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 전10권 세트 - 반양장본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새해에 중2 아들녀석에게 '한강'을 읽으랬더니 이제 3권을 읽었고, 6학년인 막내는 열흘만에 10권을 다 읽었다. 아이가 남겨 놓은 일기를 보다가 오래 전 내 홈페이지에 올렸던 걸 뒤적여 봤다. 2003년 8월 9일, '한강' 10권을 읽고 내가 남겼던 감상이다.

존경하는 조정래 선생님!
순수한 마음으로 감동 받고 드리는 찬사랍니다.

1996년 큰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기념으로 님의 장편 읽기에 돌입했고, 대하소설 '아리랑' 12권을 두 달에 걸쳐 읽고 가슴에 차 오르는 격정, 일본에 대한 분노~ 우리 민족의 아픔을 이리도 절절하게 그려 낸 당신이 참으로 큰 산처럼 다가왔었죠.

  '그래 우리 삼 남매를 자랑스런 호남인으로 키워야지!'  한 아름 차 오르던 감동은 오랫동안 물결 쳤지요.  94년 대선 때 '호남인의 정서'라는 말의 의미와 깊이를 눈물겹게 이해하며, '아~ 나도 이제 속까지 광주 사람 다 되었구나!' 생각했었죠.

  2000년 이었던가~ '광주시민의 날' 백일장에 5학년이던 큰딸을 데리고 나갔다가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나의 핏줄, 나의 분신'이란 제목의 산문으로 일반부 우수상을 받았지요. 삼 남매를 키우다 보니 일기나 편지 한 장 제대로 쓰지 않아, 글쓰기와 거리가 멀게 살다가 받은 상이라 '이제 한 번 글이라는 걸 써 볼까?' 하는 마음도 잠시 들었죠.  

  그 후 '태백산맥' 읽기를 시도했는데 전라도 말이 영 입에 붙지 않아 자꾸 자꾸 다시 읽다가 결국 덮어 버리고 말았네요.  여기 저기서 귀동냥으로 주워 듣긴 했지만, '태백산맥' 읽기에 재도전 해야겠다 생각도 합니다.

  한국전쟁 6.25를 건너 뛰고,  5.16쿠데타 이후의 현대사를 펼쳐놓은 '한강' 읽기에 들어갔지요. 2003년 2월 14일부터 읽기 시작해 2~3일에 한 권씩 읽어 3월 27일까지 8권 절반쯤 읽었는데... 그만 다른 일에 시간을 많이 허비해 덮은 채 4개월이 지나 버렸네요. 8월 1일부터 시작된 휴가에 두문불출 방콕하고 드디어 10권까지 다 읽었답니다. 

  현대사의 굴곡을 유일민 유일표 형제를 축으로, 수많은 가공의 인물들을 창조해 그려 낸 굴절된 우리의 역사... 너무나 가난했기에 오직 '잘 살기 운동'을 하며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했던 장기집권의 독재, 나의 성장기에 듣고 겪었던 사건들이기에 더 가슴 아프게 이해되었지요. 산업화와 근대화를 겪으면서 아직은 분배할 때가 아니라는 미명하에 근로자들이 겪는 인간 이하의 삶,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통을 보면서 지금은 너무나 쉽고 편케 사는 우리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의 횡포에 무방비로 당하기만 하는 없는 자의 비애... 분단의 아픔을 인생 포기하고 싶을 고통으로 감당하는 유일민 가족의 아픔, 분노, 좌절, 체념... 젊은이의 인생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날개가 꺾여 너무나 가슴이 막혀버리던 안타까움.

  끝내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체념속에 자기 앞의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여 자족하며 사는 그들 형제~ 안타까운 여인 임채옥과의 사랑의 완성...그것으로 그의 고통이 보상되지는 않겠지만 그나마 해피엔딩하는 그들 형제에게 맘껏 박수를 보냅니다. 

  광주 5.18 아픔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유일표 일행이 기차에 오르면서, 오늘도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의 증인으로 '한강'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죠. 그 다음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면서...


  나는 '한강'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대하소설 세 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을 쓰느라 마흔에서 예순까지 20년 세월을 바쳤다는 작가 후기를 읽으며 눈물이 나더군요. 초등 4학년이던 아들이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갔다 와 결혼해 그 아들이 태어난 세월을 헤아려보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잉태하여 출산하기까지의 작가정신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지요.

  나의 가슴을 물결치게 했던 감동은 작가 조정래 선생님을 큰 사람으로, 내 가슴에 모신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 계기를 만들었음을 고백합니다. 내내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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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16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아리랑,태백산맥,한강이 있습니다.
올해는 그것들을 읽으려 생각중이에요.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님의 말씀대로 쓴 사람의 정성을 생각한다면 하나도 어렵지 않은 일이지요.
절절하게 배어나오는 작가에 대한 님의 마음도 잘 느끼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순오기 2008-01-16 16:02   좋아요 0 | URL
다시 보니 너무 길~~~~~군요. 예전에 올린 걸 복사했더니만...
제가 쓰고도 다시 읽으면 눈물납니다. 그래서 어디를 뺄 수가 없지만(^^) 뒷부분은 페이퍼로 작성하려고 잘라냈어요.
작가와 작품에 대한 감동이 쉬 사라지지는 않더군요.

꿈꾸는잎싹 2008-01-16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선배님 글..좀 되시나봐요?
엄청 리뷰많이 쓰네요.^^

순오기 2008-01-16 14:59   좋아요 0 | URL
요즘은 오전에 학교 갔다오면 오후는 한가하거든요. ^^
이제 나이가 먹었는지 귀찮아서 집으로 오는 애들을 다 떼었더니, 이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ㅎㅎ
이 글은 2003년에 썼던 걸 옮겨놓았어요. ㅠㅠ

2008-01-16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01-16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한강 참 좋아한답니다
예전에 쓴 날림 리뷰를 찾아보니 전 김선오의 이야기를 써놨었네요
가물가물, 다시 읽어도 새로울거야 분명 ㅋㅋ

순오기 2008-01-17 03:21   좋아요 0 | URL
아~ 김선오... 모델이 되는 실존 인물이 있다더군요.^^
저도 이젠 오래되어서 가물거려요. 애들이 얘기하면 아하~ 이러죠! ^^
그래서 또 책을 다시 보게 되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산왕부루 1 책읽는 가족 35
박윤규 지음, 이선주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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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의 주인공은 단군 할아버지의 장자로 고조선 2대 임금이 된 '부루'의 이름을 가진 호랑이다. 부루의 아버지인 '고시리'나 거불단, 솔나 등의 이름도 '한단고기'에 나오는 옛 임금의 이름을 빌어 썼다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받아 산왕이 되는 호랑이 부루를 따라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다. 어머니의 산이라 일컫는 지리산에서 태어난 부루는 토끼의 빨간 눈이 무서워 도망치는 겁쟁이 꼬마였다. 그런 부루를 보며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 당연하지 않겠나. 아버지인 산왕 고시리는 부루가 강해져서 대를 잇기 바란다. 부루가 강해지기 위해선 백두대간을 타고 아버지의 산이라는 백두산에서 자기 짝을 구해 오는 것, 부루가 벼락가시골이라 표현된 휴전선을 넘어 백두산까지 가 짝을 구해 진정한 산왕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여러번 감동을 받았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먼저 제대로 된 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얼마나 큰 틀을 가지고 '산왕부루'를 썼는지 공감이 됐다. 바로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얘기한다는 것, 분단으로 땅 위에 사는 모든 생명들이 힘들게 산다는 것도 충분히 공감되었다. 동화가 이런 맥을 짚어주는 것이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초등 고학년이상 청소년들이 읽으며, 나라를 사랑하고 뭔가 할 일을 찾아 뜻을 세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당장 좋은 학교 보내기 위해 단편 지식을 달달 외우는 공부보다, 정말 큰 뜻을 담을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게 진정한 교육이란 생각에 마음이 착찹하기도 했다.

등장하는 동물이 많아 헷갈려서 가독성이 좀 떨어지기에,나중엔 이름과 동물을 줄로 연결해 적어 놓고 보면서 읽었다. 호랑이:고시리-수밀리-부루-솔나, 은빛수염-산양, 은빛구름-다람쥐, 푸른목도리-늑대,부루의 젖어미, 얼음눈-늑대, 돌쇠박이-멧돼지, 가륵- 한라산 흰사슴, 차차웅-반달곰...  등장동물이 엄청 많아서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이해하기가 좋다. ^^

낯설고 어려운 우리말을 잘 살려낸 장점이 돋보인다. 모꼬지, 대매, 싸울아비, 매조지, 가시버시, 벼락쇠막대, 벼락가시골... 등 신선함이 느껴진다. 지리산을 시작으로 한라와 백두까지 한반도 전체를 무대로 삼은 스케일 큰 작품인데, 1편에서 부루가 우여곡절을 거쳐 한라산에 가서 흰사슴인 가륵에게 사향을 받고 큰 깨달음을 얻는다. 힘은 용기와 지혜를 움직이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 진정한 사랑안에 모든 게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백두산을 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한반도 백두대간을 부루와 동행하며, 이선주 화가의 삽화에 우리의 주인공 '부루'와 같이 싸울아비들과 한판 대매를 벌이거나 매조지를 하는 것처럼 즐거운 책읽기라서 손에서 놓기 어렵다. 자~~ 이어지는 2편을 기대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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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백두대간의 정기를 받은 산왕 부루
    from 파피루스 2008-06-29 17:11 
    1편을 올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누군가 이 책을 구입하면서 땡스투를 눌러주셨기에 2편을  기대하시라고 마무리했던 1편 말미에 책임을 느껴 2편을 뒤늦게 올린다. ^^ 우리의 국시가 '통일'이 아니고 '반공'을 부르짖던 시대도 지났고, 이제는 공산주의 사상도 빛바랜 유행처럼 이데올로기 대림의 시대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적 과제는 '통일'이고, 우리의 소원이 '통일'임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 분단의 세월이 길어질
 
 
 
아툭 그림책 보물창고 2
요쳅 빌콘 그림, 미샤 다미안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몇 장만 넘겨봐도 보통의 어린이 그림책과 다른 것을 발견한다. 밝고 화려한 색의 어린이 그림책과 다르게, 회색과 청색이 주조를 이룬 눈덮인 에스키모 마을, 소년 '아툭'이 주인공이다. 어두운 색조에 절제된 그림이 끝없이 펼쳐진 에스키모 마을을 지켜보게 한다. 어른들은 뭔가 음미할 게 많은 철학적인 책으로 받아들이고, 아이들은 눈나라를 동경하는 맘으로 지켜본다는 게 다를까? 책장을 넘기면서 차분하게 가라앉는 마음은 색조와 내용이 주는 영향일 것이다.

아툭은 다섯 살에 아버지에게 갈색 개와 썰매를 선물받는다. 처음으로 내 것이 생긴 아툭은 개에게 '타룩'이라 이름 짓고 정을 들인다. 소년 아툭과 타룩이 함께 뛰며 뒹굴고 끌어안으며 지낸 행복한 날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려볼 수 있다. 소유물에 대한 유년기의 첫사랑은 내게도 황홀한 떨림이었다.

이렇게 아끼던 타룩을 아버지의 썰매개 무리에 끼여 첫 여행을 보낸다. 타룩이 썰매 끄는 법을 배워오면, 자신의 큰썰매와 썰매개를 이끄는 것이 아툭의 꿈이었다. 아툭은 타룩을 보내고 기다리는 동안 끝없이 펼쳐진 눈벌판 너머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하지만, 타룩은 늑대에게 죽임을 당해 돌아오지 못했다. 아~~ 툭~~ 가슴이 무너지는 소리, 어떤 개도 원치 않고 오직 타룩만 사랑한 아툭은 "그 늑대를 죽이고 말 거예요!" 이글이글 타오르는 복수심을 다진다.

1995년 한마당에서 출판된 책은, 언덕 위의 자작나무보다 더 크게 자라기를 기다리는 아툭을 표지로 하고 있었다. 복수를 다지는 아툭을 표지로 내세운 그 책은 증오와 복수가 아닌, 사랑과 용서를 얘기하는 '아툭'의 주제와 맞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보물창고에서 낸 책은 한송이 꽃을 발견하고 사랑과 용서를 배운 아툭을 표지로 내세우고 있어 아주 흡족했다. 책 표지는 그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을 단숨에 보여주는 것이기에, 아툭의 주제에 딱 맞는 탁월한 선택이다. 별 다섯을 주기에 모자라지 않다.

자작나무보다 훌쩍 커버린 아툭은 그동안 복수를 다지며 갈고 닦은 사냥 솜씨로 늑대를 찾아 나선다. 모든 동물이 무서워 피하는 최고의 사냥꾼이 된 아툭은, 드디어 늑대를 죽인다. 복수를 끝낸 아툭은 행복할 줄 알았지만, 평화도 행복도 없었고 여전히 슬프고 죽은 타룩도 돌아오지 않았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고 툰드라는 텅 빈 세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툰드라에 눈부신 여름옷이 입혀져도 아툭은 아무것에도 관심없는 여전히 슬픈채였다. 그러나 문득, 전에 만났던 여우를 생각해낸다. 사냥꾼을 무서워하지 않던 여우, 밤하늘의 별과 친구가 되어 어디서든 함께 있어 행복하다던 여우를 떠올린다. 그리고, 발견한 한 송이 꽃. 눈 덮인 툰드라 땅 속에서 알뿌리로 지내는 동안 기다려 줄 이 친구가 없어 행복하지 않다는 한 송이 꽃에게 고백한다.

"내가 너를 기다려줄게, 긴긴 겨울 동안 너를 기다릴게. 네가 다시 돋아나면 내가 너를 보살펴 줄게. 거친 바람을 막아 주고, 동물들이 너를 짓밟지 못하도록 잘 돌볼게. 그래그래, 작은 꽃아, 내가 너를 기다릴게."

이보다 더한 사랑고백이 또 있을까? 바로 이런 사랑을 고백한 아툭은 드디어 평화와 행복을 얻었으리라!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 미움과 증오, 사랑과 용서라는 인생에서 겪어야 할 통과의례를 아툭과 타룩의 관계로 잘 보여주는 동화다. 짧은 이야기 속에 행간의 의미를 새길 줄 아는 고학년에게 더 적당한 그림책이라 생각되지만, 저학년들도 눈높이 만큼의 의미를 새기며 다른 그림책과는 다른 매력에 끌려 들었다. 자연과 세상에서 사랑과 용서를 발견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심성이라면 누구에게도 좋을 책이다. 이런 따뜻한 정서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사랑스런 아이들로 자라기를 소망하며, 추운 겨울날 에스키모 마을에 펼쳐진 따뜻한 사랑이야기 '아툭'을 아이들에게 읽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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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책들과 보물창고에서 6기 신간평가단을 모집합니다!
    from 파피루스 2008-02-01 00:31 
    2006년 이금이작가님 '밤티마을 블로그'에서 푸른책들의 신간평가단 모집 공고를 보고 응모했었죠. 리뷰라는 걸 써보지도 않았지만, 나름 동화를 많이 읽었기에 용기를 냈었답니다. 다행히 3기 신간평가단으로 뽑혀 지금까지 우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그 덕분에 알라딘도 알게 돼서 이제는 제 놀이터가 되었지만...  신간평가단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시라고 알려드립니다. (혹시, 참고가 될까 싶어서 제가 응모할 때 올렸던 '유진과 유진
 
 
바람돌이 2008-01-1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한테 많이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전 사실 즐겁고 행복한 책은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감이 잡히는데 이런 책은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읽어주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순오기 2008-01-14 13:02   좋아요 0 | URL
저도 애들이 이해할까 싶어서 안 읽어주다가 이번 겨울에 읽어주었는데, 그런대로 이해하는 듯 끄덕이더군요. 이런 책은 선생님의 친절한 이끌어줌이 좀 필요할 듯해요. 미움, 복수...나름대로 애들도 경험이 있더라고요! ^^

책향기 2008-01-14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툭~~~가슴이 무너지는 소리"라는 표현이 재밌네요^^ 아툭이랑 수학귀신 모두 몇 년 전에 사서 애들 읽고나서 잊고 있었는데 한 번 더 들춰봐야겠어요.

순오기 2008-01-14 21:26   좋아요 0 | URL
아~툭~~~가슴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시죠?
책을 갖고 있으면 이렇게 종종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아요. ^^
 
수학 귀신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지음,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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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6학년 1학기 읽기 책 다섯째 마당, 더 나아가기에 '수학 귀신 이야기'란 제목으로 실려있다.  수학을 싫어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하는 로베르트가 꿈 속에서 수학귀신을 만나는 이야기다. 날마다 연속적으로 꿈 속에서 만나는 메뚜기 정도 크기의 수학귀신을 통해 수학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갖게 된다는 아주 모범적(?)인 책이다. 수학귀신이 화가 나면 점점 커진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나도 우리 애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다빈치 코드'에 나온 피보나치수열과 황금비율을 쉽게 알아 먹었으니까 좋은 책이다. ^^

수학을 싫어하는 우리 애들에게 이 책을 사주지 않고 학교 도서실에서 빌려다 준게 아주 후회된다. 집에 있었으면 필요할 때마다 들여다 보았을 텐데, 빌려다 봐서 일회성으로 끝나 수학을 좋아할 기회를 박탈한 게 아닐까~ 살짝 후회된다는 말이다. 어쩌면, 이 책으로 수학을 좋아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 막내가 읽기 책에 로베르트에게 쓴 편지를 보면, '꿈 속에서 수학귀신을 만나 공짜로 수학과외를 받은 네가 부럽다. 내 꿈에도 수학 귀신이 나오면 좋겠어. 수학 귀신이니까 설명도 아주 잘 할거잖아. 넌, 정말 땡 잡은거야!'라고 써 놓았다. ^^

이렇게 수학귀신을 만나 땡 잡은 책이라면, 특히나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조금은 흥미를 갖게 되지 않을까 추천한다. 6학년 1학기에도 상당 부분이 실려 있으니, 6학년 올라갈 아이라면 먼저 읽기 책을 읽고 관심있어 한다면 사 주어도 좋을 것이다. 컬러플한 삽화도 재미있고 수학적 용어와 공식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수학교과서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초등 5,6학년이상 중학생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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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13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보림이도 읽긴 했는데 다시 읽으라고 해야 겠습니다. 재미있어 하네요.

순오기 2008-01-14 01:00   좋아요 0 | URL
수학, 우리 애들 모두 머리 아파하지만 이 책은 제법 재미있게 봤어요.

꿈꾸는잎싹 2008-01-15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딸이 6학년 때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가 좋아하니, 저도 즐겁다군요.

순오기 2008-01-15 13:37   좋아요 0 | URL
큰딸이 지금 중학교 몇학년이야요? 아님 고등학생인가? ㅎㅎ
우리 아이도 이 책만 좋아했지 수학은 좋아하지 않아요. 지금도...

꿈꾸는잎싹 2008-01-15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2학년입니다.3학년 올라가요.^^
아드님과 비슷할 겁니다.아마도..

순오기 2008-01-16 01:45   좋아요 0 | URL
중3 올라가면 같은 학년이군요. ^^ 공통점에 친근함이 더 생기네요.
 
나쁜 어린이표 - 웅진 푸른교실 1 웅진 푸른교실 1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999년 12월 20일에 초판 1쇄를 찍었는데, 10년도 안 되어 105쇄를 찍었다면, 보통 1쇄를 2~3천부 찍는다면 엄청난 반응이다. 이 책은 이름만 들어도 끄덕이는 '황선미'작가가 저학년을 위해서 쓴 책이다. 초등 1학년이 끝날 시기부터 저학년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어쩌면 초등선생님들을 위해서 쓴 책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선생님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손꼽는 이유를 독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이번에도 저학년 아이들에게 줄 상품으로 구입했는데, 책표지가 인쇄된 '알림장'이 덤으로 따라왔다. 알림장을 쓰는 1~2학년들이 아주 좋아했다. 애들도 역시 덤에는 약한가 보다.ㅋㅋ 요즘 문화상품권 5천원짜리 하나 갖고 살만한 책도 없고 영화 한편 보기도 어렵지만, 이 책은 5,2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라 책 한권 가볍게 선물하기엔 부담이 없다. 그래서 내가 다독아 상품으로 이용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초등학교에서는 해마다 저학년을 위한 추천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그만큼 읽은 독자도 많고 공감을 받는 책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방학 전에 한 챕터씩 아이들한테 읽어주었는데, 내용을 다 알면서도 좋아했다. 자기들이 읽는거와 누군가 읽어줘서 듣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라, 책을 읽어주면 좋아하는 것 같다. 음,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 인기있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이 책 읽어주기가 다 끝났을 때, "선생님이 책에 나온 선생님이랑 닮았어요."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를 치기에, 내가 애들한테 벌을 적용했나 마구 머리를 굴리는데, "안경도 쓰고 생김도 비슷한데, 살만 조금 빼면은요!"라는 말로 나를 넘어가게 했다. 헉~~녀석들 ^^

어머니독서회에서 1월 첫 토론도서로 '황선미 읽기'로 정했기에 여러 작품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나쁜 어린이표'에 대한 엄마들의 반응도 역시, 선생님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했다. ^^ '상과 벌'을 얼만큼 어느 선까지 활용하는 게 적절한지는 모든 선생님과 엄마들의 숙제일 것이다. 나도 다 큰 중학생 아들녀석에겐 상과 벌을 적용하고 있으니 참 난감한 문제다.

노란색의 '나쁜 어린이표'를 네 장이나 받은 건우와, 딱 한 장을 처음 받고도 울먹이는 경식이를 보면서 충분히 그애들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의 저학년 교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처음 학교를 보낸 엄마들이 가장 크게 스트레스 받는 일이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학력장, 기능장, 선행장 스티커를 10장씩 모으면 표창장을 주고, 표창장을 많이 받으면 또 학교에서 주는 금뺏지를 받는다. 우리 삼남매도 초등학교 때 받은 금뺏지가 장식장 속에 보관돼 있다. 사실 이런 제도를 선생님도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는데, 줄기차게 이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생님들이 애들을 관리하기에 편하니까, 어찌보면 가장 공정할 것 같아서 이용하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어떤 제도에도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있지만, 이것 만큼 확실하게 드러난 부정적인 면이 많음에도 애용(?)되는 제도가 또 있을까? 아이들과 소통하고 좋은 학습환경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들이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건우가 선생님 책상에 있는 '나쁜 어린이표'를 가져다 변기에 버린 그 마음... 가슴이 짠하면서 이해된다. 또 선생님이 부당하거나 아이들 마음을 몰라줄 때마다 '나쁜 선생님표'를 하나씩 주며 수첩에 적어나가는 건우를 보면, 선생님이 아닌 엄마 입장에서도 섬뜩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이들도 나쁜 선생님이나 나쁜 엄마라고 소리치고 싶을 때가 왜 없을까? ㅠㅠ

자꾸만 벌을 받고 나쁜 어린이표를 받는 건우를 보며 뭐가 문제인지 선생님께 여쭤봐야겠다는 엄마에게, "나에 대해서 왜 선생님한테 물어야 돼? 나는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엄마도 나를 알잖아?"라고 하는 건우의 말은 어른 독자들이 곰곰 씹어봐야 할 말이다. 이 책처럼 '나쁜 어린이표'를 쓰는 선생님은 안 계시겠지만, 부정적인 의미의 스티커를 받거나 부정적인 말을 들은 아이 마음이 어떨지 헤아리는 어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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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13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었는데.....차라리 착한 어린이표가 낫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순오기 2008-01-14 01:02   좋아요 0 | URL
그러죠, '나쁜 선생님'표를 주는 건우의 수첩을 본 선생님이 뜨끔하면서 아이들 기분을 이해했겠죠! ^^

2008-01-14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4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잎싹 2008-01-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책이지요.
저도 물론 재미있게 읽었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저 서재분위기 좀 바꿨어요.헤헤^^

순오기 2008-01-15 13:38   좋아요 0 | URL
서재 구경하러 갈게요~~~~숑===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