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따세 추천도서였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존 레논을 죽였던 그 남자가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한 홀든의 절규 때문에 죽였다"라고 말하며 갖고 있던 책으로 유명했고, 이 책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도 '홀든이 싫어할 것'이라는 말로 거절하는 샐린저 때문에 상당히 회자되었던 책이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에 나오는 작가 포레스터씨가 바로 샐린저라는 것도 매니아들에겐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머니독서회의 1월 토론도서라서 어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직 자녀가 어린 엄마들은 '무슨 얘긴지 이해되지 않는다'였고, 중고등 자녀를 둔 엄마들은 '우리 아이를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었다'라는 상반된 반응이었다. 역시 세간의 평가처럼 갈라진 반응이었지만, 토론을 마친 후엔 다시 읽어보겠다거나, 처음 온 신입회원(중1딸, 중2아들)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들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꼭 읽어보겠다며 빌려갔으니 호의적이었다.

우리 큰딸이 중 1이던 2002년 7월 '중학교 학부모독서회'토론도서로 읽었을 때는, 우리의 문화와 상당히 다른 미국 청소년들의 이성교제와 자유분방한 생활에 공감하기 힘들었다. 또한 세상에 모든 흥미를 잃은 청소년의 삐딱한 세상보기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리고 왠지 내 아이에게 권하기가 꺼려지는 이유는 수위가 넘는 청소년들의 불량스러움도 작용했다. 그러나 딸은 중2때 읽고서 '어른들의 위선'에 치를 떨던 홀든에 충분히 공감하며 독후감을 쓰는 등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이었지만, 담배와 술, 섹스까지 거론하는 미국청소년들의 문화와 정서는 그들만의 것으로 인정할 뿐이었다.

이제 중2 아들을 둔 엄마로 다시 읽으니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갔다. 큰딸을 통해서 들은 우리 청소년들의 이성교제 애정표현도, 일부에서는 이미 이 책의 상황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불과 5년 전엔 우리 상황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홀든이 불량한 문제아가 아닌, 지극히 순수한 영혼을 가진 예민한 청소년으로 받아들여졌다. 비록 학교 공부는 네 과목을 낙제했지만, 독서를 많이 하고 글을 잘 쓰는 똑똑한 홀든이 들어왔다. 성장기에 겪어야 할 통과의례지만,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순수함과 치열함이 정신적 성숙도 가져올 것이다. 신체적 성숙 뿐 아니라 정신적 성숙이 더해질 때, 진정한 성장을 하는 것이기에 이 책은 청소년을 성장하게 하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홀든이 거론하는 책 중에 내가 읽은 책이 나오면 그 반가움도 좋았다.^^)

네번째 학교인 펜시학교에서도 퇴학을 당한 홀든은, 부모님이 알게 되는 수요일까지 사흘간의 여유를 2박 3일의 방황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방황하는 홀든이 끊임없이 전화하고 싶어하는 그 외로움이 안타까웠다.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 자기를 털어놓고 싶어하는 녀석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님이나 모처럼 만난 친구도 홀든의 얘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지 않는다. 선생님은 충고하기에 바쁘고, 건성으로 듣거나 자기 얘기만 한다. 우울증에 빠진 누군가도 자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 그, 단 한사람이 없어 자살하는 것을 봐 오지 않았는가!

홀든이 열세 살 때 끔찍이도 사랑했던 동생 앨리의 죽음으로 받은 충격을 아무도 위로하거나 알아주지 않았다. 홀든은 그 이후 세상살이가 심드렁해져 모든 걸 불평불만으로 받아들인 듯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여섯 살이나 아래인 동생 피비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변호사인 아버지나 옷을 멋지게 입힐 줄 아는 어머니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걸 동생에겐 얘기할 수 있다.  집을 떠나기로 작정하고 동생을 만나러 간 홀든에게 야무지게 묻는 피비와의 대화.

"오빠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뭐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어린애들이 놀고 있는 호밀밭에서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야. 온 종일 그 일만 하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은 거야."

문제아거나 불량스런 청소년일 뿐인 홀든이 비로소 미래의 희망을 가진 젊은이로 다가오는 이 장면이, 바로 작가 데이비드 샐린저가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순수한 영혼의 피비를 통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가출을 실행하려다 함께 가겠다는 피비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다. 순수한 영혼 피비를 통한 홀든의 구원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그 사흘간의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그럼에도 홀든이 역겨워하던 룸메이트 스트라더레이터나 애클리 같은 친구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위선덩어리인 세상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오직 순수한 영혼으로 이 세상을 살려면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적당한 타협과 적당히 때묻은 영혼만이 제 정신을 갖고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인가?ㅠㅠ 홀든은 그토록 갈망하던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여전히 궁금하다! 중3 되는 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한번 읽어보라 해야겠다.

*내가 갖고 있는 2002년 판에는 '금세'가 '금새'로 나와서 출판사에 연락한다고 동그라미 쳐놓았었는데, 최근 출판된 책은 '금세'라고 제대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번역이 매끄럽지 않았던 부분이 고쳐지지 않아서 별점 하나 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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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1-22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큰아이가 재미나게 읽더군요.
조금 아이들 수위를 넘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보다는 훨씬 빠르다는 걸 자주 느껴요.^^;;

순오기 2008-01-22 19:24   좋아요 0 | URL
이제 고등학생 되는 큰아드님에게 딱 맞을 것 같군요.
중학생이면 3학년 쯤에나 읽어야할 듯... 하죠? ^^

2008-01-23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1-23 00:52   좋아요 0 | URL
예, 이제 중학교에 가지요. 엄마의 초등학교 12년도 마감하는 거고요.^^

2008-01-23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1-23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보다는 님께서 쓰신 리뷰에 많이 공감합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 사이에 말이 많은 책이 아닌가 싶어요.
추천도 드립니다.

순오기 2008-01-23 13:0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말이 많은 책이죠.부모 입장에서 자기 아이에게 권하기가 왠지 꺼려지는... ^^ 추천도 감사하고요!

프레이야 2008-01-2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문학과사상사 것으로 읽었어요.
당시 민음사 번역보다 낫다는 평이 있었는데 잘 모르겠지만요,
민음사 것이 좀 딱딱한 번역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반가운 책이네요. 근데 우리딸은 고전이나 명작을 안 좋아라해서
조금 걱정이긴 한데 다 때가 있으려니 하고 참아야겠죠?^^

순오기 2008-01-23 23:27   좋아요 0 | URL
그러죠. 민음사 번역이 좀 그렇더라고요~~ 어제 회원들이 가져온 문학과사상사였던가 더 나은거 같더군요. ^^

깐따삐야 2008-01-2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홀든에게도 공감했지만, 피비 같은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더랬어요.^^

순오기 2008-01-23 23:14   좋아요 0 | URL
깐따님은 피비 같은 동생일거 같은데요~~ 헤헤 피비같은 무수리! ^^

라로 2008-01-24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정성이 깃든 님의 리뷰를 읽지 않고 지나칠 수 없게 하세요~.
님께서 살아가는 방법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알기에 더 마음에 와 닿는것 같아요,,

순오기 2008-01-24 01:29   좋아요 0 | URL
나비님 야심한 시각에~~~ 육아만도 힘든데, 레슨까지... 얼렁 주무셔용!
전, 대충 대충 엉망으로 그냥 사람 사는것처럼 살아요~~ㅎㅎㅎ
 
스켈레톤 크루-안개
최고의 이야기

2008년 첫 영화로 <미스트>를 보았다. 12월 영화후기 당첨으로 받게 된 관람권 지급이 15일까지인데 깜박 잊고, '라일락 피면'을 읽고 있는데, 20여쪽 남겨둔 밤8시 34분에 확~ 생각나서 부랴부랴 달려가 봤던 영화다. 스티븐 킹 매니아지만, 조금은 기대치에 못 미쳐서 후기를 쓰지 않고 있었다. 헌데 어떤 분이 콜롬버스 홈페이지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라고 제목을 달았기에 할 수 없이 끼적인다. 잘못 된 정보는 수정해야 할 것 같아서... 스티븐 킹 원작을 스티븐만 보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요기부터 2단락은 라주미힌 님 서재에서 복사했음을 밝힙니다 ^^ 허락은 안 받았는데... ) 
'미스트(The Mist)'는 스티븐 킹의 스켈레톤 크루라는 소설에 들어 있는 첫 작품이다.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로 함께 호흡을 맞춰 온 프랭크 다라본트가 아주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에 소규모 개봉을 하고도 제작비를 뛰어넘는 흥행 수입을 거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티븐 킹 자신이 뽑은 영화 10위에 '미스트'를 뽑지 않을 걸 보면, 영화의 완성도를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 관심이 많고 늘 영화를 즐겨보는 스티븐 킹은, 자신의 원작소설 영화를 스스로 순위에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빌고 있을 것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현재 '크립쇼', '셀', 'From a Buick 8'이 영화화 중이고, 이중 '셀'은 '나는 전설이다' 원작 소설에 바치는 헌정작으로 휴대폰 좀비들이 대거 등장하는 영화인데 흥행을 기대해 볼 만하다.

소설 원작과 영화는 다르지만, 원작소설 '스켈레톤 크루'에 실린 '안개'를 읽은 우리 애들은 아직 영화보기를 보류하고 있다.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를 먼저 본 나는 그런대로 좋았다. 생존을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탈출한 결말이 너무나 허탈해서, 도대체 이 영화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야? 2% 찜찜하긴 하지만 바로 이게 스티븐 킹 원작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안개에 둘러싸인 소도시, 그 안개 속에서 사람을 해치는 괴물을 목격한 사람들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마트에 갇혀 패닉상태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지구의 종말과 신의 심판을 예언하는 사이코 여자에게 빠져버린다. 귀가 얇은 인간들의 군중심리와 극도의 공포감이 사람을 어떻게 몰아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살 떨리지만 재미있다. 오로지 한 목숨 살겠다고 난리를 치는 그들을 보며, 정신을 제대로 챙기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제 한 목숨 살려고 아둥바둥거리는 무리 속에서도 이타적인 삶을 선택한 용기 있는 행동이 감동을 준다.

나는 아직도 결말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없어, 영화의 제목처럼 여전히 안개에 휩싸여 있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에 대한 일침인지, 성급하게 목숨을 걸지 말라는 경고인지 모르겠다. 원작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으려나~~~ 우리 아들이 서재에 올린 리뷰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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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2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밖에 있던 괴물들은 마트 안의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재들 왜저래...좀 오바하는 거 아니야." 라고요.

순오기 2008-01-21 02:35   좋아요 0 | URL
쟤들 왜 저래? ㅎㅎ
요즘 TV에 나오는 인간들 보며 하고 싶은 말이에욧! ㅠㅠ

라로 2008-01-2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고보고 제 스탈의 영화가 아닌걸 알고 안봤는데~.ㅎㅎ
공포영화는 잘 안봐요,,,하지만 님의 리뷰를 보니 안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ㅎㅎㅎ
근데 아드님의 리뷰를 보니 이해가 더 잘되네요~.ㅎㅎ

순오기 2008-01-21 02:35   좋아요 0 | URL
난, 스티븐 킹 영화 잘 봐요. 명쾌하지 않다 하면서도 개봉하면 또 달려가는... 킹 영화는 단순 공포가 아니라면서! ^^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채인선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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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선님의 글맛과 이억배님의 그림이 어우러진 아주 아주 신나는 우리 이야기책이다. 그냥 그림만 봐도 입이 벙그러진다. 넉넉한 할머니의 얼굴엔 웃음이 끊이지 않고, 옹기종기 모인 동물도 신명난 표정이다. 또한 이 책의 노랫가락은 어깨를 절로 들썩거리게 한다. 아이들도 반복되는 가락이 재미있는지 서로 따라하며 즐거워한다.

만두 만두 설날 만두 / 아주 아주 맛난 만두 / 숲 속 동물 모두 모두 / 배불리 먹고도 남아 / 한 소쿠리씩 싸 주고도 남아  / 일 년 내내 사시사철 / 냉장고에 꽉꽉 담아 / 배고플 때 손님 올 때 / 심심할 때 눈비 올 때 / 한 개 한 개 꺼내 먹는 / 손 큰 할머니 설날 만두 /

이 책을 보면서 '만두소, 만두피'라는 것도 알고, 만두 재료로 들어가는 '김치, 두부, 고기, 숙주나물'도 줄줄 읊어대게 된다. 또 '소쿠리'와 '함지박'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할 수 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날수를 헤아리는 것도 배우게 된다. 등장하는 숲 속 동물들의 이름도 줄줄이 꿰차며 자기 생김대로 만두를 만들었다는 것에 어린 독자들은 환호하며 부러워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압권은 할머니의 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만두소와 밀가루 반죽이다. 세상에 지붕으로 덮었던 함지박을 가져와, 삽을 들고 함지박 안으로 들어가 만두소를 버무린다니~~~ 게다가 밀가루 반죽은 방 문턱을 넘어 툇마루를 지나 마당을 지나 울타리 밖으로 한없이 밀려간다니 정말로 놀랄만한 큰 손이다. 아이들은 밀가루 반죽이 더러워서 어떻게 만두를 만드냐고 걱정이다! ㅎㅎ

  

신나는 옛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현대의 최신 장비 하나! 바로 망원경을 들고 나무 위에 올라가 지휘 감독하시는 우리의 손 큰 할머니,  아이들은 마치 비밀을 찾아낸 듯 즐거워했다. 이억배 화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

 

이레 동안 만두를 만드느라 지쳐버린 동물들, 할머니는 남은 반죽을 보자기처럼 펼쳐서 남은 만두소를 모조리 쏟아 부어 세상에서 제일 큰 만두를 만든다. 어이쿠~~~ 이렇게 큰 만두를 어떻게 붙일까? 양쪽에서 만두피를 잡고 "야아~ 야아!" 함성을 내지르며 앞으로 달리는 동물들, 얼마나 신이 날까? 싸리비만한 돗바늘을 가지고 만두 입이 터지지 않도록 꽁꽁 꿰매는 장면도 재미있다. 엄청나게 큰 가마솥을 끌어 와 이 큰 만두를 삶아 다같이 나눠먹는 모습은 함께 나누는 기쁨을 절로 느끼게 된다.

중요한 건 만두를 먹고 한 살 더 먹는다는 것! 아이들은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지, 왜 만두를 먹고 한 살 더 먹는냐고 따져 묻는다. 뭐라고 답해야 할까? ㅎㅎ 우리 어려서는 설날에 만두를 넣은 떡국을 먹었는데... 요즘엔 그렇게 하는 가정이 많지 않아서, 설날에 떡국만 먹는 것으로 아는 아이들이 많다. ㅠㅠ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손이 크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니, 이번 설날엔 나눠먹는 경험을 즐기지 않을까 싶다.

넉넉한 할머니처럼 우리네 손도 커서 이웃과 나눠먹는 풍경을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 이번 설에는 큰집에 가서 만두를 만들자고 해야겠다. 식구들이 좋아하는데도 혼자 하기엔 엄두가 안 나서 번거롭다는 핑계로 안 만들게 된다. ^^ 자~ 이번 설에는 아이들과 같이 우리도 만두를 빚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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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01-20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손큰 할머니 이시네요. 인정도 그 만큼 더 많겠죠?
저도 직접 만든 만두 먹고싶어요.

순오기 2008-01-20 11:58   좋아요 0 | URL
우리가 손 큰 할머니의 정신은 본 받아야겠죠? ㅎㅎ
저도 만두는 안 만들게 돼요~ 큰 동서한테 졸라서 만들어서 싸 올까봐요!^^

웽스북스 2008-01-20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상에서 만두를 제일 좋아하는 것 같아요 ^-^
고급 만두, 빚은 만두, 고향 만두까지 다 좋아요 ㅋㅋㅋ

순오기 2008-01-21 02:14   좋아요 0 | URL
님도 만두 팬이시군요. 우리 식구들도요~~ 문제는 내가 안 만들어준다는 것! ^^

마노아 2008-01-21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보니까 만두 먹고 싶어졌어요^ㅆ^

순오기 2008-01-21 02:14   좋아요 0 | URL
아~~~ 우리 실시간 댓글놀이 하는군요. 방가방가~~
난, 초저녁부터 자다가 일어났어요.^^ 광주에서 만나면 만두도 같이 먹어야겠당!

비로그인 2008-01-21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보고 이 책이 생각났는데 마침 이 이야기네요.
저는 겨울방학마다 김장김치로 만두를 만들어요.
아이들은 만두만드는것 아주 좋아해서 애들시켜 함께 많이 만들지요.
집에서 만드는게 가장 맛있는듯 해요.

순오기 2008-01-21 14:3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이들은 만두만들기 좋아하는데, 엄마가 귀찮아서리~쩝!
부지런한 승연님 집으로 만두 먹으러 가야겠다~~ㅎㅎㅎ
진짜 집에서 만드는 음식이 제일 맛있는데......^^

bookJourney 2008-01-21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설에는 저도 만두를 빚어보아야겠네요.
먼저 이 책을 보여주고 만두를 빚으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겠지요?! ^^

순오기 2008-01-21 14:40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정말 좋아하더군요. 점토로 만두 만드는 놀이도 좋겠죠?
올 설에는 꼭 만들어서 사진으로 보여주세요! ^^

프레이야 2008-01-2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엄마가 만든 왕만두가 먹고파요. 이북식으로 명절때마다 빚었어요.
엄마가 재료 다 만들어주면 저랑 동생이 척척 빚었죠. 저, 꽤 예쁘게 빚었다우.
냉동실에 꽁꽁 얼려두고 만두국도 해먹고 군만두도 해먹었죠. ㅎㅎ
이 그림책 저도 무지하게 좋아해요. 넉넉해지잖아요.^^

순오기 2008-01-22 14:16   좋아요 0 | URL
이북식 만두가 왕만두? 흠, 맛있겠당~~~~ 왕만두 먹고 싶어요.
넉넉한 할머니와 넉넉한 만두~~~~~^^

실비 2008-01-2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잼있어보여요^^ 5,6살아이들이 보면 좋을까요?

순오기 2008-01-23 13:03   좋아요 0 | URL
실비님, 몸은 회복된거에요?
5~6살 아이들 이 책 읽고 찰흙이나 밀가루 반죽으로 쪼물락거리게 하면 최고죠! ^^

비로그인 2008-07-17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순오기 2008-07-18 06: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검색해 볼게요.^^
 
나는 전설이다

책으로 나와 호응을 받은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영화가 책을 앞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아마도 책을 읽어 내용이나 결말, 반전까지 좌르르 꿰고 있어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크지 않을까? 또한 글이 보여주는 상상의 공간을 영상이 다 보여줄 수도 없거니와 상상력의 자유를 빼앗긴다는 것도 한 이유일 수 있겠다.

'나는 전설이다'는 책을 접하기 전에 영화를 봤기에, 우리 아이들은 영화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아이들을 위해 환타지류의 책을 줄줄이 사주면서도, 나는 절대 안 본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도 애들은 보고 또 보는데도 나는 한 권도 안 읽었다. 하지만, 영화는 나오는 족족 다 봤다는... ^^ "엄마는 왜 이런 책 안 읽어? 우리한테는 사 주면서." "엄마가 읽어야 할 책이 얼마나 많은데, 현실에 아무 도움 안되는 환타지까지 읽을 시간이 어딨어!" 라는게 내 변명이다. ^^ 

이 책은 둘째와 막내가 남긴 감상글을 보니, 영화와 많이 다르다고 해서 봐야될 것 같다. 아들녀석은 자기 서재에 올렸고, 막내 글을 올린다.

나는 전설이다       -6학년 000-

  나는 보통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게 되지만 ‘나는 전설이다’는 영화를 먼저 봤으므로 과연 책 결말은 어떨지 두근두근 거렸다. 드디어 책이 오고, 그 두꺼운 쪽수에 기쁨의 함성을 질렀지만 절반은 리처드 매드슨의 단편 모음집이었다. 생각보다 ‘나는 전설이다’의 내용은 짧았다.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전염병, 햇빛을 받으면 죽는 내용, 최후의 생존자인 로버트 네빌 등 기본적인 내용은 당연히 똑같았지만 세세한 내용들은 많이 달랐다. 바이러스를 잘못 건드려서 전염병이 일어난 영화와는 달리 책에서는 먼지 폭풍과 모기, 파리 등에 의해 바이러스가 퍼뜨려진다. 또한 그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살아 있는 사람이 존재 했다. 그리고 영화에서 네빌과 함께 하다가 감염되어서 죽은 개!! 책에서도 그 개가 나온다. 비록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개지만 나중에 그 개도 감염되어 죽고 만다. 영화를 보고 혼자 남은 네빌이 불쌍해서 울었던 만큼 책에서도 코가 찡했다. 물론 결말은 완전히 달랐다. ‘나는 전설이다’의 전설이라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고나 할까.

  영화에서는 감염자들을 좀비로밖에 보지 않았는데 책에서의 감염자들은 흡혈귀가 되었다. 그리고 대처 방법도 말뚝, 마늘 등 흡혈귀 퇴치 방법들이었다. 중세의 미신과 현대의 생활이 만난 셈이다. 그렇게 흡혈귀 퇴치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네빌에게 대낮에 만난 살아있는 여인을 만난다. 처음에는 그 여인을 의심하며 마늘을 앞에 들어내 보이고 꼬치꼬치 캐묻던 네빌이 나중에는 그 여인을 믿으며 바이러스에 걸리면 고쳐 주겠다고 했다. 완전히 믿으며 신뢰하게 된 두 사람. 그러나 아침이 되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그 여자는 네빌을 기절시키고 쪽지를 남기고 떠난다. 그 여자는 감염자였지만, 대낮에 활동 할 수 있고 이성을 지닌 자였다. 이런 돌연변이 바이러스 보유자들의 집단이 자기들을 죽인 네빌을 잡고, 네빌은 그들 앞에서 약을 먹고 자살한다. 그리고 그는 전설이 되었다. 시작부분에서부터 끝부분까지 흥분되는 책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상을 먼저 접했기 때문인지 내게는 영화가 더 감동적이었다. 비록 책 결말과 완전히 달랐지만 백신을 발견해 사람들을 구한 영화의 결말도 좋은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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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1-1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책과 영화가 다른점이 많다고 들었어요.
저도 책은 못 읽어 봤어요.
그래도 순오기님~ 전 판타지 쬐끔 좋아해요.^^
엄마도 읽으삼!! 책만 사주지 마시고욤!!

순오기 2008-01-20 12:00   좋아요 0 | URL
판타지 소설도 엄청나게 사주면서 절대로 안 읽는 엄마!ㅋㅋ
학교도서실에서 빌려온 '나니아 연대기'는 여러편 봤는데, 몇 편 읽으니 그게 그거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잘 안 읽어요.ㅠㅠ
 
신데룰라 I LOVE 그림책
엘렌 잭슨 지음, 케빈 오말리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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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신데렐라 이야기의 패러디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 재투성이 아가씨 신데렐라와 또 따른 재투성이 신데룰라를 등장시켜 두 사람의 삶을 비교하게 한다. 한숨만 내쉰다고 현실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되 대하는 자세는 두 사람이 다르다. 자기의 삶을 어떤 자세로 사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데렐라 신드롬을 꿈꾸거나 컴플렉스를 극복하기에 좋은, 초등 저학년을 위한 지침서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신데룰라를 읽어주고 누가 더 행복하게 살았을까? 질문을 던졌더니, 많은 아이들이 신데렐라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왜 그럴까 물으니, 궁전에서 살고 멋진 드레스도 입고, 돈이 많아서 좋다는 대답이었다. 이렇게 저렇게 유도해 봐도, 신데룰라는 결혼해서도 일만 하니까 싫단다. 초등 저학년 남녀 아이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잘못 가르쳐 준 것일까? 아니면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헉~ 엄마 아빠들의 현실감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 충격 받았지만, 이래서 독서지도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도 나름대로 생각을 잘 정리한 아이가 있어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신데룰라'를 읽고       3학년 노원지

신데룰라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내가 신데렐라를 신데룰라로 틀리게 썼다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신데렐라는 어느 부잣집의 사모님 같고, 신데룰라는 어느 시골의 촌놈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니, 부자라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왜냐하면 결혼한 후 신데렐라의 미소가 한번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신데룰라는 아주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랜돌프 왕자님은 겉으론 똑똑해 보이지만, 전국에 있는 모든 여자에게 유리구두를 신겨 보겠다는 미련한 짓을 했다. 그렇지만 루퍼트 왕자님은 바보같이 생겼지만, 룰라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에게만 시험해 본다는 생각을 했다.

난 이 책을 읽고 나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하나는 부자라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거였고, 또 하나는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데렐라' 책에서는 신데렐라가 행복하게 살았다고 나왔는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두 책 중 어느 책이 거짓말을 한 게 틀림없다.

'신데룰라'를 마인드 맵으로     3학년 정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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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1-18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냐하면 결혼한 후 신데렐라의 미소가 한번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심하고 귀여운 학생이에염.^^
저두 '뱃살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마녀', '백조의 웬수' 등의 패러디 소설 한번 써보구 싶어요. ㅋㅋ

순오기 2008-01-18 13:2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세심함이 돋보이는 감상문!^^
뱃살공주라니~~ 난, 뱃살아줌마라 찔려요~~~ㅎㅎ
잠자는 숲속의 마녀, 백조의 웬수...기대 만땅이에요!

비로그인 2008-01-1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깐따삐야님의 패러디 소설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순오기 2008-01-18 13:24   좋아요 0 | URL
우리 같이 깐따님 작품 기다려봐요~ ㅎㅎㅎ

라로 2008-01-18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넣습니다!!
마인드맵 정말 재밌어요~.ㅎㅎ

순오기 2008-01-18 13:27   좋아요 0 | URL
윤혜가 마인드 맵을 제법 잘 하지요?
집에서 해 왔는데 아주 즐기면서 했다는 게 보이더군요!

bookJourney 2008-01-1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명지에 이어, 윤혜 ... 정말 예쁜 아이들이에요.
윤혜의 글이랑 마인드맵은 참 재미있네요.
저도 마인드맵을 좀 배워야겠는데요 ... ^^

순오기 2008-06-17 08:17   좋아요 0 | URL
어머나, 오랜만이에요. 어디 다녀오셨나요?
^^위에 있는 '원지'는 '명지'의 언니, 바로 이 언니 때문에 자기는 2등으로 잘한다고 말하죠. 마인드 맵을 활용하면 여러 면에서 좋아요!

전호인 2008-01-1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너무 리얼하게 잘 그렸는걸요.
돈을 쌓은 그림이 너무 리얼합니다.

순오기 2008-01-18 14:22   좋아요 0 | URL
렐라와 룰라의 차이가 가진 돈으로도 구별되는군요.^^

프레이야 2008-01-1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인드맵에 그림까지, 아주 독창적으로 잘 했네요.
신데룰라, 이름 재밌어요.

순오기 2008-01-19 10:02   좋아요 0 | URL
어제밤에 알라딘 안 들어오고 그냥 잤드래요~ㅎㅎㅎ
그래서 아침부터~~~출근, 댓글 달아요.
아이가 신나서 했다는게 느껴져요. 방석은 책 표지에 있는 그림을 사알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