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영웅은 혼자 되는게 아니다
난중일기 - 이순신과 함께한 임진왜란 7년의 이야기 파란클래식 3
이명애 지음, 박혜선 그림 / 파란자전거 / 200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앞 부분에 난중일기를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난중일기가 어떤 책이고 임진왜란 7년은 어떠했는지, 바다에서 패배를 모르던 이순신의 전략 및 임진왜란에 대한 재평가도 실었다. 유물과 유적의 사진과 지도를 실어 이해를 돕고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시해 역사공부를 도와 준다.

  임진년(1592년)부터 무술년(1598년)까지 7년 전쟁 기간 중 기록한 일기는 어린이가 알아야 할 부분만 발췌해서 많은 부분이 빠져 있다. 하지만 난중일기 전체가 들어 있다면 어린이가 읽기는 쉽지 않기에, 이 책은 3학년 이상 어린이가 읽기엔 좋을 듯하다. 큼지막한 삽화도 들어 있어 상황을 이해하기 좋고, 무리 없이 쉽게 읽힌다. 더 관심 있는 어린이는 윗 단계의 책을 봐도 좋겠고, 한겨레아이들에서 출판한 ’이순신을 만든 사람들’을 읽으면 좋겠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일기쓰기를 지도할 때,  이순신 장군처럼 기록을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할 것이다. 나 역시 충무공의 후손임을 강조하면서 우리 애들에게 일장연설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엄마는 일기를 썼냐면 그건 아니기에 ’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씀에 비추어 부끄러운 고백을 살짝 털어 놓으며 난중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에 쓴 ‘난중일기’는 국보 76호로, 이순신 장군이 직접 붙인 이름이 아니고 정조 때 ‘이충무공전서’를 엮으며 당시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난중일기’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실제로 읽은 이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읽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를 위한 난중일기를 먼저 보면 좋겠다.  


  ‘난중일기’는 전란을 기록한 공식문서가 아닌 이순신 개인의 일기지만, 소중한 역사적 사료로 임진왜란 7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전쟁 중 나라 안팎의 사정이나 임금으로부터 군사에게까지 명령이 전달되는 과정과 군사 작전, 군인들의 활동과 상벌 제도 및 거북선과 무기를 만들던 장인과 의병활동도 기록했다. 또한 군사들의 식량을 마련키 위해 전쟁이 뜸한 시기엔 농사를 짓고, 사슴이나 노루를 사냥하거나 전복과 미역을 따고 물고기도 잡은 걸 알 수 있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서 전쟁 중의 괴로움이나 가족과 떨어진 외로움도 일기를 쓰면서 다잡았음을 짐작케 된다.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장군으로 걱정도 많았지만, 어머니와 아들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7년의 역사를 후대에 전한 이순신의 ‘난중일기’는 기록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소중한 자료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멜기세덱 2008-12-26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찍 일어나신 거에요, 아직 안 주무신 거에요? ㅎㅎㅎ

순오기 2008-12-26 05:34   좋아요 0 | URL
ㅋㅋ 일찍 일어났어요. 제가 10시쯤 자면 두세 시에 깨거든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 오늘 반납일이라 열심히 쓰고 있어요.^^

가시장미 2008-12-27 04:59   좋아요 0 | URL
아니 새벽부터 리뷰를 쓰시는 이 부지런함.. 대단하시네요. ^^
저도 오늘 일찍 읽어났는데, 비몽사몽해서 눈팅만 하다가 몇 자 남겨요. ㅋㅋ

전호인 2008-12-26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가장 분주하고 부지런하신 참알라디너가 순오기님이지염.
연말이라는 핑계로 눈팅만 살짝살짝할 뿐 댓글을 남길 여유까지도 없었네요.
건강하신 듯 하여 기쁩니다. ^*^

순오기 2008-12-26 16:19   좋아요 0 | URL
가장 분주할진 모르지만 부지런하진 못합니다.ㅋㅋ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도 자주 뵙자고요.^^

노이에자이트 2008-12-2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중일기 완역판은 미성년자들 읽기 민망한 구절이 있을 걸요.이순신은 전쟁 때 첩을 데리고 다니면서 동침한 일까지 적었으니까요.본부인은 위험해서 집에다 모셔뒀나 봐요.

순오기 2008-12-26 16:22   좋아요 0 | URL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어린이용은 그런 부분까진 안 나와도 한달 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책은 한 달 일기가 몇 개 안되거든요.
칼의 노래에서도 난중일기에 나온 '여진'을 이순신의 여자로 그리고 있지요.^^ 본부인은 자식들 키우고 어머니 모시고...

다락방 2008-12-2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일찍 일어나는 순오기님! 멋져요, 멋져. 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요.


음...한끼 굶는게 더 힘들던가? ( '')

순오기 2008-12-28 23:12   좋아요 0 | URL
헤헤~ 나도 결혼 전에 엄마가 '내일 일찍 일어나라'그러면 '안자고 날샌다고 했어요. 늙으니까 잠이 없어진 걸까요?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고...ㅋㅋ
 
엄마, 난 도망갈 거야 I LOVE 그림책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신형건 옮김, 클레먼트 허드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하하~ 이 책 나를 웃겼다. 그래 네가 뛰어봤자 벼룩이고 부처님 손바닥이지. 엄마한테서 벗어나려는 아기 토끼와 엄마의 대화를 보며 든 생각이다. 사실 우리도 부모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으면서,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못한다 말이지.ㅋㅋㅋ

긴 말이 필요없을 책이다. '잘자요, 달님'의 작가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 책이라면 무조건 환영할 매니아들이 있으니, 양장본과 보드북 두 종류가 있어 골라 볼 수 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 하지만 그림은 클레먼트 허드라는 화가의 작품이다. 

이야기 진행에 따라 흑백과 칼라의 그림이 반복되어 좋은 대조를 이룬다. 엄마에게서 도망치려는 아기토끼와 엄마가 주고받는 알콩달콩 사랑놀이 숨바꼭질이 재미나게 펼쳐진다. 우선 몇 개의 그림으로 이들의 사랑놀이를 엿보자.^^

시냇물로 가서 물고기가 되어 헤엄쳐 도망 간다는 아기 토끼와 낚시꾼이 되어 잡아올린다는 엄마




엄마가 낚시꾼이 되면 높이높이 산으로 올라가 바위가 된다는 아기와 등산가가 되겠다는 엄마




정원에 꽃으로 숨고, 새가 되어 날아가겠다는 아가토끼를 엄마는 무엇이 되어 찾아 낼까?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대답할 수 있는 이야기에 창의적인 그림이 돋보인다.





토끼로 형상화된 저 나무 너무 재밌고 귀엽다. '엄마, 난 ~~ 도망갈 거야' 하는 아기토끼의 말은 흑백으로 엄마의 끝없는 모성애를 나타내는 부분은 칼라 그림으로 구별한 것이 맘에 들었다.  계속 이어지는 아기토끼와 엄마는 어떤 얘기를 주고 받을지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그래, 아기 토끼야~ 네가 뛰어봤자 벼룩이고 부처님 손바닥이지, 엄마를 벗어날 수가 있겠니? 니가 어디를 가든 엄마는 너를 지키고 보호할 책임이 있단다. 그게 바로 엄마의 사랑이거든!^^

아기의 성장 단계에 따라 엄마랑 주고 받는 대화는 얼마든지 진화하고, 놀이로 변형 응용하면 무한대로 적용할 수 있겠다. 알콩달콩 아기와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표현하기 좋은 놀이책으로 추천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섬 2008-12-26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랑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네요. 우선 보관함으로~~

순오기 2008-12-29 00:28   좋아요 0 | URL
거의 놀이책 개념으로 활용하면 좋을 듯...

가시장미 2008-12-27 0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많이 궁금했어요. ^^ 아 이런 그림이 있는 책이군요. 그림의 색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울희망이 태어나면 꼭 보여줘야겠어요 ㅋㅋ

순오기 2008-12-29 00:28   좋아요 0 | URL
희망이가 보려면 돌은 돼야겠죠?ㅎㅎ
 
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에 정말 낄낄거리며 읽은 책이다. 게다가 걸죽한 입담을 즐기는 독서라니! 엄마보다 먼저 읽은 중1 막내는 엄마가 낄낄거릴 때마다 "엄마도 재밌지?" 소리를 연발했다. 만화같은 뻔한 스토리에 제법 묵직한 주제를 얹어서, 가볍게 스치듯 상큼발랄하게 그려낸 김려령 작가에게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주었다는 설명에 동감한다.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문학은 더 재미있어야 한다. 아무리 대문짝만한 신문광고를 때리고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고 외쳐도, 재미가 없다면 청소년에게 외면당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충분히 사랑받을 요소를 갖고 있다. 표지부터 청소년의 시선을 끌만한 만화적 캐릭터로 옷 입었고, 등장인물 이름도 완득이, 똥주, 난닝구(남민구)라니 만만치 않다. 한 챕터가 시작되는 페이지에 만화로 요약한 센스도 돋보인다. 게다가 시작부터 담임샘인 똥주를 일주일 안에 죽여달라고 기도하는 완득이가 작정하고 끌어들이는데, 어찌 웃음없이 볼 수 있겠는가? 청소년들이 가볍게 낄낄거리며 즐길 수 있다. 완소 완득, 똥주샘 짱이다.^^

책은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좋은 책이란 독자의 삶에 긍정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볍게 읽고 무거운 주제를 새김질하며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 줄만한 책이다. 우리 주변에 많이 있지만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이웃들, 저소득층이라 불리는 그들과 무언가 하나씩 부족한 사람들,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사회문제, 혼인으로 맺어져도 온전한 한국인이 될 수 없는 외국인 어머니 등, 제법 묵직한 사회문제가 충분한 토론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주변에 있는 그들에게 무심했던 태도를 바꾼다면 이 책을 읽은 값은 톡톡히 할 듯하다.   

감옥살이 하듯 입시에 매달려야 하는 고딩들의 현실에서 표출할 수 없는 욕구와 불만이 쌓인 그들에게 열어줘야 할 돌출구, 혹은 탈출구의 문제들. 상위권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의 존중받지 못하는 인권문제. 부모들이 못 이룬 꿈의 대리자로 정작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진학문제 등,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얘기를 나눠도 좋을 듯하다. 물론 청소년의 성심리도 살짝 엿볼 수 있다.

가볍게 낄낄거리고 책을 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가 한참은 생각하게 된다. 완득이를 혼자만의 세계에서 끌어내는 똥주샘의 교육방식이 그리워지는 현실이다. 심한 욕설같은 반어적인 상말을 마구 하는 선생님이 계시다면 아이들은 좋아할까? 체벌 99대, 집행유예 12개월을 선고할 줄 아는 똥주샘의 너스레에 학생들은 그 사랑의 깊이를 짐작하지 않을까? 비록 완득이의 보급품인 햇반과 호박죽등을 수시로 갈취하는 선생님이지만, 부자 아버지의 불법체류자 학대에 반대해 그들을 위한 모임과 쉼터를 제공하고 소수자에 대한 애정을 실천하는 삶이 제법 멋져보이기도 한다.

공부는 꼴찌지만 난장이 아버지를 욕한다면 가차없이 주먹이 나가는 완득이. 어머니의 존재 여부도 모르고 살다 만난 그분(베트남인)의 닳아빠진 분홍신이 마음 아파서 새구두를 사드리는 장면에선 기어이 눈물 한방울 떨구었다. 이런 인간적인 완득이를 좋아하는 일등짜리 정윤하의 짜임은 자연스럽지 않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들은 다 자기에게 없거나 부족한 것에 끌리니까... 내게도 부족한 것을 채워줄 친구가 그~립~다!

청소년성장소설인 이 책은 물론 완득이의 성장을 담고 있다. 난장이 아버지와 어머니인 그분을 인정하고 사랑하기까지 마음의 움직임이 담겨있고, 복싱을 통한 자기 찾기는 TKO패를 극복하려는 다짐으로 보여준다. 또한 완득이와 더불어 주변 사람들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 난장이 아버지 도정복씨와 완득이 어머니인 그분, 난닝구로 불리는 삼촌 남민구와 씨불놈으로 알려진 이웃집아저씨, 똥주 선생님조차도 함께 어울리는 가운데 내면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원만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청소년 성장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기에 진정한 성장소설로 읽혀지고 꾸준히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 된 듯하다. 여러 곳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08년 겨울 책따세 추천도서로도 선정되었으니, 좋은 책은 확실히 독자가 알아 준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8-12-2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에대해 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멋져요 님

순오기 2008-12-26 05:46   좋아요 0 | URL
중학교 독서회에서 토론했던 도서라 발제하느라 정리를 신경 쓴 듯...^^

가시장미 2008-12-27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이 책을 못 보고 넘기네요.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다가 결국은...
아는 동생한테 선물하려고 샀던 책인데, 그것만으로도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을 ㅋㅋ

순오기 2008-12-28 21:59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후회하지 않을거예요.^^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김용택 동시집
김용택 동시집, 이혜란 그림 / 창비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여년 전 마암분교에 가서 시인을 만난 적이 있기에, 덕치학교에서의 선생님 모습도 그와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해본다. 섬진강가 언덕에 자리 잡은 마암분교에서 뵌 시인은 시집의 표지 그림처럼 편안한 생활한복을 입고 계셨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한시간의 강의가 어느새 흘러갔는지 돌아오는 발거음이 아쉬워 다들 가져간 시집에 사인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사진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과 동심으로 생활하시니 세월도 비켜가는 듯하다. 

김용택 선생님의 시를 읽으면, 시가 시인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분을 뵈었기에 나혼자 친숙하게 느끼기도 하겠지만, 그곳을 다녀왔기에 그렇게 느끼는 듯하다. 학교 아이들도 이 분의 시집을 읽으면, 자기들도 이 정도는 쓸 수 있다고 만만하게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 선생님의 시를 읽어 준 날은 어김없이 시를 쓰자고 조른다. 아이들의 시심을 일깨우고 시 쓰기를 어렵지 않게 여기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일 것이다.^^ 

고향 마을에서 40년을 교사로 지낸 선생님은 참 행복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교사들이 진급에 목을 매면 참 많이 망가지는 걸 보게 되는데, 그런 걸 초월한 선생님은 정말 행복하게 사셨을 거 같다. 당신이 좋아하는 아이들과 사철 변하는 산과 나무와 풀꽃을 보고 새소리를 들으며 산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꿈꾸지만 누리지 못하는 행복이다. 아이들과 뛰놀며 시를 쓰는 선생님은 정말 동심을 잃지 않은 어른아이일 것이다. 이 시집은 정년퇴임을 앞두고 교단일기로 낸 마지막 시집이다. 우리도 그분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시를 맛보자. 

개미 

토란 잎에 내린
이슬비가 모여
또르르 굴러
개미 위에
툭 떨어진다.
"어!
이거,

물벼락이여?"
  

새 

콩새
비비새
박새
물새
참새
멧새
굴뚝새
제비

작다.

이 정도면 아이들이 만만하게 여길만 하지 않을까? ^^ 김용택 선생님이 쓴 시는 이렇게 쉽고 재미있이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시가 어려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시 51편이 5부로 나뉘어 있다. 1부와 3부에는 시골 생활에서 발견한 작은 생명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로 풀어냈고, 2부와 4부에는 산골 아이들의 일상과 외로움을 그려냈다. 5부는 산골 아이들의 일상을 다양한 풀꽃들에 비유한 시가 담겨 있다. 가끔은 뭉클 눈물 한 방울 퐁 솟아나올 시들도 있다. 표제가 된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를 읽으면 혀를 쏙 내밀고 있을 김용택 선생님이 그려진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태성이가 얼마 빨래하는 데 따라와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뛰어다닙니다.
태성아 그러다가 물에 빠질라
태성아 그러지 마 그러다가 물에 빠질라
그래도 태성이는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뛰어 건너다닙니다.
그때 비행기가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갑니다.
태성이가 하늘을 쳐다보며
징검돌을 뛰어 건너다가 풍덩 물로 빠집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스탕 2008-12-2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미' 는 정말 물벼락을 맞았네요 ^^

순오기 2008-12-26 18:48   좋아요 0 | URL
흐흐~ 그렇죠, 고 작은 몸에 물벼락을 맞았으니 어쩌누?ㅎㅎㅎ
 
[사진리뷰]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리뷰를 올려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릴라'로 판매량 순위 상품 검색하면 첫번째로 뜨는 책인데, 앤서니 브라운 매니아라면 빼놓지 않고 봤을 책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1983년에 '고릴라'로, 1992년에 '동물원'으로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을 받았다.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은 영국에서 한 해 동안 가장 훌륭한 그림책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받는 상이라 하니, 앤서니 브라운의 진가를 25년 전에 알아봤다는 얘기다. 우린 1998년에 출판된 '고릴라'를 만났고, 10년 세월동안 줄곧 변한없이 사랑받은 책이다. 이후에 줄줄이 나온 앤서니 브라운의 책들은 매니아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고, 독자들은 그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바친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이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첫번째 그의 매력은 숨은 그림찾기에 있다. 나오는 책마다 독자에게 서비스 하듯 무언가를 꼭꼭 숨겨두는 그의 기발함에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액자속에 혹은 배경의 구석이나 생각도 못한 생활도구에 숨겨, 볼때마다 하나씩 새록새록 발견하는 독자의 기쁨을 저버리지 않는다. 이미 그도 짐작하겠지만 어린이나 어른들이 숨은 그림찾기에 열광한다는 걸 모르진 않겠죠?^^ 

두번째 이유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것 아닐까? 파괴된 가정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위해 사랑을 전달하는 것이다. 고릴라에서도 딸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다정하게 대해줄 여유가 없는 아빠를 등장시켜 우리네 가정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예리한 송곳으로 찔림 받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화목한 가정을 위한 멋진 마무리로 독자를 행복하게 한다. 독자를 위로하고 행복하게 한다면 분명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그도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지 않았다는데, 행복한 가족 이야기를 그리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 받는 것이라 짐작해본다. 

고릴라의 한나 아빠는 우리 남편의 모습이고 우리네 아빠들의 모습이다. 그래서 편치않지만 공감이 가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자~ 우리집에 펼쳐지는 풍경화를 책 속에서 만나보자. 너무나 익숙한 그림이 아닐런지... ^^

  
  

아빠는 한나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알고 있을까? 어쩌면 한나의 생일도 까먹고 있다가 생일선물로 고릴라 갖고 싶다는 말을 듣고서야 알았는지도 모르지. 밤중에 침대 발치에 고릴라 인형을 놓아 둔 걸 보면 아빠는 알고 있었나? ^^ 어쨋든 고릴라 인형을 방구석에 치워두고 잠이 든 한나, 그날 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저 인형의 놀라는 표정을 봐,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 



아이들은 이 장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자기들도 인형의 표정과 동작을 흉내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하는 것 같다. 고릴라 인형이 점점 진짜 고릴라처럼 커져버리다니 놀라워라~~ 잠이 깬 한나 깜짝 놀랐지만, 친절한 고릴라 아저씨 해치러 온게 아니라 동물원에 같이 가잔다. 둘이 살금살금 아래층으로 내려와 고릴라는 아빠 코트를 입고 집을 나섰다.  

 

어린 독자들의 꿈과 환상을 실현시켜주는 앤서니 브라운, 정말 아이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고릴라와 함께 동물원에 가는 것만으로도 설레는데 하늘을 부웅~ 날 듯이 나무를 타고 담장을 뛰어 넘는 고릴라라니! 한나는 동물원에서 진짜 고릴라도 보고, 오랑우탄과 침팬지도 봤지만 그들은 다 슬픈 표정이었다. 왜 그들은 슬픈 표정일까? 어린 독자들한테 물어보면 갖가지 대답이 나온다.

'동물원에 갇혀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놀려서, 배가 고파서, 여친이 배신해서, 한나가 슬프니까... '

고릴라와 함께 동물원을 나와선 영화를 보고 맛난 것도 먹었고...집으로 돌아와 잔디밭에선 멋지게 춤을 추었다. 아~~~ 아이들이 아빠에게 바라는 그 모든 것을 충족시켜 준 고릴라, 내일 다시 만나자며 한나와 작별의 뽀뽀를 나눈다. 아침에 눈을 뜬 한나 옆엔 고릴라 인형이 누워 있었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빠에게 지난 밤 얘기를 하려는데 아빠가 말했다. 

"생일 축하한다. 우리 귀염둥이. 동물원에 가고 싶었지?"  

 

아빠는 어떻게 한나의 마음을 알았을까? 한나의 꿈을 엿보기라도 한 걸까? 그도 아니면 꿈속의 고릴라가 바로 아빠였던 걸까? 갸우뚱 갸우뚱 어린 독자들의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지만, 한나는 아빠와 함께 동물원에 간다. 자~ 앤서니 브라운의 숨은 그림찾기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고릴라 아저씨가 먹던 바나나가 왜 아빠의 뒷주머니에 꽂혀 있을까? ^^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는 아이들이 꿈꾸는, 우리 아빠가 해주면 좋을 일들을 그려내며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독자를 동참시킨다. 이 책을 읽고 동물원에 가자고 졸라대는 아이 등쌀을 버텨낼 부모가 있을까? 행복한 가정은 아빠의 참여로 아이들의 행복함에서 출발한다는 걸 멋지게 제시하고 있다. 아빠의 사랑과 관심으로 우리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란다고 말해주는 앤서니 브라운도 멋지고, 아빠의 역할을 미리보기 해준 고릴라 아저씨도 멋지다, 요즘 말로 킹왕짱이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아이에겐 고릴라 같은 아빠가 필요해요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1-30 03:36 
    4회 리뷰대회에서 이 책으로 아동분야 2등을 먹었으니, 올해는 참가에 의의를 두고 다른 관점에서 조명해봤다.^^  아빠는 식탁에서도 신문만 읽거나 늘 바빠서 한나와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 나눌 신간도 없다. 동서양이 크게 다르지 않을 아빠들의 보편적 모습이다. 신문은 꼭 식탁에서 읽어야 하고, 회사 일을 집에까지 가져와야 하는 걸까? 아빠는 한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관심도 없다. 책 속에 엄마가 나오지 않는 거로 봐선 한나
 
 
하늘바람 2008-12-25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진 리뷰. 저도 참여하고픈 데이상하게 시간이 안나네요 ㅠㅠ. 님 좋은 소식 있길 바랍니다

순오기 2008-12-26 05:47   좋아요 0 | URL
올해는 모든 일에 더 이상 욕심내지 않기로 했어요. 참여에 의의를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