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복제된 학교를 탈출하시오 하늘과 땅의 방정식
도미야스 요코 지음, 김소희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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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리저리 부질없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날이 밝았다. 아레이는 졸린 눈을 비비며 세수를 하고 부엌으로 들아갔다. 어쩐 일로 아빠가 앉아 있었다. (-9-)



"너,말이야, 407과 350 중에 어느 쪽이 좋냐?"

아레이는 어리둥절하여 Q를 보았다. 좀 더 정상적인 질문은 없을까. 최소한 클래식과 재즈, 야구와 추구, 짬뽕과 자장면 중 뭐가 좋으냐는 질문이라면 이해가 간다. (-20-)



아레이와 Q는 서쪽 복도를 단숨에 빠져나와 초록색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뒤어 내려갔다. 급식실 앞을 내달려 중앙 현관으로 가면서도 아레이는 캄캄한 복도를 자구만 살폈다. 그 외눈박이 그림자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 같았다. (-65-)



아레이가 마음속으로 되뇌자 고양이는 설명을 보탰다.

"황천고치란 건 그림자계를 감싸는 하얀 안개 같은 막이야. 황천귀가 독을 뿜어서 만들었다 그러더라고."

독으로 만든 안개 같은 막. 그래서 Q가 그 속에 발을 넣자마자 괴로워했나? (-93-)



하루코가 차를 그림자 괴물들에게 던졌다. 까만 그림자가 또 흐물흐물 비틀댄다.파란색 승합차는 섬뜩한 소리를 내며 흰색 경차 옆에 나가떨어졌다. 차 두대의 번호판이 줄지어 보였다. 12496 그리고 14288 . (-191-)



도미야스 요코 가 쓴 청소년 소설 『하늘과 땅의 방정식 - Q1. 복제된 학교를 탈출하시오』는 난해하면서, 흥미로운 주제를 품고 있다.미스터리한 요소와 미신과 신화,그리고 과학적인 요소와 덕질과 덕후를 감지하였다.한국의 청소년 소설이 학교 안에서의 문제를 주로 다루었다면,일본의 청소년 소설은 서인들도 좋아할만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소설 속에서, 출판사 일을 하고 있는 아레이의 아빠와 아레이, 숫자에 매우 강한 Q, 그리고 하루코와  히카루 가 나오고 있었다.특히 미래의 언덕으로 가라는 고양이의 지시를 따르는 아레이와 Q와의 대화 속에서, 갇혀버린 미궁의 세게에서,탈출하기 위해서.Q의 힘이 필요했다.하지만, Q는 매우 독특하고,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질문을 해서,주변을 당황하게 하는 아이다.



세상에는 숫자와 숫자가 아닌 세계로 구성된다.Q가 보는 세계는 그런 식이다.그래서,다른 등장인물들은 Q가 쓰는 언어가 적응이 되지 않고,당황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Q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자신만의 독특한 4차원의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언덕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그 방정식은 온통 숫자를 생각하는 이들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아레이는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추상적인 방정식,그 방정식을 풀수 있는 유일한 존재감,Q는 어떤 아이이며, 미궁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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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애인이 생겼다 - 유비자 산문 시집
유비자 지음 / 도토리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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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을 내려놓고, 자연의 지혜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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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애인이 생겼다 - 유비자 산문 시집
유비자 지음 / 도토리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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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땐 그랬다.

집집마다 대문이 없던 시절

성북구 돈암동 437번지

함께 젖으며

우산도 없이 천방지축 나대던

검정고무신 어린 시절 친구들이

빛바랜 흑백 그림엽서가 되고 아련한 노스탤지어가 된다. (-22-)



크리스마스이브라고 모두가 즐거운 성탄절이 아니듯

그날도 앰뷸런스 도로를 무한 질주하고

응급실은 피 흘리는 환자들로 아우성이지

우리가 밤에 더 아픈 까닭은

결국 아픔은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지

열이 나는 내 이마에

따뜻한 물수건에 갖다 대어 줄 사람

돌이켜 보면 우리에게도

소통하며 따듯한 세상을 마음에 담은

사각형의 하얗고 작은 물수건이 있었지

엄마였고 아빠였고 형제자매였고

친구였고 그리고 이웃이었자, (-43-)



멍 대리며 무채색 망막에 펼쳐진

창박의 숲을 보니 싱싱한 숲 가지 마디마디가

바로 내 손에 뚝뚝 닿을 것 같다. (-77-)



무수히 많은 편린들이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무질서하게 모자이크를 이루는 광기의 세상

우리는 매일매일 짊어지는 혹독한 삶의 무게를

각자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녹이고 삼키고 있지는 않은가. (-132-)



시인 유비자는 대우그룹과 동양그룹에서 20여년간 근무하였으며, 출판사 운영 및 유도 유단자이며, 통기타를 즐기는 서에가이기도 하다. 21세기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과 무를 겸비한 시인이며, 통합적 사고를 추구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이번에 나온 시집 『내게도 애인이 생겼다』은 산문 시집이며, 시가 추구하는 형식에 구애되지 않으면서,자신의 생각과 가치관,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편리한 세상, 단절된 이웃,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문명이 화산되고,한시라도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기 힘든 우리 삶에서,아날로그적인 삶에 대해서 이해과 공감, 감사의 힘을 얻을 수 있다.



챗gpt가 있어서, 백과사전 없이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사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다. 편리한 삶 속에서,우리는 하루 하루 일회용적인 인생을 마주한다. 서로 이해하려 하지 않은 채, 정보 홍수 속에서 살아가며, 규칙적인 삶과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삶을 살아감으로서, 나와 타인의 관계가 옅어지고 있다. 채과 멀어지고,시집과 멀어지는 삶을 살아간다. 낭만과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우리 삶 속에 존재했던 친구와 이웃이 ,나에게 이로운 존재가 아닌, 감시하고, 서로 불신하는 관계로 이어지고 있음은 시인은 경계하고 있었다. 탐욕스러운 삶을 내려 놓고, 광기로 채워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걱정근심을 느낄 수 있다. 나눔을 통해서, 서로 돕고 돕는 관계로 나아갈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 과거에서,자신을 돌아보고, 현재의 삶에 충실함으로서,미래의 희망을 발견하고, 조금씩 불안한 삶에서 벗어나,자연과 벗하며, 반려동물과 교감하며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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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랑 - 우리가 무뎌진 것에 대하여
고영호.신혜령 지음 / 북스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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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만남이 평범했다고 말하는 그 어떤 커플의 이야기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난 함께 쌓아온 이야기는 특별했다. 전부 다 특별하기 때문에'특별한 것이 평범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 정도다. (-8-)



웨딩촬영은 늘 어느 정도의 긴장과 설렘이 공존한다.하지만 그날은 이상하리만큼 단호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녀의 장난기 있는 말투와 익숙한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리고 둘 사이에 느껴지는 아주 단단한 신뢰, 나는 두 사람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렌즈로 따라가며 생각했다. (-28-)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갑자기 등장한 그날의 프러포즈는 빈틈없이 계획하에 진행되는 이벤트와는 전혀 다른 울림이 있었다. 행여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까 봐, 그 예기치 못한 사고가 완벽해야 할 프러포즈의 순간을 망칠까 봐, 사전에 꼼곰히 준비한 프러포즈를 포착할 때도 감동적이었다. (-60-)



하지만 내향적인 성햐의 I, 그중에서도 대문자 I,내향의 끝에 있는 커플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표현의 폭이 작고 말수가 적은 두 사람 앞에서 괜한 농담을 던지거나 억지웃음을 유도하는 건 무의미하다. 어떤 장면을 연출하려는 모든 노력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불편한 공기가 되어 버린다. (-88-)



물을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인들 거추장스러울 것 같았다. 어떤 위로도 어설프기만 했으리라. 침묵으로 답하는 것이 때로는 가장 큰 존중이 될 때도 있다. 찰나였지만 두 사람을 찍었던 그날의 기억이 찌릿하고 아팠다. (-127-)



인간의 삶에는 매순간 만남이 있고,이별이 있다.사랑이 있고,미움도 존재한다. 우연과 필연이 교차되는 우리의 삶 속에서,다양한 기억과 기록이 현존하고 있으며, 수많은 순간 순간들이 시간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순간 순간이 점점으로 연결되어지고 있다. 사진은 그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으며,우리 삶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기록하고,기억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평범함 속에서,특별한 순간이 우리에게 존재했다.



책 『그럼에도, 사랑』은 에세이집이다. 단순한 에세이집이 아닌, 사진기자의 포토 에세이다. 사진작가로서, 두 부부가 걸어온 길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그 순간들을 글과 사진을 통해서,정리해놓았다. 웨딩 결혼에 대한 이미지, 사랑에 대해서, 결혼 전 프로포즈를 하는 그 순간에 대해서,사진 한장 한장 속에 담겨진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다.



사진작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았다. 그 상황 분위기라던지, 표정이라던지, 서로 아끼고,존중하고,배려하는 그 모습들을 사진 속에 생생하게 담아내려는 노력들, 자연스럽지 않은, 연출을 해야만 하는 사진 속에서,결코 인위적인 모습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 존재한다. 신혼 부부가 찾아오거나,오래 함께 해온 중년 부부가 찾아올 때의 분위기,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하는 그 모습들은 때로는 사진작가라는 자신의 본모습을 지우고, 관찰하고, 세심함과 디테일함으로서, 작은 것 하나, 소소한 것 하나 하나 놓치지 않았다. 본인조차도 몰랐던 것을 사진을 통해서,재현하고, 행복햇던 그 순간, 사랑했던 그 이에 대해서, 서로를 아끼고, 믿음과 신뢰가 영월하길 바라는 것, 사진작가가 사진에 평범한 그 순간을 특별한 기억으로 채우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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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 김주하 앵커가 단단한 목소리로 전하는 위로
김주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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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여자 아나운서로 손꼽히는 3인방이 있다. 백지연, 김주하, 김은혜다.이 세사람은 아나운서를 꿈꾸는 여성에게 롤모델이 되었고,백지연은 강연과 방송인으로서,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김은혜는 기자 출신이자, 국회 취재를 전담하는 기자로서, 22대 국회의원이 되었다.반면 김주하 아나운서는 1997년이래,지금까지 앵커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평범한 삶, 성공적인 삶을 살 거라고 생각했던,아나운서 중의 아나운서로 손꼽히던 김주하에게, 갑작스러운 기사가 떴다. 소위 남편과 시댁과의 갈등,가정불화로 인해, 이혼하게 된 것이다. 결혼전부터,남편은 외도를 시작하였고 아나운서로서 바쁜 시간을 보냈던 두 아들의 엄마 김주하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시댁은 자신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며느리의 개인 물품을 정리해왔다. 시댁과의 갈등은 남편의 폭행으로 이어진다, 사회인으로서, 김주하는 똑부러지느 이미지였지만, 가정에서,김주하는 그렇지 못했다. 자기 스스로 어리석은 선택을 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수렁에 빠지게 된다.무엇보다도 아나운서로서 쌓아온 커리어에 비해 김주하 몫으로 남겨진 재산은 거의 없었고,, 시댁과의 갈등과 이혼 소송에 대해서, 변호사 비용도 지인을 통해 구했다. 




MBC의 메안 아나운서로서,김주하는 재기불능 상태에 빠져들었다. MBN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2015년부터 10년간 MBN에서,다양한 뉴스를 소화했으며,역시 김주하다운 방송 스타일을 고수하였다. 그동안 인터뷰하기 힘들다 하였던 정치인들과 인터뷰를 해왔고, 아프면 안된다는 아나운서의 길에 위기가 많았다. 실수로 인해, 한쪽 다리를 다치게 되었음에도, 방송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던 김주하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멈춰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내려오다가, 한쪽 다리마저 다치게 된다.



책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에느 김주하의 아픔이 녹여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 대해서, 주홍글씨를 쓰고,낙인을 찍는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였음에도, 자기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이 김주하에게 흑역사로 남아있다. 완벽한 삶, 이상적인 아나운서로서의 롤모델, 독부러지고, 때로는 당차고,씩씩해 보였던 김주하마저도, 살아오면서, 수많은 아픔과 고통과 슬픔, 세상의 편견과 싸워왔음을 읽을 수 잇다.그리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여성에게 불공평한 사회인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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