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스캔들 - 부자들의 은밀한 돈 이야기
알렉산더 융 지음, 송휘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자만하지 마라"…금융위기는 반복된다

 

   제 2차 구제 금융을 앞둔 그리스(이 글은 2월 19일에 썼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은 타결되었지만, 디폴트 위기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여전히 디폴트의 우려를 낳고 있다. 설령 구제 금융을 받는다 해도 경기 침체로 인해 그리스가 긴축안을 모두 이행해도 재정위기가 지속될 것이라 금융계는 예상하고 있다. 산 너머 산이라 했던가. 그리스 문제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유로존의 경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대국들이 ’마치 돈을 퍼줘서 안달이 난 것처럼‘ 막대한 국가 부채를 감수해가며 엄청난 원조와 투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하고 있다. 그리스가 예뻐서가 아니다.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을까봐 두려워서다.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세계경제의 대위기는 결과적으로 장기간의 침체를 불렀고, 히틀러는 세계대전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갤브레이스의 말대로 수요와 공급이 있는 한 금융위기는 늘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문제는 이 경제위기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내는가 하는 것이다.

 

   알렉산더 융을 비롯한 독일 최고 권위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저널리스트들이 전 세계에서 일어난 모든 금융위기를 살펴보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화폐의 숨은 이야기들을 <화폐 스캔들>(한경BP)에 담았다. 세계 금융사 전반과 경제, 문화, 정치,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화폐를 둘러싸고 일어난 흥미로운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역사는 화폐의 변화와 발전에 발맞추어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상적인 점은 시간과 장소만 다를 뿐 인간의 과도한 욕망은 한결 같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욕망의 뒤에는 거품이 있었고,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저자들은 경제위기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었다고 말한 갤브레이스의 말에 동의한다. 1637년 네덜란드에 휘몰아쳤던 ‘튤립 광풍’이 불었을 때도 100년이 흐른 뒤 금융수학자이자 투기꾼인 존 로John Law가 수십억 리브르의 지폐를 찍어 프랑스 파리에 폭동을 일어났을 때도 ‘진짜 위기’는 항상 그 다음을 예고했다.

 

 

 

 

   베를린 대학의 경제이론가 마하엘 부르다 역시 수세기 전부터 금융위기는 계속 반복되어 왔는데, 그 위기는 모두 똑같은 기본 패턴에 따라 일어났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는 항상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말이 오갔다. 이번 기회는 특별하다는 자만심의 발로다. 이 때는 금융 거품이 먼저 찾아왔고, 평소 이성적인 사람도 과도하게 오만해질 만큼 집단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그리고 위기가 한창일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징후들에 대해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금융위기의 직전에는 항상 ‘레버리지 효과’라는 이름으로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고리스크의 투자법이 극성을 부렸다. 문제는 부르다의 말처럼 수세기 전부터 계속 반복되고 있는 금융위기는 모두 똑같은 기본 패턴에 따라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는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화폐 스캔들>은 금융위기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과거에 발생한 여러 위기의 과정들을 통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경제위기의 현상들을 재구성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일목요연하고 다양하게 자본의 근대적 역할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시대를 뒤흔든 사건들을 쫓다보면 역사는 단순히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들은 금융위기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금융산업을 투명하게 하는 일이 가장 우선이며,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국가 기능에 있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블랙 스완>에서 “검은 백조는 예상 밖의 사건, 그러니까 우리가 계산한 확률 밖에 존재하던 사건을 의미한다. 인간은 이런 사건에 속기 쉬운 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어떤 이들에게는 블랙 스완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경제사를 즐겨서 대공황을 이해한 투자자였다면, 그에게는 이번 금융위기가 회색 백조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경제사를 알면 발생 확률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세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만약 위기의 조짐을 느꼈다면 충격을 훨씬 완화할 수 있을테고, 어느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직감해 참여한다면 투자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화폐 스캔들>을 읽다 보면 “경제학은 역사가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역사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 경제사의 대가 찰스 킨들버거의 말에 새삼 공감하게 한다.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허황된 종말론에 휩싸여 공포심에 짓눌리지도 말아야 하지만, 과장된 희망으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공포와 희망‘이라는 험난한 경제현실 속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것들은 언제나 경제를 극단으로 치닫게 만드는 한 요소겠지만, 그 안에서 균형을 찾아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의무가 아닐까. 위기를 바로 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이 리뷰는 2월 23일 한국경제에 실린 리뷰 입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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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상 -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33가지 미래상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 지음 / 청림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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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3명의 석학들이 바라본 10년 후 한국

 

 

  2012년 중 벌써 한 달이 지나갔지만, 국내 서점가에는 2012년을 전망하는 책들이 여전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독 독자들이 예측서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추측컨대 올해 만큼은 아쉽게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보다는 미국의 경제위기, 남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가능성,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 일본의 침체, 그리고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의 움직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사회적인 격변 등 불안한 국내외 정세들이 걱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여러분 중에 약간 시니컬한 독자가 있다면 “그런 책 읽으면 딱히 무슨 답이 나오나?” 퉁을 놓을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수많은 전망서들이 쏟아졌지만, 맞은 것보다는 틀린 것이 더 많았고, 딱히 명확한 답을 건넨 책도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운 미래서와 경제전망서가 나오면 어김없이 책장을 펼치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왜 그러는 걸까?

 

   우선 우리가 당장 한 시간 이후도 모르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장마가 오는 것을 개미들이 먼저 알고 이사를 하고 무너질 위험이 있는 건물에서는 쥐들이 먼저 짐을 싼다는 말이 있다. 2008년 5월 12일 중국 스촨(四川 성에 강도 7.8의 지진이 일어나기 사흘 전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떼를 지어 이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꺼비의 이동을 피난으로 보지 못했다. 미물에게도 있는 예지력이 사람에게는 없었다. 결과는 우리가 뉴스에서 만난 그대로였다.

   저명한 학자들의 경제전망과 예측서는 틀릴지언정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고 고민하게 함으로써 불확실성의 두려움을 어느 정도 경감시킨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단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미래는 현재에도 있다”는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처럼 미처 내가 목격하지 않은 현실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그 점에서 우리는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미래학자 대니얼 앨트먼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10년 후 미래>(청림출판)에서 세계 경제에는 매순간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일단 우리가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가능성의 폭이 좁아진다며 “경제전망은 틀리더라도 전망하지 않는 편보다는 전망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만약 세계 경제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예측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대응은 불확실한 수많은 변화의 경로보다 하나의 발전 경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0년후 세상>(청림출판)은 조금 색다른 미래 예측서다. 여느 책들이 100년, 50년 후 미래의 글로벌 트렌드를 내다봤다면, <10년후 세상>은 현실감 있는 10년 후 개인의 삶과 한국사회에 비중을 두었다. 이 책은 원래 중앙일보의 특별기획 기사에서 비롯되어 필진이 가히 인해전술식으로 등장한다. 기자들과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필진이 되어 건강과 웰빙, 가정과 사회, 문화와 교육, 첨단기술, 소셜미디어, 환경과 에너지, 글로벌 세상 등 7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2021년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33가지 미래상을 선정,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가급적 가능하고Possible, 타당하고Plausible, 선호하는Preferred 미래를 객관적이고 알차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들이 미래에 관련해 내놓은 화두들 중에서 인상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10년 후의 세상에서 가장 뚜렷한 세태는 단연 ‘스마트Smart'다. 원래 '똑똑하다Intelligent', '깔끔하다Clean', '맵시있다Neat', 등의 뜻이었던 말이 언제부터인가 ’컴퓨터로 조절되는Computer-controlled'라는 뜻을 얻으면서 기존의 다른 좋은 의미 모두를 아우르는 단어로 거듭나서, 이제는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태가 ‘스마트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책에서도 스마트라는 단어는 스마트 모바일 시대, 스마트카, 스마트 시티, 소셜네트워크, 디스플레이의 진화, TV의 진화의 트렌드에도 활용되어 바야흐로 10년 후 세상은 스마트 시대Smart Age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두 번째 화두는 인구구조 변화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이미 생산인구의 감소를 부르고 각종 사회문제는 물론 주택시장의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년 후엔 극심해질 전망이다. 10년후 아파트는 투자 대상이 아닌 주거 공간으로의 의미가 되고, 경제적 여건으로 결혼 기피현상이 만연해지면서 일본처럼 프랑스의 시민연대협약에 의거한 ‘파트너혼’이 도입될 것이다. 과학기술 발달로 대체장기 이식도 활발해질 테지만, 이것은 마냥 축복만은 아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들은 노인들의 고비용의 장기이식 수술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원고갈에 대한 화두는 화석연료 고갈로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가 극심해져 결국 인류는 멸망한다고 경고하는 쪽과 언제낙 필요에 의해 신재생 에너지가 개발되고 나노공학과 녹색화학의 발전으로 환경오염이 줄고 지구온난화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는 쪽으로 양분된다. 강대국의 우주개발 그리고 스마트카 개발 등은 그에 대한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글로벌 체제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달러화의 몰락과 위안화의 급부상으로 중국은 현재 미국과 더불어 G2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여러모로 볼 때 10년 후 중국은 미국과 당당히 맞설 것이다. 균등한 힘은 갈등을 낳는다. 하지만 충돌은 곧 공멸임을 둘은 잘 알고 있기에 갈등과 타협이 반복되는 형국으로 균형을 이룰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입지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의 진화이다. 앞으로 소셜네트워크는 인간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개인화된 방식으로, 연속적으로 충족시키는 방식을 구사할 것이다. 스마트폰은 더욱 진화되어 손 안의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열고, TV는 스마트화되어 실시간 번역 자막으로 국경 없는 콘텐츠의 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화여대 석좌교수인 최재천 교수는 이 책에서 “미래학은 정확한 미래 시점을 짚은 다음 우리가 지금까지 축적해온 모든 자료들을 분석하여 우리가 그 미래 시점에 도달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를 예측하는 과학”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우리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예측하는 이유는 오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미래를 내다보며 오늘을 보내는 것은 시대의 종말로 다가서려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미래가 궁금하거나 불안하다면 이 책을 펴보길 권한다. 경제경영서 중에서 가장 제값을 하는 분야는 아마도 ‘미래학 책'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위해 지금도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미래예측 컨설턴트로부터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의깊게 읽는다면 이 책에서도 미래를 이끌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시중에 나와 있는 미래예측 관련서 몇 권을 읽어서 저자마다 쏟아놓은 다양한 전망들의 공약수를 찾아낸다면 나만의 트렌드 전망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코오롱 그룹 사보 KOLON 2월호에 실린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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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 Niche -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
제임스 하킨 지음, 고동홍 옮김 / 더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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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1세기, 주류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

 

   첨단 기능성 섬유로 무장한 유니클로에 자리를 내준 20세기의 의류왕국 베네통. 베네통의 성공비결은 그들만의 염색기술에 있었다. 즉 몇 가지 안 되는 색상의 털로 스웨터를 만들었던 기존의 생산방식을 뒤집고, 흰색 털실로 짠 스웨터를 수십 수백 가지 염색통에 담궜다 빼는 방식으로 바꾸어 보다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더 싸게 공급할 수 있었고, 베네통 덕분에 전 세계는 원색의 도화지가 되었다. 베네통의 몰락에는 '유니섹스 모드unisex mode'라는 베네통의 캐치프레이즈에 있다.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프리사이즈의 티셔츠와 같은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는 제임스 하킨James Harkin 교수는 <니치Niche>(더숲)에서 오늘날은 베네통처럼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면 어느 누구의 마음도 얻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중을 발판으로 군림하던 '주류(主流)'의 시대는 안녕을 고하고 '자신만의 생태적 지위'를 뜻하는 '니치(niche)'가 생존과 번영의 기반이 되는 시대를 맞았다고 이 책을 통해 선언했다. 원래 경영학에서 니치란 틈새시장을 뜻하는 말로 흔히 비주류들이 주류가 점령한 시장에도 비집고 들어갈 '틈새niche'는 있다며 전의를 다질 때 쓰던 용어였다. 그리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일러 '게릴라 마케팅'이라고 불렀다.

   본격적으로 '니치 시장'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마크 펜과 키니 잴리슨에 의해서였는데, 바라본 관점은 약간 달랐다. 이들은 책 <마이크로 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통해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존 나이스비츠의 <메가트렌드Megatrends>로는 더 이상 인간의 행동 방식의 거대한 변화를 목도하기 어렵고 '마이크로 트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21세기는 메가트렌드가 아닌 1%의 틈새 트렌드가 이끌어가는 시대이고, 여기서 1%의 틈새는 부분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개별적인 트렌드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급속히 변화하는 생활방식과 인터넷, 의사소통수단의 다변화, 글로벌 경제체제 등을 특징으로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 사회를 강력하게 변형시키는 새로운 의미의 개인주의를 창출하고 있다. 세계화의 기치 아래 세상은 ‘평평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무리를 따를 ’의무‘까지는 없는 60억 개의 작은 융기들이 점유하고 있다. 누군가가 아무리 엉뚱하고 색다른 선택을 내린다 해도 10만 명 정도의 동조자 내지는 같은 취향의 공유자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이다.” (마이크로 트렌드, 16 쪽)

 

   <니치>에서도 21세기의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서 그 이름은 정치·경제·문화의 대세가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는 주류가 아닌,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을 겨냥한 다양한 니치들이 그물처럼 얽혀 새 권력을 창출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매장'에서 장바구니에 마음껏 골라 담아 사는 '픽 앤 믹스(Pick n Mix)' 쇼핑 문화의 메카였던 잡화점 울워스Woolworth의 몰락과 모든 세대를 위한 만인의 브랜드 갭Gap의 쇠락, 세계적인 종합매거진 리더스 다이제스트와 자동차업계 공룡 GM의 파산의 공통점은 모든 대중을 얻으려고 많은 일을 벌이는 바람에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에 '중간층의 소멸'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중간층이란 지금껏 거대 기업이나 조직들이 타깃으로 삼았던 '통제 가능한 대중', 한마디로 매스미디어를 통해 노출시기키만 하면 이끄는 대로 따르는 '칭찬하고픈 아이'를 말한다. 2억 2천만 장의 티켓을 팔아치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성공이나 대중을 겨냥한 베스트셀러 꺼리만 골라서 출판해서 페이퍼백 시대를 이끈 '펭귄 출판사'의 성공은 중간층의 덕분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인터넷의 발달로 흩어져있던 개인이 집단화되면서 21세기 그런 일방통행은 불가능해졌다. 알고자하면 알 수 있는 정보의 바다에서 사는 개인(소비자)의 기회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까다로워졌고, 같은 취향을 가진 개인들은 커뮤니티라는 소속감을 만들어내는 둥지를 만들어 새로운 대중이 되었다. 이를 두고 저자는 '획일적인 대중'이 '잡식성 대중'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저자는 이제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소수 마니아를 공략한 '니치버스터'가 성공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즉 전세계 컴퓨터의 3% 밖에 되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열광적인 애플빠(애플 매니아)나 미국의 모터 사이클 제조사 할리 데이비슨 동호회인 호그(H.O.G., Harley Owners Group) 족들처럼 니치 시대 승자는 소비자가 아닌 숭배자들과 같은 열혈 지지자들을 양산해서 승리를 이끈다고 보았다. 이 책에서는 '소프라노스'를 시작으로 주류 방송의 드라마들을 제친 미국 케이블방송 ‘홈 박스 오피스’(HBO)와 온라인 정치 뉴스 ‘폴리티코’, 등을 니치버스터 전략의 성공사례로 들고 있다.

 

  오늘의 국내 시장을 봐도 니치는 도처에 존재한다. '신라면'이 대세인 라면시장에 '꼬꼬면'의 등장은 마땅한 2등이 없어 불만이던 대중의 입맛을 어필해 시장을 바꿔버렸고, 팻캐스트 방송 '나꼼수'는 대중에게 '정치'를 새로 보는 '돋보기'가 되었다. 박스형 자동차 큐브, 그리고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기획으로 성공한 케이블 방송 슈퍼스타 K,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불리는 '안철수 현상'이 바로 주류를 흔들어버린 니치버스터다. 니치 시장의 성공에는 SNS가 있다. SNS가 소수의 다양한 목소리가 충분히 어필되는 세상을 가능하게 했다. 대중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SNS에 주목해야 한다(공교롭게도 SNS의 한글 자판은 '눈'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구루guru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세스 고딘Seth Godin<이상한 놈들이 온다We Are All Weird>에서 "대중은 죽었다. 이제 별종의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별종은 자신의 선택에 의한 별종, 즉 대중문화와 지키고 따라야 '정상'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해 반한 사람들, 즉 스스로 원해서 대중에 순응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이다.

  아울러 우리 시대의 기회는 별종을 후원하고, 별종에게 물건을 팔고, 나아가 우리 스스로가 별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경영 등 모든 분야의 산업에서 당신이 주류였다면 일독해야 할 것이다. 부지불식중에 '훅~'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도 예외없다. 그 이유는 세스 고딘의 경고로 대신한다. 

 

   "이제는 대중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대중이 대화와 상업과 정치를 통제하려고 발톱을 곤두세우고 반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하지만 대중은 실패할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조류는 바뀌고 있고, 우리 문화의 원동력이었던 대중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이상한 놈들이 온다, 19 페이지)"

 

 

이 방송은 02월 07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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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옥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 가진 것 하나 없이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성공의 기술
라이언 블레어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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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게 더 이상 없다면 지금이 바로 비즈니스를 할 때!

 

   "나는 사람들의 내면에 숨어 있는 개척자 정신을 다시 끌어내고 싶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가난의 수렁에서 기어 나와 백만장자 최고 경영자로 우뚝 올라서는 데 큰 힘이 됐던 사고방식을 개척자 정신에 빗대어 '잃을 건 없다Nothing to lose' 라고 불렀다."

 

   원제가 Nothing to lose, everything to gain인 이 책, 해석하면 얻는 것만 있을 뿐, 잃을 건 없다…정도 될텐데 저자인 라이언 블레어는 ‘잃을 게 없다’는 ‘Nothing to lose’ 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이다. 그가 말하기 전에 나는 다른 저자들이 청년 정신, 벤처정신을 말할 때 숱하게 듣던 말이다.

   특이한 제목의 책 <나는 감옥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갤리온)은 저자가 더 궁금하게 한다. 주인공은 바로 라이언 블레어(31)라는 젊은 CEO, 그는 21세 때 컴퓨터 지원 회사인 트웬티포세븐24-7테크를 설립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는 건강식품, 컨설팅 회사인 바이샐러스 사이언스 등 6개 기업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 젊은 사업가의 파란만장한 성공 스토리는 그가 고등학교 중퇴 학력에 소년원에 갔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브스에서도 주목할 만큼 유명해졌다. 

 

   블레어는 원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아버지가 약물 중독에 빠지면서 불행은 시작되었다. 13세 때 그는 약에 취하기만 하면 어머리를 구타하는 아버지를 피해 단 둘이 몰래 빈민가로 이사를 갔다. 블레어는 그곳에서 동네 갱들과 어울리게 됐고, 급기야 총격전에 도둑질을 했고, 마약에 손을 대더니 고등학교 시절 10번 넘게 경찰에게 체포되었고 결국 2번이나 소년원에 수감되어 4년을 보냈다.

   그의 인생의 반전은 성공한 사업가였던 새 아버지를 만나면서부터다. 새 아버지는 블레어에게 "너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 실패하더라도 너는 그대로 너일 것이다"라며 무한한 애정으로 그를 응원했다. 용기를 얻은 그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컴퓨터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루에 17시간, 일주일을 꼬박 일했고 성공한 기업인이 되어 책까지 내게 된 것이다.

 

 

 

 

   책을 읽다가 보면 그의 도전정신에 절로 공감하게 된다. '그가 하는데 내가 못할쏘냐' 두 주먹이 불끈거린다. 저자는 본문에서 도전하고 싶지만 가진 게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진 거라곤 전과 기록뿐, 그럴듯한 학위도, 든든한 밑천도, 풍부한 경험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뚱뚱보에서 날씬한 몸으로 변신했고, 가난뱅이에서 성공한 기업가로 성장했다. 내 경험으로 분명히 말하자면, 성공하는 데 필요한 건 노력과 희생, 독학과 철저한 헌신뿐이다.”

 

   원래 감옥은 일종의 갱생시설이다. 하지만 개과천선해야 할 죄수들이 ‘감옥’에 가면 ‘별을 단다’라고 해서 오히려 또 다른 범죄기술을 배워 죄질이 점점 나빠지고 재수감될 확률 역시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블레어는 감옥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고 말한다. 그가 있었떤 감옥에 재벌 총수가 있던 것도 아닐텐데, 그는 누구에게서 무엇을 배운 것일까 궁금하게 한다.

 

   그는 소년원에서 보낸 '어두운 과거'도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소년원 생활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아니다. 소년원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죄수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터득한 생존법이 교훈이 되어 사회에 나와 신생 기업을 이끌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그가 소개한 '감옥에서 배워 기업 경영에 적용한 교훈' 중 하나는 '초반에 만만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소년원에 들어간 첫날 그는 누군가 자신의 우유를 뺏어가도록 내버려두면, 다음 날부터는 다른 사람들도 매일 자신의 우유를 빼앗아 간다는 것을 배웠다. 나중에 이 교훈은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그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때면 늘 초반 기선 잡기에 주력했다고 한다. 한편 그는 또 "감옥에서는 아무도 믿을 수 없고 강자(强者)가 자주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고, 감옥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빠른 적응력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성공의 시작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꾸준한 실천’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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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기부여에 관련된 최고의 교훈과 부자가 되는 최고의 방법은 매일 반복되는 행동에서 찾아질 뿐이다. 행동하는 사람만이 성공학의 학생이자 선생이다. 안타깝게도 내 경험에 따르면, 동기 부여 강연 산업에서 이런 사람은 극히 드물다. 돈을 받고 입맞에 맞는 조언을 해주는 이른바 ‘멘토’는 모두 사기꾼이다. 당신이 아예 그런 사기꾼이 되겠다면 말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성공하는 법을 배우겠다며 1만 달러(1,100만원)를 내고 주말 세미나에 참석하기보다는 차라리 다음에 소개하는 10단계를 따르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하고 싶다. 

 

1. 엉덩이가 닳도록 일하라.

2.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3.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라.

4. 목표를 찾아 꾸준히 모색하고, 목표가 정해지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성취하라.

5. 희생하라.

6.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겠다고 다짐하라. 어떤 상황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7. 실수를 떨쳐 내고 일어서라. 하지만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라.

8. 매사에 감사하라.

9. 당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항상 기억하라. 올바른 길을 걷고 있더라도 그 상태에 안주하면 금새 추월 당할 것이다.

10. 꿈을 크게 꾸고 즐겁게 일하라. 그렇지 않으면 불행하게 죽거나 중년에 위기를 맞아 그때까지 이룬 성공을 날려버릴 것이다. ” 51~52 페이지

 

 

 

  블레어는 성공에 대한 틀에 박힌 전통적인 자기계발 세미나 등에 대해 비판했다. 의붓아버지의 도움으로 새출발을 하게 된 그, 배움과 깨달음의 시작은 바로 책이었다. 의붓 아버지가 읽었던 서재의 책을 모두 읽고, 강연 테이프 등을 틈나는 대로 들었다. 또한 기회가 되면 세미나에도 직접 참석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세미나를 주최하는 강사들의 절반 가량이 아무 일도 해 본 적이 없거나, 이론만 빠삭한 책상물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크게 실망했다.

   그 후 그는 이들 자기계발 강사가 아닌 최고의 영화배우, 백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 가수,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 등 자기분야에서 정상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느냐고 묻고 또 물었다. 물으나마나 그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바로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정상까지 올라가는 과정에는 ‘노력과 희생, 독학과 철저한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성공법 10단계의 모든 것이 ‘실천’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성공하고 싶다면 우선 몸을 움직이라. 저자가 던지는 첫 번째 메시지이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확인하는 33가지 원칙!

 

   “나는 어렸을 때 열 번 정도 경찰에게 체포당했고, 두 번 복역했다. 내가 처음 소년원에 들어갔을 때는 말라깽이 백인 꼬마였다. 그래서 ‘잃을 게 없는 사람들’에 대해 눈치껏 배워야 했다. 소년원 사람들은 신참이 들어오면 반항적인 놈인지, 얌전한 놈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험을 해본다. 만약 내가 당신에게 시비를 건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점심시간에 내가 당신에게 다가가 우유를 내놓으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달려들어 대판 싸움을 벌이겠는가, 아니면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순순히 건네주겠는가? 교도소에서는 만만한 놈과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놈을 금방 알 수 있다. 어떤 신참의 우유를 빼앗았는데 별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그는 만만한 사람이다. 당신은 매일 그의 우유를 빼앗아 먹을 수 있다. 다른 모든 죄수도 그의 우유를 노릴 것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이 허세를 부리면서 내 사무실을 찾아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는다. 그럼 나는 그들을 시험한다. 먼저 그들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 이름을 묻는다. 혹은 실세만이 정확히 아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다.

   “매출이 벌써 수백만 달러라고요? 그럼 지금까지 상품을 제작하는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습니까?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 이익은 어떻게 됩니까? 주거래 은행은 어디 입니까? 웰스파고 은행이라고요? 웰스파고의 프라이빗 뱅크 고객이십니까? 당신 회사 담당자가 누구죠?”

이런 질문에 자세히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그가 대표한다는 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기업이 성공하는데 1,000명이 필요하다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성공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한 사람이지 나머지 999명이 아니다. ” 42~43 페이지

 

   폭력배들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저자는 아군과 적군을 잘 구별할 줄 알아야 했다. 그렇다, 폭력배는 매 순간 불안하다. ‘ 저놈이 나를 등 뒤에서 공격하지 않을까?, 나를 배신하고 경찰에 넘기지 않을까? 내가 사는 곳을 경찰들에게 알리지 않을까? 내 가족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 저놈 때문에 내가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닐까? 하고 늘 끊임없이 뒤를 돌아봐야 한다. 저자는 약간은 다르지만, 사업가들 역시 같은 맥락을 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사업가들은 적이나 동료 대신 경쟁자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그들의 행동을 미리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합법적 사업이든 길거리 사업이든 위험을 감수하는 일을 하려면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을 본능적으로 솎아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길거리에서 얻은 지혜와 잃을 게 없다'는 사고방식은 자신의 비즈니스에 있어 큰 자산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는 저자가 말하는 <나의 황금률 33가지 원칙>이다. 저자인 블레어가 직간접적으로 학습하고 경험하면서 얻은 자신만의 원칙으로 매우 유익한 대목으로 이 책에서 꼭 한 군데를 읽어야 한다면 살펴볼 곳이 바로 이 대목이다. 제목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커뮤니케이션과 경영관리 여덟 가지

 

1. 인생은 연극이고, 모두가 배우이다. 따라서 주연도 있어야 하고 조연도 있어야 한다.

 

2.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은 하지 마라.

 

3. 답을 확실히 알지 못하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조사해 알려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라.

 

4. 성공의 비결은 시작하는 데 있다. 시작하는 비결은 복잡해서 감당하기 힘든 일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단위로 나눈 후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5.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라. 왜 실패하게 됐을까? 이 일을 다른 식으로 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해야 다음에는 더 낫게 해낼 수 있을까? 내 전락에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할까? 계획과 준비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까?

 

6.행동하는 거장이 돼라.

 

7.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부정하는 감정을 토로하지 마라.

 

8. 칭찬은 공개적으로, 질책은 은밀하게.

 

 

비즈니스 모델

 

9. 마케팅은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존재한다.

 

10. 판매량 증가를 위한 최고의 공식은 '노출X구매=결과'이다.

 

11.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12. 보상이 행동을 낳는다. 

 

 

고객관리

 

13. 언제나 이익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14. 인간 지향성은 후천적으로 얻는 특성이 아니다.

 

15. 경쟁자를 두려워하지 마라. 경쟁자가 당신에게 돈을 주지는 않는다. 고객을 두려워하라.

 

16. 어디에나 있는 군대는 어디에도 없는 군대이다.

 

17. 한 번에 하나씩, 모든 것을 순서대로! 천천히 성장한느 것이 오래 지속된다.

 

18. 친구를 가까이 하라. 그러나 적은 더 가까이 하라.

 

19. 유선 통신이 무선 통신으로 바뀌고, 무선 통신이 연결망으로 바뀔 것이다.

 

20. 강력한 제안으로 잠재 고객을 유혹하라. 

 

 

개인적인 원칙

 

21. 당신의 꿈을 업신여기는 사람들과는 상종하지 마라. 마음이 좁은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은 당신도 위대한 사람이란 자긍심을 안겨 준다.

 

22. 많은 사람 중에서 나쁜 사람을 찾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찾아낼 수 있다.

 

23. 결승선은 없다.

 

24. 나는 기업가가 아니다. 내가 곧 기업이다.

 

25. 나는 주식을 사지 않는다. 내가 주식을 만든다.

 

26. 하느님과의 거래를 존중하라.

 

27. 노력이 집세를 내 주지는 않는다.

 

28.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거이 있고, 그렇지 못한 것이 있다.

 

29. 좋은 아이디어라고 너무 많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30. 이미지를 깨끗이 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면 개성마저 퇴색한다.

 

31. 그들이 나에게 던진 흙에서 야생화가 꽃피게 하라.

 

32. 프로가 되라.

33. 오늘의 당신과 1년 후의 당신 사이에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그동안 당신이 새로 알게 된 사람과 새로 배운 것이다.

 

 

 

사장보다 연봉이 높은 직원이 있는 이유!

 

   “세계 최고의 팀을 만들어 볼 생각으로 존 우든(UCLA 농구팀 88연승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든 리더십 연금술사) 감독을 만나 선수들을 스카우트 하는 법을 배웠다. 그는 가장 뛰어나고 유명한 선수라고 무작정 스카우트하지 않았다. 스카우트 대상자들이 팀에 어울리는 법을 기꺼이 배울 열린 마음가짐을 지녔는지 면밀하게 조사했다. 그의 조사원들은 대상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행동을 신중하게 관찰했다. 팀원들을 하는 태도만이 아니라 부모를 공경하는지도 조사했다. 심지어 관리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조사했다. 청소부가 농구코트를 걸레질하기 시작하면 방해가 되지 않게 신속하게 코트에서 물러서는가, 아니면 청소부가 그를 피해서 다니며 일하게 하는가? 또 라커룸을 떠날 때는 어떠한가? 청소부가 치울 거라고 생각해 어지럽혀 놓은 채 떠나는가, 아니면 자기 물건을 깨끗하게 치워 놓고 떠나는가?

   존 우든은 이런 모든 요인을 고려해 유망한 선수들을 스카우트 했다. 부정적인 태도나 파괴적인 성격으로 UCLA 농구팀을 모래알처럼 사분오열시키지 않고, 농구팀의 화학적 결합에 동참할 수 있는 선수들만 선발했다.

   나는 직원들을 고용할 때마다 존 가르침을 잊지 않는다. 또한 직원을 채용한다는 광고를 작성할 때는 팀을 위해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가를 신중하게 생각한다. 필립 카를로가 나를 어떤 이유에서 받아들였던가를 기억해 낸다. 지원자의 이력과 성격과 취미를 비롯해 모든 특성을 머릿속에 그린다. 그 그림을 바탕으로 채용 공고를 작성한다. 254~255 페이지

 

   블레어는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 전설적인 농구 감독인 존 우든의 스카우트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 했던가? 책 전반을 보면 저자가 성공한 데에는 사업 아이템이 주효했던 것 보다 CEO의 역량과 훌륭한 직원들에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는군요. 저자는 직원을 채용하는데 있어서도 길거리에서 배웠던 지혜를 활용했다. 마치 두목이 조직원을 섭외할 때에는 후보자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아야 하고, 나름의 선발기준로 뽑는 것처럼 말이다.   

   아울러 저자는 독자들에게도 조언을 하는데, 큰 회사가 아닌 만큼,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을 갖춘 사람보다는 팔방미인을 채용하고, 자질구레한 업무도 할 줄 아는 역량의 직원을 채용하라고 충고한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자발적으로 해내는 솔선수범하는 사람을 뽑으라는 말이다. 한편 직감을 무시했다가 큰 손해를 본 적이 많다면서 채용 결정을 내릴 때 직감을 무시하지 말고, 객관적인 근거는 없지만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사람이라면 채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창업이라고 하고 사장이라고 하면 거창한 회사를 차리는 것으로 여기거나 아니면 아예 음식점이나 술집 프랜차이즈만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2년 전만 해도 반값 할인으로 대표되는 소셜 커머스는 우리나라에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외국에서 성공한 케이스를 국내에 적용해 지난 해 붐을 일으킨 것을 우리는 확인했다.

  이처럼 비즈니스의 기회는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문제는 비즈니스 기회를 만났을 때 어떻게 회사를 차리고 사업을 만들어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독자들 중에서 창업을 계획하거나 준비하고 있다면 이 책은 필독해야 할 책이다. 창업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치밀하고 자세하게 써 놓았으니 유익할 것이다. 블레어가 감옥에서 배운 비즈니스 기술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저자가 직접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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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팍스 TV(01월 31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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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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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기회, 세상에 깔려 있다!

 

 

   “나를 속박했던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 무작정 네팔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전통 시장을 이해하면 직장에서 맞닥뜨린 위기에도 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전통 시장에서는 상품을 어떤 식으로 거래할까? 살벌한 기업 시장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전통 시장도 기업 시장만큼이나 인정사정 없을까? 기업 시장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면 이제껏 배우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경제 전문가로,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이곳 전통 시장에서도 써먹을 수 있을까? 그래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아니면 너무 어설프고 세상물정 모른다고 손가락질만 당하게 될까?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로 일했던 고액연봉자 코너 우드먼은 어느 날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숫자 놀음에 회의를 느꼈다. 그리고 직접 전 세계 시장을 돌며 자신의 경제학 이론과 지식을 시험해보겠다고 결심하고 이른바 거래여행을 떠났다.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갤리온)은 그렇게 태어났다.

   저자는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과정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사업이든 사람이든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직접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전체적인 구성은 소설형식의 여행기라서 무척 재미있다.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의 스토리는 먼저 영국에서<80일간의 거래일주>라는 TV 다큐멘터리로 먼저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다큐멘터리 <80일간의 거래일주Around the World in 80 Trades>라는 제목의 이 방송은 영국의 채널 4에서 방영되면서 코너 우드맨Conor Woodman은 일약 스타가 되었고 그 스토리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는데, 마찬가지로 수십 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자신의 여행이 스토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여행을 떠나면서 영국의 TV 방송국에 여행 아이디어를 기획해 모든 여정을 연속 시리즈로 방영하는 것을 제안한 저자의 영민함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로 만들 줄 아는 그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auce Multi Use 전략에서 사업가적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서른 살 독신의 애널리스트인 코너 우드먼이 영국 북부에 있는 유리 제조업체의 구조 조정을 맡으면서 매일 수십 번을 내뱉는 대사(?)는 대가 이랬다. “지금 이 시간부터 당신은 해고되었습니다. 관련 법규에 따라 근속 기간 1년당 200파운드(36만원)의 퇴직 연금을 받게 되며, 최대한도는 800파운드(143만원)입니다. 이 시간 이후로 구직자 수당과 실업 급여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마치 영화 ‘인 디 에어Up In The Air’에서 1년 322일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미국 최고의 베테랑 해고 전문가 라이언 빙햄으로 분한 조지 클루니의 입에서 나옴직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자신이 하는 일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생각에 쿵, 무언가가 코너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사람들에게 퇴직금으로 800파운드를 주면서 해고하는 일을 하려고 경제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 그는 사표를 냈고, 집까지 팔아 마련한 돈 2만 5000파운드를 들고 5개월간 4대륙을 돌며 각종 현물을 사고파는 80일간의 거래 일주를 떠나게 된 것이다.

 

   “고대 상인들은 카펫, 모피, 향신료 따위를 야크에 가득 싣고 이 길을 따라 티베트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티베트인들이 북쪽에서 가져온 귀중한 소금과 바꾸었다. 그 소금을 다시 네팔 쪽 국경 근처 시장으로 가져가 이윤을 남기고 팔았다. 당시에는 물건 값을 어떻게 매겼을까? 협상으로 정했을까, 아니면 정해진 가격이 따로 있었을까? 이 시장의 위험요소는 무엇일까? 차익은 얼마나 될까? 새로운 경제 활동을 목격했을 때 경제 전문가라면 이런 질문을 떠올릴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답을 얻기 위한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 직접 부딪쳐보는 것!”

 

  오늘날처럼 클릭 한 번이면 원하는 모든 물건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편한 세상에 그가 직접 뛰어든 이유는 뭘까?

코너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람들에게 퇴직금으로 800파운드를 주면서 해고하는 일을 하려고 경제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 그는 사표를 냈다. 그리고 살던 집을 팔아 그 돈으로 세계를 여행하며 직접 거래를 시작했다. 코너는 사업이든 사람이든 정말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직접 만나고 경험하고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는 마치 3,000년 전 초기 거래상들이 자신의 상품을 내다 팔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가 새롭고 진기한 문화를 만난 것처럼 모니터가 아닌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협상과 거래를 해보면 경제와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 후 그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아시아, 중남미 등 80일간 4대륙 14개국을 돌며 카펫, 낙타, 커피, 칠리소스, 와인, 말, 옥, 우롱차, 서핑보드(부기보드), 생선, 데킬라, 목재(티크나무) 등 산지에서 유명한 상품을 떼다가 필요할 것 같은 다른 나라를 찾아가 좌충우돌하며 상품들을 팔았다. 나라마다 흥정 방식도 달랐을 뿐 아니라 평생 장사에 이골이 난 현지인들과의 흥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중국에서 산 3000 파운드짜리 백옥은 마지막까지 애를 먹이더니, 마지막엔 큰돈을 벌어주어 총수익 2만5000파운드를 남기게 된다.

 

   “’에스키모인들에게 얼음을 판다’는 말은 세일즈나 마케팅에서 흔히 쓰인다. 나는 이 말이 좋은 뜻인지 나쁜 뜻인지 항상 헷갈렸는데 지금도 그렇다. 한편으로 보면 에스키모인들은 추운 지방에 살기 때문에 얼음이 필요 없다. 따라서 그들에게 얼음을 팔려 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그런데 또 다른 편에서 생각해 보면 에스키모인에게 얼음을 판 사람은 똑 같은 이유로 기막힌 세일즈맨이 된다. 그러니 처음에는 멍청하단 소리를 듣고 시작해서 잘만 되면 기막힌 능력자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을 파악하는데 획기적일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미묘하게 차별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에스키모인들에게는 얼음이 필요하고, 당신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당신의 얼음이라는 사실만 잘 설득하면 된다. 당신의 얼음의 그들의 것보다 어찌 됐든 좋다는 점만 부각하면 되는 것이다. 93-93 페이지

 

   ‘에스키모인들에게 얼음을 비싸게 파는 방법’이라니 이는 흔히 말하는 ‘장사의 달인’들이나 할 수 있는 영업방식이 아니던가? 하지만 저자는 독특하고 명쾌하게 이 말을 해석하고 실천에 옮긴다. 코너는 에스키모인들에게 얼음은 없어서는 안될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오히려 더 팔기 좋을지도 모른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어떤 얼음일 때 에스키모인들에게 팔릴까? 에스키모인들이 공짜로 만나는 얼음보다 훨씬 좋아야 한다. 그리고 에스키모인들이 그 얼음이 좋다는 것을 알아서 이 얼음 밖에 쓸 수밖에 없을 때 그 때는 잘 팔릴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예는 우리나라의 MP3 시장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아이팟이 등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전세계의 MP3는 거의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장악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그 덕에 싼 가격에 MP3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팟이 등장하자 판도는 바뀌었다. 아이팟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아이튠즈’라는 플랫폼까지 연결되어 양질의 음악을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소비자들은 서슴없이 아이팟으로 몰려들었고, 국내 MP3시장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제품에 왕도는 없는 법, 어떠한 제품이든 킬러 애플리케이션적 요소를 갖췄다면 순식간에 시장도 바꿀 수 있음을 말해준다. 비정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늘 시장은 살아숨쉰다. 코너 역시 이 논리로 인도인에게 칠리소스를 팔았다. 에스키모인 대신 인도사람으로 얼음 대신 칠리소스로 대입시켜, 인도 시장에 칠리소스가 필요한 만큼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면 그들에게 칠리소스를 팔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여섯 달 전에 나는 2만 5,000파운드(4,500 만원)를 벌겠다는 목표로 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은 내가 번 돈 이상의 가치를 나에게 남겨주었다. 그 돈을 달러화로 바꿔 지난 여섯 달 동안 베개 밑에 묵혀두었다면 가만히 앉아서 7000파운드(1250만원)를 벌 수도 있었다. 그 동안의 생고생을 생각해 보면 돈을 묵혀두는 편이 더 남는 장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전통적인 방식의 거래가 아직 가능한지, 한 나라에서 물건을 사서 이를 다른 나라에 가 웃돈을 얹어 파는 일이 가능한지 직접 알아보고 싶었다. 직감적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스스로 증명해보고자 나 자신에게 투자했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면 세계 경제가 거액의 거래로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거액의 거래도 알고 보면 푼돈이 돌고 돌아 만들어낸 총합일 따름이다. 그리고 이 푼돈 거래는 한마디로 말해서 먹고살기 위해 발생한 것이다. 먹고사는 것, 이것이야말로 세계경제의 전부다“ 347 – 349 페이지 정리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저자가 만약 글로 경제를 만났다면, 과연 위와 같은 생각은 결코 할 수 없었을 거다. 코너는 한 나라에서 물건을 사서 이를 다른 나라에 가 웃돈을 얹어 파는 원시적인 거래가 아직도 가능한지 직접 알아보고 싶었고, 이를 실행에 옮겨 전 재산과 자신을 투자하면서 실천함으로써 이를 증명해 보였다. 그가 만약 끝까지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았더라면 세계 경제가 거액의 거래로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거래여행을 통해 모니터에 떠 있는 거액 숫자들의 거래도 알고 보면 푼돈이 돌고 돌아 만들어낸 총합이라는 것을 알았다. 모르긴 몰라도 거래여행 후 바라본 모니터의 숫자 속에는 수많은 원자재와 먹을 것, 탈 것들이 옮겨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사람들의 노력과 땀, 그리고 눈물이 숨어있는 것도 느꼈을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에 드리워진 경제 위기의 먹구름이 언제 사라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없이 먹구름낀 하늘을 쳐다보고 원망만 할 순 없지 않은가. 올해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듯 취업되는 대기업 취업에 목숨 걸고 있을 것인가 질문하고 싶다. 아울러 대기업 평균근속년수가 16년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역시 묻고 싶다.

   ‘불경기는 예술이 성장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창의력이 더욱 샘솟기 때문이다.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의 책제목처럼 이젠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맞아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닐까. 일터를 잃은 사람들은 답 없는 정부와 정책만 탓할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가 지금이다. 지금껏 대기업 취직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해외로 떠났다면, 주인공 코너 우드먼과 같이 내가 가진 아이디어로 사업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게 없다. 그러니 우리는 절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벤처정신이요, 청년정신이 아닐까. 이 책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보길 권한다. 당신의 머리를 환기시킬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01월 03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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