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은 세상의 흐름과 사회 분위기, 그 시대 사람들의 공통적인 사고와 감정을 가장 세밀하고 빠르게 반영하며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문화수단이다. (중략) 팝 음악의 영향력에 관한 가장 극적인 이야기는 1950~1960년대의 미국과 1960년대의 영국에서 있었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책의 저자 방석인은 PC통신 천리안 시절 '올드팝 동호회'를 개설해 국내에 많은 올드팝 애호가들에게 팝의 인문학을 소개하고,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팝 음악의 자문을 아까지 않았다. 또 네이버 밴드 '재미있는 세계사'와 '추억의 올드팝'을 운영하고 있다.


책은 팝 음악과 관련 가수들을 소개하는데, '두 개의 이름으로, 리샹란李香蘭 혹은 야마구치 요시코山口淑子의 야래향夜來香'부터 '맥(Mac), 오(O')가 붙은 아일랜드인의 성姓'까지 총 70가지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미국 대중음악의 여러 장르 중에서 가장 전달력이 높은 요소들이 결합하며 1950년대 초반에 탄생한 로큰롱은 젊은이들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면서 1950~60년대 反문화운동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로큰롤은 음악에 대한 세상의 개념을 바꿨다. 그동안 어떤 정치적 행위나 문화적인 방법으로도 송공시킬 수 없었던 일들을 로큰롤이 해냈다.


1960년대 초반, 영국의 밴드들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세계 음악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비틀즈로 대표되는 브리티시 인베이션은 미국 중심의 대중음악 시장 구도에 충격을 주었고, 영국 대중음악이 세계 음악 문화를 선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던순히 음악적 유행을 넘어서, 영국은 청년 세대의 감성, 패션, 언어, 사고방식까지 수출했고, 영국 청년 문화 전체가 세계 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이후 수십년이 지난 오늘날, 이와 유사한 흐름이 다시 한국에서 일어났다.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기획과 연습 시스템, 팬덤 문화, 소셜미디어 활용까지 결합한 복합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개별 밴드의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한 자연 발생적 확산이었다면, K-팝은 철저히 계획되고 조직된 사업 시스템 중심의 문화 수출 전략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21세기 K-팝은 비영어권 대중음악의 성공 사례로, 21세기 팝 음악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야래향夜來香


난 '예라이샹'이란 중국식 발음으로 이 노래를 많이 들은 기억이 난다. 야래향이란 이름의 식물은 낮에 꽃봉오리가 닫혀 있다가 밤이 되면 꽃이 피고 엄청난 향기를 내뿜는다. 그래서 나도 '모기 퇴치 효과'가 있다길래 꽃시장에서 구입해서 아파트 거실에 두고 관리했던 적이 있다.


이 노래는 대만 출신 가수 덩리쥔鄧麗君(1953~1995년)이 불러서 크게 알려졌지만 1944년 처음 부른 가수는 중국 랴오닝성에서 출생한 일본인 여성 리샹란李香蘭(1920~2014년)이다. 아버지가 직장 때문에 중국으로 이주했던 일본인이고, 어머니 또한 일본인이었다.


일본은 1932년 3월에 '만주국'이란 위성국가를 세우고 국가의 건국이념인 '오족협화五族協和'(한족, 일본인, 조선인, 만주족, 몽골인 등의 협치)를 실현하기 위한 홍보가 필요했다. 베이징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예능인으로 적합한 인물이 바로 리샹란이었다.


1941년 2월 11일, 일본 건국 기원절을 기념하고 민주국과의 친선을 도모하고자 기획된 '일만日滿 친선 노래사절단'의 일환으로 리샹란의 공연이 도쿄에서 이틀간 열렸다. 이 쇼를 보려는 관객들이 크게 몰리면서 그 인파가 극장 주위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돌았다고 알려진다.


(사진, 7바퀴 반 현장)


아사히신문사는 동아시아 최고 스타인 리샹란이 사실은 일본인이라는 특종을 터뜨릴 준비까지 했다고 알려진다. 아사히는 인파로 인해 보도용 차량 몇 대가 파손까지 당하자 오히려 복수를 하듯 신랄한 비판기사를 실었다. 아무튼 일본인이란 기사까지 났음에도 일본인 대부분은 중국 여성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자 그녀의 신세는 크게 변해 '중국인이면서 중국을 모독하고 간첩 활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었다. 총살형을 당했다는 기사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1946년 2월 초라한 부랑자 행색으로 일본으로 향하는 귀국선을 어렵게 탔다. 아이로니하게도 아때 선내 스피커에선 자신의 히트곡 야래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귀국 당시 26세로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하기 충분한 젊은 나이였지만 '야마구치 요시코'란 일본 활동명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오히여 배우로 미국 헐리우드에 진출했다.


로큰롤의 시대, 풍요했던 미국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1950년대 미국은 계급 평등화가 이루어진 사회였고 경제, 사회, 문화 등에 있어서 전성기를 누렸다. 1955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테마파크 '디즈니 랜드'가 개장했지만 소련과 극심한 냉전 상태라서 불안도 공존했다.


미국경제가 대호황기임에도 경제적 기회에서 소외되어 이에 동참하지 못하던 이탈리아계, 그리스계, 히스패닉계의 청년들은 대부분 가난한 동네에서 살며 주로 패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즐거움을 찾았다. 포마드나 바셀린을 머리에 바르고 빗질한 헤어스타일과 리바이스 청바지와 가죽 재킷 등의 패션스타일 등을 추구하며 제임스 딘, 말론 브랜도, 엘비스 프레슬리 등의 스타일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스타일은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청년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49년 미국에서 음반을 구매하는 인구의 3분의 1은 21세 이하의 젊은이였다. 1950년대 10대들이 주요 음반 수요층으로 등장하면서 매년 레코드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레코드의 매출은 1억 8900만 달러(1950년)에서 6억 달러(1959년)로 대폭 증가했다.


로큰롤은 기성세대에 의해 형성된 질서에 대한 반항심을 드러냈다. 로큰롤의 세계적 확산은 45회전 싱글 음반과 값이 싼 휴대용 라디오의 보급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휴대용 라디오 와 건전지가 시판된 시점이 1954년이다. 이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혼자 들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년)는 1956년 1월 내슈빌에 위치한 RCA-빅터 녹음실에서 몇 곡의 노래를 녹음했다. 이중 '하트브레이크 호텔'은 팔맂; 않고 재고로 쌓였다. 엘비스는 TV 출연과 콘서트를 통해 십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결국 '하트브레이크 호텔' 싱글 음반은 빌보드 톱 40에서 1위, 칸트리 차트 1위, 리듬 앤 블루스 차트 1위를 휩슬며 RCA-빅터 전체 음반판매량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1960년대의 브리티시 인베이전


클래식 음악의 전통이 다른 유럽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하지 않았던 영국은 20세기 미국의 대중음악을 수용하는 데에 있어 더 개방적이었다. 대영제국의 최전성기였던 빅토리아 여왕(재위기간 1837~1901년) 시대의 사회적 전통은 20세기에도 이어져서 대부분의 청년들은 이를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고 느꼈다. 이때 미국에서 로큰롤이 수입됐고 비틀즈가 나타났다.


재즈와 포크, 컨트리 음악들을 조금씩 절충한 '스키플'의 큰 장점은 배우기 쉽다는 점이었다. 멜로디와 듬이 쉽고 단순해 간단한 기타 코드 몇 개만 연주할 수 있다면 누구나 밴드를 만들어 연주할 수 있었다. 1956~1957년 사이 영국 전역에 5천 개 이상의 스키플 밴드가 만들어졌다. 리버풀 청소년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했다. 비틀즈의 시작도 바로 스키플 밴드였다.


비틀즈의 멤버들이 태어나 성장한 힝구 도시 리버풀은 19세기 대영제국 전성기 시절엔 세계무역 물동량의 절반 가까이가 항구를 통해서 전 세계로 나갔다. 그 이전엔 세계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엔 유럽 내 최대 미 공군기지였던 버튼우드와 가까이 있었다. 이를 통해 미국문화와 최신 유행 음반이 함께 들어와 리버풀의 주류문화에 바로 연결됐다.


링고 스타의 의붓아버지는 미국에서 들여온 만화책과 음반을 꾸준히 보여주었고, 미군을 쫓아다니던 존 레넌의 어머니는 많은 최신 음반을 수집할 수 있었다. 영국 라디오 방송에서 로큰롤을 듣기 힘들었던 시절이었지만, 리버풀 청년들은 쉽게 이를 들을 수 있었다. 리버풀을 흐르는 강인 '머지'와 비트를 합친 '머지비트'는 미국에서 건너온 로큰롤에 영국의 감성이 더해진 음악이었다.


1962년 2월 7일, 역사적인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고 11주 후에 4명의 비틀즈 멤버들이 미국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 3천명이 넘는 팬들과 2백명이 넘는 취재진이 공항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노래는 끝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진화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노래를 통해 웃고, 울고, 기억하고, 싸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LP를 대신하고, AI가 가사를 쓰는 시대가 되었지만 음악이 세상에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본질적이다. 지금 시대의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K-팝과 보이그룹 BTS에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인문교양 #음악 #대중음악 #생각보다재미있는팝의인문학 #방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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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 이일하 교수의 아주 특별한 식물학 에세이 지식벽돌
이일하 지음 / 초봄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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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게 시간은 원처럼 순환한다. 낙엽은 썩어 흙이 되고, 그 흙은 다시 새로운 생명의 토양이 된다. 개체는 사라지지만, 종의 리듬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의 시간에는 조급함이 없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해에는 꽃이 피지 않아도, 다음 계절에 다시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책의 저자 이일하는 30여 년간 꽃을 연구해 온 과학자로, 식물의 개화 유도 연구 분야를 개척한 선구적 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에서 식물학 전공으로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부 강연을 통해 과학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은 식물의 정의(챕터1), 식물의 생장(챕터2), 식물의 진화(챕터3) 등을 통해 서른여덟 개의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느린 시간 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세계를 인시하고, 어떻게 스스로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식물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 느린 시간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우리가 그 속도에 맞추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생명의 표정이 드러난다. 잎의 기공이 열리고 닫히는 리듬, 뿌리가 방향을 바꾸는 미세한 각도, 햇빛을 따라 잎이 하루 동안 이동하는 각도의 변화-그 모든 것이 식물의 언어다. 그 느린 언어 속에서 우리는 ‘생장’이란 것이 단지 빠르게 커지는 일이 아니라, 세계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임을 배우게 된다.

식물이란 무엇인가

지구 생태계 전체 생물량의 80% 이상이 식물이다. 지구 생명계를 움직이는 '진짜 주인공'은 사실상 식물이 아닐까? 만약 외계인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방문한다면, 그들 또한 식물을 이 행성의 지배자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생명체가 식물이니까.

우리들은 생긴 모습만으로 식물과 동물을 쉽게 판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꼭 이게 아니란 걸 배우게 된다. 어린 시절, 시험에 자주 출제되던 문제들 중 하나가 '산호초는 식물인가 동물인가?'이다. 산호초의 겉모양을 보고 식물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한다. 이미 우리들의 머릿속에 생태적 원형(이데아)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2011년, 중국 윈난성의 고대 지층에서 과학자들은 독특한 화석을 하나 발견했다. 겉모습은 분명 선인장처럼 생겼는데, 절지동물의 조상으로 밝혀졌다. 식물의 본질은 단순한 형태의 반복 구조인 '줄기와 잎'의 규칙적 모듈화에 있다. 이처럼 단순한 반복의 규칙성이란 생태적 원형을 가진 생물체가 바로 식물이다.

"동물은 움직이고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다"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놀라운 생리적 기작機作을 통해 살아간다. 이산화탄소와 물, 그리고 빛 에너지만으로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내므로 움직이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빛만 있으면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굳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을 필요가 없다. 

식물은 동물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생장生長을 통해 세상에 반응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새로 빚어내며, 그 생명력으로 시간을 건너 존재를 이어가는 생명체로, 동물은 죽음의 종착점을 향해 살아가지만, 식물은 ‘죽음을 넘어 생명을 이어가는 방법을 스스로 발명한 생명체’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생불사永生不死'의 모델이 아닐까 싶다. 또 발이 없어서 도망칠 수 없으니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계속 진화된 듯하다.

꽃은 잎이 변형된 형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봄이 찾아오면 내 곁에 두고 오래토록 감상하려는 식물을 한두 가지 선택해 꽃시장에서 구입한다. 이때 꽃이 얼마나 탐스럽고 화려하며 또 향기가 좋은가를 따진다. 즉 꽃이 피지 않는 식물은 대체로 기피한다. 그런데, 꽃은 결국 잎이 변형된 것일 뿐이라는 놀라운 통찰을 제안한 에세이스트가 있다.

이 사람은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등의 문학작품으로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진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이다. 그는 문학가이자 자연철학자이면서 식물학자였다. 이 짧은 에세이 '식물의 형태학'(1790년 발표)에서 자신의 통찰을 제안했던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괴테의 통찰이 200년 만에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겉보기엔 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이 사라지고 모두 잎 조직으로 대체된 돌연변이체, 즉 '잎으로 만들어진 꽃'이 증명되었다.(사진, 삼중 돌연변이체)


우리가 보는 꽃은 대부분 완전화完全花이다.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을 모두 갖춘 형태이다. 하지만 자연엔 꽃잎이 없거나, 수술이 결여된 불완전화도 많다. 이같은 변이變異는 ABC 모델의 미묘한 변형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디풀과의 식물은 꽃잎이 없다. 반대로 튤립은 꽃받침이 없다. 꽃잎이 두 겹으로 겹쳐 있고, 그 안쪽엔 수술과 암술이 있다.

식물도 운동을 한다

앞서 움직이는지의 여부로 동물動物과 식물植物을 구별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식물은 전혀 움직이지 못할까? 아니다. 표현만 다를 뿐, 식물도 움직인다. 동물은 몸을 움직여 환경에 반응하고 식물은 생장生長을 통해 환경에 반응한다.

그렇다.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 생명체’가 아니라 자신의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반응하고 움직이는 존재임에도 다만 우리가 그 움직임을 느끼기에는, 식물의 시간이 너무나도 천천히 흐를 뿐이다. 물을 한 동안 주지 않아 축 쳐져 있던 잎이 물을 주면 몇 시간 후에 다시 잎이 일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잎을 들어 올리는 힘이 바로 '팽압膨壓' 때문이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잎이 움직이는 식물도 있다. 대표적인 식물이 바로 '미모사'와 '파리지옥'이다. 미모사는 손끝으로 툭 치기만 해도 재빨리 잎을 접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영어론 '센서티브 플랜트', 즉 '감수성이 많은 식물'이라 표기한다. 파리지옥은 파리를 포함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 식물인데, 잎 안쪽에 있는 예민한 털(감각털)을 두 차례 이상 연속 건드리면 잎이 찰칵하고 닫힌다. 이처럼 '식물은 느리다'고 말하는 것은 선입견이다.

#인문에세이 #식물학 #식물의시간은천천히흐른다 #이일하 #초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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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평생 연금을 설계할 마지막 타이밍
최윤영(황금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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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노후를 이야기할 때 국민연금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국민연금만으로 충분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수령 시점은 점점 늦어지고 있고, 기대수명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물가와 의료비 부담까지 고려하면, 공적연금 하나에만 의존하는 노후 설계는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최윤영(황금별)은 국문학을 전공하고 2002년 국내 유통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대로 60까지 회사에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직장에만 의존하는 삶의 한계를 실감, 월급이 아닌 다른 현금흐름을 만들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공부를 시작, 결국 미국 배당 투자에 관심을 두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2020년 배당 투자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2023년 회사를 떠나 배당을 기반으로 한 현금흐름과 투자 콘텐츠 활동을 통해 자유로운 경제적 삶을 이어가고 있다.


총 여덟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나는 연금 설계로 3년 만에 퇴사했다(1장), 배당도 월급처럼 오를 수 있을까?(2장), 숫자는 화려한데 왜 통장에는 남지 않을까?(3장), 35세, 1억 원으로 배당 ETF 투자 시작하기(4장), 45세, 3억 원으로 고배당 ETF 투자해서 은퇴 준비하기(5장), 평생 연금 받는 나만의 배당 ETF 만들기(6장),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성공한 투자자(7장), 수익률만큼 중요한 환율과 세금(8장) 등을 통해 국민연금 외에 또 하나의 연금을 준비하는 노후 설계를 제안하고 있다.



ETF로 만드는 평생 연금 시스템


이는 단순히 ETF 금융 상품이 아니라 연금처럼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다. 평생 연금 ETF란 시장의 성장성과 현금흐름을 동시에 활용해서 직장을 은퇴하기 전에 자신을 키우고 은퇴 후엔 현금흐름을 꺼내 쓰되 시장의 변동 속에서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여기서 '평생'이란 의미는 높은 수익률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시간을 준비하는 일.

둘째, 루틴을 준비하는 일.

셋째, 현금흐름 사용 설명서를 준비하는 일.

넷째, 위기 대응 장치를 준비하는 일.

디섯째, 알맞는 연금 형태를 준비하는 일.



배당금이 매년 오르는 ETF


물가의 인상을 고려해 매년 오르는 ETF가 있다면 은퇴 후의 재정에 걱정이 덜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 같은 일이 벌어진 ETF가 있다. 주가가 상승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판에 배당이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있다니 실로 믿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ETF가 있다. 12년 연속으로 연평균 11.5%의 배당 성장률을 기록해 온 주인공은 바로 '슈드SCHUD'이다. 일반적으로 배당형 ETF의 배당금은 매년 일정하지 않다. 어떤 해는 늘어나고, 또 어떤 해는 감소하기도 한다. 슈드는 매년 꾸준히 배당을 증가시켜 왔으니 놀랍다.


SCHUD는 2011년에 출시된 후 주가가 연평균 9.6%씩 성장해왔고, 2018년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폭락과 2022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나스닥 폭락장에도 굳건히 잘 버텨주었다. 2023년과 2024년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아무튼 출시 이후 2024년까지 12년 동안 주가는 3배 이상 성장했다. 슈드가 2012년 막 상장했을 때 1억 원(당시 환율 기준 약 9만 달러)을 투자했다면 이후 12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사진, 연도별 추이)



보는 바와 같이 2012년 주가(달러)는 약 8.73, 2024년 약 27.32로 3배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주가 상승만으로 1억 원이 3억 원으로 크게 불어난다. 배당 성장은 2012년 주당 0,27에서 2024년 약 0,9944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여전히 훌륭한 배당 성장 ETF인 것은 분명하지만, 2023년 이후 성과가 시장 평균 대비 부진했다. 그 주요 이유로 성장주 랠리에서 소외, 고금리로 투자 매력 약화, 섹터 집중 한계, 배당 성장 둔화 등을 손꼽을 수 있다. 특히, 슈드의 섹터 구성이 '배당 안전성'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성장 빅테크'라는 시대적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고高배당의 함정 & 유혹

개인 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성장’보다 ‘현금흐름’을 원한다. 즉 주가 상승을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당장의 생활비나 여윳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당’을 선호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배당주만으로는 만족할만한 현금흐름을 얻기 어려운데,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조차 배당률은 1% 남짓에 불과해 은행 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경쟁력이 없는 금융 상품에 불과하다. 바로 이런 약점을 파고든 것이 '커버드콜 ETF'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보유한 주식(예를 들어 나스닥 100지수 구성 종목들)에 대해 콜 옵션을 팔고, 그 대가로 옵션 프리미엄을 받는다. 따라서 투자자는 분배금 형태로 이를 수령하므로 높은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비록 함정이라고 해도 '연 100% 배당률'이라는 문구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투자자가 있겠는가 말이다.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대임을 고려할 때 매달 월급처럼 통장에 입금되는 배당금은 조기 은퇴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겐 매혹적으로 들리게 마련이다. 

이같은 ETF들은 대부분 ‘일드맥스’라는 이름을 달고, 테슬라, 엔비디아, 코인베이스처럼 화려한 성장주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성장주의 기대감과 고배당의 안정감을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마치 달콤한 사탕 안에 독한 술이 들어 있는 줄도 모른 채 삼키는 것과 같다.

외견상으론 연 100%를 넘나드는 배당률을 자랑하지만, 그 민낯을 들춰보면 실상은 다르다. 일드맥스 ETF가 지급하는 분배금의 상당 부분은 자본 환급 성격을 띤다. 옵션 매매와 파생상품 수익을 일부 반영하긴 하지만, 결국은 투자 원금의 일부를 다시 돌려주는 구조에 가깝다. 당장은 ‘배당금’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내 돈을 나눠 받는 셈이다.


1억 원으로 배당 ETF 투자 시작하기

아직 1억 원에 부족하므로 돈을 더 모은 다음에 ETF를 시작하겠다고 미루려는 사람에게 저자는 자산 운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임을 강조한다. 배당 투자는 내 돈이 현금흐름으로 바뀌는 과정을 몸소 체험하는 훈련이므로 1천만 원으로 먼저 경험을 쌓길 권한다.

매달 렌탈료가 5만 원이라면 연간 60만 원이 지출되는 현금흐름이 필요함을 계산할 수 있다. 배당률이 연6%인 ETF라면 1천만 원의 투자금이 있어야 함도 자연스럽게 계산된다. 이 감각인 든 사람은 1억 원도 결국 1천만 원짜리 10개면 해결됨을 이해하게 된다.


이제 종잣돈을 만드는 공식을 알아보자. 이는 월 저축 투자에 시간을 곱하고 수익률은 보너스로 얹는 구조이다. 월 120만 원을 7년간 꾸준히 모으면 원금만으로도 1억 원을 넘기게 된다. 이보다 적은 80만 원이라면 시간이 도 필요하고 월 150만 원이라면 훨씬 수월해진다.

월 투자 가능액은 어디서 만들어질까? 주거비, 차량비, 통신비, 카드 할부금, 월 구독료 등의 고정비에서 손을 보면 매달 자동으로 돈이 남는 구조로 바뀐다. 아마도 30대 직장인이라면 주거와 차량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다음은 통장 구조를 살펴보자. 월급이 들어오면 생활비 통장, 고정비 통장, 비상금 통장, 투자 통장 으로 나누고 자동이체를 설정하면 된다.

자, 정리를 해보자. 35세까지 종잣돈 1억을 만드는 사람은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고정비를 구조조정하고, 통장을 분리해 시스템을 만들며, 비상금으로 유비무환이란 성을 쌓으면 된다. 즉 이는 배당 ETF 현금흐름 엔진을 가동시키는 첫 연료이다.

평생 연금 ETF

‘평생 연금 ETF’라고 부르는 이유는 매달 얼마나 받느냐 문제가 아니다.  배당이 끊길까 걱정하지 않게 되었고 시장 변동 앞에서 행동이 단순해졌으며 “팔아야 하나?”라는 질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배당으로 원금을 회수했다는 감각은 투자자의 태도를 완전히 바꾼다. 이후의 현금흐름은 시스템의 결과가 된다. 먼저 재투자하고 충분히 버티고 구조가 완성된 후에 비로소 꺼내 쓰는 단순한 원칙을 끝까지 지킨 계좌만이 결국 연금처럼 작동된다.

축적기~ 배당금을 전액 재투자한다
회수기~ 누적 배당이 원금과 같아지는 시점
연금기~ 평생 현금흐름을 지급


나만의 평생 연금 전략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주가를 바라보며 일희일비하는 단기 투자는 늘 불안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시선을 더 멀리 두고 우량한 자산과 배당 시스템에 '시간'을 투자하면 완전 다른 스토리가 된다. 꾸준히 모아가는 미국 주식과 배당 ETF가 만들어내는 현금흐름 그리고 배당금을 재투자해 눈덩이처럼 커지는 복리의 힘은 결국 내 인생을 희극으로 남게 할 것이다.

#재테크 #배당ETF #평생연금 #연금전략 #35세평생연금을설계할마지막타이밍 #최윤영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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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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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만을 목표로 한 공부는 괴롭고 압벅이 크다. 시험이 끝나면 그 지식은 자신의 피와 살이 되기도 전에 머리에서 사라진다.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 알고 싶어서, 흥미가 있어서,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서 하는 공부만큼 강한 동기는 없다. 그런 동기는 억지로 유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시작하는 말' 중에서



책의 저자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일본 최고의 자성인으로 꼽히는 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어린 시절, 궁금한 게 많아 주변 어른에게 질문해도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현재의 다독 습관을 완성했다. 이에 어른은 스스로 의문을 갖고 탐구하는 '독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독학의 세계(1장), 책의 세계(2장), 교양의 세계(3장), 언어의 세계(4장), 질문의 세계(5장) 등으로 이어지면서 독학에 임하는 자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AI 시대에 인간은 왜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 탐구는 오직 자신으로 사는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인간은 스스로 탐구할 때만 비로소 자신이 된다. 자신이 된다는 것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독보적인 창의력을 가진 존재가 된다는 뜻이다."(7쪽)

독학의 세계

교과서가 가장 기본적인 책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학창 시절의 역사 교과서를 예로 들어보자. 수많은 사건을 문장으로 이어 붙여 놓았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제한된 지면에 가르쳐야 할 내용을 담다 보니 마치 교과서는 설명이 매우 부족한 사전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의구심이 없이 사전에 나열된 지식을 암기하는 것은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단순한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 즉 진정한 공부가 아니다. 이런 단순한 작업은 컴퓨터가 대신해 준다. 이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견해나 추론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독학의 최종 목적이다. 의문을 갖고서 질문하고 찾아 헤매지 않는 한 누구도 진실에 닿을 수 없다.

독학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집중하는 태도다

그렇다고 독학을 위해 일부러 일정 시간을 비워 둘 필요는 없다. 독학에 실제로 방해되는 것은 시간 부족이 아니라 감정의 롤러코스터와 건강하지 않은 몸이다. 분노나 울분을 품고서는 책을 제대로 읽고 이해할 수 없다. 독서는 먼저 타인의 낯선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 논리를 따라가는 과정이다. 그런 포용력이 없다면 사람은 쉽게 화를 내고, 울분을 터뜨린다.

책의 세계

읽을 책을 선택할 때 우리 대부분은 가독성可讀性이 좋은 도서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는 그렇지 않지만 과거만 해도 철학이나 과학 관련 도서는 가급적 피했다. 그런데, 독서 목적이 명확해 알고 싶은 지식을 향하고 있으면, 그간 기피했던 분야의 도서도 읽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려운 책은 어렵기 때문에 읽을 가치가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왜냐하면 어렵다고 피했던 책에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고방식과 지식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 정치와 관련된 세상사를 듣고 싶지 않은 이유도 남에게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그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다. 뭐든지 기본적 배경 지식이 부족하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게 마련이다. 이런 관련 지식들은 바로 책 속에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게 아닐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바로 이런 의미일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세상이 찾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홀로 운전하며 도로 위를 주행하거나 하늘을 날으는 상상 속의 자동차도 이런 앞선 이의 상상력이 책 속에 담겨 있었기에 현실로 나타나게 된 거다. 현재 누리는, 나아가 미래에 누리게 될 문명의 이기利器들은 책 때문에 발명되는 게 아닐까.

언어의 세계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나 모습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성격이 거친 사람은 그 말도 거칠고, 폭력적인 사람은 그 말에 폭력성이 들어있음을 우리 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의 생각은 바로 행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 언어는 타인의 사고와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세계적인 보이그룹 BTS의 노랫말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강동의 눈물까지 흘리는 외국 여성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접할 정도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모국어만큼은 완벽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실제론 200자 남짓한 글을 아무런 오류 없이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 모국어도 제대로 구사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인지도 높은 외국어 학원을 다녀봐도 해당 외국어 실력이 제대로 늘지 않는다. 

외국어는 본디 어렵다. 누군가는 현지인과 연애를 하면 된다는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기도 한다. 일상적인 가벼운 언어는 가능할테지만 해당 외국어에 능통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언어의 구사력은 바로 책 속에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모국어 표현력이 단단하지 않으면 외국어도 '수박 겉 핥기' 수준에 머물고 만다. 영유아 영어학원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된다.

오직 나만을 위한 공부를 하라

이밖에도 책은 교양의 세계, 질문의 세계에 대한 저자의 견해도 담겨 있다. 독학을 지속하면 인생이 바뀐다는 것은 지식이 늘고 이에 따라 사고방식과 관점觀點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리 되면 자연히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스스로의 삶도 변한다. 따라서 나만을 위한 공부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공부하기를 즐기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인문교양 #자기계발 #독학이라는세계 #시라토리하루히코 #클랩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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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자리를 뒤척이다 허리가 불편해서 도저히 더 누워 있지를 못하고 좀 전에 일어나 앉아 정좌를 했다. 아직 새벽 4시도 되지 않았다. 그리곤 한 마리 고양이처럼 허리를 펴는 스트레칭을 한다. 이는 허리가 늘 불편한  나만의 의식 절차이다. 젊은 시절, 몸을 막 굴린 탓에 결코 유쾌하지 않는 보상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갑자기 얼마 전에 읽었던 도서가 떠올라서 여기저기 쌓아올린 책탑 속에서 찾아 꺼냈다. 어린 시절, 소위 '2류 극장'이라는 동네 영화관에 여동생을 데리고 영화관람을 할 때면 앉은 자리에서 늘 2회 관람을 한 후 집으로 귀가했다. 내 마음을 움직였던 그 장면 그 대사를 다시 음미하고픈 욕심 때문이었다. 그 욕심을 다 채우면 영화가 아직 상영중일지라도 어두운 길을 더듬거리며 영화관 밖으로 나갔다. 지금 꺼낸 책이 바로 그런 심정이었다.


작가는 현직 교직 생활을 은퇴하고 마음 편하게 세계 여러 곳을 여행 다닌 그 추억을 책 속 내용에 담고 있다. 작가가 다닌 여행지 중엔 나 또한 가족여행을 갔던 곳도 여럿 있었기에 그 시절 추억 속으로 들어가려는 감흥이 또 일어났기 때문에 책을 펼치고 있다. 칠십대 중반을 넘긴 독거노인인지라 자꾸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 황혼이란 말 그대로 해가 저물어가는 광경이다.


코타키나발루, 이곳은 보르네오 섬 북동부에 위치한 해변이다. 인도네시아가 아닌 말레이시아 영토인데, 그야말로 황홀한 석양 장면이 압권이다. 바다와 하늘이 경계를 잃어버리고 붉게 타 하나의 몸이 된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멋진 스팟이다.



제주도가 고향인 작가는 지인의 소개로 소위 '소개팅'을 가졌는데, 이 남성은 동향同鄕으로 첫인상이 매우 좋았기에 비록 나이 차가 있었지만 객지 생활이란 공통점이 있어서 교제를 이어가며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작가의 직장(학교) 근처에 집을 얻어 신혼살림을 시작할 때 남편이 들고 온 짐은 통기타와 영어 카세트 테이프였다고 한다. 낭만이 느껴진다.


내 총각시절의 코타키나발루는 무교동인가 다동인가에 위치했던 맥주 팔던 술집이었다. 친구 또는 직장 동료들과 종종 어울렸던 곳인데, 세종로에 위치했던 직장과 비교적 가까웠고 무엇보다 키가 늘씬한 여성 접대부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던 꽤나 큰 비어홀이었다. 그 당시 난 브라질 삼바 여인을 떠올렸지만 알고보니 보르네오 섬의 휴양지였던 거다. 나중에 꼭 한번 가서 실물을 영접하리라 했던 그 황혼이 물든 해변을 결국 가보지도 못하고 책 속에서나 감상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나의 추억은 여전히 술집에 머물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빛나는 건 새 물건이 아니라 버리지 못한 마음이다"


#여행에사이 #칠십여행 #스노우폭스북스 #이여진 #코타키나발루 #황혼의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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