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사진 속의 우리 아들이 드디어 군대에 갔다.

작년 여름 덜컥 휴학부터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10개월을 놀다가, 본인이 원하던 가장 긴 복무기간 공군으로....

 

 대한민국은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병역에 복무해야 하는 의무 병역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만 19세 이상의 남자라면 누구나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후 특이사항이 없는 한 일정 기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청년의 국방의무 수행은 단순한 국가적 의무수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성장과정에서 처음으로 부모님 곁은 떠나 홀로서기를 하는 기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정의 교육훈련 과정을 통하여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배양하고 인간관계 기술을 체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군 생활은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되는 중요한 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12쪽)

 2000년대 이전에는 육군, 해병, 공군의 군 복무 기간은 약 3년(36개월)이었다. 2012년 현재는 육군과 해병은 약 21개월, 해군은 23개월, 공군은 24개월로 복무 기간이 단축되었다.(13쪽)

 


아르바이트 해서 제 용돈도 벌어 쓰고, 엄마한테 200만원을 주었으니 제대 후 한 학기 등록금은 저축한 셈이다.

제 고모는 얼른 군대에 가야지 허송세월 한다고 안타까워했지만,
"아들아, 엄마는 '지랄 총량의 법칙'을 믿는다"며 기다리고 견뎌주었다.
그동안 PC방에서 알바하면서 사업에도 조금 눈이 뜨이고, 인간관계와 사회 경험도 했으니 허송세월만은 아닐 것이다.

 

 

지랄 총량의 법칙은 모든 인간에게는 일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법칙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정해진 양을 사춘기에 다 써버리고 어떤 사람은 나중에 늦바람이 나서 그 양을 소비하기도 하는데, 어쨋거나 죽기 전까진 반드시 그 양을 다 쓰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춘기 자녀가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다 자기에게 주어진 '지랄'을 쓰는 것이겠거니,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18쪽)


 
작년에 신검에서 시력과 저체중으로 1급을 받지 못해 "아들아, 명품으로 키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일부러 체중을 늘리기 위해 열심히 먹고 자더니 7킬로가 불어나, 우리아들 모습이 영락없는 최효종 다.ㅋㅋ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도 큰딸이 서울서 내려오고 막내도 기숙사에서 나와 셋이 뭉쳐 추억의 심야 토크로 날을 새웠다.
세 아이 모두 어릴 때, 아빠가 마당에서 컴컴한 밤에 빨간 담뱃불을 피워올리던 모습이 각인됐단다.

그때 아들녀석은 일부러 담배연기 좆아 흡입하더니, 작년부터 담배를 피웠다는 걸 뒤늦게 알았지만 못 끊었다.ㅠ
훈련기간엔 금연이라니 이참에 담배를 딱 끊으면 좋겠다.

입대 전날 길게 자란 머리를 싹둑 자르고 와서 제 동생이랑 실뜨기하는 우리 아들~

자기 보고 싶을 때 보라고 식구들에게 사진 한 장씩 나눠 주었다.^^

 

 

막상 입대하려니 심란한지, 진주로 가는내내 별 말 없이 '제설, 제설 삽을 들고서~ ' 레밀리터리블을 보고 들었다.^^

 

  

 

정말 다시 보고 또 봐도 잘 만들었다.
군대는 역시 다양한 사람들의 총합이고 재능있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제작비 100만원으로 만들었다니 더 놀랍고...

우리 아들이 제설 가사처럼 2년 남았다며 봄을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다.ㅋㅋ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lZunEARBb6I

 

아아~~~ 제설 제설 삽을 들고서

제설 제설 넉가래로 밀어

 

끝이 없어 이 빌어먹을 눈

제설 제설 넌 2년 남았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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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도착해서 누나가 시계 하나 사주고, 교육사령부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갔다.

아빠가 차를 가지러 가서 먼저 걸어들어간 우리 아들은 정문에서 안내하는 군인이 버스를 타라니까,
벌써 격리시키는 줄 알고 식겁했다는....누나의 증언.^^

 

 

 

일찍 들어간 덕분에 가족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려 생활관을 공개해 둘러보았다.

화장실과 세틱살을 둘러보던 아빠들은 당신들의 군대시절을 비교하며 "완전 호텔이구나!" 이구동성 말했다.ㅋㅋ

25~30여년 전 군대와 최근의 군대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
경제성장과 더불어 고생이나 아쉬움을 모르고 자랐을 테니, 군대에서라도 고생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생활관 내무반에 전시된 침구와 의류는 제설 동영상에 나오는 것과 똑같았다.

앞으로 우리 아들도 철따라 저 옷을 입은 모습도 꽤 근사하겠지, 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

 

 

 

비가 많이 와서 연병장에 모이지 못하고 2파트로 나뉘어 전천후 소집장에서 입영행사를 가졌다.

가족과 헤어져 중앙으로 모인 훈련병 속에서 다들 내아들은 어디 있나 애타는 눈빛으로 찾았다.

몇 줄을 훑어가다 틈새로 우리 아들을 딱 찾았는데, 갑자기 대열을 앞으로 당기는 바람에 놓쳤다.

정해진 식순이 끝나고 부모님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또 하나의 가족이라며 저희들끼리 프리허그를 하게 했다.

 

 

그 후론 아들을 찾지 못해 가족들은 돌아가라 거듭거듭 지시할 땐 큰소리로 "성*야~ 성*야~" 이름까지 불렀건만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아들을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발길이 참 많이 아쉬웠다.

교관들은 돌아가지 않는 가족들에게

"시간이 지체되면 애들이 밥을 늦게 먹습니다~ "

라는 말로 가족들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
아이들이 밥을 늦게 먹는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돌아선 가족들, 역시 밥 힘은 쎄다.ㅋㅋ

우리 앞에 혼자 내려오던 어머니는 계속 서럽게 울며서 덩달아 울컥 뜨거웠지만

스무 살까지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해서 국가에 맡겼으니
이후는 국가에서 훈육해서 군인으로 만들겠지 믿으며 씩씩하게 돌아왔다.

아~ 아들 군대보낼 때, 혼자 배웅하면 진짜 눈물 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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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연속 주말에 삼남매가 뭉쳤다가 하나씩 제갈길로 돌아갔다.

다섯 식구가 차를 타고 나가 일욜엔 막내를 기숙사에 떨쳐두고,
어제는 아들을 군대에 맡기고 큰딸은 진주터미널에서 바로 서울로 올라갔다.

90년대에 셋을 낳으면 많다고 했는데, 훌쩍 커서 부모 품을 떠나니 썰렁하게 부부만 집에 돌아왔다.ㅠ

 

집에 돌아와 가져온 안내장을 살펴보니, 입고 간 옷을 우편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고 나왔다.@@

 

입영장병의 개인물품은 부모님들의 민원제기(불안감, 슬픔 배가 등)에 따른 국방부 지침에 의거하여 13년도부터 수료식 후 격려외박 시 자제분이 직접 들고 가는 것으로 변경되었으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입영장병의 수거된 개인사복은 세탁 후 개별포장하여 제습기가 있는 별도의 장소에 보관 됩니다.) 

 

한 주일치 속옷과 양말 및 입고 간 옷은 7월 5일 아들이 나올 때 같이 온다는 얘기다.

아들 군대보내고 실감 안나던 엄마들은 되돌아온 아들 옷을 받고 펑펑 운다던데...이젠 그런 풍경은 볼 수 없는거구나.ㅋㅋ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사이트에도 들어가보니, 훈련 3주차가 돼야 사진도 올라오고 인터넷 편지도 전달된다.

훈련병에게 하루 한통의 편지만 전달되는데 부모님 편지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같은 날짜에 둘 셋이 써도 부모님 편지 하나만 전달된다니 가족간에도 조정해서 써야겠다.

이제 아들에게 매일밤 연애편지를 써야겠다. ^^

 

군대 보내기 전 도서관 프로그램에서 '우리 아들'이란 제목으로 시를 썼는데,
코팅해서 도서관 세미나실 벽에 붙여둔 것을 25일날 기어이 찾아와 아들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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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훈련 끝나고, 집 가까운 곳으로 배치받기를 원하지만

"대학은 부모 품에서 다니니까 군대는 멀리 가라~ 엄마도 면회 좀 가보자"고 했다.

훈련 기간중 성적이 좋으면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준다는데.... 가까이 오고 싶으면 시험을 잘 치면 되겠군!^^

 

지난 주말 처음으로 온가족이 모여 MBC일밤 진짜 사나이를 보는데 씽크로율 200%였다.

그렇지만 막상 입영식을 마치고 보니
우리아들 혼자만 가는 것도 아니고, 쭉쭉빵빵 키도 크고 훤칠하게 잘생긴 아들들을 실컷 보고 왔더니 안심이 된다.
'국방부 시계도 쉬지 않고 돈다' 했으니 24개월도 금세 지나가겠지만 우선은


"아들아, 건강하게 훈련 마치고 7월 5일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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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3-05-2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 갔군요~
1월에 제 친구도 아들 군대 보냈는데 처음엔 조금 허전해하더니 요즘은 국가가 고맙대요.
효도 편지 받는 재미에ㅋㅋ,
첫 휴가 때는 월급 모아서는 용돈도 주고 갔대요...

순오기 2013-05-29 10:55   좋아요 0 | URL
드디어 갔습니다~ ^^
월급 모아서 부모에게 주는 아들은 바라지 않을테니 그 돈으로 살아라~ 고 했습니다.ㅋㅋ

hnine 2013-05-2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동생 군대 가기 전날 저녁, 그 당시 유행하던 고기부페 데려가서 늦은 저녁을 사주는데 어찌나 많이 먹던지 체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생각이 나네요.
7월 5일을 손꼽아 기다리시겠어요 순오기님도, 순오기님 아드님도.
잘 마치고 돌아오길 저도 바라고 있겠습니다.

순오기 2013-05-29 10:57   좋아요 0 | URL
그 시대엔 부페가 인기였죠,^^
우리 아들은 수능 끝내고 친구들과 부페갔는데, 두 녀석이 토하도록 먹었답니다.ㅋㅋㅋ
우리 아들은 집에서 잘 먹지 못하고 맨날 밖에서 먹었어요.
저녁이면 어슬렁거리고 나가서 날새우고 들어와 집에서는 잠만 잤거든요.
7월 5일~ 바쁘게 살다보면 훌쩍 다가올 듯합니다.^^

라로 2013-05-28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뭉클~~~기특한 아들!!!! 지랄총량의 법칙도 기억할게요~~~~ 목욜날 더 자세한 얘기 들려주세요~~ 늘 느끼지만 언니네 아이들은 참 흐믓해요~~~~공군은 24개월이군요~~~~건강하게 멋진 모습으로 제대하기를!!!!

순오기 2013-05-29 10:58   좋아요 0 | URL
지랄총량의 법칙~ 마음을 다스리기에 딱 좋아요!ㅋㅋ
목요일이 내일이네요.^^

마노아 2013-05-2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망졸망하던 아이들이 이렇게 다 커서 부모 품을 떠나 제 갈 길을 가고 있네요. 함께 배웅해줄 가족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고 등 긁어줄 옆지기님 있는 것도 참 다행이에요. 화목하고 다복한 모습이에요. 군대 가는 아들 씩씩하게 배웅하고 돌아온 에너지 여사님께 저도 기운 팍팍 불어넣어드립니다. 이제 휴가 나오면 또 추억이 쌓이겠지요. 그 소식들도 같이 기다릴게요. 아무쪼록 건강히 제대하기를 함께 고대할게요!!!

순오기 2013-05-29 10:59   좋아요 0 | URL
어느 틈에 다 커버렸어요.^^
날마다 일이 있으니 한갓지게 아들 생각할 겨를도 없을 듯해요.ㅋㅋ
그래도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은 늘 불침번 세웁니다~ ^^

프레이야 2013-05-29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입영도 문화제로! 뭉클하면서도 듬직해요. 매일 연애편지 쓸 기회가 생겼군요. ㅎㅎ 아들 잘 키우느라 고생하셨어요. 건강히 잘하고 오길 기도합니다.

순오기 2013-05-29 11:01   좋아요 0 | URL
비가 안왔으면 멋진 입영문화제를 봤을 듯해요.
연애편지를 쓰다 보면 아들은 커서 애인이 된다는 말을 실감날 거 같아요.^^
다들 어찌나 잘 생기고 키가 큰지~ 아름다운 청년들을 보면서 안구정화됐어요.ㅋㅋ

글샘 2013-05-29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들도 올해 휴학했는데 아직 지랄 총량을 다 못채운 모양입니다. ㅋ~
건강하게 잘 마치고 오길 빌게요~~~
...()...

순오기 2013-05-29 11:02   좋아요 0 | URL
아드님은 1학년 마치고 휴학했으니 지랄총량이 많지 않겠는데요.ㅋㅋ
우리아들은 1학년 1학기 마치고 휴학했으니 돌아오면 2학기 복학해야죠.

바람돌이 2013-05-2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애인 군대갔을때 기억이.... ㅠ.ㅠ
마음이 싱숭생숭하시겠어요. 듬직하고 한편으로는 안스럽고....
전 아이들이 커서 집을 떠날때, 난 자유다를 외칠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한 10년은 기다려야 될 것 같아요. ^^

순오기 2013-05-29 11:05   좋아요 0 | URL
우리 큰딸은 군대가는 애인이 없었으니 군대가는 동생이라도 배웅해야한다며 기어니 내려왔다 갔어요.ㅋㅋ
마음이 싱숭생숭할 짬없이 일이 몰아쳐서 이 펴이퍼도 몇 번에 나눠 썼어요.
우리 애들은 엄마가 바쁜 사람이라 엄마의 우울증 걱정은 안하고 살아도 된다네요.^^

애들이 커서 집을 떠나면 자유와 동시에 허전한 마음도 있겠지요.
10년도 눈깜짝할 새 지납니다.^^

재는재로 2013-05-29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 간만에 인사드리네요 아들이 군대 가셨다고요 게다가 공군에 공군 가기 힘든데 용케 가셨네요 군대도 하루라도 뻘리가서 몸건강히 제대하는게 효도하는 것이죠 군대 갔다오면 많이 의젓해서 돌아 올거라 믿습니다

순오기 2013-05-29 11:34   좋아요 0 | URL
예~ 정말 오랫만이네요.
건강은 좋으신가요?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무섭다해서....
아들이 공군만 갈려고 해서 좀 늦어졌네요~ 고맙습니다!

2013-05-29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5-30 01:09   좋아요 0 | URL
에구~ 씩씩하게 잘 마치고 돌아올테니 걱정하지 마셔요, 고맙습니다!^^

무스탕 2013-05-2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의 부름을 받았네요. 이제 씩씩한 군인아저씨라 불리우겠어요. ^^
부디 24개월동안 몸 건강하게 잘 지내다 건강한 몸으로 제대하길 지금부터 기원할게요.
아.. 아들의 입영.. 남의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순오기 2013-05-30 01:11   좋아요 0 | URL
예~ 모두 한마음으로 기원해주심에 힘입어 잘 마치고 돌아오리라 믿어요!
머지않아 지성 정성도 씩씩한 군인아저씨의 길로 접어들겁니다.^^
그때 저도 같은 마음으로 기원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수퍼남매맘 2013-05-30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무 개월 수가 많은 공군에 입대하다니.....
마음 고생 있으셨겠지만 가족들이 함께 배웅해서 슬픔이 덜하셨을 것 같네요.
아드님도 온가족이 배웅해 줘서 마음이 든든했을 듯 해요.
건강하게 복무 마치고 제대하길 기원합니다.

순오기 2013-05-31 22:59   좋아요 0 | URL
2달이 많아도 공군 지원을 많이 한다네요.
휴가를 자주 나온다나 복무하기가 좋다나~ ^^

희망찬샘 2013-06-0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은 흘러흘러 벌써 군대라니요!!! 안 그래도 주위에서도 아들 군대간다 하셔서 찬이 얼굴도 한 번 떠올려 보았는데, 순오기님도 보내셨군요. 건강하게 잘 생활하길 빌겠습니다.

순오기 2013-06-04 12: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벌써 군대에 갔습니다~ 세월이 빠르지요!^^
우리나라 아들이면 가야할 길~ 통일이여 오라!!

꿈꾸는섬 2013-06-0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마음이 짠하셨겠어요.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해도 막상 군대에 보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싱숭생숭할 것 같아요.
그래도 씩씩하게 잘 견뎌내겠죠. 멋진 아들로 성장해서 뿌듯하기도 할 것 같고, ㅎㅎ 아직 한참 먼 것 같은 우리 아들 생각도 나고, 제가 다 싱숭생숭하네요. 시험 잘 쳐서 집 가까운 곳에 복무하면 좋겠네요.^^

순오기 2013-06-04 12:10   좋아요 0 | URL
날마다 분주해서 아들 생각은 잠들때나 하게 되네요.^^
가까이 오면 좋다고들 하는데, 우리식구들은 모두 멀리 면회가고 싶어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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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 소년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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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즈의 약속>,<여우의 화원>,<잊지 마, 살곳미로>,<차일드 폴> 등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준 이병승 작가의 <검은 후드티 소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철필로 긁은 이담 화가의 독특한 그림도 묵직한 주제와 분위기를 잘 전해준다. 

 

이 책은 20122월 미국 플로리다주 샌포드에서 발생한 트레이본 마틴 사건을 소재로 차별과 폭력을 이야기하는 인권동화다. 주제가 뚜렷하여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책읽기 단계의 초등고학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미국인들의 인종차별을 따져보고 비판하면서 논리적인 사고력도 키우고, 올바른 가치관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제이는 한국에서 미국 가정에 입양된 13살 소년이다.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으로 아빠가 자신을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 제이가 친형처럼 따르던 마틴은, 아버지를 만나러 샌포드에 갔다가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 자경단장이 쏜 총탄에 죽었고, 총을 쏜 짐머만은 누구든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면 죽여도 좋다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에 의해 무혐의로 풀려났다.

 

마틴은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는 친절한 형이었고, 제이에게도 넌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 부모님의 사랑으로 발견된 아이라며 기운을 북돋워 주었다. 늘 제이를 괴롭히는 덩치 큰 하비를 혼내달라는 부탁에도 눈에는 가슴, 이에도 가슴!’이라며 폭력은 폭력을 부를 뿐,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신념을 가진 비폭력 주의자였다. 이런 마틴 형이 먼저 폭력을 휘둘러 총을 쏘았다는 짐머만의 증언을 믿을 수 없었고, 잘못된 판결에도 침묵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제이는 마틴 형의 죽음에 감춰진 진실과 명예회복을 위해 샌포드로 간다.

 

제이와 동행한 니콜과 하비는 으르렁대는 사이다. 니콜은 하비가 괴롭힐 때마다 저항하며 복수를 다짐하고, 하비는 니콜과 제이를 괴롭히는 걸 당연시한다. 하지만 비겁한 겁쟁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함께 할 뿐, 정의감에 불타는 녀석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와 니콜과 하비는 큰일을 해낸다.

 

트레이본 마틴 사건을 담당했던 베어 경위는 무자비한 흑인차별주의자이고, 어른들은 생각보다 겁쟁이고 비겁하다는 걸 확인한다. ‘힘이 없으면 정의도 없다는 흑인 경찰 존. 용의자와 직접 대치하거나 충돌해선 안 되는 규정을 어긴 짐머만을 고발하지 못하는 911 상담원 수잔. 마틴의 죽음을 목격했지만 용기내지 못하는 휠체어 할머니. 설득하고 애원해도 꿈쩍 않는 어른들의 침묵에 아이들은 눈물 흘린다.

 

행여나 자신에게 해가 될까 봐 침묵한 어른들 모습에서 나를 발견한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군중심리에 편승해 떠들어대지만, 정작 앞으로 나설 일에는 슬그머니 숨어버리는 이기심과 패배주의에 빠져 버린 어른이라 부끄러운 책읽기였다. 어른들이 손익을 저울질하며 행동하지 않는 동안 세상은 차별과 편견과 폭력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제이, 흑인을 차별하면 팔뚝을 물어뜯기보다 마음을 물어뜯는 게 나을 거라고 깨달은 니콜, 아빠가 흑인을 싫어하니까 무조건 괴롭혔던 걸 사과한 하비. 잘못을 깨달은 아이들의 양심에 따른 행동이 바로 희망이다. 어른들의 비겁함에도 꺾이지 않고 경찰서 앞에서 후드티 시위를 벌인 제이와 니콜과 하비를 응원한다.

 

부끄럽게 침묵한 존과 수잔과 휠체어 할머니까지 후드티 시위에 동참할 때는 눈시울이 뜨거웠다. 마틴의 고백에 소문이 두려웠던 에일리가 늦게라도 후드티를 입고 마음을 전한 것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저울질하지 않는 아이들 행동은 세상을 밝혀주는 촛불이다. 20085, 우리나라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처음으로 촛불을 든 것도 10대 여학생들이지 않은가! 실화와 작가의 상상이 빚어낸 <검은 후드티 소년>은 세상에 비일비재한 차별과 편견에서 나를 발견하고 반성케 하며, 용기 있는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는 진실을 일깨워 준 작품이다.

 

흑인이나 외국인 근로자를 대하는 우리 태도에는 차별과 편견이 담겨 있다. 국적과 인종, 여성과 남성, 빈부, 학력, 직업, 거주지, 정규직과 비정규직, 소수자에 대한 시선 등 사회 곳곳에 차별과 편견이 가득하다. 차별과 편견은 결국 폭력을 부르고, 그 폐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이라는 걸 기억하자.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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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순오기 2013-05-28 16:23   좋아요 0 | URL
답글이 늦었네요~ 감사!^^

바람돌이 2013-05-2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아이들과 뉴스를 보는데 결국 꺼버렸어요. 완전 뉴스가 19금이예요.
아이들과 뉴스를 보다보면 민망하고 미안할때가 많아요. 세상을 왜 이렇게밖에 못만들어나싶어...
이런 책을 아이들에게 읽힐때도 아이들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는 행동을 이해를 못해요. 그런게 어딨어라고 물어보죠.
설명을 해주다가도 참 부끄럽고 막막해집니다.

순오기 2013-05-28 16:25   좋아요 0 | URL
요즘은 뉴스도 신문도 잘 안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모르겠어요.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힘을 보태야죠, 우리 모두~

수퍼남매맘 2013-05-25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적인 리뷰네요.

순오기 2013-05-28 16:25   좋아요 0 | URL
^^

세실 2013-05-2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와 친구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가끔은 제가 참 부끄러운 어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목욜 뵈어요~~~

순오기 2013-05-28 16:26   좋아요 0 | URL
나도 부끄러운 어른~ ㅠ
목욜 만남 기대해요!^^
 
오늘은 5월 18일 보림 창작 그림책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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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평생학습동아리 재능나눔에서 5월 문학작품 전시와 주먹밥 체험부스를 열었다. 이 책을 읽은 3학년 여자아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자 엄마가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어린이 눈높이에 밎춰 5.18의 진실을 알려주기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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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3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4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8 0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쌍암공원 재능나눔에 전시할 책...


4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오늘은 5월 18일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3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5월 18일에 저장

아빠의 봄날
박상률 글, 이담 그림 / 휴먼어린이 / 2011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5월 18일에 저장

오월에도 눈이 올까요?- 역사 이야기 - 1980년 오월 광주
김현태 지음, 김정운 그림 / 맹앤앵 / 2010년 4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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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
임다솔 지음, 정은민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3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13년 05월 1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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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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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청춘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중에서

 

"간단히 말하자면 5·18 희생자들의 아이들이 커서 학살자를 암살한다는 얘기에요.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한다는 굉장히 극단적인 작품인데요, 결말에 암살이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로 아주 말이 많았지요. 저는 모든 만화를 시작하기 전에 결말을 다 구상해놓거든요. 결말을 못 지은 게 아니라 원래 결말이 그렇습니다. 암살에 성공하는 것으로 결말을 지으면 카타르시스도 느껴지고 보는 사람도 좋아했겠지요. 하지만 저는『26년』을 통해 암살의 성공과 실패를 얘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은 무슨 작품에 대해 압축해서 말합니다. 그런데 "『26년』이 무슨 만화냐?" 라는 질문에 "암살하는 얘기야." 라는 답을 듣고 싶진 않았습니다.


저는『26년』을 통해서 5·18민주화운동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정권을 비롯한 여타의 것들이 계속 바뀌면서 "이제는 화해의 시대, 용서의 시대다. 용서하자, 화해하자" 라고들 하는데, 지금은 화해를 하고 싶어도 용서해달라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 아픔은 계속되고 있어요.


사람들이 화해를 이야기할수록 5·18은 계속 잊히는 것 같았어요. 심지어 어린 동생들은 5·18과 8·15를 헷갈려 해요. 그건 그들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가 전달자 역할을 제대로 못한 거지요. 그래서 저는 5·18민주화운동이 끝난 게 아니라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다보니 결말도 열려 있고요. 저는 지금도 그런 결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시에 전두환씨가 자기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보고 시쳇말로 '빡'이 돌았어요. '저 인간이 미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건 5·18 희생자들을 우롱하는 거잖아요. 거기서 『26년』에 대한 구상이 시작됐어요. '암살해버리자!' 이런 거였죠. 이런 인간을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어찌할 수 없을 때, 그래도 나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니까 문화적으로라도 어떻게 해봐야지, 라는 욕구가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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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7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8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3-05-17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26년>못 봤어요. 볼 엄두가 안 나요. 그래도 봐야겠죠?
저도 전달자 역할을 잘하려고요.

순오기 2013-05-18 01:56   좋아요 0 | URL
26년 꼭 보세요!

2013-05-17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5-18 01:56   좋아요 0 | URL
애들은 아이언맨을 보고 싶다네요.
내일 나는 바쁜이까 저희들 셋이 맛있는 거 먹고 영화본다네요.
고마워요~ ^^

2013-05-19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5-20 08:49   좋아요 0 | URL
나도 처음엔 그 문제로 소장하는 게 꺼려져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
'돈'의 위력이 좋은 책 판권을 따내는 현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