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이제서 알을 하나 낳은 새내기지만,  남들이 하는 이벤트가 쬐금 부러웠다~ㅎㅎ   나도, 10,000 번째 방문자께 책선물 드리는 이벤트를 했더니.......

뽀송이님과 나비님이 똑같이 10,000을 잡으셨기에 10,001번째인 아차상 없이 '10,000 번째 주인공'으로 모십니다. 빰빠라밤빠~~~~~

뽀송이님과 나비님은 원하시는 책과 이름, 주소,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앗싸~~  신난다~~ㅎㅎ ㅎ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만큼(?) 큰 가 봐요! ^^



요녀석이 맘에 드시나요?  무려 10번의 공정을 거쳐야 되는 책갈피예요.

10,000 이벤트에 댓글 달아주신 고마운 분들께 전부~~~다 책선물을 못 드리니까 서운하고 죄송해서, 요녀석이라도 드릴려고요. 저는 이 책, 저 책 필요한대로 펼쳐보니까 요 녀석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보다가 꽂아두고 다음에 또 펼쳐보고...... 혹시 필요하시면, 편지봉투에 넣어서 보내드릴테니 주소와 이름 남겨주셔용!

*어젯밤에는 감기가 오려는지 엄청난 해일이 밀려오는 느낌이라, 알라딘에도 못 들리고 그냥 잤습니다. 제가 감기 걸리면 천식으로 급전환되는 체질이라 기침이 장난아니거든요. 그래서 감기 걸리지 않도록 최선의 관리를 하고 있어요. 뜨신 방바닥에서 푸욱~~~ 자고 났더니 거뜬합니다. 님들도 감기 조심하셔요~~~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라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알라딘에 들어왔으니 저도, 알라딘 폐인이 확실한가 봅니다. ^^

** 이벤트를 하면서 하루 방문자가 100 넘는거 처음이라고 썼는데, 서재관리 들어가보니 진즉부터 100 은 넘었더라고요. 10,000 방문 이벤트에 댓글로 참여해 주신 님들이 계셔서, 알량한 제 자존심이 팍~ 섰다는 꼬리를 달면서 또 뿌듯함에 자존심이 팍팍~ 섭니다. ㅎㅎㅎ 

어제 우리 집에 온 자존심, 우리 모두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책이려나 열심히 읽어야지! 불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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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
    from 용이랑 슬이의 책 이야기 2007-12-09 04:38 
    순오기님의 이벤트에서 '참가상'으로 받은 선물들.  (한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이 지내서 ... 이제서야 사진을 올립니다. ^^; ) ▲ 책갈피 두어 개를 보내주실 줄 알았는데, 책갈피에 슬이 책까지 보내주셨다. *^^* "정성이 들어간 선물을 받았다"고 온 식구들에게 자랑을 했다. (아홉 개의 책갈피 중 네 개는 용이와 내 책에 꽂아 놓았기 때문에, 다섯 개만으로 찰칵 ~) ▼ 펭귄(?!) 접기만으로도 감탄을 하고 있었
 
 
bookJourney 2007-11-21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재 주인 순오기님, 축하 드립니다. 더욱 멋진 서재 만드시고, 이웃도 많이많이 만드시길 ~~ (감기도 조심하시고요.)
이벤트 당첨되신 뽀송이님, 나비님, 축하드려요. (부러워라 ~~)

순오기 2007-11-21 06:19   좋아요 0 | URL
용이랑슬이랑님도 책갈피 드릴게요. 주소 남겨주세용! ^^

세실 2007-11-21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이벤트를 하셨나요? 이런....
요즘 확실히 알라딘에 대한 애정이 식었나봐요.ㅎㅎ
님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07-11-21 09:45   좋아요 0 | URL
맞아 맞아~ 세실님 일정 바빠서 알라딘 애정 식었나봐용! ㅎㅎㅎ
오고 가는 댓글 속에 싹트는 사랑, 우정... ^^

2007-11-21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11-21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

순오기 2007-11-21 09:49   좋아요 0 | URL
참여와 축하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으로 아이들과 행복한 겨울나기 되시기를....

뽀송이 2007-11-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순오기님^^
님의 첫 번째 벤트를 나비님과 함께 잡아서 참 기뻐요.^^
거기다가!! 책 선물까지~~^^ 호호
오~우 책갈피 예뻐요.^.~ 정성이 느껴집니다.^^
에구... 이제 감기는 좀 괜찮으신가요?
완전히 컨디션 회복 하실 때까지 계속 따스한 차 자주 마시셔요.^^

행복희망꿈 2007-11-2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나비님 축하드려요.
그리고 순오기님 더 알차고 이쁜 블로그 기대할께요~

2007-11-21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11-2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모낫!!
저두 된거에요????
아유 감사드려요~.헤헤
기대하지 않았는데 당첨이 됐다니 기쁘네용~,^^;;;
주소와 책이름 밑에 댓글로 달겠습니당~.ㅎㅎ

2007-11-24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11-22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이지만, 원하시는 책은 공개해도 되겠죠?
뽀송이님은 '자존심', 나비님은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주문 들어갑니다!
책갈피 보내드릴 분은 마노아님, 용이랑슬이랑님만 댓글 남기셨는데,
못 보신 분들을 위해 하루 더 기다려 볼랍니다.
나중에 '~~걸' 하지 말고 어여어여 주소 남기셔용! ^^

bookJourney 2007-12-01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보내주신 선물 잘 받았어요.
정성이 듬뿍 들어간 책갈피만으로도 감사한데, 슬이 책까지 보내주셔서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책갈피 뒷면까지도 감동적이었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꾸벅)

순오기 2007-12-02 14:36   좋아요 0 | URL
일반우편물로 보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빨리 받으셨네요 ^^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슬이가 예뻐서...무궁무진한 이야기 만들어보세요!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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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의 힘'으로 글을 쓴다는 작가 황석영이지만, 나는 이 책을 세번에 걸쳐 끊어 읽었다. 세번에 나누어 읽으니 리뷰를 뭐라 써야할지 난감해서 또 열흘이나 지났다. 그래도 오늘은 엉덩이의 힘으로 글을 쓴다는 작가의 말을 생각하며 나도 엉덩이의 힘으로 끄적여 본다.

바리데기, 너무나 익숙한 우리의 설화다. 우리 설화를 모티브로 작가적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이며, 방북사건 후 본의 아니게 망명생활을 했던 작가의 경험세계를 녹여낸 작품이라 느꼈다. 하지만 설화와 바리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전개가 가독성을 떨어 뜨렸고, 특히 바리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으로 풀어가니까 현실성이 덜 느껴졌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은 우리와 너무 동떨어져서, 독자가 공감하고 열광하기엔 거슬리는 요소 같았다. 개인적으로 환타지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현실성이 없고 일종의 도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황석영이 환타지적 요소에 기댄 것인지, 명성에 걸맞는 스테디셀러를 위해 대중에 영합한 것인지 의문이 꼬리를 쳐든다. 

'황석영'이란 이름만으로 그의 작품을 평가하기엔 요즘 독자는 너무나 영리하고 날카롭다. 하여간 개인적 평가는 그의 전작들에 비해 탁월하거나 노벨상 운운할 정도의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토리 전개나 구조도 바리데기 설화에서 차용한 것이지 온전히 그의 창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이야기를 끌어가는 그의 문장이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고,

바리데기라는 제목에서부터 읽혀지듯이 주인공 바리는 버려진 아이다. 일곱 번째 딸이어서 부모에게 버려지고, 김일성 사망후 북한의 경제상황 때문에 국가로부터 버려졌다. 물론 살아남기 위한 탈북이고 도피였지만 결국엔 국가 없는 난민으로 흘러갔고, 바리의 인생역정은 주변의 영향으로 뒤틀렸기에 자기 삶의 주체라는 면에서도 버려진 진정한 바리데기다. 하지만 독자들에겐 사랑을 듬뿍 사랑받고 있다. ^^

북한에서 바리의 성장과정은 사람 사는 세계는 이데올로기가 달라도 결국 인간 보편의 정서가 다르지 않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북한 사투리로 풀어낼 뿐 청진에서의 생활이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1990년 중후반부터 끔찍한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의 실상을 목격하게 된다. 버려진 운명에서 살려낸 할머니와 흰둥이에 의지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도 이해된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바리공주 설화와 교차되면서 바리의 인생을 풀어가는 방식이 소설에 쏙 빠져들기엔 방해가 된다.

바리는 열두살에 가족과 흩어져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출한다. 탈북 주민들의 삶이 여지없이 드러나 가슴 무겁고 착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경지역에서 살때 할머니와 아버지, 바리가 보여주는 정신은 바로 사람의 자존감을 보여준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황에서도 그런 정신이 사람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밥과 같아서 오래가면 쉬게 마련이라 자꾸 폐를 끼치면 나중에 정말 도움이 긴요할 때는 냉정하게 돌아선다"는 아버지 말씀에 공감한다.

중국에 혼자 남게 된 바리는 샹 부부에게 마싸지와 발바닥 혈을 배워 살아가는 방편으로 삼는다. 손님의 발바닥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이는 특별한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샹 부부가 사기를 당하고 바리는 샹언니와 같이 영국으로 가는 배에 태워진다. 콘테이너에서 짐승처럼 취급 받으며 비참한 상황에서도 마침내 영국에 도착한다. 설화 속 바리공주처럼 우리 주인공 바리의 험난한 인생은 영국에서도 계속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세계 어디서도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삶은 비참하다는 것이다.

영국 연립주택에서 만난 관리인 압둘 할아버지와 바리는 마음이 통하고, 할아버지의 손자인 알리와 열여덟살인 바리는 결혼한다. 행복할 것 같은 바리의 인생은 또 한번 뒤틀린다. 남편 알리는 동생을 찾아 파키스탄으로 떠나고 소식이 끊어진다. 혼자가 된 바리는 딸 '홀리야 순이'를 낳아 압둘 할아버지와 키우지만 아이는 죽는다. 순이를 잃고 바리는 식음을 전폐한다.

"아무런 악한 것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신은 왜 고통을 주나요? 우리가 받은 고통은 무엇 때문이고, 어째서 악한 것이 승리하는지?" 인간 실존의 고통에 직면한 바리는 침묵속에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어려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특별한 능력을 얻었던 것처럼, 바리는 순이를 잃고 죽음을 넘어선 깨달음을 얻는다. 바리데기 설화에서 말하는 생명수를 찾은 것이다. 바로 압둘 할아버지의 입으로 전하는 작가 황석영의 목소리가 아주 아주 크게 들리는 부분이다.

"신은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시는 게 그 본성이다. 불행과 고통은  우리 모두가 이미 저지른 것들이 나타나는 거다. 육신을 가진 자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지상에서 이미 지옥을 겪는다. 미움이 바로 바로 자기 지옥이다.신은 우리가 스스로 풀려나서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기를 잠자코 기다리신다.(263쪽)"

"우리가 받은 고통은 사람들의 욕망 때문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아무도 없다. 이승의 정의는 늘 반쪽이다(282쪽).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286쪽)"

3년 후 바리가 스물한 살 되던 해에, 남편 알리는 오랜 가뭄 끝에 느닷없이 소나기가 내리듯이 갑자기 돌아왔다. 바리는 다시 아기를 갖고 새로운 삶을 이어간다. 사람들의 삶이란 이렇게 자손을 낳으며 끝없이 이어져 세계가 하나되는 것이런가? 작가는 생명수를 찾은 바리의 미래를 독자의 몫으로 남긴채 마무리한다. 작가가 그려낸 우리의 바리는 설화 속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모습으로 불쑥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책을 읽고 난 솔직한 소감은, 작가가 너무 많은 욕심을 낸 듯하다. 기아와 전쟁과 세계화의 병폐 등, 인간의 온갖 참상을 보여주기 위해 현실과 꿈을 교차시키며 풀어내지만 독자가 다 수용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슬쩍 슬쩍 건드리듯 언급만 하지 어느 하나도 깊이 있게 파고 들지 못한다. 차라리 그 중 한가지를 철저하게 헤집고 들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여러 민족과 인종간의 이동과 조화를 얘기하고 싶었다는데, 책을 읽은 독자가 고개를 끄덕여야지 작가의 인터뷰나 해설로 집어 넣으면, 소설로서의 주제는 살아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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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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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쯤 EBS라디오 프로그램 '책 읽어주는 여자'에서 낭독해주는 '구덩이'를 들었다. '어라~ 이 책 정말 재밌겠는데~' 생각하며 바로 구입했고, 큰딸이 대입수시 면접 보는 날, 등나무 아래서 읽다가 접어둔 채 여러 날이 지나 오늘 숙제처럼 마저 읽었다. 너무나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통쾌한 반전이 기대 이상이다. '오호~ 루이스 새커라, 꼭 기억해야 할 이름이구나! 그의 또 다른 작품 '웨이 사이드 학교'도 읽어봐야겠다.


표지의 강한 색채가 시선을 끌어당겼지만, 책을 읽기 전엔 어떤 의미인지 모르니까 그다지 호기심이 발동하진 않았다. 그냥 청소년문학이라 이렇게 컬러플 한 것일까 정도로 지나쳤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본 표지는 절묘한 수수께끼의 답을 제공하고 있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거다! 저 붉은 손톱이며 양파, 해바라기 그림까지~ㅎㅎㅎ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퍼즐 맞추는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거꾸로 읽으나 바로 읽으나 같은 발음인 스탠리 옐내츠(Stanley Yelnats)“아무짝에도-쓸모없고-지저분하고-냄새-풀풀-나는-돼지도둑-고조할아버지” "키스하는 케이트 바로우' 가 이 책의 키워드다. 즉 세 이야기를 축으로 구덩이의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진진함, 퍼즐을 맞추듯 이야기들이 맞물리는 개연성과 '아하~ 이런 거였구나!' 뒤통수를 후려칠 듯한 반전을 준비하고 복선을 충분히 깔아 놓았음에도 중반까지는 결코 눈치 채기 어렵다. 초반은 짧은 챕터로 스탠리의 초록호수 캠프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뜬금없는 이야기가 왜 끼어드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사건이 한 줄로 꿰어진다는 느낌이 들면서부터 긴장을 놓지 않게 된다.



오호~ 참으로 절묘한 구성이다. 초록호수 캠프에서 스탠리와 제로가 엮어가는 우정이 바로 5대에 걸친 스탠리 가문의 불운과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열쇠였던 것이다. 루이스 새커,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고 최근 읽은 도서 중 최고의 재미를 준책이다. 이 책은 청소년소설이기에 당연히 성장소설이고 모험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더하여 추리소설이며 고발성이 담긴 사회소설로 분류할 수 있다.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이런 요소들이 그에 걸맞는 재미를 충분히 제공하며 독자를 눈 돌리지 못하게 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의 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탠리는 뚱뚱하고 친구하나 없이 왕따 당하는 소년이었지만, 불운한 시간에 불운한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클라이던 리빙스턴의 운동화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소년원에 버금가는 '초록호수 캠프'에 가게 된다. 하지만 소년은 재수 없는 자기 가문을 탓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물 한 방울 나무 하나 없는 이름뿐인 초록호수캠프에서 날마다 가로 세로 깊이가 1.5미터인 구덩이를 파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다. 같은 방의 소년들과도 '좋은 게 좋은 것'이란 태도로 적응해 나간다. 어쩌면 저 녀석 바보 아냐? 할지 모르지만 그의 지혜로운 처세 방식이다. 거기에 성실함까지 더해 모든 걸 묵묵히 감당해 나가는 스탠리에 비해 소년들은 약아빠지게 이기적이고 남을 이용해 먹는 질풍노도 십대들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제로는 좀 다른 구석이 있어 호감과 믿음이 간다.



방울뱀 독으로 만든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으로 잘못하면 가차 없이 긁어버리는 소장과 미스터 선생님이나 펜댄스키 선생님은 온갖 추함을 가진 어른들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작가는 인물들의 특성을 그려내며 초록호수 캠프의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주지만 절대로 우울하거나 자학에 빠져들지 않도록 아주 유쾌하고 경쾌하게 그려낸다.


운명을 탓하지 않고 노력한 대가였는지,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얽힌 불운의 고리를 끊고 마침내 보물을 차지하는 스탠리와 제로는 비로소 저주의 늪에서 벗어난 인간승리로도 읽힌다. 그들이 왜 구덩이를 파야했는지, 소장은 왜 구덩이를 파게 했는지 모든 수수께끼가 한꺼번에 풀리는 반전의 마무리, 흠~  대 만족이다. 충분히 별 다섯을 얻을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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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헉, 구덩이로 청소년부분 1등 먹었어요! ^^
    from 파피루스 2007-12-15 09:18 
    >> 접힌 부분 펼치기 >> 지난 가을, 10월 24일에 큰딸이 수시 지원한 대학 면접이 있었다. 아이는 면접장소에 들어가고 남은 부모들은 초조한 시간을 기다림으로 견디고 있었다. 등나무 아래 의자에서 혹은 잔디밭에 걸터 앉은 부모들의 초조한 시간......미안해서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우선 자료 사진 하나씩 담고, 나는 여유있게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다. 바로 루이스 새커의 '구덩이
 
 
라로 2007-11-1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보세요~. 전 영화로 먼저 봤는데,,,재밌어요~.
근데,,흑,,,,님꼐 뭔 할말이 있어서 댓글을 달려 했는데
위 한줄 쓰고 잊어먹었다요!!!흑
기억력이 10초 안팍이야요!!!우짜면 좋아요!!!ㅜ

뽀송이 2007-11-20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관심도서였는데 아직 못 읽어봤어요.^^;;
순오기님이 마음에 들어 하는 책이니까 당연! 괜찮은 책일 것 같아요.^^
나비님~~ 이 책 영화로도 있군요?
저도 한 번 보고 싶어요.^^

순오기 2007-11-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얼렁 기억 되살려보세요!
뽀송이님, 정말 재미있는데 내가 리뷰를 잘 살려내지 썼어요.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상영했나요?
저도 영화정보에 어두워서리... ^^

멜기세덱 2007-12-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ㅎㅎㅎ 2개나 되셨네요...ㅎㅎㅎ

순오기 2007-12-14 11:54   좋아요 0 | URL
뭐가요?
설마 리뷰대회에서~~~헉! 빨리 가봐야지~~~~~다다닥

순오기 2007-12-15 14:41   좋아요 0 | URL
아~ 꿈의 리뷰대회, 참가적립금이 500원씩 들어왔기에 하나도 안 된 줄 알았어요ㅠㅠ 역시 즐거운 독서가 즐거운 결과를 가져다 주는군요. 이래서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니까요!!

2007-12-14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12-14 12:20   좋아요 0 | URL
어머~ 감사합니다. 님 리뷰를 읽고 나서 책을 샀는데... 기뻐요!^^

마노아 2007-12-1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축하해요~ 원없이 책 읽으실 수 있겠어요(>_<)

순오기 2007-12-14 16:48   좋아요 0 | URL
쌓인 책이 많아서 당분간 책 사는거 자제할려고 했는데...ㅎㅎ
그래도 사 놓은 책부터 읽어야 겠지요! ^^

행복희망꿈 2007-12-1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축하드려요.
내년에는 책 읽으신다고 더 바빠 지시겠네요. ^*^

순오기 2007-12-14 16:49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 이런 일도 생기네요~~
알라딘에 붙어 산 보람이 막 느껴지는 순간! ^^

프레이야 2007-12-14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2관왕 축하드려요!!
전 달랑 하나^^ 리뷰대회 공지 나기 전에 쓴 건데 이게 왠 떡이람..

순오기 2007-12-14 16:50   좋아요 0 | URL
예, 감사해요. 혜경님 이름도 확인만 하고 학교 갔다 왔어요.
이제 들어가서 축하댓글도 달고 찬찬히 봐야겠어요!

세실 2007-12-1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축하드립니다. 2관왕 대단하세요~~
저두 다른 분이 알려주셔서 가 보았답니다. 한 턱 쏘세용~~~

순오기 2007-12-15 14:44   좋아요 0 | URL
와와와2~~ 세실님 한턱은 책으로 쏘아야겠죠? ^^

비로그인 2007-12-15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이런 내용이었구나~ ^^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거다'에 공감 1표.

순오기 2007-12-15 14:42   좋아요 0 | URL
정말 재미있는 책이예요. ^^
 

11월도 저물어간다.

누군가는 10만번째 방문, 즐찾 300 등 기가 팍~ 죽을 이벤트를 하시던데

나는 소박하게 10,000 방문 이벤트라도 해볼까 생각했는데

오늘밤 들어와보니 이런 기록이 있다.

서재지수 : 15330점


  • 마이리뷰: 175
  • 마이리스트: 46
  • 마이페이퍼: 38
  • 즐겨찾기등록: 38명
  • 오늘 127, 총 9947 방문

하루 방문자가 100 이 넘기는 처음인 것 같다.

그럼 10,000은 내일일텐데...... 할까?  ~~~~ 말까?  ^^

**그래 순오기의 파피루스서재 10,000번째 방문자께 나도 책선물 한번 해 보자!

   음, 아쉬운 10,001번째 방문자께는 아차상이라도 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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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즐겨찾기 500번째 주인공을 찾습니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7-20 21:51 
    어제까지는 즐겨찾기등록 수가 499명이었는데,오늘 드디어 500명이 되었다.서재지수 : 216930점 마이리뷰: 1752편 마이리스트: 119편 마이페이퍼: 869편 즐겨찾기등록: 500명 오늘 320, 총 372236 방문 500번째 즐겨찾기 하신 분을 찾는데.... 노출 허용을 하지 않아서 뉘신지 알 수가 없다.오늘 7월 20일에, 순오기의 서재를 즐겨찾는 서재로 등록하신 분은 손들
 
 
라로 2007-11-19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지수 : 15330점

* 마이리뷰: 175편
* 마이리스트: 46편
* 마이페이퍼: 38편
* 오늘 133, 총 9953 방문


저 희망이 다음 젖먹일 시간까지 깨있으면 10000을 잡을 수 있을듯,ㅎㅎㅎ
근데 넘 자고 싶어요~~~.ㅜ

순오기 2007-11-19 23:58   좋아요 0 | URL
나비님, 밤 시간엔 방문자가 많지 않아요. 걱정마시고 희망이와 편히 주무세용! ^^

웽스북스 2007-11-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방문자 이벤트는 1만번째 때 해보려고 꾹꾹 참고있어요 ㅋㅋ

마노아 2007-11-20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31, 총 9985 방문
아침 시간에 나올 것 같아요^^

뽀송이 2007-11-20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32, 총 9986 방문
순오기님~~ 즐겁고, 의미있는 이벤트 되셔요.^.~
곧!! 나오겠지요.^^

순오기 2007-11-2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9시 59분 현재, 오늘 36, 총 9990 방문 방문입니다! ^^

조선인 2007-11-2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45, 총 9999 방문

조선인 2007-11-2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누군가 당첨자가 나오겠네요.

뽀송이 2007-11-2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46, 총 10000 방문


뽀송이 2007-11-20 11:55   좋아요 0 | URL
룰루랄라~~~^^
순오기님~~~ 제가 님 벤트 꽉!! 잡았어용.^^;;
큰애 참고서 사러 들어왔다가 혹시나해서 또 들렀는데...^^;;
너무 좋아요.^^ 크큭
방문자 10000!! 축하드립니다!!!

라로 2007-11-2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46, 총 10000 방문

ㅎㅎㅎ저두 같은 숫자가 나오네요~.ㅎㅎ
어떻게 이렇게 될까요???ㅎㅎ

라로 2007-11-20 11:59   좋아요 0 | URL
어제 밤에 이미 당첨자가 나왔을것 같았는데,,,어쨌든
이벤트 즐거우셨나요???ㅎㅎ
제 이벤트는 아직 진행중이라는거 아시죵?
뽀송이님 축하드려요~~~.^^

실비 2007-11-2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56, 총 10010 방문
오 축하드려요... 지나버렸네요.^^:

마노아 2007-11-2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56, 총 10010 방문
앗, 당첨자 나왔군요. 축하해요^^

웽스북스 2007-11-2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62, 총 10016 방문
저도 놓쳤네요 ㅋㅋ

행복희망꿈 2007-11-20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들어오지 못했더니 벌서 끝났네요.
오늘 90, 총 10044 방문
오늘 방문 90번째네요. ㅋㅋ

프레이야 2007-11-2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히힛 잡을 수 있으려나요.. 캡쳐는 잘 못해서리~

아영엄마 2007-11-2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벤트 여셨군요. 참가는 못했지만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알맹이 2007-11-20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늦었지만. 10000 축하드려요~! ^-^

멜기세덱 2007-11-2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늦어서 억울하지만....축하드려요...ㅎㅎㅎ

순오기 2007-11-21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아주신 님들께 감사~ 넙죽 절하옵니다.
10,000번째 방문 잡아주신 뽀송이님, 나비님 축하~~~~ ^^
원하시는 책과 주소, 이름, 전호번호 비밀글로 달아주세요!

어젯밤엔 감기가 오려는지 엄청난 해일이 밀려오는 느낌이라 일찍 잤습니다.그리고 신새벽에 일어나 여기부터 들어왔으니 확실한 알라딘폐인이 맞는걱 같아요~~~~~~ㅎㅎㅎ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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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의 이름을 익히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글이 많고 그림도 상당히 거칠게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보르카를 통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일까?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곰곰 생각하게 된다.

버닝햄의 젊은 시절 첫번째 그림책으로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주는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을 받은 작품이란다. 어린이 그림책에선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한 특징이다. 따라서 어린 독자의 눈길을 잡아 끄는 것도 역시 그림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의 눈길을 잡아 끌지도 붙잡아 두지도 못한다. 또한 이야기에 빠져들기도 어렵고 집중하는 시간도 짧다. 왜 그럴까 따져보니, 보르카를 제외한 등장인물의 이름이 귀에 낯설고 입에 올리기도 어렵기 때문일거라 생각됐다. 게다가 매끄럽지 못한 번역, 우리말 어순에 맞지 않는 문장이 간간이 눈에 띈다. 출판된지 10년도 넘었으니 번역을 다듬어서 개정판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의 특성에 맞게 세심하게 살펴보자. 검은선으로 굵게 처리된 그림이 강하고 거칠게 느껴진다. 보르카가 부딪혀야 할 세상이 이렇게 거칠고 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부모형제의 사랑을 받으며 곱게 자라야 할 보르카는, 남들과 달리 깃털없이 태어났기에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다. 깃털이 없는 것말고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놀림거리가 된다. 포근한 깃털처럼 회색실로 털옷을 짜 입힌 어머니조차도 보르카의 외로움을 알지 못한다.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바로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다. 자녀의 성장기에 엄마 역할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아이가 부르면 달려가서 안아주고 놀아줘야 하는데, 엄마는 바쁘다고 혼자 놀아라 방치하는 경우가 있으니 플럼스터 부인과 다를바가 없다.

혼자 갈대밭에 들어가 엉엉 우는 보르카가 우리 아이의 모습은 아닐까 돌아보게 한다. 바쁜 일상에 아이를 소홀히 하여 울게 하지 않는지,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못해 끙끙 앓는 일은 없는지 세심한 보살핌으로 키워야 한다. 보르카가 수업에 빠지거나 겨울여행에 빠졌어도 알아채지 못한 부모라면 온전하게 돌봤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보르카는 이제 세상에 버려져 혼자 거친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 세상은 따뜻한 온실이 아닐진대 이 일을 어쩔거나?

보르카, 눈물만 흘려서는 안돼! 자~ 온통 회색빛으로 보슬보슬 비까지 내리는 바닷가의 풍경은 보르카가 헤쳐나갈 세상이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 용감하게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보르카는 어두컴컴한 바닷가 불거진 배 한 척을 골라 올라갔다. 멍멍 짖어대는 개를 만나 지붕 있는 곳에서 쉬고 싶었다고 말한다. 스스로 용기를 내어 다가서는 것, 바로 이것이 장애우가 세상에 나아갈 때 가져야 할 기본자세다. 누가 먼저 손내밀거나 도와주지 않아도 움츠러들거나 뒤로 물러서지 말고, 남들과 달라도 먼저 손내밀어 세상과 함께 손잡고 가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보르카는 코롬비 호에서 멍멍이 파울러의 도움으로 선장과 사람들과도 친해진다. 물론 당당하게 배삯만큼 일을 거들고 맛난 음식을 듬뿍 받는다. 장애우라고 무조건 동정이나 일방적인 도움만 받아서는 안된다. 스스로 한몫을 감당하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보르카는 선원으로서 한몫을 담당하고 드디어 런던에 도착한다. 이제 회색바다가 희망에 찬 붉은 그림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보르카의 앞날에 희망이 보인다. 혼자 남겨졌어도 포기하지 않고 새 길을 열어간 보르카는, 이제 도전하면 앞이 보이고 노력하면 길이 열린다는 것을 알 것이다.

런던에 도착한 선장은 온갖 기러기들이 살고 있는 큐가든에 보르카를 내려 놓았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건 서운하지만 런던에 오면 꼭 만나러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작별한다. 큐가든에선 아무도 보르카를 보고 놀리거나 웃지 않는다. 모두들 친절하고 보르카가 부족한 것을 가르쳐 주었다. 보르카는 그들과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이 장애우를 대하는 세상의 태도라고 말한다. 나도 처음 한두 번 읽었을 땐 그렇게 생각했다. 부모형제도 결국 어쩔 수없이 버리거나 시설에 맡긴다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여러번 읽어주면서 그게 다일까? 곰곰 생각하니 또 다른 것들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장애우 스스로 헤쳐가야 할 세상 이야기로 해석한다. 가족에게 버림 받았다고, 또는 선장이 수용시설에 맡겨버렸다고 슬퍼하고 좌절했다면 보르카가 큐가든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바로 자기에게 닥친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는 결코 자신을 행복하게도, 발전시키지도 못한다. 보르카는 큐가든에서 친구들의 친절에 감사하며 함께 어울려 비로소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장애가 아니라도 남들과 다른 특성 때문에 어울리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로도 읽힌다. 보르카도 깃털 없는 것 외에는 다른 문제가 없었으니까. 소심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도 해석된다. 먼저 나아가고 먼저 손내밀며 같이 어울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나가 될 수 있다. 장애 때문에 버리거나 입양 보내는 경우가 있듯이, 보르카도 런던으로 혹은 수용기관으로 입양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제 가족만이 책임질 일이 아니고 사회가 같이 감싸안아야 할 일이다. 보르카가 큐가든에서 행복했듯이 남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들도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 권리를 사회가 찾아줘야 한다.

존 버닝햄은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큐가든 같은 세상을 꿈꾸며 보르카를 내 놓았을 것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큐가든 같은 낙원을 이 땅에 실현하자고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의 음성이 들린다. 우리도 보르카와 약속을 지킨 선장과 파울러처럼, 큐가든을 찾아가 행복한지 살피며 세상을 향한 그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말고 함께 살아가야 하리라!

초등학교 저학년은 저학년대로 고학년은 고학년대로 눈높이에 따라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주제에 접근하도록 어른들이 이끌어주면 좋을 책이다. 요즘은 장애우를 소재로 한 동화가 많다. 아이들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마음도 준비되었고 실천할 의지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아직 그런 준비가 충분치 않다. 따가운 눈총도 불쌍히 여기는 눈길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때마다 장애우들도 움츠러들거나 물러서지 말고 당당히 현실과 부딪혀 보르카의 큐가든 같은 세상을 이루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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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7-11-19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사는 세상이 큐가든 같은 곳이면, 모든 사람들이 선장과 파울러 같았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07-11-19 10:33   좋아요 0 | URL
아이구~ 새벽에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새벽에 올리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횡설수설 한 것 같아 읽어보며 수정했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주제에 접근하려는 것이었는데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네요.

마노아 2007-11-1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독서 수업에 저도 참여하고 싶어요. 배울 게 너무 많아요(>_<)

순오기 2007-11-20 00:0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알라디너들에게 저도 많을 것을 배우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