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제목 다음에 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멘트는 푸하하..라고 생각만 하고 있음. 따라서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 있는(아무렴 있고 말고) 저런 제목을 달고 나니 기분이 몹시 좋다는 것.

 

책을 질렀는데, 5망 4백원에 달한다. 사은품에 눈이 어두워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근데 그 사은품이, 차 떼고 포 떼고 난 뒤ㅇㅔ 남는 쓸쓸한 매트에 다름아닌 것임을 이제야 느낀다. 느낌이란 이런 것이다. 킹이 아니었음을. 함께 모여있을 땐 오합지졸인 줄도 몰랐는데 걷어내고 걷어내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보니 그냥 오합지졸의 일부였음을. 알겠다. 좋다. 기대란 이런 것이다. 실망의 실체를 드러내는 방식. 아니 실망이 그 실체를 드러내는 과정. 네 권의 책과 함께 사은품이 도착하면 요가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 나의 이 전도유망한 전망으로 가랑이가 찢어지는 일이 곧 펼쳐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벌써부터 저려온다. 새로운 시작이란 항상 이런 식이다. 이쯤에서 푸하하..

 

너무 늦은 시간이라 나를 컨트롤할 정신이 더더구나 없다. 이럴 땐 총총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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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무친을 생각하면 사고뭉치가 생각나고 사무친을 생각하면 사마천이 생각나는 나는 이시대의 아재개그를 어느 정도 이해할 뿐만아니라 지나치게 마음을 주고야 만다. 만족한다. 이걸로 족하다. 나는 사소한 것에 잘 자족하느라 내 안에 분노가 자리할 틈을 주지 않는다. 분노가 샘솟길 바라지만 좀처럼 안된다. 그래서 난 어떤 힘으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 남편의 말이 맞을 것이다. 너는 차갑다. 친절한 사람을 싫어하진 않지만 지나치게 살갑게 대하고 싶지 않다. 그저 밥과 술을 나누면서 진지함을 가장한 대화를 하다가 추임새로 중간에 농담이나 하면서 서로 감정이 상할라 치면 어느새 알아채고 쿨하게 헤어지는 것. 이렇게 살 수 있다면. 가족이라 할지라도 아니 가족이나 친지일수록 더 좋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인연을 끊고 살 수 없다는 게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가장 큰 고통인 것 같다. 술을 끊기 힘든 만큼 그 쾌락의 이면에 내가 어쩔 수 없는 인연이 있고 그걸 이어가야 하는 것이 괴롭다. 왜 무엇이 괴로운지 알게 되었으니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었고 받아들이는 일만 남았다. 내 안의 있는 것  없는 것을 모두 모아서 최대한 빨리 인생을 탕진하는 길이 남았다. 흙탕물은 빠르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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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0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06-01 23:17   좋아요 2 | URL
늦은 밤까지 안자고 깨어있는(있었던) 사람이 알라딘에는(알라딘이라 그런가?) 저말고도 님을 비롯하여 여럿 있는 것으로^^ 사람과의 거리를 어떻게 유지보수(?) 할 것인가..중요하죠. 그만큼 또 어렵구요. 말씀하신대로, 관계라는 것이 지극히 상대적인 면이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미지근한 관계는 어떨까 싶어요. 식어가느냐 뎁혀지느냐는 그때그때 선택하면 되고. 까짓거 미적지근하면 또 어떠랴 싶구요. 근데 댓글 달다말고 생각해보니 전 어젯밤 다름 아닌 가족이라는 걸로 골몰했군요. 가족은 정말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인생의 과제예요. 이 문제로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결국 세속의 문제로 인간이 겪는 마음의 고통과 짐은 가족이라는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 뻔한 결론이니만큼 뻔한 마음으로 대처하며 살아야겠죠^^
 

고구마 한다발(100뿌리?)
풋고추3, 아삭이 고추3, 청양고추2,
참외2, 단호박1, 애호박1, 오이2, 가지2, 상추6, 케일2, 치커리로 보이는 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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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04-19 00:47   좋아요 2 | URL
과수원 일은 일이니까, 먹고사는 일이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거구요^^ 모종 심는 건 그에 비하면 일도 아닌 거라서(조금 심은거니까요^^).. 과수원 옆귀퉁이에 텃밭 비스무리한 공터가 있어서 고랑을 내보았어요. 오늘 모종을 사서 퇴비를 하고 밭고랑을 냈으니 잡초가 자랄 시간도 없거니와 그나마 올라온 풀들도 다 갈아엎었답니다. 그래도 풀을 다시 올라올 것이구요^^
 

하루 일과를 적는 일이 너무 힘들다. 언제부터인가 손을 놓아버렸다. 아니 애초부터 안했다. 내겐 그저 철딱서니 없는 페이퍼가 팔잔가 보다. 그나저나 요즘은 그마저도 힘들다. 힘이 없다. 진이 빠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뼈빠지게 사는 것도 아니다. 엄살 떠는 거나 진상 부리는 거나 거기서 거긴데, 이게 그런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말투가 점점 이런 식으로 밖에 안된다. 진짜 나를 모르겠다. 감정기복 장난 아닌 건가. 심하게 나이 먹는 건가. 하긴 그럴 때도 됐다. 받아들여야 하나. 받아들이자. 하다하다 도저히 안되면 그때는 들이받아보자. 어떻게? 그냥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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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8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무슨 이런 시시껄렁한 질문을 걱정처럼 말하고 보니 할 일도 참 없다는 생각이 든다. 김훈의 글을 읽다가 잠깐 울었다. 오늘은 밤늦도록 잠이 오지 않을 전망인데 잘 읽던 책을 덮었기 때문이다. 문체의 결이 일정한데다 내용의 무게감까지 더해서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왔을 때는 눈꺼풀이 알아서 신호를 보낸다. 이제 곧 알라딘에 머물다 나가면 다른 책을 잠시 들추다 편안하게 꿈도 없는 잠을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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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4-15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컨디션 2016-04-15 19:49   좋아요 1 | URL
네~금요일이 어김없이 찾아왔네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저녁시간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