에 들어있는 행동을 하게 되면 뇌의 현대적 부위는 활동이 감소하거나 완전히 멈춰 휴식을 취하고, 석기시대의 기저핵만이 활성화된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준다

 

이십대 초반이었던 저자는 당시 디즈니 어린이방송을 제작하던 회사에 PD로 근무 중이었다. 이 시기 그는 회계팀에서 일하던 여성 동료와 친분이 쌓이면서 회사 밖에서 만나는 횟수도 늘어났다. 이때 그녀는 개인적으로도 일적으로도 제대로 결정을 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수심이 가득했다.

 

어느 날 퇴근 후 함께 차를 마시던 그녀는 그런 자신의 결정장애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녀는 이미 작성해놓은 입사지원서를 꺼내 보여주며 그 서류를 보낼지 말지를 물어왔다. 그 순간 저자는 즉흥적으로 물었다. "그 서류를 보내서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뭔가요?" 그녀는 두 경우에서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사지원서를 보내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확한 '통찰'을 통해, 감정에만 빠져 걱정만 할 때보다 사실 잃을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 다음 날 회사에서 만난 그녀는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그때만 해도 난 아무런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진 질문의 여파에 깜짝 놀랐었다. 물론 지금은 그 효과를 잘 알고 있다. 핵심을 찌르는 정확한 질문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끔 도와준다. 그렇게 우리는 석기시대의 뇌에게 넘겨준 지배권을 되찾는다.

 

 

안락지대를 벗어나라

 

탄력적인 뇌로 만들기 위해서는 안락지대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통신판매업체인 크벨레Quelle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 안락지대에 머무르려고 할 때의 결과를 엿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크벨레, 오토, 네커만 같은 통신판매업체들은 독일 경제 부흥을 상징했다. 배고픈 시절을 보낸 독일 국민은 의류, 가구, 장난감, 전자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로 가득했다. 당시 크벨레의 공급 품목에는 일반적인 소비용품은 물론 캠핑카, 모터보트, 통나무집까지 있을 정도로 다양했고, 덕택에 외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대도시의 백화점과 전문상가에나 있을 법한 물품들을 구매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독일 전역에 전화부 두께만한 카달로그가 배포되었다. 이 사업은 1995년 온라인업체인 아마존이 독일 시장에 뛰어들기까지 전성기를 누리며 번창했다. 그러다 보니 크벨레의 경영진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전략에 변화를 시도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옛것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것이야말로 정신착란의 가장 순수한 형태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아마존이 초기 공급 품목인 책과 CD에서 수많은 추가 품목으로 확장하기까지, 크벨레는 그때까지의 방식과 시스템을 고수했고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택하지 않았다. 온라인 카달로그가 인쇄판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훗날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려고 시도할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후였다. 탄력적이지 못한 경영으로 인해 결국 이 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이는 2009년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뇌의 습성에서 벗어나라

 

책은 마지막 파트(특별부록)에서 자신의 목표와 행복을 위해 어떻게 움직이면 될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이는 아래와 같다.

 

액션 플랜1~ 사용 가능한 수단과 방법 모으기

액션 플랜2~ 시작위치 정하기

액션 플랜3~ 자질과 방법 분석하기

액션 플랜4~ 하이라이트 정하기

액션 플랜5~ 핵심 목표에 이르는 단계 계획하기

 

 

"아무리 먼 길도 비로소 첫 걸음을 떼면서 시작한다"

-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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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프루프 -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똑똑한 바보를 만들었나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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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전에 대해 거짓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거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것에 변화가 없는 한, 안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실제로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조건에는 늘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환경이 복잡해지면 우리의 상호작용도 복잡해지고 의도치 않은 결과와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 '프롤로그' 중에서

 

 

안전하다는 일방적인 믿음이 위험하다

 

미국은 이미 1700년대 초부터 미시시피강을 따라 제방을 건설해서 둑과 범람원을 정착과 농경, 산업에 사용했다. 그 결과 제방이 무너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홍수의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일본은 쓰나미로부터 도시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안을 따라 방조제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해안을 따라 인구가 늘어나고 핵발전소가 들어섰다. 최근 들어 미국 서부를 자주 휩쓸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산불 역시 기후변화의 탓만은 아니다. 이전 수십 년간 산림감시원들이 불을 빈틈없이 억제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엔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안전하다는 느낌 때문에 미처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위험이 다시 나타날 수 있었다. 안주安住의 본질은 결국 그런 것이다. 경계를 늦추고, 너무 많은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를 증명해 보이는 많은 연구가 있다. 도로에 눈이나 얼음이 덮여 있을 때에는 가벼운 사고와 작은 부상이 많이 일어나지만 오히려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자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운전자들이 더욱 주의를 기울여 천천히 운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안티록 브레이크ABS와 징 스노타이어가 장착된 차를 운전할 땐 위험한 조건에서도 고속으로 달리는 대담함을 발휘한다. 이런 장치를 고안한 사람은 사실 운전자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운전 형태가 달라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안전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경계하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타이타닉호의 승무원들은 배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 믿고 사방에 빙산이 펼쳐져 있는 바다를 전속력으로 항해했다. 이런 유형의 사고가 현대에도 발생했다. 2009년, 228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에어프랑스 447편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파리로 향하는 길에 심한 뇌우雷雨가 있는 지역을 지나다 갑자기 사라졌다. 2년 만에 블랙박스를 복원한 후 사건의 내막이 밝혀졌다. 부기장이 급격히 고도를 올리려다가 에어버스 A330의 시동이 꺼지면서 급격하게 추락한 사고였던 것이다. 항공기 기체에 생성된 얼음 때문에 자동조종장치가 멈춰버려 조종사의 행동을 제한하지 못했다. 위험 경보가 울려도 아마도 조종사들은 이런 상황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경보를 무시했을 것이다.

 

책의 저자 그레그 입은 미국의 저명한 경제, 금융 저널리스트로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 부문 수석논설주간이며, 미국과 세계 경제 개발 및 정책에 관해 글을 쓰고 있다. 캐나다의 <글로브 앤드 메일>과 <파이낸셜 포스트>를 거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11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후 <이코노미스트>에서 6년간 경제 에디터로 일했다. 세계리더십포럼에서 올해의 비즈니스 저널리스트 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그는 책을 통해 이와같은 사건들을 단순히 도덕적 교훈을 가르치는 장면으로만 바라본다면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의 원인이 비도덕적인 일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 환경, 기술 등의 해악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려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들이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준다. 따라서 열린 마음으로 역사와 증거를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엔지니어 vs 생태주의자

 

경제의 키를 잡고 우리의 환경을 관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이러한 걱정에 시달린다. 철학적인 측면에서 이들을 두 파로 나눌 수 있다. '엔지니어'라고 부르는 분파는 우리가 가진 지식과 능력의 최대치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더 안전하고 더 안정적인 곳으로 만들려 애쓴다. '생태주의자'라고 부르는 다른 분파는 그러한 노력을 의혹 섞인 시선으로 본다. 사람들이나 환경의 복잡성과 적응성으로 인해서, 그러한 노력이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보다 어쩌면 더 심각한 예기치 못한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제 엔지니어들에게는 경제를 경영할 기본적인 도구들이 주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도구들을 얼마나 활발하게 사용해야 하는지, 그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이자 이 시스템의 실질적 리더인 벤저민 스트롱은 포괄적인 그림을 그렸다. 종전終戰이 되자 그는 경제의 변동을 줄이고자 공개시장조작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이 방법이 잘 먹혀들었다. 이에 주요 경제학자들은 불황의 문제는 사라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은행은 연방준비은행을 강력한 댐에 비유하는 포스터를 보여주며 고객을 안심시켰다. 1929년 가을,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제학자 어빙 피셔 "주가가 영원히 하락하지 않는 고원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물론 이는 경제학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실언失言이었다. 1929년, 경제는 깊은 불황에 빠졌다. 대공황의 정확한 원인은 지금까지도 논쟁거리다.

 

1930년대 초에는 엔지니어들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가 자기 꾀에 넘어갔다는 이론이 등장햇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이끄는 몇몇 오스트리아 태생 경제학자들은 경제 활황이 수상쩍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과도한 투자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경제는 이러한 불필요한 자산의 과잉을 제거하기 위해 슬럼프가 필요하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불황은 억제시켜야 하는 유해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변화에 대한 적응의 형태다" - 조지프 슘페터,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또 후버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한 앤드루 멜런도 이런 생태주의적 견해에 동조했다. 그는 대공황이라는 세척효과를 환영했다. 후버는 멜런으로부터 "노동자를 청산하고, 주식을 청산하고, 농민을 청산하고, 부동산을 청산하면, 시스템으로부터 부패가 축출될 것이다. 생활비가 떨어지고 사치스러운 생활이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 것이다. 가치가 조정되고 기업가 정신이 왕성한 사람들은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잔해를 건져 올릴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이에크나 멜런 등의 생태주의자들은 엔지니어들이 지나쳤다고 비난하는 반면, 엔지니어들은 생태주의자들이 한 일이 너무 모자랐다고 생각했다. 1928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버는 이 두 분파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멜런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멜런의 처방을 묵살하고 부흥금융공사를 설립해 뱅크런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은행들에 대출을 해주는 방법으로 공황과 싸우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충분한 조치가 되지 못했다.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 은행 휴업을 시행하고, 금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절하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비를 진행하고, 정부의 역할을 확장시켰다. 당시의 경제학자들은 광범위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거시경제학의 개념이 없었다.

 

대공황은 경제가 스스로 평형 상태를 찾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때 획기적인 식견을 내놓은 경제학자가 등장했다.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어드 케인스는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1936년)에서 기업 투자가 '낙관적 정서와 비관적 정서의 물결'에 의해 움직인다고 묘사했다. 모두가 저축을 더 많이 하고 지출을 줄인다면 모든 사람의 수입이 줄어들고 형편이 좋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며 경제는 침체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절약의 역설'을 주장했던 것이다. 

 

케인스의 제자들은 통화정책(금리)과 재정정책(예산)이라는 지렛대를 사용해서 수요와 고용을 촉진하고 경제의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동안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결국 물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967년, 밀턴 프리드먼은 노동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익숙해지면서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노동 수요를 무효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1970년대에 실업이 증가하고 물가가 올라가고 불황이 심해짐에 따라 이 주장이 옳았음이 입증되었다.     

 

 

저축 과잉이 위기를 키우다

 

태국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 과도한 민간 대출,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건전성 회복을 위해 여러 강력한 정책이 시행되었다. 바트의 환율을 고정하는 것도 이 정책의 일환이었다. 환율의 안정 덕분에 외국 투자자들은 태국 기업에 자국 통화로 대출할 때 걱정을 덜게 되었다. 이에 태국 기업들은 달러로 돈을 빌렸다. 정상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바트의 가치가 하락하면 더 많은 돈을 상환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국은 주요 차입국이 되었다. IMF 총재는 태국에 달러 페그제를 끝내라고 계속 경고했다. 파운드 화에 투자해 큰 돈을 번 조지 소로스는 이번에도 바트화의 하락에 엄청난 돈을 걸었다. 결국 태국은 1997년 7월 바트화를 평가절하했다. 바트화는 하루 만에 6분의 1이 급락했다. 계속해서 다음해에는 반토막이 되어버렸다.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태국의 사태를 본 저축자들은 빠져나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주일 후 필리핀도 평가절하했고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한국이 그 뒤를 따랐다.

 

IMF와 미국은 서둘러 긴급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엄격한 조건으로 말이다. 태국은 세금을 올리고, 예산 균형을 꾀하고, 자금 부족에 허덕이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국영기업의 보조금 중단 등 조치를 해야만 했다. 한국은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과 은행의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재벌에 대한 정부의 대출 지시를 중단하고, 수입 관세를 낮추어야 했다. 인도네시아는 부패한 수하르토 대통령 일가를 표적 삼았다. 자동차와 비행기 개발 프로젝트의 중단, 인프라 프로젝트의 취소, 설탕과 정향 등의 독점을 방지해야만 했다. 사실 이런 조건들은 위기의 원인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한국인은 이 위기를 오랫동안 'IMF 사태'라고 불렀다. 긴급구제의 굴욕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인들에게 빚을 지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수많은 나라들은 세계시장의 혼란에 대비하는 보험용으로 엄청난 해외자산을 쌓았다. 특히,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긴급구제가 필요한 상황을 결코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2014년 기준 이렇게 조성된 자금의 총액은 무려 12조 달러로 위기 이전의 두 배 규모다. 케인즈가 말한 '절약의 역설'이 세계적으로 파급되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부터 중국에 이르는 여러 나라들이 자신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다른 나라의 성장을 저해하고 금리를 끌어내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융투기를 부추겨 다음번 위기의 씨앗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난 100년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모든 국가가 개별적으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때 그 집합적 결과로 세계는 이전보다 덜 안전해진다.

 

 

리스크 분산이 초래한 재앙

 

리스크 분산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구성의 오류는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구성의 오류는 개인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전체에게도 득이 된다고 잘못 받아들여질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던 사람이 일어서면 화면이 잘 보이겠지만 다른사람도 모두 일어선다면 영화를 보기가 힘들어지고 서로 불편해진다.  

 

주택저당증권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혁신은 개인이나 은행, 기업이 위험한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그 위험을 다른 사람에게 이전할 수 있게 해준다. 더 안전해졌다는 믿음으로 투자자나 은행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한다. 이렇게 해서 시스템 내 위험의 총합이 증가한다. 이 위험들이 서로 연관성이 없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명보험 산업이 돌아가는 것은 보험계약자들이 한 번에 모두 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 번에 죽는다면 생명보험업자는 파산할 것이다.

 

하지만 금융에서는 리스크들이 서로 연관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상관관계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드러난다. 이는 리스크를 나누기 위해서 고안된 금융혁신이 더 광범위한 시스템을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1970년대부터 등장한 금융파생상품들은 단순한 주식이나 채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리스크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재난을 피할 수 없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캐나다는 주택 거품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규제기관들은 계약금과 대출 만기, 대출자가 반드시 충족시켜야 하는 조건들을 꾸준히 강화해오고 있다. 언젠가 미국에서와 같이 캐나다의 주택 거품도 터질 것이다. 규제기관의 노력으로 그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것은 마치 움직이는 과녁을 맞히는 것과 같다. 이 과녁을 맞히기 위해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나름의 처방전을 내놓고 경합을 벌인다. 엔지니어들은 불확실한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에서 오는 불안을 잠재우며 우리의 통제 욕구를 충족시킨다. 경제 공학자들은 불경기와 금융위기를 덜 가혹하게 만들 방법을 생각해냈다.  

 

우리는 재난과 위기의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지만 그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것을 바라서도 안 된다. 주기적인 위기는 리스크의 부담을 조장하고 그에 대해 보상을 준 경제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주기적인 재해는 매력적이고 생산적인 장소에 도시를 지은 데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다.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문명을 구현한다. 꼭 어느 한 편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양쪽으로부터 최선의 것을 취하면 된다. 우리의 목표는 큰 재해를 제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보다 큰 보상과 안정성을 바라보고 현존하는 약간의 위험과 불안정성을 감수하는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위기관리법을 고민하라

 

안전은 위험을 부르고, 위험은 안전을 부른다. 호랑이를 두려하던 과거 시대든 금융공황을 두려워하는 지금 시대든, 인가닝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았다.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새로운 위기관리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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