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마케터는 사업가다 - 컨셉과 숫자로 기업의 생존을 이끄는 최고의 마케팅 수업
소선중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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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학교 3학년 휴학 중에 CJ제일제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대기업의 마케팅 필드에 들어가 보니, 제가 학교에서 배우고 믿었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일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업무 범위도, 의사 결정 체계도, 심지어는 성과 측정 방식도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곳에서 마케터는 브랜드 매니저 혹은 BM(Brand Manager)이라고 불렸는데, 그들은 직장인이지만 사업의 주체로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자신에게 맡긴 사업을 관리하는 셈이었지요.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소선중은 22년 차 마케터로 국내의 식품 대기업에서 영업,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CJ제일제당에서 8년간 식품 영업과 마케팅을, 광동제약에서 2년간 비타 500 등 음료 브랜드 매니저를, 매일유업에서 7년간 유아식, 시니어 영양식 등 마케팅 팀을 담당했다. 


총 3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사업하는 마케터가 된다는 것(파트1), 왜 고객이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가?(파트2),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마케터는 이윤을 남긴다(파트3) 등을 통해 마케터들이 단순히 광고와 콘텐츠를 위한 기술의 고만에만 갇히지 않고 경영적, 사업적 관점에서 마케팅을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사업하는 마케터

책의 저자는 마케터도 평범한 직장인을 넘어 전문가, 전문직이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신념은 마케터가 단순히 마케팅 기술과 스킬을 갖춘 수준이 아닌, 더 넓고 깊게 시장을 바라보는 ‘시장 활동의 전문가’가 되어야 함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이는 마케팅 직무에 종사하는 회사원부터 마케팅 관련 업계에서 사업을 하는 프리랜서 및 대표에게까지 모두 적용되는 기준이다.

사업성 = 시장성X경쟁력

국내 사업 환경은 한마디로 ‘수요 부족, 공급 과잉' 시대’ 이르렀다. 이같은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시장과 소비자, 경쟁사 등 외부 요인들을 철저히 분석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시장성’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넘쳐 나는 경쟁재나 대체재보다 나를 선택하게 만드는 ‘명분’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려 사업성을 구축해야 한다.

고객의 선택

저자의 마케팅 컨셉 철학은 그 핵심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이솝 우화에 실린 유명한 '여우와 두루미'의 스토리처럼 나에게 좋은 음식과 서비스일지라도 상대방이 이를 맛았게 먹고 즐길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마케팅도 그렇다. 기업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기보다 소비자가 듣고 싶은 말을 찾아서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찾아서(고객에게 주어질 혜택), 경쟁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는(차별화) 것이 바로 마케팅 컨셉의 핵심이다. 

성공하는 마케팅 컨셉의 8가지 법칙 

1등이 되고 싶다면 온리원을 만들어라
1등이 되고 싶다면 최상급을 만들어라
2인자라도 되고 싶다면 비교급을 만들어라
2인자라도 되고 싶다면 보증법을 활용하라
2인자라도 되고 싶다면 비유법을 활용하라
뱀의 머리라도 노린다면 TPO를 쪼개라 
뱀의 머리라도 노린다면 고객을 쪼개라
뱀의 머리라도 노린다면 사용 방식을 바꿔라

최초가 되면 3M의 ‘스카치테이프’처럼 해당 제품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보통명사로 자리 잡는 리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 중에서 최초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 최초의 타이틀을 붙여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전쟁에서 적군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내는 일과 같다. 최초가 되면 시장이 성장하고, 소비자가 많아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혹시나 ‘이 시장이 너무 작은 파이가 아닐까?’라고 걱정하고 있다면, 제발 그 시장만이라도 차지하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거품이 걷힌 사업 한랭기인 요즘,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고 생존하기’, 그 자체가 비즈니스 트렌드가 되었다. 소비자가 인식하는 시간ㆍ장소ㆍ상황에 따른 나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해 놓고 소비자 혜택을 전달한다면, 내가 가진 마케팅 자원이 한정되어 있더라도 최대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마케터는 이윤을 남긴다

높은 매출을 발생시켰을지라도 실제로 이윤이 남지 않으면 수비수 없이 닥치고 공격만 잘한 마케팅으로 취급당한다. 매출이 높다고 성공한 사업일까? 광고 조회수가 높다고 사업이 성공할까? 반대로 무작정 비용을 축소하고 아끼면 사업이 성공할까? 이처럼 사업은 매출과 비용 사이에서 최적의 접점을 찾아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마케터들이 광고 성과를 분석하고,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가격과 원가를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판매량을 무작정 높이겠다고 원가 아래의 가격을 설정할 수 없고, 무턱대고 아이유처럼 톱모델을 섭외할 수도 없으며, 경쟁사보다 더 좋은 혜택을 쉽게 줄 수 없는 이유도 그러하다. 마케팅에서 크고 작은 의사 결정의 방향과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매출액, 광고 효율, 영업이익, 판촉비와 같은 객관적인 손익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케터의 진가는 유한한 자원의 인풋을 얼마나 효율적인 아웃풋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서 판가름 난다.

기업의 회계 전문가나 투자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형태의 재무제표를 상세히 배워야겠지만, 마케터는 그렇지 않다. 마케팅 실무는 ‘손익계산서’라는 재무제표만 다룰 수 있으면 90% 이상 소화할 수 있다.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한 비용과 이익을 계산하여 정리한 표를 의미하기 때문에 기업 내외부 정보 이용자가 해당 기업의 경영 성과와 실적 등을 판단하기 위해 폭넓게 활용한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라 

마케팅은 온라인 콘텐츠나 광고의 조회수를 상향시키는 게 전부가 아니다. 마케팅의목적은 '사업 성과'이다. 즉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이 구매로 연결되어 매출과 이익이 발생되어야 하는 비즈니스인 것이디.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경제경영 #마케팅 #마케팅전략 #모든마케터는사업가다 #비즈니스마인드 #소선중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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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적 인간
오종호 지음 / 知&智(지앤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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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선생님의 가르침을 글로 지어 주십시오" 노자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노자는 봇짐을 풀어 붓을 꺼내 들었다. 윤희가 함박 미소를 지으며 벼루에 먹을 갈기 시작했다. '이 사람처럼 나의 뜻을 알아주는 이들을 통해 이 글이 전해진다면 백성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겠지. 인간은 조금이나마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겠지' 마음을 굳힌 노자는 일필휘지로 글을 써 내려갔다. <도덕경>은 이렇게 탄생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오종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명리학 공부와 함께 강의와 상담 등을 즐기며 책과 함께하는 성찰의 순간들을 사랑하며 살아간다. 유튜브(운인사명리)를 통해 진정한 명리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며, 또 크리에이터로서 인문, 교양 분야의 글을 써오고 있다. <이것이 사주명리학이다>를 포함한 다수의 저서가 있다. 


5천여 자로 구성된 노자의 <도덕경>은 운문 형식의 글로 총 81장으로 구성되었는데 37장까지를 도경, 이후 나머지를 덕경이라 부른다. 도경은 도에 대한 형이상학적 탐구를 중심으로 무위無爲를 강조하고, 덕경은 도에 순응하는 삶의 자세와 덕의 실천법을 역설한다.



이에 저자는 兩分된 도덕경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대신에 전체를 관련 깊은 내용들끼리 묶어서 총 일곱 편으로 책을 구성하여 도와 진리(제1편), 무위와 인위(제2편), 욕망과 만족(제3편), 지식과 지혜(제4편), 경쟁과 조화(제5편), 덕과 리더십(제6편), 정치와 행정(제7편) 등을 통해 노자의 철학을 우리들에게 전한다.


도은무명道隱無名(도는 이름 없이 숨어 있다) 


인간이 이름을 붙인 그 이름이란 한계적 진리에 기인한 시한부 개념으로 본질을 대표하지 못한다. 그래서 노자는 이를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이라 말했다. 즉 이름名을 이름이라 말해도 항상 그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명칭의 비본질성을 가리키는 표현인 셈이다. 노자는 '무無를 천지의 시작' 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도道란 이름 없이 숨어 있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글을 쓸 때 筆名으로 호시우행을 사용한다. 이 이름은 어느 고전 책을 읽다가 깨달음이 떠올라 이를 내 삶에 항상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호시우행虎視牛行이란 호랑이의 눈과 소의 걸음이 합쳐진 말로 호이처럼 날카로운 시야와 비록 느릴지라도 묵묵히 논밭에서 쟁기를 가는 소의 행동을 본받자는 희망이 담긴 셈이다. 여전히 호시우행의 경지엔 이르지 못했기에 이 필명이 나를 대표하는 이름이라고 말할 순 없다. 즉 非常名인 셈이다. 



무위무패無爲無敗(무위로 하면 패하지 않는다) 


노자의 '무위無爲'란 자연스러움을 상징하는 말이다. 이에 반해 '유의有爲'란 인위적이고 가공적인 무언가를 벌이는 상태를 가리킨다. 어떤 일이 진행된 다음에 뭔가를 수정하고자 하면 작위성(유위有爲)이 개입된다. 이때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욕심을 내면 실패하기 쉽다. 


다소 극단적인 예일 수도 있겠지만 종종 TV에서 얼굴의 모습이 달라진 연예인들을 목격한다. 처음 데뷔 시절의 모습이 차라리 좋았는데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당사자는 자신의 얼굴에서 뭔가 부족함을 느껴 쌍거풀을 만들고 나니 부자연스러워 이번엔 코를 좀 높여본다. 여전히 균형이 잡히지 않은 듯해서 여기저기 성형成形을 해본다. 이런 것들이 바로 有爲이다. 그 결과 자신의 풋풋했던 리즈 시절의 얼굴은 온데간데 없다. 망쳐진 얼굴에서 예쁘기는커녕 오히려 괴물이 보인다. 그렇다. 처음의 자연스러움이 더 좋았던 것이다.   



지족불욕知足不辱(만족을 알면 욕되지 않는다) 


노자는 "적당히 가졌으면 만족할 줄 알아라(지족知足)"라고 말한다. 이는 본디 인간의 物慾이란 끝이 없음을 알기에 이를 경계하는 말이다.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를 더 채우려는 욕심은 결국 스스로를 돈(재물)의 하인으로 만드는 격이라는 것이다.  


또 우리들의 지혜로운 선인先人들도 일찍이 안분지족安分知足을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그 분수를 지킨다면 결코 욕됨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노자는 이를 '고지족지족故知足之足 상족의常足矣'(도덕경, 46장)라고 말했다. 풀이하자면 '만족을 아는 마음의 넉넉함'이다. 우리들이 만족을 망각하면 '오징어게임'의 희생물이 될 뿐이다.  



이밖에도 책은 불출호不出戶 지천하知天下(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천하를 안다),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유약처상柔弱處上(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를 차지한다), 이백성심위심以百姓心爲心(백성의 마음으로 마음을 잡는다) 등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마음에 와닿는 귀절을 필사하면서 익히면 좋을 듯하다.  


묻고 또 물어라


철학의 시작은 의심이다. 의심은 질문을 만든다. 그렇다고 철학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비약하지는 말자. 괴테, 니체, 쇼펜하우어 등 여러 철학도서를 만나 읽으며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마음이 끌리는 철학자를 만나고 사색의 깊이와 함께 더 넓은 마음인 浩然之氣를 기를 수 있다. 동양철학인 <도덕경>에 끌려 '상선약수'의 지혜를 배워 더 부드럽고 강한 나를 만들 수 있었다. 책의 일독을 권한다. 



#노자적인간 #책추천 #동양철학 #동양철학추천 #오종호 #이것이사주명리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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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부대 전설
김용우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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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선 군대 얘기는 밥상머리 금기다. 꼰대들의 전형적인 자화자찬이라며 남녀노소 기피 1호 얘기다. 너무나 뻔해서다. 줄빠따에 원산폭격을 입에 물면 마누라는 물론 며느리, 아들놈도 도리도리한다. 마누라는 30년 넘게 들었다고 아들놈은 군대 입대 전부터 들었다며 5파운드 곡괭이를 먼저 꺼내 창밖에다 던져 버렸다. - '서문' 중에서



저자 김용우는 전남 함평군 대동면 아차동에서 출생, 10살에 소년가장이 되었다고 한다. 1973~1976년 2사단 노도부대에서 병역 의무를 다했고, 1979년 미장일로 중동 사우디 주바일과 쿠웨이트 등 건설현장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2017년까지 자영업에 종사했다고 자신을 밝힌다.


국민학교 4학년 중퇴의 문학 비전공자인 그는 기형적인 책 2권을 완성했는데 37만 자 원고지를 입으로 읽어주면 컴퓨터 알바생이 손가락으로 키판을 두드려 책을 만들고 아내로부터 5백만 원을 빌려 이를 출간했지만 구매한 독자가 없어서 석달 동안 아내 앞으로 반성문을 작성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컴퓨터 타자부터 배워 노도부대를 필두로 3권의 책을 더 썼다고 한다.


저자의 약력을 간단히 읽고서 난 의문이 들었다. 국민학교 중퇴자는 징집 면제 대상자라 현역으로 군에 입대할 수 없는 신분인데, 병역 비리인가? 라고 말이다. 아무튼 읽어나갔다. 소설로 분류되는 도서임에도 마치 저자의 자서전 같은 내용이라 책 속에 그 답이 있을 것 같아서다. 


아무튼 작품의 주인공인 모가지毛加枝는 1973년 12월 논산훈련소 6주 신병 훈련을 끝내고 이등병 신분으로 군용열차를 타고 용산역을 거쳐 춘천역에서 하차, 103 보충대로 향하는 수송 트럭에 탑승했다. 보충대 저녁 식사가 부실해서 동기생들은 눈치를 보며 매점으로 발길을 돌려 한창 나이에 허기진 배를 채웠다. 반면 무일푼인 그는 맹물로 대신했다. 


다음날 아침, 보충대 연병장에 모인 이등병들의 주특기 분류가 시작되었다. 취사반장인 병장이 나타나 사회에서 구두닦이 유경험자를 찾고 있었다. 여기저기 손을 들며 자신을 간택해 달라고 경력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때 모가지가 '종로통에서 24년 동안 구두만 닦았다'고 뻥을 쳐 마침내 간택되었다. 


노도怒濤부대 신병교육대, 이곳은 육군 보병 최강 전투부대인 노도부대의 훈련소였다. 잘 걷고 잘 쏘는 일당백의 강병强兵이란 명성이 자자한 전투부대가 바로 노도부대로 백절불굴 불퇴전百折不屈 不退轉의 기상을 안고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곳이다. 그래서 구호조차 '충성'이 아닌 '당~백'이었다.


反骨 기질이 유달리 강했던 나 또한 이 어수선한 시절에 '유신반대 데모'로 대학 우골탑은 늘 최루탄에 찌들고 툭하면 수업은 휴강 또는 공강인지라 등록금이 아까워 군에 입대했기에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주인공 '모가지의 병영기'를 읽고 있다. 1973년 7월에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으나, 수용연대에서 군인이 아닌 '장정' 신분으로 거의 1개월 가까이 머물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기간은 북무기간에 산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소원수리서'에 이런 부당함을 지적하는 내용을 기록, 수리서 함函에 넣었다. 


군기가 엄격하고 혹독하다는 노도부대 신병교육대 생활에 관해 모가지는 식사 시간은 항상 3분 이내를 지켜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해당자는 더 이상의 식사를 금한다는 내용이 소개된다. 난 이 대목에서도 웃음이 절로나며 나의 남성대 헌병교육 과정이 떠올랐다. 논산에서의 훈련을 마친 후 남한산성 아래 헌병교육대에서 6주간의 지독한 교육을 받았다.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되기 전에 기갑부대 위탁교육생들의 입소를 기다린다고 2주간의 사역 일정을 추가로 소화해야만 했다. 


헌병교육대에서의 식사도 마찬가지였다. 짧은 식사 시간 탓에 입 안으로 대충 음식물을 우겨 넣고 식당을 나와 담배 한 대 피워물고 나면 곧바로 교육이 재개되었다. 이때 조교들은 교육생들의 행동이 굼뜨다고 항상 '선착순 달리기'와 '머리(대가리) 박아'라는 단체 얼차려를 습관적으로 실시했다. 땅에 머리를 박고 두 다리로 버티면 미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콧구멍 밖으로 튀어 나오는 느낌까지 들었다. 정말 비인간적인 대우였었다. 헌병의 독기毒氣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또 전방 부대에서의 '동절기 얼차려'라는 얼음물 입수를 헌병교육대에서 할 줄이야. 교육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던 그해 11월 마지막 주는 한파가 몰아닥쳐서 교육대 내 수영장에 얼음이 얼었다. 비상 소집을 당한 헌병 교육생들은 마치 통과의례인 것처럼 줄을 지어 얼음물 입수를 해야만 했다. 그것도 새벽에 말이다. 추위를 심하게 타는 나에겐 정말 최악의 훈련이었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국민학교 4학년 중퇴라면 군면제 대상인데 어떻게 현역병으로 군 입대가 가능했을까?였다. 소설엔 주인공 모가지가 신상란에 학력을 국민학교 4학년 중퇴로 기록해 이를 '군 입대 기피자'로 지목함에 따라 소위 '괘씸죄'에 걸려 14일 동안 온갖 사역에 동원됐다는 정도로 설명하고 있다. 여전히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던 차에 출판사 홈페이지에 실린 저자와의 인터뷰를 우연히 목격하고 여기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 본인의 학력은 국민학교 중퇴가 분명하지만 아버지의 후배인 고향 면사무소 병사계가 신체검사 학력란에 충암고 졸업으로 기록해서 현역 입대가 가능했다고 했다.


현역이면 어떻고 보충역이면 어떨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병역을 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가수 유승준은 연예계에서 온갖 영화를 다 누리다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미국으로 줄행랑친 엑스가 아닌가? 이런 부류에 비하면 하늘 같은 사람들이다.



남자에게 군대란 인생 훈련소이다


양구 2사단 노도부대는 지금은 없어졌다고 알려진다. 홍천, 인제, 속초, 고성 등을 넘나들며 사계절 훈련을 견뎌냈던 저자의 기억과 경험상 가장 훈련이 빡센 보병 전투부대로 남아있다. 열악한 보급으로 인한 배고픔을 감내하며 혹독한 훈련인 완전무장 5박6일 천리행군, 2박 3일 무박 220킬로미터 행군, 설악산 일주 산악 행군 등이 책 속에 소개된다. 이런 경험들이 하나둘 쌓여 저자의 인생에서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었고 '노도대 전설'이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나 보다. 많은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하며 리뷰를 마치려 한다.


#노도부대전설 #군대이야기 #진짜사나이 #실화에세이 #김용우작가 #하움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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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결국은 부동산
올라잇 칼럼니스트 16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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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결국 사람과 돈의 움직임이다. 정책과 함께 구조를 읽을 때, 시장은 예측 가능해진다. 부동산은 더 이상 꿈의 산업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삶의 중심이다. 세대의 흐름을 읽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인간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이 책은 단순한 시장 예측서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세대 변화, 자산 이동, 정책 구조, 도시 진화가 교차하는 '부동산 인문서이자 통찰의 지도'다. 누군가의 퇴장은 또 다른 누군가의 입장이자 시작이다. 그 거대한 순환의 한가운데서 "결국, 우리는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를 묻는다. 


총 4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2026년 부동산 시장, 변화의 서막(파트1), 대한민국 지역별 부동산 시장 대전망(파트2), 부동산 실전 투자와 자산 설계 전략(파트3), 부동산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파트4) 순으로 16인의 멘토들이 해당 파트에 대한 인사이트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러시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국 사회가 맞이한 가장 큰 손님이다. 그들은 단순히 한 세대가 아니라, 한 국가의 구조를 새로 짜는 인구적 사건이다. 이제 그들의 선택이 도시의 지도, 산업의 방향, 부동산의 가치를 바꾼다. 그들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어떤 지역은 재생의 기회를 얻고, 어떤 지역은 침체의 길로 들어선다. 그들은 한국 사회의 마지막 ‘대규모 세대’이며, 그 이후로는 이만큼의 세대가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의 은퇴는 단순한 세개 교체가 아니라 한국 부동산 시장의 시대 교체다. 이에 빠숑 김학렬 전문가는 "은퇴 세대가 선택하는 부동산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전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장기 상승 추세, 이른바 ‘슈퍼 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 강남 국민평형 84㎡ 아파트가 단기간에 5억~10억 원 이상 급등하며 70억~60억 원대 거래를 기록한 것은 시장의 회복 탄력성과 상승 잠재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만성적 공급 부족, 지속적 인플레이션, 전세 시장의 구조적 변화, 그리고 부동산 PF 사태로 인한 건설업계 위축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천대사 이주현 전문가는 대한민국 부촌富村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재편에 대한 인사이트를 들려준다.

서울 부동산 트렌드 2026

훨훨 박성혜 전문가는 부동산 차별화를 가르는 7개의 렌즈를 제시한다. 

리버(한강)
주거 클러스터링(단지에서 생활권으로 확대)
풍선효과(규제의 역설과 수요의 이동)
리빌드(재건축-재개발)
N모빌리티 입지(GTX-지하철-모빌리티 허브)
듀얼 수요 시프트(1인 가구 & 시니어)
렌트노믹스 2.0(전세에서 월세로)

이 7개 키워드는 각각 독립된 흐름 같지만, 사실은 서로를 비추며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리:리버는 클러스터와 겹치고, 한강변 클러스터는 강남·강북을 아우르는 시장의 최상위 구조를 만든다. 풍선효과는 규제의 차이를 타고 이동하지만, 그 경로는 GTX와 같은 모빌리티 축과 맞닿아 있다. 리빌드 서울은 상품성을 새롭게 정의하며, 듀얼 수요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구조적 변화를 이끈다. 렌트노믹스는 이 모든 변화를 현금흐름의 논리로 묶어내며, 투자와 실거주의 기준을 동시에 바꾼다. 7개의 키워드는단순한 트렌드 분석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갖도록 돕는다. 

부동산 경매 투자 전략

새 정부 들어 통화량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는 필연적이며 특히 타 국가 대비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커졌다. 이런 시기에 원할 때 7~10%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사람과 예금, 적금으로 3~4%에 만족해야 하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이에 달천 정민우 전문가는 현재 정부의 고강도 아파트 규제에서 자유로운 비주택 경매 투자에 주목하라며, "성공적인 투자의 첫걸음은 변화를 감지하고, 투자 대상을 비교하고, 당장 할 수 있는 나만의 투자법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10.15대책 이후 달라진 대출 환경

13년 경력을 지닌 플팩 강연옥 대출전문가는 부동산 구매 자금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을 제안한다. 자금력이 부족할지라도 마치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것처럼, 대출력을 활용해 내 집 마련과 갈아타기에 대한 인사이트를 들려준다. 

10.15대책은 상급지에 입성하려던 15억~25억 원 정도의 수요층에 타격이 컸다. 15억 원 이하는 최대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나 규제지역은 LTV 4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기에 일반 무주택자들은 이 6억 원도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사진, 주택 가격별 대출한도) 

하지만 15억 원 이하의 주택에서도 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계층이 있다. 바로 규제지역에서 생애최초와 서민 실수요자 요건(연 소득 9천만 원 이하의 무주택 세데주가 규제지역에서 8억 원 이하의 주택을 구매할 경우)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다. 생애최초는 규제지역에서도 LTV가 최대 70%까지 활용 가능하며, 서민 실수요자 요건은 최대 60%까지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규제지역에서 10억 원의 주택을 구매할 시 일반 무주택자는 LTV 40%가 적용되기에 소득이 된다면 최대 4억 원까지만 주담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생애최초는 최대 8억 원까지 가능하기에 4억 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규제지역에서도 10억 원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여기서 대출력을 발휘하면 초기 투자금을 더 줄일 수 있다. 만약 혼인 신고한 부부일 경우, 주담대를 받는 배우자가 단독 명의로 해당 집을 구매하고 소득이 높은 배우자가 DSR 범위 내에서 신용대출을 받는다면 초기 투자금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사진, 연봉별 최대 대출 가능액)

예컨대 연봉 1억 1천만 원인 배우자가 연봉만큼 신용대출을 내서 주택 구매에 보탤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규제지역에서 신용대출을 활용할 경우 고액신용대출 규제는 주의해야 한다. 1억 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아 해당 자금으로 1년 내 규제지역에 집을 사면 신용대출이 회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어차피 신용대출을 1억 원 이상 사용한 차주 명의로는 주택을 구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 이것이 대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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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 : 중동 편 - 6,000년 중동사의 흐름이 단숨에 읽히는
저스티스(윤경록)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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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선 연일 '분쟁', '테러', '전쟁'이라는 단어와 함께 중동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자연스레 "위험한 곳" "가까이하기 어려운 세계"로 중동을 기억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역사의 렌즈로 들여다보면, 중동은 그와 정반대의 얼굴을 지닌 곳입니다. - ''작가의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저스티스(윤경록)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유튜브 채널 '저스티스의 역사여행'을 운영하고 있는 역사 스토리텔러로 교과서 내용만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코자 7년째 동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하고 있다. 

총 두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인류 문명의 요람, 세계사의 교차로: 중동 역사'(1부), '유랑하는 민족, 세계를 바꾸다: 유대인의 역사'(2부) 등을 통해 마흔 가지의 흥미로운 중동 역사 이야기를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야기들 중에서 유독 관심을 끈 내용을 요약해 보려 한다. 

'중동中東'이라는 이름 

좁은 의미에선 지중해 동쪽에서 페르시아만까지의 서아시아 지역을 가리킨다. 넓게는 북아프리카의 아랍 국가들을 포함하는데, 이는 많은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아랍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용어는 서구 열강들의 구분에 따른 것으로 유럽의 가까운 동쪽을 '근동', 중간에 위치한 동쪽을 '중동', 가장 먼 동쪽을 '극동'이라 불렀다. 

중동의 민족 구성은 매우 다양하다. 쿠르드인을 비롯해 아르메니아인, 베르베르인 등 기타 민족들도 존재한다. 사용하는 언어를 기준으로 크게 네 그룹으로 나눈다. 이란인, 튀르크인, 이스라엘인(유대인), 아랍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유대인은 수백 년 동안 유럽인들과 섞여 유럽식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기에 사실상 유럽인이다. 아랍인은 아랍어를 사용하면서 이슬람을 자신들의 종교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 외교부 홈페이지 기준으로 아랍연맹(아라비아반도, 레반트 지역, 북아프리카)은 22개국이며, 중동 대다수의 국가들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기원전 3500년경부터 이라크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 있는 평야에서 시작된 여러 도시국가(문명)들을 총칭해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 부르며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고 말한다. 가장 남쪽에 있는 수메르 문명을 비롯해 아카드,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등이 제국을 건설하고 메소포타미아를 지배해 왔다. 


(사진, 수메르)

수메르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뿌리가 되어준 선행 문명으로, 메소포타미아 지역 중에서도 오늘날 이라크 남부의 비옥한 평야와 강수 덕분에 농업에 기반하여 발전한 도시국가들을 말한다. 수메르가 발전하면서 수많은 중요 도시들이 형성되었고 훗날 아카드,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등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고대 세계의 중심, 바빌론

기원전 2350년 경에 등장한 '아카드 왕국'이 메소포타미아 최초의 통일 국가이다. 아카드의 사르곤 대제는 중앙 집권 행정 체계를 확립하고 대규모 군대를 조직해 주변 지역으로 활발한 정복 활동을 펼쳤다. 이 시기부터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북北으론 '아카드', 남南으론 '수메르'로 구분해서 불리었다. 

역사는 흥망성쇠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아카드도 마찬가지다. 기원전 22세기 후반 자그로스 산맥의 산악 민족인 구티인의 침입과 내부 혼란으로 인해 급격히 쇠퇴하면서 붕괴하자 이후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다시 여러 군소 도시들이 경쟁하는 혼란기에 접어들었다.  

기원전 19세기 말, 고古바빌로니아 왕국이 남부 메소포타미아의 소도시였던 바빌론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초기엔 도시국가에 불과했지만, 기원전 18세기에 이르러 제6대 왕 함무라비의 통치 아래 큰 변화를 맞이했다. 즉 뛰어난 군사적·외교적 전략으로 주변 도시국가들을 잇달아 정복하고 바빌로니아를 메소포타미아의 중심지로 성장시켰다. 


(사진, 바빌로니아)

함무라비는 정복한 지역들을 하나의 통일된 법 체계로 묶기 위해 탄생시킨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이다. 이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생활을 규율하는 민법, 형법, 상법, 가족법 등을 포괄하고 있었는데, 비록 잘 알려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보복 원칙이 이 법전에 담겨 있는 조항일지라도 바빌로니아의 법치주의는 지금까지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철기 문명의 히타이트 제국

히타이트인은 기원전 2천년 이전에 아나톨리아 반도로 이주해 온 인도-유럽계 민족이다. 이들은 오늘날 튀르키예(구, 터키)에 해당하는 지역에 자리잡은 후 수백 년에 걸쳐 다양한 소국과 도시 국가들을 정복하면서 그 세력을 넓혀 나갔다. 

기원전 1595년 경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을 침공, 바빌론을 함락시키고 히타이트 왕국의 첫 번째 전성기를 열었다. 이 원정 이후 내분과 귀국 도중 암살로 인해 히타이트는 일시적 혼란에 빠지면서 불안정한 시기를 겪다가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남쪽의 이집트까지 진군하여 오리엔트 지역의 강력한 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집트와 히타이트 두 강대국이 충돌한 '카데시 전투'는 대규모 전차전戰車戰으로 기록되는데 고대 오리엔트 문명과 이집트 문명이라는 문명 간의 전투였다. 당시 이집트군을 이끈 사령관은 람세스 2세였고, 히타이트 지휘관은 무와탈리 2세였다. 어느 일방도 확정적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기원전 1259년 평화 조약을 체결했지만 히타이트 제국도 오래가지 못했다. 내부적으론 잦은 왕위 계승에 따른 권력 다툼과 외부적으론 바다 민족의 잦은 침략에 기인했던 것이다.


(사진, 아나톨리아 반도)

아시리아의 두 얼굴 

레반트 지역은 기원전 2천년 대 초반부터 페니키아인, 히브리인(고대 이스라엘) 등 여러 민족이 패권을 다투던 지역이었다. 이후 '신아시리아 제국'이 등장(기원전 10세기 경)하여 지역의 판도를 확 바꾸었다. 이 제국은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였다. 

초기 아시리아(기원전 2500~2025년)~ 도시 중심의 소규모 정착 
구아시리아(기원전 2025~1378년)~ 중앙집권 권력 형성의 시작
중아시리아(기원전 1392~934년)~ 군사적, 정치적으로 강대국
신아시리아(기원전 911~609년)~ 가장 강력한 마지막 전성기 

아시리아 제국은 왕위 계승에 따른 갈등, 피정복자에 대한 과도한 폭압 정책 등으로 멸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최근 학자들은 아시리아가 특정 지역에선 비교적 관대한 정책을 펼쳤다는 기록을 근거로 기존의 주장을 재검토하고 있다.


(사진, 아시리아 제국)

페르시아 제국 

아시리아의 멸망 후 메소포타미아와 그 주변은 신바빌로니아 왕국, 이집트 왕국, 리디아 왕국, 메디아 왕국 등이 세력을 재편했다. 인도-유럽계 백인들은 아나톨리아 반도에 리디아 왕국을, 이란 지역엔 메디아 왕국을 건국했다. 

메디아 왕국의 마지막 왕 아스티아게스의 외손자인 키루스 2세는 반란을 일으켜 왕국을 정복해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를 건국했다. 아케메네스 가문은 이란 남부의 작은 지방인 안샨을 지배하던 집안이었지만 키루스 2세의 등장으로 신바빌로니아, 리디아까지 무너뜨리며 거의 모든 중동 지역을 포함하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참고로 키루스 2세는 바빌론 끌려와 있던 유대인들을 예루살렘으로 귀환시킨 메시아(성경엔 고레스)로 여겨졌다. 

이런 관용 정책은 페르시아가 중동에서 2백년 간 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제국을 전성기로 이끈 인물은 제3대 다리우스 1세였다. 정복 전쟁으로 제국의 영토를 최대로 확장했다. 그러나 기원전 514년 경 북방의 스키타이 원정 실패로 그리스인들에겐 오히려 용기를 준 셈이다. 이후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은 약 반세기 동안 이어졌다.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1세는 아테네에 진입, 도시를 불태웠지만 이루 살라미스 해전에서 그리스 해군에 결정적인 패배를 당하고 대부분의 병력을 페르시아로 철수했다. 이 전쟁 후,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아테네를 중심으로 델로스 동맹을 결성해 페르시에 대항했다. 하지만 스파르타와의 갈등으로 펠레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하고 남부 그리스는 분열되었다. 이 틈을 탄 북부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는 타 세력을 계속 규합하며 기원전 338년에 그리스를 통일했다. 필리포스 2세의 암살 후 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3세가 즉위해 페르시아 원정을 단행했다.    

당시의 페르시아는 이미 200년 이상 전통과 문화를 지켜오며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던 대제국이었다. 반면 알렉산드로스가 이끌던 마케도니아는 이제 겨우 그리스를 통일한 신흥 강국으로, 강력한 군사력 외에는 특별한 강점이 없었다. 알렉산드로스의 정복 활동은 본질적으로 마케도니아의 군사적 확장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어쩌면 그리스 통일 과정에서 급격히 확장된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알렉산드로스의 헬레니즘 제국은 그의 사망으로 분열되고 말았다.


(사진, 제국 분열)

중동 지역의 패권 전쟁

이밖에도 책은 아랍인을 결속시킨 강력한 종교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와 '지하드'의 타민족 정복을 통한 이슬람 제국의 형성. 또 조율과 절충을 통해 다양성을 포용하며 수백년 간 존속했던 오스만 제국, 유대인의 역사와 이스라엘 건국 과정의 시오니즘 운동 등이 소개된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범이란 세력과 이스라엘 간의 충돌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 아닌 중동 지역의 패권 전쟁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중동 지역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역사 #세계사 #중동역사 #저스티스 #한뼘더깊은세계사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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