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친구

웬디양님의 '동네 친구'라는 페이퍼를 읽으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가 생각났다. 우리의 한참 때 최고의 시인이자 수필가로, 그분의 에세이나 시집 한두권 꽂아두지 않은 처자도 드물었을 것이다. 아줌마들이 동네 아짐들과 친한 이유는 아줌마가 되어 봐야 알 수 있다. 웬디양 같은 츠자들은 죽었나 깨어나도 모른다~ㅎㅎㅎ  음~ 하지만,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음미하면 알 수 있을지도! ^^  엄청나게 길~~~~~~어서 시간이 많을 때 천천히 읽으셔야 할 듯.......  

유안진의 '芝蘭之交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을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라도 좋고 남성이라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론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 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 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는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 두 곳 한 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겨질 자산이 되었을 걸.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 자리에서 탄로 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바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 나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 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 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 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는 항상 지혜롭지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위 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보다 우아해 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며,

천 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 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들려줘도

그는 날 주착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 게다.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꼽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 해도

그의 숙녀됨이나 신사다움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 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 주는 불빛이 되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나며,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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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3-25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왔던 것 같아요, 아님 문제집? -_- (이 겸손한 기억력이라니 ;;) 엄청 좋아하며 읽었는데, 지금 읽으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잘읽었어요 순오기님 ^_^

순오기 2008-03-26 08:41   좋아요 0 | URL
어~ 그랬어요. 고등생이든 누구든 세대를 막론하고 이런 친구가 필요하겠죠?^^

무스탕 2008-03-26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이 좋아하던 글이에요.
첫 소절이 제일 좋았죠. 저런 친구가 정말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렇게 허물없이 지낼 친구들은 모두 멀리 살아서 밥 먹고 맨발에 슬리퍼 찍찍 끌고 가서 '커피 내놔!' 라고 소리칠 친구가 근처에 없다는게 아쉬울때가 많아요..
오랜만에 읽어보니 기분 좋아요 ^^
순오기님. 감사~☆

순오기 2008-03-27 00:05   좋아요 0 | URL
정말 맨발에 슬리퍼 찍찍 끌고 가서 '커피 내놔!'라고 소리칠 친구가 근처에 있다면 최고죠!ㅎㅎ 저도 웬디양님 덕분에 찾아 읽게 됐어요. 언제 봐도 참 좋은 글이죠~~~~ ^^

bookJourney 2008-03-2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보는 글이네요.
중학교 때인가 이 글이 너무 좋아 읽고 또 읽고 .. 그랬었지요 ~

순오기 2008-03-27 00:05   좋아요 0 | URL
중학교때? 빠르셨네요. ^^ 읽고 또 읽고 우리도 그랬지요!^^
 

작년에 마을 어머니독서회장을 맡으며 구청 지원 받느라고 너무 진을 뺐는지, 올해는 영 서류 만들기가 싫어서 어영부영 지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모임할때마다 필요한 자료를 보려면 여기저기 뒤적거리고 있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이상하게 무엇이든 표로 딱 만들어둬야 내 머릿속에서도 좌르르~ 떠오르는데, 이런 표 만들기가 귀찮다는 게 문제다. 이러다보니 올해 선정도서도 생각나지 않아 뒤적뒤적~~~~ 알라딘에라도 남겨둬야 그나마 찾기 쉽겠다.^^

한달에 두번 모이는데 첫번째는 어린이나 청소년 도서로 두권, 두번째는 우리 자신을 위한 도서를 선정하여 두 권을 다 읽거나 하나만 읽거나 형편에 따라 선택독서를 한다.

1월엔

 

 

 

 

2월엔

 

 

 

 

3월엔

 

 

 

 

4월엔

문학사상사

운현궁의 봄

 

 

 

이문열'여우사냥'은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를 같이 읽자는 뜻에서 선정

 

5월엔

 

 

 

 

6월엔

 

 

 

 

 

여기까지 상반기 토론도서로 선정된 것들이고, 후반기는 다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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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머니독서회, 하반기 선정도서
    from 파피루스 2008-09-21 11:13 
    2008년 평생학습동아리 발표회가 있어, 어머니독서회는 전시부분에 참가한다. 구청 산하의 학습동아리 중에 우수학습동아리로 선정된 22개 단체가 연간 30~70만원의 지원을 받는다. 우린 2년째 50만원씩 지원받는데, 작년엔 시낭송 행사를 위한 특별지원금 100만원을 더 받았다. 이번 동아리발표회에 참여하는 22개의 단체에 20만원씩 특별지원되어 참여한 회원들에게 11월 선정도서인 <뿌리깊은 나무 1.2권
  2. 어머니독서회 1년을 돌아보며...
    from 엄마는 독서중 2008-12-17 23:33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다. 그래서인지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고 말한다. 요즘은 평생교육이란 말이 화두가 된지 오래다. 지자체마다 평생학습 차원의 동아리도 많고 국가 예산도 지원 받아 운영된다. 내가 사는 지역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어 작년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우리 구에선 작년에 12개의 동아리에 50만원씩 지원했고,  올해는 22개 동아리에 30~70만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우리 어머니독서회는 작년과 올해 50만원의
 
 
bookJourney 2008-03-25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사상사의 운현궁의 봄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0629 문학세계사의 운현궁의 봄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751629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이 붙어있네요. 용이랑 봐야겠어요. ^^)
새벽 네다섯 시 경에는 알라딘 검색이 가끔 이상하더라구요. ^^;;

순오기 2008-03-25 10:23   좋아요 0 | URL
문학사상사의 '운현궁의 봄' 넣었어요.
호호~ 역시 님의 직업에 충실한 조언이었어요. 감사^^

행복희망꿈 2008-03-2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 있는 책도 몇권 있네요.
이렇게 좋은책 많이 읽으시는 순오기님 부럽네요.

순오기 2008-03-25 10:24   좋아요 0 | URL
음, 꿈님 집에 있는 책이 뭘까~~ '배려'는 확실히 알겠지만 다른건 깜깜^^
그런데 저기 올려졌다고 제가 다 읽는 건 아니에요. 선택독서라니까요.^^

행복희망꿈 2008-03-25 17:18   좋아요 0 | URL
궁금하신가요? 몇권 되지는 않네요.
배려,어린이를위한마시멜로,즐거운나의집,나쁜어린이표는 저희집에 있답니다.
아이들이 읽어주었으면 해서 구입한게 많은데, 아직 못 읽힌 책도 있어요.

무스탕 2008-03-25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나의집 하나만 읽었네요 --;;;
순오기님은 혼자서 읽으시는것도 아니고 많은 이들이 좋은책을 읽을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니 정말 좋은일 하고 계시네요!!

순오기 2008-03-25 20:26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위에서 '친절한 복희씨, 지식e2'는 아직 못 읽었어요.
회원들과 추천한 책중에 선택하니까 더불어 끌어주고 밀어주며 커나갑니다.^^

네꼬 2008-03-2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도 베스트셀러라서 잘 이야기되지 않지만, 저는 <<나쁜 어린이표>>를 참 좋아해요. 경이적인 베스트셀러는 역시, 괜히 되는 게 아니구나 싶을 만큼, 주인공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림도 참 좋아요. 저는 건우가 (이름이 건우 맞나?) 화장실 변기 뚜껑 위에 올라 앉아 우는 장면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그린 그림을 제일 좋아했어요. 처음 그 장면을 보고는, 아, 우리 어린이책에 새 역사가 시작됐구나, 하는 생각이... (^^) ;;; 독서 모임 화이팅!

순오기 2008-03-25 22:33   좋아요 0 | URL
나쁜어린이표 105쇄를 찍었더군요. 변기 위의 건우 ~~~~ 역시 출판인의 시각은 예리하군요.^^ 독서모임 덕에 독서에 게으름 부리지는 않을 듯해요. 중학교 모임엔 쬐끔 게으르지만... ^^
 


안녕하세요. 순오기님.
인터넷 서점 알라딘입니다.
 
3월 말부터 시작되는 어린이날 이벤트를 위해, 알라딘에서는 어린이책 독자 우수 리뷰를 담은 소책자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무상 배포하고자 합니다.
하여 고객님이 알라딘 사이트에 올려주신 아래 리뷰를 해당 책자에 게재하고자 메일 드립니다.
 
게재 희망 리뷰(2편입니다.)
<초정리 편지 - 창비 아동문고 229>
http://blog.aladin.co.kr/714960143/1598422
 
<마사코의 질문 - 책 읽는 가족 3>
http://blog.aladin.co.kr/714960143/1861701

해당 책자에 실리는 리뷰는 알라딘 편집팀이 선정한 우수 독자 리뷰이며, 고객님의 닉네임이 기재됩니다.
 
리뷰 게재 허락 여부를 아래 메일로 보내주십시오.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답신 주시면 더욱 감사드리겠습니다.
mail to: edalba2@aladin.co.kr
 
리뷰 게재를 허락해주신 분들께는 이벤트 기간 종료 후 해당 책자를 발송해 드릴 예정입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메일을 통해 연락주십시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즐거운 한 주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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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세덱 2008-03-2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고료는요? 적정한 원고료는 지불해야 하는 거 아닌가.....

순오기 2008-03-24 18:34   좋아요 0 | URL
아~ 원고료는 생각도 안 했네요.
이벤트 끝나기 전에 책자를 보내줘야지 왜 끝나고 준다는 거얏!^^

웽스북스 2008-03-24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서 약관 찾아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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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돼있네요. 원고료를 작성하지 않아도 약관 상에는 문제가 없을듯. 그래도 알라딘 상품권, 이런 거라도 주면 좋을텐데 ㅜㅜ 약관의 세계가 아닌 예의의 세계에서 보면 말이죠...

순오기 2008-03-25 03:20   좋아요 0 | URL
친절한 웬디양, 감사합니다!^^
예의의 세계에 기대할 수밖에 없겠군요.ㅎㅎ

bookJourney 2008-03-25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축하*축하 드려요!!!

순오기 2008-03-25 10:25   좋아요 0 | URL
축하받을 일이 맞긴 하죠? ㅎㅎ 원고료 안 받아도 기분은 좋아요.^^

조선인 2008-03-25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축하드려요.

순오기 2008-03-25 10:27   좋아요 0 | URL
어린이도서를 열심히 읽고 쓴 보람을 느끼는 즐거움이었어요.
축하는 또 제가 감사히 넙죽 받지요. 헤헤~~~~

세실 2008-03-2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맞아요. 알라딘 상품권 주면 좋겠당~~ 축하드립니다.
저두 메일 왔길래 기꺼이라고 답했답니다^*^

순오기 2008-03-25 18:33   좋아요 0 | URL
많은이들이 메일을 받았겠죠? 님께도 축하 축하!!
어떤 책인지 님 서재에 달려가면 알 수 있나요?
나도 기꺼이~~~ㅎㅎㅎ 다른 생각은 안 났어요.

책향기 2008-03-2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정말 적립금이나 마일리지라도 준다면 좋을텐데!!!!*^^*

순오기 2008-03-25 18:34   좋아요 0 | URL
지금 생각하면 적립금, 마일리지 생각도 나지만, 메일 읽을 땐 그저 황송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니까요.^^

프레이야 2008-03-25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린이책 서평 두 개를 싣겠다는 메일을 받았어요.
아주 오래전에 썼던 것이더군요. ㅎㅎ
저도 뭐 다른 걸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거 왠지 섭섭하기도 하고..

순오기 2008-03-25 18:36   좋아요 0 | URL
오늘, 혜경님께 '고슴도치' 땡스투하고 구입했어요.
님은 어떤 책인지 서재로 달려가봐야지~~ 그러게 메일 볼 때는 아무 기대도 없었는데 슬슬~~ 적립금이라도 주면 좋겠다 싶죠?ㅎㅎ

프레이야 2008-03-25 20:57   좋아요 0 | URL
호호 고슴도치는 뭐래요? 그런 책이 있었나요? 기억이 가물가물~
전 '루이 브라이'랑 '콩, 너는 죽었다'에요. 진짜 오래전에 별 성의없이
쓴 글이라 부끄러워요.^^

순오기 2008-03-25 21:35   좋아요 0 | URL
앗, '고슴도치 아이'요 입양아 이야기 ^^
루이브라이랑 콩, 찾아 읽고 댓글 달고 왔어요.
잘 쓴, 친절한 리뷰가 많은 사람들을 독서로 안내하니 좋은일이죠!^^

울보 2008-03-2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08-03-25 20:00   좋아요 0 | URL
어머~ 우리 *르니 식구군요. 반갑고 감사합니다!
언제 *른동산에서 불러주면 얼굴 봐요!^^

네꼬 2008-03-2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화. 인기쟁이시잖아!

순오기 2008-03-25 22:30   좋아요 0 | URL
인기쟁이는 '네꼬'님이시던데요.^^
O비 책이 참 좋지요?ㅎㅎ 아부하는 순오기, 천만에 진심이에요!
오늘도 완득이 질렀어요.ㅠㅠ

네꼬 2008-03-26 09:02   좋아요 0 | URL
완득이 되게 재밌어요. 저도 앉은 자리에서 후딱 읽었는걸요! (만화 컷 속 완득이, 짱 멋져요. >.<)

다락방 2008-03-26 11:38   좋아요 0 | URL
저도 완득이 막 읽고 싶어요. 얼마전에 신문에서 소개된 거 보고 급호감 모드예요. 흣.

순오기 2008-03-27 00:09   좋아요 0 | URL
흐흐 완득이, 오늘 중학교 독서모임에 가서 강력 추천해서 4월 토론도서로 선정하고 왔어요. 저 잘했죠?ㅎㅎㅎ

hye3005 2008-03-2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득이 정말 잼 있어요,,

순오기 2008-03-27 00:07   좋아요 0 | URL
리뷰 올라온 것 보니 다들 좋다 하셔서...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08-03-2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순오기님! 정말 멋지군요!! 막 장해요!!

순오기 2008-03-27 00:08   좋아요 0 | URL
헤헤~ 감사합니다.
다락방님이 멋지고 장하다 하니 막, 어깨에 힘이 실렸어요.ㅋㅋ
 
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 메타포 3
제리 스피넬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메타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리 스피넬리'는 '문제아'의 주인공이었던 '징코프'와 같이 각인된 작가다. 뉴베리 아너상을 받았다는 '링어(목을 비트는 아이)'메타포의 세번째 책을 만나는 즐거움에 몰입했고, 역시 손에서 놓지 않은 나를 배반하지 않았다. 모두가 '예'할 때 '아니오'라고 외친 소년 '파머'에게 박수를 보내며, 희망적인 마무리에 안도의 숨을 쉬었다.^^

링어라니? 누구의 목을 비튼단 말야~ 섬뜩한 궁금증으로 책을 펼치니 'Wring은 (새의 목 따위를) 비틀다'라는 뜻으로 Wringer(링어)는  '비트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다고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소설은 믿지 못할 웨이머의 일을 설명하며 시작한다. 웨이머에서 일주일간 벌어지는 가족축제 절정인 '비둘기의 날'에 5천마리의 비둘기를 한마리씩 날리며 사격수들이 총을 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면 명사수 트로피를  받는다. 대부분의 비둘기는 총에 맞아 떨어지고, 죽지 않은 새들은 '링어' 소년들이 목을 비틀어 쓰레기봉지에 넣는다. 이 새들은 비료용으로 팔려나가고, 대회 수익금은 이 지역 공원 관리에 쓰인다고.

이 얼마나 잔인한 짓인가? 하지만 마을의 전통축제로 내려온 이 일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어른들은 명사수가 되려고 사격연습장에 들락거리고, 소년들은 10살이 되면 이 끔찍한 '링어'가 되기를 꿈꾼다. 우리의 주인공 '파머'도 빈즈, 머토, 헨리와 한 패거리가 되어 '스너츠(코딱지)라는 별명을 얻고 불량스런 유년기를 지낸다. 친하게 지내던 도로시를 괴롭히는 일에도 동참하며......

하지만, 파머는 네 살이던 첫번째 '비둘기 날'에 마주친 오렌지색 단추같은 비둘기 눈을 잊지 못한다. '링어'가 괴로워하는 비둘기를 건져주는 거라면 왜 애초에 총을 쏘아 괴로움을 줄까? 총에 맞아 찌울어진 비둘기를 왜 그냥 날려 보내지 않을까? 비둘기를 죽이는 것과 비둘기를 괴로움에서 구해주는 게 결코 같은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과자를 주지 않고 총을 쏘는가 이해할 수 없었다.

그해 겨울, 창문을 똑똑 두드리며 나타난 비둘기 한 마리. 해마다 5천마리나 되는 비둘기를 죽이는 이 마을에 겁도 없이 나타나다니... 파머는 긴장하지만 그 비둘기를 집안으로 들여 '니퍼'라 이름 붙이고 친구가 된다. 가족과 패거리에 들키지 않으려고 평소같이 행동해야 된다는 주문을 걸며 긴장감 속에 지낸다. 비둘기 니퍼와 소통하며 생명에 애정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인데, 마치 죄라도 되는 양 감추고 지내야 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덕분에, 나도 파머와 같은 긴장으로 책을 내려 놓을수 없었다.

패거리들한테, "내 이름은 스너츠가 아니고 파머야, 절대 링어가 되지 않을거야!"라고 외친 파머의 용기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아~ 위기가 몰려오는 순간에 내 눈물샘을 자극한 엄마의 고백, "네가 비둘기를 기르는 걸 알고 있단다." 엄마의 품에 안겨 흐느끼며 얼마나 외로웠는지, 부모님의 도움이 얼마나 필요했는지 갑자기 때닫는다. "옷장 속에 있던 네 시리얼 박스가 비어갈 때마다 새 허니 크런치가 마술처럼 나타난다는 걸 몰랐니?"(238) 아~ 요런게 바로 부모의 사랑이다. 엄마인 나는, 여기서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ㅠㅠ

축제의 마지막 '비둘기의 날' 공원에 간 파머는, 도로시가 바닷가가 아닌 도시의 조차장에 니퍼를 놓아주었다는 말을 듣는다. 아~ 조차장에서 비둘기를 잡아오는데, 그렇다면 니퍼가 잡혀 저 상자속에 들어있다는 것 아닌가? 그때 총에 맞지 않고 계속 하늘을 맴도는 니퍼를 발견한 파머는 탁 트인 경기장으로 나가고, 달려들어 니퍼를 나꿔챈 빈즈는 비둘기를 쏘라고 외친다. 파머는 니퍼를 구하기 위해 몸을 날리고 꽝~ 총성을 기다렸지만 울리지 않는다. 오직 고요함 뿐...... 끝까지 니퍼나 파머가 잘못되는 것 아닐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역시 제리 스피넬리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3년만 있으면 링어가 된다고 좋아하던 꼬마가, "나도 비둘기 한 마리 가져도 돼요, 아빠?"라고 묻는다. 바로 이 꼬마의 말에 작가는 희망을 담은 것 아닐까? 링어를 꿈꾸던 소년이 비둘기 한마리 갖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그래서 아무도 거부하지 않던 전통축제의 살생을, 파머처럼 '아니오' 할 수 있는 용기를 넣어 줄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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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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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가로 이름을 알린 한비야, 그녀가 이제는 세계구호를 외치며 월드비전에서 활동하는 것을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이 시대에 구호나 외침이 아닌, 온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그녀는 세계 여행을 마치고, 내 나라 내 땅-해남 땅끝에서 통일전망대까지 800Km에 이르는 우리 땅을 두 발로 걸어 종단한 49일간의 여행기록을 1999년에 출간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다. 이제는 '한비야'라는 이름을 모를 사람이 없을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듯하다.

중학교 1-1 생활국어 81쪽에 예쁜 우리 땅이름이 왜 사라지게 되었는지, 한비야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156~157쪽에서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아들도 중1때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송정리에서 월곡동까지(67쪽) 바로 우리 집앞으로 걸어갔다는 걸 신기해했다.^^ 아들녀석은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2,3,4'도 읽고 착실하게 기록을 남겼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인 막내는 5학년인가 6학년때 읽었지만, 교과서에서 만나기 전, 한번 더 읽어보면 좋겠다. 아들녀석이 중학교 1학년 때 독서록에 남겼던 기록이다. 이녀석이 초등3학년이던 2002년 4월에, 저희들 삼남매가 교회에서 집으로 올 버스비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집까지 12km를 걸어왔던 경험을 여기에 썼다. 그때 막내는 초등1학년이었는데......ㅠㅠ

내가 갖고 있는 책은 2005년 34쇄인데, 286쪽에 첨부된 '땅끝마을부터 임실'까지의 지도에 광주라는 글자가 빠져있다. 2006년 8월 어머니독서회 토론도서였는데, 이 책을 읽고 우리는 월곡동에서 송정도서관까지 4km를 걸어가 책을 빌리고 다시 걸어서 돌아왔다. 나는 이 구간을 아이들 데리고도 여러번 걸었지만, 학창시절 이후 이렇게 걸어본 게 처음이라는 회원들도 있었다. 하여간 걷는 것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게 또 우리네 삶이다.ㅠㅠ

마라톤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정 구간을 정해서 걷기는 쉬울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초등때 엄마와 같이 도서관이나 산에 가면서 제법 걸어봤기 때문에, 12km나 되는 30리 길을 겁없이 걸어오지 않았나 싶다. 하긴 저희들은 차타고 금방 오니까 그렇게 먼 길인지 몰랐단다.^^ (이 책 초반에 징허게 나오는 전라도 버전으로) "오매~ 아까운 내 새끼들, 얼마나 닳아졌을꺼나?" 라고 했더니, 우리 아들 얼른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재보고, "엄마, 하나도 안 닳아졌어!"라고 말해서 우리 모두 박장대소 했었다.  이 일로 아이들은 소중한 교훈을 얻었고, 저희 셋이 뭉치면 못할 것도 겁날 것도 없겠다는 자신감과, 죽을 듯 힘들었겠지만 소중한 추억 하나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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