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을 참아가며 글을 쓴 적이 예전앤 한두번 있었지만 요즘은 뻑하면 존다. 좀전에도 졸다가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언제 또 졸게 될지는 모르지만 ㅇㅁ튼..

 

21일째 한번도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얘긴즉, 열심히 살고있단 말인가...회의하게 되는데.. 관건은, 과연 어제까지 내가 이 일을 즐길 수 있을지, 하는 것이다. 아마도 쭉 즐길 수 있을 것이고 그것만이 풋내나는 희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침점심저녁세끼를해결하는1인분의삶은무섭지않다2인분의삶도무섭지않다3인분4인분5인분까지도무섭지않다하지만6인분부터달라진다여기서부터내삶의몇인분은무서워진다오늘8인분의삼시세끼를해결했다아니솔직히말하자면해결했다기보단해치운셈이다내일도8인분의삼시세끼를해야한다무섭지않다이젠무섭다기보다는해치우는일에보람을느낀다기보다는해치우는일의필연적노곤함이그어떤감정의소진보다강도높게압박하진않는다이것이나는부끄럽다

내일점심밥을벌써오늘한밤에앉혔더니더운김이뚜껑의이슬로맺혀있게되었다내일은더운날미지근한이슬묻은밥을먹을먹게되어있기로하는것이다앞서8인분의세끼어쩌고하면서신세한탄조를하느라나는부끄럽다고생각했지만부끄러움이란건또얼마나부끄러운감정인지


나는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두 권의 책을 주문했다. 늘 그랬듯이 모종의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는 되어있다. 책을 왜 사느냐,는 잔소리에 어느 정도 단련이 되었다고는 해도 늘 새롭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그 잔소리 패턴이 요만큼도 변화하고 있지 않을 바에야, 그건 나의 몫이요 나의 신비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 무엇보다 이번 경우는, 내가 이 책들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이 책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분명한 사실이 있다. 나를 위한 책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면책사유가 된다는 것. 이 계절에 어울리는 내 일상의 어떤 적나라함이기도 하다. 5월과 6월 그리고 7월과 8월이라는 시간. 시간은 계속 도착한다. 도착하고 또 도착한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뙤약볕으로 단련되는 나날이 이어지면서 자꾸만 도착하는 시간을 주구장창 외우고 또 외우게 될 것 같다. 새 책 특유의 냄새에 환장하는 우리 모두의 일반적인 취향을 더 좀더 낡고 오래된 것으로 일깨우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겠다. 난 어느새 햇빛으로 잘 말린 유기용제의 냄새를 풍기며 휘리릭 촤르륵 상투적으로 코를 박고 킁킁거리는 셀프 서비스깨나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활자 중독증도 아니고 난독증도 아니다. 그래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아니 그것과 전혀 상관없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에는 번번이 실패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그런 인간이라는 사실에 별로 실망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인간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햇빛 속에서 8시간을 일했다. 일했다, 라고 쓰고 보니 사실 별반 일한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늦었지만 하게 된다. 글은 이렇게 뭔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구나..아, 이 문장은 마치 사람의 인격마저 돌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가만 보면 이 역시 착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글은 아메바이거나 럭비공이다. 단순하거나 종잡을 수 없거나 둘 중 하나다. 글은, 마치 글은, 정연한 체계속에서 잘 짜여진 구조 안에서 최적화된 피트니스의 절차를 밟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그게 아닌 것이다.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아무도, 아니 나는 글을, 그렇다고 확신하지 못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민음사 판으로 보았는데 너무 점잖은 번역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점잖다는 건 젊지 않다는 뜻이라고도 하니, 적어도 이 책의 민음사 버전은 나에겐 잘못된 선택이었다. 아무튼 욕을 욕으로 욕답게(?) 표현하지 못한 건 명백한 오역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