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허지만 그러나 나는 얼마전에 처음 알았다. 비록 늦게 알았지만 부끄럽지는 않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라고 했다. 이게 무슨 소린지 말인지 개인지 소인지 모르겠다. 일인 다치바나씨의 고양이 빌딩만큼은 안되어도 그 고양이의 발톱만큼 만한 것이라도 내 개인 서재를 이루는 것을 나름 필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는 본인이고 보면 고속도로 휴게소 건은 일종의 성과라 할 만 하다. 그렇다면 고속도로 휴게소 건이란 무엇인가. 다름 아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도서를 헐값에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당근 쓸만한 책은 별로 없다. 그래도 혹간 오다가다 괜찮은 넘 한 둘은 걸려 든다.  

 

본인 열심히 책을 사모으고 있다. 그간 독서인의 가면을 쓰고 교양인 흉내를 좀 내기도 했지만 본색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얼마전부터 도서 수집인으로 변신 완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해 이사하면서 알라딘 중고샵에 팔아먹은 수백권의 책들이 몹시 아쉽기도 하다.(수백권은 좀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한 2~3백권은 된다) 그래도 내 혈같은 책을 팔아 번 돈이 헛되이 쓰이지는 않았다. 그 덕분에 신용양호한 자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돈 없으면 공부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돈없으면 수집 못한다. 컬렉터에게 재력은 기본이다. 그 다음이 수집 대상에 대한 탐욕과 욕정(?)이다. 본인 도서 수집인으로서 한달에 10~20만원 상당을 지출하고 있다. 주머니에서는 돈이 줄줄 새고 본인 콧구멍에서는 뜨뜻한 혈이 줄줄 흐른다. 컬렉터의 숙명이려니 생각한다. 컬렉터라고 아무 책이나 무작정 사들이지는 않는다. 책을 구입하는데 무슨 성문화된 규정 같은 것은 없지만 그래도 글로는 표현키 어려운 심정상의 불문율 비슷한 것은 있다. 열린책들의 미스터 노 시리즈 50% 세일 행사는 참 감사한 이벤트다. 각설하고, 묘사 때문에 안동에 다녀오는 길에 군위휴게소에서 기중 쓸만한 넘으로 3권 건졌다. 권당 4천원. 당근 새책이다. 면면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다람쥐 도토리 모으듯 열심히 사모아 개인 도서관 하나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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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은 17회부터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25~26회 부터는 구입해서 대상수상작과 나의 문학적 자서전 부분만 읽었다. (이건 여담이지만 남의 사생활은 항상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 문학적 자서전이라는 코너는 무척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러다가 30회를 넘어가면 책을 구입해서 표지만 한번 쭉 훑어보고는 그냥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예전에는 본인 스스로 독서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듯 수집가가 되어있더라는 말이다. 조금 슬프기도하고 아니 슬프기도하고 그렇다.   

본인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 읽긴 읽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뭐 내 영혼이 물먹은 콩나물대가리처럼 무럭무럭 쑥쑥 자라거나 우리 5개월된 금지옥엽 어화둥둥 딸내미처럼 토실토실 살찌는 것을 내가 느끼지도 못했거니와 그냥 척 봐도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우리 마누라도 알고 있다. 연이나 내 책장에 책이 차곡차곡 늘어가는 것은 기꺼운 마음으로 목도하고 있느니 보는 눈과 느끼는 마음이 마냥 흐뭇하다. 말하자면 수집의 소위 치명적인 매력 아닌가 생각한다.  

금번 33회 수상작품집도 당근 구입했는데 겉표지를(수상작가들의 그 빛나는 면면들을) 한번 쭉 훑어보고 책장을 한번 후리릭 휘리릭 넘겨보다가 대상수상작품의 분량이 소량이어서 한번 읽어볼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김연수의 책은 청춘의 문장들인가 하는 산문집을 하나 읽은 게 다지만 양명한 작가란 정도는 알고 있다.  

본인의 문학적 재능이 일천한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소설을 읽고 다시 한번 좌절 비슷한 감정을 느꼇던 것인데, 이 소설이 대상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더란 말이다. 이건 이 소설이 대상에 값하지 못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비유컨대 비록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말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한테 맡겨지면 똥수레나 끌게 된다는 그런 말씀인데. 글 쓰는 재주가 없으면 글 알아보는 능력 정도는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게다가 김윤식 선생님의 심사평이란!! 우주적 상상력, 백악기적 상상력, 신생물학적 상상력이라니!! 이런!! 코끼리의 먼조상인 메머드가 백악기에 살았던가?  

독자제위의 혹자중에는 그 옛날 이인화의 이상문학상 수상을 얼토당토 않은 실로 가당찮은 처사였다고 비분강개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천리마로 똥수레를 끄는 본인같은 인사에게는 이인화의 당시 작품이나 김연수의 지금 작품이나 둘다 영광스러운 대상수상에 정당한 값을 하는지 모르기는 매일반이라는 말이다.  

예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보면 아마도 앞표지인가 뒷표지인가에 “이상의 권위와 공정성을 독자에게 묻는다”라는 문구가 자랑처럼 선명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묻기를 포기했는지 없어진 것 같아 아쉽다. 하기사 아무리 목아프게 불러보고 물어봐도 본인 같은 한심한 독자들이야 변변찮은 소리나 주께고 할것이니 그리된게 어쩌면 하나도 아쉬울게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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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엔가 EBS를 보다보니 “듄의 아이들”이라는 프로가 방송중이었는데, 전에도 드문드문 본 적이 있어 제목과 대강의 분위기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왜 갑자기 그때 책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요동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 정녕코 독서는 독서인이 짊어져야 할 운명이자 십자가일진져!!  

 

- 사실 본인은 신화나, 전설, SF, 황제와 공주, 무슨 무슨 경(卿) 혹은 기사가 나오고, 눈부신 초능력과 극적으로 실현되는 예언, 그에 따르는 비극, 수대를 걸친 얽히고 설킨 가족간의 애정과 원한...말하자면 대서사시...이런 내용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하여 본인 스타워즈 광팬이다. 광팬은 아니고 약간 팬이다 -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총18권이다. 작가가 20여년간 힘들인 노작이라하니 나름 독서인인 본인 독서인의 노작에 대한 예의로 일독이 당근지사일 것이다. 대서사시를 즐기는 본인으로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32권) 이래 간만에 만나는 대하다(큰 새우가 아님). 

 

나름 독서인이자 자칭 글하는 선비로서 기축년 한해를 한 마리 소처럼 영어공부와 한자공부에 매진용진키로 다짐한 마당에 대하까지 보태니 부담이 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재미있을까 마음이 설레인다. 오늘 1,2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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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흠모해 마지않았던 장사부께옵서 책을 내셨다고 하니 구해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사부께옵서 불혹의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셨다고 하니, 아무리 아둔한 후생이라고는 하나 스스로를 돌이켜 반성해 보는 것은 당근지사 되겠다. 연이나 지난날 경애의 념을 다소간에 품고 있었다고는 하더라도 <인문학 부활프로젝트>라는 소제목은 어째 어불성설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소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말하자면 장정일의 독서일기 6.5권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았다 한다. 책을 읽는 행위(독서)가 물론 공부이기는 하나 <독서일기>라고 하지 않고 <공부>라고 명명했을 때는 꿍쳐 놓은 뭔가가 있어야 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다. 지난 독서일기의 한편 한편을 더 늘여놓았다는 것외에 그 꿍쳐 놓은 뭐시긴가가 전혀 없는 것 같아 아쉽다. 과연 인문학이라는 학문이 어느정도이고 얼마만한 것이관데, 이 학문의 부활에 이 책 한권이 무슨 역할을 할지 궁금하고, 몇편의 독후감의 나열이 무슨 '프로젝트'란 말인지. 거창한 제목이 실로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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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07-03-04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 지나 (뭐 세월이 많이 지난 것은 아니다. 한 20여일 그냥 그렇게 흘렀다.) 위 글을 다시 읽어 보니 사부께 송구스런 심사가 없지 않다. 뭐랄까. 이십여년전(이십일이 아니다) "아담이 눈 뜰 때"나 "햄버거에 관한 명상"을 처음 읽을 때의 그런 감흥이 생기질 않는다. 하긴 그냥 그래.. 덧없이 속절없이 흐른 세월이 20여년이니 나도 늙었고 그도 늙었나 보다..그래도 애정이 쉬 사라질리야 있겠는가..
 

 

책을 뒤적여 찾아보니 내가 로마인이야기를 처음 읽은 것이 1996년이다. 무심한 세월이 진정 무심하게 흘러흘러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 기억에는 시오노 할머니가 매년 한권씩 20년에 걸쳐 로마인이야기 20권을 쓰겠다고 했던 것 같다. 어쨌든 대단히 집요하고 고집센 할머니다. 늙은이 고집은 쉬 꺽이지 않는 법이다. 나에게는 무삼하게 흘러버린 10여년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아마도 하루하루가 아깝고 의미있는 날들이었을 것이다. 아~ 지난 십여년 동안 나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1권의 소제목은 너무나도 유명한 말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다.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또 든다. 어쩌면 하루살이 조차 현재의 그 하잘 것 없는 몸뚱이를 이루기 위해 수억년 혹은 수천만년을 근근히 버텨왔을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당근당당연하게도 이 책 로마인이야기도 하루이틀사흘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시오노 할머니의 그 끈기와 그 고집과 그 열정과 그 노고에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오늘 대단원의 15권을 드디어 주문했다. 컬렉션의 이가 빠진 2권과 3권, 9권은 아마도 서울 사는 조카가 빌려 간 듯하다. 단언컨대 내가 이 책을 사지 않았을 리는 없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이 책들을 다 읽지는 못했다. 아마도 5권 율리우스 카이사르 까지 읽은 것 같다. 15권을 주문한 오늘 고민이 두가지 생겼다. “이빠진 2,3,9권을 다시 구입해야 하는가”가 그 하나이고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 읽어볼 것인가”가 그 둘이다. 아마도 고민만 하다가 고만할 것 같다. 끈기와 고집과 열정없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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