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막내가 어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요즘은 졸업식 일정이 빨라졌다.
날짜만 빨라진 게 아니라, 졸업식 진행도 빨라져 금세 끝났다.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3년간 죽어라 공부하고 노력한 아이들을 이름도 안 부르고 대표만 달랑 단상으로 불러 올렸다.
큰딸 때는 일일이 이름을 불러 세웠고,
아들학교는 모두 단상으로 불러 올려 상을 주었고, 수상자가 아니어도 모두 주인공인 졸업식이었다.
막내는 소위 자사고 졸업식인데 너무나도 허망하게 끝났다.
송사 답사도 없고, 빨리 끝내야 할 요식행위를 해치우는 느낌이라 낯설었다.
진즉 자사고 반환으로 버려진 카드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너무 소홀하다 싶어 앙금이 남는다.
졸업식에 가기 전, 이웃에 사는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자사고생 모집할 때, 학부모에게 안내할 때 스카이 가는 아이들에겐 10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고 했는데
서울대에 간 아이만 100만원을 준다면서 자료를 보여주고 이의제기를 하자고...
내가 자료를 안버리고 모아두는 사람이라 찾으면 있겠지만, 찾을 시간도 안되고 부질없는 짓이라 생각됐다.
우리아이와 나는 그걸 기억하지도 않고, 내 상식으론 학교가 그런 걸 명문화 햇을 거 같지 않았다.
예를 들면, 명문대에 가서 학교를 빛낸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 정도로 기록하지
학교 이름이나 장학금 액수를 적지 않고, 설명할 때 스카이나 금액을 거론했을지 모르지만 근거로 제시할 수 없다는 것.
졸업식이 끝나도 자료를 갖고 학교에 가서 장학금을 받아내자고 하는데, 이미 물건너 간 일이지 싶다.
어쨋든 아이가 원하는 학교와 학부로 진학하게 됐으니 만족하고
게다가 우리 남편은 1997년 학부모가 된 이후, 처음으로 아이들 학교에 갔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막내는 수능 이후 날마다 잉여롭게 사느라 토지도 5권을 읽다가 멈췄다.
그래도 수능 끝난 날 온 <미생>과 <정글만리>는 금세 다 읽었지만...ㅣ
언제 이렇게 놀아보겠냐 싶어, 내 마음엔 안 들지만 그냥 봐준다.
읽고 싶은 책으로 찜하라는 알라딘 이모의 졸업선물을 아직 고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