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간다 - 1등 소셜 커머스, 티켓몬스터 이야기
유민주.티켓몬스터 지음 / 이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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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거부한 다섯 청년의 좌충우돌 창업 성공 스토리!

 

   “여기서 무슨 일을 하십니까?”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이나 직업, 업무에 대해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듣고 있다 보면 재미있다. (중략) 그런데 아무도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이 없다면 혁신은 그럼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분명 아이디어는 아닌데, 아이디어는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혁신은 시작하는 것에서 온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생명의 불꽃이자 원동력이다. 이 점을 왜 간과하는가?“

 

  이 말은 세스 고딘의 책 <시작하는 습관>에 있는 말로 혁신은 시작하는 것에서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불황이라 시기가 좋지 않아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 심지어는 한겨울이라서 등 이유 같지 않은 갖은 변명으로 시작을 미루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책을 소개할까 한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루스벨트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했다. 지난 해 초 다섯 명의 청년이 팀이 되어 회사를 만들어 새로운 신화를 일으켰다. 소개할 회사는 바로 소셜 커머스의 대표주자 ‘티켓 몬스터’이고, 제목은 <티몬이 간다>(이콘)이다. 그들은 단돈 5 백만 원으로 창업했다.

 

 

 

 

   지갑이 가벼운 청춘들 사이에서 현금, 카드와 더불어 소셜커머스 쿠폰이 필수가 된 지 이미 오래, 요즘 최고로 각광받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중 중심은 소셜커머스다. 소셜 커머스소셜을 활용한 비즈니스로 이러한 모델은 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요즘 말하는 소셜커머스의 기원은 그루폰GROUPON이 있고난 이후를 말한다.

   그루폰은 2008년, 회사가 입주한 건물 1층 피자가게의 반값 할인 쿠폰을 판매하면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그 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현재 전 세계 44개국 500여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7,0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있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마땅한 홍보 방법이 없어 고민하는 지역 업소는 그루폰 사이트에서 5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는데, 50%로 할인받기 위해서 일정 규모의 소비자가 모여야 하므로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홍보에 나서게 만들었다. 한편 소셜커머스 업체는 이 과정을 중개하면서 소비자에게는 선불로 쿠폰대금을 받고 지역 업소에는 후불로 쿠폰대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으로 지역업소, 소비자, 소셜커머스 업체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그루폰이 설계한 소셜커머스 모델은 요즘과 같은 불황에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이 간단한 비즈니스 모델은 진입 장벽도 낮아 전 세계에 퍼져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지금과 같은 소셜커머스 열풍을 일으켰다.

 

   그렇다면 소셜커머스 시장이 이렇게 폭발적인 성장을 한 이유는 뭘까? 우선 2007년 이후 세계적인 불황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에게 “50% 이상의 할인”이라는 모토가 제대로 먹혔다. 아울러 익숙한 것들을 많이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문화 전도사를 한 점도 높이 평가된다. 다시 말해서 기존에 안 가본 곳인데 그곳에서 반값에 먹을 수 있다고 하면?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쯤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 것.

 

   이렇듯 소셜커머스는 50% 이상의 할인을 통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점에 가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이는 부담이 거의 없는 새로운 경험이다.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고, 평소에 배워보고 싶었으나 엄두가 나지 않았던 교육 과정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은 소셜커머스 덕분에 우리의 생활에 한층 가까워졌다. 입,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삶’의 일부분을 모두 감당할 수 있게 되어서다. 그래서 일까. 소셜 커머스 시장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1조원을 형성한 이 시장에도 경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고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1위 다툼은 거의 매달 바뀔 정도로 치열하다.

 

   치열한 국내 소셜 커머스 시장에서 1위는 쿠팡. 소개하고 있는 기업 티켓 몬스터는 1위는 빼앗겼지만 만만치 않은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티켓몬스터는 최근 외국기업인 리빙소셜과 손을 잡았다. 기업 공개를 앞둔 리빙소셜은 주식교환 방식으로 티켓몬스터를 인수했는데, 국내 토종 소셜 커머스기업이 외국기업에게 인수됐다는 소식은 국내시장에서 그리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데, 티켓몬스터는 그 반대로 전 세계 23개국에 진출한 리빙소셜을 토대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글로벌 소셜 커머스 시장에서 그루폰과 리빙소셜에 이어 아시아최대 소셜 커머스를 만들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만남으로 시작된 티켓몬스터는 201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에 직원 770명, 회원수 300만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티켓몬스터는 데일리딜 서비스 즉, ‘하루에 한 가지, 50퍼센트 할인’이라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 다섯 젊은이들의 도전과 열정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내가 다섯 청년의 좌충우돌 성공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긴 <티몬이 간다>를 소개한 것은 한 기업의 놀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창업은 실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무엇이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2010년 1월 신현성, 신성윤, 이지호, 김동현, 권기현.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만남으로 시작된 티켓몬스터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기업가들의 이야기다. 자신들만의 길을 선택한 이십대 젊은이들의 거침없는 ‘도전기’이자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좌충우돌하는 창업기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 주목되는 것들 중 하나는 저자와 티켓몬스터의 창업자들의 스펙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취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스펙들이다. 창업자 중 신현성과 신성윤, 이지호는 펜실베니아 대학을 나왔고, 특히 신현성 씨는 와튼 스쿨을 나와서 맥킨지에서 일도 했고, 김동현과 권기현 씨는 카이스트 다녔다. 앞길이 보장된 안정된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에서 날아온 세 명의 젊은이와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남들과는 다른 꿈을 꾸고 있던 두 명의 젊은이가 만나 서로를 알아보고 팀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들은 단돈 500만원으로 시작한 이들이 내세운 것은 바로 벤처정신, “벤처는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게 없다. 그러니 우리는 절대 기죽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런 것이 청년정신이 아닐까.

 

   “페이팔paypal의 공동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은 ”운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시도하는 것 뿐이다. 페이팔은 나의 여섯 번째 사업 모델이었고, 우리는 그것으로 성공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사업은 운이다. 그리고 그 운이 만나는 지점에서 사업은 성공한다. 우리에게 가장 큰 행운은 ‘좋은 팀’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3 페이지

 

 

   사람들은 ‘요즘 같은 때 창업하면 딱 망하기 좋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티몬을 보라. 이들은 지난 해 창업을 했고, 어디도 아닌 국내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기업이 되었다. 혹자들 중에 “에이~ 게네들은 영재들이니까 성공했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핑계만 대기 바쁜 사람이라면 절대로 사업할 수 없는 사람이고,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벤처 기업의 성공 요인이 뛰어난 아이디어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들은 “아이디어는 2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퍼센트는 ‘좋은 팀’이다”라고 말한다. 서로 뜻이 맞는 친구 세 명이 신뢰를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고, 티켓몬스터가 시작된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존 도어John Doerr는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팀”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청년들이 ‘취업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도 사고는 한층 유연해져서 다양한 출구를 모색할 수 있다. 또한 만약 창업을 생각한다면 티몬의 창업자들과 같은 청년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혹은 취업대신 사업을 계획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 방송은 12월 13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2분 25초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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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권일영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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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경제 이론을 비즈니스 실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탁월한 책! 

 

   “잘나가는 조직에는 손을 잡고 도와주지 않고도, 인간관계도 좋지 않은 보스가 한 명 정도는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이런 종류의 보스는 가까이하기 힘들고 깐깐하며 고집스럽긴 하지만 종종 다른 누구보다 많은 인재를 길러낸다. 부하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보다 더 존경받는 경우도 있다. 늘 최고의 실적을 요구하고, 자신도 최고의 실적을 올린다. 기준을 높게 잡고, 그걸 이루기를 기대한다. 무엇이 옳은가만 생각하지 누가 옳은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니저의 업무 능력(예를 들면 서류작성, 프레젠테이션 등)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익힐 수 있다. 하지만 배울 수 없는 자질, 후천적으로 얻을 수 없는 자질, 처음부터 몸에 배어 있어야만 할 자질이 딱 하나 있다. 그것은 재능이 아니다. 진지함이다.“

 

   도쿄 호도쿠보 고등학교(일명 호도고)에 다니는 가와시마 미나미는 아픈 친구를 대신해 야구부의 매니저(부 운영을 돕는 보조원) 일을 맡게 된다. 호도고 야구부는 20년 전 딱 한번 고시엔 대회 16강에 진출한 이래 이렇다할 성적을 내 본적이 없는 만년 하위팀.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습에 제대로 참가하는 부원도 없고 당연히 팀 분위기도 엉망이다. 미나미는 매니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서점 직원이 추천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구입하게 된다. 현대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역작을 야구 매니지먼트에 대해 쓴 책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매니지먼트』를 읽은 매니저 미나미는 이 책에 적힌 기업경영(조직관리)의 지침들을 하나하나 야구부에 적용해 보기로 한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진지함이다” “변화를 원할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관중을 움직이는 것은 감동이다” “사람의 장점을 살려 조직을 움직여라” 미나미는 이 책에 따라 야구부에 있어서의 ‘고객’과 ‘이노베이션’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교 야구부 역시 여러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호도고 야구부는 서서히 변화를 겪으며 고시엔 대회 진출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동아일보사) 일본에서 '모시도라' 열풍을 일으키며 2010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경영학 소설이다. 모시도라의 뜻은 모시 – 만약, 도라 – 드러커를 줄인 말이다. 경영학이론을 소설의 형식으로 잘 풀어낸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피터 드러커의 역작으로 꼽히는 경영서 <매니지먼트>를 고교 야구부 매니저 미나미의 눈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고교 야구팀을 가장 권위있는 야구대회인 갑자원에 보낸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 소설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이다(피터 드러커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일본인들 - 게다가 그들은 한 때 호모 이코노미쿠스라고 불리지 않았던가 - 이 이를 놓칠 리가 없다).

 

 

 

 

   최근 이론만을 정리한 딱딱한 원론서가 아닌 '이야기'를 접목시킨 소설 형식의 경제ㆍ경영서가 각광받고 있다. 경제경영서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그에 따라 보다 많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소설만 하더라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쓴 <전략퍼즐>, 지난해 하반기 출간됐던 <CEO 켄지>를 비롯해 약육강식의 냉엄한 논리로 통하는 기업금융 생태계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금융소설 <악어사냥>이 소설형식으로 출간되었다.

   어렵다는 심리학분야가 에세이나 소설등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쓴 것처럼 경제ㆍ경영서도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자들은 경제경영 이론들을 소설로 읽음으로써 보다 생생한 현실에서의 인간과 조직, 기업 환경 등 경영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경영학의 정수이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고교 야구팀에 접목하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경영학이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케이스가 된다는 것이다. 경영학도 뿐 아니라 야구와 소설을 좋아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에게 어필되어 지난 해 일본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니 경제경영서가 더 이상 식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인상적인 것은 단순히 명언을 발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보여준다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의 주옥같은 매니지먼트 이론을 소설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고교야구부의 과제, 모든 관계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

 

   “유키와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야구부를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미마니는 <매니지먼트>를 처음부터 다시 꼼꼼하게 읽었다. 책에 적혀 있는 내용의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하려고 애썼다. 그러다 이런 부분을 발견했다.

 

[기업의 목적과 사명을 정의할 때, 출발점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고객이다. 사업은 고객에 의해 정의된다. 사업은 회사명이나 정관, 설립 취지서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여 만족을 얻고자 하는 고객의 욕구에 의해 정의된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이야말로 기업의 사명이고 목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기업 외부, 즉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보아야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다.]

 

   미나미는 늘 이 부분이 걸렸다.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고객’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이 ‘고객’이란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몰랐다.

물론 단어의 뜻은 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손님’이란 뜻이다. 하지만 그게 야구부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없었다. 야구부에서 ‘손님’이라고 하면 누굴 가리키는 걸까?

<매니지먼트>에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따라서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이야말로 기업의 사업을 정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고객’이란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걸까?    33~34 페이지

 

   주인공 미나미가 가지고 있던 의문은 우선 “야구부에게 ‘고객’이 뭘까?” 였다. 고교야구 시합에 오는 팬들은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엄밀하게 고객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 없이 시합을 하는 경기는 없을 것이다. 주인공 미나미는 이에 대해 한참을 고민을 했는데, 결국 야구선수들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없으면 야구부가 존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봐야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우선 선수들의 부모님을 비롯해, 선생님들, 학교, 자신의 출신 지역구민들, 점점 확대해서 결국 고교야구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객이라는 것이다. 물론 야구부원들은 야구부의 종업원이자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된다. 이렇게 고객이 결정되었으니 이제 고교야구부는 고객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할까? 그렇다. 기업은 고객들에게 제품의 가격보다 더 나은 품질과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교야구선수들은 고객들에게 ‘감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마추어인 그들에게 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감동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최대의 자산, 사람의 장점을 살려라!

 

  “하루 24시간, 어떻게 하면 사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그것만 생각했다. 사람을 활용한다는 것은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였다.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람을 매니지먼트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장점을 살리는 일이다. 사람은 약하다. 가련하리만치 약하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킨다. 절차와 여러가지 잡무를 필요로 한다. 조직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이란 비용이자 위협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러 비용을 부담하거나 위협을 감당하려고 사람을 쓰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고용하는 까닭은 그 사람이 지닌 장점이나 능력 때문이다. 조직의 목적은 사람의 장점을 생산으로 연결하고 그 사람의 약점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처음 이 대목을 읽었을 때, 미나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때까지 ‘사람의 장점을 살린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친한 친구 이외에는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매니지먼트>에 있는 내용은 정반대였다.

 

[사람이 최대의 자산이다.]

 

자산! 미나미는 흥분했다. 지금까지 사람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118~119 페이지

 

   미나미는 나아가 ‘사람의 장점을 살리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후 미나미는 야구부원 모두의 장점만 찾게 된다. 왜냐하면 선수나 스탭들의 장점을 활용하지 않으면 매니지먼트에 성공할 수 없단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구부원들이 연습에 잘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고 <매니지먼트>를 읽던 중 야구부원들이 연습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선수들이 야구연습에 잘 나오지 않는 것은 이렇다 할 매력이 없기 때문, 즉 한마디로 연습이 재미가 없어서 부원들이 불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나미는 부원들이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것은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고, 연습을 빼먹는 것은 보이콧하는 것이고, 훈련 내용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후 바로 야구부원들이 저절로 참가하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연습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 대회에는) 아야노가 중심이 되어 연습 목표를 정하게 했다. 목표는 야구부의 정의인 ‘감동을 준다’와 부 전체의 목표인 ‘고시엔 대회에 나간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전략 지침인 ‘노 번트 노 볼 작전’등을 바탕으로 결정되었다. 또 각자의 목표를 정할 때는 ‘집주의 목표’를 고려했다.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마케팅에 대한 목표를 다룬 책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이런 도는 목표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설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 즉 집중의 목표와 시장 지위의 목표 문제다.

고대의 위대한 과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내게 서 있을 자리를 다오. 그러면 세상을 들어 올리겠다”고 했다. 아르키메데스가 원한 ‘서 있을 자리’가 바로 집중해야 할 분야인 셈이다. 집중해야만 세상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만큼 집중의 목표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만큼 중대한 의사결정이다.]

 

야구부 연습에는 집중해야 할 포인트, 즉 ‘서 있을 장소’가 필요했다. 여름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3개월뿐이었다.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집중할 일을 선택하고, 버릴 건 버릴 필요가 있었다."  181-182 페이지 

 

   이윽고 미나미가 고교야구부를 고시엔 대회에 나가게 하기 위해 각자 ‘자기 목표’를 관리하도록 설정한다. 미나미를 비롯한 매니저들은 조직으로서는 물론 부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나갔다. 우선 야구부의 목표는 ‘감동을 준다’이고, 전체의 목표는 ‘고시엔 대회에 나간다’로 정했다. 그리고 전략으로는 감동적인 야구를 하기 위해 ‘노 번트 노 볼 작전’을 목표로 했다.

 

   미나미가 이렇게 목표를 세운 데에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 즉, “매니저라면 위로는 사장부터 아래로는 과장, 계장, 주임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가 없으면 혼란스러워진다. 목표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이끄는 부문이 거두어야 할 성과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다른 부문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따른 것이다.

 

   드러커는 경영에 있어서 ‘고객 창조’와 ‘이노베이션’ ‘리더의 자질’을 끊임없이 역설해왔다. 미나미 역시 이 책에 따라 야구부에 있어서의 ‘고객’과 ‘이노베이션’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팀을 이끌어 나간다. 그 결과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약체팀 호도고 야구부는 서서히 변화를 겪으며 고시엔 대회 진출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마침내 결승전, 올 봄 고시엔 대회에 출전한 우승 후보인 상대팀을 맞게 된다.

 

   이 책은 경영학의 엣센스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의 정수를 소설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다른 경제경영이론서들을 어떻게 나의 업무나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바로 미나미의 자세이다. 미나미는 야구부를 더 나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질문을 가지고 이 책<매니지먼트>를 읽었다. 그랬더니 그 속에 답을 찾아내게 된다.

   독서에는 단계가 있다. 우선 무료한 시간을 즐기기 위한 유희의 독서가 있다면, 미나미처럼 배우고 깨닫기 위한 독서가 있다. 독자들도 나름의 고민과 의문을 갖고 미나미처럼 책을 찾고 읽는다면 배우고 깨닫는 계기를 만날지도 모른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27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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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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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종사자라면 꼭 읽어야 할 2012년 소비자 지도!

 

   “선거에 출마하거나 상품을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와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각종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막강한 정보로 스마트하게 무장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단 ‘주목’을 받아야 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선책’을 제시하거나, 상품에 ‘인격’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진귀한 성분’이라도 내세워야 한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자생, 자발, 자족’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낼 능력이 있으며, 아무리 ‘마이너’한 상품이라도 느낌만 좋다면 기존에 써오던 메이저 브랜드를 버리고 바로 선택한다. 때로는 ‘삶의 여백’을 꿈꾸며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사업이든 선거든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도 트렌드 대응능력이 중요해진 격랑 속의 2012년이다.“ 9쪽, 서문 중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2>(미래의 창)은 2012년 대한민국 10대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책으로 올해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난도 교수는 대학 내에 있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는데, 이번이 6번 째이다. 이 책은 일종의 소비자 지도로서 소비자를 읽어야 할 직장인이나 사업자들이 일독해야 할 의미있는 책이다.


   내년 2012년은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과 수상 등이 특히 많이 바뀌는 해여서 리더십이 격변하는 해라고 한다. 특히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 띠여서 결혼과 출산, 사업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해가 될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2>는 이번에 제시한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의 첫자 들을 ‘드래곤볼(DRAGON BALL)’ 이라고 지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올해, 그러니까 2011년 키워드였던 ‘TWO RABBITS’를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회고해 보고 각 키워드별 향후 전망을 함께 제시하고, 이어서 새로운 키워드인 ‘DRAGON BALL’를 통해 2012년 대한민국 소비시장을 이끌어 갈 10대 트렌드를 예측하고 분석한다.

   10가지 트렌드의 바탕이 되는 것은 ‘불확실성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설득과 공감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2012년 대한민국 소비시장을 이끌어갈 10대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2012년 소비트렌드 키워드: DRAGON BALL

 

Delivertrueheart  진정성을 전하라

Rawganicfever 이제는 로가닉 시대

Attention!Please 주목경제가 뜬다

Give'empersonalities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Overthegeneration 세대 공감 대한민국

Neo-minorism 마이너, 세상 밖으로

Blankofmylife 스위치를 꺼라

Allbymyselfsociety 자생 ? 자발 ? 자족

Let’s‘planB’ 차선, 최선이 되다

Lessenyourrisk 위기를 관리하라

 

   우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다보는 2012년 의 전반적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자. 내년은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답은 똑같을 것이다. 바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김난도 교수 역시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를 비롯해 국내 민간연구소 모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3.8%로 낮게 잡고 있고, 가장 두려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이제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상시화된 현실이 되었다. 지난 뉴욕발 금융위기나 올해에 있었던 유럽의 재정위기와 같은 블랙스완은 내년에 없으란 법이 없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대통령과 총리들이 손이 바뀌는 때여서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술렁거리고 있다.
   김교수는 뱅크오브어메리카 메릴린치의 보고서를 빌려 2012년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발생가능성은 작지만 한번 발생하면 헤어나기 어려운 충격 7가지를 발표했는데, 이들 모두 그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파급효과는 정말 만만치 않은 리스크가 된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메릴린치가 경고한 7대 꼬리위험>


1.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 미국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게 될 경우, 채권, 금과 같은 자산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

2. 시위와 폭동 등 사회적 불안이 발생해, 세계경제 성장을 방해할 가능성

3.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인 중국이 부동산 시장이 붕괴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

4.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전 세계로 전염될 가능성

5. 국가간 무역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

6. 최근 뉴욕 증시에서 대안투자처로 급부상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부진에 빠질 가능성

7. 각국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새로운 블루칩 버블(우량주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

   “무릇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진심이 통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진심은 결코 억지로 만들어지지도, 전해지지도 않는다. 소비자는 상식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연출과 가식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본질과 무관한 모든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처럼 과잉에 지친 소비자를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 그 자체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겉과 속, 말과 행동, 포장과 내용물이 일치해야 한다. 진정성이 필요해진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기업이든, 제품이든, 후보자든, 의심이 100% 풀릴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 실체를 확인하고자 집요하게 파고든다. 혼자서 어려우면 함께 힘을 합쳐 그 진실성에 대한 검증에 나선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까다로운 검증은 단지 기업이나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예인 등 모든 사회 주체의 행동은 이제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역시 혹독한 검증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이제는 솔직해질 때다. 겉치레의 시대가 가고, 진정성의 시대가 왔다.“ p. 184,

 

  10가지 트렌드 중에서 첫 번째는바로 ‘진정성을 전하라’이다. 이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올해 가장 화두가 된 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바로 ‘신뢰의 위기’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소비자들은 전방위적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제품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에 두루 걸쳐있는데, 말로만 원칙과 공정이 강조되지만,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적인 모습 등 무원칙적이고 불공정한 일들이 그득하다.

   이러한 저 신뢰사회에서는 정보의 가치가 낮아지므로 정보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오직 그것을 믿을 수 있는가의 여부만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정보의 내용이 무엇이건 간에 일단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낙인이 찍히는 순간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이유로 진정성은 저신뢰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무엇에서 진정성을 느낄까? 이 책은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일관되고 확고한 정체성의 힘’과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험적 공감’이다.

   첫 번째 일관되고 확고한 정체성의 힘은 최근 핫이슈라 할 수 있는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언더그라운드에 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영역에서 나름의 세계를 구축해온 가수들이 빛을 발할 때 우리는 그들의 진정성에 감동한다. 반면 네티즌들이 뽑아준 일부 ‘파워블로거’의 배신은 네티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혔고, 블로고스피어라 불리는 블로그 세상에 신뢰에 있어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신뢰했던 소비자들이 배신을 당했을 때 그들이 던지는 복수는 무관심일 것이다. 소비자의 무관심은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두 번째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험적 공감이다. 진정성은 소비자가 경험적으로 공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살아난다. <개그 콘서트>의 코너들은 시청자로 하여금 ‘일상의 작은 공감’을 부르며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연예인이 나온 광고라고 해서 믿지 않는다. 매체의 발달로 인해 현대인들은 “나를 공감해주든지, 내가 공감할 수 있든지”에 대한 자기중심적 진정성을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하게 된 것이다. 진정성의 시대에 이제 경쟁은 타 기업을 앞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기 자신과의 경쟁이 되었다.

 

   “현대에 들어 인터넷, 이동통신, SNS 등 매우 다양한 의사소통의 매체가 생겨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경로의 관계망과 채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소외감이 더욱 커지는 역설을 현대 소비자들은 경험하고 있다. ‘겉친(겉으로만 친구)’만이 가득한 넓고 얇은 인간관계의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갈수록 서툴러진다.

인간 대 인간의 면대면 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이나 브랜드와 같은 ‘사물’과 교감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관계에 대한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애착과 감정이입이의 기제를 통해 소비물에 투사된 결과가 상품과 브랜드의 의인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환상 기자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이입이다. 감정이입은 소비자가 자신의 감정을 소비물에 불어넣는 심리적 정교화 과정이다. 소비자가 감정이입을 할 때, 중요한 과정은 소비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소비물에 감정을 이입하고 생명을 불어넣어, 감정적 교류나 유대관계를 맺는 동료나 친구로 설정하기도 한다.“ P. 245 ~ 246정리,

 

   위 본문의 내용은 ‘인격을 만들어주세요’로, 상품과 브랜드의 의인화 현상 즉, 현대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이나 브랜드와 같은 ‘사물’과 교감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제품의 인격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품과 브랜드에 캐릭터와 개성을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별명과 성격을 통해 인격을 얻은 상품은 이제 소비자의 친구가 되었다.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녹색 캐릭터 안드로보이나 애플의 아이폰 4S에 시리 등은 의인화를 통해 기계를 더욱 소비자와 밀착시키고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제품 캐릭터 등은 의인화를 위한 수단으로, 현대의 소비자들은 왜 캐릭터에 눈길을 주게 되는 걸까?


   본문의 내용처럼 문명의 발달로 인간관계는 많아진 반면 겉친일 뿐 실속 있는 진짜 친구, 그런 사람과의 소통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된다.

   기술이든 캐릭터든 소비자의 감성을 터치하고 어루만져주는 기술만이 성공을 얻는다. 또한 소비자와의 소통, 소비자와의 결합, 소비자의 러브마크를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길은 제품과 브랜드와 소비자가 인격적으로 만나고 교류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브랜드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철학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진정성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터치해야 한다.

 

   “브랜드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는 상품의 모든 것이라고 부를 만큼 소비자 선택의 핵심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신생의 마이너들이 뜰 수 있다는 것은 브랜드에게는 하나의 도전이다. “No Brand No History(역사없는 무명의 브랜드)”라는 슬로건 아래 철저하게 소비자의 니즈에만 충성을 다하는 실용적인 제품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제는 비주류라 여겨지던 많은 요소들이 저마다의 스토리로 무장하고 식상함에 질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마이너라는 소재는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 신선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재료다. 아이디어와 스토리의 치열한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소비 시장에서, 인터넷의 무한 확장성이라는 수혜를 입은 신세대 소비자들은 복제가 불가능한 감성을 요구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의 시대, 기업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하위문화의 재해석과 감성 충만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p. 277 ~ 280정리

 

   마지막 본문은 ‘마이너, 세상 밖으로’ 라는 트렌드로, 트렌드들 중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들고,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소비자들인 전통을 내세우는 권위적인 브랜드들에 많이 휘둘렸다고 생각하고 있는 편인데 이들에 안녕을 고하는 것 같아 한편 통쾌했고, 시계추처럼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신생브랜드들이 이제 진짜 사랑을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다. 소비자 들은 이제 신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기존에 없던 것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주류라고 무시당했던 많은 요소들이 이제는 저마다 다양한 스토리로 무장하고 시장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마이너가 메이저가 된 데에는 히스토리보다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시장의 흐름, 하위문화에 대한 관용성이 높아지는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SN를 비롯한 매체의 발달로 소비자가 가진 정보가 풍부해져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오 마이너리즘은 새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마이너들에게는 복음이지만, 기존의 메이저들에게는 악몽이 되었다. 브랜드 파워의 기득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젠 영원한 마이너도 영원한 메이저도 없는 세상이 오늘날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넓어진 것이다.


   이 책은 일종의 트렌드 전망서이다. 마치 파리패션쇼를 보고 내년에 유행할 의상의 디자인과 색이 무엇인지 가늠하는 것처럼 비즈니스 종사자라면 이런 책을 통해 내년을 미리 짐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의 의미는 무엇보다 1년 내내 국내외 자료를 총 동원해서 올 해와 내년의 트렌드를 조망해 봄으로써 저자들의 어깨를 딛고 올라서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키워드들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13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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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트 - 불확실성을 무기로 활용하는 힘
팀 하포드 지음, 강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변화의 쓰나미, 쫄지말고 과감히 부딪쳐 시행착오하라 !

   <어댑트>는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딱 어울리는 책으로, 제목을 우리말로 풀면 ‘적응하다’ 정도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메시지를 실패를 통해 적응하면서 변화를 모색하자고 말한다. 사실 작금의 세계를 살펴보면 ‘연속된 실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난공불락일 것 같았던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고 더불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무너졌다. 그 불똥은 유럽으로 튀더니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위험이 커지더니 이제는 유럽재정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 여파로 세계 증시도 덩달아 매일 파도처럼 춤을 추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Too Big To Fail 즉, 대마불사라고 해서 변화와 파국의 흐름이 계속되다가 어느 정도 큰 벽에서는 멈췄는데, 이젠 옛말이 되어버렸다. ‘매일이 위기인 시대가 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 보이지 않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해 힌트를 준다. 

  <어댑트>에서는 가장 먼저 저자가 주목된다. 저자인 팀 하포드Tim Harford는 2005년 출간되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이다. 옥스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파이낸셜타임스 선임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BBC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그는 <경제학 콘서트>를 통해 32세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경제학 콘서트를 좀 더 들여다 보면, 이 책은 스타벅스 커피나 슈퍼마켓, 교통체증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사례를 통해 희소성, 내부정보, 효율성, 시장의 힘, 게임 이론 같은 경제학의 중요 내용을 은연중에 다루면서 이러한 힘들이 우리의 경제생활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 책이다.

   도시의 땅주인들이 그린벨트를 환영하는 이유,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자격증 취득 시험이 어려운 이유,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 중고차 시장에서 쓸 만한 중고차를 사기 어려운 까닭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적절한 사례들, 어떻게 보면 심각한 일상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현대의 경제적 추론 방식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풀이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그래서<경제학 콘서트>는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경제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동시에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는 유익한 경제학 안내서로 평가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전 세계 판매량 100만부 중 50만 부가 한국에서 팔렸다는 것. 추론하건데 2005년 IMF 이후 부자와 더불어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국내 독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한 때문이리라.  


   팀 하포드는 <어댑트>에서 오늘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실패를 두려워해서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잦은 실수를 통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러한 경험들을 거치다 보면 세상을 바꿀 멋진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원제목의 부제 역시 Why Success Always Starts with Failure 다. 해석하면 '왜 성공은 항상 실패로부터 시작되는가' 정도 될텐데요, 성공은 실패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약하자면 저자는 ‘사회의 복잡한 현상에 대해서 어댑트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어댑트란 말의 뜻은 뭘까?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지를 살펴보면 어댑트라는 빨간색 영문자 위에 카멜레온이 한 마리 있다. 자세히 살펴보시면 글자 색에 맞춰 색깔이 붉은 색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카멜레온이 변화하듯 우리 역시 지금의 현상에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핵심은 바로 적응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비즈니스에 있어 계획하기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하향식보다는 상향식으로 일을 처리하며, 탈집중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팀 하포드는 주장하고 있다.

   이전만 하더라도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줄 리더나 전문가 집단을 찾았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부질없는 일이 되었다. 그 속에 깃든 예기치 못한 복잡성은 역량 있는 리더나 통찰력 있는 전문가조차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설명하는 사례중 하나가 본문에 있는 싸구려 토스트기 이야기이다. 가전제품들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가격이 싼 토스터기 하나에 들어가는 부품은 과연 몇 개나 될까?  놀랍게도 무려 400여 개에 이른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그 부품 중 어느 하나도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전 세계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세계적인 공급망을 통해 들어와 조립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전문가 한 사람으로는 평생을 가도 지금 같은 토스터기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본문에서 한 전문가가 혼자 힘으로 토스터기를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토스터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느 한 사람이 제대로 분석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토스터 프로젝트는 우리를 멈칫하게 한다. 토스터는 이 세계의 복잡성을 말해주는 상징이자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 앞에 놓인 장애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테러리즘, 금융제도의 보완과 세계 빈곤 퇴치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나 정점으로 떠오르는 문제들이지만 우리는 해결책에 조금도 다가서지 못하는 듯하다. 그보다 대수롭지 않은 비즈니스나 일상의 문제점 안에도 토스터 프로젝트처럼 예기치 못한 복잡성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좀더 본질적으로는 어느 한 사람의 머리로는 토스터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세상에서 크든 작든 어떤 문제점이 실제로 어떻게 풀려나가는지를 이해해보려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사회에서 전문가들이 그렇게 제한적인 도움 밖에 줄 수 없다면 우리는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팀 하포드는 이를 위해 진화의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즉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의 성장하고, 머지않아 직원들의 창업하고, 나중에는 경쟁사들의 모방을 하면서 널리 확산된다. 이런 변이와 선택의 요소들이 자리를 잡으면 진화 프로세스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즉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한 문제 해결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시행착오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외부의 변화에 맞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바꾸는 데에도 세 가지 요령이 있는데, 살펴보면 첫째,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라 둘째, 이 시도는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라야 한다 셋째, 안 되면 재빨리 털어라 이다. 

  그럼 지금부터 ‘어댑트’해야 할까? 그렇다. 변화는 벌써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에 자만해 시행착오를 제대로 하지 못한 역사적인 사례도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을 들었다.

   럼즈펠드는 아프가니스탄 침공 초기, 단일한 '큰 그림'을 고집했다. 그래서 전투현장에서 방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뇌부에 올라오면, 이를 분석하고 내린 수뇌부의 명령이 반론과 수정 없이 순식간에 하달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뇌부가 영민해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현실을 다 포착할 수는 없었다. 2002년 미군은 '아나콘다 작전'을 벌였는데, 인공위성과 무인정찰기를 아프가니스탄 샤이코트 계곡에 집중 배치했다가 보병 부대를 헬기로 침투시키겠다는 작전내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참패를 당했다. 미군 헬기는 적진 바로 위에 병사들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첨단 장비에 잡히지 않은 탈레반 부대가 튀어나와 병사들과 헬기를 격추시켜 버린 것이다.

럼즈펠드는 결과적으로 상충하는 의견과 패배 가능성, 이 두 가지를 참지 못했다. 그는 참모들이 일치된 의견을 내길 기대했다. 그는 심지어 이라크 침공 후 반군이 들끓었을 땐 "그들은 반군이라 불릴 자격도 없는 자들이다. 고로 이라크에는 반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만큼 반군을 무시했다. 한마디로 변화에 대해 너무나 쉽고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편 럼즈펠드가 물러난 뒤 미군은 전투 성적이 훨씬 좋아졌다. 후임으로 들어온 로버트 게이츠 후임 국방장관은 현지인과 소통하면서 현장 상황에 맞춰 교범과 작전을 수시로 수정하며 지위했기 때문이다. 

   <어댑트>는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팀 하포드는 진보하기 위해서는 실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 관대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데, 바로 사소한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다. 그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바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AIG 사태를 들고 있다. 이 사건은 세계 경제를 충격과 공포 속으로 빠트렸다. 사람들은 뜨악했다. 철두철미한 안전 시스템으로 보장되어 있는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그렇게 맥없이 붕괴된 것일까? 

   팀 하포드는 예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찰스 페로의 말을 빌려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의 위험성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거의 완벽에 가깝게 결합된 이러한 강결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너무 빠르게 확산되어 실패에 적응하거나 뭔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가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금융 시스템 역시 철저한 안전 시스템으로 이중 삼중 둘러싸여 강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 하나에 도미노처럼 쓰러진 것이다.

   이러한 강결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비단 금융시스템 뿐 아닐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나 시추시설처럼 복잡한 산업시설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팀 하포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결합된 시스템을 연관관계가 느슨하고 좀더 유연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즉 작은 실수로 모든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미노 곳곳에 안전문을 설치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책에서 팀 하포드는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조직(기업)과 많은 실험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험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개인의 용기가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저자는 양한 데이터와 사례들을 결합해서 기업과 정부 그리고 자신의 지혜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도록 만들고, 결국 협력하기 위해 경청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한편 저자는 "계획과 통제에 따른 지난날의 경제ㆍ경영 정책에서 한 단계 진화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획하기보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하향식 명령보다는 상향식 보고로 업무를 처리하고, 조직 내 권력 분산, 즉 탈집중화를 도모하라고 경고한다. 그래도 여전히 “지금 잘 굴러가고 있는데?” 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머잖아 다가오는 변화의 쓰나미에 휩쓸리고 말것이다. 이 책으로 뭔가를 깨달았다면 과감히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이제 ADAPT 적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뭐든지 훨씬 더 좋아집니다Much Better.“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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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 숨어 버린 내 안의 열정과 창의성을 찾아가는 혁신 이야기
송인혁 지음 / 아이앤유(inu)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오늘날, 창의력은 '우리 사이Between us' 에서 나온다!

 

   “왜 열정과 패기로 넘치던 신입사원들이 입사 뒤 한 달만 지나면 동태눈처럼 눈빛이 흐리멍텅해지고 의욕을 잃는 걸까?” 책 속 이 한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다. 수많은 경제경영서를 뒤졌지만 아직 해답을 찾아내지 못한 화두, 정말 찾고 싶었던 답이다.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아이엔유)의 저자 송인혁은 한 가지 실험에서 그 해답의 힌트를 얻었다. 실험 제목은 책 제목에 소개된 ‘화난 원숭이 실험‘ 이다.

학습된 무기력을 증명한 ‘화난 원숭이’실험 

   실험자는 우리 내에 바나나를 메달아 놓고 원숭이들이 따먹으려고 시도할 때마다 찬물을 끼얹어 원숭이들이 시도를 포기하도록 만든다. 그런 다음 신참 원숭이를 한 마리씩 교체한다. 우리 안의 고참 원숭이들이 나서서 신참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따먹지 못하도록 위협한다. 새로 들어온 원숭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천장에 매달려 있는 바나나를 발견하고 따먹으려고 올라가려 하는데, 이 때 다른 원숭이들이 완강하게 신입 원숭이를 말린다. 

   왜냐하면 신입 원숭이 때문에 바나나를 따 먹으려하면 먹기는커녕 다른 원숭이들까지 찬물세례를 받기 때문. 주변 원숭이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올라가지 마라. 찬물 나온다. 못 먹는다.'는 의미로 화를 내며 저지한다. 결국 우리안의 모든 원숭이들이 교체되고 찬물을 맞아본 적이 없음에도 아무도 바나나를 따먹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이 실험이 그 유명한 게리 하멜과 프라할라드 교수의 논문에 소개된 ‘화난 원숭이의 실험’ 이다. 이 실험은 조직의 만성화된 부정적 태도, 학습된 무기력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실험으로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수많은 조직들의 상황과 너무나 닮아 있음을 보여준다.  

   <화난 원숭이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는 기계의 부속물처럼 창의성과 열정과는 거리가 먼 의미 없는 답답한 일상만 반복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창의성과 열정의 강력한 에너지를 발견하게 해 준다. 지난 해 베스트셀러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를 통해 소셜테크놀로지의 변화와 대중의 변화에 관한 통찰력을 보여준 바 있는 저자 송인혁은 이 책을 통해 개인에게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극복하는 방법이 '내적 동기에 의한 연결'임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그렇다면 학습된 무기력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것은 단순히 조직 내 임직원들의 사고와 행동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 임직원들이 무기력에 빠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조직의 시스템에 의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방법들은 종종 임직원들을 더욱 무기력에 빠뜨리는 경우도 있다. 내적 동기와 열정은 학습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는 그 취지는 좋지만 자칫 동료끼리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게 만들고 협력을 저해해 협력이 아닌 경쟁의 틀에 스스로 생각을 가두어 버린다. 

학습된 무기력의 해결책, 이모imo 원숭이  

저자는 그에 대한 해결책의 실마리를 또 다른 원숭이 '이모imo의 이야기'에서 찾았다. 1952년 일본 미야자키 현의 고지마라는 섬에서 영장류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이 섬에 살고 있는 원숭이들에게 고구마와 밀을 제공했다. 원숭이들은 과학자들이 준 고구마에 묻어 있는 모래를 손으로 털어 먹었다. 반면 밀은 모래를 골라내기 어려워 쉽게 먹지 못했다. 어느 날 18 개월된 원숭이 이모imo는 처음으로 시냇가에 흐르는 물에 고구마를 씻어먹었다. 

그러자 이모의 친구와 가족이 고구마를 씻어먹더니 5년이 지나자 대부분이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모래에 섞여 있는 밀을 물에 던져 먼저 가라앉은 모래를 제거해서 먹었다. 중요한 점은 나이가 든 원숭이들은 끝까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원숭이 이모는 ‘혁신가’라고 평가하며 이렇게 말한다.  

   “어린 이모의 행동은 그저 돌발적인 새로운 시도로 그칠 수도 있었지만 이모의 시도를 목격한 친구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조직사회의 문화를 바꾸는 혁신으로 변모한 것이었다. 이모는 조직의 리더도 아니었고, 경험이 풍부하고 나이가 많은 원숭이도 아니었다. 핵심은 이모의 행동에 호기심을 느낀 ‘인접한 관계의 원숭이들’이 이모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개체 수가 100마리를 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변화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 100마리째 원숭이의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다.” 44 페이지

   저자는 조직의 진정한 혁신은 리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를 따르는 추종자follower들에 의해 일어나고, 진짜 변화의 핵심은 회의에서 큰소리를 치는 리더의 리더십leadership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깃발을 들고 뛰는 여러 명의 리드십leadship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적동기 역시 리더가 아닌 인접한 인간관계, 즉 동료로부터 발생됨도 확인했다.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이모 원숭이와 같은 내적인 동기를 지닌 혁신적인 원숭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조직에 있어야 활기 있는 조직이 되고, 아이디어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잡을 수 있는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까?

뉴 르네상스 시대, 보수기업 삼성의 혁신 

   저자는 개인화된 오늘날이 외로운 반면 외로워진 만큼 개인이 집단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표방할 수 있는 ‘나 자신으로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고 보았다. 사람들의 생각은 그 수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게 되었고,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확산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은 진정한 소통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고객의 니즈 역시 어느 때보다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그렇다, 세상은 변했고 사람은 더더욱 변했다. 그러나 그렇게 변화한 세상에 대응해야 할 개인과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러한 다양성의 시대,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TED, 플래시몹 프로젝트, 회사를 춤추게 하는 댄싱 프로젝트, 빨간 풍선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플랫폼과 방법들을 기업에 실제로 적용해 그 핵심 열쇠는 ‘내적 동기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환경’임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혁신적인 실험들이 거대기업 삼성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매점 이용조차 자제시켰고 사내에 커피숍은 아예 있지도 않았던 삼성이 일련의 프로젝트 등을 통해 차가운 기업문화가 열정으로 가득 찬 기업문화로 변모된 것이다. 삼성이 시도한 프로젝트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8분 안에 관객들을 감동시키는 지식 컨퍼런스인 TED로부터 TEDxSamsung 라이센스를 취득했고, 회사를 춤추게 하는 댄싱 프로젝트는 춤추는 VISA카드의 광고 모델이기도 했던 매트Dancing Matt를, 전 세계 삼성전자 사업장에 숨겨둔 아홉 개의 빨간 풍선을 찾는 이벤트는 미 국방부의 ‘빨간 풍선 찾기 공모전’을 벤치마킹 했다. 지금껏 말로만 혁신을 외쳤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30만 명이 숨 쉬고 있는 기업의 규모만큼이나 보수적인 삼성의 기업문화에서 임직원들로부터 자발적인 뜨거운 열정이 샘솟게 만들고 새로운 형태의 조직화되지 않은 조직이 성장하는 현장을 통해 이를 통해 저자는 가슴 뛰는 열정을 창발 시킬 방법, 행복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기 위한 비밀의 열쇠가 바로 우리 개인들의 연결에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개인의 능력이라고 생각해 왔던 열정과 창의성의 비밀은 ‘연결의 사이’에 있음을 밝혀냈다. 모든 것의 가치는 이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생각과 생각이 연결되고, 마음과 마음이 닿는 곳에 가치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개인과 기업은 연결의 가치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고, 이러한 연결을 지속해야만 그 안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핵심은 “사람들이 촘촘하게 연결하라. 그러면 그 힘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다.”인 것이다. 

전 사원의 뜻을 담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 30년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지난 해 있었던 일본의 혁신기업 소프트뱅크의 색다른 주주총회 이야기가 떠나지 않았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2009년 6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이듬해 주총 때 다가올 소프트뱅크의 30년의 비전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신 30년 비전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하는 과제에 대해 고민 끝에 2만 명의 전 직원이 모일 수 있는 사원대회를 계획했다. 그리고 그룹 전체의 사기 진작을 위해 ‘한 사람이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전 사원이 앞으로의 30년을 자기주도적으로 고민하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전 사원이 기획안을 내도록했다. 

   ‘전원참가’라는 열린 시스템의 아이디어에 신 30년 비전의 열기는 뜨거워졌다. 여기에 한 단계 더 강력하게 추진되어 각 사원들의 제안들을 그룹 각 사의 CEO 가 발표하는 장을 만들어 프레젠테이션 대회가 열렸다. 프레젠테이션 대회는 축제처럼 흥겨운 분위기였지만 그 속에는 더 큰 의미가 숨어 있었다. 단순히 미사여구가 가득한 글을 읽었을 평범한 행사는 전직원들에게 평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좀처럼 알릴 방법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제공했고, 모든 직원들이 현재를 떠나 내 직장의 미래를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 무엇보다,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큰 목표를 향해 가는 동지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느끼는 계기를 마련했다. 

   저자는 조직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빵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장미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제적인 여유도 중요하지만 삶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데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행복한 직장을 만들고 싶다고? 그렇다면 저자의 이 말에 주목하자. “연결하자. 내가 먼저, 작은 것에서부터 다가가서 연결하자. 내가 만족하고 기뻐하는 것들을 공유하고 나누어주자. 그런 환경을 만들자. 그러면 행복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 글은 [월간금융 11월호]에 실린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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