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같은 우리 애들 왜 이렇게 싸울까? - 부모들이 잘 모르는 자녀들이 싸우는 이유와 대처법
일레인 마즐리시.아델 페이버 지음, 서진영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빨간 표지의 '천사 같은 우리 애들~' 이란 글씨 옆에서 정답게 시소 타는 남매와,~' 왜 이렇게 싸울까?'라는 글자 아래는 곰돌이 인형을 서로 잡아당기는 아이들이 그려져 있다. 표지의 이 그림이 이 책의 내용을 짐작케 한다.

책이 오자마자 엄마를 제치고 낼름 집어간 6학년 막내가 금방 읽고 나서 하는 말, "뭔 애들이 이렇게 살벌하게 싸워? 엄마, 우리도 이렇게 싸우며 컸어?" 하고 묻더니, "이 책에서는 정말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라고 소감을 풀어놓았다. 아이가 금세 읽고 합리적이라 생각했으니 부모인 나는 무엇을 발견할지 기대하며 읽었다.

이 책은 10년 전 미국에서 출간된 베스트셀러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출간 10주년 기념판이 나와 국내에서도 다시 출판하게 되었으니, 오늘도 올바른 부모가 되기 위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는 밝은 햇살같은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보면 정말 기겁할 정도다. 미국 가정 이야기여서 특별히 거칠거나 막되었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우리 한국 가정도 주변을 둘러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갈수록 형제 자매의 우애가 부족하고 경쟁심이 팽배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책을 읽어나가면 형제자매의 살벌한 싸움이나 우애 없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답이 제시된다. 바로 부모가 어떻게 처신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 것을 사례별로 제시하고 있다. 공감하고 반성하며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부모들이 이 책을 읽고 적용한다면, 부모 자격증을 받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경쟁의 원인과 아이들의 심리를 자세히 설명하고 부모의 대처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의 상담과정에 참가한 부모들이 사례를 얘기하면 경험에 비추어 동감이나 반박, 혹은 올바른 해결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부모의 긍정적인 역할이 아이들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하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금세 화를 풀었다.

부모들이 주의하고 새겨둬야 할 내용은 "꼭 기억하세요!"라는 소제목으로 다시 정리하고, 또 만화로 보여주니 머릿속이 환하게 열리는 기분이었다. "비교하면서 칭찬하는 것은 위험해요"라는 제목으로 나온 만화와 밑줄을 죽죽 그으며 읽은 부분이다.



이 책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했을 문제를 유형별로 제시하고 명쾌한 해석으로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단지 읽고 공감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우리 가정에 적용했을 때, 이 책의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다. 난 특별히 200쪽 이후 '과거와 화해하기'를 읽으며 눈물이 났다. 내 과거와도 화해해야 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과거를 주지 않는 부모 돼야겠다고 다짐한다.

형제를 비교하며 칭찬하거나 꾸중하는 것이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도 깨달았고, 아이와 단 둘이 시간을 가지며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가치 있는 존재인지 확인시켜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따뜻하고 안정된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우리 아이들이 그런 가정을 꾸미는 미래를 꿈꾸며 부모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서평단 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5일 어머니독서회원과의 가을여행, 16일 독서모임, 17일 중학교 시험감독... 마음과 몸이 분주해 알라딘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짬나면 살포시 들어와 글을 읽어보고 댓을 달았으니... 자칭 알라딘 폐인이고 알라딘 중독이라는 걸 느낀다.

15일까지 올려야 했던 '천사 같은 우리 애들 왜 이렇게 싸울까?'를 일주일에 걸쳐 읽으며 이제 막 끝냈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이왕 늦었으니 서평은 심야에 차분히 정리하기로 하고, 간단히 나의 소감을 끄적여본다.

 큰딸과 네살 터울인 둘째 녀석 아들이 있고, 그 아래로 두 살 터울인 막내를 키우며 특별히 아이들이 많이 싸우거나 큰소리 치며 키우지는 않았다. 정말 천사 같이 잘 놀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자기들끼리 큰소리 치거나 의견 대립으로 심한 다툼을 벌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엄마가 성숙하지 못해서 사춘기를 맞는 큰딸과 싸우기 시작했고, 둘째와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한번씩은 심하게 '그럴려면 나가서 니 맘대로 살아!'라고 고함을 치며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200쪽이 넘어간 후반부 '과거와 화해하기'에서 나의 누선이 자극되었다. 돌아보니 내 형제자매와는 한 핏줄이라 쉽게 이해하고 화해하고 용서하며 살았던 거 같은데, 남편이나 시누이 시아버지께는 아직도 감정의 골이 깊어 용서하지 못할 일들이 있어 편치 않았다. 그들이 내 맘을 알아주지 않고 팔이 안으로 굽는 처신을 했기에 용서하지 못하는 내 오기를 발견했다.

이름값 하는건지 자신에게는 관대함으로 긍정적인 '오기'를 적용하는데, 타인에게는 가차없는 오기를 발동하여 '결코 용서하지 않을거야!'라면서 살고 있는 내가 훤히 보이게 한 책이다. 그래서 눈물이 났고, 난 눈물나며 감동이 돼야 '이 책 참 좋은 책이다!'라는 분류에 집어 넣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이 자녀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우미 책으로 읽힌게 아니라, 내 문제를 해결하는 지침서였음을 고백한다.

눈물의 감동이 마르기 전에 정을 주었던 세월만큼이나 마음의 골이 패인 큰시누이에게 전화 한통이라도 해야겠다. 가까이 살면서도 애경사에나 만난다면 남과 무엇이 다를까? 어쩌면 남보다 못한 사이인지도 모르겠다. 표면적으론 크게 문제되지 않는데도 마음으로 용서가 되지 않으니 관계가 소원해졌다. 지천명이 낼 모렌데 아직도 오기로 똘똘 뭉쳐 사는 내가 참으로 부끄럽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7-10-1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글 읽으며 반성해 봅니다. 요새 잔뜩 삐져있는 언니에게 맛난 저녁이라도 사줘야겠어요. ^^

순오기 2007-10-19 18:44   좋아요 0 | URL
참, 반성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줘요!
맛난 저녁은 드셨나요~~ 언니가 있다는게 얼마나 축복인지... 감사하죠!!
전 언니 있는 게 너무 좋아서 딸 혼자면 짠하더군요.
그러니까 딸 둘 낳은 건 너무 잘했다고 울 딸들에게 공치사 엄청합니다!! ^*^
 


동화계의 대모라 할 수 있는 이금이 작가의 고학년과 청소년을 위한 책을 모아 보았어요. 작가의 자녀들이 크는 대로 작가의 책 주인공들도 같이 성장했답니다. 이제 고2, 고1 남매를 둔 작가의 인생철학을 그의 작품으로 만나보세요!


1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유진과 유진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절판

2004년 책따세 추천도서로 독자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책이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며 겪은 성폭력 사건을 부모가 어떻게 대처했는가에 따라 다른 두 유진의 이야기. 부모들이 꼭 봐야 할 책이기도 하다.
주머니 속의 고래-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4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구판절판
청소년 성장소설로 책을 잘 읽는 초등고학년이상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2007년 우수문학도서로도 선정되었다.
금단 현상- 5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가) 수록도서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구판절판
2006년 4분기 우수문학도서로 뽑혔으며, 2007년 제39회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작이다.
김재홍 화가의 그림이 작품을 더 따뜻하게 보여준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절판

2000년 여름 책따세 추천도서오, 초등 6학년 2학기 읽기에 작품이 수록되었다.
아동용으로 반양장본이다.


1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맹이 2007-10-1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추천합니다. 읽은 것이 몇 권 안 되지만. 앞으로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순오기 2007-10-19 18:45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 정말 읽을 책이 너무 많아요..
전 이금이 작가의 책은 27권 중 23권 읽었어요~~자칭 왕팬이라죠!
 

동화계의 대모라 할 수 있는 이금이 작가의 저학년을 위한 책을 모아 보았어요. 작가의 자녀들이 크는 대로 작가의 책 주인공들도 같이 성장했답니다. 이제 고2, 고1 남매를 둔 작가의 인생철학을 그의 작품으로 만나보세요!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밤티 마을 영미네 집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9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밤티마을 봄이네 집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10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아주 작은 학교
이금이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4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7월 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7년 10월 15일에 저장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6년에 개봉됐지만, 우리나라에선 이제 상영하게 된 '카핑 베토벤'이  콜롬버스에 안 걸릴까봐 엄청 가슴 졸였다. 10월 13일 토요일 아침 조조를 보려고 하남점까지 20분 거리를 9분만에 달렸다~~ 영화속의 그녀 안나도 황량한 거리를 마차로 달리고 있었다. 베토벤의 임종을 지키려고...... 내면의 침묵으로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게 된 그녀는 베토벤을 자연으로 보낸다.



영화에서 베토벤(에드 해리스 분)은 청각을 잃어가면서 괴팍한 성격으로 변한 것으로 그려진다. 베토벤은 자신의 악보를 정서해 줄 카피라이터로 만난 안나 홀츠(다이안 크루거 분)를 단박에 인정하지만 그녀의 표현대로 무례하고 거칠게 대하는 괴팍한 노인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이지 싶었다. 우리가 베토벤의 초상화로 익숙한, 너무나 베토벤스러운 그가 영화속에 있었다.

영화 '불멸의 연인'이 베토벤의 유서에 '나의 천사이자 나의 모든 것이며 나의 분신인 불멸의 연인에게 바친다'라고 남긴 그녀를 찾아가며 베토벤의 생애를 다시 조명하는 것이었다면, '카핑 베토벤'은 불멸의 연인일것 같은 안나 홀츠가 청각을 잃은 베토벤의 말년에 그의 음악을 카피하고, 베토벤은 눈으로 그녀를 카피하여 교향곡 9번을 초연한다는 설정이 감동적이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모든 것이 실화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불멸의 연인' 보다 '카핑 베토벤'의 에드 해리스가 더 베토벤스러웠고, 안나 역의 다이안 크루거도 당당하게 귀엽다. 그들이 주고 받은 대사 하나하나를 다 기억하고 싶었다.

"공기의 떨림이 신의 숨결이다. 우린 그것을 읽고 신을 찬양하는 사람을 낳고... 그게 아니라면 우린 아무것도 아니다."
"내 머릿속은 소리로 가득 차 있어~ 그것을 악보에 적을 때 빼고는..."
"신은 나를 귀머거리로 만들었어. 나를 빼고는 모두 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한 그가 친구냐고!"
"이제 음악은 역사가 바뀔거야~~ "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자만하듯 자신만만하게 신을 찬양하기 위해 신의 소리를 옮겼다는 천재 음악가 베토벤에게
"당신은 선택받은 분이죠. 제가 도울게요. 박자를 정확하게 보여 드릴게요." 라고 말하며 오케스트라 속에 쪼그리고 앉아 베토벤을 카피하는 그녀 안나 홀츠를 보며 눈으로 지휘하는 베토벤이 내 가슴에 가득 찼다.



예전에 성가대할 때 이 영화에 나오는 모짤트의 레퀴엠이나 대관식미사, 베토벤의 장엄미사나 환희의 송가도 불러봤다. 합창단을 두 시간이나 세워 놓는게 미쳤다고 말하는 걸 이해할 수 있다. 정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며 가만히 서 있는거 장난 아니다~~~~ 영화속에서 교향곡 9번이 울려퍼질때 전율하며 눈물이 흘러나왔다. 아~~이 떨림과 이 감동을~~~~ 다시 맛보고 싶다. 이 장면 때문이라도 두번, 세번 보고 싶어지는 영화였다.



분명히 영화적인 아쉬움이 있지만, 교향곡 9번의 전율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 그냥 음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교향곡 9번을 감상할 수 있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10-15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장 음향이 별로인 곳에서 보아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럼에도 교향곡 9번의 감동은 전율 그 자체였죠. ^^

실비 2007-10-1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만해도 무척 멋있을거 같아요.^^

순오기 2007-10-2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아무개님, 마노아님, 실비님~~~~ 교향곡 9번은 정말 전율이죠!!
독서모임 엄마들과 다시 또 보려고 했더니, 조조가 없어지고 오후 늦게만 편성한 시간표를 보니 별로 많이 찾지는 않나봐요. 여기 광주에서는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