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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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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시애틀 추장'의 수잔 제퍼스 그림으로 재탄생한 그림책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는 단숨에 35년 전 학창시절로 되돌려 놓았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 암송해야 할 추천시가 여러 편 있었는데
그 리스트에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있었다.
감성적인 여고생들은 프로스트에 빠져서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도 좋아했었다.^^

여학생 때 읊었던 시와 세 아이를 키워낸 중년의 엄마로 읽는 시의 맛은 다르다.
학창시절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내가 가야할 인생길에 미련을 두지 않는 선택을 꿈꾸게 했다면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는 아저씨가 왜 숲에 갔는지
그가 '지켜야 할 약속'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케 한다.

또한 수잔 제퍼스의 겨울 그림에 압도되어 지난 겨울 눈쌓인 산행이 떠오른다.
수잔 제퍼스의 그림만큼 아름다웠던 우리동네 어등산의 눈꽃은 서비스!^^

나는 이 그림책의 화자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아저씨와 늘 함께했던 말은, 그 숲에서 아저씨가 한 모든 걸 지켜보고
말(語)이 아닌 말(馬)의 눈길과 침묵으로 들려준다.

아저씨는 혼자가 아니다.
마을과 숲으로 오가는 길을 늘 함께 한 동반자는 말이다.
말은 모든 신경을 아저씨에게 집중한다.
말의 눈길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느닷없는 부엉이의 날갯짓에 혼비백산한 아저씨~
동물들은 놀라서 달아나지만 말은 그 자리에 있다.

놀라 자빠졌던 아저씨가 천사의 날개를 그려낸 것도 말은 지켜보았고~^^

놀란 작은 동물들이 덤불속으로 숨어든 것도 지켜보았다.

말은 '난 숲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알고 있어!' 혼자 생각했다.^^

하지만, 한 해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숲과 꽁꽁 얼어붙은 호수 사이서 서서
아저씨가 무얼 하려는지 말은 알 수 없었다.

마차에서 꺼낸 마른풀과 씨앗 주머니를 들고 어디로 가는지를....
방울을 딸랑이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아저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저씨는 말방울 소리 말고는 스쳐가는 바람 소리뿐인 그 숲에서 삼매경에 빠졌다.
지난 겨울 눈이 폭폭 쌓인 숲에서 나도 저런 순간을 맞이했었다.
심호흡을 하면서 빠져든 그 황홀경과 무이지경을~~~~ 나는 알지!^^

폴폴 날리는 눈송이 소리뿐인 그 숲에서 아저씨는 무얼 했을까?
소리없는 침묵으로 누구와 소통하고 교감했는지...

하지만 말은 짐작했을 거야.
아저씨가 두손 가득 들고 간 마른풀과 씨앗을 어떻게 했는지...

친절한 아저씨는 말에게 돌아와 손을 얹으며 눈빛으로 말했을 거야.
눈 쌓인 숲속에서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친구들에게 주었다는 것을...

말은 아저씨의 다음 행보를 알고 있지.
아저씨가 아무리 숲을 좋아해도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새들이 나무에 깃들고
숲속 동물들이 편안한 잠자리에 들 듯이

아저씨도 편안한 잠자리에 들기 위해 한참을 더 가야 한다는 것을...

눈쌓인 숲에서 나눈 말과 아저씨의 교감을 독자도 느낄 수 있다.
아저씨가 숲속 동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듯이
인간과 자연은 서로 돕고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절제된 한 편의 시와 그림으로 전해준 멋진 그림책이다.

카테고리를 '청소년과 같이 읽을 책'으로 분류한 건
시 한편에 담긴 철학과 인생의 진수를 그림과 같이 감상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수잔 제퍼스의 그림에 매료된 독자를 위한 서비스로 <시애틀 추장> 그림 몇 컷 추가한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눈에 보이는대로 그리는 법'을 알려주신 그의 어머니에게 존경을 보낸다.
나를 비롯한 수많은 엄마들이 꿈꾸던 '어머니'상이라는 것도 알려드리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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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4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25 0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3-03-25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잔 제퍼슨의 다른 그림책도 알려 주시고, 고맙습니다. 학교 도서실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고등학생 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를 암송하셨다니 좋은 국어선생님이셨나 봅니다.

순오기 2013-03-25 08:58   좋아요 0 | URL
수잔 제퍼스의 다른 책 <히어서와의 노래>도 있는데 우리집에 없어서 못 찍었네요.
우리 학창시절엔 시 외우기는 기본이었어요.^^
지금은 입시공부만 하느라 많은 걸 놓치고 있어 안타깝지요.ㅠ

2013-03-25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3-25 08:59   좋아요 0 | URL
아~ 바쁜데 폐를 끼친거 같아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잡아가기는 매한가지

    -김미희-

 

할아버지가 그러셨다

우리 어릴 때 호랑이가 아이들 여럿 잡아갔지

 

아빠가 할아버지 얘기를 받으셨다

지금도 도시 곳곳에 호랑이가 살아요

호랑이가 스마트폰으로 변신했다니까요

 

9시 뉴스에 짬짬이 등장하는 호랑이 사건

한강 다리를 지나던 한 여학생이

스마트폰 보며 걷다가 추락하여 숨졌다

스마트폰을 들으며 길 가던 한 남학생이

경적 소리 듣지 못하고 오토바이에 치였다

 

현대판 호랑이는 재미나게 조용히 온다

아이들을 잡아가기는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이번 주는 정말 밥 먹을 시간도 못 낼만큼 바빴다.

우리가 흔히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야'라고 말하는데,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쁜게 잘하는 일인지 잘못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와중에 꽃샘추위와 날아온 시집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짬짬히 펼쳤다.

한 주간

면접장과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스마트폰에 빠진 사람들만 보였다.

정말 현대판 호랑이의 위력은 대단하다고 공감할 수밖에..

 

며칠만에 메일 로긴했더니

우리지역구에 사는 어머니가 독서회 문의 메일을 보내와 반가웠다.

아무리 현대판 호랑이가 날뛰어도 책읽는 사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

 

 

궁금해

-김미희-

 

철수는 학교 앞 오락실에서

캘러그를 하며 정확하게 조준하는 능력을 길렀고

테트리스를 하며 벽돌 쌓는 기술을 익혔다

건축학도에게 무너뜨리고 쌓는 일은 정말 중요했다

 

가람이가 학원 다녀오는 길에는

자석처럼 끌림을 당하는 곳이 있다

곳곳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불러대는 피시방으로 기꺼이 들어간다

해양학도가 되기에 꼭 필요한 선택이라는 생각으로

 

철수는 아빠가 되었고 건축사가 되었다

가람이는 해양 전문가가 돼 있을까?

 

 

이 시집 참신하다. 한 가족인 아빠 박철수, 엄마 김영희, 고등학생 아들 박가람, 중학생 딸 박여울이 주인공이다. 철수와 영희, 가람이와 여울이가 읊조리는 풍경화는 마치 우리집 풍경을 엿보는 거 같다. 청소년들과 그 또래 자녀를 둔 부모라면 부인하지 못할 듯.^^

 

 

엄마 이름

-김미희-

 

휴대폰이 다 뭐야

텔레비전도 없었던 아빠 박철수에게

엄마란 그냥 '어머니'였다

 

스마트폰을 가진 친구들에게

엄마 이름은 가지가지

 

규혁이 폰에 저장된  규혁이 엄마 이름은

"잔소리대마왕"

 

성빈이 폰에 저장된 성빈이 엄마 이름은

"받을까말까"

 

오늘 내 폰에 저장된 엄마 이름은

"영희"

친구들이 여자 친구로 오해해주길 바라는

"영희♥"

 

군대간다며 1학년 한 학기 마치고 덜컥 휴학부터 하고 아직도 군대 못 간 우리 아들은 뭐라고 저장했을까? ㅋㅋ

확인해보니 우리 아들은 그냥 '엄마'라고 저장했고, 고3 막내딸은 온 가족에 하트를 붙여 저장했단다.

아빠♥, 엄마♥, 언니♥, 오빠 요렇게...^^

 

아빠 믿지?

-김미희-

 

아빠가 한잔하고 오셨다

아빠는 말이야 공부를 참 잘했어

모두 수 수 수 수 수

내 이름 박철수에도 수가 있잖니

 

왜 성적표는 남아 있지 않아요?

 

겸손하려고 버린 거지

자랑질 하면 안 되니까

박여울, 너 아빠 믿지?

 

글쎄요,

용돈 좀 주시면

생각해볼게요

 

 자식들한테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다고 큰소리치는 엄마 아빠는 이 시에 찔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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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3-23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은 그냥 엄마네요. 하트도 없어 ㅠㅠ
잔소리대마왕이나 받을까말까가 아닌것이 다행(?) 입니다.
길거리 가면서 스마트폰 하는거 참 위험한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하더라구요.

순오기 2013-03-23 13:06   좋아요 1 | URL
하하~ 우린 너무 욕심내지 말고 자족하기로 해요.^^

hnine 2013-03-23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며칠 전에 동시랍시고 끄적거려 놓은 것들이 부끄러워집니다 ㅠㅠ

순오기 2013-03-23 13:05   좋아요 1 | URL
무슨 동시인가 보러 갑니다~ ^^

페크pek0501 2013-03-23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둘째딸은 자기 이름을 내 휴대전화에 (내삶의 보물)이라고 해 놨더군요.
자기가 나한테 보물이라는 것이죠.
아마 저는 둘째의 휴대전화에 그냥 (엄마)라고 저장돼 있을 것 같아요.
설마 내 삶의 보물엄마, 라고는 안 했을 것 같다는...ㅋㅋ

순오기 2013-03-23 13:05   좋아요 1 | URL
오오~ 엄마한테 자신이 '삶의 보물'이라는 둘째 따님 자긍심이 대단하네요.
역시 잘 키우셨네요.^^

수퍼남매맘 2013-03-23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나서 책 읽는 모습을 보기가 더 힘들어졌어요.
이제는 연령과 상관 없이 어르신들도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모습을 보면 참 씁쓸해져요.

많이 바쁘셨군요.저도 지금 학교에 당직 나와있습니다.

순오기 2013-03-23 13:04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나와 같이 면접을 본 젊은아가씨는 스맛폰으로 책을 읽고 있었지만...

2013-03-23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3-23 13:03   좋아요 1 | URL
엇~ 오타, 하면서 고치러 로그인했더니
바로 그걸 알려주는 비글이었군요.^^ 고마워요~ 꾸벅!

잘잘라 2013-03-23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잔소리대마왕,은 그렇다 치고 받을까말까, 는 좀.. 어쩐지 서운한 마음..^^;;

순오기 2013-03-23 16:55   좋아요 1 | URL
솔직함에 공감은 가지만 서운한 건 사실이죠.ㅋㅋ

소나무집 2013-03-24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은 김여사라고 저장했답니다.^^

순오기 2013-03-25 23:12   좋아요 1 | URL
흐흐~ 김여사는 좀 너무했당~ㅋㅋㅋ

2013-03-24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3-25 23:12   좋아요 1 | URL
답은 님 서재에 남겼어요.^^
 

나의계정에 적립금이 불어나면 사고 싶은 책들이 많아진다.

사고 싶은 책은 늘 많지만,

공식적인 백수의 길로 접어들어 최대한 구매를 자제하며 마일리지와 적립금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5만원 초과 마일리지 2,000점을 안 받으면 손해를 보는 것 같아서^^

기어이 카드를 긁어서라도 5만원을 채우게 되는데, 이것도 못 말리는 병이다.ㅠ

 

신기하게도 적립금을 탈탈 털어 책을 사고 나면, 막내한테 문제집 사달라는 문자가 온다.

그래서 번번히 막내의 문제집은 카드를 긁어서 사게 된다.ㅠ

어제도 적립금 알사탕 몽땅 털어서 중고도감을 구입했는데

방금 전 인터넷 수능 사야한다고 문자가 왔다. 에휴~

 

A형과 B형으로 분리되어 B형에서 1등급 받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3월 모의고사 가채점 결과 등급 커트라인에 걸려 마음이 심란해한다.

대체 무슨 이유로 AB형을 나눴는지 모르겠다.

우리막내는 자기들이 몰모토 같다고 투덜투덜~ ㅠ

 

 

 

 

 

 

 

 

 

 

 

 

인터넷 수능 책값은 저렴해서 5만원을 맞추려면 몇 권 더 담아야 할까,
요즘 도서관 일로 초비상인데 이 책으로 위로를 받아볼꺼나...
<나는 왜 일보다 사람이 힘들까>


문제집만 사들이는 엄마 말고, 아이 마음 다독여줄 책도 한두 권 넣어주는 센스가 필요하지!^^

<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금이 작가 신작이라 기대가 크다.

표지의 겨울눈꽃을 지난 겨울 원없이 봐서 책표지가 눈에 확 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오늘은 엄청 춥다는데
연두 새잎이 돋아나고 고운 꽃이 피는 걸 막을 수는 없지...

<우리들의 사춘기>
내가 호평했던 <외톨이>의 작가 김인해 작품이네!@@

 

 

 

 

<나는 지금 꽃이다>

<악어에게 물린 날>의 이장근 시인 시집!


하루 1,428원
6교시 학교 수업에
3교시 학원 수업
숙제 1시간을 더하면
하루 공부 노동은 10시간
나는 시급 142원짜리 노동자다

-고딩들은 공감의 쓰나미에 휩싸일 듯...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 김미희 시인 신간 시집,
<동시는 똑똑해>도 좋았는데,
네 명의 살아 있는 캐릭터 덕분에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이라는 소개글에 궁금증 충만~^^

아빠 박철수,

엄마 김영희,

고등학생 아들 박가람,

중학생 딸 박여울

네 가족의 일상과 소통을 그린 가족 시집이다

 

 

 

<우리는 맨손으로 학교 간다>

제목만으로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을 듯...^^

30년 동안 글쓰기회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지낸 이야기다. 1983년부터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가 발행한 글쓰기회보에 실린 글을 전부 읽고 고른 것이다. <우리 반 일용이>와 함께 글쓰기회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최초의 이야기집인 셈이다. (출판사 책소개)

 

<우리반 일용이>를 보면서 울컥울컥 뜨거웠는데...

언행불일치 -연제고 1학년 한경호-

 

시험을 갈았다 심하게

엄마한테 말하기가 두려웠다.

그런데 엄마가 한 말이 기억났다.

"시험 성적이 낮아도 당당하게 살아라."

나는 당당하게

엄마한테 시험 성적을 말했다.

의외로 엄마가 웃음을 띄며

"괜찮아, 다음에 잘 치면 되지."
이 말이 끝나는 순가
엄마는 단소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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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3-21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생들은 문제집 정말 많이 사는군요.
문제집만 가득 넣기보다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책까지 끼어 넣어 주는 엄마의 사랑에 뭉클해집니다.

순오기 2013-03-23 10:34   좋아요 0 | URL
학기가 시작되면 문제집 값이 거의 20만원은 들어가요.ㅠ

세실 2013-03-2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A형,B형......입학사정관제, 수시, 정시.....이런 것들이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합니다.
그냥 수능을 상, 하반기 두번 보고 잘 나온 성적으로 하는것도 좋겠어요.

순오기 2013-03-23 10:34   좋아요 0 | URL
정말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에휴, 욕 나와요!ㅠㅠ

mira 2013-03-21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으로 문제집도 사는구나라고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언행불일치 재미있네요. 엄마들은 혼내지 않는다고 해놓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꼭 혼을내시더라구요

순오기 2013-03-23 10:36   좋아요 0 | URL
인터넷 서점도 학기마다 문제집 배송하느라 비상일거에요.
언행불일치가 엄마 뿐이겠습니까마는...ㅋㅋ

글샘 2013-03-2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목고(대부분 사립) 또는 자사고를 키우려면,
일률적 수능보다는, 변별력을 가지는 어려운 수능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그리고 사립대학이 85%인 한국에서 입학사정관제처럼 제멋대로 기준없이 뽑는 것도 필요한 거구요.
교육부나 교육과정평가원보다는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교육정책이 애들을 피말리는 것입니다.
앞이나 지금 정부나... 사학법 개정에 반대했던 투톱이 대통이 됐으니,
앞으로 5년은 여전히... ㅋ~ 사립 특목고, 사립대를 위한 정책이 펼쳐질 거라고 봐야할 겁니다.
음... 지금처럼 국어 A,B는 의미가 없는데... 아마 올해포함 3년 정도는 유지되지 싶네요.

순오기 2013-03-23 10:3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누구를 위한 것인지... ㅠ

이진 2013-03-2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입시를 일 년 앞둔 학생치고 그런 데 관심이 없어 사실 A,B형으로 나눈 것이 가,나형과 무엇이 다른가 알지 못하지만 확실히 A형은 쉽고 B는 어렵더군요. 3월 모의고사는 그럭저럭 봤는데, 갈수록 언어 점수가 떨어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순오기 2013-03-23 10:39   좋아요 0 | URL
가,나와 A B~ 차이는 한글과 영어~~~~ㅋㅋㅋ
B형에서 1등급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

BRINY 2013-03-2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량진학원가, 대학에서도 이제서야 A,B형 나누는 걸 반대하고 나선다는데, 이미 늦었지요... 올해 대량의 미달사태가 날 거 같으니, 그냥 하나씩 인서울 찔러볼까하는 얘기들도 하고 있습니다.

순오기 2013-03-23 10:41   좋아요 0 | URL
6월과 9월 모의고사는 재수생들이 6만에서 9만 정도 들어온다고~
6.9월 모의고사 점수로 대학진학을 가늠해야 된다더군요.ㅠ
 

고려인 유아들의 옹알옹알 책놀이터 두번째 시간~

오늘의 주제는 '똥'

똥 관련 그림책을 한아름 들고 가서 읽어주고 보여주고 '똥'이란 말을 서른 번은 한 거 같다.ㅋㅋ

오늘은 감기로 여섯 살 안 길리나가 안 왔다. 

여섯 살 디마는 좀 쌩콩한데 두번째 만난다고 나름 친밀감을 보였다.

에너지 넘치는 올리가는 내가 들어가자 인사하더니 '안아 줘!'라고 해서 놀랐다. 

지난 주에 <안아 줘!> 책을 읽고 '안아 줘, 안아 줘' 하면서 서로 안아 줬는데 그 기억을 바로 꺼내더라는....^^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보여 준 책들~ 여섯 살 디마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좋아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몸을 튼튼하게 하고, 

키도 쑥쑥 크게 하고

찌꺼기는 똥으로 나온다는 사실!

이 책에 나온 어린이 그림에 먹고 싶은 음식을 잘라 붙였는데

세 살 율리아가 여자아이 그림을 쓱쓱 잘라버려서

옆에 앉은 세 살 디마는 엄청 재밌어하며

어른이 웃는 것처럼 아주 큰소리로 '하하하' 웃어서 우리 모두를 웃게 했다.ㅋㅋ

 

  

  

 

여섯 살 디마는 작품을 완성하고 고려인들이 쓰는 글자로 이름도 썼다. 보이나요?^^

 

 

아이들이 무지 좋아했던 <우리는 집지킴이야> 딱지~  
여섯 살 디마는 선생님이 자꾸 통제해서 표정이 안좋았는데 딱지놀이에 완전 풀려서 쨍하는 해님미소를 보여주었다. ^0^

 


각자 하나씩 떼어내서 손에 가득 차니까  한국말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 '수를 헤아려서 놀랐다. @@

  

 

다음 시간에 <우리는 집 지킴이야> 책을 가져가서 보여줘야지!

김 나탈리아 선생님은 보고 싶은 책을 빌려드린다 해도 지난 주엔 그냥 가져가라 하더니 이번엔 몇 권 골라서 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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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려인 아이들은 어디서 놀까?
    from 엄마는 독서중 2013-07-10 04:06 
    자치·소식복지/교육 고려인 아이들은 어디서 놀까? 월곡2동 혜윰마루작은도서관, 고려인 아이들을 위한 '책놀이터' 운영월곡2동 | youngs@korea.kr //-->승인 2013.07.05 14:58:14월곡2동 혜윰마루 작은도서관(명예관장 이순옥)은 고려인 아이들을 위해 ‘고려인 유아들의 옹알옹알 책놀이터(이하 책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작은도서관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책놀이를 통해 고려인 아이들이 한국말을 재미있게 익히고
 
 
수퍼남매맘 2013-03-19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는 고작 세 권 있네요.
똥은 언제나 아이들을 웃게 만드는 주제인가 봅니다.
안아 줘! 하던 아이 완전 귀요미네요.
유아들과 생활하시니 점점 더 젊어지실 듯....

순오기 2013-03-20 09:07   좋아요 0 | URL
세 권~ ^^
친밀함을 표현하는 아이들~사랑스럽죠!^^

2013-03-19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3-20 09:08   좋아요 0 | URL
예~ 고맙습니다!^^
어젠 정신없이 곯아떨어져서 이제야 답글 답니다.
요즘 완전 비상사태거든요.ㅋㅋ

마노아 2013-03-20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순수한 아이들이라니, 좋은 기가 팍팍 느껴져요. 이 아이들도 '똥' 이야기에 환호하나요? 만국공통으로 어린이들은 똥 이야기를 좋아하는 걸까요? ^^

순오기 2013-03-21 00:34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똥'이야기를 다 좋아하는 거 같아요. 얘네들도 다르지 않았어요.^^
얘네들은 정말 때묻지 않은 순수가 느껴져요.^^
 
비밀의 강 -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Dear 그림책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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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제목의 '소.나.기'는 윤초시네 손녀와 소년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황순원의 '소나기'가 아니다.
이 책을 보고 또 보면서 찾은 키워드 소통.나눔.기쁨의 줄임말이다.

<비밀의 강>은 소통, 나눔, 기쁨의 3중주를 환상적인 그림으로 연주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그림책이다.

일찌감치 올해의 그림책으로 자리매김해도 충분할 책이다.

 

먼저 필이 팍 꽂힌 '소통'의 키워드'로 살펴보자.

우리의 주인공 칼포니아는 타고난 감수성으로, 단짝 강아지 버기 호스(마치를 끄는 말'이라는 뜻)와 대화하고, 시끄러운 새들의 지저귐도 사랑의 노래로 표현할 줄 아는 소통의 시인이다.

 

내 강아지 이름은 버기 호스. 당연히 버기 호스.

"일어나, 잠꾸러기. 오늘은 왠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거든. 일어나봐 버기 호스."

 

아가씨 새가 "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고 물으면, 총각 새가 "그럼, 그럼, 물론이지."라고 답하는 것만 같았어요.

 

거울에 비친 또 하나의 칼포니아처럼 늘 함께하는 버기 호스와 잠결에도 새들의 노래를 듣고 깨어난 칼포니아는 행복하다.

 

 

어린 칼포니아는 엄마 아빠의 어려움을 알고 도움이 되고자 애쓰는 사랑스런 딸이다. 엄마 아빠는 칼포니아에게 경제불황의 어려움도 알려주고, 칼포니아가 쓴 시를 듣고는 감상과 더불어 살짝 고쳐주는 센스까지 제대로 소통할 줄 아는 가족이다.

 

"이 숲에도 불경기가 찾아들었어."

"불경기가 뭐예요?"하고 칼포니아가 아빠에게 물었어요.

"모든 게 팍팍해졌다는 뜻이지.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어려운 때가 되었단다."

"우리 집도 가난한 거예요? 가난이 뭔지 모르겠어요," 칼포니아가 되물었어요.

"우리도 가난하지. 아빠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생선을 팔며 정직하게 살아왔단다. 조만간 우리 가게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 모두 다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겠지."

 

 

생선이 있다면 참말로 좋겠어.

그럼 어려운 시절도 끝이 날 텐데.

하지만 난 티끌만큼도 걱정은 안 해.

모두와 북적북적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니까.

 

"'모두와 북적북적 지낼 수 있으니.'는 별로구나. 어쩐지 윙윙 몰려다니는 벌들이 떠올라. 꿀벌이나 호박벌 같다고 할까?"

칼포니아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칼포니아는 우선 마음속으로 시를 고치고 나서 다시 소리 내어 읊어 보았어요.

 

 

벌들은 모두 내 친구.

꽃들은 모두 내 꽃동무.

모두가 행복한 시간은 나도 즐거운 시간.

모두 모두가 이렇게만 계속된다면

절대 끝나지 않을 테지.

 

"이 편이 낫구나. 넌 정말 똑똑한 애야. 하지만 '영영 끝나지 않을테지'는 어떠니?"

엄마가 말했어요.

"영영 끝나지 않을 테지. 영. 영." 하고 칼포니아가 중얼거리자

"멍멍. 멍.멍."하고 버기 호스도 따라했어요.

 

 생각이 깊은 엄마의 칭찬은 칼포니아의 시적 감수성에 좋은 영향을 끼칠 듯, 사랑으로 조언하는 엄마의 진심이 느껴진다.^^ 플로리다 외딴 숲속 마을 칼포니아 가족과 버기 호스가 사는 집이라는 표현은, 버기 호스의 위치를 짐작케 한다.

 

 

칼포니아는 가족 뿐 아니라 자신과도 소통할 줄 아는 소녀다. 가게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아빠 말을 듣고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궁리하다 물고기를 잡기로 한다. 자신이 물고기라면 특별하고 아주 예쁜 것만 물거라는 생각에 도달하고 생일잔치에 쓰고 남은 분홍 종이로 장미꽃을 만든다. 내면의 소리를 알아듣는 칼포니아는 자신과 소통하는 것이다.

 

<비밀의 강> 최고의 장면으로 꼽을만큼 압도된 물고기 3종세트, 나무에 표현된 물고기와 칼포니아 머릿속의 물고기... 환상적인 상상력에 디테일이 살아 숨쉬는 그림을 그린 레오 딜런. 다이앤 딜런 부부에게 절로 경의를 표하게 된다. 와우~~

 

 

 

칼포니아는 물고기가 많은 강을 찾기 위해 숲속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알버타 아주머니를 찾아가 조언을 청한다. 나이를 초월해 이웃과 친구가 되고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것, 속으론 좀 웃기다고 생각하면서도 말하지 않는 어린아이답지 않은 진중함으로 소통할 줄 안다. 코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비밀의 강을 찾아나선 숲속에서 칼포니아의 모든 행동은 소통의 극치를 보여준다.

 

"비밀의 강은 멀리 있나요?"

"아무도 모른단다."
"그럼 제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어요?"
"너라면 대번에 그 강을 알아볼 수 있단다. 네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만 따라가려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물고기를 잡아서 아주머니한테도 좀 드릴게요."
"마음씨가 천사 같구나."
하지만 칼포니아는 뭔가를 찾아내기 위해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 간다는 게 한심스러웠어요.

"코는 늘 앞쪽만 가리키는데, 어디서 꺾어야 하는지 어떻게 알지?"

 

가장 먼저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토끼가 눈에 들어왔지요.

칼포니아는 몸을 돌려 토끼를 봤어요.

코끝이 오른쪽을 가리켜요, 칼포니아는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 걸었어요.

 

얼마쯤 지나자 파란 어치 한 마리가 우람한 참나무 가지 사이로 날아들었어요.

칼포니아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 파란 새를 쳐다봤어요.

이번에도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갔어요.

 

눈앞에 강이 나타났어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강이에요.
칼포니아가 비밀의 강을 찾아낸 거에요. 칼포니아는 환호성을 질렀어요.
그리고는 삼나무 밑둥에 걸터앉아 아름답게 반짝이는 강을 바라보았어요.

"네 무릎에 앉아서 강을 봐도 괜찮겠니?"

"얘들아, 난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는 우리 마을을 도우려고 여기 왔어.
그러니까 미안한데, 너희를 좀 잡아가도 화내지 말아 줘."

 

토끼와 파랑새의 코끝이 가리키는 방향은 칼포니아의 내면이 그들과 소통한 것이라 믿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삼나무에게 앉아도 되느냐고 허락을 구하고, 물고기들에게 잡아가도 화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소녀라니.... 마음을 읽어내고 자연의 모든 생명체와 교감하는 소통의 달인이라 불러도 모자라지 않는다.

  

 

앉아도 좋다고 허락한 삼나무는 칼포니아처럼 물고기들과 인사를 나누려는 듯 한마음으로 나뭇가지 손가락을 뻗었다. 그림 작가의 섬세함에 또 다시 감동의 미소를 날리고,^^ 장미꽃 낚시를 덥석 물려는 물고기를 지켜보며 꽁알거리는 개구리 변사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두번째는 '나눔'의 키워드' 살펴보자.

칼포니아는 경제불황으로 인한 가족의 근심에 동참하는 것으로 고통을 나눈다.

비밀의 강에서 엄청나게 많은 메기를 잡아 돌아오는 길에 만난 배고픈 부엉이와 곰, 사나운 표범에게는 먹거리를 나눈다.

지혜로운 조언을 해준 알버타 아주머니에게는 가장 크고 좋은 메기를 드려 소득과 감사를 나눈다.

칼포니아는 어리지만 아름다운 나눔으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삶을 실현하는 사랑의 표상이다.  

  

  

 

 

칼포니아의 나눔은 엄마아빠의 삶에서 배운 듯, 아빠도 칼포니아가 잡아 온 메기를 가난한 이웃과 자연스럽게 나눈다. 돈이 없어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손님들에겐 먼저 메기를 먹고 기운내서 돈을 벌면 값을 가져오라며 그냥 주었다. 이웃들은 메기부터 먹고 일해서 번 돈을 가져왔고, 알버타 아주머니 가게에도 손님들이 찾아와 필요한 것들을 사갔다. 경제불황의 어려움에도 욕심내지 않는 나눔은 이웃들의 밝은 표정에서 행복이 감지된다. 세번째 '기쁨'의 키워드는 소통과 나눔에 저절로 따라오는 '기쁨'을 공유하는 것으로 '소.나.기' 3종세트가 완성된다. 칼포니아가 숲속 동물들에게 물고기를 나눠주고 돌아오는 씩씩한 발걸음에서도 기쁨의 키워드는 감지된다. 

 

    

 

 

<비밀의 강>은 '소.나.기' 뿐 아니라 많은 것들을 보여주는데, 아이들 눈높이에서 보면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0년의 초등 방과후 생활을 마감하던 2월 아이들에게 보여줄 마지막 선물로 <비밀의 강>을 준비했는데, 아이들은 완전 몰입으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림작가의 섬세함보다 더 예민한 감각으로 그들만의 즐거움을 누렸다. 아이들은 처음엔 그림을 건성으로 봤는데, 숨겨진 것들을 살짝 알려줬더니 새삼스레 그림책 보는 재미를 발견하곤 최고의 장면을 꼽으며 <비밀의 강>이 제공하는 '소.나.기'에 동참했다.

 

  

  

 

 

어른이 주제에 집중하는 것보다 그림에 더 몰입하는 아이들은 칼포니아 머리에 달렸던 종이 장미꽃은 10개인데, 어떻게 잡은 물고기는 그보다 많으냐고 따졌고... 칼포니아가 잡은 물고기를 가져오다가 숲속에서 만난 동물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왜 집에 가져온 물고기 수가 줄지 않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처음 칼포니아가 메고 오는 물고기는 16마리, 부엉이에게 1마리, 곰에게 2마리, 표범에게 3마리, 알버타 아주머니에게 1마리를 주었으니 7 마리를 뺀 9마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게 아이들 계산이다. 그런데  제일 적을 때가 12마리고 마지막 장면엔 16마리를 멘 낚시대가 배치되었다고, 나누어준 쪽에 배치된 낚시대 그림이 틀렸다고 항의했다. 솔직히 어른인 나는 물고기 수까지 헤아리진 않았는데, 아이들 말을 듣고 세어봤더니 눈썰미 좋은 녀석들의 지적이 옳았다. 원작에도 그렇게 됐는지, 아니면 사계절출판사 편집 과정에서 배치가 잘못 됐는지 모르지만, 최고의 그림책이라 찬사를 아끼지 않은 <비밀의 강>에서 발견한 옥의 티가 다음엔 수정되면 좋을 듯하여 자세히 적어둔다.^^

 

 

접힌 부분 펼치기 ▼

 

25쪽 강에서 잡은 물고기는 16마리, 26쪽 부엉이에게 주기 전인데 12마리, 31쪽 곰에게 2마리 주었으니 13마리 맞다.


33쪽 표범에게 3마리 주었는데 14마리, 34쪽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12마리, 알버타 아주머니에게 드렸는데도 13마리


나무들의 표정이 리얼하게 살아 있는 35쪽, 부엉이와 곰과 표범에게 6마리 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칼포니아 낚시대엔 16마리가 걸려 있다. 34쪽엔 12마리 낚시대가 배치되었으니 이야기 진행으로 봐도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환상적이고 섬세한 그림은 2012년 블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는 걸, 이 책을 본 독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펼친 부분 접기 ▲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단순한 독서로 끝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듯 다른 책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좋은 책으로 추천할 만하다. 이 책을 보면서 1930년대 미국의 경제공항을 배경으로 한 <리디아의 정원>이 생각났다. 아빠의 오랜 실직과 엄마의 맞춤옷 일감도 없어 입 하나라도 덜려고 외삼촌 집으로 가게 된 리디아. 웃을 일 없는 참담한 상황이지만, 리디아는 즐겁게 빵집 일을 돕고 비밀리에 옥상정원을 꾸며 무뚝뚝한 외삼촌을 웃게 한다. 리디아와 칼포니아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가족을 생각하는 효녀다운 행동, 경제불황에도 열심히 일해서 해피엔딩이 되는 건 두 책의 공통점이다. 리디아의 정원에서는 경제공황의 시대상황을 루스벨트 대통령 액자를 배치하는 것으로 표현됐는데, 비밀의 강에서는 시대적인 상황은 알 수 없지만 가난한 살림살이와 기워입은 옷으로 경제상황을 짐작케 한다. 

 

  

 

초판은 흑인 소녀 칼포니아의 피부색 때문에 커피색 종이에 인쇄됐다는 설명에 조금 놀랐다. 하지만 초판이 나온 1955년의 미국은, 유색인종 분리정책에 맞선 로자 파크스 사건으로 흑인들의 승차거부가 촉발되었던 해가 아니던가? 흑인들은 분노했고 1년에 걸친 승차거부로 유색인종 분리정책에 종지부를 찍은 대법원 판결을 얻어낸 것이 1956년이다. 유색인종 분리정책을 소재로 한 <일어나요, 로자> <싫어요> <자유의 노래><까만 얼굴의 루비>등 줄줄이 떠올라 꼬리를 무는 독서가 됐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마무리가 절창이다.
다시 한번 비밀의 강을 찾고 싶은 칼포니아에게 들려주는 알버타 아주머니의 말과 칼포니아의 시~^^

"비밀의 강은 네 마음속에 있단다.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지, 자, 눈을 감아 보렴. 그럼 보일 테니까."

 

비밀의 강은 내 마음속에 있네.

언제든 갈 수 있는 그 강,

알버타 아주머니의 말은 모두 맞았지.

하늘에는 황금빛 물결이 너울너울 

강에는 옥빛 물살이 출렁출렁

강,강, 비밀 속에 감춰진 내가 사랑하는 강. 

 

꼭 필요하지 않으면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비밀의 강은 마음 속에 있다는 알버타 아주머니의 가르침은, 누구나 인생에서 자기만의 '비밀의 강' 하나쯤 간직한 삶을 꿈꾸는 소망을 품게 한다. 내 인생의 강은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 내가 간직한 비밀의 강은 무엇이고 어디에 있을까....마음으로 헤아려 보는 것으로 '소.나.기'에 동참시키는 행복한 그림책이다.

 

 

 

3/18 붙임

이 책을 사서 처음 읽고 써 놓은 구매자평~ ^^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칼포니아의 사랑이야기! ˝내가 물고기라면 어떤 걸 물고 싶을까? 아주 특별한 걸 물고 싶겠지.... ˝ 사랑과 나눔, 배려의 키워드로 읽히는 환상적인 그림책! 새창으로 보기
순오기 ㅣ 2013-02-26 l 추천(1)댓글(0)

 

소.나.기 = 소통, 나눔, 기쁨처럼 제목을 뽑으면 사.나.배 = 사랑, 나눔, 배려가 되는데

소.나.기 VS 사.나.배 ========================> 의미는 다르지만 제목으론 소.나.기가 훨 낫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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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03-17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소.나.기! 이제 [비밀의 강]하면 소나기 생각날것 같아요!
마음에 와닿는 소나기, 깔끔하고도 속 시원한 소나기, 맞고 갑니다.

순오기 2013-03-18 12:17   좋아요 0 | URL
황순원의 소나기, 비밀의 강 소나기!!
2월에 써둔 구매자평을 기억했다면 제목이 사.나.배로 바뀌었을지도 몰라요.ㅋㅋ

프레이야 2013-03-17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언니 페이퍼 보고 저도 오랜만에 그림책 리뷰 써보려고 사두고는 아이쿵 오늘까지였네요. 지금 쓰긴 틀렸고 전 그만 자진해서 물러나야겠어요. 언니의 리뷰에 행운이 있기를! ㅎㅎ 소.나.기 의 의미가 좋아요.

순오기 2013-03-18 12:16   좋아요 0 | URL
아아~ 리뷰대회 참여하려고 책을 샀는데 마감일을 기억 못했군요.
내가 3월 17일까지라고 제목에 썼는데.ㅠ
소.나.기는 의미도 좋고 부르기도 좋지요!^^

2013-03-17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19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13-03-18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기 저 말 넘흐 창조적이네요.
저도 앞으로 그림책에 관심 좀 가져야겠어요.
관심분야가 아니라 소홀했더니 무식이 통통 튀옵니다.^^*

순오기 2013-03-19 02:38   좋아요 0 | URL
제가 창조한 말은 아니어요.
그림책을 보다보면 점점 빠져들어 매니아의 길을 가게 되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