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EBS에서 방송되는 '지식채널e'를 시청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감동의 울림은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배경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져 더 큰 감동을 주는 듯하다. 이렇게 영상으로 담아낸 우리 시대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즐거움도 컸다. 부담스럽지 않은 짧은 분량이라 아무 때나 어떤 곳을 펼쳐 읽어도 울림이 있는 책이다. 차례로 좌르르 읽지 않고 여기 저기 골라 읽으니 꽤 오랜동안 읽었다. 사진에서 받는 감동과 사건의 전후 배경을 알 수 있는 상세한 해설이 곁들여져 좋았다. 특히 용어나 어휘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알 수 있어, 개념 없다는 책망을 받는 요즘 젊은이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겠다. 또 관련된 책을 소개해서 관심분야에 깊이 있는 독서를 유도하는 것도 좋았다.

이 책은 졸업과 입학 시즌인 요즘 선물하기에 딱 좋을 책이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이 친구들이나 조카에게도 선물했고, 이 책과 더불어 시즌2까지 선생님께 선물해도 손색없는 책이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어 선생님들에게 필독서가 될 듯하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방송을 보여주어서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막내는 담임선생님이 수업을 마치고 5~6분의 시간이 남을 때마다 한 편씩 보여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먼저 방송으로 보았던 것들을 찾아 읽었다. 햄버거 코넥션, 블러드 폰, 축구공 경제학, 광주이야기인 2-34 2-35 2-36, 크리스마스 휴전, TV끄기, 황우석과 저널리즘을 읽었다. 학교에서 방송을 보고 시간이 없어 토론하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이 방송을 진지하게 보았으니 뭔가 마음에 담았을거라는 말도 했다. 방송에선 영상과 음악이 좋았는데 책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있어 좋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는 것도 있다고 했다. 아직 초등생이라 세상을 다 알고 이해하기엔 어리지만, 초등고학년이면 읽고 눈높이 만큼의 이해를 하는 것으로도 족하다.

중학생 아들녀석은 미술선생님께서 미술에 관련된 것으로 반 고흐의 '마지막 초상화'를 보여주었고, 예술분야와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는 것들을 보았다고 했다. 중학생들에게 예술에 대한 이해와 감성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자료로 활용한 미술선생님이 멋져 보였다. 낯선 것보다 한번이라도 접했기에 친근한 느낌으로 책을 펼치는 녀석의 표정이 의미심장했다.

고등학생 딸은 논술수업에서 '논술자료'로 많이 활용했단다. 논술을 잘 하려면, 무엇이든 머리에 많은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 자료와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야 적합한 사례나 근거자료로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은 과외를 받거나 테그닉을 배워서 해결되는 게 아니고, 잡동사니일지라도 얼마나 많은 독서의 내공이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충분히 사회적인 이슈를 담은 훌륭한 자료집이라 학생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읽고 나면 가슴이 촉촉해지는 느낌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함께 산다는 것은 아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실천의 문제라는 인식이 가슴을 후비기도 한다. '아름답고 소중한 5분'을 위해 나머지 23시간 55분을 버리며 살아왔다는 제작진의 노력을 책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쩌다 시청하던 EBS '지식채널e'를, 책을 읽고 나니까 시간을 챙겨가며 시청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과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은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낮게 하는 것'이라는 머릿말이 가슴으로 이해된다. 교육자료로 활용되어 아이들의 가슴에도 따뜻함이 채워지는 좋은 책으로 자리매김되고, 부모도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며 실천을 의논하는 좋은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햄버거나 패스트푸드를 가능한 먹지 않으며, 커피 마시는 횟수를 줄이고 차를 마시는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이 책을 활용하는 선생님들이 참 고맙다. 나도 따뜻한 가슴이 식어지지 않도록 이제 시즌2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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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2-14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ww.joajoa.ba.ro에 가시면 바로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순오기 2008-02-14 18:15   좋아요 0 | URL
놓쳐버린 것들을 봐야겠군요. 감사합니다!

bookJourney 2008-02-15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추천만 꾸욱~

순오기 2008-02-16 09:05   좋아요 0 | URL
호호~ 그냥 추천이 제일 고마운거죠!^^

fallin 2008-02-17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서 이 책의 리뷰를 읽고, 어제 서점에 갔더랬죠. 꼭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순오기 2008-02-17 16:59   좋아요 0 | URL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을 가슴에 새기며 함께 살아가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이제 2편을 읽고 있어요. 천천히 음미하며~

수아빠 2008-06-0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우리집에서 자주 입에 오르는 '아직 교복도 안 입어본 것이~' 라는 말이 있다. 뭔 소리냐면, 이제 교복을 벗게 된 큰딸이 막 중학교에 입학할 막내를 기죽일때 하는 말이다. 이 말은 여러가지 뉘앙스를 담고 있다. '감히 언니랑 맞먹으러 들어?'라는 의미부터, '넌 세상을 알려면 아직 멀었어!'까지.^^

대부분 그렇듯 맏이들은 태생적으로 착하기도 하지만, 환경적으로 착함을 강요받기도 한다. 우리 큰딸은 어려서부터 말이 통하는 아이여서 까탈을 부리거나 막무가내로 떼쓰는 일이 거의 없었다. '요런 아이라면 열이라도 키우겠다'고 주변에서도 많이 칭찬한 아이였다. 그래서 겁없이 둘째와 셋째까지 낳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둘째부터 심상치 않은 고집을 발견했고, 그걸 꺾으려면 애 잡을 것 같아서 엄마가 일보 후퇴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이에 한 술 더 떠 셋째는, 세살 때 무얼 사 달라고 길에 누워 박박 울기도 했다. 그 황당함이라니~~ 헐!

내가, 길바닥에 엎어져 떼쓰는 아이를 키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래서 애 셋을 키우고 보니, 남의 자식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자식이 어떤 녀석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ㅎㅎ 그런 떼장이던 셋째가 세살 때 발바닥 몇차례 맞은 것 외엔, 아직까지 크게 엄마 맘을 상하게 하지 않았다. 셋째나 되다 보니 스스로 생존의 법칙을 일찍 터득한지라, 언니 오빠에게 삐쳤다가도 먼저 사과하며 사랑받게 처신한다. 지금도 아빠나 언니 오빠 때문에 엄마가 속상한 일이 있으면, 잠자리 들기 전에 살짝 다가와 엄마의 맘을 토닥여 주거나 위로의 메일을 보내는 딸이다. 역시 '제 귀염 제가 받는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 사랑스런 셋째다.

이런 분위기라 자연스레 엄마의 관대함을 적용받는 딸이다. 셋까지 키우면서 엄마가 귀찮거나 심드렁해져서 대충하게 되는 일도 많은데, 특히 방학숙제 같은 과제물이나 아이들 행동거지에 대한 엄격한 엄마의 잣대가 느슨해지게 된다. 이런 걸 발견했을 때 첫째와 둘째의 반응은 경악하다 못해 엄청 억울해 한다. '우리한텐 엄마가 저렇게 안 했는데...' 구시렁거리거나, 때론 실실 웃으며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셋째는 엄마 모시고 산다 했잖아!' 라고 응수하면, "누나, 엄마는 지존이야. 감히 따지러 들지 마!" 하는 아들녀석은 누나와 완전 짝짜꿍이다.

그렇다고 셋째를 따돌리거나 구박하는 건 아니다. 셋이 아주 죽이 맞아 수다도 잘 떨고 별별 놀이를 다 하며 삼남매 놀이터를 연출한다. "엄마가 셋 낳기를 잘했지? 너흰 엄마한테 감사해야 해. 역시 나의 탁월한 선택이었어!"라며 본연의 잘난 척쟁이 엄마로 돌아가준다. "으~~ 엄마의 저 잘난 척을 언제까지 들어야 해. 엄마는 뭐든지 너무 당당해서 웃기는 거 알어?" 라면서 총 공격의 속사포를 퍼부어댄다. 흐흐~ 그래도 셋 낳은 건 탁월한 선택이다! ^^

나의 고질병인 삼천포행은 이쯤에서 접어두자. 쓰잘데없이 삼천포로 빠져 주절거리다 내가 뭘 쓸려고 이 말을 시작했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아~~~ 그렇지, 어제 큰딸 졸업식에서 본 '밀가루 교복' 얘기를 하려던 거였구나~ ㅎㅎㅎ 잠도 안 자고 페이퍼 끼적이면서 주제와 너무 동떨어지는 얘기를 쓰고 있다니, 정말 한심한 엄마 되시겠다. 크~~~~ 그래도 우선 사진부터 보시와용!
교실에서 밀가루를 뒤집어 쓰고 졸업식장으로 가는 여학생들을 복도에서 만났다. 가만히 뒤따라 가며 한 방 찍을까 망설이는데, 계단 거울에서 모습을 비춰보는 여학생들이 귀여워 말을 붙였다.

 "앞으론 입고 싶어도 못 입을 교복인데, 아줌마가 사진 하나 찍어도 될까?"  "예, 오늘이 마지막이죠. 사진 찍으셔도 돼요."

작년엔 수상자를 제외한 졸업생 거의가 사복을 입고 왔는데 보기 안 좋았다고, 이번 졸업생들은 스스로 교복을 입자며 문자를 보내고 분위기를 띄웠단다. 그래서인지 남학생이나 여학생 극소수를 제외하곤 다 교복을 입었고, 밀가루를 뒤집어 쓴 학생도 몇 없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밖에서 밀가루가 날렸으니 그 후엔 좀 늘었겠지만. 아이들도 자율의 맛을 보면 타율이 좋았다는 걸 깨닫게 되나 보다. 사실 에너지 넘치는 10대의 청춘을 교복으로 구속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 아닐까 생각들때도 있지만, 그 시절이 지나고 보면 돌이킬래도 돌아갈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 그래서 우리 딸도 교복을 입은 전신을 한 컷 찍었다.

교복 얘기하니까 생각나는데, 우리 딸은 초등 5학년까지 손톱 발톱 깎아 준 엄마 때문에 스스로 못하는 일이 많다. 그중에 끈 묶는 것을 진짜 못해서 중학교까지 운동화 끈이 풀어지면, 친구들이 다시 묶어줘서 신고 다녔단다. 헐~~ 그 얘기를 고등학교 교복 셔츠에 묶인 끈을 보면서 고백했다. 아침마다 현관에서 셔츠의 끈을 묶어주는 엄마한테 엄청 구박받으며 끈 묶는 걸 배워야 했다. 졸업식에 신었던 캔버스화도 남동생이 끈을 묶어주었단다. 내가 못 살아~ 그래서 기념으로 한 컷ㅎㅎ

>> 접힌 부분 펼치기 >>

첫째는 아무래도 '엄마의 시행착오' 작품이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덕분에 막내는 유치원때부터 과일 깎는 걸 언니 오빠랑 배웠고, 초등 1학년부터는 실내화도 빨았다. 이러니 나의 사랑받는 셋째가 될 수밖에 없었다. ^^

'아직 교복도 안 입어본 것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도, 언니 오빠랑 대화가 통하며 언니보다 스스로 할 줄 아는게 많으니 눈높이는 맞는 듯하다. 그래도 막내여서 새것보다는 물려받는 게 많은데도 투정하거나 불만이 없다. 그게 또 짠해서 새로 뭘 사준다면 그저 황송한 듯 고맙게 여긴다. 졸업식에 줄 꽃다발도 언니에게 줬던 사탕부케를 재활용한대도 좋댄다. 사실 요 사탕부케는 2년 전 아들 졸업식에 생화를 넣어 만들었던 건데, 큰딸은 꽃은 넣지 말라해서 예쁜 사탕만 사다 다시 조립했다. 나는 좀 미안스럽고 초라해 보이던데, 딸아이는 어떤 꽃다발보다 돋보였고 엄마가 만들었다니 친구들이 부러워했다면서 뿌듯해했다. 막내 졸업식에는 사탕을 새로 추가하고 테두리는 동글동글하게 바꿔서 조립할 예정이다. 교문앞에서 팔던 꽃다발은 꽃 몇송이에 13,000원부터 받더라~~
>> 접힌 부분 펼치기 >>

비록 '아직 교복도 안 입어본' 막내지만 마음 씀씀이는 언니 오빠와 같은 혹은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셋을 낳으니 막내는 무엇이든 언니 오빠의 어깨넘어 학교에서 저절로 배우고 터득한다. 자아~~ 그러니, 아직 셋째를 망설이는 분이나 혹은 미혼이신 선남선녀들은 셋째 낳기를 겁내지 마시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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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2-14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거걱 흐뭇하게 보다가 마지막 한 줄에 부랴부랴 도망가려구요. ㅎㅎㅎ

순오기 2008-02-14 09:05   좋아요 0 | URL
헤헤헤~ 조선인님은 아직 해람이가 어리니까 이런 부담 안 가져도 돼요!^^
그럼 해람이가 더 크면 부담을 팍팍~~~ 느끼라는 멘트일까?ㅋㅋ~~

뽀송이 2008-02-1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 졸업 무지무지 축하드립니다.^^
참 예쁘군요.^^ 머리에 공 좀 들였겠어요.^.~
사탕부케도 먹고 싶어요.^^;;
저렇게 예쁜 얼굴로 아가들 사랑하는 멋진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대가서도 열심히 잘 하리라 기대됩니다.^^

순오기 2008-02-14 09:56   좋아요 0 | URL
ㅋㅋ머리에 공들인 게 보이나요?
졸업식 전날 머리 자른다고 저녁때 쯤 나가더니 허걱~ 파머를 하고 왔어요. 애들 전부 다해서 자기만 쪽 팔린다나 뭐라나~~~ 요새 애들은 내 딸부터 못 말려요, 못말려!

2008-02-14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4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8-02-14 20:04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_^
행복한 저녁시간 되시와요.(^^)(__)

행복희망꿈 2008-02-1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따님 졸업을 축하드려요.
저는 교복을 입어보지 않고 학교을 다녀서 그런지, 교복도 나름 좋아보여요.
요즘 아이들은 많이 싫어하는것 같지만 말이죠.
직접 만드신 꽃다발(사탕다발) 정말 이쁜데요. 정성도 담겨있구요.
따님의 앞으로의 새로운 출발에 행복이 가득 하길 기원합니다.

순오기 2008-02-14 17:33   좋아요 0 | URL
헤헤~ 아침 일찍 방문하셨네요. ^^
꿈님은 교복 안 입은 세대구나~ 나름 자유로움도 있었겠지만 아쉬움도 있을 듯하네요. 뭐든 못 해본 거 다 아쉽겠지만...
사탕부케나 꽃다발도 이젠 만들기 귀찮아서 대충 쉽게 해버려요~ 이게 나이 먹는건가 봐요!ㅠㅠ

해적오리 2008-02-1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퍼의 제목은 저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네요. ^^
따님 졸업 축하드립니다.
엄마랑 따님이랑 정말 많이 닮으셨네요.
가끔 이렇게 사진을 올려주시는 분들을 보면 제 사진도 함 올려볼까 하다가...유혹만 받고 맙니다. ^^

순오기 2008-02-14 10:23   좋아요 0 | URL
ㅎㅎ닮았나요? 우리 딸은 자기가 외모는 아빠 닮고, 성질은 엄마 닮았다던데... 그럼 우리 부부가 닮은꼴이라는거구낭! ^^
해적님은 교복이~~~ 우리의 사랑스런 주인공, 잭 스패로우가 입은 것 같은 것이 아닐런지? 헤헤~ 아니라면 사진으로 증명해보세요! ^^

프레이야 2008-02-14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결론은 또 삼천포다요~
큰딸 졸업을 축하해요~~ 교복이 참 예뻐요. 사복으로 입어도 되겠는걸요.
캔버스화도 상의랑 어울리고요.. 순오기님도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순오기 2008-02-14 10:4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결론은 확실히 삼천포~ 못 말리죠.ㅋㅋ
그러게요. 저 교복은 보관할까 생각, 나중에 우리 애들 기념관에 전시할려면요.^^

글샘 2008-02-1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교복에 밀가루 뿌리는 아이들 이해가 됩니다.
왜 안 그렇겠어요. 지긋지긋하던 저 교복인데.
엉덩이가 뻔질거리도록 하루에만도 십여 시간을 입고 빠대던 옷인데...
저 옷 때문에 맨날 공부했던 건 아니지만, 학창 시절의 답답한 공기를 툭털어 버리는 의미로 밀가루도 뿌리고 교복도 찢고 하는 거겠지요.
아마도 교대는 고교 시절보다 더 답답하게 공부해야 할는지도 모릅니다.^^
졸업시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축하합니다.

순오기 2008-02-14 10:5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고생은 정말이지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이 했지요.ㅠㅠ
하여간에 그 좋은 시절을 그렇게 보내야 한다는 것이 짜안~~합니다.
교대는 정책에 순응하는 인간을 키우는 곳이라며, 우리 딸이 면접보러갈 때 너무 강해 보이니까 좀 어벙해 보이도록 앞머리 자르고 가라는 선생님의 조언이 있어, 정말 앞머리를 씀벙 자르고 갔었어요.^^
그래서 알바는 꿈도 꾸지말고 후회없도록 도서실에 박혀 지내라고, 지금은 마음껏 놀고 있어요. 11월 15일부터 지금까지...ㅠㅠ

BRINY 2008-02-1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학교는 일부러 사복(정장) 입게 해요. 저거 못하게 하려구요. 헌 교복 입고 밀가루 범벅되서 그냥 옷버리려는 속셈들인데, 비싼 새옷 입으면 안하거든요.

뽀송이 2008-02-14 15:08   좋아요 0 | URL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순오기 2008-02-14 17:35   좋아요 0 | URL
좋지만, 또 졸업식에 입을 옷 사느라 휘청거리는 문제가 생기잖아요.
어차피 졸업하고 입어야 할 옷이라 겸사 겸사 좋을 것 같기도...^^

울보 2008-02-1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교복을 입어보지 못햇는데 후후
그런데 저 밀가루 뿌리기는 예나 지금이나 하는군요,,,셋째 둘째도 겁나서 못났는 엄마라 할말이 없네요,,

순오기 2008-02-14 17:37   좋아요 0 | URL
이궁~ 울보님, 교복을 못 입으셨구나.
셋째 얘기는 웃자고 하는 거니까, 스트레스 받으심 안돼욧! ^^
류는 둘 셋 역할도 충분히 할 것 같던데요.

무스탕 2008-02-14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애기^^ 졸업 축하합니다~ :D
꽃다발 정말 이쁘네요. 울 지성이도 내일 졸업인데 전 그냥 사줄 생각이에요.. --;;



순오기 2008-02-14 17:39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졸업인거죠? 우리도 다음주에 막내가 졸업해요.
꽃다발이 사진에 산뜻하게 나오니 좋아요. 우리는 꽃값 안 들려고 재활용이에요.^^

웽스북스 2008-02-15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를 꼭 닮은 딸이군요- 꽃다발을 실용적으로 만들어주던 건 저희 엄마랑 비슷하세요

순오기 2008-02-16 09:07   좋아요 0 | URL
호호~ 우리딸은 웬디양과, 저는 웬디양 어머니와 닮았군요.^^

bookJourney 2008-02-1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큰따님, 졸업 축하드려요~~
알콩달콩 행복한 풍경이에요 ~~~~

순오기 2008-02-16 09:09   좋아요 0 | URL
감사~ 어느새 고등학교를 졸업하는군요. 대견~ 뿌듯!!
우리집의 행복풍경은 좀 변화무쌍하답니다.^^
 

어제 12일 큰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2,3담임선생님들을 뵐려고 좀 일찍 나서 교무실에 들러 잠시 이야기 나누고 준비한 책을 드렸다. 그 동안의 관심과 지도에 대한 엄마로서의 감사표현이다. 내가 12년간 학부모로 지키려 노력한 게 있다면, 학년이 끝날 때 담임선생님께 작은 선물을 드린 것이다. 대단한 선물은 아니고, 장미꽃 몇 송이거나 책 한두권 드리는 수준이었다. 특별히 술을 좋아하신 선생님께는 술을 드린 적도 두어번 있다.

결혼 전 유치원에 5년 있었는데, 무슨 때마다 선물을 주시던 엄마들 중에 졸업식에도 선물을 주시는 분은 한 두분이었다. 그때 '이 어머니는 정말 고마워하시는구나!' 그런 느낌이었고, 나 역시 보람과 기쁨을 맛본 작은 행복이었다. 그래서, '이 다음 학부모 되면 학년이 끝날 때 꼭 감사표현을 해야겠구나.' 맘 먹었고 지금껏 지키려고 노력한다. 두어 번 그냥 지나친 적이 있었는데 맘에 걸려서, 나만의 만족일지 모르지만 여전히 작은 선물이라도 하는데 책이 딱 좋더라는 얘기다.^^

한 분은 1,2학년 두번이나 맡으셨는데, 우리 경제사정을 이해하고는 교육청의 학비지원과 교내외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신경 써 주셨다. 다행히 딸애가 열심히 해 준 덕분에 학교 장학금도 받았고, 인터넷으로 접수했던 S장학금도 받아 졸업까지 학비 걱정은 안하고 다녔다. 3년간 딸애가 받은 장학금과 학비지원금까지 합하면 470만원 정도 받았으니, 가계에 큰 보탬이 되어 감사할 일이다.

S장학금은 6월에 학교추천과, 일반은 인터넷 접수하던데 성적에 관계없이 공부계획과 가정 형편을 서술하면 되니까 관심있는 분은 알아보면 좋을 듯하다. 고등학교는 기본 학비 외에 들어가는 돈이 또 그만큼은 들어간다. 우리 애는 고3때 기숙사에 있어서 더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엄청 들어간다.(잠시 삼천포로 빠졌다~ㅠㅠ)

두 분 담임선생님은 다 영어선생님이셨는데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e지식'을 드렸고, 한 분은 우리 둘째와 막내랑 같은 반이었던 친구 엄마로 요모조모 신경 써 주시며 수학문제집을 여러번 주셨기에, 선생님의 두 딸들(중학생)이 볼 '조선 블로그'를 선택했다.

 

 

 

 

다음주 화요일은 막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내가 삼남매를 12년간 보낸 학교여서 마치 내 학교를 내가 졸업하는 기분이다. 12년 동안 나름 극성엄마로 봉사도 많이 했고, 자모회나 학운위로도 참여했기에 감회가 남다른 섭섭함이 크다. 학운위에 졸업생 엄마가 셋이나 되어 뜻을 모아 졸업식날 전 교직원께 점심을 대접하고, 6학년 선생님들께는 책 한 권씩 선물하기로 했다. 전체 'e지식'을 드릴까 하다가 이왕이면 선생님이 원하는 책을 드리자 싶어 신청받았더니 여덟 분이 고른 책이다. 

 

 

 

 

 

 

 

 

'e지식'은 갖고 계신 분이 많았고, 새내기 엄마이거나 아빠인 선생님은 역시 부모로서의 의미가 큰 듯해서 고른 책이 이해되었다. ^^

파피용은 요것으로 구입해 파피용은 선생님 드리고 개미만화는 우리가 갖기로 했다. 파피용은 집에 있는데 만화개미가 욕심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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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2-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분명히 좋아하실 거여요.^^

순오기 2008-02-13 17:30   좋아요 0 | URL
책 받으면 무조건 좋은거겠죠? ㅎㅎ

책향기 2008-02-1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기님께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저도 우리 큰 애 선생님께 책 선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감솨~*^^*

순오기 2008-02-13 17:31   좋아요 0 | URL
제 기준으로 그냥 책이 제일 무난하고 좋은 듯해서요.
그리고 버리기 전까진 항상 남아 있으니까요.^6^

세실 2008-02-1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멋지십니다.
근데 호호혹시...책을 들추어 보심 어떡하죠?(불손한 생각)

순오기 2008-02-13 17:32   좋아요 0 | URL
호호~~ 뭔 말인가 잠시 생각했어요. 불손한 의도가 전혀 없는 선물이라 불손한 생각도 전혀 해 본 적 없는 순오기는 정말 순진해!! ^^

bookJourney 2008-02-13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전 어른책 고르는 건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거든요 ^^;;)
저는 가끔 낱개로 포장된 떡을 드렸어요. 직장에 다니다 보면 제때 밥을 못챙기는 경우도 있다 싶어, 순전히 제 기준으로 말이지요 ... 그랬더니, 어떤 친구가 "혹시 떡 상자 바닥을..?"이라고 질문하더군요. 순간, 당황~ ^^;;

순오기 2008-02-13 19:46   좋아요 0 | URL
ㅎㅎ'혹시 떡상자' 불손한 생각은 학부모가 먼저 접어야 해요.
일년에 한 두번은 고구마도 쪄서 보내고, 김밥도 싸고, 떡은 찬합 가져가 담아서 보냈죠. 선생님이 정말 내맘에 들때...그러면서 혼자 즐겁고 행복하다죠! ^^

글샘 2008-02-13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떡상자 책은 받아봤는데요... ㅠㅜ 정말 책은 아직 못 받아 봤네요. ㅋㅋ
정말 좋은 생각인 듯 합니다. 저도 학년말에 한번 해 봐야쥐.

순오기 2008-02-14 01:18   좋아요 0 | URL
선생님께서 좋은 생각이라 하시니, 정말 기분 좋은데요.^^
소박한 감사의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정'문화겠죠!

마노아 2008-02-1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학부모님이에요. 멋진 선물에 감동 물씬!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거예요.

순오기 2008-02-15 11:32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오늘 광주는 햇살이 너무 좋아요~ 서울도 좋은가요?
선생님께 기억되는 학부모도 좋을 것 같아요.^^
 

엊그제 숭례문이 불타서 무너져 내리는 걸 지켜보며, 억장이 무너지던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역사앞에 '죄인'된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은 불에 타지도 무너져 내리지도, 더구나 '죄인'이란 의식은 없는 듯 보였다. '네탓'이라 떠넘기기에 급급한 관리자들, 새 정부가 아닌 현 정부를 비난하기에 바쁜 그들은 -초등생도 눈물흘리며 몸둘바를 모르는데- 부끄러움이 전혀 없었다.

반성하거나 자기성찰을 모르는 그~~~~~들을 보며 '윤동주'가 생각났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서시'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들은 불타는 숭례문을 보면서 부끄럽지 않았을까? 숭례문이 무너져 내릴 때, 그들의 가슴은 무너지지 않았을까? 아~~ 부끄럽다~~~~~~

   
 

 서시       -윤 동 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006년 9월, 학부모독서회에서 '정본 윤동주전집'을 읽고 토론하며, 우린 많이 부끄러웠다.
초등생들도 2학년 2학기 <쓰기>에서 '눈'이란 시로 윤동주시인을 만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이런 예쁜 마음과 감성을 키워가야 할 아이들이, 오직 입시를 위한 성적위주의 교육에 내몰리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공부는 잘 했을지 모르지만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겸손할 줄 모른다면 금수만도 못한 것이 아닐까? 심정이 착잡해서 무수히 출판된 '윤동주'를 만나며, 오늘은 '침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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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2-12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박완서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가 떠올랐어요.
제발 ... 누가 그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08-02-12 06:11   좋아요 0 | URL
안 주무세요?
나도 일찍 자서 일찍 깨어났지만...정말 많이 부끄러운 날이에요.ㅠㅠ
학교에서 국영수만 가르칠 게 아니라 부끄러움을 가르쳐야 돼요.
부끄러움을 알아야 사람인데...

무스탕 2008-02-1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숭례문 태워먹고 니 탓이네 내탓 아니네 따지고 있는 꼬라지들이 정말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뭐든지 너네들한텐 정치적 비판 꺼리밖에 안되는구나 싶어서 정치판 꼴도 보기 싫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굳혔어요.

순오기 2008-02-12 17:13   좋아요 0 | URL
참, 이래저래 하는 짓거리 보면 심사만 뒤틀리고 심란하고...ㅠㅠ
우리 모두 겸손해져야겠단 생각이 마구 듭니다~~

전호인 2008-02-1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대로의 변명꺼리는 다 있더라구요.
속상합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무너진 문화국치일!(어떤 신문에 있더라구요)

순오기 2008-02-12 17: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우리의 자존심이 무너져내린 날...

비로그인 2008-02-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에 있는 마늘 이야기 보느라 이 페이퍼 내용은 다시 읽었답니다.
그냥 마늘 이야기 할게요.
저도 마늘을 전부 빻아놓고 냉동실에 넣어뒀다 씁니다.
마늘과 파만 정리해두면 요리하기 정말 수월해요,그죠?
마늘을 기억하며 부끄럼도 같이 기억합니다...(뭔얘긴지...)

순오기 2008-02-12 17:15   좋아요 0 | URL
마늘, 파만 손질해 놓으면 할 일 다 한것 같은 마음.^^
우리 모두 부끄럽죠 한없이......

프레이야 2008-02-1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보기 민망한 장면이더이다. 네 잘못만 따지는 측들이나 그걸 따져묻고
있는 국회의원들이나, 성금 걷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순오기 2008-02-13 01:56   좋아요 0 | URL
참, 민망이 하늘을 찌르는데 그들은 모르다는 게 또 아이러니?ㅠㅠ
착잡한 이 심정을 그들은 모르는지......
 



사실 부지런한 주부라면 해가 바뀌기 전에 마늘을 까서 보관하지만, 주부보다는 알라딘 놀이터를 더 즐겨찾는 순오기다보니 자꾸만 할일이 미뤄진다. 그래도 설 쇠기 전엔 마늘을 까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1월 일요일 아침에 두어 시간 걸려 마늘을 다 까놓고 혼자 뿌듯해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 요 마늘도 너무 늦게 까서 싹이 길게 나온 것들도 있다. 주부 새내기 시절엔 몰라서 마늘을 몽땅 썩혀 빈껍질만 남아 버린적이 있었다. 이렇게 살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거지만, 살다보면 알면서도 게으름 피우다 버리는 것도 많다. 음, 마늘을 다 까놓으니 반찬할 때 일이 수월해서 좋더라! ^^

우리 한국사람들은 마늘 먹는다고 남의 눈치보거나 구박받을 일 없겠지만, 외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은 그게 좀 문제가 되는가 보다. 1958년생 목포 사람으로 미국에 살면서 SOLO라는 청바지 브랜드로 사업에 성공한 '김동찬시인'이 쓴 마늘이란 시가 생각나서 사진과 같이 올린다. 예전에 사회교육원 시창작반에 다닐 때, 고향에 왔다고 강연하러 와서 만났고 내가 정기구독하는 '열린 시조' 편집인이기도 하다. 또 LA에서 내 친구목사가 관리하는 대안학교라 할 수 있는 '젊음의 집Green Pastures Academy)'에 후원하고 졸업식에 갔다와서 쓴 글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 글이 실린 책을 보고, '어~ 이거 내 친군데!' 싶어 인터넷으로 그 친구와 쪽지 나누다 국제전화까지 걸려 와 한참 수다 떨었던...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다섯 사람만 건너면 다 안다는 말이 실감났다. 내가 아는 사람 없다고 맘 놓고 사는 '광주살이'가 사돈에 팔촌에, 알지도 못하던 동창남편(고재종시인)까지 다 연결되더라. 그래서 결론은, '어디 가서도 아는 사람 없다고 남한테 못할 짓은 하지 말고 살아야겠다'고 불끈! ^^

   
 

 마늘      -김동찬- 

우리들이 갖고 있는 향기 하나가
다른 사람에겐
지우개로 박박 문질러
후욱 불어버리고 싶은
악취일 수 있다.
비누칠해 깨끗이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생선 냄새처럼
당신의 향기가 내 몸에 배인다.
나는 그것이 싫어서
돼지고기를 구울 때처럼
살짝 마늘 몇 개를
더 올려놓는다.
그러면 당신은 말하겠지
코리언은 마늘 냄새가 지독해요.

감기에 걸렸다고
정력에는 그것이 최고라고
만병통치까지 끄집어내며
시도 때도 없이 풍겨내던
내 고향 친구 녀석의
마늘 냄새가
문득, 잃어버린 내 향기인가 싶은
아메리카의 저녁 한 때
도대체
무엇이 나를 끌고 다니며
이토록 지치게 만드는지
알고 싶어서
꼭 알고 싶어서
마늘 한 쪽을
눈물을 흘리면서 먹어 치웠다.

 
   
*나비님의 페이퍼에 고무되어(누구는 신비주의 혹은 신기주의 하면서 베일에 싸이는데) 나는 남들이 알리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인연까지 다 들추어 내며 페이퍼를 쓴다. ㅎㅎ 이게 바로 아줌마의 수다라는 거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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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내가 20,000 이벤트 할까 했는데, 오늘 벌써 차버렸다.
오늘 144, 총 20000 방문
요것이 뭔 일일까? ㅎㅎ 나비님 때문인가?

세실 2008-02-1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74, 총 20030 방문
빠른 속도로 늘어나시네요~~~ 벌써 174분? 대단하십니다.
마늘 전 친정에서, 시댁에서 빠놓은거 가져다 먹습니다. ㅎㅎ
삼겹살 먹을때 마늘 구워먹으면 참 맛있죠~~
시 좋으네요.

순오기 2008-02-10 18:46   좋아요 0 | URL
보통은 바쁜 며느리와 딸을 위해 빻아주는거를 가져다 먹더군요.ㅎㅎ
저는 그렇게 해줄 시어머니도 안 계시고 친정엄마도 멀리 계셔요.
하긴 나는 노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니까...^^

웽스북스 2008-02-10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마늘을 못까고, 못먹고, 냄새를 못맡아요
(그러면서도 마늘빵이나 매드포갈릭은 좋아하는 -_-)
특유의 톡쏘는 매운 냄새 때문인데, 마늘 양파 파를 죄다 가까이 두지도 못해서
엄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ㅜㅜ

전 아마 빻아놓은 마늘만 사다 쓰게 될듯 ;;

순오기 2008-02-10 17:11   좋아요 0 | URL
아~~ 그래도 주부가 돼서 음식하려면 마늘이 필수에요 필수! ㅎㅎ
마늘빵은 맛있죠? ㅎㅎㅎ 요즘은 돈이 해결해주기도 하죠.^^

bookJourney 2008-02-10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는 마늘을 까두지 않았어요. 저장용 마늘 샀을 때 바로 아파트 베란다 선선한 곳에 펼쳐두고 며칠을 말린 후에, 양파망 같은데 나누어 담고, 베란다 그늘에 두었더니 ... 아직까지도 말짱해서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까서 쓴답니다. (일주일 정도 사용할 것은 한 번에 까기도 하지만요 ^^)

* 오늘 227, 총 20083 방문 ~ 순오기님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숫자네요 ^^

순오기 2008-02-10 17:36   좋아요 0 | URL
어머~ 아무리 저장마늘이라도 설 지나면 싹이 날텐데 괜찮단 말이죠? 보관을 잘 했나봐요~~~ 며칠 쓸 거 까놓으면 할 일이 없는 듯해요.^^
볼거리도 없는데 방문자 수만 늘어나 있으면 미안하던데...ㅠㅠ

마노아 2008-02-11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새해 되기 전에 마늘 까는 풍습이 있는 거야요? 오옷, 처음 알았어요!
오늘 1, 총 20238 방문

순오기 2008-02-11 04:06   좋아요 0 | URL
ㅎㅎ풍습이라기보단, 늦어도 설되기 전에 해야만 마늘을 건질 수 있단 거죠.
설 지나면 날이 푹~ 해지니까... ^^

2008-02-11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2-11 04:08   좋아요 0 | URL
어머낫~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님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즐거운 알라딘 놀이터라 감사해요!

산사춘 2008-02-11 0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무이가 까고 아부지가 빻아서 얼려놓으신 마늘을 냉장고에서 훔쳐왔습니다.
그 수고로운 일을 하신 순오기님께 박수마당 한 판을... 짝짝짝~!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순오기 2008-02-11 04:36   좋아요 0 | URL
ㅎㅎ 춘님~~~~ 실은 그게 훔쳐오는게 아니라죠!
그분들의 사랑과 수고가, 또 속아주심이 우리를 살게 하지요~~~ ^^

프레이야 2008-02-1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엄마가 마늘을 까라고 하면 참 싫었던 기억이 나요.
손에 냄새도 나고 손톱밑도 아리고 그러면서요..
전 지금 다 까놓은 마늘에 다대기까지 사서 먹지만
순오기님은 대단하세요^^

순오기 2008-02-11 18:18   좋아요 0 | URL
바쁘면 사서 먹어야죠~ ^^
나는 노는 시간이 많으면서도 게으름 피워서 꼭 싹이 난다죠! 헤헤~

전호인 2008-02-1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마늘 찧는 일을 합니다.
항상 찧는 일은 저의 차지랍니다 ㅎㅎ
건강한 한해 되시고 행복하세요 ^*^

순오기 2008-02-11 18:19   좋아요 0 | URL
아우~ 마늘을 콕콕 찧어주는 전호인님, 너무 멋지시다~~~~~
행복하시고 즐거운 마늘 찧기 계속 하세요!! ^^

향기로운 2008-02-1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99, 총 20436 방문 제 담에 방문하시는 분이 200번째에요^^;; 저도 마늘 얼마전에 다 깠어요^^;; 에휴~

순오기 2008-02-11 18:20   좋아요 0 | URL
님의 댁에서는 마늘에서도 마구 향기가 날 거 같은~~~~ ^^

뽀송이 2008-02-1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설은 잘 보내셨어요?
마늘까는 거 정말~ 내키지 않지요.^^;;
저는 재미난 드라마보면서 아들들하고 같이 까요.
녀석들~ 뭐 한 열개도 못까고 포기하지만 말입니다.ㅡㅡ;;
전 요즘 묵은 마늘 다 먹고 조금씩 사다먹습니다.^^
말끔히 다 까놓은 놈으로요.^^

순오기 2008-02-11 18:22   좋아요 0 | URL
후후~ 아들 녀석들 여남은 개 깠으면 된거죠.^^
고 녀석들 이 담에 제 각시가 마늘 깔때 잘 도와줄려나? ㅎㅎㅎ

책향기 2008-02-11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몇년전에 케이블TV에서 마늘 까는 기계 광고하는거 보고 하나 샀는데 손으로 까는것처럼 깔끔하게 되진 않더라구요. 마늘 까는거 정말 싫어요....-.-

순오기 2008-02-12 04:55   좋아요 0 | URL
기계보단 손으로 하는 게 훨씬 좋은 게 많아요.
마늘 까는 건 다들 싫어하는구나!ㅎㅎㅎ

깐따삐야 2008-02-1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호인님처럼 마늘을 빻는 임무를 맡고 있어요. 저희 엄마는 마늘을 정말 많이 쓰셔서 자주 빻아야 되요.

순오기 2008-02-12 04:56   좋아요 0 | URL
ㅎㅎ 착한 깐따님은 마늘도 잘 빻는군요! 이런 츠자 별로 없을낀데... ^^

마늘 2008-07-3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늘을잔뜩 까놓기는했는데 빠을일이 걱정이네요 빻는기계 어디서 삽니까좀 알려주세요

순오기 2008-08-01 07:26   좋아요 0 | URL
저는 마늘 빻는 기계 안 써봐서 모르는데 어쩌죠?
그냥 절구에 넣고 콕콕 찧어댑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