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엄마 메타포 2
클라라 비달 지음, 이효숙 옮김 / 메타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10살부터 100살까지의 독자를 위한 '올에이지클래식'시리즈를 낸 보물창고에서, 이번에 '메타포'란 이름의 문학전문 브랜드로 펴낸 두번째 책이다. 127쪽의 얇은 두께라 읽기에도 부담없고, 모두가 지향하는 '좋은엄마'와 상반되는 '나쁜엄마'라니 충분히 호기심을 끌만하다.

자녀를 키우는 엄마라면, 나는 좋은 엄마인가 나쁜 엄마인가라는 물음을 수없이 던지게 된다. 때론 독한 맘으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쁜엄마 역할을 자처하게도 된다. 그것은 물론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아이를 사랑함에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

하지만, 이 책 속의 '나쁜 엄마'는 멜리에 대해 사랑을 못 느끼는 것 같다. 어쩌면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임신이 되어 원망스럽거나, 아이가 자기 인생의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명확하게 나오진 않아도 툭툭 내뱉는 말 속에 이런 느낌을 받았다. 멜리도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며 많이 괴로워한다.

더 어릴때는 친절한 엄마는 분홍엄마로, 쌀쌀하고 무서운 엄마는 검은엄마로 부르며, 엄마가 마치 쌍둥이인 것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분홍엄마가 돌봐주는 그 사랑을 받고 싶어, 아픈게 다 낳았어도 여전히 아프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여지없이 검은엄마로 돌변해 멜리를 밀어낸다. 정서적으로 엄마에게 거부당하는 느낌이 얼마나 참담할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리 큰 딸은 5학년 때, 꿈속에서 '엄마가  나를 불태우려 했다'며 굉장히 억울해 했다. 사춘기에 엄마와의 날선 대립이 그런 꿈을 꾸었을거라 생각되면서, 좀 더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한 엄마로서 자책도 했다. 지금도 툭하면 그 꿈이야기를 팔아먹지만, 엄마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웃는 말로 하는 것이다.^^

딸 가진 엄마라면 누구나 봉긋하게 피어나는 딸의 가슴과 붉은 장미꽃을 피워내는 초경을 설레이며 기다린다. 자신의 초경과 피어나던 가슴은 부끄러웠으면서도, 딸의 성장을 상징하는 그런 일들은 자랑스럽고 뿌듯한 기쁨이 된다. 얼마나 멋지게 축하를 해줄까 이벤트를 준비하게 된다. 우린 큰딸의 초경을 맞아 아빠가 속옷을 선물하고, 날짜를 새겨넣은 실반지와 케익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엄숙하게 축하를 해줬다. 어린 남동생에게도 누나는 어른이 되는 귀한 몸이니 놀리거나 함부로 대해선 안된다며 훈시했었다.^^

그런데, 멜리 엄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 '브래지어'를 하고 싶다는 딸에게, "자 어른처럼 굴고 싶어서 브래지어를 원한다 이거지! 내가 널 위해 찾아 낸 걸 보렴, 내가 너한테 젖먹일 때 했던 브래지어다. 이 브래지어의 나이는 네 나이하고 똑같지, 하지만 거의 새 거다. 그때 난 가슴이 없었거든, 이제 아가씨께서 가슴이 있다니까 네가 하면 되겠구나!" 라면서 침대에 던져둔다. 멜리는 더할 수 없는 역겨움과 분노와 모욕감을 느끼며 "나쁜 엄마, 못된 엄마, 언젠가 복수하고 말거야!" 라며 이를 간다.

초경을 했으면서도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고 스스로 처리하며 비밀에 부치는 멜리가 가엽다. 3개월째 엄마에게 들켜버린 멜리는 엄마처럼 여자가 된다는 게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엄마는, "나쁜 년! 이런 쓰레기! 가서 씻어! 추잡한 돼지 같은 계집애! 정말 역겨워!" 라고 소리치며 최대의 모욕을 준다, 어떻게 자기 딸에게 이런 말을 퍼부어댈 수 있는가?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멜리에게 끼치는 정서적인 학대는 정말 섬뜩하다!

책에서는 우울증이나 정신병이라고 명쾌하게 표현하지 않지만, 오래전부터 아팠다고만 말한다. 그래서 멜리 아빠도 떠나, 늘 아빠의 자리나 역할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로서의 불행이, 엄마로서 딸에게 사랑을 주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여간 남들에겐 최고 좋은 엄마로 인식되었는데, 정작 멜리는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을뿐더라 싫어한다고 느꼈으니, 그건 멜리의 과장이나 사춘기적 몽상은 더욱 아니다.

열네 살에 웃지 않는 아이, 사랑받지 못하는 멜리가 웃을 일이 있을까? 모든 게 변해버린 멜리를 아무도 이해하지 않고, 자기만의 울타리에 갇혀 주술같고 마법같은 주문을 외워대며 견디는 멜리는 드디어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다. 문제의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 정서장애가 심각하게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멜리는 자유롭고 비로소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란 희망적인 마무리라 다행이다.

나는 좋은 엄마인가, 나쁜 엄마인가? 고개을 갸웃거리며 내 아이를 키워내는 엄마들이 읽고,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 진지하게 대화를 가져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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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3-22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끔찍하군요. 멜리 뿐아니라 엄마도 정신과 치료를 같이 받아야겠네요. 비단 이런 게 책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도 이런 엄마들이 있겠지요. 아이의 탄생은 모두의 축복을 받을 선물인데, 환영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아이가 느낄 정도라면 너무 비극적인 일이에요.
최근 둘째 언니는 이사갈 집 구하느라 몹시 힘들어했는데 자라면서 숱하게 이사 다니느라 고생한 엄마가 처음으로 이해가 됐대요. 그 맘이 오죽 힘들었을까...라면서요. 자식은 결혼을 해봐야, 또 아이를 낳아 길러봐야 철이 들겠죠. 전 아직 철부지에요..^^;;;

순오기 2008-03-22 18:39   좋아요 0 | URL
정말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게 얼마나 큰 학대인지...저도 쬐금 반성이 돼요.ㅠㅠ 엄마가 돼봐도 엄마의 마음을 다 헤아리고 따라 살기는 많이 부족합니다.직접 경험해봐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성숙에 이르는 것 같아요.^^나는 이사를 별로 안 한 편이군요. 인천에서 광주로 오고, 광주에서 이사 두번하고 이 집을 지었으니까요. 감사할 일이죠.^^

세실 2008-03-22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림이도 오늘 한의원 다녀왔는데 조금 있으면 초경을 하겠다고 합니다. 옆지기에게 속옷 사오라고 해야 겠네요. 실반지도 좋고~~~
좋은 엄마와 나쁜 엄마의 이중성이 모든 엄마에게 해당되겠지만 그래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 겠죠. 요즘 '소리 지르지 않기, 눈 맞추고 말하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순오기 2008-03-23 07:17   좋아요 0 | URL
초경축하를 엄숙하게 해 주라는 구성애님의 조언, 특히 남동생이 '거시기'를 놀려먹지 않도록 하라는 말씀대로 그렇게 했어요. 쑥쓰러워하면서도 내심 좋아하는...
좋은 엄마되기도 열심히 노력해야 되는 일 맞아요. 특히 '내 성질 죽이기'가 제일 요구되는...^^

프레이야 2008-03-2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저도 웃지 않았던 열네 살이었어요.
엄마에게서 따뜻한 정서를 획득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우리아이들에겐 그러고 싶지 않아 노력은 하는데
정작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대화!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순오기 2008-03-23 07:10   좋아요 0 | URL
저도 중2부터 우울한 사춘기 보냈어요. 현실을 너무 빨리 알아버린...
내가 못한 걸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엄마 마음 공감,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게 또 쉽지 않지요?
 
국어시간에 시 읽기 2 나라말 중학생 문고
이명주 엮음 / 나라말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1학년 때, 아들녀석이 독서노트에 남긴 기록이다.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중학생이 이해하기엔 만만치 않은 것도 많은데, 나름대로 가슴을 꽝~ 치는 울림이 있었던 듯하다. '켄터기후라이드 치킨 할아버지'를 통해 '함민복'이란 이 시대 시인의 이름만 기억해도 좋으리라. 훗날 더 관심이 생긴다면 함민복의 시집을 뒤적거려도 좋으리라. 이렇게 생각하면 눈높이라는 게 따로 없을 듯 싶다. 시적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닐 듯하니, 그저 어느 때든지 가슴을 울리는 시 한편을 발견하는 것으로 족하다.

켄터기후라이드 치킨 할아버지        -함민복-

그는 음식의 영웅
세계적인 주방장
기름 닭 타고 한국을 상륙한 맥아더

열한 가지 특제 양념과
정성으로 여러분을 요리하겠다고
티브이 광고까지 하는
지팡이 들고, 안경 쓰고, 가늘고 검은 넥타이 MAN

그는 FBI요원인지도 모른다 

지령: 한국 맛의 문화를 정복하라
        조선닭-토종이 별로 없고 외국 국적을 갖고 있는 닭이므로 별 죄의식 가질 필요 없음-의 목을 미국식으로 비틀어라 그래야 미국 자본의 아침이 밝아올 것이다 조선의 영계들, 영개들을 공략하라 외가로 유전하던 맛을 끊어라 그리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외가에서 외국으로 맛이 유전하는 시대라는 달착지근한 양념을 처발라라 만국의 켄터기후라이드 치킨 식도락가여 단결하라

그 누구의 전신상도 조선팔도에

저리 번식력 있게 세워지지는 않았다
저렇게 높은 빌딩을 횃대로, 밤마다,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닭벼슬 쓴,
저 노인의 교묘한 웃음띤 얼굴

쳐라

치지 못하면 우리가 닭대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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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3-2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1학년 때 이런 글을 썼단 말이지요. 다들 뭐가 되어도 될 애들이에요. 벌써 싹이 보인다니까요. ^^

순오기 2008-03-22 12:50   좋아요 0 | URL
다들 뭐가 될거라 믿고, 우리집을 이 다음에 기념관으로 만들거라니까요.ㅋㅋ 앞집까지 사서 마을도서관으로 만들고... 꿈꾸는 엄마 ^^

희망찬샘 2008-05-2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을 도서관. 정말 멋집니다. 저도 책 많이많이 모아서 퇴직하고 나면 귀중하게 어딘가에 기증하던지, 우리집을 도서관으로 만들던지... 작은 꿈이지만, 이런 꿈을 꾸고 나니 책 사는 일도 신나기만 합니다.

순오기 2008-05-25 12:10   좋아요 0 | URL
지금도 작은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마을도서관을 꿈꾸면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질거라 믿어요. 그래서 저도 열심히 책을 사들이고 있어요. 마을도서관이라면 이런 책은 갖고 있어야지~ 이러면서요.^^

whitebread 2008-10-17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군요.^^고등학교 들어가서 오히려 글을 쓰지 않게되는 애들도 있거든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한가지는 똑소리나게 잘하는 아이들의 19가지 특징
남석기 / 문공사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민경이가 4학년 겨울방학에 독서록에 남겨 놓은 걸 보면서 웃음이 났다. 난, 이런 솔직함이 좋다. ^^ 이 책을 검색해보니 절판이었지만, 민경이가 주인공 진수에게 남긴 편지를 올려본다. 2006년에 한 다짐이 2008년인 지금,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도 할 겸......^^ 자, 님들은 년초의 다짐을 잘 지켜나가고 있나요? 한가지 일이라도 똑소리나게 잘 하려면, '작심3일'을 사흘마다 하면 일년내내 잘 지켜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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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3-22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슴도치 이모를 안 할 수가 없다니까요! 민경이는 약속지킴이로 잘 살고 있는 거지요? 아, 너무 사랑스러워요(>_<)

순오기 2008-03-22 12:48   좋아요 0 | URL
예, 민경이는 자기 일 제가 알아서 척척~ ^^ 친구랑 놀기로 했다고 나갔어요. 애들 셋 중 사회성이 제일 좋은 듯해요. ^^

bookJourney 2008-03-23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약속 지킴이의 웃는 표정에 반짝이는 왕관까지~ 너무 귀여워요~
우리 아들은 이런 곰살맞은 행동은 안 할테니, 어서 딸내미가 크기를 기다려야겠네요.
갑자기 걱정이 생기는군요, '음, 울 딸이 날 닮으면 이런 아기자기한 다짐글은 안 쓸텐데' 라는 ... ^^;;

순오기 2008-03-23 07:16   좋아요 0 | URL
딸내미의 곰살맞은 행동도 어릴때 뿐이겠죠? ^^
음, 엄마가 먼저 곰살맞은 애정 표현을 많이 한다면, 슬이도 따라하겠죠!ㅎㅎ
 
어린이를 위한 배려 - 어린이 자기계발 동화 01,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감동한 베스트셀러 <배려>의 아동판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30
한상복 원작, 전지은 글, 김성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학기초는 반장이나 회장선거에 관심이 많은 기간이다. 이제 반장이나 어린이 회장선거에 나갈 어린이나 부모님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반장이나 회장이 될 아이들이 읽으면, 누구를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있다. 너무 도덕적이고 교훈적이라 비판할 요지도 있지만,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배려'의 의미를 충분히 살려낸 책이다. 주인공 예나는 6학년인데 그림의 아이는 초등 저학년 같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저학년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큼직큼직한 글자나 삽화도 저학년이 보기에 딱이다. 고학년은 이 책을 읽고 감동하기보단, 좀 시시하다거나 딴지 걸고 싶어지지 않을까? ^^ 

6학년 학급 회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떨어진 예나는 충격이 크다. 자기 계획대로라면 이번에 학급 회장이 되고 2학기엔 전교 어린이회장이 목표였는데... 잘난 척하던 예나는 학급의 '바른생활부장'이 되고, 학교의 '바른생활부차장'이 된다. 도저히 양에 안 차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잘 나가던 예나는 곤두박질한 자신에 심통나서 괜히 엄마까지 미워진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잠자는 엄마를 이해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하기 싫은 바른생활부를 억지로 하지만, 학교에서 바른생활부를 폐지하려는 걸 알고 서로 마음을 모은다. 3개월의 유예기간에 바른생활부가 꼭 필요한 부서라는 걸 알리자는 취지에서 아이들은 돕는 일을 시작한다. 바로 자기만 알던 예나가 장애아 수빈이의 휠체어를 밀고 등교시키는 도우미가 된다. 이 일을 하면서 예나는 생각을 바꾸게 된다. 수빈이의 실내화는 신지 않으니 더럽지 않아빨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비로소 '배려'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아이들이 회의나 일을 추진하는 과정이 너무 어른스러운 것 같지만, 요즘 애들이 워낙 똘똘하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넘어갈 수 있다. ^^ 아이들이 회의를 거쳐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선생님의 도움으로 일을 해결하는 과정은 무리없이 진행된다.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꽤 참신해 보인다.

이 책에서 의젓한 아이들에 비해 학교장이나 승호엄마의 처신은 좀 부끄럽다. 이 책을 읽는 어린독자들이 어찌 생각할까 살짝 염려 된다. 승호엄마는 자기 아들만 잘난 줄 알고 학교를 쥐락펴락 하는 것처럼 그려져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승호엄마의 압력에 좌우되는 교장선생님 모습도 정말 웃긴다. 너무 작위적이라 별 하나 감점이다. 또 바른생활부 일에서 너무 반듯하게만 그려지는 우혁이나 예나보다는 삐딱한 우정이가 더 공감을 얻을 수도 있겠다. 예나가 엄마와 살짝 어긋나는 상황은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만한 설정이다. 예나의 엄마가 과로로 쓰러져 입원하면서 어색한 관계가 해소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이런 일로 예나는 가족간에도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잘난 척하는 승호가 어린이회장에 출마하려 하자, "너처럼 너 혼자만 알고 거드름 피우는 아이가 전교 회장이 되면 학교가 어떻게 되겠냐?" 학교와 친구들을 더 많이 배려하겠다는 회장 후보들과 겨루는 것도 '배려'를 위한 경쟁이고, 모두를 위한 배려라는 말로 멋지게 한방 먹인다. 과연 예나는 2학기 회장후보로 나갔을까?^^ 책 뒤에는 '이웃, 친구, 가족, 나를 위한 배려'를 따로 뽑 실천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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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03-21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큰아이가 열심히 읽고 있어요.
사실 제가 먼저 읽고 주려고 했는데, 아직 저는 못 읽었답니다.
아이가 다 읽고나면 저도 한 번 읽어봐야 겠네요.

순오기 2008-03-22 06:57   좋아요 0 | URL
우린 엄마들이 좋아해서 독서회에서 두번이나 토론한 책이에요.^^
저학년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던 책이라 고학년보다 저학년이 읽으면 더 동감할 듯해요.
 
부럽다~~구름빵 만들고 싶어, 먹고 싶어, 두둥실 날고 싶어 ^^
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겨울에 아이들과 이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다양하게 했다. 그때 리뷰에도 올렸지만, 초등생들이 학년을 불문하고 다 좋아했다. 다 큰 우리 애들도 엄청 좋아하며 즐겼다. 우리 작가의 창작물이 빈곤한 우리나라에 이런 참신한 창작그림동화가 있다는 것에 후하게 점수를 주었다. 앞으로 자기들도 이런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는 말과 더불어... 초등학교 6학년, 마지막 겨울방학에 숙제도 별반 않던 민경이가 너무나 참담한 독서록이 민망했던지 부랴부랴 그려댄 '구름빵' 광고였다. 이 광고를 보고 '구름빵'을 사는 독자가 있다면 광고가 성공한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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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2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과연'이 '과언'처럼 보이네.^^
얘는 광고 만들때마다 '무이자할부00개월' 이런 문구를 항상 쓰는 것 같다.ㅎㅎㅎ

bookJourney 2008-03-20 12:52   좋아요 0 | URL
너무 귀여워요, 호호.
벌써 제 머릿속에는 '울 아들한테도 시켜봐야지~'가 떠오르네요. ^^

순오기 2008-03-20 23:25   좋아요 0 | URL
'울아들한테도 시켜봐야지!' ^^
생각보다 애들이 이런걸 즐겨요~~~~~ 나름 감각도 키우고 좋아요!

글샘 2008-03-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이자 할부...
아이들 머리에서 벌써 저런 것들이 떠오르는군요. ㅠㅜ

순오기 2008-03-20 23:27   좋아요 0 | URL
무이자할부~~ 사실 난 카드회사에 수수료 내기 싫어 무이자할부가 아닌 건 절대 할부로 안 사거든요. 엄마가 무이자할부만 하는 줄 알았을까요?^^

조선인 2008-03-2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죠, 전 이미 샀는데요. =3=3=3

순오기 2008-03-20 23:28   좋아요 0 | URL
ㅋㅋ알라디너 중에 어린 자녀 두신분 중에 이 책 없는 분도 별로 없지 않을까 싶어요.^^

웽스북스 2008-03-2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한 책이군요, 저는 가능한 한 할부는 안하는 게 원칙인데 무이자는 이제 좀 해볼까봐요, 한번에 카드값 목돈 나가려니 가슴이 쓰려요 으흑 ㅠㅜ

순오기 2008-03-21 01:19   좋아요 0 | URL
우리 큰딸 숙녀준비하느라 무이자할부도 안돼서 일시불로 질렀으니엄청 나올건데...^^

라로 2008-03-20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정말 마음에 쏙 들었어요~.
번역해서 수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죠~.ㅎㅎ
그때 민경양의 광고를 보내볼까용???호호호

순오기 2008-03-21 01:2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영어로 된 책도 있던데, 민경이 광고를 쓰려면 좀 수정해야겠죠.^^

최상철 2008-05-07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갖고 싶어하는 그림책 1순위인데요.
책방에서 볼 때마다 읽는데, 집으로 못 데려왔어요~
구름빵 광고보니 데리고 오고 싶네요~ ㅎㅎㅎ

순오기 2008-05-08 14:47   좋아요 0 | URL
그림책은 짧은 글과 그림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우리 작가들의 창작그림책이 많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ㅎㅎ얼른 집으로 데려가세요~~~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