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중 - 유년동화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한길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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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한 게 몇 년 전이었을까? 서지사항 아래 "1938년 간행된 '조선아동문학전집'을 원전으로 삼았다"는 일러두기 때문인지,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는 식민지 조선이고, 아이가 기다리는 엄마는 해방된 조선으로 인식되었다. 처음 이렇게 다가온 그림책은 여러번 다시 봐도 여전히 같은 의미로만 읽혔다.  

1938년이라면 민족말살통치 기간으로 조선을 병참기지화하고 민족문화를 말살하던 때였으니, 핍박이 강해질수록 조국의 해방을 포기하고 체념하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해방을 기다리는 희망 하나로 견디고 있을 동포에게 낙심치 말라고 쓴 글이 아닐까?

상허 이태준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현실이 아니라, 단순히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를 그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해석은 독자의 몫이기에 나혼자 시대적인 의미로 읽어내고는 콧날이 시큰거렸다. 담채화로 색깔이 절제된 보기엔 평화로운 마을 전경이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펼쳐기 전에 나온 배경이라 또 내 맘대로, 1930년대 강점기 경성이라고 해석한다.   



엄마를 애타게 기다려본 유년의 추억이 있다면, 추운 날 전차 정류장에서 코가 새빨개지도록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에게 맘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아~ 엄마는 왜 오지 않는 걸까? 전차가 하나, 둘, 셋~ 자꾸 지나 가지만 엄마는 오지 않는다.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달라진 모습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사람들 뒷전에 앉아 뭔가 끄적이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를 그리는 걸까?  



땡땡 전차는 들어오지만 기다리는 엄마는 오지 않는다. 땅바닥에 엄마를 그려가며 기다리던 아이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정류장 표지판을 잡고 지루함을 달랜다. 



전차가 올때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차장에게 물어보지만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땡땡 소리내며 그냥 지나쳐갈 뿐이다. 아이는 이젠 사람들 앞으로 나서 쪼그리고 앉았다. 엄마는 왜 오지 않는 걸까? 아이의 기다림에 감정이입 된 독자는 덩달아 긴장감으로 팽팽해진다.



그냥 가버린 차장과 다르게 세 번째 온 전차 차장은 친절하게 내려와서 타이른다.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구나.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 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그냥 가버린 차장과 친절한 차장은 무얼 의미하는지 헤아려 본다. 그냥 가버린 차장은 조선의 해방을 믿지 않는 사람, 세번째 차장은 엄마가 꼭 오실 거라 믿는 아이를 격려하는 것처럼 해방조선을 믿는 사람일까? 아이가 기다리는 정류장 풍경은 30년대 조선 경성을 되살려 낸 듯, 당시 옷차림을 알 수 있는 사람들과 손수레와 자전거도 보인다. 희망전자, 우성의원, 종로식당, 마산정공사, 진미국수, 코니상회, 태양성냥, 저 멀리 동양구락부까지 보인다.  



아이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다. 야속한 하늘은 눈발까지 날린다. 아이가 따뜻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엄마가 빨리 왔으면...... 기다리는 엄마가 더디 오는 것처럼 조선의 해방도 쉽게 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듯. 하지만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엄마를 기다린다. 기어이 엄마가 오실때까지......




일부 독자들은, 엄마마중 온 아이가 끝내 엄마를 만나지 못한 줄 알고 책을 덮는다. 아이가 기다리는 엄마를 '조선의 해방'으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는지 우리 막내와 6학년 아영이에게 물었더니, 둘 다 엄마를 못 만나고 이야기가 끝난 줄 알더라. 맨 뒷장에 눈내리는 골목을 엄마 손잡고 올라가는 아이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ㅜㅜ 엄마 마중 나갔던 아이가 엄마랑 골목길을 오르는 것처럼, 조선의 해방도 꼭 올 거라는 희망을 내비치는 것이라 내맘대로 해석한다. 1938년 간행된 '조선아동문학전집'을 원전은 못 봤지만, 김동성 화가는 원작을 봤을테니 엄마마중의 행복한 결말을 알고 그렸으리라 짐작한다.    



엄마 손잡고 가는 아이를 확대시키면 오른손에 든 붉은 막대사탕까지 보인다.^^



마침내 아이는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엄마 손잡고 따뜻한 집으로 돌아간다. 1945년 8월 15일 식민지 조선이 해방 된 것처럼...... 하늘은 포근한 함박눈을 내려 축복하고, 엄마를 마중한 아이 등을 쓸어주며 '춥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엄마를 마중해서 장하다'고 가만가만 속삭이는 듯하다. 



코가 새빨간 아이가 엄마 손잡고 가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마음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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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9-11-29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책 무척 훌륭하지요. 그런데, 어떤 분이 이 그림책에 대한 혹평을 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나요. 원작을 해쳤다는 것이 그 이윤데요. 그림책 작가의 새로운 해석이 아닐까 싶어요. 겨레아동문학선집 1 <<엄마마중>> 마지막 편이 이태준의 <엄마 마중>이에요. 모두 2쪽 분량의 글은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로 끝나거든요. 이전 작품들을 찾아 모은 겨레아동문학선집에서 있는 대목을 삭제하고 글을 싣지는 않았을거라고 저도 추측하고 있어요. 음,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요.

순오기 2009-11-29 19:15   좋아요 0 | URL
음, 그런 평이 있었군요.
원전을 안봐서 모르지만, 그림책 엄마마중은 마지막 엄마 손잡고 가는 장면이 있어서 좋아요.^^

꿈꾸는잎싹 2009-11-2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이 너무 앙징맞아요.
조선의 해방을 기다린다...
정말 다시 한번 읽어봐야할 것 같네요.

순오기 2009-11-29 20:19   좋아요 0 | URL
김동성 그림은 정말 마음에 와 박히죠.^^
나만의 해석이에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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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에 열광하는 아이들에게 동물에 따라 똥의 모양과 색깔이 다르다는 걸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유아들은 똥 모양에 따라 동물 이름 맞추기나 동물에 따른 똥 모양을 말하게 하면 뽐내면서 대답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누군가 두더지 머리 위에 똥을 쌌고, 화가 난 두더지는 똥 싼 범인을 찾아 나서는 것~ 자, 누가 우리의 주인공을 화나게 했는지, 두더지 머리 위에 똥 싼 녀석을 같이 찾아 보자.^^



단, 유아의 눈높이로 내려와 등장하는 똥 주인공을 맞춰보시라! ㅋㅋ  



하하~ 누구 똥인지 모르겠다고요? 그렇다면 똥박사 똥파리에게 맡겨 볼까요?^^ 똥박사가 밝혀낸 범인은 바로 바로 정육점 개 뚱뚱이 한스~ 녀석의 머리 위에 두더지가 싼 똥이 보인다.ㅋㅋ




이 책에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바로 복수전이 있다는 것, 그 카타르시스를 어린 독자들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엄마가 귀찮다는 생각만 접어 둔다면, 무한상상의 찰흙놀이 똥 만들기에 심취할 수 있다.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다양한 모양의 똥을 만들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눈높이가 높은 초등생에겐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아무데나 똥을 싸면 절대 안된다는 것! 그래서 기어이 복수를 하겠다는 악동이 여기 있다. 내맘대로 글을 써서 기쁨을 준 호영이의 복수똥전(?)을 기대하시라. ㅎㅎㅎ

복수다~~ 내 똥맛을 보여주마!!    -2학년 임호영-

"누가 내 머리에 똥쌌냐? 개미, 너희들이야?"
"아니야, 우리들은 똥 안쌌어!"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 참새, 네가 쌌지?"
"아니야, 내똥은 이렇게 생겼어."
"그럼 누가 쌌지? 한스한테 물어봐야 겠다. 야~ 한스, 네가 내 머리에 똥쌌지?"
"그래, 내가 쌌다."
"너도 나의 똥맛을 봐라, 얍~ 응~가!"
"쳇, 그까짓 거."
"뭐, 그까짓 거? 간다~~ 응~가~ 뿌지직!"
"앗, 이렇게 쎌수가~ 내가 졌다."
"다음부터는 그런짓 하지마!"

 
두더지는 자기 머리에 똥싼 녀석이 누구인지 기어코 찾아내어 복수를 했다. 똥싼 녀석 정육점 개 뚱뚱이 한스가 손들어 버린 복수똥전, 즐거우셨나요? ^^ 호영이의 복수똥전이 즐거웠다면 고학년의 야무진 비판도 들어보시라!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산책길에 데려와서 아무데나 똥을 싸게 하는 건 나쁘다고 제법 야무지게 비판한다. 특히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에 개를 데려와 똥 오줌을 싸는 걸 본 아이들은 질색을 했다. 어쩌면 제목이 풍기는 느낌대로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 씩씩대며 기어코 범인을 찾아 복수하는 두더지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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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잎싹 2009-11-29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책이죠?

순오기 2009-11-29 23:55   좋아요 0 | URL
엄청 좋아하죠~

꿈꾸는섬 2009-11-29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정말 재미있어요. 우리 아이들도 너무 좋아해요.^^

순오기 2009-11-29 23:55   좋아요 0 | URL
그림책 작가들은 아이들 마음을 잘 알아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
모리스 샌닥 지음,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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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은 '진정한 어린이 그림책은 모리스 샌닥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 이전에도 그림책은 있었지만, 어린이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진짜 아이들'을 그린 것은 모리스 샌닥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고의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칼데곳상을 비롯해 영예의 한스 안데르센상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이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 교훈적인데 반해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은 교훈적이지 않다. 그저 한바탕 즐거운 상상속에서 노닐다 쏘옥 빠져나오면 된다. 어떤 교훈도 강요받지 않는 즐거운 책읽기다. 



늑대 옷을 입고 난리를 치며 놀던 맥스, 엄마와 주고 받은 대화도 장난 아니다.^^
"이 괴물딱지 같은 녀석!"
"그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
엄마는 저녁밥도 안 주고 맥스를 방에 가둬 버렸다.
방에 틀어박힌 맥스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자기 방을 모험이 가득한 숲으로 만들었다. 



나무와 풀이 자라기 시작하더니 점점 자라서 천장까지 뻗쳤다. 야호~ 맥스호를 타고 항해를 떠난 맥스~ 하루가 지나고 한 달, 두 달, 석 달~ 꼬박 일년이 지나 맥스는 괴물나라에 도착했다. 



맥스가 배를 대자 무서운 소리를 지르는 괴물들~~~ 하지만 맥스는 기죽지 않고 호통을 쳤다.
"조용히 해!" 



괴물들은 맥스릉 괴물 나라 왕으로 삼았고, 맥스는 괴물들과 큰 소동을 벌였다. 




괴물나라 왕으로 신나게 놀던 맥스는 엄마한테 배운대로, 괴물들을 저녁도 안 먹이고 잠자리로 쫒아버렸다.^^ 쓸쓸해진 맥스, 이젠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때 저편 세계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이젠 돌아가자, 맥스는 배를 타고 집으로~~



가지 말라고 붙잡는 괴물들을 뿌리치고 돌아온 맥스, 드디어 자기 방으로 돌아왔더니 흠~ 저녁밥이 맥스로 기다리고 있었지~ 아, 맛있는 냄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중학생인 막내는 이 그림책이 영화로 나왔다며, 몇 장의 그림책으로 어떻게 영화를 만들었을지 그 상상력이 기대된다고 국내 개봉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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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9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9 0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9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잎싹 2009-11-29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재밌게 읽었어요.

순오기 2009-11-29 20:19   좋아요 0 | URL
이거 영화 들어오면 아이들과 같이 보기 좋겠어요.^^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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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백님이 글쓰고 이억배님이 그린 이 책은 어른들이 무지 감동받는 책이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는 결코 가볍고 짧지 않다. 닭을 주인공으로 우리 인간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잘 나가고 힘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건만, 어느새 기운이 빠져 밀려나 버린 수탉의 처량한 모습이라니... 친정아버지가 생각나고 내 남편이 생각나서 뭉클한 감정이 오래도록 여운이 남고, 그 의미심장함에 가슴이 뻐근하고 착찹했다. '그래 우리 아버지의 삶이 이랬지, 내 남편이 지금 바로 이 수탉 같잖아.' 그런데, 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하던 시절이 있었고, 암탉처럼 내 남편을 다독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부끄럽고 미안할 뿐이다.  



잘나가던 시절을 지나고 직장에서 은퇴한 중늙은이 남편들이 아내의 구박과 홀대에 서럽다는 이야기는 귀동냥으로도 많이 들었다. 나 역시 남편이 돈을 잘 벌어와서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풍요롭게 살기를 꿈꾸었건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평생을 밥벌이 하고 있으니... 남편이 썩 이뻐 보이지 않음이다. 그래서 수탉처럼 내남편도 술을 즐겼을까? 이제라도 토닥토닥 등 두드려 줘야 할 듯...




그래도 불끈 힘을 내어 잘 살아보자고, 당신도 괜찮은 시절이 있었노라고 토닥이며 노년을 동무해야지 어쩌겠는가! 지혜롭고 여우같은 암탉을 본받아서~ 위풍당당 수평아리 탄생부터 더듬어 보자. 당신은 세상에 그 무엇도 두렵거나 거칠것 없는 괜찮은 수탉이었고~ 그런 당신과 결혼한 나는 복많은 암탉이었다고 자긍심을 한껏 복돋아 주자. ^^




물론 우리 한참 때보다야 못하지만, 우리에겐 잘 생긴 아들과 알 잘 낳는 딸들이 있고. 세상에 내놔도 빠질것 없는 토끼같은 손주들이 있다고...... 아내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힘이 불끈, 삶의 의욕이 넘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약이 있겠는가! 자자, 인생은 회갑부터~ 멋지게 잔치 한 판 벌여보자.




이억배님의 그림은 말이 필요없다. 그 섬세한 묘사라니... 해학이 넘치는 표정엔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잘 생긴 수탉뿐 아니라 귀여운 병아리들은 또 어찌나 사랑스런지... 가족 사진 찍는데 꾸무럭거리다 늦는 녀석, 어느 집에나 다 있다.ㅋㅋ



이 책을 본 어른들의 감동에 비해 아이들 반응은 심드렁하다. 주제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어머니가 길라잡이가 되어줘야 할 책이다. "이 수탉이 사람이라면 누구와 같을까?" 슬며시 질문을 던져보자~ 당연히 아버지라고 할 것 같지만, 아이들 대답은 천차만별이다. ^^

유치원기 아이들은 병아리와 닭을 그리거나 만들며 이야기를 꾸며보는 것도 좋다. 자기들이 이해한 눈높이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냥 병아리 가족의 행복한 한때를 그려내는 것으로도 족하다. 초등저학년이라면 어느 정도 주제를 감 잡고, 부모 마음에 흡족할 말을 쏟아낸다. 이 책을 읽고 부모님의 일터에 가보는 것도 의미있는 활동이라 추천한다. 아이의 종이접기, 엄마닭과 병아리가 넘 행복해보이죠? 수탉을 넣었으면 금상첨화였는데...^^



*초등 고학년 이상은 '열혈수탉 분투기'나 '마당을 나온 암탉'을 같이 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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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1-2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우리 현준이가 무지 좋아해요.^^

순오기 2009-11-29 15:51   좋아요 0 | URL
현준이는 어째서 그렇게 좋아할까요?^^

꿈꾸는섬 2009-11-29 21:03   좋아요 0 | URL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이 더 힘센 수탉을 만나서 슬럼프에 빠지지만 가족들이 그의 힘이 되어주잖아요. 그리고 자기도 힘센 사람이 되고 싶대요.ㅎㅎㅎ

순오기 2009-11-29 23:56   좋아요 0 | URL
힘센 사람돼서 엄마를 지켜주겠군요.^^

꿈꾸는잎싹 2009-11-29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에 색종이접기 작품인가요?
멋진데요. 이 동화책도 찜해두었는데....

순오기 2009-11-29 20:23   좋아요 0 | URL
예~ 유아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단순한 종이접기죠.^^
 
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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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앤서니 브라운의 다른 책들과 달리 호감이 가지 않았다. 심지어 정다운 오누이로 지내야 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에 심드렁했었다. 아이들의 반응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더구나 터널에 들어갔는데 돌로 변해버린 오빠라니, 환타지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이 누구냐? 그의 명성이 이 정도의 감상으로 허물어질 일은 아닌 것 같아 그림을 보고 또 보면서 가치 찾기에 몰두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나씩 눈에 들어왔으니, 앤서니 브라운의 다른 책보다 더 꼭꼭 씹어야 할 책이었다. ^^

우리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남매. 여동생 로즈는 책읽기를 좋아하고 오빠는 공차기를 좋아한다. 게다가 오빠는 장난꾸러기라 밤중에 살금살금 와서 동생을 놀래키기도 한다. 로즈의 곁엔 항상 책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앤서니 브라운! 로즈의 방엔 빨강모자 액자가 걸려 있고, 빨강모자가 달린 코드도 걸려 있다. 앤서니 브라운은 소품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도록 숨은 그림찾기의 묘미를 더한다.



여늬 집 남매와 다르지 않게 얼굴만 보면 티격태격하는 모습, 특히 손위가 누나면 덜한데 오빠면 이상하게 다툼이 많다. 여동생이 오빠를 이겨 먹으려고 하기 때문인지, 오빠가 누나보다 관대함이 덜하기 때문인지 알 수없는 수수께끼다. 드디어 화가 폭발한 엄마는 손가락질하며 남매를 쫒아내듯 몰아낸다.
"둘이 같이 나가서 사이좋게 놀다 와, 점심때까지 들어오지 마!"



같이 놀기 싫지만, 오빠는 축구공을 들고 로즈는 책을 끼고 집을 나서 쓰레기장에 왔지만, 같이 놀거리는 없다. 로즈는 책을 읽고, 오빠는 터널을 발견하고 호기심이 발동해 들어가는데.... 무서워서 같이 들어가자는 오빠의 꼬임을 거절했지만 혼자 기다리는 게 더 무서워진 로즈, 읽던 책을 터널 입구에 두고 기어 들어가 본다. 오빠의 축구공과 로즈의 책에 시선을 집중하면 앤서니 브라운의 메세지를 발견할 수 있다.



터널 속은 컴컴하고, 축축하고 미끈거리고 으스스한데... 터널이 의미하는 게 무얼까 궁금하다. 터널 반대편으로 나가니 고요한 숲이 나온다. 하지만 오빠는 보이지 않고... 갈수록 울창한 숲속은 온갖 동물들의 형상으로 로즈를 겁먹게 한다. 대체 오빠는 어디 있는 걸까? 이럴 때 오빠가 옆에 있었으면... 로즈와 같은 긴장감으로 몰아가는 앤서니 브라운. 걸음아 날 살려라~~~ 달려가는 로즈와 같이 독자들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한다. 숲 속의 무시무시한 나무 뒤에 숨어 있던 늑대와 마녀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으아앙~~~ 후다닥 뛰쳐 나온 숲 속, 빈터엔 돌처럼 굳어진 오빠가 있다.
"아, 어떡해! 내가 너무 늦게 왔나 봐!"



동생은 차갑고 딱딸한 돌을 와락 껴안고 울었다. 그러자 돌은 조금씩 색깔이 변하면서 부드럽고 따스해져서 오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로즈, 네가 와 줄 줄 알았어."
오빠와 동생은 다시 깊은 숲을 지나고 작은 숲을 거쳐, 터널을 지나 밖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점심을 차리던 엄마가 별 일 없었느냐고 묻지만, 오빠와 동생은 서로 마주보고 씨익 웃는다. 미소의 의미, 엄마는 모르지만 독자들은 알지요. ^^
 



둘이만 공유한 비밀의 연대감, 터널을 함께 통과한 남매는 이제 티격태격할 일이 없을 듯하다.  '터널'이 무얼 의미할까? 같이 터널에 들어가자는 오빠 말을 거절했지만, 오빠가 걱정돼 무서움을 무릎 쓰고 터널로 들어간 로즈는 '믿음'과 '우애'라는 시험을 통과한 것일까? 터널 너머를 알 수 없는 두려움도 물리친 용감한 남매에게 우애는 단단히 보장된 것 같다.  



앞 속지엔 책만 달랑 있었는데, 책 뒷면엔 책과 축구공이 같이 놓였다. 남매를 상징하는 소품을 보고 생각을 비약시키면, 동생이 오빠를 구해낸 것도 책을 읽은 덕이 아닐까? 결국 의좋은 남매로 지내는 것도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하는 듯. ^^ 수많은 앤서니 브라운 책이 위트와 교훈을 담고 있지만, 이 책은 티격태격하는 남매가 본다면 사이좋은 남매가 되는 묘약이 되리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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