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 눈뜨는 시간
라문숙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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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안에 고여 있는 시간들을 헤아려 본다
소녀로, 새댁으로, 젊은 엄마로 살던 기간을 지나 중년의 사람이 되었다.

그동안 흘려 보내버렸다고 생각했던 나의 시간들이 지금의 시제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4-)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일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심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한 것도 대처할 수 없는 당황스러움도 ,놓아둔다. (-8-)


커다란 책사을 넣어둔지 벌써 오래전이다. 펼쳐진 채 책상 위에 놓인 책은 며칠 째 페이짇가 거기서 거기다.집 안 곳곳에 읽고 있는 책들이 있지만 신기하게도 책상위에 반듯하게 놓인 책의 진도가 제일 느리다. 주부와 책상의 거리가 이렇게 멀구나 싶다.무 한 토막 잘라내듯이 하루에 몇 시간만 잘라내서 익고 쓰는데 사용하자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이 방에서 내가 제알 많이 하는 일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기'디. (-61-)


그런 날들을 하루하루 지워가고 있을 때 받은 메일이었다.정신이 번쩍 들었다.재미있는 놀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그것도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니! 여러가지를 고려해봐야 한다니, 누군가와 생각을 맞추고 애기를 나누면서 1년 넘게 놀 수 있다니,하늘에서 튼튼한 동아줄이 내려온 것 같았다. (-109-)


남편과 아이에게 집은 물건과 같다. 그들은 필요할 때마다 집을 이용한 후 마음대로 나가버릴 수도 있다.그래서 그들에게 집은 편리하고 쾌적하고 편안하면 된다.그러나 주부인 내게 집은 그런게 아니다. 나는 때로 집이 힘들어 하고 우울해 한다는 걸 안다.집은 끊임없이 호소하고 보채며 종종 토라지기도 한다. 나는 종종 집에서 벗어나기를 꿈꾸지만 며칠 떠나 있으면 집이 궁금하고 그립다.집과 내가 서로 닮아간다는 것도 안다. 끊임없이 가구를 옮기로 정리를 하는 이유도 거이에 있다.나는 여전히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싶다.그렇다.집은 곧 나다. (-130-)


버지니아 울프는 서른 세살부터 27년간 규칙적으로 일기를 썻다.1915년 1월 1일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는 그녀가 자살하기 나흘 전인 1941년 3월 28일에 끝이 난다.울프는 날자에 쓴 일기를 손수 묶고 제본해 스물 여섯권의 공책으로 남겼다.1953년에 남편 레너드 울프가 아내의 일기 가운데 문필 활동에 관련된 부분만을 추려내 단행본으로 출간한 <어느 작가의 일기>를 나는 침대 옆 작은 탁자에 두고 잠들기 전에 아무 곳이나 펼쳐서 몇 페이지씩 읽는다. (-170-)


해마다 가을이면 나는 구근을 산다. 튤립, 무스카리, 아리움,크로커스, 히아신스를 사서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묻는다.물론 수선화도 심는다.구근을 사는 건 이듬해 꽃이 만발한 봄날들을 미리 사는 ㄹ일이다. 마당에서 선명한 색으로 물든 튤립 봉오리를 처음 보고는 어쩔 줄 몰랐다.햇살이 펴지고 정오쯤 되어 꽃잎을 활짝 연 튜립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240-)


사유는 무엇익도, 생각은 무엇일까...우리는 매일 생각하면서, 생각과 사유를 구별하게 된다. 사유의 적절한 사전적 의미는 나 스스로 모르지만, 나는 그 단어의 개념을 규정하고 싶어졌다.사유란 '현재 상황과 타이밍에 적절한 답', 즉 '적절한 생각'이다. 생각에 상황과 타이밍이라는 양념을 뿌리는 것이며, '적절한'이라는 형용사가 필요하다.  어떤 생각이 적절한 상황이 아닌 경우 오답이 될 수 있고, 상황과 적절하게 딱 떨어진다면, 정답이 될 수 있다. 저자에게 책쓰는 행위는 일종의 사유였다. 책쓰는 것이 망설여졌던 저자는 소녀에서 새댁으로, 새댁에서 중년이 되면서, 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얻게 되었다. 주어진 삶과 인생에 대한 허무함, 자신을 위한 일종의 위로였다.1년동안 글쓰기 프로젝트는 책쓰기였으며, 그 순간을 놀이처럼 즐기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고, 가져야 할 것과 내려 놓아야 할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좌불안석이었던 과거의 행동들에 대해서 이제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책쓰기는 글쓰기이다.그건 치열하게 글을 쓰고, 그 안에서 책을 쓰기 위한 소재들이 된다.책쓰기를 통해서 같은 대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매일 매일 일기를 쓰고, 27년동안 쓴 일기 중에서 간추려진 이야기가 한권의 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생각들이 압축되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남겨놓은 일기가 여러권의 공책이 되었고, 그 공책은 한 권의 책이 되었다.책을 구매하는게 어려웠던 과거의 우리의 모습은 어느새 그것이 사라지게 된다.책은 넘처나지만,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되었다.참 아이러니한 현상이었고, 그걸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사유하면서, 나 자신을 위로하고, 나의 나이를 수긍하게 되고, 나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다.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걸,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하지 않는 것,그것들이 이 책 한 권 속에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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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도쿄행 - 조선 지식인들의 세계 유람기
이상 외 지음, 구선아 엮음 / 알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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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도쿄행나는 어학 공부에 밤낮 선실 문을 닫아걸고 땀을 빼었다.영어야 청년시절에 한성외국어학교에서 내셔널 5권 정도를 배웄고 그 뒤에도 영미 법대에 갈 생각을 품고 2개년 동안이나 서울 모영인 밑에서 개인교수를 받았으며 또 동경 가서도 메이지 대학에 다닐 때에 법률 외에 어학에 은근히 힘을 써서 그때만 해도 영자신문 쯤은 거리낌 없이 보아 왔었지만 그동안에 놓은지 하도 오래되어서 이제는 밥 먹으란 말도 외우지 옷할 지경이다.(-17-)



육지의 일은 중대한 사건 정도를 무선 전신으로써 간단히 알 뿐이다. 일망무제한 대해 중에서 어찌 육지 일을 자세히 알 수 있을까.육지 일은 그렇다 하려니와 며칠에 한 번씩이라도 다른 배를 만나는 것은 일동에게 대한 대단한 기쁨이며 낙조가 무엇이라 형언할 수 없이 좋다.(-70-)


대단히 넓은 곳이 회롸와 조각으로 가득 찼다.미술을 모르는 나는 지식력이 없으나 그중에 이상한 것은 남녀간 비밀히 하는 그 부분을 가장 일목요연하게 한 것이다.이것은 동양 천지에서는 또한 보기 어려운 것인 줄 안다.중세 박물관에 가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루이 14세의 사치스러운 생활 하던 유물이다. 비누합 한개라도 범연한 것이 없고 모두 보석으로 장식하여 인목을 놀래더이다. 우리가 사상적으로는 다소간 지식이 있지마는 실물을 봄에 당하여는 상상 이상이다. (-87-)


대조와 조화의 묘를 몰아 잡답한 상해 중에 제일 잡답하고 화려한 상해 중에 제일 화려한 영대마로로 달렸다.좌우에 늘어선 4,5층, 6,7층 벽돌 양관은 마치 우리로 하여금 천인 좁은 벼랑에서 갈 길을 몰라 북적거리는 듯 담담히 똑바로 뚫린 숫돌 튼 전석 길에 쉴 틈 없이 달리는 전차, 자동차 그 속에 탄 사람은 나같이 할 일 없이 구경 다니는 이가 아니고 그 빠른 자동차도 더디어 걱정하는 분주한 사람이다. (-145-)


어학이 부족하고 시간도 넉넉하지 못하니까 대학에 정과생으로 입학하기는 만무한 사정이었다.선과생의 명칭 하에서 어학의 요구가 적은 불어와 희랍어를 대학의 학과로 택하고 여어는 개인교수의 훈도 하에서 공부하게 되었다.매주간에 7시간씩만 학교에 출석하고 고용 살림을 하였다. (-209-)


내가 사는 곳은 지방이다.지방에서 서울이나 5대 광역시를 가게 되면, 높은 빌딩을 올려다 보면서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그것은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시의 모습, 익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이며, 팽창하는 도시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마주하게 된다. 시골과 도시 이야기를 서로 비교하는 이유는 구선아 씨의 책 <이상의 도쿄행>을 말하고 싶어서다.100년전 굶어 죽는게 간헐적으로 있었던 가난한 나라 조선은 ,조선을 벗어나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 중국의 상해를 바라보는 시선은 내가 서울을 보는 것과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경이로운 신문물과 함께 조선인들이 직접 보지 못했던 것을 봄으로서 느껴야 하는 현기증, 가난한 나라 조선인이 느껴야 하는 또다른 절대적인 현실이었을 것이다.그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자칭 조선의 엘리트라 생각했던 그들이 스스로의 신분적 한계를 고스란히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서구인들에 비해서 더 열심히 공부했다. 언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힘겨운 싸움이었고, 자신들이 전혀 쓰지 않는 학과 공부를 따라가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이다.어학에 익숙하지 않아서,그들이 선택한 것은 어학 목적이 아닌 공부를 위한 언어 즉 희랍어와 불어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스스로 돈을 써서 공부를 해야 했던 현실적인 한계들을 엿볼 수 있으며, 자동차가 마차와 어우려져 대로를 달리는 모습 속에서 놀라움과 설레임을 동시에 경험했을 것이다.


당나귀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동물이었다. 그 동물은 조선의 왕들이나 볼 수 있는 기이한 동물이다. 그래서 당나귀는 조선 엘리트 층에게 익숙하지 않은 동물들이다.  조선 지식인들은 당나귀를 얻기 위해서 귀한 말을 팔아서 교환하기에 이르렀다.호기심 가득한 가운데,그들은 당나귀를 직접 타봄으로서 그 신기한 체험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무선전신과 타자기와 전화기,그것을 직접 사용하면서, 왜 조선에는 그것이 없었던 걸까 씁쓸했다. 서양 과학 문물의 우수성을 스스로 느꼈기에 그 문물의 가치를 조선에 도입해야 하는 당위성을 찾아나서게 된다 .조용한 나라에 익숙한 조선인들이 분주하고, 시끄럽고, 복잡한 세계에 내몰림으로서 스스로 자신의 초라함을 느끼게 된다.더 나아가 그들은 동양에 없는 서양의 문화를 보면서 충격 아닌 충격을 느끼게 된다.선비와 양반의 도시 조선에서 남녀간의 감춰진 몸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도양ㅇ니의 정서상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미술관 앞에서 화가들이 남겨놓은 미술작품을 보면서, 조선인 엘리트는 문화의 차이와 역사적인 가치관들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것,그들 스스로 지식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조선인으로서의 의지들을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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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NONYMOUS GIRL (Hardcover)
HENDRICKS GREER / Macmillan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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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52번 피험자님, 실즈 박사의 윤리 및 도덕성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이 연구에 참여하는 순간 귀하는 비밀 유지 원칙을 지키셔야 합니다.연구나 그 내용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명백히 금지합니다. 정답이나 오답은 없습니다. 본능적으로 제일 처음 떠오르는 답을 솔직하게 써주시면 됩니다. (-25-)



첫 인상, 당신은 젊습니다.운전면허증을 보니 스물여덟이군요.진밤색 곱슬머리가 조금 헝클러져 있고,집게 손가락에 가느다란 은반지가 세 개 끼워져 있네요.(-41-)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붉은 기 도는 금발과 크림색 피부를 멍하니 바라본다.나이는 3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인다.조각칼로 깍은 듯한 이목구비는 서늘한 고상함이 흐른다.그녀의 담청색 눈동자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다.사람을 홀리는 눈이다.사진인데도 그 두 눈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 느껴진다. (-83-)


당신은 작은 아파트 건물에 사는 어느 젊은 남자로부터 포장된 물건을 받았어요.물건을 건네주는 남자를 당신은 보는 둥 마는 둥 했을 거에요.그는 과묵한 사람이에요.당신이 서명할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물건 값은 치뤄졌고.영수증은 구매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졌거든요.(-141-)


"그럼 이제 난 소리를 죽일께요,제시카"
그녀가 말한다.
잠시 후 아무것도 안 들린다.그녀의 숨소리조차도..
나는 스피커 버튼을 누른다.
레이나가 문을 열어주자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내가 실즈 박사의 연구에 참여한 다른 여자들을 상상하면서 예상했던 모습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30대 초반, 쇄골까지 내려오는 길이로 싹둑 자른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아파트에는 예술적 솜씨를 잔뜩 부려 놓았다.(-240-)


머릿속에서 온갖 질문들이 불타오른다.왜 실즈 박사가 이 사진을 가지고 있지? 나를 만나고 나서 얼마나 빨리 이 복사본을 만들었을까? 내 인스타그램은 비공개인데 어떻게 접속했지?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실즈 박사는 늘 나보다 한발 앞서 있는 듯하다.내가 여기 있는 걸 들키고 말 거라는 두려움을 떨칠 수다 없다.언제든 그녀가 집에 올수 있다. (-386-)


나와 벤,토머스까지 모두 실즈 박사를 두려워하고 있다.분명 에이프릴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실즈 박사를 당황시킬 수 있을 만한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사설탐정 리 캐리.보스 부인이 말했던 사람. 실즈박사에게 에이프릴의 파일을 요청하는 등기 우편을 보냈던 그 사람. (-468-)


"돈과 도덕성이 교차할 때 인격에 관한 흥미진진한 진실이 밝혀지기도 하지요.'
실즈 박사는 편안히 앉아 나와 돈의 관계를 판단하고 추측하기 쉬웠을 것이다. (-506-)


인간은 세상을 공공의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하였고, 개념화하였다. 통합되었던 두개의 가치가 분리된 것은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모호해짐으로서 생기는 폐단들 때문이다.현대인들의 발달된 과학기술과 의학 기술이 인간의 사적인 공간까지 침범하면서, 사람의 생존권이 걸리게 되는 문제점을 낳게 되었고, 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공개와 비공개,비밀이 생기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였다.하지만 세상이 우리가 생각한 대로 이뤄지지 않고,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비밀이 한정적인 영역 안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게 된다.서로 계약된 관계가 바로 그 비밀들에 대한 안전을 보호하게 된 거다.


이 소설 <익명의 소녀>는 바로 의료에 대해서,인간의 비밀을 보장하지 않는 임상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고 있다.연구적인 목적을 가지고 서룬 후반의 매혹적인 교수 실즈 박사는 임상실험으로 제시카를 끌여들이게 된다.자칭 피험자 52번으로 명명된 제시카의 비밀은 연구 목적 이외에는 쓰여지지 않을거라는 서로 약속된 관계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다.아름다움을 겸비하였던 실즈 박사는 정신과 의사였으며. 제시카에 대해서 인간이 윤리 및 도덕적 연구에 대해서, 인간 스스로 어떤 사건에 대한 선택과 결정에 대한 기준들이 유혹에서 헤어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있었다.그건 인간은 도덕적 가치에 대해서 돈이 엮여 있다면, 자신의 신념마져도 버릴 수 있다는 걸 실즈 박사는 제시카를 통해 검증하려고 했던 거였다.돈을 가지고 있는 자와 돈을 원하는 자 사이의 시소게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공적인 영역이 어느 순간 사적인 영역으로 바뀌고 있었다.제시카는 시간당 페이를 통해 자신의 비밀들을 돈과 교환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실즈 박사는 스물 여덟 제시카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비공개된 SNS의 내용들을 실즈박사가 알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찾아내었다.피험자 52번은 실즈 박사의 연구성과에 대한 도구였으며, 사적인 착취였다.그건 그들 스스로 새로운 답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돈을 매개체로 개인의 은밀한 공간까지 침범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제시카는 실즈 박사의 남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실즈 박사는 제시카를 통해서 연구 성과만 얻으려는 게 아니었고,또다른 것을 얻고 싶었다. 권한을 가진 자가 권한을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해서 계약적으로 암묵적인 도의를 통해 쥐를 잡기 위한 쥐덫을 놓게 된다.실즈 박사의 집착은 과거의 어떤 사건과 엮여 있으며, 제시카는 그 사건을 추적하면서, 자시이 어떤 목적으로 쓰여질 거라는 걸 감지하게 되었다.쥐가 궁지에 몰리게 되어서, 아둥 바둥 거릴 때 스스로 헤어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험자였던 제시카는 실즈 박사의 덫에서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즈 박사의 감춰진 은밀한 곳까지 파고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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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nonymous Girl (Library Binding)
그리어 헨드릭스 / Thorndike Pr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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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번 피험자님, 실즈 박사의 윤리 및 도덕성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이 연구에 참여하는 순간 귀하는 비밀 유지 원칙을 지키셔야 합니다.연구나 그 내용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명백히 금지합니다. 정답이나 오답은 없습니다. 본능적으로 제일 처음 떠오르는 답을 솔직하게 써주시면 됩니다. (-25-)


첫 인상, 당신은 젊습니다.운전면허증을 보니 스물여덟이군요.진밤색 곱슬머리가 조금 헝클러져 있고,집게 손가락에 가느다란 은반지가 세 개 끼워져 있네요.(-41-)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붉은 기 도는 금발과 크림색 피부를 멍하니 바라본다.나이는 3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인다.조각칼로 깍은 듯한 이목구비는 서늘한 고상함이 흐른다.그녀의 담청색 눈동자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다.사람을 홀리는 눈이다.사진인데도 그 두 눈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 느껴진다. (-83-)


당신은 작은 아파트 건물에 사는 어느 젊은 남자로부터 포장된 물건을 받았어요.물건을 건네주는 남자를 당신은 보는 둥 마는 둥 했을 거에요.그는 과묵한 사람이에요.당신이 서명할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물건 값은 치뤄졌고.영수증은 구매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졌거든요.(-141-)


"그럼 이제 난 소리를 죽일께요,제시카"
그녀가 말한다.
잠시 후 아무것도 안 들린다.그녀의 숨소리조차도..
나는 스피커 버튼을 누른다.
레이나가 문을 열어주자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내가 실즈 박사의 연구에 참여한 다른 여자들을 상상하면서 예상했던 모습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30대 초반, 쇄골까지 내려오는 길이로 싹둑 자른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아파트에는 예술적 솜씨를 잔뜩 부려 놓았다.(-240-)


머릿속에서 온갖 질문들이 불타오른다.왜 실즈 박사가 이 사진을 가지고 있지? 나를 만나고 나서 얼마나 빨리 이 복사본을 만들었을까? 내 인스타그램은 비공개인데 어떻게 접속했지?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실즈 박사는 늘 나보다 한발 앞서 있는 듯하다.내가 여기 있는 걸 들키고 말 거라는 두려움을 떨칠 수다 없다.언제든 그녀가 집에 올수 있다. (-386-)


나와 벤,토머스까지 모두 실즈 박사를 두려워하고 있다.분명 에이프릴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실즈 박사를 당황시킬 수 있을 만한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사설탐정 리 캐리.보스 부인이 말했던 사람. 실즈박사에게 에이프릴의 파일을 요청하는 등기 우편을 보냈던 그 사람. (-468-)


"돈과 도덕성이 교차할 때 인격에 관한 흥미진진한 진실이 밝혀지기도 하지요.'
실즈 박사는 편안히 앉아 나와 돈의 관계를 판단하고 추측하기 쉬웠을 것이다. (-506-)


인간은 세상을 공공의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하였고, 개념화하였다. 통합되었던 두개의 가치가 분리된 것은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모호해짐으로서 생기는 폐단들 때문이다.현대인들의 발달된 과학기술과 의학 기술이 인간의 사적인 공간까지 침범하면서, 사람의 생존권이 걸리게 되는 문제점을 낳게 되었고, 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공개와 비공개,비밀이 생기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였다.하지만 세상이 우리가 생각한 대로 이뤄지지 않고,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비밀이 한정적인 영역 안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게 된다.서로 계약된 관계가 바로 그 비밀들에 대한 안전을 보호하게 된 거다.


이 소설 <익명의 소녀>는 바로 의료에 대해서,인간의 비밀을 보장하지 않는 임상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고 있다.연구적인 목적을 가지고 서룬 후반의 매혹적인 교수 실즈 박사는 임상실험으로 제시카를 끌여들이게 된다.자칭 피험자 52번으로 명명된 제시카의 비밀은 연구 목적 이외에는 쓰여지지 않을거라는 서로 약속된 관계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다.아름다움을 겸비하였던 실즈 박사는 정신과 의사였으며. 제시카에 대해서 인간이 윤리 및 도덕적 연구에 대해서, 인간 스스로 어떤 사건에 대한 선택과 결정에 대한 기준들이 유혹에서 헤어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있었다.그건 인간은 도덕적 가치에 대해서 돈이 엮여 있다면, 자신의 신념마져도 버릴 수 있다는 걸 실즈 박사는 제시카를 통해 검증하려고 했던 거였다.돈을 가지고 있는 자와 돈을 원하는 자 사이의 시소게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공적인 영역이 어느 순간 사적인 영역으로 바뀌고 있었다.제시카는 시간당 페이를 통해 자신의 비밀들을 돈과 교환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실즈 박사는 스물 여덟 제시카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비공개된 SNS의 내용들을 실즈박사가 알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찾아내었다.피험자 52번은 실즈 박사의 연구성과에 대한 도구였으며, 사적인 착취였다.그건 그들 스스로 새로운 답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돈을 매개체로 개인의 은밀한 공간까지 침범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제시카는 실즈 박사의 남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실즈 박사는 제시카를 통해서 연구 성과만 얻으려는 게 아니었고,또다른 것을 얻고 싶었다. 권한을 가진 자가 권한을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해서 계약적으로 암묵적인 도의를 통해 쥐를 잡기 위한 쥐덫을 놓게 된다.실즈 박사의 집착은 과거의 어떤 사건과 엮여 있으며, 제시카는 그 사건을 추적하면서, 자시이 어떤 목적으로 쓰여질 거라는 걸 감지하게 되었다.쥐가 궁지에 몰리게 되어서, 아둥 바둥 거릴 때 스스로 헤어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험자였던 제시카는 실즈 박사의 덫에서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즈 박사의 감춰진 은밀한 곳까지 파고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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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nonymous Girl (Hardcover)
Greer Hendricks / St Martins Pr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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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번 피험자님, 실즈 박사의 윤리 및 도덕성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이 연구에 참여하는 순간 귀하는 비밀 유지 원칙을 지키셔야 합니다.연구나 그 내용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명백히 금지합니다. 정답이나 오답은 없습니다. 본능적으로 제일 처음 떠오르는 답을 솔직하게 써주시면 됩니다. (-25-)


첫 인상, 당신은 젊습니다.운전면허증을 보니 스물여덟이군요.진밤색 곱슬머리가 조금 헝클러져 있고,집게 손가락에 가느다란 은반지가 세 개 끼워져 있네요.(-41-)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붉은 기 도는 금발과 크림색 피부를 멍하니 바라본다.나이는 3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인다.조각칼로 깍은 듯한 이목구비는 서늘한 고상함이 흐른다.그녀의 담청색 눈동자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다.사람을 홀리는 눈이다.사진인데도 그 두 눈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 느껴진다. (-83-)


당신은 작은 아파트 건물에 사는 어느 젊은 남자로부터 포장된 물건을 받았어요.물건을 건네주는 남자를 당신은 보는 둥 마는 둥 했을 거에요.그는 과묵한 사람이에요.당신이 서명할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물건 값은 치뤄졌고.영수증은 구매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졌거든요.(-141-)


"그럼 이제 난 소리를 죽일께요,제시카"
그녀가 말한다.
잠시 후 아무것도 안 들린다.그녀의 숨소리조차도..
나는 스피커 버튼을 누른다.
레이나가 문을 열어주자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내가 실즈 박사의 연구에 참여한 다른 여자들을 상상하면서 예상했던 모습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30대 초반, 쇄골까지 내려오는 길이로 싹둑 자른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아파트에는 예술적 솜씨를 잔뜩 부려 놓았다.(-240-)


머릿속에서 온갖 질문들이 불타오른다.왜 실즈 박사가 이 사진을 가지고 있지? 나를 만나고 나서 얼마나 빨리 이 복사본을 만들었을까? 내 인스타그램은 비공개인데 어떻게 접속했지?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실즈 박사는 늘 나보다 한발 앞서 있는 듯하다.내가 여기 있는 걸 들키고 말 거라는 두려움을 떨칠 수다 없다.언제든 그녀가 집에 올수 있다. (-386-)


나와 벤,토머스까지 모두 실즈 박사를 두려워하고 있다.분명 에이프릴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실즈 박사를 당황시킬 수 있을 만한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사설탐정 리 캐리.보스 부인이 말했던 사람. 실즈박사에게 에이프릴의 파일을 요청하는 등기 우편을 보냈던 그 사람. (-468-)


"돈과 도덕성이 교차할 때 인격에 관한 흥미진진한 진실이 밝혀지기도 하지요.'
실즈 박사는 편안히 앉아 나와 돈의 관계를 판단하고 추측하기 쉬웠을 것이다. (-506-)


인간은 세상을 공공의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하였고, 개념화하였다. 통합되었던 두개의 가치가 분리된 것은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모호해짐으로서 생기는 폐단들 때문이다.현대인들의 발달된 과학기술과 의학 기술이 인간의 사적인 공간까지 침범하면서, 사람의 생존권이 걸리게 되는 문제점을 낳게 되었고, 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공개와 비공개,비밀이 생기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였다.하지만 세상이 우리가 생각한 대로 이뤄지지 않고,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비밀이 한정적인 영역 안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게 된다.서로 계약된 관계가 바로 그 비밀들에 대한 안전을 보호하게 된 거다.


이 소설 <익명의 소녀>는 바로 의료에 대해서,인간의 비밀을 보장하지 않는 임상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고 있다.연구적인 목적을 가지고 서룬 후반의 매혹적인 교수 실즈 박사는 임상실험으로 제시카를 끌여들이게 된다.자칭 피험자 52번으로 명명된 제시카의 비밀은 연구 목적 이외에는 쓰여지지 않을거라는 서로 약속된 관계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다.아름다움을 겸비하였던 실즈 박사는 정신과 의사였으며. 제시카에 대해서 인간이 윤리 및 도덕적 연구에 대해서, 인간 스스로 어떤 사건에 대한 선택과 결정에 대한 기준들이 유혹에서 헤어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있었다.그건 인간은 도덕적 가치에 대해서 돈이 엮여 있다면, 자신의 신념마져도 버릴 수 있다는 걸 실즈 박사는 제시카를 통해 검증하려고 했던 거였다.돈을 가지고 있는 자와 돈을 원하는 자 사이의 시소게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공적인 영역이 어느 순간 사적인 영역으로 바뀌고 있었다.제시카는 시간당 페이를 통해 자신의 비밀들을 돈과 교환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실즈 박사는 스물 여덟 제시카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비공개된 SNS의 내용들을 실즈박사가 알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찾아내었다.피험자 52번은 실즈 박사의 연구성과에 대한 도구였으며, 사적인 착취였다.그건 그들 스스로 새로운 답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돈을 매개체로 개인의 은밀한 공간까지 침범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제시카는 실즈 박사의 남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실즈 박사는 제시카를 통해서 연구 성과만 얻으려는 게 아니었고,또다른 것을 얻고 싶었다. 권한을 가진 자가 권한을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해서 계약적으로 암묵적인 도의를 통해 쥐를 잡기 위한 쥐덫을 놓게 된다.실즈 박사의 집착은 과거의 어떤 사건과 엮여 있으며, 제시카는 그 사건을 추적하면서, 자시이 어떤 목적으로 쓰여질 거라는 걸 감지하게 되었다.쥐가 궁지에 몰리게 되어서, 아둥 바둥 거릴 때 스스로 헤어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험자였던 제시카는 실즈 박사의 덫에서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즈 박사의 감춰진 은밀한 곳까지 파고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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