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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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5년 여름방학 책따세 추천도서였다. 고등학생 이상 권장도서였지만, 독서내공이 쌓인 중학생이라면 충분히 읽을 만하다. 이 책도 중학생 남매의 학급문고로 넣기 위해 중고샵에서 건진 책이다. 하지만 양장본 페이지가 갈라진 곳이 있어 학급문고로 넣지는 못했다. 이런 사항을 판매자에게 알렸더니, 책값은 환불해주고 책은 그냥 주었다. 덕분에 우리집 아이들이 잘 보았다. 어떻게 갈라진 곳들을 잘 붙이면 다음번 학급문고 바꿔줄 때 넣어줄 수 있으려나?  ^^

민경이가 중학생이 되어 공부할 것도 많고 적응도 힘들었는지, 통 감상을 안 적었는데 어제 용돈을 받고 두 편을 남겼다. 독서기록을 남긴 만큼의 용돈을 주급으로 주는 엄마가 너무 야박한가? ㅎㅎ 그렇게라도 해야 기록을 남기지만, 용돈도 자기의 수고로 받는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작전이다. 민경이의 감상은 여기에, 아들녀석의 감상은 먼댓글로 올린다.

  옛날에 재밌게 봤던 ‘남쪽으로 튀어’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이다. 남쪽으로 튀어 뒤편의 책날개에 적혀 있었던 ‘공중그네’의 설명에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하마같이 뚱뚱하고 심하게 밝은 성격의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말없이 주사만 놓는 엽기 간호사 아유미를 중심으로 매 편마다 각자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날카로운 물건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조폭, 공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프로 야구 선수, 공중그네를 뛰지 못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 하는 의사 등등... 소위 ‘잘 나가는’ 주인공들이 이런 엉뚱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니, 이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라부의 황당한 해결책과 아유미의 특대 주사에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하고 화를 내던 사람들이지만, 점차 그들의 해결책에 고민을 해결해 나간다.

  마음의 문제라 할 수 있는 이런 병들을 이라부는 핵심을 콕콕 짚어가며 명쾌하게 해결해 나간다.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이때, 이라부 같은 사람이 정말로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이라부를 한 번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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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역시 베르베르다!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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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남매의 학급문고로 넣기 위해 중고샵에서 건져 올린 책이다. 한동안 베르베르의 책을 모조리 읽어대던 녀석들인데, 이 책은 못 읽었다고 해서 두 권을 구입해 한권은 우리집에 두었다. 같은 책을 읽고도 남매의 감상이 다르다. 아들녀석이 올린 감상은 먼댓글로 연결하고, 중1 민경이의 소감은 여기에 올린다.

나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전에 친구 집에서 한 번 읽어보았는데, 단편들마다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들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잘 보면 진지한 것들이 이야기 속에 있다.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에서는 외계인의 입장으로 은하계 후미진 곳에 있는 인간을 애완동물처럼 써 놓았다. 외계인의 입장으로 보는 인간이 이렇다니, 조금 부끄러웠다. 우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미개했기 때문이다.

‘내겐 너무 좋은 세상’은 배경이 미래시대인데, 기계들이 모두 말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다. 주인공 뤽은 사람행세를 하는 그 기계들이 짜증났지만, 정작 자신도 인공심장으로 인해 뛰고 있다. 뤽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 여자도둑은 지구상에 진정으로 살아있는 유기체는 없다며, 우리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그런 환상을 품도록 프로그래밍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단편을 읽어서는 ‘내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게 환상이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기분이 오싹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우리를 대단하게 생각하던 마음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한다. 역시 베르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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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4-10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베르토 에코의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이 생각나는 리뷰에요~

형제가 많으면 좋을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들을 나눌 수 있고, 그걸 보며 어른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 (기쁨도 배가 될 듯하고요~)

순오기 2008-04-10 17:02   좋아요 0 | URL
움베르토 에코는 '장미의 이름으로'밖에 못 봐서, 위에 적은 책은 몰라요.^^
함께 혹은 따로 느끼는 감상의 차이가 있지요~ 애가 셋이면 기쁨은 세배인가?ㅎㅎ

bookJourney 2008-04-10 17:23   좋아요 0 | URL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은 어린이 책이에요. 몇 편의 단편을 묶어놓은 책인데 ... 지구인의 우매함과 오만함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하지요~

최상철 2008-05-07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을 사달라고 했는데요. 민경양이 서평을 아주 잘 썼네요~
카트에 담으러 갑니다. ^^*

순오기 2008-05-07 07:33   좋아요 0 | URL
상철군은 엄청난 독서가더군요.^^ 대단해요!!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써서 감상을 잘 풀어낸 듯해요. 감사합니다~~~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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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막 나왔을 때, 읽어보기도 전에 ’박완서’ 작품이니까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거란 믿음 하나로, 세살 위의 내 언니와 이웃 언니에게 생일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정작 내 책은 지인에게 선물을 받고도 두달이나 지나서 읽었다. 지난 주부터 밤참을 먹듯이 단편 하나씩 야금야금 먹는 그 맛이 참 좋았다. 단편집은 한번에 쭈르르 읽어버리면 제목과 내용이 헷갈리기 때문에, 단편집을 읽어내는 내방식은 매번 이렇다.

지난 월요일, 아이들 중학교에서 방과후학교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화요일 집에 돌아와오니, 중3 아들녀석이 아무것도 신청하지 않았다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삼남매 중에 특히 아들에게 믿음을 덜가진 나는 대뜸 뚜껑부터 열렸다. "니 알아서 신청한다더니~ 아무것도 안 했단 말야?" 자기발전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지, 왜 그런 기회를 그냥 보내는지 안타까웠다. 아들녀석은 해봐야 별로 득되는 것도 없고, 배우고 싶은 것도 없노라고 항변했다. 이 녀석의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딱히 없다는게... 3년간 장래희망에 '한의사'라고 써서 내긴 하지만, 그닥 공부에도 열심내지 않는다. 그날 모자간에 엄청난 설전이 오갔고, 분이 충천한 녀석은 이를 뿌드득 갈아대며 "시험에서 성적 올리면 될 것 아니냐? 중학교때 그렇게 열심히 안해도 된다고 담임샘도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내가 바닥을 기는 것도 아닌데..." 라며 길길이 날뛰었다.

그런 녀석을 놔두고, 나는 꾸역꾸역 밥을 먹었다. 내 눈물을 씹어 삼키는 밥을......

이런 진통을 치르고 나면 한동안 살맛이 나지 않는다. 그날 밤, 나는 저녁밥상을 차리지 않았다. 그냥 누워서 내가 아들을 너무 못 믿고 몰아세우나 반성도 하고, 지가 웬만큼 했으면 이렇게 불신할까? 눈물과 반성이 교차되면서 텅 비어버린 것 같은 공황상태가 지속되었다. 녀석도 한숨 자고 났는지 배가 고팠는지 제방에서 나와, 모른척 밥상을 차려주지 않아도 주섬주섬 꺼내어 밥을 먹었다. 미운 마음에 밥도 주기 싫었지만, 그래도 짠한 맘이 들어 치나물을 내어주고 비벼먹으라 일렀다.

그날 밤, 곱게 잠이 올리 없어 한밤중까지 뒤척이다 '친절한 복희씨'와 벗하려고 책을 펴 들었고,  세번째 단편인 '마흔아홉 살'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나는 울었다.

   
 
 그 여자는 요새 부쩍 더해진 식탐이 걷잡을 수 없이 도지는 걸 느꼈다. 조금씩 같이 먹을 줄 알았는데 김밥과 순대는 거의 그냥 남아 있었다. 그 여자는 그 소박하고도 느글느글한 것들을 짐승 같은 식욕으로 먹어치우고 인삼차를 한 잔 더 시켰다. 금년부터 치수를 28로 늘려 입었는데도 바지 허리는 만복을 이기지 못해 짤룩하게 뱃살과 허릿살을 갈라놓고 있었다. 명치가 등에 붙을 듯이 날씬하다가도 생명만 잉태했다 하면 보름달처럼 둥글게 부풀어오르던 배는 이제 두꺼운 비계층으로 낙타 등처럼 확실한 두 개의 구릉을 이루고 있었다. 허리의 후크를 풀자 역겨운 트림이 올라왔다. 자신이 비곗덩어리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지면서 메마른 설움이 복받쳤다. (107~108쪽)
 
   
아~ 여자 나이 '마흔아홉 살'이면 이렇게 꾸역꾸역 밥을 먹을 수 있는거구나, 분에 겨워 길길이 날뛰는 녀석을 두고 꾸역꾸역 밥을 먹은 내가 용납되지 않았는데, 여자 나이 마흔아홉 살이면 다들 그러는구나, 그럴 수 있구나! 그럴 수 있구나! 수없이 되뇌이며 100% 절대 공감으로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은 중년, 혹은 노년의 여성 화자 - 박완서의 모습이라 생각되는 - 들이 등장해 삶을 풀어낸다. 공선옥의 작품에 등장하는 구질구질한 삶에 치인 여자들이 아닌, 그럭저럭 살만하거나 그런대로 유복했다 여겨지는 여자들의 삶이 펼쳐진다. 작가가 추레한 생활을 하지 않았으니 신산한 삶을 그리진 못할거란 생각도 살짝 들었다. 마흔아홉의 나는 노후를 위한 연금도 없고 재테크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인지라, 노년에 자식들이 주는 용돈 몇푼으로 살겠구나 생각하니, 소설속의 여자들은 팔자 좋은 여편네일지도 모른다는 삐딱한 심사도 좀 생겼다.

내 나이 마흔이 넘어서면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니까, 마치 박경리가 그려낸 '토지' 속의 '임이네' 같아서 스스로 혐오스런 감정을 한동안 갖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어쩜 이렇게 깍쟁이 같은 속내를 술술 잘 풀어내는지, 작가의 맛깔나는 수다에 빠져 들며 공감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기막힌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밥을 먹듯, 어떤 상황도 이해 못하거나 용서 못할 것이 없는거구나 생각되었다. 노년을 맞는다는 것, 노년을 누린다는 건 작가나 작품속 주인공처럼 체면이나 허위를 벗어버리고, 제 나름대로 삶의 철학과 지혜를 갖는 거구나 짐작해본다. 

이 책에 수록된 '마흔아홉 살'뿐 아니라, '대범한 밥상'에서도 외동딸 내외를 졸지에 잃고, 세살, 여섯살 외손주가 남겨진 상황에서 '그 끔찍한 참척을 겪고도 눈이 초롱초롱해서 밥을 아귀아귀 먹은 것' 을 흉보는 동창들의 수다가 나온다. 그 외에도 그리움을 위하여, 후남아 밥 먹어라를 비롯한 거의 전편에서 밥 이야기가 나온다. 며칠 전 걸려온 큰언니의 전화에, 아들녀석과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내며, 내가 꾸역꾸역 밥을 먹었다고 토로하자, 쉰여섯이나 된 언니는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렇게 살기 위해 꾸역꾸역 밥을 먹는거야. 너도 이제 그 나이가 되었구나!" 위로하였다. 7남매의 장남에게 시집 간 언니는, 장애와 모자람까지 있는 시동생과 얍삽한 시동생까지 그 형제들의 일에 치여 참으로 힘들게 살아왔다. 그러니, 꾸역꾸역 밥을 먹는 일이 사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표제작인 '친절한 복희씨'가 남편이나 자신에게 느끼는 살의를 충족시켜 줄 죽음의 고약덩어리를 강물에 던져버림으로, 생에 친절한 복희씨가 되어 반신불수가 된 남편이나 자신을 위해서 이후에도 꾸역꾸역 밥을 먹었을거라 짐작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며칠 숙성시킨 결론은, "삶은 밥이구나!" 내 나이 마흔아홉 만큼의 어설픈 철학으로 마무리하며, 여든이 되어가는 작가의 건강을 기원하며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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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9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0 0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04-09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리뷰에는 언제나 '삶'이 묻어 있어요. 그래서 더 마음에 와 닿고 깊이 공감해요. 꾸역꾸역 밥을 먹어가면서 억척스럽게 이어가는 모진 삶을, 우리 함께 경배해요.

순오기 2008-04-10 05:35   좋아요 0 | URL
억척스럽게 살아낸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우리도 이어가야겠지요?
부끄럽지만 저렇게 쓰고 나니 마음이 많이 녹아졌어요.^^ 알라딘은 해우소!

웽스북스 2008-04-10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계속 손이 안가 못읽고 있는 책이에요 이책
얼마전에 명랑한 밤길 다 읽으면서 순오기님 생각 했어요
그리고 어제 식코를 다시 보면서
자꾸만 식코를 보고 일어나지 못했다는 순오기님 독서모임 회원 분이
계속 마음에 밟혔어요

휴일 잘 보내셨지요?

순오기 2008-04-10 05:38   좋아요 0 | URL
어제 새벽에 이 리뷰 쓰고는 늦잠 잤어요.ㅠㅠ
빈둥거리다 오후 늦게 투표하고..결과 보다가 살맛 안나서 그냥 자버리고, 다시 새벽에 일어나 알라딘 즐기는 중이에요.^^
지역영화관 사이트에 투표하기 전에 '식코'보라고 후기 올렸는데, 많이들 봤으려나?~~~ 이동네야 식코 안봐도 녹색동네지만...^^

프레이야 2008-04-10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 순오기님, 쉰여섯의 언니에게도 경배를 보냅니다.
꾸역꾸역 밥을 먹는 나이,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나이인 것 같아요.

순오기 2008-04-10 17:33   좋아요 0 | URL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가 되어야 하는데, 머리가지 뜨거워서 문제랍니다.ㅠㅠ 꾸역꾸역 밥을 먹는 나이가 제대로 사는 삶이어야 하는데 그도 아닌 것 같아서 착잡했어요.

희망찬샘 2009-02-17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사서 읽고는 책꽂이에 고이 꽂아 둔 책... 꼭 읽어야 겠네요.
 
우리 독도에서 온 편지
윤문영 글.그림, 신용하 감수 / 계수나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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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목청 높여 '독도는 우리땅'을 부르던 때가 있었다. 일본인의 망언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부르던 노래, 정말 이 노래만 부르면 아무도 넘보지 못할 우리 땅 독도가 되는 것 같다. 이런 독도 사랑을 심어줄 책으로 초등 저학년 눈높이에 맞는 분량과 그림을 담은 설명으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독도경비대가 된 삼촌이 조카 허일과 주고 받는 편지 형식으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독도의 사계를 자연스럽게 전한다. 편지와 해설은 다른 글씨체로 확연히 구분되어 좋다. 삼촌의 편지에 실려오는 독도의 풍경이 눈에 잡힐 듯 떠오른다. 물론 윤문영 선생님의 그림이 어린 독자들의 이해를 충분히 거들어준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동도와 서도 두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섬 주변에 촛대바위, 장군바위, 물개바위등 89개나 되는 크고 작은 바위섬이 흩어져 있단다. 쇠무릎, 기린초, 구절초, 방가지똥, 개여뀌 등 우리의 야생초도 볼 수 있고, 다른 나라엔 없는 토종 '섬괴불나무'도 있단다. 또한 새들의 천국으로 괭이갈매기, 바다제비, 도요새, 가마우지, 홍조롱이, 슴새 등 온갖 새들이 살고 있단다. 특히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까닭에 '괭이갈매기'가 되었다는 설명은 아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독도경비대인 삼촌을 만나러 우리땅 독도에 가는 허일이네 가족이 한없이 부럽다. 나도 꼭 가보고 싶은 섬 1순위가 독도다.

삼촌과 주고받는 편지로 독도를 알아가며 편지쓰기도 좋아할 재미있는 책이고, 우리땅 독도 사랑을 키워주는 책이라 초등어린이의 필독서로 추천한다. 책을 펼치면 독도학회 회장인 신용하선생님의 추천사에서, 서기 512년부터 우리의 영토로 1905년에 일본이 빼앗았다가 1946년 연합국의 결정으로 한국에 돌려주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책 뒤에도 사진을 곁들인 4쪽의 '독도이야기'가 실려 있어 독도를 알고, 독도사랑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은 고학년들은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김병렬/사계절)'을 읽으면 독도의 역사까지 잘 알 수 있다. 또한 우리 역사자료로 남아 있지 않아, 툭하면 망언을 일삼는 일본인을 봐야하기에, 기록의 소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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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4-0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마다 독도 수업을 할 때면 Lee.J의 '독도아리랑'을 들려주었는데 금년엔 못했어요. 이 학교는 기자재를 갖추고 있질 않아서 영상이나 음악 들려주기가 아주 망하더라구요ㅡ.ㅜ
힙합 음악이지만 랩 가사가 아주 절절해서 근현대사 수업에 좋은데 말예요. 저는 김탁환의 '독도평전'을 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

순오기 2008-04-08 17:10   좋아요 0 | URL
독도아리랑? 들어보긴 한 것 같은데 지금 생각나지 않아요.ㅠㅠ
'독도평전'이라니 검색해봐야겠어요.

bookJourney 2008-04-08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록의 소중함 ... 용이가 '독도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읽으면서 말을 하더군요.
이 책도 용이에게 권해줘야겠네요.

순오기 2008-04-09 03:42   좋아요 0 | URL
흠~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을 벌써 읽었군요. 용이의 독서수준도 상당히 높아요! 정말 그 책을 읽고나면 '기록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지요.
편지형식이라 쉽게 읽히고 이해도 쉬운듯...
 
선녀와 나무꾼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5
이경혜 지음, 박철민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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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셋째 딸로 태어나 셋째 며느리가 되었고, 세 아이의 엄마다. 셋이 기본이라고 큰소리를 치며 지인들에게 셋은 낳아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셋을 낳아보니 셋째는 쉽게 쑥 나왔고, 키우기도 수월했다. 엄마도 셋을 키우면서 별스런 경우를 다 겪게 되니, 비로소 남의 자식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안하고 다 받아들이게 되더라. ^^

우리가 잘 아는 '선녀와 나무꾼'은 날개옷을 감춘 나무꾼이 결혼하여 아이 셋을 낳자 날개옷을 보여주었고, 선녀는 세 아이를 업고 양 팔에 끼고 하늘로 올라갔단 이야기다. 그 후 나무꾼이 하늘에 올라가 행복하게 산다는 '혼인형'과 끝내 만나지 못하는 '이별헝', 그 후일담인 '수탉 유래담'의 세 유형이라는데, 이 책은 그 후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펼쳐져서 유치원기보다는 초등 저학년에 더 알맞을 책이다.

그림은 차분한 색조로 분위기를 잘 맞추고 표현 기법도 옛이야기에 잘 어울린다. 그림이나 바탕이 너무 어두운 감이 있으나 이야기 진행상 너무 밝은 색조면 안 어울릴 것 같다. 이 책은 그림보다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아야기로 끝나지 않고, 그 후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충족시킨다.

문제는 나무꾼이 너무 한심하게 나온다는 것.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통곡하니 노루가 다시 나타나 방법을 알려주지만, 자꾸만 주의사항을 어겨 하늘에 오르지 못한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마지막 세번째 박씨를 심어 박넝쿨을 타고 하늘에 오르며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아 굴러 떨어지지 않는다. 마침내 하늘에 올라가 그리운 가족을 만나지만, 옥황상제의 세가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삼 세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옛이야기에 익숙하게 나오는 삼 세번이 여기서도 등장한다. 옥황상제의 시험 세가지는 변신한 옥황상제 찾아내기, 나무꾼이 보이지 않게 숨기, 옥황상제가 쏜 세개의 화살을 찾아오기다. 그런데, 나무꾼이 자기의 노력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모두 아내의 도움으로 해결한다는 설정은 마음에 안 든다. 하긴 천상의 선녀와 인간세계의 나무꾼이 어찌 견줄만 하겠냐만, 그래도 한가지라도 제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게다가 아내의 주의사항을 듣고도 지키지 못하는 나무꾼의 한심함은 마지막 시험에서 극에 달한다.

아~ 이런 사람은 우리 곁에도 많이 있다. 어쩌면 나도 저런 한심한 모습일지 모르겠다. 나무꾼의 노력이나 지혜로 하지 않고 아내의 도움으로 해결하니까, 이런 한심한 사람이 되지 말라는 것이구나 쓴웃음의 교훈을 찾는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금기를 어기는 약한 사람이 하늘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성장하는 이야기라지만, 어린 아이들이 그런 성장통을 이해하기엔 버겁다. 그저 여러번의 시련을 거쳐 끝내 가족과 하늘나라에서 잘 살았대! 라는 결말에 휴우~ 다행이다 숨을 몰아쉬는 것으로 재미있는 옛이야기의 후일담을 접수하면 족하다.

초등 저학년들은 제 마음대로 후일담을 지어봐도 좋을 듯하다. 선녀와 나무꾼의 이별로 끝내든 다시 만나게 하든 자유롭게 이야기를 꾸미면서 녀석들의 생각도 쑥쑥 자라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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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4-08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땐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선녀와 나뭇꾼에서 나뭇꾼은 선녀 입장에서 치한이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뭇꾼이 나중에 홀로 외롭게 지낸 것이 샘통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가만 보면 옛 이야기는 뒤집어 생각할 것들이 참 많아요. 토끼 간이 필요했던 거북이도 따지고 보면 사기꾼이라는 등 말예요^^ㅎㅎ

순오기 2008-04-08 17:12   좋아요 0 | URL
입장 바꿔 생각하면 그렇죠.
예전엔 보쌈해서 업어도 갔잖아요. 지금도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bookJourney 2008-04-08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를 볼 때마다 나뭇꾼이 너무 한심해 보였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군요. 마노아님의 '샘통'에 한 표~~

순오기 2008-04-09 03:44   좋아요 0 | URL
'샘통'은 이럴 때 '쌤통'으로 읽힌다는...^^
한심한 나무꾼...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