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1일 1땀 - 내 몸을 다시 켜는 순환 스위치
박민수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으로의 하루하루가 1일 1땀이라는 작은 목표로 채워진다면, 당신의 몸과 마음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달라질 것이다. 피로가 줄고, 숙면이 늘고, 감정의 기복이 적어지고, 체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울 속의 당신이 더 건강하고 생기 있는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시작하며' 중에서



책의 저자 박민수는 25년 경력 가정의학 전문의로 <혈관력>이란 도서로 첫 인연을 맺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번 책은 건강한 땀을 주제로 하루 한 번 땀을 흘리자는 메시지를 담아 매일 이를 반복한다면 노화의 속도를 늦추고 면역과 순환을 최적화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건강이 늘 고민거리였다. 젊은 시절부터 '근력이 미약하고 또 풍질로 인한 질환으로 서무를 보기 힘들다'라고 고백했을 정도였다. 세종대왕의 공식적 사인은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라고 알려져 있다. 편식이 심했고, 정사에 골몰해 운동과 신체 활동이 부족했다. 이 책의 주제인 '1일 1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의 에어컨 보급율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장기간 땀을 흘리지 않을 때 우리 몸에 분포하는 많은 땀샘(약 200만~400만 개)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즉 작동의 필요성을 못 느껴 기능이 저하되거나 아예 퇴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처럼 제 기능을 상실한 우리 몸의 땀샘들이 많아진다면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된다. 체온이 올라가도 땀을 밖으로 배출시키지 못함에 따라 자율신경 전반이 손상될 수도 있다. 그렇다. 건강한 땀샘을 유지하려면 매일 한 번이라도 땀을 흘려야 한다. 

그런데, 운동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땀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다. 사우나를 이용해 억지로 땀을 뽑아내는 경우인데, 이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내 과거 직장생활 경험을 하나 소개해 본다. 내 직속 상관은 오후 네다섯시만 되면 슬그머니 자리를 비우고 사우나로 향했다. 거의 매일 저녁 지인들 또는 거래처와의 음주를 즐기려고 미리 땀을 강제로 뽑아내곤 했다. 불행하게도 간경화증이 발생했다. 

"좋은 땀은 신체 온도가 올라가면서 서서히 배출되는 땀이다."

체내의 지방 조직은 백색 지방과 갈색 지방으로 나눌 수 있다. 백색 지방은 대부분의 지방을 포함하며 세포 내 중성 지방을 축적한다. 특히 렙틴은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아디포카인으로, 비만과 관련된 에너지 섭취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체중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일 흘리는 땀은 내 몸에서 지방이 분해되고 근육이 늘어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1일 1땀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외모뿐만 아니라 내부의 장기들마저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가장 좋은 땀은 운동을 해서 흘리는 땀이다. 운동과 땀은 불가분의 관계다. 하루 단 30분이라도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린다면 최고의 건강을 누릴 수 있다. 물론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린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땀의 질이 중요하다. 땀 상태를 살펴보면 마치 혈액 검사를 통해 건강검진을 하듯, 땀 상태만으로도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건강한 땀은 투명하고 냄새가 거의 없으며, 물처럼 흐르다가 적절히 마른다. 운동 후 흘리는 땀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땀은 체온을 조절하고, 혈액 순환을 돕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땀이 멈췄다는 것은 몸속 시계가 멈췄다는 신호일 수 있다." 

운동을 해도 땀이 잘 나지 않거나 몸이 뜨거운데도 정작 땀은 나지 않고 머리가 띵한 경우가 많다면, 몸속 자율신경계의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율신경계가 무너지면 수면에도 문제가 생기고 자다가 흘러 내리는 땀 때문에 잠에서 깨는 일이 잦아지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보면 이는 몸속 생체 리듬이 깨졌다는 명백한 증거일 수 있다.

만성 피로, 체온 저하, 잘 나지 않는 땀 등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이 문제들이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세포 에너지 대사가 흔들리고, 자율신경계가 리듬을 잃으며, 호르몬 조절이 미세하게 어긋날 때 이 세 가지 증상이 함께 드러난다. 

넬슨 만델라는 무료 27년 간의 수감 생활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잃지 않고 강한 체력을 유지했다. 그 비결은 바로 매일 땀을 흘리는 성실한 루틴에 있었다. 좁은 감방 내에서도 운동을 계속했던 것이다. 그는 자서전에서 아래의 운동 루틴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운동은 내 좌절을 풀어내는 통로였다" 

제자리 달리기: 매일 아침 30~45분
푸시업: 100회
윗몸일으키기: 200회
깊은 무릎굽힘 운동: 50회
스트레칭 및 맨몸 운동: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

"땀을 많이 흘리는 게 아니라 잘 흘려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려야 운동한 보람이 있다고 믿는다. 여름 한낮에 달리기를 하거나, 실내에서 난방을 높이고 두꺼운 옷을 껴입은 채로 운동을 하기도 한다. 나 또한 때 늘 땀복을 착용하고 운동했다. 당연히 이렇게 하면 땀은 빠르게 많이 흐른다. 하지만 억지로 짜낸 땀은 오래가지 않는다.

더운 환경에서 흘리는 땀의 상당 부분은 지방이 아니라 수분이다. 체중이 단시간에 1~2킬로그램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연소된 지방이 아니라 땀으로 배출된 빠져나간 수분인 것이다. 말하자면 착시인 것이다. 따라서, 물을 마시면 체중이 원상복구된다.

건강한 땀으로 인생을 바꾸자

몸을 그저 관리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체중계, 혈압측정기, 건강검진표 등의 수치로 신체를 평가한다. 하지만 우리들의 몸은 이같은 일차원적인 수치보다는 고차원적인 의식 활동이다. 즉 생물학적 기계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유기체'로 바라보아야 비로소 나 자신을 사랑하고 건강을 쟁취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 매진하는 사람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1일1땀 #유노북스 #박민수 #신간도서 #건강도서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운 돈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 경제 현장에서 본 달러 이후의 돈, 디지털 화폐 이야기
김신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한국의 법정화폐인 '원'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은 없다. 사실 세상에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99%가 미국 달러 기반이다. 최근 들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어 국회에 관련 법이 여럿 계류돼 있다. 이에 대해서는 '돈의 혁신을 놓쳐선 안 된다'는 찬성론과 '이미 다양한 결제 서비스가 있는 한국의 스테이블코인은 불필요하며 자본 유출과 불법 행동만 부추길 것'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김신영은 <한국일보>(2002년)를 거쳐 <조선일보>(2006년)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글로벌 경제 섹션 '민트'(현, 위클리비즈) 편집장을 역임했다. 또 뉴욕 특파원(2011~12년)으로 일할 때 글로벌 금융 위기의 후유증, 미국 국가 신용 등급 강등 등을 취재했다. 


여덟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돈의 본질을 묻다(파트1), 스테이블코인의 탄생(파트2), 스테이블코인의 미래(파트3), 스테이블코인, 위험과 경고(파트4),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한 이유(파트5), 원화 스테이블코인(파트6), 달러가 아닌 여러 형식의 스테이블코인(파트7), 스테이블코인 전문가 인터뷰(파트8) 등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뜨거운 논의의 흐름을 따라간다.


돈의 본질을 묻다


법정화폐(피어트 커런시)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 권력이 명령해 가치를 가지게 되는 화폐'이다. 한국 정부가 세종대왕이 그려진 초록 종이에 대해 '1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명령 혹은 지시하면 그 종이가 1만 원의 가치를 부여받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 돈이 돈 노릇을 하게 해주는 바탕은 '믿음'이다. 이같은 믿음이 없다면 종이로 만들어진 지폐는 돈이 아니라 단지 휴지 조각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 돈은 가치 저장, 교환의 매개, 가치의 척도 역할을 한다는 그런 믿음이 유지되는 사회 안에서만 돈 노릇을 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어쩌면 금 태환 화폐에서 출발해 '신뢰'만을 바탕으로 통용되는 피어트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피어트 달러 태환 디지털 화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피어트 달러가 꼭 필요할까? 만약 달러의 출발점이 금 태환 증표였다면 금으로부터 달러를 건너뛰고 바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점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실제로 이런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아예 피어트 달러를 건너뛰고 ‘금 태환 스테이블코인’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면 어쩌면 간단한 개념인 스테이블코인이 화폐, 그리고 달러에 관한 철학 자체를 흔들고 있지는 않은가 싶다.


스테이블코인의 탄생과 미래

'스테이블코인'이란 용어를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불분명하다. 통상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가상화폐',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라는 표현이 사용되다가 어느 순간 '스테이블코인'으로 굳어진 셈이다. 사실 세계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가 나왔을 때 그 이름은 '리얼코인'이었다. 2015년부터 이는 '테더(USDT)로 변경했는데, 이후 'USDT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표현이 기사와 가상화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개한다. 월급이 들어오면 즉시 마트로 달려가 생필품 한 달 치를 한꺼번에 쓸어 담는다. 왜 이런 행동을 보일까? 이는 '오늘이 제일 싼 날'이라는 판단이 작동해서다. 실상은 한 달 사이가 아니라 하루에도 라면값이 25%나 오르기 떼문이다. 


(사진,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

아르헨티나에서 이같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원인에 대해 여러 분석들이 뒤따르는데, '복지 퍼주기'를 내세운 좌파 포퓰리스트 정권의 장기 집권이 초래한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마구잡이 돈 찍어 풀기로 해결했던 부메랑 효과가 통화량 증가에 따른 돈 값의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탓이라는 개 가장 유력한 정설이다.     

이런 상황 하의 아르헨티나인들에게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마치 단비와도 같다. 일단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넉넉해서 구하기가 쉽고 코인 시장은 온라인에서 24시간 운영되므로 굳이 암시장 환전상을 찾을 필요도 없다.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자 ‘레몬 캐시’라는 앱(사용자가 2백만 명이 넘는다)까지 등장했다. 자국 화폐보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 위험과 경고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려는 사람들은 스테이블코인의 규모가 커지고 시스템 곳ㄳ에 침투해 까딱하면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을 옹호하는 사람 중에는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디지털 포인트나 은행 온라인 예금과 큰 차이가 없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존재'로 지나친 걱정은 불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가장 무지막지한 재앙은 뭘까? 다수의 경제학자와 중앙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통화시스템 전체를 뒤흔들어 금융 위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한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를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제 막 자라나기 시작한 스테이블코인의 세계를 수년 동안 침체에 빠뜨렸던 금융 위기급 충격을 일으킨다고 보는 건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하지만, 경고하는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초래할 수 있는 금융 위기의 발생 과정을 가장 명징明徵하게 정리해 보여준 보고서는 2025년 BIS(국제결제은행)에서 잇달아 나왔다. 마지막 장에 관련 인터뷰를 싣기도 한,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신현송 BIS 이코노미스트가 이끌어 많은 학자가 전문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초래할 여러 위험을 분석했고 그 어떤 국제기구보다 면밀한 보고서를 차례로 발표했다. 그중 신현송 이코노미스트가 직접 집필해 2025년 6월에 나온 ‘다음 세대의 통화 및 금융 시스템’은 스테이블코인의 잠재력과 위험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보고서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선택 

트럼프 1기(2017~2021년)엔 가상화폐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라 "비트코인은 완전 사기 같다"라고 말했지만 재집권한 트럼프 2기는 가상화폐의 든든한 서포터 역할을 보여준다. 트럼프 일가와 가상화폐의 단단한 관계를 보여주는 회사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다. 이 회사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USD1이다. 


(사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홈페이지)

이 회사가 사업을 해서 돈을 벌면 트럼프 일가가 75%, 윗코프 일가가 25%를 가져간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트럼프 일가가 이 회사의 사실상 소유주인 셈이다. 이후 이 지분이 50% 아래로 내려갔지만, 누구에게 지분을 넘겼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대한민국에선 결코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인다. 권력을 이용한 부정축재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한국에서도 점점 많이 사용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휴대폰 앱을 통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상인들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수령할 것이다. 이렇게 모두 사용하는 세상이 된다면 원화를 사용할 일은 극히 적을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이들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엄격한 '외국환거래법'을 통해 실물 달러를 특정 규모 이상 환전해 보유하면 신고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제를 스테이블코인에 적용할 수는 없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세계 각국에서 점점 더 많이 쓰이고 결국 한국까지 침투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가정하에 제기되는 화두가 ‘통화 주권’ 문제다.

여러 형식의 스테이블코인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기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을 경계한다. 무역 결제 대금에 위안화 비중을 늘리려고 애쓰는 중국 정부가 그냥 지켜볼 리가 없다. 중국 법원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처벌을 강화하는 조짐이다. 그리고 중국은 민간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대신에 정부와 중앙은행이 관장하는 위안화 CBDC를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미국보다 앞서서 스테이블코인을 법제화했었다. 하지만 유로와 엔화 스테이블코인의 규모는 미미하다. '달러 승자 독식'이란 점이 작용하는 문제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EU와 일본의 규제가 미국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굳이 발행사가 이런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매력이 없다는 거다.  

전문가 인터뷰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금융, 통화 경제학자인 신현송 BIS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025년 6월 BIS를 통해 낸 보고서 '다음 세대의 통화 및 금융 시스템'은 스테이블코인을 경제학자이자 통화 당국자의 시각으로 가장 면밀하고 정확하게 분석한 문서로 꼽힌다. 책(파트8)엔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화폐 역할 하기엔 한계 많다"고 말한다. 

#경제경영 #디지털화폐 #스테이블코인 #새로운돈의시대 #김신영 #원앤원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석유 제국의 미래 - 전기차·탄소중립 시대에도 끝나지 않은 석유의 지배력
최지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에서 석유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해왔음을 보여줍니다. 오일쇼크, 달러의 등장, 세계화, 9 · 11 테러, 금융위기, 미국의 중동 정책 그리고 중국의 굴기와 그 제약의 지점까지, 석유는 늘 중요한 요인이거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중략) 오늘 우리가 직면한 정치적 · 경제적 · 환경적 문제들은 석유에 대한 이해 없이는 온전히 파악할 수 없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석유, 오늘을 열다(1부), 석유, 무기가 되다(2부), 석유, 시장을 열다(3부), 석유, 오늘을 결정하다(4부), 석유, 전쟁을 지배하다(5부), 석유의 시대를 끝내는 법(6부) 등을 통해 현대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석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바라본다.

석유, 오늘을 열다 

1940년대 초반 중동의 석유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5~10%에 불과했기에 미국이 중동 정세에 본격 개입하던 시기도 아니었다. 사실 미국은 1941년 12월 진주만 피습까지 2차 세계대전 참전을 유보하며 자국 운영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왜냐하면 당시엔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어서 석유를 자급자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석유 확보는 많은 나라들의 안보 문제로 취급된다. 석유 공급이 끊기면 나라의 제조 시설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일상 또한 마비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덩달아 나라의 국방마저 위기에 빠질 수 있어서다. 그래서 석유라는 애너지 자원은 국제 질서의 결정 요소로 작용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집트 나세르 정권의 수에즈 운하 국유화 조치였다. 이는 중동 전쟁을 촉발하는 단초를 제공했던 것이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 중동 석유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통로였다. 1952년 군부 쿠데타로 이집트 실권을 장악한 나세르 대통령은 제3세계 국가들과 함께 비동맹주의를 주창했다. 즉 미국과 소련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이후 그의 행보는 소련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고 당시 적성국이었던 중국을 외교적으로 승인하는 등 미국의 의도와 다른 행동을 보이자 미국은 나일강에 건설하던 아스완 댐 건설 지원을 취소했다.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나세르는 영국과 프랑스의 자산이었던 수에즈 운하를 일방적으로 국유화했던 것이다. 

참고로 수에즈 운하는 1869년 프랑스 기술자에 의해 완성됐는데, 1875년 이집트 통치자 이스마일 파샤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이집트 소유 수에즈 운하 지분(44%)를 시장에 내놓자, 이를 영국이 취득함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가 이 운하를 공동 소유하면서 운하 운영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갔다. 

나세르의 수에즈 국유화 조치를 그냥 앉아서 당할 영국과 프랑스가 아니었다. 1956년 10월, 영국 -프랑스-이스라엘이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수에즈 운하를 점령했다. 당시 미국은 최대 산유국이었기에 중동 지역의 안정과 아랍 국가들과의 정치적 파장 및 소련의 개입을 우려해 이를 반대했지만 이후 소련의 런던과 파리 핵 공격 반응에 미국은 즉각 대응해 소련도 이에 상응하는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는 영국과 프랑스 군대를 철수시키기 위해 미국산 원유 공급 계획을 취소하고 즉각 실행했다. 결국 1956년 11월 두 나라 군대는 조용히 철수했다. 소련의 핵 공격 엄포도 어느 정도 작용했겠지만 이 철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바로 '원유 공급' 취소라는 제재였다. 수에즈 위기 수습은 현대 국제 질서의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를 이집트에서 철수시킴으로써 국제 질서에서 주도적 지위를 확립했다.

석유, 무기가 되다 

미국은 1970년대 초까지 자국 석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석유 수입 물량을 제한했다. 석유 생산량이 충분했고, 심지어 석유 생산 시설을 100% 가동하지 않고 여유 생산 능력을 남겨 두어 비상시를 대비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수요의 증가가 공급의 증가를 앞지르면서 상황이 바뀐다. 

미국은 1968년 파리에서 열린 OECD 회의에서 “미국은 원유 생산 능력의 100%를 가동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생산 능력을 100% 가동하게 된 상황, 즉 잉여 생산 능력이 소멸된 상황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 전까지는 텍사스, 오클라호마 등 미국의 주요 유전에서 언제든지 생산을 늘려 공급 공백을 방지할 수 있었다. 

생산 능력이 100% 가동되는 상황이라면 시장의 수급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없어진다. 수에즈 위기 때 미국이 중동의 원유 공급 중단을 크게 위협 요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도 자국의 여유로운 원유 생산 능력 때문이었다. 그런데, 잉여 생산 능력이 사라지면서 공급 중단은 이제 공급 공백 현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석유는 이전보다 귀한 자원이 되었고, 아랍 국가들이 이를 무기로 서구를 압박할 경우 치명적인 에너지 위기를 초래할 수 있었다. 결국 아랍은 생산물의 분배 문제에 도전하게 되었다. 마침내 1969년 쿠데타로 집권한 리비아 지도자 카다피는 미국 석유기업 옥시덴탈을 위협해 석유 수익 반분半分 원칙을 깨뜨렸다. 즉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옥시덴탈을 국유화하겠다고 압박을 가하며 자국의 몫을 기존 50%에서 55%까지 인상하는데 성공했다. 이리하여 1970년대 석유 질서의 주도권이 메이저 석유기업에서 중동 산유국으로 이전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석유, 시장을 열다

1979년은 석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사건들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4월 팔레비 왕조를 붕괴시킨 이란 혁명, 11월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사건, 11월 극렬 이슬람 무장세력의 사우디 메카 대사원 점거, 3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는 석유 시장의 심리를 크게 자극,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특히, 12월에 시작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미국의 중동 내 입지 약화를 우려하게 만들어 소련군에 대항하는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을 지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탈레반과 오사마 빈 라덴 세력을 키워준 꼴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잘못된 '차도살인借刀殺人' 전략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셈이다. 1989년 소련의 철군 이후 아프간 공산주의 정부는 4년을 더 버티다가 무너지고 1996년 반미 성향의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했다.   

중동 지역 내 정세 불안에 의한 당시의 유가 상승은 1차적으로 구매자의 공포 때문이었지만 산유국의 탐욕 또한 크게 작용했다. 제4차 중동전쟁(1974~1974년)에 따른 1차 오일쇼크 이후 유가 결정 권한은 OPEC에 있었다. OPEC 회원국들은 유가를 인상하더라도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감소하지 않으므로 뒤로 담합한 이들은 공식 판매가를 계속 인상했다. 

1980년 OPEC 장기전략위원회는 유가를 지속적으로 올려 5년 내 배럴당 60달러로 만드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란 혁명 직전 유가가 13달러 수준이었음과 비교해 볼 때 60달러는 엄청난 욕심의 발로였다고 할 수 있다. 석유가 경제 무기임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아무튼 시장 수요란 실제 소비를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공포와 탐욕에 의해 왜곡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종종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석유, 오늘을 결정하다

2001년 9월 11일에 발생한 빈 라덴 세력이 주도한 미 무역센터 빌딩 테러 사태를 흔히 '문명의 충돌'이라고 표현한다. 새뮤얼 헌팅턴의 저서 <문명의 충돌>(1996년)에는 '국가 간 전쟁의 원인은 이념이 아니라 전통, 문화, 종교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빈 라덴의 테러 이후 책은 더 유명해졌다. 하지만 이슬람과 서구의 갈등은 문명의 충돌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서구와 다른 문화권인 일본은 서구에 대한 증오는커녕 근대 이후 '脫아시아 入유럽'을 외치며 서구화를 추진했다. 한국의 경우도 반미 정서가 있기는 했지만 서구 문화인 기독교를 적극 수용했으며 서구를 선진국으로 통칭하며 반감보다는 동경하고, 오히려 한국을 침탈했던 중국이나 일본에 더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제국주의 시절부터 이어진 침탈의 역사에 대한 이슬람의 증오 또한 우리와 닮은 듯 보인다. 

미국 주택 가격의 급락으로 인해 촉발되었던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에만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위기로 확산되었다. 이는 기축통화인 달러 등 국제통화에 기반한 '금융 세계화'에 원인이 있었다. 금융 세계화는 미국에게 유리한 부의 축적 환경을 만들어 '역외의 부'인 석유를 최소 비용으로 도입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그간 친미 기조였던 중동의 맹주 사우디의 행보는 점점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생한 베네수엘라 사태로 중국은 석유 자원 확보에 심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글로벌 제조업의 공장 역할을 자처하는 중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인데, 그간 밀월 관계를 유지했던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 통로가 미국에 의해 원천 봉쇄되고 말았다. 중국은 운송 거리가 긴 단점에도 불구하고 남미산 원유 확보에 공을 들였다. 특히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 중국 석유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었던 것이다. 트럼프가 신속한 군사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사건 이면엔 중국 견제라는 의도가 있었던 셈이다. 

석유, 전쟁을 지배하다 

국제유가는 2001년부터 중국의 수요 증가와 함께 장기간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누군가의 수요 증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수익을 발생시킨다. 이것이 엄연한 경제 논리이다. 중국이 사우디에 적극 접근하려는 의도 또한 더 안정적으로 싸게 원유를 확보하고 싶기 때문이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은 이를 방패로 삼아 적극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장기간 전쟁을 유지하는 배경엔 석유와 가스 자원의 급격한 가격 상승에 있다. 

지난 중동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등이 위협의 수단이었다. 에너지 수송로의 차단은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의도 또한 이와 맞닿아 있다. 미국의 막강한 해군 함대가 중동 인근 해역에 주둔하는 점 또한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수출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안전한 수송로 확보는 중대한 이슈임에 틀림없다. 푸틴이 재임한 이후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 원유 생산량은 세계 3위, 가스 생산량은 세계 2위이다. 특히 가스는 전 세계 생산량 중 17%라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이다. 이에 안전한 가스 수출로 확보는 러시아의 중요한 이슈다.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방법은 2가지로 하나는 지하와 해저에 설치한 파이프를 통해 운송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특수 화물선인 LNG선에 실어 수송하는 것이다. 수출하려는 러시아는 LNG 전용 선박의 확보가, 수입하려는 나라는 LNG 인수 터미널이라는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 양 당사자 모두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연결되는 대형 가스관을 확보하는 게 절실했다. 왜냐하면 가스의 주 수요처가 유럽이었기에 말이다. 기존에는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거쳐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등으로 연결되는 '브라트스트보' 가스관을 주로 이용했는데 외국의 영토를 지나야 하는 위협요인이 있었다. 또 우크라이나에 꼬박꼬박 통행료를 지불해야 했다. 

그래서 푸틴은 최대 수입국인 독일과 협상에 나서 해저 가스관 건설을 통한 공급을 제안했다.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할수록 자칫 유럽 안보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에 장고長考를 거듭했던 독일은 슈뢰더가 퇴임 직전 이 건설에 합의했다. 뒤이어 취임한 메르켈도 취임 중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지속했다.


(사진, 노르트스트림)  

석유의 시대를 끝내는 법

파리기후 협약 이후 세계 각국은 2050(또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각국은 5년마다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해 발표했다. 또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이어졌고, 미국 또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이 집행되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기후 위기는 사기'임을 천명하며 파리기후 협약에서 탈퇴했다.   

안타깝게도 탄소를 감축하고 석유와 가스 소비를 줄이지 못했다. 2015년 이후에도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을 제외하고, 석유와 가스 소비는 매년 증가했다. 심지어 석탄 소비도 줄지 않았다. 세계 탄소 배출량도 매년 증가했다. 2015년 이후 세계 각국 에너지 부문의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대해 정부와 대중의 더 깊은 이해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석유는 여전히 강력한 경제 무기이다


21세기 들어 중국은 석유의 힘으로 굴기했고,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앞선 국가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최대 산유국에 다시 복귀했고 이는 미국 우선주의의 배경이 됐다. 여전히 석유와 가스는 경제를 결정하는 요인이고,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이며, 상대국의 힘을 제한하는 무기인 것이다.


#경제경영 #자원전쟁 #석유 #석유제국의미래 #최지웅 #위즈덤하우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권효재의 K-조선 대전환 - 조선업의 태동부터 마스가 프로젝트까지
권효재 지음 / 동아시아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함 엔지니어로서 일하던 시절, 월요일 새벽 2시에 출근해 테스트를 하던 그날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중략) 새벽 1시에 이미 현장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작업자들을 보며 “이 사람들은 배에 진심이다”라고 느꼈습니다. 그날 마침내 테스트에 성공하고 며칠 후 조선소를 떠나는 배를 배웅하면서 눈물을 줄줄 흘렸습니다. (중략)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가 된 것은 단순히 기술이나 자본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런 사람들의 헌신 때문이었습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권효재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 20년 넘게 한국, 중국, 미국 등지에서 중공업과 에너지 분야에 종사했다. 주요 관심사인 천연가스, 조선해양, 재생에너지, 산업정책과 관련된 LNG와 친환경 선박 연료에 대해 교재를 집필하고 논문과 칼럼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총 4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한국 조선업,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50년(파트1), 네 번의 혁신, LNG선 시장을 장악한 한국 조선업의 비밀(파트2), MASGA, 기회인가 위기인가(파트3), 기회와 위기 사이, 한국의 선택은?(파트4) 등을 통해 한국 조선업의 성장사를 얘기한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에 앞서 지난 직장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상고를 졸업하고 초급행원으로 은행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학벌이 중요함을 깨닫고 뒤늦게 주경야독 끝에 명문 대학에 입학했다. 시절이 어수선해 유신독재 반대 시위로 인해 상아탑은 최루탄 냄새 가득하고 툭하면 휴강에 공강이었다. 난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에 입대, 34개월 넘게 복무하고 1976년 6월 만기 전역을 했다. 


복학 후 학생들 시위는 여전했다. 반골 기질이 강한 나는 학우들과 어울리며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강하게 내비치곤 했다. 이후 학우들의 추천과 응원에 힘입어 경영대학 학생회장이 되었는데, 3학년 겨울방학 때 중앙정보부 요원의 인솔로 산업시찰에 동원되었다. 방학 때 데모 계획을 구상하는 걸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의도였다. 이때 울산 바닷가에 위치한 현대조선을 견학했었다. 박정희 정부의 중공업 진흥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산업 현장이었다. 지금 난 이 책을 통해 걸음마 수준의 병아리가 공룡으로 변신한 한국 조선업의 실태를 마주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 50년 역사 


제2차 세계대전 후 조선업의 세계 최강국은 미국이었다. 전 세계 배의 절반 이상을 미국이 생산했다. 그랬던 미국의 조선업이 이후 쇠퇴의 길을 걷더니 1980년대 이후 군함을 제외한 선박 생산이 사실상 중단되었다. 반면 한국 조선업은 1980년대에 급성장해 1990년대엔 일본과 세계1위를 놓고 경쟁했다.

마침내 2000년대 중반엔 종합 지표에서 한국이 1위를 달성했다. 2017년 이후 저가 수주에 나선 중국에 양적 지표에서 밀려 1위 자리를 내놓기도 했지만 단위 설비당 생산성은 여전히 한국이 1위다. 더구나 기술 수준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주로 생산하는 한국 조선업을 전체적인 통합 지표에서 압도적인 1위라고 세계 조선업계는 평가다. 

한국 조선업은 동일한 여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배를 더 빠르고 잘 만든다. 우리는 마치 건물을 쌓듯 대형구조물을 하나하나 올리는 그런 공법으로 배를 건조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레고 블록처럼 선박의 각 파트를 쪼개 만든 다음 도크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쌓아 올린다. 이 방식은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와 고도화되었고, 이후 일본이 엔고와 설비 과잉으로 흔들릴 때 한국은 다시 발전시켰다. 즉 조선소 밖에서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만들고, 안에서 모듈화와 블록화로 빠르게 쌓아서 배를 완성한다. 이렇게 한국 조선소는 지난 30년 동안 공정 선행화를 치열하게 진행해 왔던 것이다.    

그 시절, 조선소에서 "할 수 없다"라는 말은 입 밖으로 낼 수 없었습니다. 변명을 금하고 방법을 찾는 태도였습니다. 생산성 목표와 인도 날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상 과제였습니다. 지금 사회 전반에 그대로 이식되기는 어렵지만, 조선소 내부에는 아직 “할 수 있다”라는 기풍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한때 조선업 국가 순위 1위였고, 전 세계 상위 1~5위 조선소가 모두 한국 회사였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선박 설계는 우리 손으로 모두 직접하고, 배에 들어가는 자재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합니다.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한국 조선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그에 대한 자부심이 큽니다.(056쪽)

후발주자로 LNG선 건조에 도전하다

이제 '지속적인 제품 혁신'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과거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칩의 개발을 압도적으로 앞서 나간 덕분에 초격차를 유지함으로써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마찬가지로 한국 조선업은 누구나 만들 수있는 범용 제품이 아닌 새롭고 혁신적인 선박을 만들어 고부가가치 시장을 만들어 냈다.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이에 반해 인건비가 훨씬 싼 중국은 저가 수주 전략으로 한국 조선업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젠 가장 비싸고 가장 어렵고 가장 돈이 많은 배를 제조해야 한다는 소명이 생긴 것이다. 바로 LNG 운반선이다. 천연가스를 섭씨 영하 163도로 냉각하면 그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들기에 대량 운송에 매우 유리해진다. 세계적으로 연간 4억 톤이 거래되는 LNG를 운송하는 특수 화물선인 LNG선은 2025년 현제 전 세계에서 약 750척이 운항 중인데, 3년 내로 1000척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한국 조선이 4분의 3 이상을 건조했으니 절대 강자임에 분명하다. 

한국의 조선업은 현대, 대우, 삼성 등 3개사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새로운 시장 수요를 개척하고 있다. 초기에 현대조선이 건조했던 유조선의 경우 20년 전에 만든 배나 지금 만드는 배나 운항 장비나 내부 구성이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이들 3사는 철저한 고객맞춤으로 선박을 건조할 뿐만 아니라 LNG선 또한 파생 상품들을 속속 등장시켰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셈이다.

LNG-RV~ LNG선이면서 동시에 해상 터미널로 사용
쇄빙 LNG선~ 두꺼운 얼음을 깨뜨리며 LNG 운송
FSRU~ 액체 상태의 LNG를 기화해서 육상에 공급하는 LNG선     

1980년대 후반 조선 불황의 고통이 이어지고, 준비도 부족했지만, 후발주자였던 우리가 국산 LNG선 건조에 도전한 것은 대단한 결단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이 무모하다고 했지만, 그 결단이 1,00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을 열었습니다. 이런 도전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129쪽)

MASGA, 기회인가 위기인가

한국 조선업에 의지하려는 미국의 조선업 부활이 바로 MASGA이다. 그 주요 내용은 한국 조선사의 미국 현지 투자와 미국 조선소의 현대화 및 재건을 돕는 프로젝트이다. 이는 미국의 국방산업기반 전략과 맞물려 구체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첫째, 이게 돈이 되는 사업인가?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둘째, 트럼프만의 사업구상이 아닌가? 뒤집기를 밥 먹듯 하니까
셋째, 미국 해군력이 정말 위협을 받고 있나? 정치적인 과장 의혹  

그렇다. MASGA가 과연 사업적으로 타당한지, 돈이 되는지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다. 미국의 절박함을 감안하면 어쨌든 돈이 될 거라는 기대들이 높다. 그 이유는 미국 해군은 최신 함선들을 빨리 건조해야 하는데 반면 한국은 안 해도 되는 상황이므로 주도권은 한국에 있다는 논리 때문이다. 따라서 참여하는 한국 조선사에겐 좋은 비즈니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회와 위기 사이

항공기나 자동차 모두 실내 공장에서 조립 작업이 이뤄지므로 로봇 자동화로도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쇠퇴했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보다 절대 생산 대수가 많다. 또한 인력 기반도 탄탄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미래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면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조선은 결국 사람이 마무리해야 하므로 자동화와 기계화에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자동차처럼 디자인 프리미엄과 브랜드 스토리로 선가를 현저하게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세계에서는 품질과 사양, 납기 신뢰도가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225쪽) 

한국 조선업의 미래 

현재의 성공이 향후 50년을 보장해 줄까? MASGA 딜레마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그렇기에 한국 조선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전환점이기도 하다. 과도한 미국의 요구와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경제경영 #한국조선업 #K조선대전환 #권효재 #MASGA프로젝트 #동아시아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힐 2026-01-2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 때 집이 울산이라 조선소 공장 담 벼락을 따라 학교에 다녔어요. 아침에 출근하던 수 많은 자전거 행렬이 지금도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한 때 노동자 아저씨들과 전경 아저씨들이 보도블럭을 깨고 던지면 방패로 막고 하던 장면도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저의 등교길이 조선소 발전의 현장이었네요.
 
스테이블코인 실전 투자
이관헌 외 지음 / 성안당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비트코인BTC입니다. 여기에 일종의 전자 계약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추가한 것이 이더리움이고 이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블록체인 기축통화가 바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은 디지털 노마드이자 블록체인 투자자인 이관헌, 1세대 디파이 인플루언서인 파구정보, 암호화폐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교육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어정규, 유튜브 '세력' 채널과 콘텐츠 기업 '비욘드프리'를 운연하고 있는 강기태 등 4인의 공저자가 각각 해당 파트의 필자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1부(스테이블코인 시작하기), 2부(스테이블코인 전략), 3부(스테이블코인 투자로 수익 내기)에 걸쳐서 13개 장章의 글을 통해 비교적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투자법과 새로운 금융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스테이블코인 시작하기


'돈의 역사'는 상호간에 형성된 믿음이 밑바탕이 되어 재화의 교환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인류는 조개껍질부터 금속, 종이에 이르는 다양한 매개체를 그 수단으로 활용했다. 디지털 혁명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몰려옴에 따라 기존의 화폐제도에 대한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믿음 네트워크가 출현했다. 바로 '블록체인'인데, 이는 금융산업의 혁명인 셈이다.


(사진, 금융산업의 혁명)


블록체인 기술이 '탈중앙화'라는 가능성이 매력적이었지만, 초기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는 예측 불가능한 파도와 같았다. 이에 반해 안정적인 가치를 지닌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특정 국가의 법정화폐나 특정 실물 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코인이다.


암호화폐의 치명적인 결함인 '가격 변동성'을 극복하고자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했다. 이제 '안정성'이란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디지털 화폐는 국경의 장벽을 허무는 송금 수단이자 가상 세계의 신경제를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테이블코인 종류


법정화폐 담보형(USDT, USDC)

암호 자산 담보형(DAI, sUSD)

알고리즘 기반(UST, Frax)

실물자산RWA 기반(USDY, USDF)

하이브리드 타입(USDe, USDf)


또 이자 지급 조건에 따라 '이자 지급형 스테이블코인'과 '비지급형 스테이블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는 약 400여 종이나 된다. 단순히 가격의 안정성을 넘어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안전하지만은 않으므로 리스크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인 안전장치이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코인은 아래와 같다.


테더(USDT)~ 스테이블코인 시총 1위, 과연 테더가 달러 준비금을 가졌을까?

USDC~ 미 금융권이 만들었음, 마찬가지로 준비금 투명성의 논란

USDe~ 실제 달러를 보유하지 않고 달러처럼 안정적인 가치 유지(합성 달러)

다이~ 코인 담보 스테이블코인, 이용자가 담보를 맡기고 발행(자율 통화)

USD1~ 트럼프 일가에서 만든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 전략


스테이블코인은 가진 장점으로 인해 빠르게 제도권 내로 편입되고 있다. 차세대 금융은 단순히 안정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급변하는 거래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그래서 각국은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관해 고민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안정성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독자적인 규제 체계를 발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특히, 규제의 화살은 시장을 주도하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정조준하고 있다. 기축통화국은 디지털 자산을 통해 자국 통화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취한다. 반면에 비기축통화국들은 자국의 통화 주권을 수호하려는 필사적인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고 있다.


미국~ 기축통화 지위의 유지와 국채의 수요처 전략 추구

유럽연합~ 암호자산 규제로 유로화 독립성과 시장 질서 확립

중국~ '본토 통제'와 '홍콩 실험'이라는 이원화 전략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각축전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즉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은 물론이고 금융업, 제조업,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군의 플레이어들이 '디지털 금융 패권 장악'이나 '통화 주권 확보'라는 거시적 목표 아래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초기엔 암호화폐 시장 안에서 기축통화 역할에 머물렀으나 이젠 실물 경제의 결제 수단으로까지 그 영역을 비약적으로 확장했다. 나아가 달러 패권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국경없는 글로벌 송금의 핵심 파이프라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언컨대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곧 금융의 미래이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수익내기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다양한 파생 금융 상품과 투자 모델이 개발되었다. 이재에 뛰어난 '얼리 어답터'들은 이미 이를 통해 새로운 부富를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금융 상품에 비해 진입 장벽이 있고 생소한 기술적 개념이 필요하다.


투자 방향성~ 성공적 투자를 위해선 기축통화인 달러의 거시적 흐름을 읽는 안목과 수익률 극대화 전략 접근법이 필수적이다.


투자 준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속담은 투자 공부에 있어서 불변의 진리인 셈이다. 본격적으로 실전에 뛰어들어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 돈이 투입될 때 비로소 시장을 보는 관점이 날카로워진다.


투자 전략(실전 초급)~ 고수익을 추구하면 반드시 고위험이 뒤따른다. 따라서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부터 차근차근 경험하며 충분한 워밍업 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확실한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해 원금 인출 가능성을 확보하고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투자 전략(실전 중급)~ 달러 스테이블토인을 이용해 미국 나스닥 주식을 거래할 수 있고, 국경 없는 은행이라 불리는 '디파이'의 고효율 예금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한다. 나스닥 투자 플랫폼 로빈후드는 2024년 하반기부터 서클의 스테이블코인(USDC) 입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거래 수수료가 없는 구조로, 한국 거주자는 직접 미국 주식 매매가 불가능하며 미국 내 거주자(또는 법인)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투자 전략(실전 고급)~ 디파이 프로토콜 펜들pendle은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을 '이자'와 '원금'으로 분리하여 거래할 수 있다. 즉 이자 토큰(YT)과 원금 토큰(PT)로 분리한다. 이 두 토큰은 자동화 시장 조성 메커니즘을 통해 유동성이 형성되어 서로 교환이 가능하며 각각의 가치가 시장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경제경영 #스테이블코인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실전투자 #이관헌 #성안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