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리네 관계의 아웅다웅을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순진한 관점으로 퉁쳐버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갈등이 당연한 것이라면 나는 왜 그것을 안일하게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인가.
이제 게으름은 그만할 때도 되었다. 뇌가 게으름에 더 맛들여져서 완전히 맛이 가기 전에 이 뇌를 좀 어떻게라도 해놔야 한다. 갑자기 나를 자극하는 이웃이 있어서 도파민 같은 게 막 솟구치고 그렇다. 감사한 일이다. 차마 어쩌지 못하고 댓글을 대신해서 몇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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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이고 진창이다. 입이 열 개가 아닌 것에 감사한다. 책을 읽지 못하면 일기를 쓰게 될 것이고 일기를 못쓰면 돈을 벌게 될 것이다. 돈을 벌려면 나를 버려야 한다. 그게 두려워 술을 마셨다. 너무 마시게 되었다. 어떻게 된 최면이 너무 쉽게 걸리니 세상이 자신있고 내 기분도 자신있게 된 것이다. 오가던 필름이 몇 차례 끊기면서 그사이 뇌가 두부처럼 부서진 것 같다. 일그러진 두부를 회복하기 위해 자위가 필요하지만 이젠 그것도 약발이 없다. 읽기와 쓰기는 나를 망쳐 왔다. 듣기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말하기인가. 세상밖으로 나가야 한다. 아니 세상속으로 들어가는 건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내일 뵐게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정확히 발음해야 한다. 우중충해선 안된다. 밝고 당당한 발음과 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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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7-03-22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읽고 나니 문득 이승우 소설 ‘전기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ㅎ

소설의
‘나‘는 실직 상태고, 바깥일을 하는 아내 대신 집안일을 하다 보니 이제 완연히 이력이 붙은 남성인데

어느 날, 아내의 강력한 요청으로, 고객에게 책을 읽어 주러 가잖아요.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어떤 대저택으로.

그곳으로 향하는, 그 ‘나‘의 심사가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아무려나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파이팅!

(근데 뼈다귀해장국이 먹고 싶어여 어떡하져....)

컨디션 2017-03-22 23:22   좋아요 1 | URL
아 이승우 소설에 그런 게 있었군요. 책 읽어주는 남자.. 대저택에 살면서 자력으로는 책읽을 상황이 안되는 노인이(맞나요) 느낄 불행감조차 낭만적인 거 아닌가 싶고..^^

저는 술 때문에 인생 망쳤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싫은가봐요.ㅎ 너무 당연한 욕심인데 그 당연한 욕심을 이젠 두려워하기까지 하니.ㅠㅠ
예. 파이팅 해야죠. 한수철님이 파이팅 하라면 엉망인 발음으로도 자신감이 붙을 거 같아요.^^

뼈다귀해장국 좋죠. 소주 땡기게 하시네ㅎㅎ 저는 갑자기 보쌈이 먹고싶은데 일말의 책임을 지시든가요. ^^
 

술 마실 거 다 마셔가면서 글쓰는 업을 게을리하지 않는 작가들이 있다고 들었다.

놀 거 다 놀면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공부 천재들이 있다는 소리도 늘 들어왔다. 

소식이 소식으로 그치지 않고,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지 않으니 낸들 굳건하게 팩트를 믿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왜 나만 몰랐는고 오호, 해봐야 바보같은 짓이다.


맥이 끊겨버린 이 봄날. 졸기도 많이 졸았다. 놀고 놀고 또 놀았으니 불안한 봄날이 춘분까지 견딜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내가 나를 데리고 놀았으니 내 손에 내가 놀아난 셈인데 나는 왜 가슴 가득 원망을 품게 되었나. 아니다. 원망은 아닌 것 같다. 

괜한 감정 만들어서 기운 빼지 말고 그동안 잘 놀았다고 악수나 청하자. 엉덩이에 왁스를 바르고 안녕을 고하자. 컨디션 안녕? 


그래 안녕! 잘해 보자구.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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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녁 햇살이 남아있을 때다. 빨리 걷자. 해가 지기 전에. 어서어서 햇빛 속을 걷자. 거리로 나가면 생의 기쁨이 활짝 웃고 있다.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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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에 무게가 포함되는 이유를 조금 생각하다가 아, 재미없어서 그만 두고는 그것보다 더 무의미한 생각을 하게 된 오늘 아침. 나는 한권의 책을 알라딘 상품이미지에서 검색하다가 몇 분을 탕진해버린 결과 기분좋게 짜증이 난 상태에 놓여 있다. 정확하게 2017년 3월 2일자 인쇄발행일이 찍힌 책이 왜 아직까지 상품검색대에 올라와 있지 않냐 말이다.


오늘이 벌써 3월 7일인 터, 며칠 더 기다리면 뜨긴 뜨겠지만 그 사이 내 얼굴이 이렇게 누렇게 떠서 양장이니 반양장이니 같은 쪽수라도 무거운 게 있고 가벼운 게 있지를 않소 따지고 들 것마냥 덤비다가 내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당장 그 흔한 CEO라든가 OECD라든가 WTO니 FIFA니 하는 것들이 무엇의 약자인지도 모르는 판국에 어찌 ISBN을 논할 수 있단 말이오..

(별 거 아닌 것을 붙들고 환장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어느 60년대 구보씨의 늘어진 긴 한량같은 말투)


이를테면 지금 내가 잡은 책과 매우 흡사한 248쪽 | 215*150mm | 322g(녹색평론 통권152호) 이라는 서지정보를 보면서 이 책의 무게는 아마도 320g 일 거라고 탕탕탕 확신하고 싶다. 그리고 하나 더. 무게만큼이나 별 거 아니면서 그보다는 좀더 쪼잔한 것을 만들려면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무 짝에도 쓸모는 없지만 굉장히 놀라운 일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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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7-03-07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제 곁에 누렇게 뜬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가, 더 정겹게 느껴지네요.^^

저도 아침내내, 장바구니를 넣다 뺐다 난리부르스를 췄다죠 끙,
뜨신 차로 숙취나 풀어야겠습니답.

컨디션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컨디션 2017-03-07 20:52   좋아요 0 | URL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바로 그 소설가 구보씨에 관한 또다른 책이군요!
이참에 이것저것 보다 보니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도 버전이 여럿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장바구니가 닳고 닳도록..ㅠㅠ난리부르스ㅋㅋ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고 계시죠? ^^

2017-03-07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7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3-08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무슨 책이예요?? 찾으셨나요??

컨디션 2017-03-08 15:13   좋아요 0 | URL
혹시나 해서 좀전에 검색해보니 올라와있네요. 녹색평론 153호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