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의 선택
짐 콜린스 & 모튼 한센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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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 운이 아닌 신중한 선택과 규율 있는 실행에 달렸다

 

 

2002년 어느 날 세계적인 경영구루 짐 콜린스는 9.11 테러와 같이 나라와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든 예기치 않은 사건 속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기술변화와 글로벌 경쟁이 계속되는 세계경제를 들여다보다 질문 하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왜 어떤 기업들은 혼란과 혼돈 속에서도 번창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그렇지 못할까? 격동으로 흔들리거나,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크고 빠른 힘에 타격을 받으면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12페이지

 

그리고 모튼 한센 교수와 함께 9년 동안 2만400개의 미국 상장(上場) 기업 가운데 1972년부터 2002년까지 30년 동안 동종 업계 경쟁사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안겨준 기업을 추출, 혼돈과 불확실성,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도 성공을 일궈낸 기업들을 찾아, 그들 기업을 ‘10X 기업‘(그 기업의 리더들을 ‘10X 리더’라 불렀다)이라 명명했다. 10X기업은 암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사우스웨스트항공, 프로그레시브, 바이오멧, 스트라이커 등 모두 7개사다. <위대한 기업의 선택Great by Choice>는 동일한 극단적 환경에서 큰 성과를 낸 10X 기업과 몰락한 비교 기업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10X 기업의 성공 요인을 파헤쳤다.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을 뛰어넘는 10X 기업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선진국들이 누렸던 20세기 후반과 같은 평온한 시기는 앞으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저자들의 연구결과 밝혀진 사실은 실로 놀라웠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격변하는 세상에서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더 과감하게 행동하는 예지력 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 같은 리더’가 필요하고, 성공 핵심은 ‘혁신’이며, 빠른 결정이 필요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운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저자들은 10X기업을 이끈 10X리더들에게 공통적인 핵심 행동 양식 세 가지, 즉 광적인 규율, 실증적 창의성, 생산적 피해망상이 있었고, 이 세 가지 핵심 행동양식을 살아서 움직이게 해주는 중심 원동력이 바로 ‘단계 5의 야망’이 있었다고 밝혀냈다.

 

짐 콜린스는 암벽 등반을 즐기는 모험가 답게 대혼돈기에 기업 생존의 비법을 1911년 10월 남극점 최초 도착을 놓고 로알 아문센(Amundsen)과 로버트 스콧(Scott)이 세기의 대결과 비교했다. 이 대결의 결과는 아문센 팀의 완승이었다. 스콧 팀은 지친 나머지 눈 속에 갇혀 전원 사망했지만, 아문센 팀은 가장 먼저 남극점에 도달했고, 안전하게 되돌아왔다. 무엇이 이 둘의 운명을 갈랐을까?

 

아문센은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대원들이 체력을 소진하지 않도록 적정성을 유지해 항상 15~20마일 행진을 고수했다. 반대로 아무리 날씨가 나빠도 15마일 정도를 행진했다(광적인 규율). 반면 스콧은 날씨 좋은 날은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대원들을 혹사했고, 날씨가 나쁘면 텐트 안에 며칠이고 있었다. 그리고 아문센은 남극 원정을 계획할 때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웨일스 만을 베이스캠프로 선택했다.

 

모든 사람들이 맥멀도 해협이 출발지로 최적의 장소라고 권했지만, 그는 남의 말만 듣고 따른 것이 아니라 다른 탐험대의 일지와 수많은 자료를 수집해 실증을 토대로 판단했다(실증적 창의성). 증거자료들을 조사하고 검토해서 논리적인 추론을 한 사람은 아문센 뿐이었다. 아문센의 탐험철학은 자체로 ‘생산적 피해망상’에 해당한다.

 

“예상치 못한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난 후 자신의 나약함과 지구력의 부족함을 깨닫지 말고, 그 전에 미리 준비하라. 돌고래 고개를 날로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조난을 당하기 전에 미리 준비하라. 최고의 스키 실력과 썰매 개를 다루는 능력은 남극 원정을 떠나기 전에 갖추어라.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에너지로 가득한 저장고에서 힘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모든 순간 열심히 대비하고 비축하라. 그리고 상황이 유리해지면 확실히 제대로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 29~30 페이지

 

짐 콜린스는 세 가지 핵심 행동양식 중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광적인 규율을 꼽았다. 규율은 일관된 행동방식이다. 10X기업 리더들은 규율을 지키는 정도가 아니라 광적으로 그것을 준수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1997년 애플로 복귀한 후 첫 번째 한 일은 혁신innovation이 아닌, 규율discipline을 되살리는 것이었다. 잡스는 자신이 애플에 없는 기간에 침체했던 이유는 규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공급망 전문가인 팀 쿡을 영입하고 애플 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전체적인 비용구조를 낮췄다. 그리고 과거에 그랬듯 밤낮없이 일하는 기풍을 살리는 데 노력했다. 또 '친근하고 우아하게 디자인한다' '기업이 아닌 개인을 타깃으로 설계하고 홍보한다' 등의 원칙을 세웠다. 그 후 애플은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한 기업이 되었다.

 

 

 

 

 

 

한편 기업이 반복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성공공식을 만드는 지속적인 경영 실행 방식으로 SMaC 레시피가 있다. ‘SMaC’는 구체적Specific, 체계적Methodical, 지속적Consistent인 것을 의미한다. 견고한 SMaC레시피는 단순한 전술이라기보다 전략을 실제 현실로 바꾸기 위한 운영 코드이자 지속적인 실행 방식, 즉 절대로 바뀌지 않을 기업의 핵심가치를 의미한다.

 

10X 기업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예를 들어 보자. CEO인 하워드 퍼트넘은 회사 운영방식에 있어 혁신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고민 끝에 ‘저가 항공분야를 이끌겠다’는 목표 아래 사우스웨스트만의 ‘10가지 일률적 접근 방식’을 도출했다. 사우스웨스트는 기업의 핵심가치를 구호에 그치지 않고, 2시간 운항, 737기 운항, 10분내 재운항, 화물 항공우편은 취급하지 않고, 기내식 서비스와 연계운송은 하지 않는다 등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확실하게 정했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기 쉽게 확실히 표현했기에 전직원이 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그 중 ‘사우스웨스트는 왜 737기만 고집했을까’ 하나만 살펴보자. 737기 한 기종만 운항하면 모든 조종사들이 전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어서 운항 일정을 매우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고, 정비 부품, 운항 훈련 매뉴얼, 정비 절차, 승무원 훈련, 탑승 절차 등 모두 한 종류만 있게 되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 이렇듯 모든 행동강령들이 ‘최저가 항공사’라는 사우스웨스트의 목표에 귀결되어 있었다.

 

 

 

 

책을 덮으며 지난 11월 6일 한 달 만에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위기’를 말하며 삼성 경영진에 연말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책 마련을 지시한 기사가 생각났다. 삼성이 올해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 독보적인 선전을 펼쳤지만, 연말 이후 줄줄이 맞게 되는 대외 변수와 악재들에 효과적으로 대응치 못한다면 순식간에 몰락할 수 있다는 이 회장 특유의 '위기론'은 10X 리더의 ‘생산적 피해망상’을 그대로 닮았다.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도 예측하지 못하는 미래를 우려하고 이에 대비하기를 독촉하는 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32호) 전문가 서평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1월 08일) 부자가 되는 책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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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 - 내 안에 숨겨진 생각의 불꽃을 터트려라!
송인혁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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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하라, 열정은 내가 아닌 우리 사이에서 나온다!

 

 

"2008년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흑인 대통령’보다 ‘네트워크 대통령’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었다. 오바마 진영의 선거전략 핵심이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유권자들의 물결 효과였기 때문이다. 보다 자세히 말하면 오바마는 채널에 정서를 담고자 부단히 애를 썼다. 정서의 물결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며 파문이 커져 나간다. 파문은 처음에는 작은 동심원으로 시작하지만 곧 주위와 공명을 일으키면서 순식간에 크게 퍼져 나간다. 오바마는 이 원리, 즉 물결 효과를 이용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을 플리커에 올렸고, 이 사진들은 지지자들을 통해 트위터 등으로 전파됐다."

 

정서의 채널을 담은 오바마는 결국 메케인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한 오바마는 100년 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한 국민을 위한 건강보험법을 통과시켰다. 오바마 정부는 채널의 힘을 알았다. 사람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그것을 다시 확산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았다. 바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정서의 에너지'가 주는 파급력을 간파한 것이다.

 

책 <스파크>(생각정원)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채널과 그 속에서 흐르는 정서의 에너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TED 전도사로 잘 알려진 저자 송인혁은 정서적 동질성으로 끌린 사람들 사이의 내적 동기의 연결이 만들어내는 들끓음의 에너지를 E=mC2이라는 공식으로 정의한다.

 

상대성이론을 나타내는 공식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공식은 창조, 혁신, 열정 등의 개념을 대표하는 에너지는 ‘내가 중심인 우리MeWe’에서 형성된 마인드셋이 연결Connected, 채널Channel, 협력Collaboration, 호기심Curiosity 등의 각종 C와 만날 때 폭발적으로 생겨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끌기 위해서는 공감되는 정서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서가 맞는다면 저절로 끌리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연결된 구성원들끼리의 마인드셋, 즉 정서적 동질성이 형성됨을 뜻한다. 여기서 마인드셋이란 한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공유하는 공통의 의식이나 방법으로 이러한 마인드셋이 형성되면 구성원들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창조적인 인센티브를 이끌어낸다.

 

한편 이 책은 한마디로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지식이 어떻게 탄생되는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 가장 혁신적이고 뜨거운 생각과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TED와 SXSW 등의 일종의 지식콘서트 현장을 경험한 저자는 창의적 열정이 현실이 되는 두 컨퍼런스가 새로운 지식과 창의, 열정과 혁신의 용광로가 바로 우리 시대의 축소판이라고 단언한다.

 

하나의 이슈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펼치고, 그 결과 혁신적인 생각이 만들어지며 정서적 동질감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열정적 에너지의 패턴과 파워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개된다고 덧붙였다.

 

강남 신사동에 있는 흥미로운 식당 '완소'는 1년 365일 항상 ‘영업종료CLOSED’상태다. 저녁에 식당 앞을 지나치다보면 내부에 조명도 켜져 있고 간판에도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는데도 영업 종료 표시가 문 입구에 붙어 있다. 사실상 장사를 접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완소는 저녁 9시부터 새벽까지 영업을 한다. 하지만 이 가게는 늘 손님들로 늘 만원이다. 왜일까?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비밀을 바로 알게 된다. 완소에서는 따로 메뉴가 없다. 손님이 시키는 대로 메뉴가 만들어진다.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곳', 손님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곳, 손님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곳이 완소다. 그래서 완소는 완전 소중한 곳이 된다. 당연히 초대받은 손님은 감동하며 자신을 데려온 일행에게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표시하고 다음에 자기도 사람들을 데려오겠노라 다짐한다. 완소는 항상 전화로 예약하고 방문해야 한다. 그래야 주인은 그 날 완소를 이용할 고객만을 위한 식단을 준비할 수 있다.

 

손님에게 발견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가게, 완소는 이러한 매력으로 주인이 아니라 고객이 홍보를 대신 해준다. 남이 모르는 뭔가를 알고 사람은 습성상 자랑하게 되어 있다. 무엇인가 좋은 것을 발견하면 남에게 이야기하게 되는 인간의 본능을 잘 간파한 얄궂은 가게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완소’의 흥행성공에는 캐치해야 할 것은 오늘날 정보에 대한 우리의 신뢰도가 어디로 향하는가이다. 우리는 내가 믿는 내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정보가 넘쳐날수록 우리는 신뢰를 보장할 수 있는 출처에 더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 출처들이 전하는 메시지, 즉 왜 그곳에 가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사람들은 더 이상 광고를 신뢰하지 않는다. 2008년 실시한 포레스터 리서치에 의하면 광고를 신뢰하는 소비자는 14%였을 뿐, 78%는 지인의 이야기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인적으로 연결돼 있고,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의 말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팔리는 상품은 광고가 아닌 ‘사람’에 의해 홍보, 확산, 판매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한다. 정보나 기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오늘날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노하우KnowHow나 노웨어KnowWhere는 어제로부터 안녕이다. 이제 노훔KnowWhom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세기만 하더라도 유용한 투자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미디어에 주목했다. 남보다 더 많이 알면 장땡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남들도 다 아는 이야기는 더 이상 유익한 정보가 아니다.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 속에서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어울리기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과연 누가 이길까?'에 주목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삼성과 애플의 '카피캣CopyCat 전쟁'은 최고의 광고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종의 고도의 노이즈 마케팅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주목하다 보면 삼성과 애플 외에는 다른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결론적으로 두 회사의 가치를 더 키워주고 있다는 것이다(참고로 삼성전자의 한 해 광고비는 3조 원이라고 한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 했다. 다름은 차이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이다. 다름의 연결을 만들어내는 판을 만들어낸다면, 그리고 그 속에 있다면 그 속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디어와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미지는 팍스 TV(9월 13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리뷰는 코오롱그룹 사보 KOLON 10월호 '북소믈리에'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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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변명하지 마라 - 돈도 빽도 스펙도 없는 당신에게 바치는 ‘이영석’ 성공 수업!
이영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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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창업에 성공하려면 똥개 근성을 버려라

 

 

요즘 뜨는 창업 관련서 한 권이 있다. 바로 <골목사장 분투기>(인카운터)인데, 외국계 펀드 회사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일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던 저자가 어느 날 갑자기 홍대 앞에 커피를 파는 카페를 차렸다가 쫄딱 망한 후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대한민국에서 지금 창업한다면 틀림없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담은 일종의 실패기다. 지금껏 '창업서'라 하면 '성공스토리'가 대부분인데, 실패를 이야기한 역발상의 기획이 자영업자나 예비창업자들에게 제대로 먹혔다. 언론과 독자의 반응이 꽤 뜨겁다. 하지만 암울한 창업시장의 현실에 대한 특별한 대안 없이 '지금 창업하면 백전백패'라는 이 책의 결론은 허무하고 맥빠진다.

 

생계형 자영업자가 800만 명으로 이미 포화상태인 지금, 4말 5초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하면서 무더기로 거리에 쏟아지고, 딱히 할 일이 없는 그들은 마지못해 창업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악순환은 앞으로 30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창업은 원래 '비즈니스맨의 로망이자 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창업시장은 마치 4년 마다 수백만 마리가 떼를 지어 미친 듯 노르웨이의 낭떠러지와 해안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생을 마감하는 레밍 쥐떼의 집단적 공황을 연상케 한다.

 

현재 대한민국 자영업자 비중은 경제활동인구의 28.8%로 800만 명에 육박한다. 보다 가까이 그 실태를 들여다보면 끔찍하기까지 한데, 소상공인 57% 이상이 평균 순이익 100만 원에 못미치고, 창업 후 2년 내 50%가 폐업한다. 또한 자영업자 중 80% 이상이 주말 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도 실력도 없는 은퇴자들이 엇비슷한 사업아이템 혹은 프랜차이즈로 창업을 했지만, 정작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줘야 할 손님은 없다. 급한 마음에 업종을 바꾸게 되고 그때마다 빚을 내고 심지어 사채까지 쓰게 되고 결국 개인회생, 파산 신청의 수순을 밟게 되면서 쪽박을 찬다.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떠밀리듯 시작했건만 대박은커녕 빚더미에 오르는 게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의 실상이다. 현실이 이럴진대 무작정 창업을 말리는 <골목사장 분투기>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마냥 푸념만 할 수는 없잖은가.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쌤앤파커스)는 그에 대한 반박이요 대안이라 하겠다. 20년 전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청년이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농산물로 창업을 해서 대한민국 농산물 대표 브랜드 '총각네 야채가게'를 만든 창업자 이영석의 이야기는 지극히 진솔하고 현실적인 성공 마인드를 담고 있는 일종의 자서전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기업가의 성공기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한 기업이 성공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늘 그렇듯 한 편의 드라마이자 소설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독자가 주목하고 명심해야 할 핵심 포인트가 한두 개는 꼭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캐치해야 읽은 보람이 있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경영원칙 두 가지가 창업성공의 핵심이다.

 

우선 '성공하고 싶다면 먼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영석이 장사를 결심했을 때 그는 창업하는 대신 트럭으로 전국을 떠돌며 오징어 행상을 하는 장사꾼을 스승으로 모시고 2년 반을 따라다녔다. 이 때 그는 '무보수'로 일했는데, 배움을 위해 대가를 치른 것이다. 스승으로부터 장사의 모든 것을 전수받은 그는 독립해서 중고트럭을 사서 3년 동안 야채 행상을 했고, 그 때 번 돈으로 대치동에 10 평짜리 작은 점포를 얻어 '총각네 야채가게'를 차렸고 20년이 지난 지금, 50여 개 체인을 가진 기업가가 되었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창업'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창업자의 0.2%다. 지금껏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일했던 사람들만 1,000명이 넘지만 계속 회사에 남아 많은 봉급을 받고 있거나, 따로 독립해 지점을 내서 억대의 수입을 얻는 사람은 채 50명이 안 된다. 성공하는 사람은 바로 '성공에 앞서 노력과 인내라는 충분히 대가를 먼저 치룬 사람’인 것이다.

 

두 번째 성공비결은 시장에서 제품 즉, 과일과 채소를 구입하는 구매 책임자들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행동강령에 숨어 있다.

첫째, 사람을 믿되 물건을 믿지 말라. 둘째, 값은 생산자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다. 셋째, 검품하고 또 검품하라. 넷째, 언제든지 과일을 먹어볼 수 있도록 칼을 항상 소지하라. 다섯 째, 술, 담배, 커피, 탄산음료는 절대 금지하라.

 

‘총각네 야채가게'의 살아 있는 20년 운영 노하우’라고 할 수 있는 이 행동강령은 크게 확인과 평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확인이다. 사람을 믿되 물건을 믿지 말라는 말은 물건 모두를 직접 확인하라는 뜻이고, 항상 칼을 지니라는 것도 직접 맛을 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구매책임자는 과일 맛을 제대로 알려면 혀의 감각을 온전히 살려둬야 할 테니, 술 담배, 커피, 음료수를 금한 것이다. 성공에 공짜는 없는 법,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 버금가는 절제와 수고가 요구되고 있었다.

 

다음은 평가다. 물건을 팔 수 있는 사람은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저자는 최종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네가 가격을 정하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가치를 평가할 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 속에는 도매상만큼이나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팔아야 할 물건에 대한 모든 것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상품에 대한 가치를 온전히 알게 되고 그래야 물건을 팔 때 자신감 있게 손님에게 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의 이런 생각은 창업 아니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사람이 갖춰야 할 마인드일 것이다. 내가 팔고자 하는 제품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 때 그 가치를 온전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고, 소비자는 비로소 그 자신감을 신뢰하고 가치를 인정하고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건져야 할 것은 이영석의 똥개론이다. 똥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들은 “월급은 얼마예요? 쉬는 날은 언제예요? 주5일제인가요? 휴가는 어떻게 사용하나요?” 라고 질문한다. 진돗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들은 “여기서 몇 년을 배워야 독립해서 일할 수 있나요? 과일 고르는 법은 언제부터 배울 수 있어요? 꼭 일을 배우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저자는 똥개 마인드와 진돗개 마인드의 차이는 배움과 학력과 인성의 차이가 아니라 성공에 대한 절실함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서, 학벌이 달려서, 세상이 불공평해서, 운이 지지리도 없어서..." 다양한 변명을 앞세워 이제껏 게으름 피웠다면, 당신은 똥개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의 말을 듣다 보면 자영업자의 시체들이 그득한 창업시장 속에서도 독야청청 성공한 사람들은 꼭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건 쪽박의 변명이 아니라 대박의 이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마냥 반갑기만 하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기획회의>(330호)에 실린 리뷰입니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9월 27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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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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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소한 부정행위가 경제와 사회를 망치고 있다

 

 

   케네디예술센터가 운영하는 선물 매장에 도둑이 들었다. 연 매출액 40만 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15만 달러를 훔친 도둑은 알고 보니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이었고, 한 두 명이 아닌 자원봉사를 하던 수십 명의 선한 노인들이 매일 조금씩 돈과 물건을 훔쳤던 것이다. 1970년대에 일어났던 일이라 CCTV는 언감생심, 이 매장은 금전등록기 대신 물건을 팔고 받은 돈을 보관하는 현금 상자들만 있어 관리도 소홀했다고 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지만 예술을 사랑해 자원봉사를 청한 수십 명의 선한 노인들이 호프집 공짜 새우깡 먹듯 돈을 훔쳤다는 사실이 혀를 차게 한다. 그들은 자원봉사자를 자청한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아니던가?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청림출판)은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아주 사소한 부정행위에 주목했다.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이자 <상식 밖의 경제학>, <경제 심리학>을 통해 유쾌하고 신선한 통찰력을 보여줬던 댄 애리얼리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행위에 대한 편견을 낱낱이 파헤쳤다. 부정행위가 소수의 악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문제이므로 부정행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법도 모색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어쩌면 오늘 출근길에도 무단횡단을 하고,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렸는지도 모른다. 엄밀히 따져보면 부정행위지만, 사실 이런 부정행위는 너무나 횡횡해서 내가 그런 일을 했는지조차 모를 만큼 무감각할 정도다(하지만 누군가 그런 것을 목격하면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격분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내 아들이 같은 반 친구의 연필 한 자루를 훔쳤다면 나쁜 짓이다. 그렇다면 회사 사무실에 있는 연필 세 자루를 집으로 가져왔다면? 들키면 나쁜 짓이고, 안 들키면 괜찮은 짓일까?

 

   마찬가지로 자신의 전반적인 삶을 돌아볼 때 스스로가 꽤 훌륭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저지르는 사소한 부정행위는 너그럽게 허용하고 만다. 반면 사람들은 자신이 정한 기준을 한 번 깨고 나면 더 이상 자기 행동을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후부터 부정행위의 유혹에 이전보다 훨씬 쉽게 넘어간다고 조언한다. 

 

진품 프라다 가방을 들고 있으면 설령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할지라도 '나는 부유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우리가 명품으로 치장하려고 하는 이유도 이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사람의 이런 심리를 반대로 뒤집어 짝퉁 명품제품을 사용하면 사람들의 도덕적인 자제력이 해이해지고, 따라서 사람들은 부정행위의 어두운 길로 더 많이 접어든다는 것을 다양한 실험으로 밝혀낸다(짝퉁 명품 제품들이 근절되어야 하는 이유는 원제품과 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짝퉁 제품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범죄로부터 멀어지게 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할 것 같다).  

 

   짝퉁 천국 중국의 예를 들어보자. 자본주의가 정착되지 않은 중국 사회에서 짝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자 아예 비즈니스의 한 장르로 놓고 전세계를 상대로 짝퉁을 만들어내고 있다. 문제는 중국 사회 내에서 사용하는 생필품마저 짝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육가공 고기를 비롯해 달걀을 짝퉁을 만들더니 이제는 아예 아기들이 먹는 분유까지도 짝퉁을 만들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처럼 저자는 짝퉁 사용이라는 부정행위가 대가를 치르는 것은 명품 회사들 뿐 아니라, 온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차례의 부정행위는 자기신호화와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효과로 인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그 시점부터 그 사람의 행동을 영속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는 부정행위는 우리의 행동을 바꾸고, 우리의 자아 이미지를 바꾸며, 나아가 우리가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을 바꾼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동안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 등이 바로 그런 역효과일 것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저자는 정직하지 못한 행동들의 초기 징후에 초점을 맞추고 그를 주시해야 하며, 부정행위가 습관적인 것으로 자리 잡기 전, 아직 시작 단계에 있을 때 이런 행위들을 예방하거나 혹은 적어도 그 수를 줄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법정에서는 재판에서 증인을 설 때 성경 위에 손을 얹고 한 치의 거짓이 없도록 진술할 것이며,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처벌을 받겠다고 선서를 하는 것처럼 우리가 평소 십계명과 같은 도덕률을 기억하고 인식할 때 나쁜 행위의 싹을 자르는 한 방법이 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윤리적인 규범을 상기시키는 것만으로도 부정행위를 하려는 의지와 경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처음에 언급했던 케네디예술센터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선물 매장을 총괄하던 책임자 바이스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재고관리 시스템을 개선했다. 물품에 가격표를 붙이고, 매장의 자원봉사자들에게 물건을 팔 때 마다 판매대장에 기록하게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현금과 물품의 좀도둑질이 사라졌다. 이를 처음부터 지켜본 바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기회가 닿으면 언제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려 합니다. 사람에게는 나쁜 일을 하지 못하도록 제어해주는 통제장치가 필요합니다."  

 

   절도에 있어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세상 사람들 중 1%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또 다른 1%는 어떻게든 자물쇠를 열어 남의 것을 훔치려 한다. 나머지 98%는 조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동안에만 정직한 사람으로 남는다. 이 사람들은 강한 유혹을 느끼면 얼마든지 정직하지 않은 사람 쪽으로 옮겨 간다고 한다. 그래서 아무리 자물쇠를 꼭꼭 잠가도 도둑이 털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남의 집에 침입할 수 있다. 자물쇠는 문이 잠겨 있지 않았을 때, 유혹을 느낄 수 있는, 대체로 정직한 사람들의 침입을 막아주는 상징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부정행위하면 정치를 빼놓을 수 없다. 총선이 끝나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뉴스는 선거를 치루면서 저지른 여야 후보들의 공천 비리와 선거법 위반 사례들이다. 그들 가운데는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도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라는 말이 있듯 대부분 범죄사실이 드러난 선거 사범들은 처벌을 받거나 일부는 당선무효를 받기도 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달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금권선거와 흑색선전 등 주요 선거 범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선거 범죄 양형기준 대폭 강화했다고 하지만 현재 입건된 4·11 총선 선거사범은 1,096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한 사람들이 매번 같은 부정행위, 즉 범죄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 이후 적발해서 엄벌하는 당선무효형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고 '보궐선거'로 또 다른 국민의 수많은 시간과 혈세낭비를 부른다. 이들을 통제할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우선은 정치인 스스로 염치廉恥, 즉 체면을 생각하거나 부끄러운 마음을 갖는 것일 게다. 만약 모른다면, 국민들이 가르치는 방법 밖에 없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8월 16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리뷰는 코오롱 그룹 사보 KOLON 9월호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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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 이제 세상에 없는 미래가 온다
정지훈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공유경제와 인사이트 노동자를 주목하라!

 

 

“오늘날 IT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 크다. 그러나 IT기술의 순작용과 부작용, 그리고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무지하다. 이제 IT기술이 전문적인 산업이라는 단편적 접근을 넘어 본질적인 사회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커다란 힘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 펼쳐질 세상은 IT 기술이 많은 것을 바꿀 것이다. 우리는 적절하게 받아들이는 동시에 사회 시스템의 불안정이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균형의 지혜를 갖춰야 한다.” 7 페이지, 저자의 말 중에서

 

 

자칫 IT관련 트렌드서 같은 이 책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를 경제경영 코너에서 굳이 루는 이유는 IT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할 뿐 아니라, 급변하는 경제상황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어서다. 이제 IT를 모르고는 경제를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관동의대 명지명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지 IT 융합 연구소장 정지훈은 우리 사회는 이제 인터넷 혁명을 넘어 스마트 혁명이 우리의 모든 행동과 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보았다.

 

아울러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이미 소유경제에서 공유경제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매스 미디어에서 소셜 미디어로, 분업에서 협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유행이나 트렌드처럼 선택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 거대하고 고고한 미래의 흐름을 제대로 간파하고 올라타느냐 마느냐에 따라 미래의 생존이 달려 있는 필연의 것이다. 우리에게 가까운 미래는 지구 반대편에서는 현재인 것이 오늘날이다. 본문에는 최신의 IT기술로 업계를 평정한 기업들, 작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낸 전 세계의 기업가들이 소개된다.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하는 제목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세상의 중심이 될 일곱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즉 작은 경제, 소비자 중심 시장, 분산 자본주의, 협업경제, 사회적 기업, 소셜 미디어, 창조적인 서비스 그 중 작은 경제는 인간을 중심에 둔 공유경제의 도래를 이야기한 부분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다.

 

한때 미국에서는 별장 구매 열품이 불었다. 하지만 1년에 평균 17일을 보내는데 비용은 매년 대출금과 보험, 그리고 관리비용을 합해 1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되어 하루에 6,000달러를 내고 별장을 이용하는 것과 같으며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지내는 것보다도 많은 비용이다. 하지만 IT 투자 전문가 스티브 케이스는 고객에게 활용도가 낮은 고급 콘도와 별장을 제공하는 익스쿨루시브 리조트를 설립해 비어 있는 날이 많은 세계 곳곳의 별장을 모아 대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기업의 자산가치는 10억 달러에 이르면서 3년 만에 100배나 증가했다.

 

에어비앤비는 뉴욕의 심각한 숙박문제 해결과 나날이 늘어나는 여행객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공하고자 설립된 주택대여회사로, 회원들에게 자신이 사는 집이나 비어 있는 방을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것이 사업모델을 채택했다. 초기에는 집에 대한 파손이나, 도둑, 그리고 안전성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많이 개선되어 192개 국가에서 10만 개가 넘는 집과 방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매출액이 5억 달러인데, 수수료가 15%임을 감안하면 대당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의 상황을 살펴보자. 여수 엑스포를 비롯해 매년 여름 해수욕장을 가보면 휴가철 숙박할 곳이 없어 꽤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자신의 오피스텔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일은 ‘불법’이다. 소유경제의 개념으로 이해되는 법 시스템 아래 숙박업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돈을 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물건을 ‘소유의 개념’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대여와 차용’의 개념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자동차를 빌려 타는 집카, DVD를 대여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기업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렇게 생각만 바꾼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수준 높고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해진다. 소유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공유 기반의 미래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한편 저자는 미래의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1959년 피터 드러커가 주창한 지식노동자가 20세기 정보화 시대의 주인공이었다면, 스마트 혁명의 시대에는 ‘인사이트 노동자Insight Worker'가 새로운 미래 노동자가 된다는 것이다(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리치 레서가 제사한 개념이다). 지식 노동자가 비즈니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는지를 담당했다면, 인사이트 노동자는 냉철한 판단과 비판적인 사고, 공감 등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새로운 능력으로 비즈니스가 어떻게 그리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답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식노동자가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이너써클의 파워를 지녔다면 인사이트 노동자는 자신의 동료, 그리고 고객까지 포함한 진정성 있는 관계에서 가장 커다란 힘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 데이터 속에서 궤를 관통하고 핵심을 짚어줄 수 있는 큐레이터가 인사이트 노동자이리라. 넓이와 아울러 깊이를 요구하는 T자형 인재의 시대가 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흐르는, 기존의 아날로그 세계와는 다른 철학을 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리콘밸리와 IT산업에서 시작한 히피문화와 창조정신, 오픈소스 운동과 해커정신으로 집약된 버닝맨의 철학 등이 이제 더 이상 IT 산업의 철학으로 남아있지 않고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도입되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어서다.

 

2년 전 <제 4의 불>을 시작으로 저작과 칼럼 등으로 세계 IT 시장 변화를 짚어내어 국내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정지훈 교수의 책이라 일독할 이유는 충분한 책이다. 하이컨셉이라는 닉네임의 파워블로거로 더 잘 알려진 저자답게 책 전체에 걸쳐 전 세계에 변화를 이끌고 있는 기막힌 아이디어와 혁신들을 본문의 중요한 대목마다 QR코드를 심어 소개하고 있다. 이 방법은 정교수가 <오프라인 비즈니스 혁명>에 이어 시도하고 있는 방법인데,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생생한 현장을 스마트폰 시대의 독자들에게 현장감 있는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세상을 움직이는 지식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한 <스파크>와 함께 읽으면 세계 IT 현주소와 내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이 방송은 지난 8월 22일 증권전문채널 팍스TV에서

방송하는 <부자가 되는 책>에 소개된 영상입니다.

 

클릭하시면,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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