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올린 페이퍼에 썼지만, 버논샘은 목요일까지 수업하고 금요일부터 주말입니다. 이 친구 음식 가리는 게 많아 은근 스트레스 받는데, 주말마다 여행가니 여간 이쁘네요~ㅎㅎ 추석 전에는 경주엑스포에 2박 3일, 추석후에는 라마단 기간인데 광주에 모스크가 없다고 서울행으로 2박 3일, 이번엔 '부산영화축제'에 2박 3일입니다. '주말마다 여행하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버논이 부러워집니다.

내 식구가 2~3일 자리 비우면 빈자리가 허전할 텐데, 버논 이 친구가 없으니 여간 홀가분하고 한가로운게 괜히 마음까지 여유롭습니다. 본인이 알면 서운할 지 모르지만 이래서 남의 식구인가 봅니다. 뭐 그 친구가 들어도 우리 정서를 이해하면 섭할 것도 없겠지요. ^*^

어쩌면 이 친구가 사는 것처럼 우리도 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생활이 돼야는데, 살다보면 마음 뿐이지 떨치고 나서는 게 쉽지 않다는 거 다 동의하시죠?  자자~~ 열심히 일한 당신도, 여행하기 좋은 가을에 한번 떠나 보시죠!

저도 버논한테 자극 받아 가을여행 나섭니다. 저는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어머니독서회원들과 화순 운주사에 가서 와불님 팔베개를 하고 가을 하늘 보렵니다.  답사전문가인 교수님을 모시고 우리 회원 20명과, 인근 학교 어머니독서회원이 합세하여 45인승 대형버스를 꽉 채워 떠납니다. 다녀와서 운주사와 와불님 팔베개 등 가을여행 스케치를 사진으로 올려 보렵니다.

내일은 가이드 교수님이 변산반도 사전답사에 동행하자니, 황송해서 따라 나섭니다. 순오기의 가을여행은 이렇게 시작됩니다~~~~~자, 여러분도 짧은 가을을 맘껏 누리시기 바라며...... 정채봉님의 '엄마' 소개합니다.

바로 이 책 '시가 내게로 왔다' 1권 30쪽에 실려 있답니다.

 

 

 

엄마      -정채봉-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사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겨드랑이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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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10-06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갑자기 눈물나려 합니다. 늘 그리운 단어지요...
몇년전 문학기행 행사로 엄마들 35명 데리고 김용택시인 뵈러 임실 덕치초등학교(맞나? 헷깔려요)에 갔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따라 가던 길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물론 이 시집에 사인도 받았었답니다.
님 행복한 가을여행 되시길....

순오기 2007-10-06 23:12   좋아요 0 | URL
덕치초등학교 맞아요~ 저는 10년전에 시인을 만나 싸인도 받고 그랬던 거 같아요!
영원한 우리들의 로망~'엄마'
내가 엄마가 되었어도 늘 그리운... 나도 아이들에게 이런 엄마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비로그인 2007-10-0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논이 누구인가 했더니 홈스테이하시는군요.
재밌겠네요.

마노아 2007-10-0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논처럼 우리도 살 수 있을까요. 그 자유가 부럽군요. 그 용기도 마찬가지구요. 순오기님 가을 여행, 답사 잘 다녀오셔요^^

순오기 2007-10-07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는 비가 많이 왔어요. 내일도 많이 온다기에 화순 운주사의 가을여행은 다음주로 연기했답니다. 오늘 변산반도도 비가 오는 바람에 드라이브만 하게 되었다는...ㅠㅠ
 

2001년 4월부터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하면서도, 리뷰를 올리는 건 알지 못했고, 그냥 초등 어머니독서회 '파피루스'활동에만 신명을 바쳤다. 독서회 활동 6년차가 되니 책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았다.  2006년 6월 출판사 '푸른책들'의 신간평가단에 도전하느라 처음으로 이금이 작가의 '유진과 유진'과 모디캐이 저스타인의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간 남자'의 서평을 썼다.

 다행히 푸르니의 3기 평가단으로 뽑혀 2006년 7월부터 활동하게 되었으나 '푸르니닷컴' 말고 다른 곳에 리뷰를 올린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정말 등잔 밑이 어둡게 산 세월이었으니 요런게 바로 아줌마의 한계를 절감하는 OTL 상황이다. 

                   

                     

그러다, 푸르니의 권유로 2006년 10월 4일 이금이 작가의 '팔만대장경 속 열두 동물 이야기'를 시작으로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게 되어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그뿐~ 특별히 서재를 관리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몰랐다는 게 더 솔직한 고백이다.

푸르니 활동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귀동냥 눈동냥으로  2006년 11월 '리뷰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리디아의 정원'이 우수작으로 뽑혀 적립금 20,000원을 받았다. 비로소 아줌마의 취미활동이 경제활동과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끔씩 Thanks to로 적립금이 쌓여가는 재미에 '아하~ 이렇게 하는거구나!' 비로소 서재관리를 깨우쳤다.

드디어 2007년 7월 마이리뷰를 분류하여 올리고, 리스트와 페이퍼도 작성하면서 하나씩 다듬어 나갔다. 서재를 기웃거리고 구경만하다가  8월부터는 댓글을 달았고, 알리디너들의 이름도 하나씩 입력되었다. 8,9월 알라딘서포터즈로 참여하면서 즐겨찾기가 불어났고 하루라도 안 들어오면 궁금해지는 서재 폐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십시일반이 8월 4주의 '이주의 리뷰'로 뽑히면서 한 단계 UP된 자칭 서재폐인이라 부르며 오늘'첫 돌'을 맞았다.

이 시간 현재의 기록을 보면

서재지수 : 12900점

   마이리뷰: 152

                       마이리스트: 37

                      마이페이퍼: 22

                       즐겨찾기등록: 29명

                       오늘 38, 총 5850 방문

으므음,~~~ 돌잔치를 해야지만... 이제 걸음마를 떼는 정도라 떡을 돌릴수가 없으니 마음으로만 찾아주신 님들께 '그림의 떡'을 드립니다! ^*^   맛있게 드시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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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뒷북, 알라딘 구매의 추억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7-10 14:13 
    웬디양 덕분에(2008년생일선물로 받은대한민국 원주민)최규석을 알게 되어 자칭 '최규석 큰누나'가 되었고, 2008년 서재의 달인 리스트에서 웬디양과 나는가장 많은 댓글을단 1.2위로 뽑혔던 전적도 있다.ㅋㅋㅋ추억의 공통분모를 가진 웬디양 덕분에알라딘 12주년이라는 것도 알았다.웬디양의 '구매의 추억' 페이퍼를 읽고 나의계정 캡처도 했는데 내가 뒷북 전문이라참여가 좀 늦었다.^^나의계정을 확인해보니, 나의 첫구매는 무려2001년 4월 4일이다.그때나 지
 
 
홍수맘 2007-10-0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 잘 받았습니다.
축하드려요. ^^.

순오기 2007-10-04 17:30   좋아요 0 | URL
에구머니~ 떡 그림도 올리기 전에 댓글부터~~~감사합니당!

Mephistopheles 2007-10-0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알라딘 폐인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 계신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07-10-04 17:42   좋아요 0 | URL
진정한 알라딘 폐인의 엘리트 코스... 잘 따라 가는건가요?
메피님의 말씀을 덥석 주워삼키며 넙죽~ 감사드립니다!

비로그인 2007-10-04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앗! 축하드립니다~ ^-^)/

순오기 2007-10-04 18:19   좋아요 0 | URL
감사 감사해용~~~ &*&

웽스북스 2007-10-04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제 축하도 받아주세요
전 입맛이 초등학생이라 가운데 꿀떡~이 제일 좋아요 ^^

김은주 2007-10-0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역시 아줌마의 힘 대단합니다
축하드려요 떡 맛있게 먹고 갑니다

세실 2007-10-04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이주의 리뷰라 축하드리옵니다~~~ 저두 정확히 1년만에 이주의 리뷰에 등극하였답니다. 저 떡이 실제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헤헤~~~
진정한 서재인으로 성장하시길 빕니다. 저두 채찍질 해주세용. 요즘 많이 게을러졌습니다.

miony 2007-10-04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리뷰는 못 쓰더라도 읽기만이라도 좀 더 하면 좋을텐데 그게 영 힘드네요.^^;;

책향기 2007-10-04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전 본격적으로 서재활동 시작한게 7월부턴가?? 이제 겨우 4달 되어가네요...저도 순오기님처럼 1년을 기념할 날이 오겠죠?^^

비로그인 2007-10-0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행복희망꿈 2007-10-04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벌써 1년이 되셨군요.
앞으로도 발전하는 서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실비 2007-10-0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축하드려요.. 저보다 더 앞서 진정한 알라디너가 되어가십니다.^^

프레이야 2007-10-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축하합니다.
그림의 떡도 잘~ 먹고 갑니다.음냐^^

라로 2007-10-05 0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축하드려요~.
건실한 서재로 우뚝 서시고, 건필하시길!!!!

순오기 2007-10-05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어젯밤에는 서울서 친구가 내려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느라 자정이 넘어 귀가했네요.
'먼데 벗이 있어 찾아오니 기쁘고 즐겁지 아니한가' 공자님 말씀이 실감나는 시간이었죠.
멋진 해국 화분을 가져왔기에 '서재 첫돌 선물'로 받았지요. 나중에 예쁘게 꽃피우면 사진으로 올릴게요.
빛고을 아침은 반짝이는 햇살이 눈부시게 비취네요. 님들~~~~~ 모두 좋은 날 되시와용!
이제 아들 녀석 학교 급식 재료 검수하러 가야겠어요. 오늘 당번입니다!

마노아 2007-10-05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정착기 일년이군요. 함께 하게 된 인연에 감사드리며 저도 축하인사를 드립니다~
폐인을 곧잘 양성하는 알라딘이지만, 나쁘지 않은 폐인이라지요. 순오기님 다시 한 번 만나서 반가워요^^

치유 2007-10-05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많이 많이축하드려요..^^&

아영엄마 2007-10-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서재 첫돌 축하드립니다!! ^^

순오기 2007-10-0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배꽃님, 아영엄마님, 한마음으로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알라딘 폐인으로 만난 소중한 인연 잘 키우고 가꿔갈게요~~ 함께 해서 행복합니다!
 



시월의 첫날, 추석에 수고한 자신에게 영화 한편 상으로 보여주자며 독서회원 12명과 하남점을 찾았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하거나 짜증내지 않은 나를 위한 선물로! 개인적 영화 취향에 따라 새내기부부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을, 젊은아낙들은 '사랑'을, 불혹 주변의 아짐들은 '즐거운 인생'을 선택했다. 이준익 감독의 따뜻한 시선을 좋아하는 난, 우리 세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 만땅이었다. 시작부터 가벼운 웃음을 선사하며 즐거운 인생이 펼쳐졌다.

너무나 현실적인 우리네의 삶, 여성 최고의 직업이라 꼽히는 학교선생인 마누라 덕에 백수로 살아도 돈 벌 중압감 없는 철딱서니 남편 기영(정진영 분)~ 에구 백수면 일어나서 아침이라도 챙겨주면 좋으련만...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마누라와 딸내미가 나가면 슬며시 일어나 혼자 룰루랄라 먹는 저 남자 꽁 쥐어박고 싶었다~~ ㅠㅠ 

회사 짤리고 낮엔 택배로 밤엔 대리운전으로 죽어라~~ 돈 벌어서 아들놈 학원 보내랴 뒷바라지에 등골 빠지는 성욱(김윤석 분)은 피곤하다. 요즘 자식들 학원보내느라 일터로 나선 주부도 많은데, 집에서 안 하는 공부 학원 간다고 할려나~ 의문이지만 학원에서 공부하겠지 믿고 싶은 엄마는 안심하고 싶을거다!  

'대학교수님이 타던 차라 믿고 사셔도 됩니다'라는 접대 멘트 날리며 중고차를 팔아, 캐나다 보낸 처자식에게 돈 보내는 대머리 아저씨 혁수(김성호 분)는 자신은 창고 다락방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며 살아도 만족하는 모습이다. 그런데~~이 대머리 아저씨가 나의 눈물샘을 자극했다~~'아, 저게 사는거야? 왜 마누라의 허영에 끌려가서 저 고생을 하느냐고? 저 마누라 저렇게 방치해도 되는거야?' 괜히 남의 일이지만 화가 치밀고 마음이 불안하다.

대학가요제에 참가하기 위해 '활화산' 밴드를 결성하고 세번이나 예선 탈락해서 해체됐다는 그들은, 멤버였던 성우의 죽음으로 다시 만난다. 참, 사는게 뭔지......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중년의 모습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당신이 꿈꾸는 '즐거운 인생'은 어떤 것인가? 하고 싶은 일 다 미루고, 그저 자식 새끼한테 올인하는 요즘 부모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혼하거나 집 나가고 싶을때는 또 얼마나 많았던고~ 동감하는 아짐들의 한숨이 들린다. 나는 저런 유형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 망가진 인생, 놓쳐 버린 인생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이런 후회를 곱씹기 전에 부모들은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영화다.

죽은 친구 상우의 아들 현준(장근석 분), '나는 한번도 아버지의 아들이었던 적이 없었고. 내 기타도 아버지가 부셔 버렸다'는 말이 가슴에 콱~~ 박힌다. 자기의 꿈을 좆아살면서 마누라는 도망가고 하나 있는 아들놈은 아버지처럼 생각도 안하는 우리의 현주소를 만나니, 참 가슴이 답답하다.


 젊고 멋진 장근석과 활화산 멤버들의 라이브에 열광하면서, 즐거운 인생의 맛을 물씬 느낀다. '그래~ 바로 저런 따뜻함이 이준익의 시선이다!' 지나간 청춘을 회상하는 우리 속에도 아직은 저런 열정이 남아 있을거라 위안을 삼아본다.

부부도 잘 나갈때는 사실 애정전선에도 이상없다. 하지만 잘 나가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어쩌면 한번도 잘 나가 본 적이 없는 내 남편을 비롯한 가장들이 안쓰러워 눈물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사오정 세대로 지금은 힘들게 견디고 있을 평범한 가장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넣어주는 영화라고 느꼈다. '내 남편이, 우리 아빠가 저렇게 돈을 버는구나' 이제라도 그 수고를 알아줘야 할 마누라와 자식들이 보면 좋겠다.

이제는 대머리에 희끗한 서리가 내려앉은 내 남편 속에도 저런 열정이 있었을거라 짐작해본다. 영화를 보고 나니, 잘 나가지 못하는 내 남편이 짠~하고 따뜻한 눈길로 보듬어 주고 싶었다. 이마트에 들러 장을 보면서 그에게 건넬 '자일리톨' 한 통을 사왔다. 내 남편과 같이 '즐거운 인생'을 한번 더 보리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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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7-10-03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따뜻한 시선이 배어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보고싶어지네요. 하지만 세 살, 다섯 살 아이들이 언제 자라서 엄마를 영화관에 보내줄런지^^;;

순오기 2007-10-04 15:32   좋아요 0 | URL
음, 세살 다섯살이면 엄마 떨어지기가 쉽지 않지요~~
저도 삼남매 키우는 10년 세월은 극장에 갈 수 없었어요 ㅠㅠ
요즘은 한주에 한편은 보니까 한달에 네번쯤...음, 행복해요!!

비로그인 2007-10-0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궁금해집니다. 요즘은 통 극장엘 못가서 ^^

순오기 2007-10-04 15:34   좋아요 0 | URL
체셔님, 아프셨던데 이제 생기발랄 원상복귀하신거죠?
영화는 정말 자기 취향에 맞아야 한다는걸 새삼 확인했어요.
최근 몇달간 본 영화중에서 젤 좋았던 영화로 추천~~~~~^*^

라로 2007-10-0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넘 멋져요!!!!
꼭 봐야겠어요,,,,저두 이준익감독작품을 좋아라하는데,,,ㅎㅎㅎ
남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생길것 같아요,,,님처럼.
저두 미리 자일리톨 껌을 장만해놔야겠어요,ㅎㅎ

순오기 2007-10-04 18:01   좋아요 0 | URL
ㅎㅎ~ 나비님은 자일리톨 말고 다른 멋진 걸 준비해 보세요.
출산 전 남편을 감동시키면 아마 두세배는 불어서 돌아오지 않을까요~~~~~^*^
 
금단 현상 - 5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가)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5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 9월 30일 초판으로 나온 이금이작가의 '금단현상'은 2006년 4분기 우수문학도서였으며, 2007년 제39회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작으로도 선정됐다.  ‘금단현상’은 아이들의 눈높이와 아이들의 마음밭에서 아이들의 살아있는 말로 글을 쓰는 작가의 개성이 돋보인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한겨레, 경향신문 기사)

금단현상에 실린 다섯편의 단편에서 작가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벌어지는 사건마다 섬세한 심리묘사로 독자의 공감을 자아낸다. 결코 길지 않은 분량에도 웃음과 눈물을 담았고, 깔끔한 반전으로 멋지게 마무리하는 솜씨가 돋보였다. 아이들 학교나 우리집에서도 일어날 별것 아닌 소소한 일상에서 어쩜 저렇게 멋진 작품을 건져내는지 작가의 시선이 부럽기만 하다.

삽입된 김재홍 화가의 그림은 부드러운 색감으로 이야기를 한결 진지하게 보여주어 좋았다. 김재홍 화가는 동화집이든 시집이든 그림이 삽입된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화가로, 이금이 작가의 작품에도 많은 그림을 그렸다.

표제작이 된 '금단현상'은 인터넷 사용 금지로 컴퓨터 대신 전화중독에 빠져 든 효은이를 따라가면서 공감하는 나를 발견한다. 다시 성규에게 전화 거는 효은이가 내 모습은 아닐런지...... '꽃이 진 자리'는 외국에 나가 있는 손녀가 보고 싶어 스웨터를 떴다 풀었다 하는 할머니가 가슴을 아프게 했다. 끝내 전해주지 못하고 가신 할머니 때문에 벚꽃이 꽃비처럼 내리던 날, 현실의 노인문제를 생각하게 했다.

'촌놈과 떡장수'는 사내녀석들의 심리와 우정을 느낄 수 있었고, '나의 마니또'는 내숭떠는 혜주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 배시시 웃었다. '십자수'는 남아선호 사상이 남녀평등으로 나아가며, 초등 실과에서 다루는 스킬이나 십자수, 뜨개질을 하게 된 고학년들이 충분히 공감할 소재였다.  

엄마는 잔잔한 추억 속 이야기를 끌어올린 감동으로 '역시 이금이 선생님이야!' 행복한 미소를 떠 올리며, 우리 애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작년에 고2, 초등 5학년이던 두 딸과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 "애들아, 금단현상이란 제목을 봤을 때 어떤 생각 들었어?"
막내: '뭐, 약물중독에서 벗어난 얘긴가 생각했지."
큰딸: "엄마 의도에 동참할 만큼 내가 순수하지 않은것 같은데..ㅎㅎ"
엄마: "엄마 의도가 그렇게 다 읽혀지니?"
큰딸: "엄마, 서평 쓰려고 우리 감상이 궁금한 거잖아!"
엄마: "응, 엄마는 너희도 이 책에 나온 아이들에 공감하는지 궁금해서..."
막내: "엄마, 요새 애들 그 책에 나오는 애들처럼 순진하지 않아."
엄마: "그래? 너는 읽고 그렇게 생각했어?"
막내: "여기 아이들 얘기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아이들이야."
큰딸: "그건 '아이들은 순수하다'라는 명제에 세뇌된 어른들이 설정하고
         그려내는 어른들만이 공감하는 애들이야."
막내: "맞아, 난 동화를 읽으면 이런 애들은 동화속에만 산다고 느껴."
큰딸: "그건 캐릭터속에 나와 닮은 구석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야.
         내게 감춰진 악의성이 맞다며 손뼉칠 꺼리가 없다는 거지."
엄마: "엄마는, 나도 이랬어~ 바로 이런 마음이었지. 공감되는데... "
막내: "그러니까 엄마들만 공감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얘기지."
큰딸: '그래서 애들이 동화를 안 읽어. 물론 내가 너무 커 버렸지만,
         어른들 설정에 따라 움직이는 아이들 얘기라 식상해. "
엄마: "그래도 전혀 공감이 없는 건 아니겠지? 내용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말하려는 의도를 발견하는 게 독서의 참맛이잖아?"
큰딸: "엄마는 이금이선생님 왕팬이고, 글 쓰는 사람 무조건 동경하니까.
         문장 하나에도 밑줄 그어가며 감탄하고 순수하게 감동받는 거야."
막내: "내가 경험한 우리 반 애들은 이렇게 착하지 않아, 순수하지도 않고..."
큰딸: "야, 넌 5학년이 벌써 그렇게 생각하냐?  넌 정말 순수성을 잃었다. 
        언니는 중학교 가서 알았고, 고등학생 되니까 정말 기가 막히더라"
엄마: "얘들아, 세상이 험하고 어린이의 순수성이 사라졌다 해도
         작가는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해서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어린이의 순진함과 순수성을  발견해 내는 사람이야."
큰딸: "그래, 문학의 보편적인 가치가 거기 있다는 거 인정해.  
         그래서 나도 고전을 읽고, 인간군상들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해.
         많은 애들이 가벼운 연애소설이나 읽는걸 보면 나도 안타깝다고!"
막내: "교실에서 애들이 만화나 읽고, 도서관 책도 그런것만 대출하잖아."
엄마: '금단현상' 감상이 궁금했는데... 그거에 대해 할 말은 없어?"
막내: '소재는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어 인터넷 중독, 마니또, 십자수도.
         하지만 애들이 너무 착해서 우리들 얘기란 실감이 안나."
큰딸: "어른들은 자신의 추억속 동심에 갇혀 애들은 이럴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요새 애들은 어른들의 그런 동심과는 확실하게 달라."

두 딸과 진지한 독서토론을 했는데, 우리 두 딸이 너무 현실적인 세계에 성큼 빠진거 같아 안타까웠다. 어느새 저런 마음을 갖고 있으니, 엄마가 유치하고 순진해 뵈기도 하겠다. 하지만, 우리애들이 특별히 닳아빠진 영악한 아이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주 솔직한 요새 애들이 어른들은 공감하는 동화속 얘기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말은 동화작가들이 조금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나의 서평에 이금이 작가는 이렇게 댓글을 남겼다.

^^;; 열띤 토론의 현장에 함께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군요. 두 따님의 이야기에 마음이 뜨끔합니다. 사실은 우리 딸이 제게 종종 하는 말입니다. "엄마 동화에는 너무 범생이들만 나와. 그래서 잘 공감이 안 가." 알면서도 자기만큼 밖에 못쓰는 것이 이금이라는 작가의 한계이자 특성이라고 생각해주세요.(따님들에게도 전해주세요.*^^*)

저는 물론, 동화의 주된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영합하지 않으면서 공감을 얻어내는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계속 치열하게 고민할 것입니다. 두 따님이 동화에서 멀어지기 전에 그런 글을 써야할텐데... 덕분에 저도 저의 동화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작가의 겸손한 댓글에 우리 딸들과 엄마는 미안해 하면서 그 후에 나온 작품도 다 읽어서, 이금이작가의 작품 27권 중에 23권을 읽었다. 금년까지 나머지 작품도 다 읽으려 작정...... 동화 모임의 10월 토론도서라 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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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 2007-10-0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가가 직접 댓글을 달아준건가요?
좋은 경험이었겠네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대화 수준이 상당하네요.
큰 아이가 고2정도 되면 저런 말도 서슴없이 나오나봐요.
저도 아이들과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고 싶은데
제가 워낙 노는 분위기라 잘 안됩니다.
부러워요.

순오기 2007-10-03 10:13   좋아요 0 | URL
너무 길어서~죄송 ^*^
아이들과 대화내용을 빼려다가 이금이 작가의 댓글을 넣으려면 꼭 있어야겠기에, 작년에 올렸던 출판사 사이트에 남겨준 작가의 댓글이에요.
큰딸은 고3이라 가끔 집에 오면 가볍게 훑어보는 정도의 독서만 합니다.
집에 오는 책은 거의 다 독파하는 막내가 우리집의 문자중독 소녀라지요!
 
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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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유안 선생님의 '초정리 편지'는 출판사 창비의 2006년 제10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짜장면 불어요'와 같이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2006년 겨울 책따세 추천도서였고, 2007년 우수문학도서로도 선정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작품이다. 초등고학년이면 재미있게 읽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우리 한글은 24개의 모음과 자음으로 무려 11,172자를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발명품이다. 가로, 세로의 직선과 네모, 동그라미 가지고 못 만드는 글자가 없는 자랑스러운 문자다. 과학적이며 우수하다고 세계가 인정한 우리글이 우리나라에서는 홀대를 받는 듯하다. 글로벌시대라며 우리글도 미처 깨우치지 못한 꼬마들이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배우느라, 우리글이 뒷전으로 밀려난 현실이 안타깝다. 집현전 학자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우리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은 민족의 위대한 스승이다. 그래서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기도 하다. 이제 한글날을 맞아 훈민정음을 만드신 세종대왕을 기리고 우리글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세종대왕이 초정리로 눈병을 치료하러 갔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훈민정음을 만든 후 실험했을거라는 작가적 상상을 더하여 그려낸 이야기구조가 상당히 흡인력 있다. 토끼 눈 할아버지가 된 세종대왕은 초정리에서 만난 장운에게 글을 가르쳐주었고, 장운은 누이 덕이와 오복에게도 알려준다. 그 후, 드난살이를 떠난 누이와 편지로 소식을 전하는 대목은 참 감동적이다. 또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석수장이로 대궐 공사장에 간 장운이가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느라 바닥에 쓴 글자를 보고 토끼눈 할아버지인 세종대왕과 만나는 장면은 또 얼마나 감동적이던지... 실제 있었던 일처럼 착각이 들 정도였다.

사람 사는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있고,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자기 일에 열심인 사람이 있고, 어영부영 묻어가면서 남 잘되는 꼴은 못보는 시기쟁이도 분명 있는데, 이런 이들이 초정리편지에도 등장한다. 장인정신으로 돌확을 만드는 장운이는 훈민정음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정신과도 겹쳐졌다. 등장하는 사람들의 고운 마음씀씀이도 우리네의 소박한 정이 묻어 나와 좋았다.

어린 백성을 미쁘게 여기사 훈민정음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뜻을 아주 잘 담아낸 작품으로, 이 책은 이야기단락을 ㄱ,ㄴ,ㄷ으로 표시하며 끌어간다. 간간이 나오는 편지에선 지금과 다른 훈민정음 창제 때의 표기를 볼 수 있는데, 그때의 표기에 풀이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이야기만으로도 재미를 주고 감동을 주지만, 한 면에 그려진 그림이 어찌나 고운지 우리 산수화를 보듯 그림에도 후한 점수를 줄만하다. 책을 읽고 나서 그림만 주욱~~살펴보는 맛도 아주 좋다.

이제 한글날이 공휴일이 아니라서 많은 사람들이 잊고 지내기 쉽지만, 한글날은 여전히 국경일이다. 또한 UN의 유네스코에서 까막눈(문맹) 퇴치에 크게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세종대왕상'을 수여하는데, 이것은 한글의 가치와 공적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상징으로 우리의 큰 자랑거리라 할 수 있다.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세계가 우수하다고 인정한 한글을 바르고 곱게 쓰며 아끼고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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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0-0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시절 한글날을 없앤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수님과 반대하는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명동거리를 헤매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놈의 세미나를 명동에 있는 호텔에서 했는데
호텔이란 데를 처음 가봤다는것 아닙니까.
명동은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결국 너무 늦어 들어가지도 못하고 근처에서 친구와 칼국수 사먹고 집으로 왔어요.
한글날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대한민국이 영어때문에 이렇게 미친 짓을 하지 않을텐데요.

마노아 2007-10-01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었어요. 막 뿌듯해지고 자랑스러워지는 느낌... 아름다운 독서였어요^^

뽀송이 2007-10-0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너무 사랑스럽고, 흐뭇하게 읽었었어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행사도 다양하게 하고, '한글날'을 좀 더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외국의 언어학자들은 한글의 우수성에 감탄하는데 정작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속상해요.ㅡㅡ;;

순오기 2007-10-0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동화모임에서 많은 회원들이 좋은 책을 읽은 감동을 풀어놓았답니다. 세종대왕의 뜻과 작품을 쓴 작가의 뜻이 일치된 감동적인 작품이었고,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잘 읽었다는군요.

프레이야 2008-03-25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유안 작가는 부산사람이에요. 이 책으로 상당히 호평을 받았구요.
남구점자도서관에 예전에 사서였던 분의 친언니더라구요.
반갑게도, 저랑 종씨.ㅎㅎ
근데 이 책은 아직 못 읽었어요.

순오기 2008-03-25 21:23   좋아요 0 | URL
배유안작가 부산 사람이고 혜경님이랑 종씨고 아는 사람.ㅎㅎ
이 책은 한글날 즈음해서 읽고 이야기 나누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