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사는 귀신 - 제5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시읽는 가족 3
한선자 외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이란 이름표를 달고 나온 한선자, 박방희, 이옥용, 박영식 시인의 수록작 외에도, 푸른문학상을 수상했던 여덟 분의 초대시인 작품이 실려 상상력과 기지가 발휘된 다양한 시를 접할 수 있다.

'마트에 사는 귀신'이란 제목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껏 부추겼다. 책을 열기 전 "마트에 어떤 귀신이 살까?"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달걀귀신, 처녀귀신, 총각귀신, 도깨비, 강시요’ 제각각 상상의 나래를 펴서 답했다. 글쎄~ 주부인 난 표지그림을 보고 어느 정도 상상이 됐는데, 아이들은 전혀 깜깜이었다. 자, 어떤 귀신이 사는지 한번 들여다보자.

우리 엄마 하는 말이
마트에는
지갑을 터는 귀신이 산대요.

요기까지만 읽어도 녀석들은 “오호~~~ 아하~~~~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가기만 하면
어떻게든
주머니에 든 현금이나
카드를 다 턴다고
보이지 않는 강도래요.


“맞아요, 맞아. 우리 엄마도 마트 갔다 오면 지갑을 다 털렸다고 그랬어요.”
아이들은 충분히 공감하는 분위기다.

웬만하면 우리 엄마
나는 데리고 다니지도 않아요.
내가 가기만 하면

달걀귀신도 아니고
달디 단 귀신에 홀린다고 그래요.
<마트에 사는 귀신 부분>


“아하, 그래서 우리 엄마가 나를 안 데려가는 구나!”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아낸 게 신기한 모양이다. 여기에 수록된 시들은 어린이의 눈으로 그려낸 듯 아주 쉽게 쓰여 설명이 필요 없이 어린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아이들은
“그거 집에 빌려 가면 안돼요?”
라는 말로 반응을 나타냈고, 충분히 호응도를 짐작케 했다. ‘단골, 숟가락, 검은 콩, 벌, 와르르 와르르, 수영장에서, 양파 까기, 개기’ 등 어떤 시를 읽어줘도 고개를 끄덕였고, ‘요 정도라면 나도 쓸 수 있겠다’는 만만한 맘이 들었는지,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는지 다들 한 편씩 끼적였다. ‘횡단보도 사다리 타기’에선 시인의 눈을 발견한 듯 모방작을 만들기도 했고, 말의 재미를 표현한 시를 읽고는 비슷한 것들을 찾아내느라 시끌시끌했다.


예전의 푸른문학상 수상시집에선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엔 좀 무리인 시들도 눈에 띄었는데, 이번엔 아이들 눈높이에 잘 맞춰진 듯 어려울 것도 이해 못할 것도 없는 시가 어린 독자들의 맘을 사로잡는데 최대의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아이들은 책을 빌려다 맘에 드는 시를 골라 공책에 가지런히 쓰면서 감상했다. 덕분에 이 책은 손때가 많이 탔지만, 어린 독자에게 사랑받는 흔적이라 생각하며 감수한다.


어른들도 ‘마트에 사는 귀신’을 읽으며 순수한 동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그 눈을 되살려내면 좋겠다.


*우리 동네에 수능 전날 '홈 플러스'가 오픈 했는데, 마트 귀신에게 지갑을 털릴까 봐 겁나서 아직 못 갔다. 6학년 막내가 친구들이랑 구경 간다며 방금 나갔는데, 마트 귀신에게 지갑을 털리고 오는지 지켜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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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7-11-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어 보여요.
저는 최근에 책값으로 지출이 너무 많아 자중해야 하는 처지인데, 도서관에 이 시집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이 책을 보면 아마도 저희 아들 녀석이 제게 한 마디 할 거에요. "엄마, 알라딘에 사는 귀신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이지요. ^^;;

순오기 2007-11-25 10:35   좋아요 0 | URL
ㅎㅎ~ 알라딘에 귀신이 사는 거 맞아요!!
도서관에 신청도서로 올려놓으면 쫌 빨리 볼 수 있겠네요.

뽀송이 2007-11-2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동시집 저도 좋더군요.^^
신인들이라 신선하고, 책도 예뻐서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전 오늘 마트에 가서 마트귀신에게 털렸어요.^^;; 후훗

순오기 2007-11-25 10:37   좋아요 0 | URL
참신하고 쉬운 동시... 전체적으로 참 좋았어요.
마트에 사는 귀신에게 털리고 오셨군요~~^^
전, 무서워서 못 가요~
우리 집 아래에 재래시장이 있어서 거기 갑니다.
거기서도 물론 가져간 돈 다 털리고 오지만, 충동구매할 건 없으니까요!

비로그인 2007-11-2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귀여운 발상. ^^
(하지만 처음엔 제목보고 진짠줄 알고 깜짝 놀랐다는..-_-)

순오기 2007-11-25 10:38   좋아요 0 | URL
헤헤~ 엘신님, 진짜 귀신이 사는 거 맞아요 맞아!
주부들은 다 아는데......ㅎㅎㅎㅎ

비로그인 2007-11-25 15:16   좋아요 0 | URL
엉....정말요? =_=
 

매달 우리 집에 온 책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읽어야 할 책이 마구 쌓인다는 즐거운 비명을 질러본다!


1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티모시의 유산
시오도어 테일러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7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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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7일에 저장

나비님의 도서관 이름 짓기 이벤트에 당첨돼서 선물로 받은 책.
전에 혜경님의 리뷰를 보고 끌려서 신청했다. 우리 애들이랑 봐야지!^^
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
진중권.정재승.정태인.하종강.아노아르 후세인.정희진.박노자.고미숙.서해성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7년 11월 24일에 저장

서재가 사랑한 책 1순위에 오른 책.
수능을 끝낸 우리딸에게 마노아님이 선물로 보내준 책이다.
마트에 사는 귀신- 제5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한선자 외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11,500원 → 10,350원(10%할인) / 마일리지 570원(5% 적립)
2007년 11월 24일에 저장
절판

마트에 사는 귀신은 누구나 공감할거다~ㅎㅎㅎ 아이들도 오호~ 이러면서 마구 마구 고개를 끄덕였다. ^^
베스트 프렌드
이경혜 외 4인 지음, 신형건 엮음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10,500원 → 9,450원(10%할인) / 마일리지 520원(5% 적립)
2007년 11월 24일에 저장
절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이경혜의 '베스트 프렌드'. '쥐를 잡자' 임태희의 '가식덩어리', '느티는 아프다' 이용포의 '십팔', '길 위의 책' 강미의 '사막의 눈 기둥', 설명이 필요없는 작가 이금이의 '늑대거북의 사랑'이 수록된 청소년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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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11-2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리포터 완결편' 사야해요.^^;;
재미있나요? 끝이 궁금해요.^^;;
호호^^ 님이 보내주신 <자존심> 이 책! 옆지기가 읽는다고 가져갔어요.ㅡ,.ㅡ
옆지기!!! 내 <자존심> 돌리도~~~~~~`^^

순오기 2007-11-25 10:39   좋아요 0 | URL
'자존심' 저는 첫번째 진중권편만 봤어요.
워낙 봐야 할 책이 밀려서~그쵸?
해리포터와 함께 큰 우리 애들~~ 완결판까지 충실하게 구입 완료!
아~ 마지막 4권은 아직 출간 전이라 안 왔어요~~^^
 

영화 식객을 보고 나서 소장 가치가 인정돼 만화 식객을 구입했다. 아들의 아이디 '푸른학'으로 구입해서 순오기는 구매자로 뜨진 않는다. 게으른 엄마는 천천히 이 책을 읽으며 찔리는 구석이 많아 자꾸만 주절주절 페이퍼를 쓴다. 이름하여 엄마로서의 양심선언이다!

만 3년이 지난 일인데, 남편의 사업 부진으로 부부간에도 위기가 있었다. 뭐 살면서 이혼 생각 안 해본 부부가 없겠지만, 나도 홧김에 이혼하려고 했던 건 두번이다. 이번에 수능 본 딸 세살 때는 솔직히 남편을 어떻게 해볼까 하는 깜냥으로 그래본 거였지만, 그 딸이 중3이던 3년 전엔 정말 이혼하려고 했다. 아무 것도 없이 빚이 1억이나 되던 남편에게 위자료나 가사노동비는 기대할 게 못 되었으니 자의든 타의든 '합의이혼' 하기로 했고, 모든 서류를 준비했었다. 지금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이혼하려는 건 아니다. ^^

그때 공과금부터 아이들 학교에 나가는 것까지 모두 남편 통장으로 바꾸고 가정경제에서 손을 뗐다. 사실 내 한 몸 살기 위해선 남편의 돈 10원도 필요치 않았고, 충분히 자급자족할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기에 거리낄 게 없었다. 부족한 가계를 꾸리느라 나는 나대로 부채가 생겼던 상황이라 친정엄마께 빌려다 정리하고, 엄마의 돈은 만 3년에 걸쳐 지난달까지 다 갚았다. (울 엄니 보내지 말라해도 끝까지 갚았더니 지독하다고 혀를 찼지만, 이게 나를 버티는 자존심이고 순오기다) 당시에 중3 딸, 초등5 아들, 초등3 딸, 이렇게 셋이나 두고 갈라선다는 게 미친짓이지만 그땐 정말 그랬다. 지금 이혼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니까 이쯤으로 접어두자. 하여간 그때부터 남편이 장봐오는 대로 음식을 만들었고, 식단이 부실하여 먹을 게 마땅치 않아도 미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은 뭐해서 밥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 한편으론 편했다.

그 전까진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고, 외식이나 매식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친구들도 잘 불러들였었다. 비빔국수 하나를 하던 반지락 된장국을 끓이든, 소박한 밥상에도 누가 오는 것 자체를 꺼리지 않는 내 성격도 작용했다. 아이들 간식도 다 해 먹여 자타가 공인하는 '좋은 엄마'였다나~~ㅎㅎ 이랬던 내가 나이 먹으며 귀찮기도 했지만, 여유가 없던 경제를 핑계로 그해부터 김장을 하지 않았다. 이웃들이 한통씩 담아다 줘서 묵은지를 한여름까지 먹었으니 그도 내 복이지만, 4년째 김장하지 않고 버티는 우리를 먹여 살린 이웃들도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지금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사먹어야 되는 우리를 생각하고, 자기들은 안 먹어도 시댁이나 친정에서 무엇을 주면 사양치 않고 다 가져오단다. 내가 빛고을 광주에 둥지를 튼지 19년이지만, 이렇게 정이 넘치는 전라도 사람들 덕에 잘 먹고 잘 살았으니 내 인생도 성공한 인생이다!

"어, 우리도 김치를 담그네!"

6학년인 막내가  어젯밤, 깍뚜기와 파김치를 담그는 나를 보고 던진 이 말이 우리의 현주소다. ㅎㅎ 그렇다고 3년간 김치 한 번 안 담근 건 아닌데도......  요즘 식객을 보면서 그동안 대충 먹고 살았던 게 미안해져서 반찬도 만들고 김치도 담그게 된다. 자~ 맛은 어떨지 모르지만, 어제 담근 김치 사진으로 구경 좀 하실래요? ㅎㅎ


 맛은 어떨지 익어야 알겠지만, 요렇게 사진발을 위해 통깨도 솔솔 뿌렸다. 먹음직스럽나요? 이번 주말엔 배추김치도 담글 예정이지만, 요 파김치도 남편이 공판장에서 감자와 양파를 사오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파김치가 먹고 싶었는지 파를 두단 사와서 담갔다.

 식객 6권에 '마지막 김장'이란 부제가 붙었는데, 염치없어도 올해까지는 이웃들한데 얻어 먹고 내년엔 '마지막 김장'이 아닌 앞으로도 주욱~이어질 김장을 해야겠다. 내가 또 한다면 하는 순오기인지라 맛도 제법 전라도스럽게 한답니다.(믿거나 말거나 ^^) 친척 형제들이 모여 김장하는 집도 있지만, 요즘엔 이웃 사촌이라고 가까운 이웃들과 어울려 김장 담그는 풍경도 참 보기 좋은 모습이죠!

자, 엄마의 양심 선언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모르지만, 부끄러운 치부여도 이렇게 끼적이고 나면 속이 편해진다는 거 다 공감하시죠? 그렇게 읽어주시고 이해해주신다면 감사~~~~^^

오늘도 난, 내 마음을 음식 만드는 엄마의 자리로 되돌려 준 허영만의 식객을 예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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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만화를 보면 그들의 음식을 예찬하는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는 예전에 100권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우리나라 먹거리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 허영만 선생의 "식객"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만화라고 생각됩니다. 옥의 티라면 입맛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인지라 식객의 에피소드 말미에 나오는 식당의 전화번호나 상호를 보고 찾아간 사람들이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큰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더군요.(예를 들면 하동관이라는 곰탕집) 아울러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불만은. 하고많은 신문 중에 하필이면 동아일보에서 연재를 하는가...가 가장 큰 불만 중에 하나입니다.^^

순오기 2007-11-22 11:39   좋아요 0 | URL
ㅎㅎ 동아일보~~ 저는 결혼전에만 아버지가 보시니까 보았고요. 지금은 문제의 중앙일보를 보고 있다지요.ㅠㅠ 최근엔 신문도 안 들여다 보니까, 남편과 울 애들만 보고 있지만...
그리고 여수사람인 허영만 씨의 입맛에 따른 것이라 그럴 수도 있다 생각돼요. 전라도 맛에 길들여지는데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
전라도, 정말 특유한 맛의 고장... 내 입맛도 이제는 전라도!

라로 2007-11-22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객은 저도 열독했던 만화~.^^;;;
깨소금이 뿌려져 더 맛나 보여요~.^^
근데 전 아직두 김치도 못담근답니다~.(쉿)
내년엔 기필코 배워보려구요~.(오기만땅)
근데,,,,
순오기님의 닉네임의 뜻이 '순오기'일 줄은 알았는데요,,,
존경스러워요...

뽀송이 2007-11-22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진솔한 님의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전 이런 님이 좋아요.^^
저도 파김치 무척 좋아합니다. 손맛이 느겨지는 것이 맛있어 보여요.^^
위가 민감한 편이라 많이 먹으면 안되는데도 어찌나 많이 먹어대는지...
친정엄마는 제가 간다면 얼른 파김치부터 감춘다니까요.^^;;


마노아 2007-11-22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이야기들을 들여다보았어요. 저도 어제 식객 8권 조금 읽었는데, 이미 읽은 부분도 다시 소장하려고 해요. 2권이랑 8권만 있는데 차차 채워가야죠.^^
빛고을 광주 이야기도 너무 아름다워요. 좋은 이웃을 둔 순오기님의 내공과 인덕도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

miony 2007-11-2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닉네임에 그렇게 깊은 뜻이!^^

순오기 2007-11-2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뽀송이님, 마노아님, miony님의 댓글에 감사^^
글 올려놓고 너무 사적인 얘기를 끼적거렸나 후회도 했다는...
 

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이제서 알을 하나 낳은 새내기지만,  남들이 하는 이벤트가 쬐금 부러웠다~ㅎㅎ   나도, 10,000 번째 방문자께 책선물 드리는 이벤트를 했더니.......

뽀송이님과 나비님이 똑같이 10,000을 잡으셨기에 10,001번째인 아차상 없이 '10,000 번째 주인공'으로 모십니다. 빰빠라밤빠~~~~~

뽀송이님과 나비님은 원하시는 책과 이름, 주소,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앗싸~~  신난다~~ㅎㅎ ㅎ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만큼(?) 큰 가 봐요! ^^



요녀석이 맘에 드시나요?  무려 10번의 공정을 거쳐야 되는 책갈피예요.

10,000 이벤트에 댓글 달아주신 고마운 분들께 전부~~~다 책선물을 못 드리니까 서운하고 죄송해서, 요녀석이라도 드릴려고요. 저는 이 책, 저 책 필요한대로 펼쳐보니까 요 녀석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보다가 꽂아두고 다음에 또 펼쳐보고...... 혹시 필요하시면, 편지봉투에 넣어서 보내드릴테니 주소와 이름 남겨주셔용!

*어젯밤에는 감기가 오려는지 엄청난 해일이 밀려오는 느낌이라, 알라딘에도 못 들리고 그냥 잤습니다. 제가 감기 걸리면 천식으로 급전환되는 체질이라 기침이 장난아니거든요. 그래서 감기 걸리지 않도록 최선의 관리를 하고 있어요. 뜨신 방바닥에서 푸욱~~~ 자고 났더니 거뜬합니다. 님들도 감기 조심하셔요~~~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라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알라딘에 들어왔으니 저도, 알라딘 폐인이 확실한가 봅니다. ^^

** 이벤트를 하면서 하루 방문자가 100 넘는거 처음이라고 썼는데, 서재관리 들어가보니 진즉부터 100 은 넘었더라고요. 10,000 방문 이벤트에 댓글로 참여해 주신 님들이 계셔서, 알량한 제 자존심이 팍~ 섰다는 꼬리를 달면서 또 뿌듯함에 자존심이 팍팍~ 섭니다. ㅎㅎㅎ 

어제 우리 집에 온 자존심, 우리 모두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책이려나 열심히 읽어야지! 불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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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
    from 용이랑 슬이의 책 이야기 2007-12-09 04:38 
    순오기님의 이벤트에서 '참가상'으로 받은 선물들.  (한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이 지내서 ... 이제서야 사진을 올립니다. ^^; ) ▲ 책갈피 두어 개를 보내주실 줄 알았는데, 책갈피에 슬이 책까지 보내주셨다. *^^* "정성이 들어간 선물을 받았다"고 온 식구들에게 자랑을 했다. (아홉 개의 책갈피 중 네 개는 용이와 내 책에 꽂아 놓았기 때문에, 다섯 개만으로 찰칵 ~) ▼ 펭귄(?!) 접기만으로도 감탄을 하고 있었
 
 
bookJourney 2007-11-21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재 주인 순오기님, 축하 드립니다. 더욱 멋진 서재 만드시고, 이웃도 많이많이 만드시길 ~~ (감기도 조심하시고요.)
이벤트 당첨되신 뽀송이님, 나비님, 축하드려요. (부러워라 ~~)

순오기 2007-11-21 06:19   좋아요 0 | URL
용이랑슬이랑님도 책갈피 드릴게요. 주소 남겨주세용! ^^

세실 2007-11-21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이벤트를 하셨나요? 이런....
요즘 확실히 알라딘에 대한 애정이 식었나봐요.ㅎㅎ
님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07-11-21 09:45   좋아요 0 | URL
맞아 맞아~ 세실님 일정 바빠서 알라딘 애정 식었나봐용! ㅎㅎㅎ
오고 가는 댓글 속에 싹트는 사랑, 우정... ^^

2007-11-21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11-21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

순오기 2007-11-21 09:49   좋아요 0 | URL
참여와 축하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으로 아이들과 행복한 겨울나기 되시기를....

뽀송이 2007-11-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순오기님^^
님의 첫 번째 벤트를 나비님과 함께 잡아서 참 기뻐요.^^
거기다가!! 책 선물까지~~^^ 호호
오~우 책갈피 예뻐요.^.~ 정성이 느껴집니다.^^
에구... 이제 감기는 좀 괜찮으신가요?
완전히 컨디션 회복 하실 때까지 계속 따스한 차 자주 마시셔요.^^

행복희망꿈 2007-11-2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나비님 축하드려요.
그리고 순오기님 더 알차고 이쁜 블로그 기대할께요~

2007-11-21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11-2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모낫!!
저두 된거에요????
아유 감사드려요~.헤헤
기대하지 않았는데 당첨이 됐다니 기쁘네용~,^^;;;
주소와 책이름 밑에 댓글로 달겠습니당~.ㅎㅎ

2007-11-24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11-22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이지만, 원하시는 책은 공개해도 되겠죠?
뽀송이님은 '자존심', 나비님은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주문 들어갑니다!
책갈피 보내드릴 분은 마노아님, 용이랑슬이랑님만 댓글 남기셨는데,
못 보신 분들을 위해 하루 더 기다려 볼랍니다.
나중에 '~~걸' 하지 말고 어여어여 주소 남기셔용! ^^

bookJourney 2007-12-01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보내주신 선물 잘 받았어요.
정성이 듬뿍 들어간 책갈피만으로도 감사한데, 슬이 책까지 보내주셔서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책갈피 뒷면까지도 감동적이었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꾸벅)

순오기 2007-12-02 14:36   좋아요 0 | URL
일반우편물로 보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빨리 받으셨네요 ^^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슬이가 예뻐서...무궁무진한 이야기 만들어보세요!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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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의 힘'으로 글을 쓴다는 작가 황석영이지만, 나는 이 책을 세번에 걸쳐 끊어 읽었다. 세번에 나누어 읽으니 리뷰를 뭐라 써야할지 난감해서 또 열흘이나 지났다. 그래도 오늘은 엉덩이의 힘으로 글을 쓴다는 작가의 말을 생각하며 나도 엉덩이의 힘으로 끄적여 본다.

바리데기, 너무나 익숙한 우리의 설화다. 우리 설화를 모티브로 작가적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이며, 방북사건 후 본의 아니게 망명생활을 했던 작가의 경험세계를 녹여낸 작품이라 느꼈다. 하지만 설화와 바리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전개가 가독성을 떨어 뜨렸고, 특히 바리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으로 풀어가니까 현실성이 덜 느껴졌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은 우리와 너무 동떨어져서, 독자가 공감하고 열광하기엔 거슬리는 요소 같았다. 개인적으로 환타지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현실성이 없고 일종의 도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황석영이 환타지적 요소에 기댄 것인지, 명성에 걸맞는 스테디셀러를 위해 대중에 영합한 것인지 의문이 꼬리를 쳐든다. 

'황석영'이란 이름만으로 그의 작품을 평가하기엔 요즘 독자는 너무나 영리하고 날카롭다. 하여간 개인적 평가는 그의 전작들에 비해 탁월하거나 노벨상 운운할 정도의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토리 전개나 구조도 바리데기 설화에서 차용한 것이지 온전히 그의 창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이야기를 끌어가는 그의 문장이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고,

바리데기라는 제목에서부터 읽혀지듯이 주인공 바리는 버려진 아이다. 일곱 번째 딸이어서 부모에게 버려지고, 김일성 사망후 북한의 경제상황 때문에 국가로부터 버려졌다. 물론 살아남기 위한 탈북이고 도피였지만 결국엔 국가 없는 난민으로 흘러갔고, 바리의 인생역정은 주변의 영향으로 뒤틀렸기에 자기 삶의 주체라는 면에서도 버려진 진정한 바리데기다. 하지만 독자들에겐 사랑을 듬뿍 사랑받고 있다. ^^

북한에서 바리의 성장과정은 사람 사는 세계는 이데올로기가 달라도 결국 인간 보편의 정서가 다르지 않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북한 사투리로 풀어낼 뿐 청진에서의 생활이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1990년 중후반부터 끔찍한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의 실상을 목격하게 된다. 버려진 운명에서 살려낸 할머니와 흰둥이에 의지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도 이해된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바리공주 설화와 교차되면서 바리의 인생을 풀어가는 방식이 소설에 쏙 빠져들기엔 방해가 된다.

바리는 열두살에 가족과 흩어져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출한다. 탈북 주민들의 삶이 여지없이 드러나 가슴 무겁고 착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경지역에서 살때 할머니와 아버지, 바리가 보여주는 정신은 바로 사람의 자존감을 보여준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황에서도 그런 정신이 사람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밥과 같아서 오래가면 쉬게 마련이라 자꾸 폐를 끼치면 나중에 정말 도움이 긴요할 때는 냉정하게 돌아선다"는 아버지 말씀에 공감한다.

중국에 혼자 남게 된 바리는 샹 부부에게 마싸지와 발바닥 혈을 배워 살아가는 방편으로 삼는다. 손님의 발바닥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이는 특별한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샹 부부가 사기를 당하고 바리는 샹언니와 같이 영국으로 가는 배에 태워진다. 콘테이너에서 짐승처럼 취급 받으며 비참한 상황에서도 마침내 영국에 도착한다. 설화 속 바리공주처럼 우리 주인공 바리의 험난한 인생은 영국에서도 계속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세계 어디서도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삶은 비참하다는 것이다.

영국 연립주택에서 만난 관리인 압둘 할아버지와 바리는 마음이 통하고, 할아버지의 손자인 알리와 열여덟살인 바리는 결혼한다. 행복할 것 같은 바리의 인생은 또 한번 뒤틀린다. 남편 알리는 동생을 찾아 파키스탄으로 떠나고 소식이 끊어진다. 혼자가 된 바리는 딸 '홀리야 순이'를 낳아 압둘 할아버지와 키우지만 아이는 죽는다. 순이를 잃고 바리는 식음을 전폐한다.

"아무런 악한 것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신은 왜 고통을 주나요? 우리가 받은 고통은 무엇 때문이고, 어째서 악한 것이 승리하는지?" 인간 실존의 고통에 직면한 바리는 침묵속에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어려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특별한 능력을 얻었던 것처럼, 바리는 순이를 잃고 죽음을 넘어선 깨달음을 얻는다. 바리데기 설화에서 말하는 생명수를 찾은 것이다. 바로 압둘 할아버지의 입으로 전하는 작가 황석영의 목소리가 아주 아주 크게 들리는 부분이다.

"신은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시는 게 그 본성이다. 불행과 고통은  우리 모두가 이미 저지른 것들이 나타나는 거다. 육신을 가진 자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지상에서 이미 지옥을 겪는다. 미움이 바로 바로 자기 지옥이다.신은 우리가 스스로 풀려나서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기를 잠자코 기다리신다.(263쪽)"

"우리가 받은 고통은 사람들의 욕망 때문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아무도 없다. 이승의 정의는 늘 반쪽이다(282쪽).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286쪽)"

3년 후 바리가 스물한 살 되던 해에, 남편 알리는 오랜 가뭄 끝에 느닷없이 소나기가 내리듯이 갑자기 돌아왔다. 바리는 다시 아기를 갖고 새로운 삶을 이어간다. 사람들의 삶이란 이렇게 자손을 낳으며 끝없이 이어져 세계가 하나되는 것이런가? 작가는 생명수를 찾은 바리의 미래를 독자의 몫으로 남긴채 마무리한다. 작가가 그려낸 우리의 바리는 설화 속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모습으로 불쑥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책을 읽고 난 솔직한 소감은, 작가가 너무 많은 욕심을 낸 듯하다. 기아와 전쟁과 세계화의 병폐 등, 인간의 온갖 참상을 보여주기 위해 현실과 꿈을 교차시키며 풀어내지만 독자가 다 수용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슬쩍 슬쩍 건드리듯 언급만 하지 어느 하나도 깊이 있게 파고 들지 못한다. 차라리 그 중 한가지를 철저하게 헤집고 들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여러 민족과 인종간의 이동과 조화를 얘기하고 싶었다는데, 책을 읽은 독자가 고개를 끄덕여야지 작가의 인터뷰나 해설로 집어 넣으면, 소설로서의 주제는 살아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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