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여행
미셸 투르니에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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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은 짭짤하고 더러워지는 법입니다.
반대로 졸졸 흘러 생기가 넘치는 물은 깨끗하고 맑은 법입니다.
마찬가지로 한 곳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의 영혼은 한없이 되씹는 불평이 들끓는 단지와 같습니다.
여행자의 영혼에서는 새로운 생각들과 뜻밖의 행동들이 신선한 물처럼 솟아나옵니다.
떠나십시오! -27쪽

전설은 우리의 실체를 먹고산다. 전설은 우리가 마음으로 동조하지 않으면 진실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전설에서 우리 자신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순간부터 전설은 죽은 나무나 마른 짚에 지나지 않는다.-183쪽

소설이 주제를 가질 수는 있으나 주제를 소설에 부여하는 것은 독자이지 작가가 아니다.-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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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 이야기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 지음, 윤현주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품절


귀는 안 들리지, 가슴팍은 계속 아프지, 나는 나 자신이 너무 불쌍하게만 여겨졌다. 게다가 언니에게도 부아가 나 있었다. 하는 말이라고는 언제나 "입 좀 다물어!"이거나 "걷기나 해!"뿐인데도 어머니는 한 번도 언니의 나쁜 말버릇을 나무라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리워졌다. 아버지만 함께 있었더라면 언니가 신경질을 좀 부리다가도 나를 좀더 따뜻하게 대해 주었을 텐데. 내가 줄창 울면서 걷자 드디어 어머니까지 짜증이 난 모양이었다.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어머니가 말했다.
"넌 왜 언니처럼 좀 참을성 있고 의젓하게 행동하지 못하니?"
서운한 마음에 나는 소리를 질러댔다
"난 언니가 아니잖아요! 나처럼 다쳤으면 언니도 분명히 울었을 거야"
"난 안 그래!" 언니도 되질러 소리를 쳤다
"네가 하는 짓이라곤 징징거리거나 말썽을 일으키는 것밖에 없잖아. 차라리 네가 죽고 없었더라면 우리도 훨씬 덜 고생스러웠을 거야!"
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멍한 얼굴로 언니를 바라보았다. 내가 차라리 죽었기를 바라고 있었다니.
"코야! 그게 무슨 소리니? 앞으로 절대로 그런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 알겠니? 절대로!" 어머니가 엄한 표정으로 언니를 나무랐다.
언니는 아무 대꾸없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갔다. 빠르게, 점점 더 빠르게. 어머니가 내 손을 살며시 잡아주었다. 말이 없기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듸ㅣ에서 조금 천천히 걸어갔다.-123쪽

모여 있던 아이들이 나를 피해서 하나 둘 뿔뿔이 흩어져버렸다. 마치 내가 몹시 나쁜 전염병을 옮기기라도 할 것처럼.
'만약 쟤들도 나처럼 힘든 일을 경험했다면 남들에게 좀더 동정심을 가질 거야'
'저 아이들은 세상을 너무 모르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자 주르르 눈물이 쏟아졌다.-194쪽

미국에서 처음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을 때, 작가인 한 친구가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도 이제 작가가 되었으니 다른 작가들과 경쟁하게 되었군요"
그러자 저자인 요코 씨는 "아니, 나는 더이상 누구와도, 어떤 걸 가지고도 경쟁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대답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답니다.
"나는 어린 시절에 이미 삶과 죽음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겼습니다"-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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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14일) 손뜨개 강좌가 끝났다.

며칠 전, 얼마후면 끝나니 더 연장하겠노라고 신랑에게 말했다가 욕만 먹었다.

이제 8개월인데 아이낳을 준비는 안 하냐고....

사실, 2달 내내 준비하는 것도 아니건만,

요즘 너무 힘겨워했더니 코앞에 있는 shop에도 가기 어렵다. 그래봤자 도서관 앞인걸.... -_-'''

도서관에 가지 못하게 하는 것 보다 낫다는 맘에 좀, 생각해 보겠노라고 했다.

어떤 이들은,

막달까지 열심히 돌아다녔다는데,

난, 남들의 1/3도 움직이질 않는데 벌써부터 힘겹다.

남은 2달동안 책만 읽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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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詩  한 강





Miyo Nako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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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즈마님의 인간실격 리뷰에 필 받아 하나씩 꺼내 읽었다.

 

 

 

 

 

이젠 뭘 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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