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 - 신석기 시대 사계절 역사 일기 1
송호정.조호상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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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출판사의 마인드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데, 마음에 맞는 출판사를 감지하면 기꺼이 사랑하게 된다. 내게는 사계절 출판사가 그런 경우로, 우리 독서회원은 사계절 책들은 뭔가 '가르치려는' 느낌이 강하다고 표현했는데, 나는 그런 느낌이 좋았다. 어차피 책은 뭔가 배우기 위해서 읽는 거니까.^^

이 책은 기획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역사책이다. 지금까지 접한 역사책들이 주로 어른의 눈높이에서 어린이에게 설명하는 식이었는데, 이 책은 기원전 3000년 전 신석기 소년 '사슴뿔이'가 쓴 일기 형식이다. 사슴뿔이의 일기 속에 신석기 사람들의 생활이 들어 있어 쉽게 이해되고 재밌게 읽힌다. 그날의 경험과 관계된 의식주, 고기잡이, 사냥, 농사, 석기 만들기, 무덤, 토기만들기 등 20여가지의 주제에 맞춘 상세 정보가 들어 있다. 

신석기 소년 '사슴뿔이'의 일기에 등장하는 누나 맑은샘, 째진 눈이와 곰손이, 호랑이 이빨 등 이름도 신선하다. '신석기 아이도 우리처럼 일기를 썼을까, 그땐 뭘하고 하루를 보냈을까?' 궁금해서 읽다 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 무얼 먹고 입었으며 어떤 일을 하고 살았는지, 또래 아이들의 생활과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친구처럼 느껴진다. 필요한 정보가 들어 있는 책날개의 화살표를 펼쳐 보는 재미로 편집 센스에 후한 점수를 주게 되더라는...^^


  

우리도 학창시절에 역사를 외우는 과목으로 알았지만, 요즘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책을 통해 역사는 결코 외우는 과목이 아니라, 옛 사람들의 생활과 인물을 이해하는 공부로 알면 좋겠다. 내용이나 정보가 어렵지 않아 초등 3학년 정도면 읽을만하고, 일기와 그림이나 정보 글이 적절하게 배치된 참신한 역사책으로 강추한다! 

기원전 3000년 4월 2일 

 나는 엄마를 도와 화덕의 재를 퍼다 버리고 난 위 아이들하고 강가 모래톱에 나가 돌창 던지기를 했다. 마침 강물에 떠밀려 온 통나무가 있어서 그걸 맞히기로 했다. 
 곰손이가 던진 창은 번번이 통나무를 훌쩍 비껴갔다. 나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가 내달려 가면서 창을 던졌는데, 통나무에는 미치치도 못하고 영 엉뚱한 쪽으로 날아갔다. 곰손이는 힘이 남아돌아 탈이고 나는 힘이 모자라 탈이다.  

"야, 너희 둘이서 사냥 나가면 멧돼지한테 들이받히기 딱 좋겠는데?"
째진눈이가 빈정거렸다.
"그래, 너는 얼마나 잘하는지 한번 보자."
나는 약이 올라 씩씩거리면서 말했다. 째진눈이는 킬킬 웃더니 제자리에서 몸을 한껏 뒤로 젖혔다가 창을 던졌다. 쌩 날아간 창은 통나무에 그대로 꽂혔다.
"봤지? 너희는 아직 멀었어."
곰손이와 나는 기가 팍 죽었다. 멧돼지를 잡을 수 있느 째진눈이의 말이 마냥 허풍은 아니다. 아마 째진눈이는 곧 멧돼지를 잡게 될 테고 곰 씨족의 당당한 남자로 인정받게 될 거다. 하지만 곰손이와 나는 멧돼지는 커녕 토끼 한 마리도 못 잡을지 모른다.(10쪽)

초등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사슴뿔이가 일기를 잘썼다고 부러워하거나, 또래들과 비교해 위축되는 마음에도 공감하겠다. 큰 잘못을 저질러 마을에서 쫒겨나게 된 째진눈이를 구하려고, 사슴뿔이와 곰손이가 사냥을 나가 멧돼지를 잡아오는 우정에 감동되고, 맑은샘 누나의 마음 씀씀이도 예쁘다. 소소한 일상과 굵직한 사건을 펼쳐내는 일기는 한 편의 동화로도 읽힌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신석기 시대에는 씨족끼리 마을을 이루고 정착생활을 하며, 수렵과 채집 뿐 아니라 씨앗을 뿌려 농사를 지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돌로 도구를 만들어 사냥을 했고, 토기를 만들었으며 불을 사용해 음식을 먹었다는 것 등, 신석기의 역사를 좌악 꿰게 된다. 이런 역사지식 뿐 아니라, 지금 내가 쓰는 일기도 훗날 멋진 역사가 된다고 생각하면 일기 쓰기도 즐겁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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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8-1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계절 출판사가 또 '기획'에도 엄청 강한 듯해요. 기발한 발상이 맘에 들어요. 교과서 속의 선사 시대 이야기는 지루하게 나열되어 있는데 이 책의 이야기처럼 접근해 들어가면 무척 재밌을 거예요. 등장인물들 이름들이 재밌어요.^^

순오기 2010-08-15 16:56   좋아요 0 | URL
아이들에게 역사를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책이죠.
이런 기획은 박수를 받아야 해요.^^

2010-08-15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8-15 16:57   좋아요 0 | URL
아~ 사진 편집하느라 잠깐 올렸다가 캡처해 저장하면 삭제하는데
고 사이에 보셨군요.ㅋㅋ

2010-08-15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5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8-15 16:58   좋아요 0 | URL
이런 글은 공개해도 되는데...^^
사계절 출판사에서 제 서재에서 이런 댓글을 발견한다면 기쁘지 않을까요?

비밀글 내용은 요거였어요.ㅋㅋ
전 사계절 출판사 강사장님 존경해요~
 

8월 초에 알라딘 유아도서 MD의 메일을 받았고, 질문에 OK했더니

서재 카테고리 <유치. 유아에게 좋은 책>이 독자 리뷰에크되었다.

http://www.aladin.co.kr/shop/wbrowse.aspx?CID=1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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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8-15 13:00   좋아요 0 | URL
졸면서 썼나 봐요.ㅋㅋ
유아로 수정했어요.^^

마노아 2010-08-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카테고리가 소개된 거군요. 근사합니다.^^

순오기 2010-08-15 16:59   좋아요 0 | URL
그런데 나부터 한번도 클릭해보지 않은 곳이라
누가 얼마나 볼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그림책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죠.^^

꿈꾸는섬 2010-08-1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멋져요.^^

하늘바람 2010-08-1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시네요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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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고 완벽한 동화가 아니면 세상에 내놓지 않는 결벽증의 위기철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편집에 공들였다는데... 재미와 감동과 인생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는 완벽한 작품이다!!

이책은 엄마 아빠의 만남 이야기인 동시에 자기가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100쪽이나 되지만 글밥이 많지 않아 읽기 쉽고 그림도 무지무지 재밌다. 푸하하하~~~~

숲의 거인 같은 우리 아빠를 한없이 작아지고 작아지게 만드는 현실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책이다.


아이들은 자기의 태몽을 궁금해 하는 것만큼이나 엄마 아빠가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한다. 우리 애들도 엄마 아빠는 어떻게 만났는지 물어봐서 "고모랑 이모랑 이웃에 살면서 시집 장가 못 간 동생들을 처리하기로 의기투합해서 만났단다."라고 말해줬더니 되게 시시하고 재미없단다.ㅜㅜ

역시 철학자스러운 발상^^
결혼하기 전 통조림 회사에 다니는 엄마를 소개하면서, 회사에 다니는 건 커다란 코끼리를 조그만 깡통에 담으려는 것만큼 힘든 거란다. 아~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요렇게 명쾌하게 정의하다니, 정말 대단하시다!

퇴근 길, 엄마 앞에 불쑥 나타난 해적을 피해 엄마는 숲으로 달아났고,
"조용히 좀 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잖아!"
숲의 거인 우리 아빠는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 단숨에 해적을 물리쳤다. 어떻게 물리쳤을지 독자의 상상과 작가의 상상이 맞아 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도 재밌다.ㅋㅋ

한 눈에 아빠한테 뿅~ 빠져버린 엄마.
원래 그런 일에는 이유가 없다는 걸 알 사람은 다 알지.ㅋㅋ

아~ 사랑에는 시련이 있는 법!
외할머니는 아빠의 목소리 말고도 결혼하면 안되는 347가지 이유를 대고, 외할이버지는 거기에 653가지의 이유를 덧붙이며 "절대 안 돼!"를 외쳤지만, 그 다음은 다 알죠?
절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거!

사랑이란....
노을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 있는 거?

엄마 아빠는 드디어 딴 딴따따따~ 웨딩마치를 울리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물론이고 해적들도 방해할 수 없어욧!

결혼한 엄마는 숲에서 살 수 없는 아흔 아홉 가지 이유
벌레가 너무 많아, 극장도 없잖아!.... 등등등
마지막 이유는 숲에서는 아이를 낳아서 키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숲의 거인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파트에 와서 살아요.

하지만 숲의 거인 아빠가 세상에서 살기는 쉽지 않아요.
외할아버지 피자가게에서 일하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아아~ 아빠는 한없이 작아졌어요.
아빠는 줄어들고 줄어들어서 마침내 보통 사람들만큼 작아졌지만...

"이건 내가 사랑했던 남자자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내가 사랑했던 남자는 숲의 거인이었어!"
엄마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아빠를 안고 숲으로 달렸어요.

이젠 앞을 가로막는 해적 따위 무섭지 않아요.
숲에서 살 수 없는 98가지 이유도 엄마를 막지 못해요.
엄마는 대한민국 아줌마니까요.ㅋㅋ

숲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죠!
아이는 숲에서 태어났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까요.

서로 사랑하고 사랑을 나누는 가족.
사랑을 나누는 건
아마 노을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일지도.....

세상 것들을 욕망하노라면 현실과 타협할 것이 점점 많아진다.
숲의 거인 우리 아빠가 점점 작아질때는 정말 마음 아팠지만
함께 노을을 바라보며 늙어간다면... 멋진 인생이다.
웃기면서도 찡하게 감동을 주고, 인생에 대한 관조가 깊은 울림으로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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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5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디어 최규석 신간 <울기엔 좀 애매한>이
블로거 베스트 셀러 1위에 등극했다. 
http://blog.aladin.co.kr/town

작가 본인은 반응이 뜨뜻 미지근하다고 하지만
최규석 매니아들의 조용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사계절 출판사 블로그에 가봤더니
벌써 2쇄 찍었다고 댓글이 달렸다. 

김용철 변호사 <삼성을 생각한다>는 1쇄를 1만부씩 찍었고
10쇄까지 찍으면서 딱 한번은 2만부를 찍었다고 하던데,
<울기엔 좀 애매한>은 1쇄를 몇 부 찍었는지 살짝 궁금하다.   

 

  

오늘 금요일 자정까지, 자칭 최규석 큰누나 순오기가 마련한
최규석 신간 <울기엔 좀 애매한> 대박기원 이벤트 마감이다.
아직 참여하지 않은 분들은 페이퍼가 원하는 것을 이행하고 댓글을 남기면 된다. 

오늘 자정까지 접수된 댓글을 참고로 당첨자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당첨자가 원하는 최규석 책에 저자 사인을 받아 다음 주 중에 보내드릴 예정이다. 
자칭 큰누나지만, 저자 사인본으로 상품을 제공해야 격이 맞지 않겠나~ ㅋㅋ 

어쩌면 받는 분의 이름(아이디)이 들어간 진정한 사인본이 제공될 수도 있다.^^ 
자~ 이벤트 마감시간 5시간 20분 전, 이벤트 참여하러 고고~

http://blog.aladin.co.kr/714960143/3992741 
최규석 신간 <울기엔 좀 애매한> 대박 기원 이벤트


책이 출간되기 전에 올린 페이퍼부터 대체 몇개를 쓴거냐...
페이퍼만 보면, 슈퍼한다는 최규석 큰누나보다 '자칭' 큰누나가 진짜 누나 같다.ㅋㅋ ㅋ

http://blog.aladin.co.kr/714960143/3965359 

http://blog.aladin.co.kr/714960143/3980591 

http://blog.aladin.co.kr/714960143/3984692 

http://blog.aladin.co.kr/714960143/3997722 

http://blog.aladin.co.kr/714960143/4006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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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8-1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에 대한 사랑과 열정 대단하십니다!
응원합니다!^^

순오기 2010-08-13 20:08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ㅋㅋ

머큐리 2010-08-1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님 때문이라도 언능 구매해야겠어요...ㅎㅎ

순오기 2010-08-13 20:09   좋아요 0 | URL
언능 구매하고 지역도서관에도 희망도서 신청하고
이벤트 페이퍼에 댓글 남겨요.^^

마노아 2010-08-1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작가님이 누님 사랑해요~ 큰 포옹 한 번 해야겠는걸요. ^^

순오기 2010-08-13 22:07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런거 부끄러워서 잘 못할걸요.ㅋㅋ

소나무집 2010-08-1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주문했어요.
리뷰 쓰게 이벤트 기간 연장해주세요~~~

순오기 2010-08-13 22:05   좋아요 0 | URL
히~ 그럼 소나무집님 요청에 의해 이번 일욜 자정까지 할까요?
OK~ ^^

희망찬샘 2010-08-14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도 순오기님 이 마음 알고 계시겠지요? 순오기님 덕에 최규석님이 와락 좋아지려 합니다. (책은 아직 한 권도 못 읽었는데... 오늘 하나 사야겠어요.)

순오기 2010-08-15 01:43   좋아요 0 | URL
최규석 작가 좋아해도 될만한 청년이지요.^^
글쎄 알고 있을까요?ㅋㅋ
어제 통화했는데 내가 올린 포토리뷰는 봤다고 하더군요.^^
아직 못 읽었다면 기본적으로
신간과 더불어 대한민국 원주민과 100도C는 꼭 읽어줘야 합니다.^^

희망찬샘 2010-08-15 08:12   좋아요 0 | URL
일단 100도씨는 한 권 샀어요. 순오기님 땡큐하면서요. 잘했죠?

순오기 2010-08-15 13:02   좋아요 0 | URL
100도C는 현대사 자료로도 썩 훌륭하지요.
참 잘했어요, 도장 꽝!^^

하늘바람 2010-08-1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넘 보고싶어요

순오기 2010-08-15 01:4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바쁘고 신경 쓸 일이 많아 책 볼 짬이 별로 없을 거 같지만
그래도 최규석 만화는 꼭 봐 주세요.^^

꿈꾸는섬 2010-08-1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가 잘 마무리 되었나 궁금하네요.^^

순오기 2010-08-15 19:05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이 일욜까지 해달라고 해서 내일 당첨자 발표할거에요.^^

소나무집 2010-08-15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죄송해요. 저 땜시 날짜까지 연기했는데 책을 못 받아서 서평도 못 쓰고...
아까 오랜만에 목소리 들어서 반가웠어요.^^

순오기 2010-08-15 23:10   좋아요 0 | URL
죄송할게 뭐 있어요~ 원주통신원을 알고 지내서 좋아요.^^
 
바이킹 잘 타는 사람은 타고 난단다 - 도파민 수용체

hnine님의 페이퍼를 보면서, 며칠 전부터 쓰고 싶었던 페이퍼를 비로소 쓴다.
hnine님이 아이에게 과학 지식을 쉽게 설명하는 페이퍼를 볼 때마다 참 부러웠다.
우린 가족 모두가 타고난 문과 체질이라 이과에 취약하기 때문에...
하지만, 유전자 덕분인지 독서나 영화취향은 잘 맞아서 선택에 갈등이 없어 좋다. ^^ 


알라딘 서재인들에게도 자녀교육에 좋은 본보기를 발견하지만
곰배령에서도 감동받은 교육법이 있어 옮겨 본다. 

"너, 엄마 노릇 제대로 하고 있어?"
스스로 질문하면서...
저자처럼
스스로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줄만한 사례가 있었는지 더듬어 본다. 

 

세 아이 중 신체 발육이 다른 아이 둘에 비해 늦은 아이가 있었다. 함께 태어난 아이들이니 자라나는 것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던 나는 발육이 늦은 아이를 보며 무척 조바심을 내곤 했다. 곧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을 놓고 귀가 얇은 나느 급한 마음에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내게 주로 들볶이던 한 아이가 말해주었다.

"엄마,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내 몸이 내 맘대로 되지가 않아."
'아차,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싶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함께 태어난 세 아이는 성격도 식성도 취향도 제 각각 달랐다. 나래는 혼자서 조곤조곤 놀기를 좋아했으며 고기 음식을 좋아했다. 다래는 노상 책을 끼고 다녔고 된장찌개를 좋아했다. 도희는 동물이나 곤충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생선과 과일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세 아이와 함께 살다 보니 서로 다는 세 사람임을 내가 잠시 잊고 있었다. 엎거나 기거나 앉거나 서거나 걷거나, 빠르게 느껴지는 아이가 있으니 늦다고 느껴지는 아이도 있는 거였다. 조급한 내 마음을 재빨리 무장해제했다.  

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용변을 지렸다는 소식이 오면 신속히 달려가 조용히 해결했다. 아이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나는 약간 호들갑을 떨며 망을 보았다. 내가 옷가지를 처리하는 동안은 아이가 조용히 망을 보았다. 무사히 일을 처리하고 우리는 "썽공이야!"를 속삭이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니와 나는 한동안 2인 1조의 첩보원으로 살았다. 용변을 천천히 가리는 아이도 이 세상에는 있고 그 아이 중에 한 명의 엄마가 나일 수도 있는 일이다.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는 거다. 아이 대신 용변을 보아줄수는 없지만, 아이가 신호를 보내면 그 곁을 지켜줄 수는 있었다. 함께 있음으로 나는 아이에게도 내게도 외로움이나 수치심, 혹은 죄책감이 깃들 기회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73~74쪽)

나와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는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과연 그런 순간이 있기나 했던 걸까...... 삼남매한테 물어봐야 겠다.

배추 하나 별똥 하나, 배추 둘 별똥 둘, 배추 셋 별똥 셋...... 보지 않아도 어디선가 별들은 떨어져 내리고 있을 터였다. 별들을 생각하며 배추를 절이니 지루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었다. 졸립지도 않았고 힘들다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았다. 배추를 모두 절이고 나니 새벽 세 시가 넘었다. 

마늘과 생강 다지기를 잠시 접고 나래, 다래, 도희를 깨웠다. 김장을 한다고 해도 별똥별은 보러 갈 셈이었다.
"별 보러 가자."
아이들이 부스스 일어나 옷을 입고 담요를 챙겼다. 다리 앞 가로등 불빛이 환해 별똥이 잘 안 보일지 몰라 이이들은 태우고 조침령에 올랐다. 조침령까지 가는 동안 마을 집들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터널이 생기고 나서 다니지 않던 조침령 비포장도로를 조심스레 올랐다. 길은 군데군데 움푹 파여있고 꼭대기에는 눈도 남아 있었다. 그리고 무척 깜깜하고 추웠다. 우리는 차에 들락날락하며 몸을 녹이고 밤하늘을 응시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별빛은 유난히 반짝거렸다. 별이 하나 떨어질 때마다 우리는 소원을 하나씩 말했다. 

"내 키는 일 미터 팔십까지 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엄마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백 살까지 살 겁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무척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나래, 다래, 도희는 건강하고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기말고사에서 나는 모든 과묵에 구십 점 이상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엄마는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무척 건강하고 행복한 부자입니다. 감사합니다."
.  

"우리 나래, 다래, 도희가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룹니다. 감사합니다."
"나도 내게 꼭 어울리는 동반자를 만나 따뜻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지속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천십오년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나래의 책카페에서 포도주를 마시며 멋진 크리스마스를 지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천십오년 크리스마스에 다래의 아름다운 모텔에서 푹 자고 일어나 하얀 눈 세상을 만납니다. 감사합니다." 

뭐든지 마음껏 개의치 않고, 이미 이루어졌다 생각하고 소원을 말하고 나니 아이들에게도 내게도 생기가 넘쳤다.
"우리는 지금 무척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로 마무리를 짓고 우리는 5시 30분에 집으로 돌아왔다. 산더미 같은 일거리에도 불구하고 신새벽, 아이들과 별똥별을 보러 간 내가 마음에 쏙 들었다. 해야만 하는 일도 하고 살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사는 내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랬다. 하늘에서 뚝 떨어져내리는 건 별똥별이고, 유연함과 여유는 내가 만들어 쓰는 나만의 보물이었다.(143~145쪽)

 

하하가 중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일이다. 무슨 일인가 하하에게 화난 일이 있어서 손을 올렸는데, 내 손을 하하가 잡은 것이다. 화가 나서 다른 손을 들었더니, 그 손도 잡아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러더니 아들은
"어머니, 말씀으로 하세요. 다 알아들어요."
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이전까지 그런 일이 없었던 아들이 처음오 내 양손을 막으면서 엄마에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나는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우리 아들이 이제 다 컷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후 나는 매를 든 일이 없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매를 든 일이 되었고, 아들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21쪽)  

 

그 시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아이들이 잘못했다는 걸 알게 하면서도, 위축되지 않게 하는 방법' 이었다. 다시 안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혼나는 것만 기억하면 아이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파티를 열어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잘못한 일에 대해 '다시 그러지 말자!'라는 다짐을 받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들을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게 한 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마음을 열고 자신이 고쳐야 할 점과 깨달은 점에 대해 나누도록 도왔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 공감하게 되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 어느새 그 모임은 하나가 되었다. 장기 자랑도 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전하기도 하며, 장래 희망을 자연스레 이야기하는 건강항 모임이 되었던 것이다. 나도 아이들의 새악가을 긍적으로 공감해 주며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것이 '다시 안그러기 파티'라는 이름이 붙게 된 계기였다. 초등학교 이후로도 이 파티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2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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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8-13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많은걸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는 페이퍼에요 .....

순오기 2010-08-13 20:21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반성하며 커가는 엄마들이죠.^^

머큐리 2010-08-13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은 많은데 생활에서는 그게 영 실현이 되지 않는 고질병에 시달리고 있어요...^^;
누님 아빠에게 도움되는 책도 쫌...ㅎㅎ

순오기 2010-08-13 20:22   좋아요 0 | URL
이론과 실천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지요.ㅜㅜ
그래도 이렇게 책에서 자극을 받으면 약발이 사흘은 간다니까요.ㅋㅋ
아빠에게 도움되는 책도~ 좀 있지요. 뒤적뒤적~~~ 쪼매 기다리셔요.^^

hnine 2010-08-1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는 배울 것이 있는 것 같지요.
엄마 역할 제대로 해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탑을 쌓고 허물어지고, 다시 쌓고, 또 허물어질 것 알면서 다시 쌓고...
이러면서 크는 것은 어쩌면 자식보다 엄마 자신일지도 모르겠어요.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은 바로 오늘, 지금이 될수도 있는건데...
좋은 글로 다시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0-08-13 20:2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세상 엄마들에겐 다 배울게 있지요.
엄마도 아이와 같이 크는 거죠, 엄마가 된 나이도 같으니까요.^^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은 바로 지금!
잊지 않을게요~~~~ 저를 위한 글이기도 해요.^^

세실 2010-08-13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 사춘기를 겪으면서 조심해야지 하지만 욱하는 마음은 어느새 모진 소리를 하게 되지요. 마음 다스리기를 해야 할듯.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0-08-13 20:24   좋아요 0 | URL
사춘기 아들 딸과는 좀 거리두기가 필요할 듯해요.
잔소리보다는 관찰자로의 전환도 필요하고...

비로그인 2010-08-1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더미 같은 일거리에도 불구하고 신새벽, 아이들과 별똥별을 보러 간 내가 마음에 쏙 들었다. 해야만 하는 일도 하고 살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사는 내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런 그녀가 나도 맘에 쏙 드는군요.
지금 내 머리를 번개처럼 강렬하게 스치는 게 있었어요.
오기님~~고마워 잉~~~~

순오기 2010-08-13 20:24   좋아요 0 | URL
이런 엄마 너무 멋지죠, 그래서 이 책을 사야겠다 결정했어요.ㅋㅋ
번개처럼 스치는 게 뭐였을까요~~~~~^^

같은하늘 2010-08-1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욱~~하는 성격은 어찌할꼬...ㅜㅜ
하하엄마는 전에 TV에 나오신걸 봤는데 참으로 멋진 분이시더라구요.^^

순오기 2010-08-13 20:25   좋아요 0 | URL
욱~ 하는 성질 없는 엄마가 어디 있겠어요. 그저 수도하는 거죠~~ ㅡㅡ

울보 2010-08-1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많이 욱하는데 책상에 앉으면,
저도 반성을 아주 많이 한답니다,,,,,

순오기 2010-08-13 20:25   좋아요 0 | URL
욱하고~ 반성하고~ 날마다 반복이죠.ㅋㅋ

마노아 2010-08-1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좋은데 첫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마음에 울려요. 엄마가, 부모가 된다는 건 정말 놀랍고 위대한일 같아요. 상상만으로는 짐작하기 힘든 경지에 있어요.

순오기 2010-08-13 22:1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말?
아이들과 지내는 이야기가 여럿 나오는데 다 맘에 들었어요.
아이들고 반듯하게 잘 자랐고요...홀로 키워도 문제 없어요.^^

희망찬샘 2010-08-14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노릇은 정말 힘들어요. 남들은 다 잘하고 있는데 저만 못 하는 것처럼. 제일 주눅 드는 것이 엄마 노릇이에요.

순오기 2010-08-15 01:45   좋아요 0 | URL
엄마노릇 제대로 못해서 힘들고 주눅들때마다, 남들도 다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프레이야 2010-08-1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번씩 생각해보게 하는 페이퍼에요.
아이들 어릴 적 정말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들이 많았었는데 말에요.
지금은 제마음부터 조급한 것 같아요. 반성해요.ㅠ
하하엄마, 보니까 제 남동생과 친정아버지 생각이 나네요.
딱 저 상황이었거든요. 어느 날 제가 옆에서 목격한 거죠.
그 이후 아버진 커버린 아들에게 손을 안 대시더군요.
어릴 적 많이 맞고 자랐거든요. 유독 아들에게 그러셔서 맏누나인 제가 보기에도
안쓰러웠던 기억이 나요.

순오기 2010-08-15 01:47   좋아요 0 | URL
저도 아들녀석 등짝을 후려쳤더니 손을 잡더군요.ㅜㅜ
사실 말로 해도 되는데, 자기 감정 때문에 폭력을 쓰게 되는 거니까.
아버지께서 아들이라 엄하게 하셨나봐요.

라로 2010-08-1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찜하고 자주 읽어볼래요,,,,

순오기 2010-08-15 01:48   좋아요 0 | URL
자주 읽어도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