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싸게 팔아요 콩깍지 문고 3
임정자 지음, 김영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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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유쾌한 창작 그림동화로 유치원 또래나 초등생들이 공감할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소장하고 싶은 책으로 꼽아서 궁금했는데, 아이들을 다 키운 나도 갖고 싶은 욕심이 난다. 동생이 없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누나(언니)와 형(오빠)라면 이 책을 꼭 보여주자. 동생을 잘 돌봐야 한다거나 누나니까 참으라고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아동 심리학자들은 동생을 본 누나와 형의 마음이 '첩을 본 조강지처의 마음과 같다'고 말한다. 엄마들은 그 마음이 어떤지 다들 알지 않는가? 그만큼 질투와 고통을 주는 존재인 동생을 왜 팔고 싶지 않겠어!ㅋㅋㅋ

뭐든지 다 파는 길 건너 시장으로 짱짱이가 동생을 팔러 간다. 장난감 가게 언니, 꽃집 할아버지, 빵집 아줌마, 혼자 놀던 순이까지 만나는 사람들이 묻는 말과 대답이 반복되어 재미를 더한다.

짱짱이가 시장 가요. 동생 팔러 시장 가요.
"짱짱아, 어디 가니?"
"동생 팔러 가."
"동생을? 왜?"

짱짱이의 대답은 동생의 온갖 잘못을 고발하고 있다. 자~ 동생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짱짱이의 말을 들어 보자.

"내동생이 얼마나 얄미운대요. 나한테 대들고, 나쁜 말도 하면서 엄마 아빠 앞에선 이쁜 척만 한대요. 고자질쟁이예요. 세게 때리지도 않았는데 징징 짜고 엄마한테 일러서 나만 야단맞게 하잖아요. 내동생은 욕심꾸러기 먹보예요. 자기 거 다 먹고, 내 거 엄마 거 다 달라 그래요."

하하하~ 이런 동생을 인형과 꽃다발, 빵이랑 바꾸자고 했으나 아무도 사지 않겠단다. 세상에~ 거저 줘도 싫다지 뭐야? 이럴수가! 그림 속의 짱짱이 표정 좀 봐, 동생을 팔려고 흥정도 잘한다.



깜찍한 짱짱이 정말 큰일이다. 골칫덩어리 동생을 팔아 치울래도 흥정이 안되잖아! 곰곰 생각하더니 그래도 잘 땐 이쁘고, 놀이할 때 아기를 시키면 아주 잘 한다고 순이를 꼬신다. 공주놀이할 때 하녀 시켜도 잘하고, 왕자님도 할 줄 알고, 심부름도 잘한다니 정말 거저 줄거냐면서 순이가 동생 손을 잡았다. 앗~ 위기의 순간, 그러나 재치있는 짱짱이 대답이 명쾌하다.
 "나 생각 바꿨어, 거저 주긴 아까워."



나 먹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운 바로 그 심보일까? 허허~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는데...^^ 할 수없이 동생을 데려 오면서 다시 팔려고 흥정하는데 빵집 아줌마는 빵 한 개와, 꽃집 할아버지는 꽃 한송이, 장난감 가게 언니는 인형이랑 바꾸자니까 또 아까워서 맘이 변했다. "내동생은 아주 비싸요. 억만 원은 줘야 해요." 



짱짱이가 집에 가요. 자전거 타고 집에 가요. 말 안 듣고 귀찮고 더럽고 얄밉고 징징 울보에다 욕심쟁이 먹보 고자질쟁이 바보 동생을  자전거에 태우고 신나게 집으로 달려가요.



집에 돌아온 짱짱이는 뒤에서 머리 끄댕이를 당기던 동생과 잘 지냈을까?ㅎㅎㅎ 남들이 동생을 사지 않겠다고 할 때는 온갖 장점을 찾아내어 설득하고 흥정하던 짱짱이가, 정작 산다고 나서면 바꾸기 아까운 동생의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다. 둘 이상의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어느 집이나 있을 듯한 이야기를 아주 재치있게 잘 그려냈다.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소재라서 아주 열광했다. 부모가 나서서 판결하지 않아도 세상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동생의 소중함을 아는 짱짱이가 사랑스럽다.
동생을 팔아 치울수도 없는 누나와 형의 마음에 먼저 공감해주고 그 다음엔 잘 돌봐줘서 고맙다는 표현을 듬뿍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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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12-09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재미있어서 구입해서 읽었었는데, 그림도 이쁘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좋아하더라구요.
이 책 읽고나서 아이들은 서로 팔겠다고 난리였어요.
지금은 그래도 세월이 지나면 둘도없는 좋은사이가 되겠지요?

순오기 2008-12-09 08:36   좋아요 0 | URL
흐흐흐~ 책읽고 나서 서로 팔겠다는 자매의 반응이 재미있네요.^^
훗날 둘도 없이 좋을 사이가 되는 건 추억이 또 한 몫 하겠죠.ㅋㅋ

하늘바람 2008-12-09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렇게 리뷰를 멋지게 스심 샘이 나는데^^;~

순오기 2008-12-09 08:37   좋아요 1 | URL
책이 재미있으니 리뷰도 재밌게 써야죠.^^

다락방 2008-12-09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제목만 보고 닐 게이먼의 [금붕어 두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인줄 알았어요.

순오기 2008-12-09 09:47   좋아요 1 | URL
금붕어 두마리와 아빠를 바꾸나 보죠.^^
정말 동생을 팔고 싶었던 부모의 추억도 되살려줘요.ㅋㅋㅋ

마노아 2008-12-09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180도로 쫙 펴지네요. 이런 그림체였군요.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조카에게도 필요한 책 같아요^^ㅋㅋㅋ 전 언니를 팔고 싶은데...;;;;;

순오기 2008-12-09 09:47   좋아요 1 | URL
흐흐흐~ 언니를 팔고 싶다는 맘 알것 같아요.ㅜㅜ
어쩌겠어요~ 어여 형부 될 사람이 나타나서 팔아 치우는 수밖에~ ^^

bookJourney 2008-12-09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생을 팔고 싶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도 남들이 내 동생한테 뭐라 하면 너무너무 화가 나던걸요~. ^^

순오기 2008-12-09 19:20   좋아요 1 | URL
오늘 1,2학년 이 책으로 수업했는데~ 애들이 다 동생 팔고 싶었던 적 있대요.ㅋㅋ 어떤 애들은 엄마 아빠를 팔고 싶다고도 쓰고요.ㅜㅜ
그래도 결론은 다들 자기 동생을 사랑한대요~~ ^^

희망찬샘 2008-12-12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서도 엄청 인기 좋은 책입니다. 그림이 짱이지요? 뒤에 나온 작가의 그림책 <<지렁이다>>도 재미있어요.

순오기 2008-12-12 22:51   좋아요 1 | URL
흐흐~ 애들이 좋아할만하죠.^^
그림도 까만 크레파스 선이 확실하게 살려주죠~ 난, 이런 그림이 좋아요!
 
날마다 뽀끄땡스 - 제4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93
오채 지음,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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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가 졸업한 초등학교 도서실에 한달에 두어번은 책을 빌리러 가지요. 교육청에서 지원받은 사천만원으로 멋지게 리모델링도 해서 더 신이 나지요. 오늘은 신간코너에 새책이 많이 들어와 더 반가웠어요. 창비어린이가 선정한 2008 올해의 책, 어린이문학 순위에 올랐던 제목이라 얼른 '날마다 뽀끄땡스'를 빌려왔어요. 잘 몰랐는데 제4회 마해송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네요.

작가(오채)는 바닷가에서 자랐는데, '도서 벽지 아이들에게 책 보내기 운동'으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보내준 책을 읽으며 가슴이 뛰었다고 하네요. 제가 20년 전 '도서 벽지에 책 보내기' 운동하는 교회도서관에서 일했는데, 그런 일이 밀알이 되어 작가를 배출한 것 같아 공연히 으쓱해졌어요. 작가가 스물아홉이라니 그땐 아홉살이었겠죠. 물론 저희가 보냈던 책이 이 학교로 갔던 건 아닐지라도요.^^

섬에 사는 열두살 소녀 민들레와 진수, 섬에 복무하는 해군장교 아버지를 따라 온 보라, 세 아이가 엮어내는 성장동화로 초등고학년이 읽으면 좋을 책이네요. 순우리말이 많이 나오는데 *표의 뜻풀이를 보며 예쁜 우리말에 감동했어요. 우리말을 잘 보존하고 살려낸 작가와 작품에 별을 듬뿍 주고 싶어요. 여기 나온 순우리말은 '물마루, 서울까투리,끌밋한, 샘바리, 내풀로, 바람만바람만, 꽃잠, 갈맷빛, 나들잇벌, 깜참하게' 이런 말이 나오는데 혹시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아버지는 바다에서 돌아가시고 돈벌러 뭍으로 나간 엄마는 식당주인과 재혼했다는 걸 알게 된 민들레의 아픔과 갈등이 잔잔하게 펼쳐지네요. 엄마가 보내준 오카(거위) 리나(새끼)를 불며 좋아했는데, 엄마에 대한 배신감에 집어 던져 깨버렸어요. 뭍으로 엄마를 찾아가 마음과는 다르게 가슴에 못을 박은 들레의 심정도 섬세하게 보여주네요. 그래도 다행인 건, 머리끄댕이를 당기며 싸웠던 서울까투리 보라와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도 무리없고, 진수의 역할도 순박한 섬소년답게 잘 그려졌어요. 할머니와 들레가 주고받는 사투리도 정감있고 억지로 꾸미지 않은 그네들의 삶을 잘 보여주네요.

네가 더 자라면 엄마를 이해할 거라며, 손녀의 마음을 다독이는 할머니는 힘든 농사일을 하지만, 내풀로 다니는 들레는 할머니를 돕는 일에는 별로 마음을 쓰지 않아요. 농사 일에 힘든 할머니는 일년에 한번 열리는 운동회에서 배운 뽀끄땡스(포크댄스)를 추면 절로 힘이 난대요. 그래서 날마다 손녀와 뽀끄땡스를 추면서 살면 좋겠다고요. 할머니가 입원한 병상을 지키던 엄마를 거부하지만, 보라의 말처럼 마음 가는 대로 엄마를 덥석 안고 모녀가 통곡하며 마음을 여는 장면에선 살짝 눈물이 났어요. 할머니 때문에도 눈시울이 젖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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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12-09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궁금해요

순오기 2008-12-09 08:38   좋아요 0 | URL
흐흐~ 기회되면 보시와요.^^

마노아 2008-12-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잔잔하니 파고드는 책이에요. 전 윤영수 작가의 착한 사람 문성현을 읽으면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순 우리말에 감탄했어요. 그 뜻이 너무 낯설어서 또 깜딱 놀랐구요. 이 책도 너무 좋아보여요!

순오기 2008-12-09 09:45   좋아요 0 | URL
착한 사람 문성현이라~ 기억해 둬야겠어요.^^
순우리말 너무 예쁜게 많은데 우리가 또 그쪽으론 너무 몰라서 부끄러워요.ㅜㅜ
 
나를 가장 감동시킨 크리스마스 이야기

 오늘 어머니독서회 토론도서였어요. 저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이 책을 읽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린답니다. 매년 읽어도 똑같이 울컥하며 눈물이 솟는 걸 보면 제가 눈물이 많은 사람이던지 이 책이 그렇게 감동적이든지 둘 중에 하나겠죠?^^

요즘 서재인들이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소개해주시는데, 실제 제가 읽은 건 많지 않더라고요. 열심히 챙겨 읽어야지 맘 먹고 있어요. 제가 본 크리스마스 이야기 중에 아직까지는 최고의 감동을 준 책이어서 한 번 더 읽게 되지요.

12월인데도 경기가 침체된 올해는 더 싸늘한 것 같아요. 웬만한 상가들은 12월이 되기 바쁘게 성탄 장식이라도 해놓고 손님을 기다렸는데 별로 눈에 띄지도 않네요. 물론 제가 중심가는 안 가봐서 모르겠고 제가 사는 지역만 봐서 그런다는 거예요. 많이 썰렁해진 겨울, 이웃과 나누는 손길도 많이 움츠러들었다고 하네요. 계절은 꽁꽁 얼어붙어도 우리 마음만은 얼지 않도록 따뜻함을 나누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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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0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출퇴근하는 버스에는 트리 장식을 해 놓았더라구요. 누군가는 그 조차도 아깝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작은 장식 몇 개로 기분을 업 시켜주니 저는 보기 좋더라구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나눔의 미덕이 우리를 더 풍요롭게 해줄 거예요. 이 책도 꼭 챙겨보렵니다.

순오기 2008-12-08 23: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누군가 마음 쓴 장식으로 기분을 돋우어주는 것도 좋지요.^^
나눔의 미덕~ 실천하는 12월이 되도록 힘 써 봅니다.

바람돌이 2008-12-08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정말 성탄 장식도 늦네요. 지금쯤이면 곳곳에 성탄 장식이 들어설땐데 말이죠. 사람들 마음이 참 많이 힘든 날들입니다. 그래도 힘내야죠. 다들 살아야 하잖아요.

순오기 2008-12-08 23:2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우리 동네만 그런게 아니로군요. 다들 살기가 힘들어서 큰일이네요.ㅜㅜ 밥심으로 버텨야죠.^^

미설 2008-12-09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트리샤 폴라코의 천둥케이크도 재미나게 읽었는데 이 책도 보고 싶네요. 다들 따뜻한 크리스마스 맞아야 할텐데 집안에서 이러고 있어도 세상 팍팍한게 팍팍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순오기 2008-12-09 01:24   좋아요 0 | URL
천둥케이크도 리뷰를 썼지요~ 패트리샤 폴라코 글도 그림도 너무 좋아요.^^
참 사는게 팍팍해서 큰일이에요~ 정말 팍팍 실감납니다.ㅜㅜ
 
몰입 천재 클레멘타인 동화 보물창고 24
사라 페니패커 글, 말라 프레이지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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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좋아할 '몰입'과 '천재'란 낱말을 달고 온 책이 있으니 바로 <몰입 천재 클레멘타인>이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채 고기잡이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다. 내사랑아 내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애절하게 부르던 노래, 클레멘타인이 떠올랐지만 이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물구나무 선 표지 그림만 봐도 말괄량이 삐삐나, 최고의 이야기꾼 구니 버드와 친구하면 딱 어울릴 아이다.

2007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받았고, 뉴욕 공공도서관이 뽑은 ‘올해의 최우수도서’ 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은 1967년 제정되어 ‘뉴베리 상’, ‘칼데콧 상’과 더불어 미국 3대 아동문학상으로 상당한 권위를 가진 상이다. 따끈따끈한 신간으로 '제4회 알라딘 리뷰대회 대상도서'로도 선정됐다.



속지와 차례에 있는 삽화만 봐도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아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클레멘타인 말에 의하면 '가만히 있는 것에 알레르기가 있단다' 교장선생님 앞에서 당당히 말하는 걸 봐선 절대 주눅들거나 기죽을 아이가 아니다. 클레멘타인은 솔직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착한 어린이표'가 아니라서 어린 독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 좌충우돌 천방지축 유쾌 발랄한 클레멘타인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재미도 좋다. 3학년 클레멘타인은 누구보다 집중을 잘 하는 아이다. 다만 선생님께 집중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집중한다는 게 문제지만.^^ 글쓰기보다는 그리기를 좋아하고,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내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진 아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마거릿의 머리도, 접착제가 묻은 머리를 잘라내고 당황한 친구를 도와준 것 뿐이다. 민들레 홀씨처럼 변한 마거릿의 머리에 '불타는 저녁놀' 마카펜으로 빨간 머리를 만들어 주었고, 마거릿과 같아지기 위해 자기 머리도 자르고 초록색을 칠한 클레멘타인은 의리도 있다. 보통의 부모 입장에선 자기 아이가 클레멘타인 같다면 심히 고민되지 않을까?^^ 선생님들도 반에 이런 아이가 있다면 수업도 방해되고 여간 신경 쓰일 것 같은데, 클레멘타인 선생님도 어쩔 수 없었는지 문제가 생기면 교장실로 보낸다.

아무도 집중하지 않을 때 진짜로 집중하는 건 클레멘타인 뿐이다. 몰입의 천재 클레멘타인을 알아주지 않아도 엄마 아빠는 인정해 준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일이 캐묻지 않고 클레멘타인은 도와주려 했을 거라고 믿는다. 어른들이 결과만 놓고 클레멘타인을 문제아로 생각할 때, 부모님은 클레멘타인이 어떤 마음으로 했을지 생각해 본다. 이런 부모를 만났다는 건 행운이다. 나를 비롯한 보통의 교사나 부모들은 결과만 놓고 평가하기에 어린이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 한두 번은 아닐 것이다.

클레멘타인은 밝고 긍정적인 아이다. 누가 뭐라 해도 '그래요, 좋아요' 바로 인정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기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클레멘타인의 머리 속에선 굉장한 아이디어들이 뿅뿅 떠오르기 때문에 잽싸게 낚아 채야 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무언가에 집중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다. 주변 일에 몰입하면서 문제도 해결한다. 아파트 관리하면서 비둘기 똥 때문에 고심하는 아빠를 위해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바로 7층에서 비둘기 먹이를 주는 야코비 할머니의 심부름을 자청하면서 정면이 아닌 측면의 식당에서 먹이를 주는 방법으로 해결한다.클레멘타인은 집중을 잘하기 때문에 마거릿이 좋아하는 것을 다 모아 붙인 멋진 모자로 서먹했던 관계도 해결한다.

남동생을 이름 대신 그때 그때 온갖 채소 이름(피망, 파슬리, 양배추, 브로콜리, 완두콩, 토마토, 샐러리)으로 부르는 클레멘타인은 놀아주기도 잘한다. 다만 냄비돌리기를 오래 태우거나 너무 웃게 해서 먹은 걸 다 토하게 하는 게 문제지만.^^ 이런 클레멘타인에게 고민이 하나 생겼다. 동생은 '쉬운쪽'이고 자신은 '어려운 쪽' 아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드디어 부모님이 쉬운 쪽 하나면 충분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 '사라져서 속이 다 후련해! 클레멘타인' 이라는 글씨를 쓴 케익을 주문하는 걸 듣고, 자기방을 청소하고 동생방도 청소하려고 맘 먹는다. 하지만, 청소는 만만치 않아 오후 내내 뿌리고 문지르고 했지만 깨끗해진 건 하나도 없다. 결국 엉엉 울면서, 엄마 아빠가 원하지 않는 일은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집중도 잘 하고 숙제도 잘하며 피아노 레슨도 잘 받고, 동생처럼 쉬운 쪽이 될테니 보내 버리지 말라고 애원한다.

하하하~ '사라져서 속이 다 후련해'는 비둘기를 말하는 것이었고, 비둘기 대전쟁의 영웅 클레멘타인을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했는데 클레멘타인이 오해를 했던 것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클레멘타인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지만 역시 순진한 어린이였던 것.

이의 관점에서 본다면 크게 잘못된 것도 없는데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고 있음을 돌아보게 한 책이다. 또한 결과보다는 과정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너그러움을 깨닫게 한 책이다. 내 수업에 오는 아이 중에도 클레멘타인 비슷한 아이가 있다. 늘 입이나 손으로 소리를 내서 수업을 방해하고, 눈을 가운데로 모으거나 엉뚱한 말을 해서 아이들은 깔깔거리지만 교사는 결코 웃을 수없는 상황을 만든다. 내심 저 아이는 그만 왔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따로 불러서 '잘 생긴 호영이는 시도 잘 쓰고 재미난 이야기도 잘해서 시인이 되고 작가도 되겠다고 추켜주며, '임작가. 임시인' 하고 불러주니까 절대 빠지지 않는다. 1학년부터 2년째 다니는데 순진무구한 글로 나를 종종 감동시킨다.

엄마가 학원을 운영하는데 자기 아들을, 강사들이 문제아로 생각하고 수업에 안 넣으려고 한다며 상담전화를 해왔다. 방과후학교에서도 산만하고 수업을 방해하는지, 이해력이 떨어져 설명을 못 알아 듣는지 물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설명할 땐, 클레멘타인처럼 주변에 집중하느라 설명을 놓치기 일쑤다. 그러나 다시 설명해주면 금세 알아 듣고 클레멘타인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퐁퐁 솟아나는지 뚝딱 써온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기발한 생각을 잘하는 창의성 넘치는 아이라며, 다른 아이들과 똑같기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언으로 위로해줬다. 그런데 이녀석 정말 자기 엄마를 끔직히 생각하는 효자다. 모든 글에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철철 넘치는 사랑스런 녀석이다. 아마도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결과라고 생각되는데, 클레멘타인 엄마 아빠처럼 자녀를 믿어주고 이해한다면 충분히 몰입 천재로 자랄 거라 생각된다.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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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2-08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레멘타인 같은 아이는 정말 우리나라같은데서는 살기 힘들거예요. ㅠ.ㅠ
클레멘타인이 교장실에 보내졌다니까 생각나는 얘기가 예전에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오신분이 학교 선생님이 되셨는데 너무 힘든 아이가 있으니까 교장실로 보냈다네요. 상담좀 받으라고...외국에서는 교장 선생님이 학생 상담을 하잖아요. 우리 나라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얘기지만... ㅠ.ㅠ

순오기 2008-12-08 23:24   좋아요 0 | URL
교장실을 상담실로 한 학교도 있긴 해요. 우리 애들 학교가 그랬는데 상담오는 아이는 없었답니다.ㅜㅜ
클레멘타인 같은 아이는 견디기가 쉽지 않지요.ㅜㅜ

2008-12-08 0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12-08 23:26   좋아요 0 | URL
원제는 살펴볼 생각도 못했어요.
몰입과 천재~ 그래서 저도 엄마들이 좋아할 낱말이라고 썼어요.^^

이팝나무 2008-12-0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오랫만이에요..구입할 책목록에 살포시 담아갑니다. 남이 볼 때는 우등생이나 엄마눈에는 한없이 산만한 우리 아들을 위해 꼭 읽어봐야겠어요...

순오기 2008-12-09 08:42   좋아요 0 | URL
오~ 이팝나무님 반가워요~ 별일은 없는 거죠?
흐흐~ 남이 우등생으로 봐주는 아들이라면 괜찮을 듯 한대요.^^

L.SHIN 2008-12-09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데요, 리뷰. ^^
근데 왜 저는 저 흑백 케익 위에 싸인펜을 들고 마구 색칠하고 싶어지죠? (웃음)

순오기 2008-12-09 08:43   좋아요 0 | URL
리뷰가 너무 길어졌어요, 수정하려니 또 어디를 줄여야할지 난감하네요.ㅜㅜ
하하~ 케익 위에 칼라펜으로 마구 마구 색칠해 주세요.^^

L.SHIN 2008-12-10 07:26   좋아요 0 | URL
그랬다가는...
제 컴 모니터에 몹쓸 자국이 남을...크하하핫,
(사실 진짜 시도할뻔 했다고는 말 못하겠..;; -_-)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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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며 읽었는데 아직 리뷰는 못 쓰겠다. 마음이 진정되도록 숙성시켜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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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8-12-08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걱정에 저도 읽기가 두렵지만, 옆반 선생님이 이 책 사셨길래 빌려 달라고 이야기 해 두었어요. 요즘 이 책이 너무 인기인 것 같은... 안 읽으신 분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분이 언급하시더라구요.

순오기 2008-12-08 23:3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안 읽을려고 했어요.ㅠㅠ
그런데 눈물을 흘리고 나면 내가 선해지는 느낌이 좋아요.^^
알라딘에선 4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어요.

이팝나무 2008-12-0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셀러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이 책을 멀리 했는데 이 책도 담아갑니다...

순오기 2008-12-08 23:31   좋아요 0 | URL
우리의 참회록 같은 책이죠~ 그 결과 엄마를 더 생각하고 한번이라도 더 연락한다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