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7
장 폴 사르트르 지음, 방곤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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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다. 세 시, 이 시간은 무엇을 하려고 해도 항상 너무 늦거나 이른 시각이다. 오후의 어정쩡한 시간. 오늘은 참을 수가 없다. 냉랭한 태양이 유리창들의 먼지를 희게 비추고 있다. 창백한, 희게 흐린 하늘.-?쪽

나는 미래를 '본다' - 미래는 거기에, 길 위에 놓여 있어, 현재보다 약간 희미할까말까 할 뿐이다. 미래가 실현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실현된다고 해서 무엇이 더 나아진단 말인가?-?쪽

사람이 살고 있는 동안은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배경이 바뀌고 인물이 들어왔다가 나가고, 그뿐이다. 결코 출발이라는 것이 없다. 나날이 아무런 운율도 이유도 없이 나날에 덮친다. 그것은 끊임없고 단조로운 덧셈이다. 가끔 사람들은 부분적인 소계를 낸다.-?쪽

산다는 것은 그와 같다. 그러나 사람이 삶을 이야기할 때에는 모든 것이 변화한다. 다만 그 변화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 증거로는, 사람은 정말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정말 이야기나 있는 것처럼. 사건은 한 방향에서 생겨나고 우리는 그것을 그 반대의 방향으로 얘기한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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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코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품절


미래는 지금, 이미 벌써 당신의 손에 있다.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여태 어디론가로 향하는 길 위에 있었다.
지금도 그렇고, 뉴욕에 왔을 때도 정말 그러했다.
어딘가로 향하는 도중인 것이다.
옛날에는 그것이 피로하고 초조했지만 이젠 괜찮다.
길 위에 있을 때만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204쪽

쿠바는 정말 좋은 나라지만 나의 목적은 아니다.
목적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래는 사라져버린다.
길 위에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즐길 때 나는 미래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죽는 것도 목적은 아니며(그것은 그냥 사고 같은 것이다)기본적인 것은 철조망 곁을 걸었던 어릴 적부터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내 마음속에 늘 자리잡고 있던 '철조망'은 사라져버렸다.
즉, 지금 나에게는 뭔가 중요한 것으로부터 결정적으로 격리되어 있다는 감각은 없다.-205쪽

나는 지금부터도 어딘가를 향하는 길 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길 위에 있는 자는 안정감이 없고 늘 불안하지만 아마도 어떻게든 되어갈 것이다.
호세가 가르쳐준 댄스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내 몸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205쪽

"그는 이렇게 말하는군. 미래는 지금, 이미 벌써 당신 손에 있다고"
"이미 벌써?"
"그래, 이미 벌써"
그렇게 고하자 정령은 기쁜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자신이 미래를 향한 길 위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미래는 지금 있는 것이 없어지고 지금 없는 것이 태어나는것임을 모르고 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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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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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노승이 말했다.
"진정한 지혜는 이 풍경 속에서 한 순간에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언제까지나 깊이 감추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꾸뻬는 문득 깊이 감추어져 있는 그것을 자신이 지금 이 순간 보고있다는 것을 깨달았다.-188쪽

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 속에 사원 앞에 서서 구름과 태양과 바람이 한 순간 산들과 어울려 노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꾸뻬는 이것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것보다 새로운 배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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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9년 11월
품절


"당신은 누구에게라도 이렇게 친절한가요?"
"누구에게라도가 아니야. 당신이니까요. 누구에게라도 친절하게 하는 것은 아니오.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하기엔 나의 인생은 너무도 제한되어 있소. 당신 한 사람에 대해 친절하게 하기에도, 내 인생은 제한되어 있소. 만약 제한되어 있지 않았다면, 나는 훨씬 더 많은 일들을 당신에게 해줄 수 있었을 거요."-?쪽

'당분간'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오. 기다리는 족에 있어서는 길이를 잴 수 없는 언어라오. 그리고 '아마도'라는 것은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언어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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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4 - 새잡이꾼 편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구판절판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에 대하여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즉, 누군가를 알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진지하게 노력을 거듭하면, 상대의 본질에 얼마만큼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우리들은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대에 관하여 그에게 정말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있는 것일까?-?쪽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인생에 익숙해지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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