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 I LOVE 그림책
에릭 킴멜 지음, 신형건 옮김, 블랜치 심스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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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개구리로 인해 도서관에 한바탕 난리가 나는가 생각했어요. 헉~~~ 그런데, 애완동물이란 녀석들이 암탉, 펠리컨, 비단구렁이, 기린, 하이에나, 코끼리라니? 기린과 코끼리 녀석이 들어가려면 출입문은 얼마나 커야 되고, 도서실은 또 얼마나 커야 할까? 낄낄낄......다 큰 우리애들도 애완동물의 수준이 이 정도냐며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런데,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 다 믿으시죠?
애들 어릴때 동물원 구경가는 거 좋아하잖아요. 브리짓이 데리고 갔던 덩치 큰 녀석들 말고, 정말 애완동물 수준의 것들을 도서관에서 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책 읽으러 가서 애완동물도 보고, 또 싫증나면 다시 책을 읽으러 가고. 아~ 멋진 생각 아닌가요?  그럼 아이들이 몰려올텐데, 기적의 도서관처럼......

글이 많지 않은 그림책을 보는 묘미는 역시 그림에 있지 않을까요?
내용이야 한번 읽으면 알 수 있지만, 그림은 볼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어요. 우선 아이들 눈높이의 낮은 책장에 알록달록 책들이 꽂혀있어 맘에 들고, 애완동물의 모습이 눈길을 확 잡아 끌지요. 개구리에 경악하는 사서와 아이들의 다양한 표정도 재미있어요. 무지무지 큰 코끼리가 우리 혼을 빼기도 하고요. 브리짓이 도서관에 갈때 집에 남아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 또한 볼만하지요. 게다가 코끼리가 책을 읽어줄 때 그 녀석들 표정은 우리까지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하지요. 브리짓이 데려갔던 애완동물의 이름 알아맞추기나 순서맞추기를 하면서 기억력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독후활동이 되더군요.

이렇게 쫘악~ 훑어보셨다면, 이제는 소풍날의 보물찾기 시간이예요. 브리짓을 살펴보면 바지는 똑같은 옷이지만 윗옷에 따라 머리핀과 운동화가 달라지고 있어요. 발견하셨나요? 머리핀 색깔이 같으면 디자인을 다르게 한 세심함이 놀랍네요. 또 사서선생님은 옷에 따라 귀걸이가 다르죠? 게다가 줄무늬 옷이 꽤 나오는데, 디자인이나 헤어스타일에 관심있는 사람은 이런 것에도 초점을 모을 수 있을테고요. 이렇게 숨어있는 것들은 어쩌면 아이들이 더 잘 찾아낼거예요. 그림책을 보면, 우리 삼남매 중에 그림 그리는 녀석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욕심이 생기네요~  ㅎㅎㅎ

재미있게 그림책을 보면서, 도서관에서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을 자연스레 배우고, 도서관은 재미있고 신나는 곳이란 것도 알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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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책들과 보물창고에서 6기 신간평가단을 모집합니다!
    from 파피루스 2008-02-01 00:31 
    2006년 이금이작가님 '밤티마을 블로그'에서 푸른책들의 신간평가단 모집 공고를 보고 응모했었죠. 리뷰라는 걸 써보지도 않았지만, 나름 동화를 많이 읽었기에 용기를 냈었답니다. 다행히 3기 신간평가단으로 뽑혀 지금까지 우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그 덕분에 알라딘도 알게 돼서 이제는 제 놀이터가 되었지만...  신간평가단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시라고 알려드립니다. (혹시, 참고가 될까 싶어서 제가 응모할 때 올렸던 '유진과 유진
 
 
 
어린이책 함께 얘기해 봐요!
일어나 작은도서관 22
문영숙 외 3인 지음, 박지영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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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문학상'을 받은 네 분의 작품은 모두 아픈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주인공들의 아픔도 다르고 이겨내는 방법도 다르다. 하지만, 그 아픔을 통해 소중한 것을 발견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감동이 있다. 모두 자신이나 가족이 아팠던 경험이 한 두번은 있을 것이다. 얼마나 힘들고 아프면 '남의 옘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속담도 있겠는가?  그런 아픔과 고통을 겪는 아이들에게 우리 큰소리로 외쳐보자.
"얘들아,  일어나!"
그리고, 잔잔한 감동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동화 <일어나>를 읽게 하자. 그러면 절로 힘이 솟고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손호경님의 '믿음이와 환희'에선 서로 의지하고 신뢰감으로 충만한 안내견과 소년이 나온다. 믿음이와 환희의 이름대로 믿음과 환희를 느끼는 삶이 고마웠다. 세상은 꼭 나쁜 사람의 등장으로 얼크러지기도 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제 자리를 찾아 기쁘다.

임문성님의 '꿈 속의 방'에서 가인이는 부모의 이혼소식에 혼란을 겪으며 기면증에 빠진다. 글쎄~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아이들이 어디 있을까?  살면서 이혼할 생각 안해본 부부가 있을까마는 결국, 내 인생보다 더 소중한 아이들 인생 때문에 마음을 돌리게 된다. 아이들 미래를 열어가는 길에 부모의 이혼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이 나이쯤 되어보니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야~ ' 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의 사랑 받았다는 기억으로 가인이가, 행복하고 편하게 잠들 수 있어 다행이다.

표제작이기도 한 문영숙님의 '일어나'에선 인라인 내기로 태식이를 이기고 싶었던 민우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한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엄마의 말이 아이를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성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화가 머리끝까지 났을때 튀어나오는 말일 것이다. 나도 성장기에 비교 당하는 경험을 했으면서도, 우리 아이에게 하게 된다.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왜 화났을 땐 생각나지 않을까?  민우도 잠시 모순된 생각에 빠졌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고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바른 마음을 갖게 된다. '민우야, 빨리 일어나 태식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렴!'

박혜선님의 '저녁별'에선 아픈 오빠 때문에 엄마를 빼앗겨 버린 인영이가 짠했다. 그런 동생에게 잠시라도 엄마를 돌려주기 위해 아픔을 견뎌내는 오빠의 의젓함에 또 가슴이 뭉클했다. 세상엔 왜 그리 아픈 사람이 많은지, 불치의 병을 앓는 환자도 그 가족도 빨리 일어나기를 간절하게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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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간 참새 그림책 보물창고 18
모디캐이 저스타인 지음, 천미나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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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서관협회가 전년도에 출간된 그림책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준다는 <칼데콧 상>을 받은 작가라 더 관심이 갔다. 모디캐이 저스타인은 실화를 동화책으로 만드는데 그의 매력이 있다.

<이민 간 참새>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 '존 바슬리'를 잘 그려낸 글과 그림이 멋졌다. 마치 벽면에 장식으로 걸린 액자속의 그림처럼 친밀하게 다가왔다. 어린 존이 참새잡이에서 참새를 사랑하게 된 경위도 그림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글과 그림을 직접 작업하는 작가는 참 좋을 것 같다. 남의 손을 빌지 않고 자신의 감성과 의도를 충분히 살려낼 수 있을테니까. 사각의 그림틀에 있는 자벌레는 마치 초록색 털실로 장식을 꾸며 놓은 것 같았다. 또, 어치, 굴뚝새, 유럽울새, 개똥지빠귀의 고개를 빳빳이 치켜든 모습이 "흥, 우리는 품위가 있는 새야~ 자벌레 같은 건 먹지 않는다고!" 거만하게 외치는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나왔다.

보통의 사람도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는 쉽다. 그러나 그것을 추진하여 성사시키기는 쉽지 않다. 애초에 불가능할거라 생각하여 지레 포기하거나, 추진하다가 문제에 부닥치면 도중에 그만두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존 바슬리는 의회가 경비 대는걸 거절하고, 고향 사람들이 비웃어도, 영국의 참새 천마리를 미국으로 데려온다. 그 심한 뱃멀미에 시달리고, 집 안에서 참새들과 겨울을 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마침내 봄이 되어 참새들을 날려 보내도 그들은 둥지를 틀고 알을 품을 뿐, 자벌레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지켜보던 필라델피아 사람들은 "흥, 참새도 소용 없군!" 실망하고 말았다.
그러나, 새끼들이 알을 깨고 나와 삑삑거릴 때, 엄마 아빠 참새들이 날아올라 수천마리의 자벌레를 잡아다 먹이는 진풍경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감동한 사람들은 존에게 "참새 짹"이란 별명을 붙여주었고, 필라델피아 자벌레가 사라져 사람들은 행복했다. 그러나, 자벌레에게 해방된 사람들은 이제 참새 소리가 시끄럽다고 투덜거리는 불만쟁이 인간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함께 살게 된 존과 참새들은 그들의 투덜거림에 신경쓰지 않았다.

사람들은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쉽게 까먹는다. 얻었을때의 기쁨으로 감사하다가도 잃은 것이 떠오르면 감사를 즉시 거두어 들인다. 에구~ 이것이 인간의 얄팍한 생각이고 처세이니 어쩌겠는가!  자연계의 먹이사슬이나 공존전략은 인간의 치외법권일진데, 인간이 해결사로 나섰다가 문제를 자초하는 걸 많이 보았다. '함께 사는 세상'이란 이 땅의 생명있는 모든 것에 해당된다는 걸 <이민 간 참새>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최재천 교수의 <알이 닭을 낳는다>에 보면, 참새는 가슴팍에 검은 깃털을 가지고 있는 놈이 수컷이고, 검은 깃털이 많은 수컷일수록 더 많은 암컷들과 교미를 한다. 가슴에 검은 깃털이 많은 수컷일수록 나이도 많고 몸집도 비교적 큰 편으로 사회적 지위도 높아 수컷들 간의 우열을 가리는 신호로도 쓰인다고 나와 있다.

우리집 뜰 나무에 깃들이는 녀석들 때문에, 저녁이나 이른 아침이면 참새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정말 필라델피아 사람들의 투덜거림이 이해될 만하다. 이 책을 읽고 참새소리를 들어보려니, 여름내 발길이 뚝~ 끊어진 걸 발견했다. 웬일인가 책을 찾아보았더니, 번식기 이후와 겨울에는 대개 무리 생활에 들어간다고 나왔다. 그러니까 봄에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는 번식기 이후로 단체 생활하느라 여름동안은 우리집 나무에 깃들지 않는 모양이다. 곁에 있어도 무심할 땐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새삼 발견한 자연의 신비다. 그래서 책은 항상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좋은 선생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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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가면놀이 -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집 작은도서관 26
진은주 외 지음, 유기훈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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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수상작품집으로 나온 <가면놀이>에는 세편이 실려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어떻게 그려내고 주제를 담았는지 궁금했다.

<천타의 비밀>
안경 속의 왕방울만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천타가 참 사랑스럽다. 발달장애아의 특성을 나름대로 알고 있는 독자에게 어떤 감동을 선사할까 기대되었다. 진은주 작가가 그려낸 천타는 깊은 인상을 주었다. 천타의 매력포인트를 잡아 낸 이영림님의 바느질 기법이 한층 돋보이게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발달장애는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흙장난을 하는데 팔려 풍이를 버려둔 잘못으로 벌을 받는 것, 한글을 모를 때 두 글자로 쓴 이름에 신발을 두면 된다는 걸 아는 아이. '푸우우웅' 하고 입을 내미는 아빠가 멋져, '타아아아' 하고 자기 이름을 불러보지만 옆으로 벌어지는 입모양을 깨달은 것. 자기가 울어서 안되면 아빠를 울게 해서 엄마의 허락을 받겠다는 아이의 발상이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어항 속의 붕어가 개미를 잡아먹고 그 개미가 돌아다녀 붕어가 죽었다고 믿는 아이, 과학 교실 선생님이 개미를 먹게 해서 낙지도 죽었을거라는 생각엔 미소지으며 동감했다. 천타는 여덟 살인데 학교를 유예신청하면서 다시 일곱살이 되었다는 가장 큰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다른 비밀은 아빠에게 말해서, 자기 비밀을 말하는 사람은 용감하다는 칭찬도 받았지만, 과학교실 선생님의 비밀은 남의 비밀이니까 지켜줘야 한다는 똑똑한 아이다.

발달장애아 천타를 다른 아이나 어른보다, 순수함을 더 많이 간직한 사랑스런 아이로 그려낸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참 고맙다. 대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길은 따뜻한가 돌아보게 했다!

<할아버지의 수세미 밭>
치매에 걸려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윤호 할아버지는 기억에만 존재하는 시골생활에 빠져 있다. 어쩌면 우리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고, 생활에 얽매여 노인을 돌볼 수 없는 현세태를 고발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삶의 형태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다들 자기 삶을 꾸려가기 버거운 현실인데...... 그래도, 할아버지와 좋은 추억을 간직한 윤호가 그 할아버지를 이해하고 따라주니 다행이다. 더러워진 것을 박박 문질러 새것으로 만드는 수세미처럼, 인생을 값지게 살 순 없을까 생각했다.

<가면놀이>
뾰족뾰족 고슴도치 가시를 세우고 있을 선재와 딱 맞아떨어지는 유기훈님의 그림이 눈길을 확 잡아 끌었다. 글쓰는 작가 못지 않게 동화나 동시집에선 화가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새삼 느낀다.

장황하지 않은 설명과, 대화글로 간결하게 선재의 심리를 그려 참신하게 다가왔다. 형제가 아니어도 엄마 친구의 아들, 딸-그 영원한 강적들과 비교당하는 아이들은 상처 하나씩은 갖고 있다. 그래서 가면놀이는 선재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 누구라도 주인공이 되는 공감을 불러온다. 박산향 작가는 비교당하는 아이들이 자연스레 공감하는 소재를, 자기 속내를 드러낸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아이들이 지지하는 이유는 바로 착한 아이표 동화에서 살짝 벗어났기 때문이다. 잠시 누리던 허세가 들통 날 위기에 닥치고...... 주인공 선재는 가면을 벗어난 또 다른 자유를 느낀다. 아이들은 책을 덮으며 한마디 하겠지.
"아~ 맞아. 나도 이러고 싶었어~~~~이건 내 얘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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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으로 서다 푸른도서관 14
임정진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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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방학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된 이 책은 발레리나가 되고 싶은 한 소녀의 일기를 바탕으로, 꿈을 위한 도전과 노력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발레에 문외한이던 내가 책을 읽고 발레에 관계된 용어를 알게 된 것도 하나의 소득이다. 발레리나 '강수진'을 떠오르게 하는 주인공 재인이, 발레리나의 꿈을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정말 부모가 시켜서 했다면 끝까지 인내하지 못했을 것이다. 영국 유학 도중에 너무 힘들어 그만두겠다고 전화했을 때 아버지가 당장 돌아오라니까, 좀 생각해 보겠다며 후퇴하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났다.

친구를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에서 우리나라 애들과 외국 애들이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 그애들은 서로 배려하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위로해주려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왜, 우리애들은 자기보다 잘났거나 다른 것은 인정하지 못하고 눈꼴 사나워 하는걸까? 우린 친절이나 배려가 너무 부족한데 어른들이 본이 되지 못해서 일까? 외국인들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언제나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재인이 친구 집에 갔을 때, 유숙 기간에 상관없이 자기 자녀와 똑같이 편하게 대해주는 그들은 정말 부럽고도 존경스러웠다.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독자들이 이 차이를 확실히 느낀다면 우리도 차츰 달라지지 않을까?

재인의 신체적인 조건 때문에 프로 발레리나가 될 수 없다고 냉정히 지적하는 선생님이 야속했다. 재인은 '발레를 할 수 없으면 죽으라는 말인가?' 생각하며 부모의 이혼보다 더 암담하게 여기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학생을 사랑한다고 생각됐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걸 하는 것이 어쩌면 옳은 선택인지도 모른다. 재인은 그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정말 꿈을 향한 열정이 있는지 충분히 점검하며 도전하기 때문이다. 만약 재인이 진로를 바꿨다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으로 살면서도 여러번 후회하지 않았을까?

엘름허스트 발레학교 기숙사에서 십대들이 보여주는 수다와 생활과 심리변화를 들여다보며, 성장기의 보편적 정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똑같다는 게 참 재미있다. 여과없이 보여주는 그네들의 솔직함과, 화장실의 휴식과 수다공간이 참 부러웠다. 고3으로 기숙사에 있는 우리 큰딸은 여러가지 불편과 애로를 호소하기에, 그들의 기숙시설과 많이 비교되었다.

어린 나이에 외국에 나가 생활하는 재인이 어른스럽고 기특한 모습도 보이지만, 가족이 그리워 향수병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관계가 좋았던 엄마 아빠 사이가 악화되면서, 따뜻한 가정을 그리워했던 재인이 버릇없고 이기적인 아이로 변하는 것도 안타깝다. 부모니까 맘놓고 투정하고 맘에 없던 말도 불쑥 내뱉는데, 당신들의 문제로 버거웠던 부모가 따뜻하게 받아주지 못한게 영~ 마음에 걸렸다.

실화가 바탕이라 작가의 상상으로 그리기가 곤란했는지, 부모의 이혼사유나 결말을 확실하게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어떤 환경이나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성취할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출판으로 소식이 끊겼던 그녀와 연락이 되어, 현재 프로 발레리나로 활동한다는 인터뷰기사를 보았다. 신체적인 조건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룬 재인에게, 우리 청소년들이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의 꿈을 소중하게 키워나가는 또 하나의 지침서로 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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