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오 이시구로의 신작 <파묻힌 거인>이 다음 주에 출간될

예정이란다. 오늘 아침에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를 ESPN 온라인 중계로 보다 말고 들춰

본 네이버 책 소식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런데 그동안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책은 모두 민음사에

서 출간돼 왔는데 이번에는 출판사를 갈아탄 모양이다. 시공

사에서 나왔다고 한다.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구매 결정을

내렸다. 다른 일에는 뭉기적 대는 데 이런 결정은 참 빠르다.

 

그렇지 않아도 아마존 북카트에 원서를 담아 두고서, 살까

말까 고민 하던 중이었는데 10년 만에 나왔다는 이시구로 작

가의 책이 생각보다 빨리 번역돼서 출간됐다. 그러니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 3월에 나왔는데 6개월만에 나온 거면

정말 빠른 거지. 물론 원서의 표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나왔지만.

 

참 이번에 알라딘에서 네이버페이 결제 방식도 허용하게 돼

서, 그동안 고이 모아 두었던 네이버페이 적립금을 사용했다.

참 세상은 빨리도 변하고, 그 변화를 쫓아가기란 쉽지 않겠

다는 생각도 아주 잠깐 들었다.

 

솔직히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책은 모두 구비는 해두었지

만 막상 읽은 책은 <Never Let Me Go>와 <우리가 고아였

을 때> 뿐이다. 전작은 영화를 먼저 보고 나서 읽어도 여전

히 좋았지만, 후자는 좀 실망이었다.

다른 작품들도 차례가 되는 대로 찬찬히 읽어볼 계획이다.

그래도 신작 <파묻힌 거인>은 좀 더 빨리 읽게 되지 않을까

나.

 

리얼리즘 계통의 전작들과 달리 이번 <파묻힌 거인>은

용가리와 기사가 등장하는 정통 판타지 로맨스에 가까운

모양이다. 시공사에서 잽싸게 미리 보기 서비스를 제공해서

초반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겠지만, 아직 책을 수중에 받아

보려면 아직도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해서 잠시 망설이고 있

는 중이다. 책 읽기에 왜 맥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한참

궤도에 오르려는데 미리 보기가 중단되면 다시 읽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판타지 장르를 좋아했던가? 이창래 작가에 이어

좋아하는 작가로 가즈오 이시구로를 올리기 위해서는 그의

전작을 모두 읽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어쨌든 이번 추석 때 읽을 책 걱정은 없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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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딸 2015-09-1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시구로의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저는 <우리가 고아였을 때>를 빼고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책은 다 읽었어요. 그중에서는 <남아있는 나날>이 가장 좋았어요. 물론 <나를 보내지마>도 좋았구요. 반면에 <우리가 고아였을 때>는 손이 가질 않더군요. 왠지 읽고싶지 않은...^^
<파묻힌 거인>은 좀 기대가 되네요. 추석 지나고 올려주실 리뷰도 기대할께요.

레삭매냐 2015-09-17 14:51   좋아요 0 | URL
지금 읽고 있는 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부터 시작해서 <소호의 달>, <숨바꼭질> 등등을
우선적으로 읽어야 해서 과연 추석 기간 동안 이시
구로 선생 책을 읽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

<우리가 고아였을 때>는 참... 아쉽더라구요.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지음 / 창비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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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천명관 작가의 소설집이 새로 나왔단다. 아직 이창래 선생의 신작도 다 못 읽어서 버벅대는 판에 나의 손가락은 절로 구매로 향한다. 도대체 칠면조와 육체노동자랑 무슨 상관일까? 닭(치킨)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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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다. 왕의 귀환이다.
아, 그리고 보니 내가 <언더 더 돔>을 다 읽었던가? 아마 1권과 2권만 읽고 세 번째 권은 읽지 못했지 싶다. 나와 미스터리의 제왕 스티븐 킹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리고 2013년 여름, 왕이 다시 돌아왔다(우리나라에는 겨울에 도착했다).
원서로는 283쪽, 전작에 비해 확실히 가볍다(번역판은 400쪽이 넘어가는구나, 얏호 뻥튀기). 제왕이 오랫동안 구상해왔다는 놀이동산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모태로 한 여름 소설 <조이랜드>가 그렇게 탄생했다.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에서처럼 열기에 휩싸여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 발산을 하지 못해 방황하던 청소년들을 정체불명의 몬스터가 습격하는 슬래셔물의 패턴을 스티븐 킹은 그대로 차용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황금가지에서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믿고 읽는 월터 컨이 쓴 뉴욕타임즈 리뷰를 찾아봤다. 쇼킹까지는 아닐지라도 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해야 할까. 대학 2학년 선배가 캠프 파이어에서 마쉬멜로우를 구워 먹으며 신입생에게 들려주는 그런 정체를 알 수 없는 야릇한 이야기들. 아마 우리네도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리뷰에 따르면, 소설 <조이랜드>에는 빼어난 플롯이나 가공할만한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란다. 다만, 긴장감을 유발하는 ‘크리피네스(creepiness)’가 줄기차게 등장할 뿐.

 

주인공 데빈 존스는 소설가를 꿈꾸었지만, 잡지 기고가가 되어 순수했던 70년대(정화하게 말하면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 해)를 회고한다. 당시 그는 예민한 성품의 숫총각으로 애인과 결별하고, 노스캐롤라이나의 호러 하우스 <조이랜드>에서 알바를 뛰게 된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조이랜드에서 수년 전, 린다 그레이라는 이름의 여자가 살해되었고, 그녀의 유령이 이 놀이동산에 출몰한다. 어때 흥미롭지 않은가? 그리고 실연의 상처를 지닌 데빈은 필연적으로 린다 그레이의 유령에 강박증을 느끼게 된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예전에 심리학 수업에서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포비아 중의 하나가 바로 clownphobia라는 말을 듣고 좀 놀란 적이 있다. 놀이동산에서 삐에로 분장이나 동물탈을 쓰고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캐릭터들을 오히려 아이들이 무서워 하다니. 스티븐 킹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장소에서도 오싹한 스릴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선보인다. 하긴 옛날 초등학교 시절, 공동묘지 위에 학교에 세워졌다는 학교괴담 정도는 이제 가소롭기까지 하지만. 그 위에 이제 막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접어드는 과도기에 선 청년을 얹은 성장소설, 뭐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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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볼라뇨라는 작가는 순전히 을유문화사 덕분에 알게 됐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이라는 제목부터 수상하기 짝이 없는 논픽션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달랑 한 편의 논픽션으로 그의 팬이 되기에 충분했다.

 

칠레에서 태어나 멕시코에서 자랐고, 스페인에 정착해서 창작활동을 한 볼라뇨는 우리 나이로 50세인 2003년에 세상을 떠났다. 올해가 딱 볼라뇨 10주기가 되는 해였구나. 그런 점에서 그의 대표작이자 무지막지한 분량을 자랑하는 메타 소설 <2666>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출간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그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구입 클릭을 눌렀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을유문화사에서 1권만 나오고, 나머지는 모두 열린책들을 통해 출간됐다. 작년에 나온 <야만스러운 탐정들>을 제외하고 그렇게 긴 분량이 아니어서 그야말로 부담 없이 읽을 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볼라뇨 책의 무게가 나가지 않는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다가 제대로 된 분량의 <야만스러운 탐정들>에서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의 다섯 권의 기출간 책은 모두 읽었다. 그리고 나머지 네 권도 사긴 했지만 완독을 하지 못했다. 내년엔 기필코 볼라뇨의 책을 다 읽으리라.

 

이 글을 포스팅하게 된 이유인 메타 소설 <2666>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선 1,752쪽에 달하는 이 무지막지한 소설은 5권으로 분권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이 책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은 이래, 과연 몇 권의 책으로 나올까 궁금했었는데 5권이구나. 그럼 권당 300쪽 정도라는 이야기로군.

 

무엇보다 이 책에서 내 눈길을 사로 잡은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역자가 그동안 출간된 역자와는 달리 라틴 아메리카/스패니시 문학 번역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송병선 교수님이라는 사실이다. 그간 마누엘 푸익과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작품 등에서 그가 보여준 믿을 만한 번역에 <2666>의 번역을 그가 맡았다는 점이 반가웠다.

 

분량만큼 놀라운 점 중의 하나는 책의 단가가 10% 할인 전에 66,660원이라는 점이었다. 할인을 하고 나서도 60원 빠지는 6만원이다. 다른 이유 없이 무조건 볼라뇨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바로 구매했지만, 과연 책의 판매가 얼마나 될지 그리고 나처럼 책을 산 사람 중에서 완독을 하게 될 이가 얼마나 될지 너무 궁금하다. 이 책은 온통 궁금한 점 투성이로구나. 내용은 더더욱.

 

2014년 나의 새로운 숙제가 될 <2666> 어서 오라. 과연 볼라뇨가 어떻게 해서 불멸의 작가가 되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뱀다리] 출간예정작인 볼라뇨의 <2666>이 왜 다른 온라인 서점에는 하나도 뜨지 않고 유일하게 알라딘에서만 판매 중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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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번호 001-A000536025] 문학동네에서 쏟아져 나오는 책을 따라 잡기가 너무 힘듭니다. 사서 읽기의 무한반복에도 끝이 없다고나 할까요. 어쩌면 이리도 꼭 마음에 드는 책들만 뽑아내는지요. 이번 물류창고 털기를 통해 그동안 애장하고 싶었지만 미처 마 련하지 못한 책들과 만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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