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인 Lean In - 200만이 열광한 TED강연! 페이스북 성공 아이콘의 특별한 조언
셰릴 샌드버그 지음, 안기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워킹맘이라면 읽어야 할 필독서!

 

   "중국과 인도, 인터넷은 잊어라. 경제 발전은 여성이 이끈다.(Forget China, India and the Internet – economic growth is driven by women)”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여성이 소비 세력의 중심이자 사회 권력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경영의 창시자 톰 피터스(Tom Peters)역시 ‘오늘날은 우머노믹스(womenomics) 시대이고, 미래는 여성의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건강, 엔터테인먼트, 패션 등 유연한 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진 데에는 소비력을 갖춘 젊은 여성층이 핵심 소비집단인 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기업은 여성임원을 늘려 기업경영전략 수립에 여성의 풍부한 감성과 섬세함을 반영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 내 여성임원 수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국내 기업당 여성CEO, 임원수는 평균 2.2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2013년 1월 현재 10대그룹 인사에서 여성 임원 선임이 늘었지만 대기업 93개 상장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1.5% 밖에 되지 않고, 특히 여성 직원 비율이 50%를 넘는 롯데의 경우 여성 임원은 3명에 불과하다 하니 국내 대기업들의 ‘유리천장’은 시대를 거스르는 것 같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책 <린 인(Lean In)>은 이런 현실에 대한 대답으로 주목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13년 4월, 미국에서 출간되어 엄청난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단숨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한마디로 요즘 뜨는 잇 북(it book)이다.

   이 책의 인기는 저자가 한 몫을 한다.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구글과 페이스북 초창기 임원으로 합류, 광고 수익모델을 만들어 연매출 수직상승의 신화를 이뤄낸 실리콘밸리의 성공 아이콘이다. 현재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3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미래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 평가했다. 한편 그녀의 연봉은 3,096만 달러(약 350억 원)로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보다 높은 액수다.

 

 

 

 

 

   저자가 사회초년생이었던 시절, 직장 동료의 절반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여성 동료는 점차 사라져 갔고, 결국 임원들이 참여하는 회의 자리에서 여성이라고는 자신 혼자뿐이었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성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녀는 궁금해졌다. 이 질문은 한편으로 ‘사회와 조직은 왜 인재의 절반을 놓칠까?’를 의미하기도 했다. 저자는 2010년 우연히 참여하게 된 TED 강연에서 ‘왜 여성 리더는 소수인가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라는 제목으로 누구도 쉽게 언급하지 못했던 이 문제를 과감히 공론화했고, 강연 동영상은 조회수 200만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의 원제는 ‘기회에 달려들어라; 여성, 일, 그리고 주도하려는 의지’(Lean In; Women, Work and the Will to Lead)로 저자는 여성 스스로를 바꾸고 나아가 세상도 바꾸자고 제안한다. 핵심은 셰릴 샌드버그가 고위층의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한 세 가지를 조언인데,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책상에 앉아라. 직장 초년생을 상대로 한 2년간의 연구에 의하면 57%의 남성은 자신의 첫연봉 협상을 했다. 하지만 여성은 7%에 불과했다. 그리고 남성은 업무성과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만, 반대로 여성은 외부적 요인에 근거한다고 여긴다. 여성들이 자신의 성공을 부정하거나 하찮게 여긴다면 결코 고위층이 될 수 없다.

   물론 남성에게 성공의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하는 사회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 2003년 컬럼비아대학 프랭크 플린 교수와 뉴욕대학 캐머런 앤더슨 교수는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자들은 하이디라는 벤처투자가의 성공 사례와 동일한 사례에 이름만 ‘하워드’로 바꾼 자료를 각각 대학생들에게 읽게 하고, 이들이 받은 인상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여학생들마저도 “하워드를 인간적으로 좀 더 매력적인 동료로 보는 반면 하이디는 이기적이고, 고용하거나 그 밑에서 일하고 싶은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제부터 여성 스스로가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 믿고, 회의석상에서 주변인이 되어 구석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주인공으로서 탁자에 앉을 수 있다’고 다짐해야 한다.

 

   둘째 배우자를 진정한 동반자로 만들어라. 남편과 아내가 모두 정규직이고 아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아내가 남편의 두 배 만큼 집안일을 더 많이 하고, 남편의 세 배 만큼 아기 돌본다. 이것이 아내가 집에 있을 때 진이 빠지는 이유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편과 아내가 집안일을 평등하게 하는 가정일수록 이혼율은 절반이고, 부부의 성생활도 활발했다. 승진을 거듭하고 고위층이 되고 싶다면 남편에게 집안일에 있어 동등한 참여를 요구하라.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아내들은 남편보다 육아와 가사에 몇 배나 더 시간과 공을 들이면서도 ‘나쁜 어머니, 나쁜 아내, 나쁜 딸’이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동시에 직장에서는 업무에 덜 집중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과잉 보상’을 하느라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 이것이 수많은 워킹맘의 현실이다. 사회는 어머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치켜세우지만, 육아를 이유로 휴직한 엄마들의 풀타임 직장의 재취업률은 불과 40%에 불과하고, 1년만 쉬어도 평균 연봉은 20% 감소한다. 가정의 절반을 남성이 움직인다면, 자연스럽게 조직의 절반을 여성이 움직이는 바람직한 세상이 될 것이다.

 

   셋째 그만 둬야 하기 전에는 그만 두지 말라. 저자는 여성들이 진짜로 일을 그만두기 전에 미리 마음속으로 그만둔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여성이 결혼, 육아 등 먼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며 일찍이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책임이 무거운 직급을 피한다고 지적했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를 갖기도 전에, 미리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책임이 무거운 직급을 피한다. 그러다 보면, 동료들은 발전하고 승진하는데 자신은 뒤처지게 되어, 업무에 대한 흥미도 점점 떨어지고 결국 직장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출산은 고사하고 임신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제 임신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일이다. 아기가 태어날 때가 되면, 그동안 허송세월해온 여성은 과거에 지레 주춤하고 뒤로 물러서지 않았더라면 차지했을 직위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편견은 둘째치고라도 실적과 책임 그리고 기회, 급여 면에서 남성들과 대등했던 직장여성들이 주춤하기 시작하는 때는 ‘엄마가 될 때’이다. 하지만 저자는 휴식이 필요하거나 출산을 했을 때 일을 줄이면 되지 그 전에, 자녀를 낳기 몇 달 전이나 몇 년 전은 주춤하고 뒤로 물러서는 시기가 아니라 기회를 붙잡기 위해 달려들어야 할(Lean in)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런 사회 속에서 교육받은 탓에 제 실력을 숨기고 내면화하고 사는 여성들에게 “너무 계획하지 말고, 지레 겁먹고 주저하지 말고, 남자들처럼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약간은 허세도 부리며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아라.”고 주문하는 어쩌면 당연한 저자의 주장은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특히 한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인 필자에게는 남편이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바란다면 아내를 돕는 차원에서 호의를 베풀듯 집안일을 할 것이 아니라, 자기 몫을 나눠야 한다는 점은 뜨끔한 충고였다. 아울러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동료, 이렇게 1인 3역을 하는 직장 여성들의 육체적 심리적 고충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내에게 진심으로 미안했다. 책을 덮자마자 필자는 ‘아내를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분담해야 할 집안일을 찾아 나눴다.

 

   이 책은 여성이 사회 또는 조직에서 맞닥뜨리는 장애물과 편견의 원인은 무엇인지 자신과 주변의 경험을 담은 자기계발적 성격이 강한 자서전이다. 다양한 통계 자료, 과학적 연구 등을 근거로 고민 했다는 점, 그리고 전 세계 수십여 국가에서 번역 발간될 때 각국 출판사의 협조를 얻어 해당 국가의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현지화를 시도해 독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극대화해서 외서가 갖는 한계를 극복했다고 칭찬하고 싶다(물론 한국어 번역판에서도 한국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 가사 및 육아와 관련된 통계, 육아 지원 제도 등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현실에 맞게 접근하고 있다). 그 중에서 ‘어머니 벌점’이라는 사회현상에 대한 언급은 인상적이다. ‘자녀가 없는 여성은 자녀가 없는 남성보다 평균 연봉이 13% 적은 데 비해 풀타임으로 일하는 어머니의 평균 연봉은 같은 조건의 남성보다 46% 적어서 혼인율 저하와 심각한 저출산의 주된 원인이 된다‘는 ’어머니 벌점‘은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만약 풀린다면 여러 사회문제도 함께 풀어낼 수 있는 실타래가 될 수 있어서다.

 

 

 

 

 

 

   요즘 미국에서는 이제 ’금고는 여성이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경과학자로 변신한 월스트리트의 베테랑 트레이더이자 신경과학자인 존 코츠도 자신의 책 <리스크 판단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탐욕’이니 ‘이성적 분석오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는 ‘흥분’을 야기하는 화학물질, 테스토스테론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일이 잘 풀릴 때에는 활기에 넘쳐 비이성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동물로 변하고, 손실을 입어 겁먹을 때에는 과도하게 불안해하며 움츠러드는 동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야성, 즉 테스테스테론이 적은 사람, 여성에게 금고를 맡기라고 말한다. 여성은 태생적으로 남성의 10~20% 정도만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 역시 세계은행에서 연구조교로, 맥킨지 앤 컴퍼니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했으며, 미국 재무부 수석보좌관을 거쳐 지금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약 중인 재무통이란 점은 의미심장하다. 자신의 삶과 경험에 대해 솔직한 고백과 함께 서술한 조금은 특별한 자기계발서인 이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기업의 재무 분야를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맡고 있는가에 따라 기업 투명도를 판단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어쩌면 여성보다 남성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리뷰를 금융전문저널 '월간 금융'(7월호)에 소개된 북리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이커스 -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
크리스 앤더슨 지음, 윤태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조경제의 시대, 새 정부가 주목해야 할 세 권의 책

 

   21세기 들어 참여, 공유, 개방을 기본 개념으로 하는 웹Web 2.0 시대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기술의 발달을 매개로 한 시대의 변화는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도 예외 없는데, 새정부의 핵심국정 방향인 창조경제로 대변된다. "제조업 등 기존 산업과 IT·과학기술이 융합돼 일자리 창출과 성장으로 연결되는 경제"로 설명되는 창조경제는 세계적인 추세나 시대적 요구에 나름 시의적절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이에 청년구직난과 창업활성화 측면에서 창조경제를 이끌 새 정부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공유경제’다. 온라인 기업 사업가 리사 갠스키는<메시 The Mesh>(21세기북스)에서 사업 기회가 판매와 소유가 아닌 공유 플랫폼에서도 가능하다며 ‘빌려주는 사업’, 메시 비즈니스가 미래 비즈니스의 거대한 기회라고 말했다. 신개념의 카쉐어 회사인 집카Zip Car, 웹과 우편을 이용한 대여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DVD 대여업체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린 넷플릭스Netflix 등이 대표적인 공유기업이라 할 수 있는데, 메시 비즈니스는 이전에는 없던 소셜 미디어, 인터넷, 무선 네트워크, 스마트폰의 확산이라는 인프라 바탕으로 사람, 기업, 조직, 제품 등 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가능해진 사업 모델이다. 이러한 메시 비즈니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번창하는 기업을 만드는 플랫폼이 될 뿐만 아니라 일종의 재활용이어서 지구 환경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어서 사회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효과를 얻는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면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기업의 환경과 사회에 대한 활동은 고객들의 신뢰와 구매 결정에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메시 비즈니스의 미래는 밝다.

 

   두 번째는 ‘마이크로 비즈니스’다. 한편 가치혁신가이자 사업가인 크리스 길아보는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명진출판)에서 기존의 직업 개념에 구애받지 않고 작은 돈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이크로 비즈니스’를 제시했다. 마이크로 비즈니스는 기존의 ‘창업’과는 다른 것으로 적은 돈(단돈 100달러)으로 창업하지만 인터넷과 통신 수단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규모로 이루어지는 혁신적인 사업 형태다. 자신이 열정적으로 흥미를 갖는 활동이나 취미와 연관된 사업이므로 특별한 전문지식이 필요 없고, 100달러 이하의 소액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점 등을 특징으로 한 마이크로 비즈니스 역시 전통적인 창업 개념에 인터넷과 통신수단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세기의 창업방식이자 대한민국 N세대에 어울린다.

 

 

   창조경제가 주목해야 할 세 번째 키워드는 메이커maker 운동’이다. 베스트셀러 ‘롱테일 경제학’과 ‘프리코노믹스(공짜경제학)’의 저자이자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IT 잡지 "와이어드"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오픈하드웨어 분야의 독보적 트렌드 세터로서 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해온 저자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이번에 메이커 운동에 주목했다. 책 <메이커스makers>(RHK)는 인터넷의 보급 이후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의 전조와 향후 10년간 일어날 기술혁명의 미래를 말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를 예측했는데, 저자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개인의 맞춤형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누구나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된 메이커 운동이 향후 경제를 바꿔놓을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의 전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메이커 운동은 지역적으로 발명하고, 지구적으로 생산하여 개인 취향에 따라 규정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신세대 제조자들은 대량생산업체들이 선보이는 대중 취향의 획일적 기성품 대신에 대중과 다른 관심사, 열정, 필요를 가진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상품을 만들 것이다. (109쪽)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더 좁은 틈새시장에 집중해 더 많은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차별적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상품을 수천 개씩 생산하는 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생산자의 혁신이 모여 산업경제를 재창조할 것이다.(327쪽)“

 

   메이커, 즉 뭔가를 만드는 사람은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함께 한 직업군이다. 하지만 이번 세대의 메이커는 기술에 정통하고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갖췄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다르다. 디지털 도구들로는 3D 프린터를 비롯하여 사물 인터넷, CNC 머신, 레이저 커터, 3D 스캐너 등이 있는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다양한 신기술은 3D 프린팅 기술이다. 지난 5월,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라는 업체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실제로 격발이 가능한 리버레이터(Liberator)란 권총을 만들고 그 설계도를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네덜란드 건축가들이 2014년까지 5미터짜리 대형 3D 프린터로 뫼비우스의 띠 모양을 할 2층짜리 프린터 건물을 찍어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저자는 본문에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일반인에게는 낯설기만 한 3D 프린팅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일상에서 부분적으로 상용화되고 있고 비즈니스로도 성공하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단백질을 소재로 하면 인공장기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현재 불고 있는 메이커 운동은 한마디로 ‘제품 제작 및 유통의 디지털화’라고 할 수 있는데, 특징은 크게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제품의 대량 생산에서 개인의 맞춤형 소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두 번째는 오픈소스를 통한 제품의 질이 향상되었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과 제품 디자인을 공유하고 공동작업해 제품의 질을 향상시켰다. 셋째는 기업에게만 개방되던 공장을 마우스 클릭 한 번과 신용카드 결제만으로 개인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공장부지 마련을 위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네 번째는 제품 제작 및 유통과정이 민주화 되었다. 거대자본이 없어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투자를 받고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제작·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 제작 및 유통의 민주화를 촉진시켰다. 마지막으로 발명가가 곧 기업가인 시대가 되었다. 발명가가 단지 제품의 로열티만 받고 끝나던 과거와 달리 기업가가 되어 제품을 직접 만들고 수익으로 연결시키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현재 미국의 오바마 정부를 비롯해 각국에서 추진 중인 제조업 부활정책의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2012년 초, 메이커 운동의 잠재력을 인식한 오바마 행정부는 향후 4년간 미국 학교 1,000곳에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터 같은 디지털 제작도구를 갖춘 메이커스페이스를 만드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점은 요즘 한국사회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특히 본문에는 개인이 제품을 생산, 유통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1인 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 등이 대기업을 위협하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 사례들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 실업으로 고민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600만 생계형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들 역시 ‘디지털 도구를 이용한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를 대비해야 할 때임을 짐작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나는 제자리인가 - 1년 후가 불안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7가지 성공기술
헤더 서머스 & 앤 왓슨 지음, 신승미 옮김 / 마일스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행운을 내 것으로 만드는 7가지 기술!

 

 

우리가 드라마에 심취하는 이유는 드라마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지극히 평범했던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같을 내 현실과는 너무나 달라서다. 수많은 난관과 위험을 넘어 결국엔 사랑에 성공하고, 비즈니스에 성공하는 주인공을 매주 같은 시간 즐겁고 재미있게 지켜보지만 다음 주 예고편 장면을 볼 때 마다 드는 생각은 ‘내 인생에도 저런 성공이 찾아올까?’ 라는 씁쓸한 의문뿐이다. 사람들은 매년 새해엔 잔뜩 계획만 하고 연말이면 후회 가득한 반성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왜 나는 늘 제자리인가?”

 

기업의 임원과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는 헤더 서머스와 경영진 헤드헌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앤 왓슨은 오랜 기간 성공의 반열에 오른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책 <왜 나는 제자리인가>는 저자들이 연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일상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다.

 

 

 

 

저자들은 성공한 사람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능력 7 가지는 상황을 유리하게 주도하는 통제력, 끝까지 해내고 마는 인내력,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위험 감수 능력, 순간의 기회를 포착하는 감지 능력, 평생 시들지 않는 활동 에너지 사회성,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인지력, 스스로를 명확히 판단할 줄 아는 자기 인식 능력 등이며 이들은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한 낚시꾼이 물고기가 매달린 낚싯대를 들고 있다면, 낚시꾼은 물고기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사람이다(통제력).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낚시줄에 코가 걸린 물고기 신세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영국의 생활명품가전 중 하나인 다이슨Dyson의 진공청소기는 발명가이자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이 5,126번의 실패 끝에 완성한 걸작이다(인내력). 세계적인 햄버거 업체 맥도널드의 창업자인 레이 크록이 실제 창업자인 맥도널드 형제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주고 인수했을 때 사람들은 그를 보고 ‘미쳤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레이 크록의 판단은 주효했다. 그는 이미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 세계로부터 매 초마다 수천 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위험감수능력).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직감과 같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감지능력). 애플의 창업자이자 누구보다 촉觸이 발달한 CEO 스티브 잡스는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무엇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동물적 감각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일생을 바쳐 노력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세상이 좁다하고 돌아다니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그만큼 성공의 기회를 접하고 행운도 만난다(사회성). 물이 절반쯤 담긴 잔을 본다면 당신은 뭐라 말한텐가? “오, 절반이나 남았네?”라고 기뻐한다면 당신은 행운을 만날 확률이 크다(인지력).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세상은 내가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내 스스로를 먼저 제대로 알아야 한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삶과 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온전히 볼 수 있게 된다(자기인식능력).

 

성공을 위해 위의 7가지 마음가짐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미리 질려 할 것 없다. 책을 읽어 본다면 이중 서너 개는 당신이 이미 갖고 있는 능력임을 알게 될 것이다(책을 읽기 전에 앞장에 삽입된 ‘성공의 행운 지수 측정 설문지’를 통해 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나머지는 각 장의 후반부에 있는 ‘트레이닝’과 ‘외부한계 극복하기’의 친절한 조언과 스킬 중 나에게 어울리는 방법을 선택해서 적용하고 익히면 된다.

 

본문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사람들이 ‘위험’을 대하는 자세였다. 죽음, 재난, 질병, 정리해고 사기, 빚, 파산, 심지어 이혼에 이르기까지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예기치 않은 상황은 누구나 예외 없고 피할 수도 없다. 저자들은 이러한 위험을 만날 때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다르다고 말한다.

 

위험을 만날 때 부정적인 면이 먼저 떠오르고 두려움이 가득하다면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지수가 낮다. 반면 자신의 능력으로 일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하고 어려운 결정을 할 때 느끼는 들뜨고 설레는 기분이 좋다면 이런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지수가 높은 편이고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위험은 상대적이다. 고작 한 주 밀린 신문대금을 빚으로 생각하며 위험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본금보다 훨씬 많은 빚을 지고도 두 다리 뻗고 잠 잘 자는 사업가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위험의 상황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내 안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되고, 위험을 극복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공을 만든다는 것이다.

 

월터 크라이슬러는 “당신이 지금껏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회가 앞문을 두드릴 때 뒤뜰에 나가 네잎 클로버를 찾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당신이 지금껏 제자리였던 건 아직 기회가 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눈앞에 놓인 기회를 알아보지 못하고 흘려보냈기 때문인지 모른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 했다. 책 속에 담긴 평범했던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 7가지 마음가짐을 조금씩 배우고 실천해 간다면 먼발치에 떨어져 있는 ‘옛날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을 이기는 법 - 승부사 알바트로스의
성필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총성 없는 전쟁터, 주식시장의 야전교범

 

 

돈 벌기도 어렵지만 돈 키우기는 어려워졌다. 더더욱 5년 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부자 되기 정말 쉬운 나라였다. 무조건 아파트를 사기만 하면 됐으니까. 굳이 큰돈도 필요 없다. 레버리지, 지렛대 효과가 있잖은가. 대출만 받을 수 있는 자격이면 이렁저렁 80%까지 남의 돈으로 살 수 있으니까 말 그대로 종잣돈 정도만 있으면 부자가 될 준비는 끝난 셈이었다. 부동산 지식이 별로 없어도 괜찮다. 30여 년 동안 ‘부동산 불패신화‘가 보증해 줬으니까.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막차 탄 부동산 투자자들은 부자가 되기는커녕 ‘하우스푸어’로 전락해 버렸다. 새 정부가 들어서 매월 초 ‘부동산부양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언발에 오줌눗기‘격일 뿐 시장은 미동조차 없다. 뉴스와 언론은 연일 ’부동산 시장이 꿈틀댄다‘고 떠들어대지만, 정부의 압력과 광고주의 요청에 의해 떠드는 헛소리라는 걸 투자자들은 이미 다 안다. ’부동산‘은 이제 투자대상으로 한물간 포트폴리오 임에 틀림없다.

 

그럼 예적금은 어떨까? 지난 5월 9일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단행, 대한민국은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은행의 최고금리는 3.5퍼센트였다. 실제금리는 인플레 2.5퍼센트와 이자소득세 0,41퍼센트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 금리는 0.59퍼센트로 명목금리보다 훨씬 적지만 지금처럼 마이너스(-) 금리는 아니다. 이제부터 은행에 저축해서 부자가 되겠다고 하면 바보소리를 들어야 한다. 부동산도 예적금도 아니라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남은 것은 하나, 바로 주식이다.

 

월가의 전설로 알려진 피터 린치는 자신의 책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에서 투자포트폴리오를 저축예금, 골동품 등 수집품, 부동산, 채권, 주식으로 나누고 각각의 장단점을 살핀 후 그 중에서 주식이 가장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큰 장점은 인플레이션만큼 주식시장은 우상향한다는 점이다. 즉 물가상승분 만큼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상승하므로 주식시장은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인에게 있어 주식투자는 결코 만만치 않다. 열에 아홉은 주식투자에서 손해를 봤다고 입을 모은다. 쉬운 주식투자에 속하는 펀드투자 역시 재미를 본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다. 왜 그럴까? 투자 지식이 짧아서일까? 만약 그렇다면 수많은 주식 전문가와 투자 고수들은 이미 갑부가 되었어야 할 것이다. <돈을 이기는 법>의 저자이자 알바트로스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성필규는 그럴 듯한 투자지식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원칙이 없어서’ 망한다고 말한다.

 

 

 

 

<돈을 이기는 법>은 여느 책과 다르다. 저자 성필규는 현란한 그래프와 숫자로 가득한 투자지식과 성공스토리 대신 자신의 부끄러운 투자 역사 전부를 고백하듯 기록했다. 투자자라면 절대로 꺼리는 내용, 그래서 스토리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그의 고백을 쫓다보면 천하의 알바트로스는 백전백승의 천재가 아니라 거듭된 실패 후에도 한 번 더 일어선 개인투자자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시장에서 내가 겪을 수 있는 상황임을 깨닫게 된다.

 

“몇 년간 다람쥐가 도토리 모으듯 쌓아왔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그날 나는 정말이지 목 놓아 울었다. 울다가 토하고, 또 울다가 토하고, 그러다 다음날 뜨는 해를 보았다. 태양은 다시 뜬다지만 나의 재기는 까마득해 보였다. 아니 불가능 그 자체였다.

이튿날부터 나는 넋 나간 사람이 되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누군가에게라도 나의 한탄 섞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할 사람이 없었다. 가족에게는 철저히 알리고 싶지 않았거니와 몇 백만 원의 월급을 벌고자 땀 흘려 일하는 친구들에게도 차마 말할 수 없는 사연이었다. 그 친구들에게는 이미 달나라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129쪽

 

이른바 대박을 꿈꾸다 실패한 사람이라면 이 마음을 안다. 나 역시 삼십대 중반 큰돈은 아니지만 알토란같은 전 재산을 친구 말에 넘어가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다가 부도가 난 적이 있다. 그 때는 ‘웃는다고 웃는 게 아니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다. 이후 나는 목돈이 들어가는 투자 제안을 만나면 ‘트라우마’에 소스라쳤고, 알바트로스는 또 다시 도전했다. 범인凡人과 승부사의 차이는 바로 이 차이다.

 

승부사가 되는 것 역시 결코 쉽지 않았다. 채 마흔도 되기 전 ‘과로와 극도로 긴박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결국 몸이 견뎌내지 못한다. 노인처럼 새하얘진 머리와 수염, 불어난 체중, 목과 허리의 극심한 통증’(179쪽)이라는 직업병과 맞바꿔야 하는, 나 같은 ‘새가슴’은 결코 오르지 못할 산이었다. 책에서 놓쳐서는 안 될 백미는 제2부 ‘나를 지켜낸 승부의 원칙’에 소개된 ‘알바트로스의 투자 철칙(원칙)‘이다.

 

 

 

“먼저 자신이 어떤 투자자인지를 알고 자신만의 길을 정하라는 것이 첫째이고, 게임의 법칙을 파악하며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이겨놓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 둘째이며, 자금 관리를 생명선으로 여기라는 것이 셋째, 겸손하게 꾸준히 노력하라는 것이 넷째, 마지막으로 투자 심리를 이해하라는 것이다.” 이것마저도 너무 길어서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고 하면, “투자는 마음 게임mental game이다.” 235

 

이 중에서 퉁을 놓고 싶은 대목은 ‘이겨놓고 싸워라’ 였다. 흔히들 ‘주식투자는 도박과 같다’고 말한다. 내일의 종합주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주식투자는 도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주식투자는 수익과 손해가 어디에서 어떠한 연유로 비롯되는지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발생하는 수익이 복잡할지언정 인과관계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도박과 같이 향후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종목선정과 투자결정에 있어 그런 상황이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짐작하고, 사회적, 경제적, 통계적, 심리적 요인들에 대한 다양한 분석툴로 핵심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저자는 바로 그 핵심에 근접할 수 있다면, 이겨놓고 싸우는게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경험이 적고, 핵심에 근접하기 어려운 나를 비롯한 절대 다수의 개미 투자자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한편 주식시장의 철학자 앙드레 코스톨라니 투자라는 ‘항해를 순조롭게 하려면 돈과 인내, 그리고 철사처럼 강인한 신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심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저자는 투자심리의 요체는 단 두 가지, 대중심리를 파악하고 경계하는 것과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제어해내는 ‘손절매’라고 강조했다.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어려운 결정, 막상 손실을 확정짓고 포지션을 청산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 판단력이 흐려질 뿐만 아니라 미련이 남는다. 조금 더, 조금만 더 하고 시간을 끌다가 가벼운 생채기로 끝날 일이 치명상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먼저 이기는 방법을 알고 뛰어든 후 절대로 후퇴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하기가 어디 쉬운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저자가 현물 주식시장에서 파생시장 쪽으로 무대를 옮겨온 가장 큰 이유가 더 큰 수익을 원해서가 아닌 공정한 경쟁을 원해서라는 점이다. 결국 현명한 선택은 직접 주식시장에 뛰어들기보다 알바트로스에게 돈을 맡겨야 한다는 허무한 결론에 이른다. 물론 이 역시 알바트로스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맡길 만큼 충분한 돈이 있는 사람들의 고민이겠지만.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34호)에 기고된 리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부자 - 젊어서 돈 모으는 즐거움을 터득하라
박종기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지금은 부를 늘리기에 앞서 지출을 관리해야 할 때

 

 

해마다 꾸준히 잘 팔리는 책 분야는 ‘재테크 관련서’, 그중에서 ‘부자’를 제목으로 한 책은 언제나 베스트셀러다. 그만큼 부자가 되고 싶은 독자가 많다는 뜻이고,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 보면 작년에 부자 관련서를 읽었는데도, 올해 여전히 부자가 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관련서는 ‘재테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만하다. 매년 바뀌는 국내경제상황에 맞게 부자되는 법, 돈 모으는 법도 바뀌기 때문이다. 잘 찾아보면 신문이나 뉴스에서 만날 수 없는 알찬 정보를 만날 수 있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젊은부자>는 결혼을 앞두고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허 대리가 직장 상사 고 부장을 만나 새롭게 재테크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소설의 형식으로 담아 재테크의 올바른 순서와 추가 소득을 올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부동산, 경매, 주식 등으로 부자가 된 고소득자나 자산가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고정으로 나오는 월급이나 소득으로 부자를 꿈꾸는 보통사람의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이다. 저자이자 머니 트레이너인 박종기는 ‘지금은 부를 늘리기에 앞서 지출을 관리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대출 상환을 시작으로 지출 관리, 종잣돈 모으기, 내 집 마련, 투자의 순서로 재테크를 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책 속에 자세히 담았다.

 

세계적인 부자 워렌 버핏은 “부자가 되는 첫걸음은 수입보다 지출을 적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산 형성이 어려운 요즘 같은 때, 모으고 키우기도 중요하지만, 우선 지키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재테크의 최우선은 종잣돈을 만드는 일이다. 투자를 하려면 우선 저축해야 한다. 종잣돈 마련에는 왕도가 없다. 지출을 줄이고 저축금액을 늘려가야 한다. 시대에 따라 재테크의 구체적인 방법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재테크의 순서에는 변함이 없다. 아끼는 길이 장땡이다. 가계부를 작성하고 지출을 관리하며, 어떻게 돈을 만들고 어떻게 저축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책의 핵심은 ‘추가 수입이 나오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한 자기계발’ 내용이다. 추가수입을 위해 매달 수입의 10퍼센트를 추가 수입을 위한 자기계발에 써야 한다고 저자는 권한다. 추가 수입을 올리기 위한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관심사와 강점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추가 수입으로 연결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