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바게트
실키 지음 / 현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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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같이 어울리던 동네 친구가 있었다. 그는 만화를 그렸다. 나중에 연락이 끊긴 다음에, 앙굴렘 만화축제에도 참가하고 그랬다고 했던가. 그는 교육 만화 그리기를 정말 싫어했었는데,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만화를 그려야 했다고. 지금은 뭘하고 사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의 자취를 쫓아 보니 작년 11월에 새로운 작품을 발표했구나. 실키 작가의 <김치바게트>라는 책이 기억의 저장고에서 불러낸 친구의 추억이었다네.

 

주간행사로 일요일마다 도서관에 간다. 그전에 빌린 책들을 반납하기도 하고, 또 새로운 책들을 빌리기도 한다. 다음달 마지막 주에 예정된 달궁 책인 <사악한 목소리>도 빌리고, 바로 읽을 수 있는 그래픽노블도 한 번 찾아 본다. 그러다 만나게 된 책이 실키 작가의 <김치바게트>.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책일 줄 알았다. 바게트에 김치를 끼워 먹는 이야기인가? 나의 오바였다. 프랑스의 웹진에 소개된 프랑스에 사는 실키 작가의 체험담을 소재로 삼은 그래픽노블이었다.

 

어딜 가나 그놈의 지긋지긋한 칭챙총 스토리는 빠지질 않는구나. 요즘 독일에서 한창이라는 AfD 반대시위의 거대한 물결 생각이 났다. 그동안 침묵하던 다수가 나서서 점점 더 오른쪽으로 향하는 극우정당의 인종차별에 대한 시민적 저항을 인스타 중계로 보고 있다. SNS의 긍정적 영향이 아닐 수 없다. 나와 다른 것이 나쁜 게 아닐진대, 끝없는 혐오로 치닫는 시대에 깨어 있는 시민 의식 교육에 대한 효과가 유럽의 중앙부인 독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런데 프랑스도 못지 않은 똘레랑스의 나라라고 들었는데, 아직도 먼 모양이다.

 

얼마 전에 회사 중국인 동료의 비자 발급을 받으면서, 다른 나라에 취업을 하고 사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가 있었다. 최종에 가서는 대표이사가 보증을 서고서야 법무부 장관이 발급하는 취업비자를 받았다. 그전에 서류 작업을 하면서 행정사 아저씨의 도움을 받은 건 말할 것도 없고. 실키 작가 역시 코로나 시절에 경찰(?)이 발급하는 체류허가증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을 보면서 절절한 느낌을 공감했다. 남의 나라에서 사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구나 역시.

 

외국 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는 각종 민원서류 발급의 난이도에 대한 에피소드는 또 어떤가. 오늘도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서 알지만, 모바일로도 각종 민원서류들을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정부의 위력을 새삼 체감한다. 바로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무조건 서류와 팩스 타령을 해대는 건 기본이 아닌가. 관공서에 가서 무슨 일을 처리하려면 한나절은 기본이 아닌가. 물론 그 이면에는 모든 시민들을 강력하게 통제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라는 개인에 대한 고유 식별이 가능한 '빅 브러더'를 연상시키는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지만 무언가를 쉽게 얻기 위해서는 또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니까.

 

그 다음에 또 무슨 이야기가 있더라. 이틀 전에 읽은 그래픽노블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리뷰를 쓰는 게 쉽지 않네. 이래서 보통 리뷰는 책을 읽자 마자 바로 써야 하는데 말이지. 아 친구들하고 같이 어울려서 김치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지 않았나. 오늘 점심에도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김치야말로 한국인의 소울푸드라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을 것 같다. 흔하게 먹을 수 있을 적에는 굳이 찾지 않지만, 또 막상 먹기 쉽지 않을 적에는 생각나는 게 김치라고 생각한다. 오래 전 자취생활을 해봐서 김치만 있으면 또 해먹을 수 있는 게 많으니깐. 요리 재료로서도 만능 치트키라고나 할까.

 

실키 작가가 코로나 록다운 시절에 대해 말하는 것을 읽다 보니, 그런 시절이 언제였나 싶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전면적인 록다운을 실시하지는 않지 않았나. 그러면서 얼마나 의료시설이나 사회 시스템이 그런 팬데믹에 대처할 수 없었으면, 록다운을 실시했나 싶다. 그 시절에도 우리는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하루의 일용할 양식을 벌기 위해 회사로 출근하지 않았나. 언제 그랬나 싶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평소에 있지도 않은 국뽕이 차오르는구나 그래.

 

내친 김에 도서관에서 실키 작가의 다른 책도 빌렸는데 그 책은 <김치바게트>만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지금의 어떤 스타일에 도달하기 위한 습작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간단하게 코로나 시절, 프랑스에 사는 엑스페이트리어트의 삶에 대한 스케치를 살펴봤다. 아주 오래 전, 파리에 도착해서 뤽상부르 공원에서 뜯어 먹던 바게트 생각이 났다. 그냥 뭐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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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4-01-24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간 ‘김치바게트라니 맛있겠다‘ 생각했는데 아니군요?
정말 김치 만한 치트키가 없죠.
우동 좋아하는데 계란을 곱게 풀어넣고 묵은지나 새로 담근 김치를 넣어도 참 훌륭합니다.^^

파리에 갔을때 아끼려고 바게트랑 빵 위주로 줄곧 사먹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레삭매냐 2024-01-24 15:55   좋아요 1 | URL
저는 파리 민박집에서 아침 저녁으로
밥을 너무 잘해 주셔서 만날 민박집
밥을 먹느라 그만 ㅋㅋ

그래도 푸와그라 샌드위치 먹은 기억
은 나네요.

김치 우동 크하~~ 배 고프네요.
 
아이스링크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박세형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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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볼라뇨다. 열린책들에서 제공하는 리딩 가이드에는 볼라뇨 읽기 5개년 프로젝트가 있더라. 4년 동안, 15권을 읽고 마지막 해에는 <2666>을 읽으라고 되어 있다. 난 아직도 <2666><야만스러운 탐정들>을 다 읽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 남아 있던 볼라뇨의 첫 소설 <아이스링크>를 어제 단박에 읽었다. 볼라뇨 21주기를 맞아 올해에는 못 다 읽은 책 두 권도 다 읽을 수 있을까.

 

소설 <아이스링크>는 세 명의 남자가 차례로 등장해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Z시 벤빈구트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한 진술(?)이 교차한다. 진술은 모두 16번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모 모란, 그는 칠레 출신 소설가이자 사업가다. 레모의 멕시코 친구 가스파르 에레디아(가스파린)는 스텔라 마리스 캠핑장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한다. 마지막 인물인 엔리크 로스켈러스는 Z시의 매우 유능한 공무원으로 뚱보 사회주의자다.

 

그리고 금발의 스케이트 소녀 누리아 마르티가 뮤즈처럼 등장해서 엔리크의 영혼을 빼앗아 버린다. 올림픽 국가 대표 선발을 원하는 누리아에게 연습에 매진할 빙상장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누리아를 지상에 강림한 천사로 생각하는 엔리크는 시의 공금을 횡령해서, 신대륙에 가서 성공한 벤빈구트의 버려진 저택의 수영장을 개조해서 자신의 천사를 위한 빙상장으로 개조한다. 사랑에 눈이 먼 이의 대범한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스케이트 소녀를 위한 아이스링크에서 현란한 기술을 선보이는 누리아에게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을 느끼는 뚱보 엔리크.

 

레모도 엔리크의 동료였던 롤라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2년 만에 이혼하고 카르타고 주점과 스텔라 마리스 야영장 등의 사업장 운영에 전념하다가, 운명적으로 누리아와 조우한다. 곧바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누리아와 레모. 기묘한 치정으로 미쳐 돌아가는 애정 전선 가운데, 그나마 서사의 균형을 잡아주는 인물이 바로 레모가 아닐까 싶다.

 

멕시코 시절 친구였던 레모에게 픽업되어, 캠핑장에서 5개월 정도 야간경비원으로 일하게 된 가스파린(가스파르 에레디아)은 불법체류자 신세다. 캠핑장의 터줏대감 카라히요 영감님과 어울리며 야간 경비라는 자신의 본업에 충실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야영장에 빌붙어 사는 카르멘이라는 이름의 오페라 가수 할멈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카리다드와 관계를 쌓는데 열중한다. 그리고 가스파린은 현재가 행복한 순간이라고 믿고, 무언가 더 바라지 않는다. 이런 게 젊음의 특권이라는 걸까.

 

우여곡절 끝에 벤빈구트 저택의 아이스링크가 완성되고, 우리의 스케이트 소녀 누리아는 그곳에 가서 마음껏 연습에 매진한다. 그리고 야영장에서 쫓겨난 카르멘 할멈과 카리다드도 남몰래 벤빈구트 저택에 잠입해서 삶을 이어간다. 이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서사의 전개는 예상대로 빙상장에서 카르멘 할멈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왜 누가, 아무에게도 무해해 보이는 카르멘 할멈을 죽였단 말인가.

 

그 다음에는 빙상장 건설에 실무 책임자인 엔리크가 살인죄와 횡령죄로 체포되면서 최고조로 치닫는다. 카르멘 할멈이 시청 공무원 엔리크를 협박해서 10만 페세타를 뜯어낸 전과도 있지 않은가. 모든 지표는 엔리크가 범인이라고 가르킨다. 과연 그럴까?

 

사실 누가 왜 카르멘 할멈을 죽였는가는 소설 <아이스링크>에서 중요하지 않은 요소다. 하지만 타고난 이야기꾼인 볼라뇨는 소설의 끝까지 누가 할멈을 죽였는가에 대한 부분을 밝히지 않으면서, 바로 그 지점에서 파생된 팽팽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역시 불혹의 볼라뇨는 글을 좀 쓸 줄 아는 작가였구만 그래.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게임판에 뛰어든 참가자들의 추구하는 목표는 현상유지다. 성공한 사업가 레모는 말할 것도 없고, 날건달처럼 보이는 가스파린 역시 카리다드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뚱보 사회주의자 엔리크는 자신의 공금 횡령 발각이 시간문제긴 하지만, 적어도 누리아가 벤빈구트 저택의 비밀 빙상장을 누비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복의 행복을 느낀다. 에피쿠로스적인 현세주의자들의 집합인가.

 

어느 순간부터 소설의 중심을 차지할 것처럼 보였던 살인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는 뒷전으로 빠지고, 레모와 가스파린 그리고 엔리크 3인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진중한 삶의 드라마에 초점을 맞춰지기 시작한다. 무언가 벌어질 것 같은 예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난폭해 보이는 식칼을 든 카리다드의 존재감은 언제라도 무슨 사건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몫한다.

 

또 하나의 문제적 인물 누리아 마르티는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자신을 사랑한다고 애타게 고백하는 엔리크의 고백에도 그리고 한때 연인 레모의 안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Z시를 폭풍우처럼 집어 삼킨 어마어마한 추문과 스캔들 속에서도 완벽한 알리바이로 혐의를 벗고, 새 삶을 찾아 나선다. 바로셀로나로 떠난 누리아는 비서로 일하면서 예술 화보를 찍어 대중의 환호를 받는다. 살인죄 혐의는 벗었지만 빼박이었던 횡령죄로 복역하던 엔리크는 교도 행정에 자신의 특유의 행정력 재능을 보여 주면서 자유의 몸이 되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그들이 누리는 행복한 순간이 영원하길 바란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그렇게 마냥 행복할 수는 없다. 아니 행복한 순간들은 찰나일 뿐, 나머지 대부분은 인내와 고통의 시간일 지도 모르겠다. 애정하는 작가의 첫 소설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회고하는 방식으로 만나는 즐거움은 대단했다.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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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4-01-17 14: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처 돌아가는 애정전선과 팽팽한 긴장감의 스릴러인가요? ^^
찾아보니<2666>은 마침 정가가 66,600원이네요ㅋㅋㅋ

매냐님이 애정하는 작가 볼라뇨가 프루스트,조이스와 불멸의 작가 반열에 올랐다니
저도 일단 찜해두어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24-01-17 15:17   좋아요 2 | URL
언제 읽어도 역시나, 볼라뇨구나
싶었습니다 :> 아직까지 읽지 않은
책이 있다니... 놀랐네요.

<야만스러운 탐정들>과 <2666>
은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네요.

다시 한 번 도전해 볼랍니다 고저.

coolcat329 2024-01-17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재미있을 거 같아요!
저야말로 책 사놓기만 하고 단 한 권도 안 읽었네요. <야만스러운 탐정> 어려운가요? 제목이 너무 좋아서 새 책으로 사뒀는데...
저도 조만간 칠레의 밤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이 책도 찜입니다!

레삭매냐 2024-01-18 16:41   좋아요 0 | URL
왜 수년 전에 사놓고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아마 읽었다고 착각
을 했는지...

역시나 책은 사서 읽는 게 아니라
개지구 있는 책을 읽는다는 말이
하나 틀리지 않네요.

<야만스러운 탐정>은 두 번인가
읽겠다고 호기롭게 나섰다가 미처
완독 못했네요.

<칠레의 밤>은 세 번이나 읽었네
요. 읽을수록 진국이라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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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존 애브넷 감독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보면서, 영화의 제목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그때는 그냥 흘려버려서일까 기억이 희미하다. 최근에 소설이 재출간된다는 소식에 영화를 다시 봤는데 그제야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가 미국 남부 지방의 요리이자,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된 앨라배마 휘슬스톱에 있는 카페테리아 이름이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공개적으로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밝힌 패니 플래그의 원작 소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짠한 감동의 도가니탕이 있는 소설이다. 영화에서는 대중성을 위해 원작 소설의 상당 부분을 각색했다고 한다. 항상 원작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영화가 상대적으로 원작 소설만큼의 감동이 2%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소설은 1980년대 중반 48세 중년의 에벌린 카우치가 요양원에 있는 자신의 시어머니를 찾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니니 스레드굿이라는 86세의 할머니와 만나 휘슬스톱에 있던 카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성으로 사실상의 주인공은 왈가닥 이지 스레드굿과 그녀가 사랑한 루스 제이미슨 그리고 앨라배마 주 휘슬스톱이라는 작은 동네에 사는 여러 군상이 펼쳐내는 다이내믹하면서도 다층적인 이야기들에 초점을 맞춘다.

 

대공황 시절, 그 어렵던 시절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에게서 벗어나 이지를 찾아와 새 삶을 찾은 마음씨 착하고 도무지 일탈이라고는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루스는 이지와 함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라는 이름의 작은 카페를 연다. 1930년대 철도와 열차운행이 호황을 이루던 시절 카페는 휘슬스톱 마을의 사랑방으로 인기를 끈다. 게다가 요리를 맡은 십시와 그녀의 아들 빅 조지가 만들어내는 바비큐 요리는 앨라배마 주 최고라고 했던가. KKK 단을 필두로 한 인종차별이 판을 치던 시절, 이지와 루스는 흑백 인종차별을 하지 않고 카페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맛있고 따뜻한 정성이 밴 음식을 대접한다. 돈을 내지 못하는 스모키 론섬 같은 노숙자들에게도 이지와 루스는 아낌없는 사랑을 베푼다. 스모키 론섬은 그런 루스에게 아가페적 사랑을 느낀다.

 

영화에서는 이지와 루스가 달리는 열차에 뛰어올라 빈민들이 사는 트라우트빌에 사는 이들에게 정부 열차에서 음식을 던져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소설에서는 이지가 레일로드 빌이라는 이름으로 의적 행세를 한 것으로 나온다. 영화와 소설의 다른 점 중의 하나는 빅 조지의 쌍둥이 아들들인 재스퍼와 아티스에 대한 부분이 영화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 소설의 방대한 그런 디테일까지 영화에서 감당할 수가 없지 않았나 싶다. 루스와 이지의 아들 스텀프의 성공기에 대해서도 영화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소설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소재로 우체국에서 일하는 윔스 여사가 발행하는 마을 소식인 <윔스 통신>도 한몫한다. 자잘한 뉴스가 주를 이루는 동네소식 <윔스 통신>에는 마을 사람들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애완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이웃의 부탁에서부터 친절했던 이웃의 부고 소식에 이르기까지 휘슬스톱 마을 사정을 아는 이들이라면 흐뭇해지는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그런 재밌는 뉴스가 실린다.

 

패니 플래그 작가는 대공황 시절 남부 특유의 대가족 그리고 공동체적인 삶의 이야기들을 소설이라는 무대에 올린다. 아울러 흑인과 여성 같이 소외당하는 계층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이지와 루스의 모습을 통해 조명한다. 반세기를 지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에벌린 카우치 여사는 비로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노처녀가 되기 싫어 결혼했고, 당연히 아이들을 낳아 길렀지만 정작 뚱뚱한 중년이 된 자신의 삶에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에 좌절한다. 하지만, 니니와의 진정한 소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영화에서는 에벌린이 좀 더 희화적으로 묘사되었는데, 소설에서는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커리어 우먼으로 변신해 가는 에벌린의 심리묘사가 탁월하게 그려진다. 영화에서 에벌린 역을 맡은 캐시 베이츠는 정말 안성맞춤의 캐스팅이었다. 패니 플래그는 이렇게 두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적절하게 독자에게 들려주면서 시대를 넘나드는 여성들의 유대감에 방점을 찍는다.

 

사실 500쪽이 훌쩍 넘는 두툼한 분량에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었지만, 일단 니니 스레드굿의 이야기에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니 어느새 다 읽어 버렸다. 말미에 실린 십시의 레시피를 보자니, 절로 입맛이 다셔졌다. 책의 표지에 나온 덜익은 초록색 토마토를 보며, 할 줄도 모르는 풋토마토 튀김 요리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왜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마을 휘슬스톱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뱀다리] 9년 전에 숨넘어간 모클이 다시 부활하려나?

요즘 모클에서 미처 읽지 않은 그리고 절판된 책들을 사냥하고 있는데...

잉고 슐체의 <심플 스토리>에 이어,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도 다시 나왔네. 아마 판권이 살아 있나 보다.

다음 타자는 누굴까? 아울러 새로운 친구들도 내 주면 좋겄다. 



< 인터넷으로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튀김을 검색해봤다.우리나라 호박전하고 비슷하지 않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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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1-11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번 정도 이 영화를 본 것 같은데 감동적 이었어요.
혹자는 이 영화의 어떤 장면이 잔인하다고도 표현 하더라고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란 단어에 어떤 상징성이 있을까 궁금하네요~~

레삭매냐 2024-01-11 18:59   좋아요 1 | URL
저도 한 두어번 본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그냥 저냥 봤었는데...
두번 째로 볼 적에는 좀 더 진중하게스리.

기억해 보니 어떤 부분에서 그런 기억이
나는 것도 같네요... 아마 빅 조지와 관련
된 스토리가 아닐까 싶네요.

서니데이 2024-01-11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오래전 영화같은데요.
영화보다 원작이 더 좋은가보군요.
미국 대공황 시기가 이제는 거의 1세기 정도의 시차가 생기는 시기가 되었어요.
이제 그 시기를 겪은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 1980년대에는 부모세대가 될 수도 있는 거네요.
잘 읽었습니다.레삭매냐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4-01-11 19:01   좋아요 2 | URL
영화는 오래 전에 만들어져서 좀
촌스런 맛이 없지 않지만...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원작 소설을 능가하는 영화는
아직 못본 것 같습니다.

대공황, 베이비 부모 그리고
80년대에는 아마 대공황 세대
가 할아버지 정도가 되지 않았
을까 싶네요.

stella.K 2024-01-11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저게 풋토마토 튀김이라굽쇼?
영화에선 되게 맛있게 보암직도하고 먹음직도 하던데.
무슨 양파튀김도 연상도 되고. 근데 파삭하게 튀겨질 수 있을까?
의문스럽기도하더군요. 토마토가 수분이 좀 있잖아요.
풋토마토는 좀 덜 할까요? 암튼 저도 그 영화 두 번쯤 봤는데
의외로 두 번 보신 분이 많네요. ㅋ

레삭매냐 2024-01-11 23:10   좋아요 1 | URL
말쌈 듣고 나서 영화를 좀 찾아 보려고
하는데... 찾아볼 수가 없네요 ㅠㅠ 아쉽.

전 영화 처음에 볼 적에는 몬 영화인지
도 모르고 보고... 그 다음에는 소설을 읽
고 나서 작정하고 봤더니 잼나더라구요.

coolcat329 2024-01-12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새로운 표지로 다시 나왔군요. 저도 영화는 봤는데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좋았던 거 같아요. 영화 다시 봐야겠습니다.
좋은 소설일수록 영화로 만드는 게 어려운 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4-01-12 13:43   좋아요 1 | URL
영화는 유투바 리뷰로 해서 다시
한 번 보려구요.

아무래도 영화가 원작 소설을 따
라가기가 역부족이지 싶습니다.

그레이스 2024-01-12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봐야겠네요.

레삭매냐 2024-01-12 23:53   좋아요 1 | URL
지금 막 20분 짜리 영화 소개를
다시 봤는데 명작이네요.
아무래도 찾아서 다시 한 번 봐
야지 싶습니다.
 
케플러 - 가장 진실한 허구, 퍼렇게 빛나는 문장들
존 밴빌 지음, 이수경 옮김 / 이터널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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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30년 전쟁에 대한 공부는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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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내세 민음사 모던 클래식 7
러셀 뱅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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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 읽고 나서 먹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얼마 전에, 러셀 뱅크스라는 작가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민음사에서 나온 모던클래식 시리즈가 하나둘 절판이 되는 가운데 무려 14년 전에 나온 책들을 구해서 읽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어떤 책과 만나게 되는 시점은 어쩌면 이렇게 운명처럼 정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거리의 법칙>은 당장 구할 수가 없어서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산 <달콤한 내세>부터 다 읽었다. 뉴욕주 에섹스군 샘덴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스쿨버스 참사가 서사의 중심에 서 있다.

 

매사추세츠주 뉴턴 출신의 러셀 뱅크스는 생전에 모두 14권의 소설을 발표했다. 이 양반은 작년 1월에 작고하셨다. 그리고 14권의 책 중에서 국내에 소개된 책은 <달콤한 내세><거리의 법칙>이 전부다. 아쉽다. 두 번이나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지만 두 번 모두 수상에는 실패했다. 아마 최소한 퓰리처상 수상작가라는 타이틀만 있었어도 국내에 더 많이 소개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원서로라도 사서 시도라도 해봐야 하나 어쩌나. 내가 애용하던 전 세계 무료 책배송 서비스 북디파지토리가 망해서 이젠 돈내고 주문장을 날려야 한다.

 

새로운 작가를 느지막하게 알게 되었다는 마음에 평소처럼 횡설수설이 길어졌다. , 이제 본격적인 썰에 들어가 보도록 하자. 1990127, 평소처럼 돌로레스 드리스콜 여사는 샘덴트 마을 아이들을 잔뜩 태운 스쿨버스를 운행 중이었다. 러셀 뱅크스 작가는 돌로레스의 시선으로 아이들이 사는 샘덴트 마을의 이모저모와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하 스케치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인디언 혈통의 베어 오토는 아이가 없던 오토 부부가 입양한 아들이다. 메이슨과 제시카는 19살에 베트남 전에 참전했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전쟁 영웅이자 수노코 정비소의 사장인 빌리 안셀의 쌍둥이 남매들이다. 숀은 마을에서 망조가 들린 모텔을 운영하는 워커 부부의 외동아들이다. 숀은 다른 건 몰라도 비디오 게임 부분에서는 천재적 재능을 보여준다. 14세 니콜 버넬은 학교에서는 모범생이자 장차 미스 아메리카 후보가 될 지도 모를 그런 범상치 않은 캐릭터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런 우주를 가지고 있던 아이들이 탄 버스가 돌로레스가 개인지 사슴인지 모를 동물을 피하려고 하다가 가드레일을 받고(제대로 설치가 되어 있었다) 모래채취를 위한 파놓았던 얼음물 구덩이로 추락하면서 샘덴트의 비극이 발생했다. 마을 아이들의 절반이나 되는 14명의 아이들이 이 사건으로 사망했다. 미래가 창창했던 니콜 버넬은 척추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됐다.

 

러셀 뱅크스 작가는 대단히 영민한 작가다. 상당히 건조한 시선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우선 사고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돌로레스 드리스콜의 시선에서, 다음에는 피해자의 아버지이자 마을에서 여러 사람들의 신망을 얻고 있는 사업가이자 전쟁영우 빌리 안셀의 시선으로. 그리고 소송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변호사가 빠지면 섭섭하니 뉴욕 출신 55세의 메르세데스를 몰고 다니는 유능한 미첼 스티븐스를 배치한다. 그리고 사건의 피해자 니콜 버넬의 냉소적 시선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돌로레스를 재등장시키면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사건이 없었다면 아무 일 없었을 것 같았던 샘덴트 마을의 이면과 치부를 조금씩 드러내면서 독자는 작가가 구사하는 서사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우선 사랑하는 아내 리디아를 잃은 빌리 안셀은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친구 웬델의 아내 리사와 불륜에 빠져 있다. 겉으로 보기에 조용하고 보수적인 그리고 기독교적 가치가 살아 숨쉬는 샘덴트의 아이콘 같은 인물이 알고 보니 남몰래 추악한 짓거리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그리고 돈도 벌고 엄마 역할까지 해야 하는 중압감 때문에 이런 일탈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그를 이해해 주어야 하나? 작가는 이런 교묘한 설정으로 독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판단해 보라고 묻는 느낌이다.

 

돌로레스 역시 마찬가지다. 몇 년 전 뇌졸중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남편 애봇을 봉양하면서 가장으로 돈을 벌기 위해 스쿨버스 운전이며 차를 운전해서 버는 부수입 전선에 뛰어 들었다. 그녀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인지, 어지간한 정비는 스스로 한 모양이다. 바로 옆에 빌리의 솜씨 좋은 수노코 정비소가 있었지만 말이다. 샘덴트 출신으로 해당 공동체에 그동안 다양한 역할을 해온 돌로레스가 단 한 번의 치명적 사고로, 마을의 역적이 되어 버린 아이러니는 책에 몰입한 독자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과연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든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을을 떠나야 할 것인가? 지금 미국의 현재 상황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반세기 전, 뉴욕의 한적한 마을 공동체의 정서는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을까.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소설 <달콤한 내세>의 가장 문제적 인물이 바로 뉴욕에서 샘덴트 스쿨버스 참사 소식을 듣고 달려온 변호사 미첼 스티븐스가 아닐까 싶다. 그는 다른 탐욕적인 변호사들과는 자신이 다르다고 선언한다. 아마 지금도 그렇겠지만, 이런 사건이 터지면 미국 각지에서 내로라하는 변호사들이 사건을 수임하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다. 그 중심에는 막대한 손해배상금이라는 금전적 탐욕이 자리하고 있다.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사업 성공의 기회로 그리고 수입의 원천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티븐스는 조금은 다르다고 스스로 변명한다. 이런 아이들이 연루된 사건에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은 금전으로 환산되는 탐욕이 아니라 분노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핵분열된 자신의 가족 가운데 마약중독자가 되어 부자 변호사 아빠에게서 끝없이 돈을 갈취하는 딸 조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유능한 변호사 스티븐스는 우연한 사건은 없다는 자신의 믿음에 취해, 경찰 조사를 능가하는 추리력을 발휘해서 사건의 전모를 캐고 승소를 자신하면서 워커 부부와 오토 부부에게서 승소 조건부 수임 동의서를 받아내는데 성공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아예 무료 변론을 하는 건 아니고, 승소할 경우 배상금의 1/3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이런 점에서 아예 탐욕이 없다고 보는 건 무리가 아닐까.

 

과연 미첼 스티븐스는 유능한 변호사답게 비극에 빠진 샘덴트 마을에 침투해서 현지인들의 관계를 분석하고(리사와 빌리의 불륜에 대해서도 상당한 추리를 전개한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정확하게 판단하면서 그야말로 컴퓨터 같은 속도로 자신과 자신에게 사건을 수임한 고객들에게 유리한 정황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의 생존자이자 목격자인 니콜 버넬이 배심원 재판에서 배심원을 설득하는데 가장 중요한 캐릭터라는 점을 인식한다. , 과연 니콜에게 맥 컴퓨터로 호감을 산 미첼 스티븐스가 그녀에 대한 예비 심문에서 과실 소송 승리의 쾌거를 이루고 승전가를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샘덴트 스쿨버스 참사라는 일대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아무 일 없이 물 흘러가듯 조용한 삶이 영위되었을 곳에 비극이 도래했다. 러셀 뱅크스는 무덤덤해 보이는 시골 마을의 일상에 대한 리포트로 시작해서, 사건의 발생 그리고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복잡다단한 애디론댁 산맥 인근 마을에 사는 인간 군상들의 평범한 위악을 조용하고 은근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러셀 뱅크스는 자신이 직조하는 서사에 독자를 확실하게 옭아매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렇게 스토리의 올무에 걸린 독자들은 계속해서 책의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마치 무엇에라도 홀린 것처럼 말이지.

 

돌로레스 드리스콜 여사처럼, 우리는 모두 삶의 어느 순간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작가는 보여준다. 평생을 타인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공동체의 선한 일원으로 살아왔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런 인물에게 가혹한 짐을 지우기도 한다. 그런 십자가를 회피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 혹은 도주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돌로레스는 다른 선택을 했다. 소설의 어딘가에 나오는 말처럼, 막대한 보상금도 책임자의 사과와 반성도 이미 죽은 사람들을 되살릴 수는 없으니 그저 온몸으로 비난을 맞을 수밖에. 그런 비난과 극복 다음에야 어쩌면 비로소 자기 구원에 도달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네 삶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으니까.


[뱀다리] 감히 작년에 읽은 최고의 책 중의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대단했다.


[뱀다리2] 1997년 아톰 에고이앙 감독 연출로 이 소설이 영화화됐다고 한다.

영화로도 만나 보고 싶은데, 너무 오래 전 작품이라 구할 수가 없네. 아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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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1-01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민한 작가의 소설을 레삭매냐님께서 넘 (영민하시게?^^) 정리 잘해주시니 마구마구 읽고 싶은 마음.
민음사 모던클래식은 구하기가 어렵나요?^^ 저는 도서관대출파라서... 중고 말고 도서관에 알아봐야겠어요

새해 첫 시작 어떻게 시작하셨는지요?^^ 새해복 많이 받으시어요 매냐님

레삭매냐 2024-01-01 17:38   좋아요 1 | URL
모던클래식 시리즈는 거의 절판의 운명
에 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판권 재계약이 되지 않아 차례로 절판
되고 있더라는.

예전에는 책을 정말 깨끗하게 읽었었는
데, 언제부터인가 책에 마구 4B 연필로
밑줄도 좍좍 긋고 메모도 하고 그런 스
타일로 진화하다 보니 가능하면 소장각
의 책들은 사게 되더라구요 :>

<거리의 법칙>은 미처 수배하지 못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고 있는데... 메모
와 밑줄을 긋지 못하니 어렵네요 고저.

오늘 청소와 장보기를 하고 나니 해가
져버렸네요. 새해의 출발 조옿습니다.
감사합니다 얄라님.

2024-01-01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01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4-01-01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셀 뱅크스, 강렬한 작품을 연속적으로 내놓아 주목하고 있는 작가인데 번역본이 별로 안 보여 아쉬운 작가입니다. 저도 이 양반 좋아합니다. 새삼 반갑네요!

레삭매냐 2024-01-01 17:58   좋아요 1 | URL
격렬하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
번역된 책이 꼴랑 두 권이라니요.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 중에서도
<콘티넨탈 드리프트>와 <클라우드
스플리터>는 젭알 번역해 주시길.

이제 작고하셔서 새로눈 작품으로
는 만날 수가 없게 되부렀네요.
참말로 아쉽네요.

서니데이 2024-01-01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오늘부터 2024년입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레삭매냐 2024-01-01 18: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써니데이님도 햅삐 뉴 이얼~ 되시길
기원합니다 !!!

새파랑 2024-01-02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 최고의 소설이라 하시니 안읽어볼수가 없군요~!! 레삭매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레삭매냐 2024-01-02 11:23   좋아요 1 | URL
무려 14년 전에 나온 책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니... 그래도 지금이라
도 읽어서 다행입니다 :>

다른 책들도 캄온 -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자목련 2024-01-02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좋은 책 많이 읽으시고요^^

레삭매냐 2024-01-02 13:01   좋아요 1 | URL
넵, 자목련님 감사합니다 :>

새해에도 열심히 읽어 보겠습니다.

독서괭 2024-01-02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이 최고로 꼽으셨는데 절판이라니... 아쉽네요.
새해에서 많이 읽고 써 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레삭매냐 2024-01-02 13:49   좋아요 1 | URL
작년 말에 허겁지겁 읽어서
올 해 다시 한 번 읽어 보려고
합니다. 좀 시간이 지난 다음
에요.

독서괭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또 열심히 같이
읽어 BoA요.

페넬로페 2024-01-02 1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에 딱 한 가지 안 좋은게 있다면 자꾸 신간에 눈이 가게 하는 것입니다.
책장에, 도서관에 조금 지난 좋은 책이 많은데 신간에 자꾸 밀려요.
레삭매냐님께서 극찬하시니
이 책도 찜하겠습니다^^
제가 모르는 작가가 너무 많아서 기쁩니다^^

레삭매냐 2024-01-02 23:50   좋아요 2 | URL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책들에
대한 리뷰와 정보를 올려 주시니...
읽지도 못하면서 꾸역꾸역 사고 또
읽지 못하고 죄책감의 연쇄 반응 ㅋㅋ

해마다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책을
좀 덜 사고 집에 있는 책을 읽자아 ~
고 신년 결심으로 정해 봅니다.

coolcat329 2024-01-10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찾아보니 19년에 읽었네요. 거기다 놀라운 건 <거리의 법칙>도 읽었다고 삭제하고 싶은 독후감에 써놨네요. 읽은 기억이 안 나는데 참 당황스럽습니다.
당시 좋았기에 알지도 못하는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었겠죠? ㅎㅎ

레삭매냐 2024-01-10 13:00   좋아요 1 | URL
전 좀 늦게 작가를 알게 되서 이제서야
읽었네요 ^^

<거리의 법칙>도 거의 다 읽었네요.
러셀 뱅크스의 책들이 좀 더 나왔으면
좋겠는데...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