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할매식당
우에가키 아유코 글.그림, 이정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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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이 파마머리에 분홍 원피스와 빨간 스카프를 두른 안나 할머니와
뽀글이 파마머리에 하늘색 원피스와 파란 스카프를 두른 한나 할머니는 쌍둥이 자매다.
하얀 앞치마에는 두 할머니의 이니셜 A와 H가 새겨져 있다.
쌍둥이할매의 패션센스는 원피스와 스카프의 조화나 바꿔 신은 스타킹으로 가늠된다.

마을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어귀
안나와 한나 할머니는 <쌍둥이할매식당>을 운영한다.
높은 곳에서 내려보는 마을은 모두들 자기 일을 하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이런 기법을 부감이라고 하던가~ ^^
부감법(High angle)은 전체 상황을 보여주는데 편리하고, 실내 인물 배치나 공간 상황 묘사에 적절한 방법이다. 독자의 시선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기 때문에 편안하고, 전체와 부분 묘사 및 입체감도 금세 파악된다.

신선한 재료로 '오늘의 추천 요리'를 만드는 쌍둥이할매식당은 11시에 문을 연다.
오늘의 첫 손님은 브라운 부부와 우편배달부 스미스 씨!
식당에 가득찬 손님을 보면 음식맛이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을에 사는 주민들 모두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이다.
글.그림 작가인 우에가키 아유코는 섬세하게 식당 풍경을 묘사했다.
쌍둥이 할매식당 주방엔 우메보시 같은 절임 반찬류를 담은 올망졸망한 병들이 즐비하다.
알록달록한 접시 장식물과 액자는 일본 문화와 정서가 묻어나지만 따뜻함도 놓치지 않는다.

집앞에 앉아 신문을 보던 브라운 영감님 모자와 뜨개질하던 할머니 가방은 식당 벽에 걸려 있다.
포토리뷰라 내용보다 그림에 더 집중하게 된다.^^

우편집배원 스미스씨 모자와 가방도 창문 옆에 걸려 있고,
마당에서 빨래를 널던 가족도 식당에 왔는데, 막내는 어린이용 의자에 앉았다.

지붕에 페인트 칠을 하던 아저씨는 막 식당으로 들어서는 중이고...
디테일한 묘사는 독자의 눈썰미를 키우고 그림책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런데
누군가 식당 창문으로 엿보고 있다. 시커먼 저 물체의 정체는 뭘까?

그날 밤,
시커먼 물체는 깊이 잠든 안나와 한나 할머니 방으로 조심스레 들어선다.
왜?
도입부의 밝고 훈훈한 식당 분위기와 달리 불 꺼진 침실의 어두운 풍경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불러온다.

쭉쭉 뻗은 삼나무 숲속으로 쌍둥이할매를 보쌈해가는 저 녀석은 누굴까?
사건은 흥미진진...독자의 시선을 놓지 않는다.

부시시 눈을 뜬 안나와 한나 할머니~
"여기가 어디야?"
"대체 누구 집이지?"
안나와 한나 할머니 앞에 정체를 드러낸 곰... 그는 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걸까?
그림을 보고 독자가 상상력과 추리력을 발휘할 시간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식탁 의자에 벌꿀사전과 냄비를 올리고 앉아 식사하는 너희는 누구냐?
아예 식탁 위에 올라앉아 식사를 하는 다람쥐와 생쥐는 어찌 된 거고?

다음날, 쌍둥이할매식당으로 돌아온 안나와 한나는 사그락사그락 무얼 만든다.
커다란 삼나무에 무언가를 붙이고...
온통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오는 쌍둥이할매에게 주목해 보자.

아하~ 알림판을 보면 무슨 이야긴지 감이 잡힌다.

쌍둥이할매식당으로 숲속에서 얻은 열매와 버섯을 들고 나타난 숲속 동물들~

그림작가는 단순히 이야기를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숲에서 난 먹을거리를 가져오는 동물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식당을 찾은 동물들 하나하나 소홀하지 않은 그림작가의 섬세함이 그림책 보는 묘미와 기쁨을 맛보게 한다.

식당에 가득 찬 마을 사람들과 숲속 동물들~이 그림책 최고의 장면이다.
마을 사람들과 숲 속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모습은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동물들을 식당으로 초대한 건 쌍둥이할매의 인생 경륜에서 나온 나눔 정신으로 읽힌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와(和)’를 중시하는 일본 정신과 문화가 녹아 있다. 와는 和의 일본어로 ‘사람들끼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섬나라 ‘일본은 모두 한 가족이므로 싸우지 말고 화해하자'는 것인데, 뒤집어 생각하면 '화해하지 않는 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그러므로 ‘와(和)’는 평등한 공동체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엄격한 질서를 뜻한다. 일본인들이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자기 역할을 분명히 하고,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보은하는 것도 ‘와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초대받은 동물들이 공짜로 먹지 않고 숲에서 얻은 것으로 값을 치르게 한 것도 ‘와(和)’ 문화로 이해된다.

그림작가의 섬세함에 감탄하며 그림책 보는 재미를 더하는 장면들!
제라늄 화분이 놓였던 창틀에는 작은 동물들이 식사중이다.
작가의 사랑과 상상력이 빚어낸 아름다운 모습이다!

인생의 경륜이 쌓인 쌍둥이할매의 음식으로 종을 초월해 사랑을 나누고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사람만을 위한 세상도 아니고, 인간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곳도 아니다.
자연이 주는 먹을거리와 혜택을 나누며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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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도 벌써 12일~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지 ㅠㅠ

그런데도 읽은 책이 별로 없넹.^^

혼자 사는 여자가 되고 TV를 보는 시간이 좀 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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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한 그릇 요리- 간편해서 좋아
함지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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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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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9-12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바리데기에만 익숙한데 버리데기라고 하니 어감이 굉장히 다르게 느껴져요.^^

순오기 2013-09-13 10:16   좋아요 0 | URL
바리데기, 버리데기~ 한획 차이지만, 버려졌다는 의미는 버리데기가 더 강하게 와닿죠.^^
 

9월에도 빛고을 이곳저곳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줄줄이 사탕이다.

다 참여할 순 없겠지만, 될 수 있으면 시간을 맞춰보려고 달력에 표시해놓았다.

 

9월 24일 화요일, 무등도서관 18시 30분-- 최복현 작가

번역도 하고 해설이 있는 책이야기도 쓰고, 늦깍이로 글쓰기에 입문한 이들을 위해 <닥치고 써라>도 내고...나는 잘 모름.

 

 

 

 

 

 

 

 

 

 

 

 

 

 

 

 

9월 26일 수요일, 운암도서관 10시 30분 -- 이성자 작가

이 분은 광주대 교수님, 몇차례 강연에서 뵈었고 2011년 4월엔 사인본도 받았다.

접힌 부분 펼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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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이성자-

 

선생님께 칭찬받은 날은

키다리가 되었다가

 

야단맞은 날은

난쟁이가 되었다가

 

하루 종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다니며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9월 27일 금요일, 일곡도서관 10시 30분 -- 심미아 작가

심미아 작가 그림책은 6권 갖고 있는데, 금욜 오전에 수강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어쩔지 모르겠다.


 

 

 

 

 

 

 

빛고을 광주에 사는 동화와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스케줄 맞춰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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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그림책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분들은 그림책 읽어주기 자원활동 및 '이야기 할머니'가 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 사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 공동으로 하는 사업으로 예전에 명문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들의 교육을 맡아서 했던 "무릎교육" 차원에서 바른길을 갈 수 있는  길잡이 역할로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직접 찾아가는 사업이다. 교육대상자를 선발하여 60여시간의 전문양성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교육받은 이듬해에 현장을 배정해 준다

 

 

 

이야기 할머니가 되기 위한 교육대상자로 선정되는 건 쉽지 않다. 워낙 경쟁률이 높아 웬만하면 미역국을 먹는다.ㅠ

인간수명 100세의 시대적 요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교육' 이다.

노후는 경제적 준비도 중요하지만 의미 있게 시간 보낼 일이 필요하다는 걸 모두가 안다.

그래서 평생교육에 관심도 많고 좋은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많아 당락의 일희일비가 교차한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우리구에서는 지난 주말(9/7) 힐링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했는데,

숲처방사, 발효효소처방사, 푸드조리사 세 분야 240명 모집에

1,300여명이 접수해 엄청난 경쟁률에 놀라고, 공무원들은 대상자를 선발하기 위해 야근도 불사했는지

개강 이틀 전 심야에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문자가 들어왔다.@@

다행히 나를 비롯한 숲해설가 동아리회원들은 '힐링 숲처방사' 과정에 다섯 명 모두 대상자로 선발되었다.

 

지난 5월, 전국 228개 지자체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특성화사업을 공모했는데,

우리구는 지역대학과 연계한 프로젝트로 국비 1억을 지원받는 대상기관으로 선정되었다. 

경쟁률이 높은 만큼 대기자도 많아 2회 무단결석하면 퇴교되는 엄격한 룰이 적용된다.

개강을 축하하는 평생학습동아리 '광주엔시안요델클럽'의 아름다운 연주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급 공연이었고.... 

 

 

 

 

 

펼친 부분 접기 ▲

 

그림책은 애들이나 보는 책으로 생각하던 분들도,

이젠 0세에서 100세까지 누구나 보는 책으로 생각하고 매니아층이 두터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 과정은 8강 16차시 진행하는데,

그림책의 세계를 깊이 들어가기 보다는 맛보기 개념의 입문 과정이고, 책읽어주기 실습도 병행한다.

본래 프로그램 기획의도는 5~60대를 대상으로 했는데 아무래도 젊은층이 많이 참여할 거 같다.

 

그림책 지도사 과정을 공부한 엄마들이 그림책 동아리도 만들어 열심히 활동중이고

추석이 지나면 그림책 지도사 중급반이 시작되는데, 요것도 같이 수강하지 않을까 싶다.

젊은엄마들이 많이 참여하면 '무릎학교'보다 '책읽는 엄마가 책읽는 아이로 만든다'로 가게 될지도...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읽어 볼 책도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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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09-1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봤는데요, 어린이자료실에서 30대 초반쯤 되어보이는 여자 분이 유치원생 세 명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계시더라구요. 목소리가 어찌나 예쁘고 매력적이던지 저절로 귀기울이게 되었어요. 성우 뺨치는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등장인물별로 톤을 바꿔가면서 실감나게 읽어주시던 그 분 생각이 나네요. 3,40년 뒤에도 그 분이 계속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신다면 정말 환상적인 '이야기 할머니'가 되실것 같아요. 그 분이 책을 다 읽고 아이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아이들은 이미 책 내용에 빠져들어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서 대답을 하더라구요. 같이 듣고 있던 엄마들도 빵빵 터지고.. 참 재미있었어요. 그림책 읽어주는 일을 하면 참 즐겁고 보람될 것 같아요.

순오기 2013-09-12 18:39   좋아요 0 | URL
그림책을 잘 읽어주는 분들이 봉사하는 도서관 아이들은 좋겠어요.
우리도 그런 행복을 마을 아이들에게 주려고 준비합니다~ ^^

마노아 2013-09-13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독서는 그야말로 평생의 즐거움이고 학습이고 노동이네요. 어려서부터 가져온 꿈이 아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실현되고 있어요. 책읽기가 일상이고 직업이고 즐거움이고 또 밥벌이도 되는 이 과정이 참으로 놀랍고 흐뭇해요. 아름답습니다.^^

순오기 2013-09-13 10:15   좋아요 0 | URL
좋아서 하는 일이라 밥법이로는 신통치 않지만 즐겁게 합니다~ ^^
밥벌이 안해도 되는 팔자면 하고 싶은대로 원없이 할 텐데....그게 좀 아쉽지요! ㅠ
 
피카이아
권윤덕 글.그림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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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마음을 아프고 불편하게 하는 책이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충분히 공감되는 책이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주어진 삶을 열심히 알차게 살아내는 것만큼 지엄한 일도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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