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록

네꼬님의 글을 보며 기어이 눈물을 흘렸다. 
우리 애들에게 읽어주면서도 잠시 숨을 고르느라 멈추어야 했다. 

종일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어제 새벽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리뷰에도 썼듯이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들과 누리는 것들이 행복하다기 보단 미안함을
오늘 용산철거민 현장의 그들에게 또 다시 느껴야 했다. 

시골에서 살때만 해도 우리가 그렇게 가난할 줄 모르고 자랐다.
할아버지의 재산이 다 종가로 넘어가서 아버지 앞으로 돌아올
땅 한뙈기 없단 현실에 울분을 토하던 아버지는
자식들 교육을 위해 방한칸 마련할 장리 쌀을 얻어 부평으로 올라왔다. 

구 한옥이었지만 대궐(?)같은 집에서 시작한 셋집이 나쁘진 않았다.
그러나 75년이던가 뻥튀기 된 집값 상승은 대궐같던 셋집에서
방문을 열면 한뼘 쪽마루 아래 연탄 아궁이가 있는 두칸 셋방으로 내몰았다.
그것도 산동네 같은 변두리로~~~ 중3부터 3년간 이집에서 살았다.
자존심 셌던 나는 옹색함이 부끄러워 친구 하나 데려오지 못했다.

이런 현실을 빨리 벗고 싶어서, 경제 형편상 당연히 여상을 갔고
75년부터 연합고사로 선발하던 그 학교에 합격하지 못하면
인문계 배정을 안 받고, 공장에 가서 돈 벌겠다며 기어이 2차 지원을 안했다.
다행히 합격했고 3학년 2학기때 실습 나갔던 회사에 취업했다.
철없이 선발집단이라고 어깨에 힘주고 다녔던 교복을 벗으니
내가 얼마나 초라하던지 빛나는 청춘은 우울하기 그지 없었다.
내가 바라던 모습과 현실의 나, 그 괴리감 때문에........ 

셋집을 세번 옮겨 다니고, 연탄개스로 두 번이나 죽을뻔했던 셋방살이는
내가 직장생활로 3년간 모았던 적금을 보태 집을 장만하면서 끝났다.
그리고, 바로 위 언니가 빨리 결혼해 나혼자 쓰는 내방도 갖게 되었고,
그 후 못다한 공부를 했으며, 삼남매의 엄마가 되어서도 공부하는 주부로 살았다.
 
88년, 58년 개띠인 남편을 만나 살림을 차린지 21년이다.
억대 빚더미에 올라 집을 팔고 삭월세 가자는 남편을 만류하고
18년 전 지은 이 집을 고수하는 건
옹색함이 부끄러워 친구 하나 데려오지 못했던 학창시절을
내 자식들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 하나 뿐이다. 
비록 빚을 대물림해서 우리 애들이 갚아야 할 지라도... 

용산철거민들이 절실히 원했던 건, 몸 하나 편히 뉘일 공간이었거늘
가진 것 많은 자들이
몸하나 뉠 곳 없이 뼛속까지 시린 그네들의 고통을 짐작이나 하겠는가!
오늘도 '난쏘공'의 현실이 되풀이되는 대한민국이 부끄럽고,  
난쏘공 하나로 붓을 꺾은 조세희 작가의 심정을 알 것 같은 기분이다.
 

2009년 1월 20일 대한민국의 현주소, 공권력을 동원한 살인행위를 똑똑히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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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1-21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질적으로 조금 더 나아졌다고는 하나, 사람의 의식이 달라지고, 사회가 달라지기란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요. 사람이 사람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다루어지는 것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부끄러워요.

alsgktjwkd 2009-01-21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물이 나요
이 추운겨울에....
많은 것을 원한것도 아닌데.....

후애(厚愛) 2009-01-2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뉴스를 보고 옛추억이 많이 떠오르는데...너무 안타까워요. 제발 좋은 방향으로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09-01-2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고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마노아 2009-01-21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진 건 몸뚱아리 하나밖에 없는 주제에 살겠다고 부르짖은 게 그들의 죄인가봐요. 이곳 대한민국에서는요...ㅜㅜ

전호인 2009-01-2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고 슬퍼요. 그것까지도 왜곡하고 있는 조중동을 보면서 울화통이 터져 미치겠습니다. 결국은 또 빨갱이로 몰아갑니다. 젠장!

쟈니 2009-01-2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밤에 일하다가 컴퓨터를 보는데. 눈물이 주룩.. 흘렀습니다. 정말 잔인한 정권이고, 잔인한 사람들입니다.

BRINY 2009-01-2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화제의 서재글에 추천만 누르다 갑니다...

2009-01-21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1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01-22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거민들을... 돈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버티는 치사한 놈들이고, 불순세력이 끼어서 사건이 커졌다고... 철거민들 탓이라고 하는 미친 놈들 보면서 더 열이 터졌습니다.ㅠㅜ
보통 철거지역으로 확정되면, 경찰들이 손대지 않는 <용역>이란 이름의 조직폭력배들이 온갖 쌩쑈를 다 저지르고 다니면서 '더러워서 빨리 도망가고, 무서워서 함께 못 살도록' 온갖 만정을 다 떼어 놓거든요.
그나마 마지막까지 남은 이들은 그 개발조합이란 넘들이 말도 안되는 금액으로 무마하려하고, 깡패 동원에 맞서다 보니깐 무장을 할 수밖에 없는 건데요...
용역들 입장에서 보면 철거지역 사람들이 무섭겠지만... 경찰은 국가의 '손'인데, 국가가 저런 소릴 지껄이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적어도 대통령이나 무슨 경찰청장 내정자라면... 무조건 죄송하다고 대가리 숙여도 분이 안 삭을 판인데... 전부 입주자들 잘못이고, 나쁜 사람들이라고... 이건 아니란 생각에 아직도 속이 부글부글합니다.ㅠㅜ

뽀송이 2009-01-22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순오기님,,, 님의 말씀에 눈시울이 그만,,,
이제는 보석같은 아이들이 님에게 힘을 줄 꺼예요.^^* 행복하셔요.^^

저희 시어머니는 또,,, 빨갱이타령에 홀딱 넘어가서 철거민들 욕을 해서,,,
저는 울화통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ㅠ.ㅠ 이럴때 시어머니 정말 싫어요.ㅡㅜ

BRINY 2009-01-22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위자가 잘못이냐 경찰이 잘못이냐를 따지려는 게 아니라면서도 '애초에 불법시위한 게 잘못이지..'하고 결론짓는 사람들에게 너무 화납니다. '애초에' 따지면 도대체 문제의 발단이 뭔지. 왜 이게 시위자와 경찰 사이의 문제인지...
 

2009년 1월 20일 밤 10시 52분, 

알라디너 인기서재



엄마는 독서중
- 순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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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주일 이상 계속 머리가 아파서~ 뇌검사를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오늘은 모처럼 '맑음'입니다~~
연말 건강검진 결과가 비만관리 혈압관리 빈혈관리~~ 3종 세트로 나왔어요.ㅜㅜ

마노아 2009-01-2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혈압이 높아서 머리가 아픈 걸까요? 뉴스를 금지하세요. 뉴스 보면 병 나요...ㅠ.ㅠ

순오기 2009-01-21 19:03   좋아요 0 | URL
혈압이 높아서 머리가 아플 땐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뉴스 금지도 좋은 처방이 될 거 같긴 해요~ㅜㅜ

프레이야 2009-01-2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관리 하셔야겠어요. 인기서재, 지당하죠^^

순오기 2009-01-21 19:05   좋아요 0 | URL
건강관리도 부지런해야 되는데...영 게으르단 말이죠.ㅜㅜ
오늘밤에는 간만에 학교 운동장 돌러 가야겠어요. 물론 달리기가 아니라 걷기요.^^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양장)
이케다 가요코 구성, C. 더글러스 러미스 영역,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에 떠도는 글, 어느 날 e메일로 날아 온 글을 누군가에게 전하면서 세계가 알게 된 이야기란다. 일본인이 정리한 글이 영문과 같이 실렸다. 63억의 인구를 100명의 마을로 축소시켜 실감나고, 그 숫자의 비율을 크레파스 색칠로 단순하게 구분해서 확실히 인식시킨다. 보통은 수의 단위가 높아질수록 가늠하기 어려운데, 이런 친절한 안내서라면 초등생을 위해서도 좋을 책이다. 이 책은 긴 말이 필요없을 듯하여 책 내용을 대략 소개한다.  

63억의 인구를 100명의 마을로 축소시키면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은 남자입니다.
30명은 아이들이고 70명이 어른들입니다.
어르들 가운데 7명은 노인입니다.
90명은 이성애자이고 10명은 동성애자입니다.
70명은 유색인종이고 30명이 백인입니다.
61명은 아시아 사람이고 13명이 아프리카 사람
12명이 유럽사람, 나버지 1명은 남태평야 지역 사람입니다.


종교와 언어에 대해서도 쉽게 알려 준다.
별의별 사람이 다 모여사는 마을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일,
무엇보다 이런 일들을 안다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말한다. 

20명은 영양실조이고 1명은 굶어죽기 직전이고 15명은 비만입니다.
이 마을의 모든 부 중 6명이 59%를 가졌고 그들은 미국사람입니다.
74명이 39%를  20명이 겨우 2%를 나눠가졌습니다.
이 마을의 모든 에너지 중
20명이 80%를 사용하고 있고 80명이 20%를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75명은 먹을 양식을 비축해 놓았고 집이 있지만 25명은 그렇지 못합니다.
17명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없습니다.
 

이쯤되면 이 짧은 글 속에 담긴 진실을 보며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러면서도 나는 잘 사는, 혹은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더불어 불편함이 공존하게 된다.  

자가용을 소유한 자는 100명 중 7명 안에 드는 사람입니다.
마을 사람 중 1명은 대학교육을 받았고
2명은 컴퓨터를 가지고 있으며 14명은 글도 읽지 못합니다. 
만일 당신이 어떤 괴롭힘이나 체포와 고문,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움직이고 말할 수 있다면
그렇지 못한 48명보다 축복받았습니다. 
1년 동안 마을에서는 1명이 죽습니다.
그러나 2명의 아기가 태어나므로 내년엔 101명으로 늘어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일목요연하게 수치로 나타낸 짧은 글이 가슴에 콕 박힌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 자부하기에 앞서, 이렇게 많은 것을 누려도 되는지 미안함이 든다. 상위 1%의 사람들이 보면 나는 인간처럼 사는 것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현재 내가 가진 것과 누리는 것에 감사하며 살련다. 이 책은 우리가 먼저 사랑하고 우리를 갈라놓는 비열한 힘으로부터 이 마을을 구하라고 당부한다.  

우린 정말 이대로 살아도 되는 걸까?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생각이 정리되면 무언가 실천해야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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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알아 봐요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4-27 22:26 
    원제 " If the World were a Village of 100 People" 의 다른 버전이다. 같은 내용을 제목만 다르게 혹은 그림을 조금씩 다르게 출판했다. 먼저 읽고 리뷰를 올렸던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보다 화려한 그림이 있어 아이들이 보기엔 좋을 것 같지만, 책은 커도 쪽수가 적어서 한 페이지에 글밥이 많다. 고학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지만 두 가지를 비교해 판단하면 좋을 듯. 물론 두 책이 내
 
 
시비돌이 2009-01-20 0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안되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순오기 2009-01-20 16:16   좋아요 0 | URL
그러죠~ 이대로 살아선 안되겠죠~~ 어떻게는 각자가 찾아야죠.^^
저어기 그들도 좀 찾으면 쓰겄는데~ ㅠㅠ

희망찬샘 2009-01-20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은 퍼센테이지군요. 아이들에게 읽어 보도록 하면 참 좋을 것 같은 책인데요. 한 권 사야겠네요. 리뷰가 모든 것을 다 정리해 주네요.

순오기 2009-01-20 16:16   좋아요 0 | URL
고학년들에게 추천할 책이지요. 세실님의 13줄 리뷰 도서에 들어 있던 책이라 중고샵에 나온 걸 얼른 건졌어요.^^

행복희망꿈 2009-01-20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정리를 하고보니, 정말 생각할 일들이 많아지네요.
요즘은 너무나 많은것을 누리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요.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을 반성하며 무엇인가를 실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순오기님은 참 다양한 책을 읽으시는것 같아요.
이렇게 리뷰를 읽으면 새로운 책을 접할수 있어서 좋네요.

순오기 2009-01-20 16:17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 덕분에 다양한 책을 보려고 노력은 하지요.^^

쟈니 2009-01-2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명은 영양실조. 80명이 에너지의 20%를 사용, 17명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없다는 부분에서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에 대한 정당성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아침에 이렇게 좋은 글을 읽고나니, 더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

순오기 2009-01-20 16:18   좋아요 0 | URL
저는 비만 1단계 판정을 받은 몸이라 더더욱 미안하고 죄스럽다구요.ㅜㅜ
조금이라도 나누면 제 맘이 좀 편할 듯...

혜덕화 2009-01-2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를 갈라 놓는 비열한 힘은 외부로부터도 오겠지만, 부를 바라고 희망하는 우리 자신 속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을 위해 보이는 외부적인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깨어 있는 생각도 한 몫을 하겠지요.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니 이런 좋은 책을 읽고 무언가 마음을 움직이는 생각이 있다면, 행동도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리뷰 읽고 갑니다.

순오기 2009-01-20 16: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가 모두 잘 먹고 잘 살기 바라는 욕망이 없다곤 못하죠. 아이들에게도 그런 삶을 요구하고요.ㅜㅜ 깨어있는 마음이 행동으로 실천해야겠죠.

메르헨 2009-01-20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대하면...아뜨거라...하지요.
애써 피하고자하는 진실들...
보는것에 만족치 말고 반성치만 말고 행동이 필요한 때 입니다.
아...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손발로 가는 길이 가장 멉니다...

순오기 2009-01-21 00: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애써 모른척 하고 싶은 진실들~ 하지만 외면하면 안되겠지요.
함께 사는 세상~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죠.
뜨거운 가슴, 차가운 머리로 실천해 간다면 모두 살만한 세상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죠.

BRINY 2009-01-2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정산을 또래 직장동료들과 비교하다 기부금이 너무 많은 거 아냐, 이거 다 적금 부었으면...했지만, 역시 그거라도 해야 제 양심이 편해지네요. 그거라도 해야...

순오기 2009-01-24 21:38   좋아요 0 | URL
우린 연말정산 대상이 아니라서 년간 소득에 비해 엄청난 세금을 물고 있어요.ㅜㅜ 나눔을 실천하는 것, 정말 내 양심이 편하자고 하는 일이라는 거 저도 동감해요.
 
너는 특별하단다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1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 고슴도치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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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좋은 책이다. 나무 사람 웸믹을 통해서 내가 왜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인지 발견하는 책이다. 웸믹을 만드는 목수아저씨 엘리는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트 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한다. 나무 사람 웸믹들은 생김새는 다르지만 모두 한 사람이 만들었다. 바로 엘리 아저씨가 그들의 하느님이다.^^  

웸믹들은 날마다 똑같은 일은 한다. 금빛 별표가 든 상자와 잿빛 점표가 든 상자를 들고 만나는 이들에게 서로 별표나 점표를 붙이며 하루를 보낸다. 나무결이 매끄럽게 색이 잘 칠해진 웸믹들은 별표를 받고, 나무결이 거칠거나 칠이 벗겨진 웸믹들은 늘 잿빛 점표를 받는다. 재주가 뛰어난 웸믹들도 별표를 받는다. 무거운 것을 번쩍 들어올리거나 높은 상자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웸믹들. 어려운 단어를 줄줄 외거나 노래를 잘 부르는 웸믹들은 별표를 받는다. 온몸이 별표로 가득해서 번쩍거리는 웸믹도 있고, 별표를 받으면 기분이 좋으니까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재주가 없는 웸믹들은 만날 잿빛 점표를 받는다. 우리의 주인공 펀치넬로도 그 중의 하나다. 그는 남들처럼 높이 뛰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번번히 넘어져 잿빛 점표를 받았다. 넘어져서 나무 몸에 상처라도 나거나, 왜 넘어졌는지 설명하려면 말투가 우습다고 또 다시 점표를 받았다. 펀치넬로는 이제 밖에 나가는 게 싫어졌다. 나갔다가 혹시 넘어지거나 실수를 해서 점표를 받을까봐 두려웠다. 밖에 나가도 점표가 많이 붙은 이들하고만 어울렸다. 그러면서 자신이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 이런, 우리 아이들이 칭찬표나 착한 어린이표를 받지 못해 의기소침한 거와 다를바가 없다.ㅜㅜ 



펀치넬로는 어느 날, 별표나 점표가 하나도 붙지 않은 웸믹 루시아를 만났다. 웸믹들이 루시아에게도 별표나 점표를 붙였지만, 그녀의 몸에는 별표나 점표가 붙지 않았다. 왜 그럴까? 판치넬로는 궁금했다. 그녀는 바로 언덕 위의 목수 엘리 아저씨를 만나면 그렇게 된다고 말했다. 누군가 바른 길을 안내해 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복이다. 펀치넬로는 점표와 별표를 붙이러 다니는 웸믹들을 보면서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엘리 아저씨를 만나고 싶어졌다.  



용기를 낸 펀치넬로는 언덕 위의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갔다. 좋은 길을 안내해 줘도 그곳에 가는 건 자기 몫이다. 용기와 결단을 내리는 건 자신이기 때문이다. 펀치넬로는 아저씨를 찾아 가서도 자신이 없어 그냥 돌아나오려고 했다. 그때 아저씨가 펀치넬로를 불렀고 점표를 많이 붙인 그를 살펴봤다. 펀치넬로는 이런 표를 받고 싶지 않아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펀치넬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제가요? 저는 빨리 걷지도 못하고, 높이 뛰어오르지도 못해요. 제 몸은 여기저기 칠이 벗겨져 있는데, 이런 제가 당신에게 왜 특별하지요?"
"왜냐하면, 내가  널  만들었기 때문이지. 너는 내게 무척 소중한단다."  



펀치넬로는 아저씨의 말씀을 다 이해할 순 없었지만 마음속으로 아저씨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인지 깨닫는 순간, 남들이 붙인 점표가 떨어져 자유롭게 된다. 시사하는 바가 커서 저학년들이 알아 먹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읽어주면서 조금 설명을 덧붙이니까 이해하고 좋아했는데... 상벌을 적용하는 부모와 교사들이 보면 좋을 듯하다. 아이들이 그런 거에 위축되어 두려워하거나 자신감을 상실한다면 교육적 효과는 커녕 오히려 나쁜 영향을 끼치는 거라 생각된다. 다 귀한 자식이고 소중한 존재인데, 자신감을 키워주고 격려해주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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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1-19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말예요. 아이들이 어릴수록 필요한건 자신감이가 자아에 대한 긍정인데... 나무라는것만 너무 잘하는 어른들한테 필요한 책일듯하네요. 저도요. ^^;;

순오기 2009-01-20 16:09   좋아요 0 | URL
우리 잘못이 크죠. 칭찬과 격려보다는 꾸중을 더 많이 한 듯... 반성해요.

프레이야 2009-01-19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참 특별하군요.
사진으로 그림책 소개해 주셔서 오기언니 그림책 리뷰가 참 좋아요.

순오기 2009-01-20 16:09   좋아요 0 | URL
그림책은 역시 그림을 봐야 감이 잡히잖아요.^^

bookJourney 2009-01-19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별이 아닌 별이 나오는 진짜 이야기'와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네요. 꼭 기억해두었다가 읽어보아야겠습니다. 우선 찜~. ^^

순오기 2009-01-20 16:10   좋아요 0 | URL
진짜 별이 아닌 별이 나오는 진짜 이야기~~ 찾아볼게요.^^

꿈꾸는섬 2009-01-1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제게 꼭 필요한 책이군요.

순오기 2009-01-20 16:10   좋아요 0 | URL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보면 조금은 자극이 되겠죠~ ^^

2009-01-19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0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소와 도깨비 좋은 그림동화 5
고성원 그림, 이상 글 / 가교(가교출판)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천재작가 이상의 유일한 동화인 '황소와 도깨비'가 세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드디어 다 봤다. 다림에서 나온 큰 그림책과 보물창고에서 나온 작은 책, 그리고 가교에서 나온 이 책은 그 중간 크기에 해당한다.  

황소와 도깨비는 1937년 3월 5일자부터 9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이상은 4월에 사망했으니 죽기 40여일 전에 발표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의 참혹한 시대상에 비춰보면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로 없는 희망이라도 주려던 것이었나 생각된다.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면 살려주어야 하는 법' 이라는 돌쇠의 말을 빌어 작가 이상이 하고 싶은 말이었던 듯하다. 우리 도깨비는 뿔이 두개라는데 이 책도 그에 맞게 뿔이 두개인 도깨비를 그렸다. 



동무 도깨비들과 사람이 사는 마을에 내려왔다가 개한테 물려 꼬리가 잘린 도깨비는 상처가 나을 때까지 두 달만 황소 뱃속에 들어가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맘씨 고운 돌쇠는 황소의 힘을 10배나 세게 해준다니 걱정스럽지만 허락한다. 두 달 동안 황소 뱃속에서 편히 먹고 지낸 도깨비는 살이 많이 쪄서 빠져나오니 못한다. 황소는 죽는다고 버둥거리고, 돌쇠는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지만 도깨비를 나오게 할 수가 없다. 



밤새 지켜보느라 피곤해진 돌쇠가 하품을 하자 황소도 따라서 하품을 하고, 그틈에 도깨비란 놈은 잽싸게 빠져 나온다. 하하하~~~ 그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황소를 고생시켰구나. 그래도 도깨비가 튀어나와 이젠 황소가 살게 됐구나~ 안도하며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 이상은 하품하는 돌쇠와 황소로 동화적인 묘미를 잘 살려냈다. 아이들도 하품을 따라 하며 즐거워했다.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지만, 역시 착한 일을 한 사람은 복을 받는 게 당연하니까 크게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황소 뱃속에서 나온 도깨비는 황소의 힘을 100배나 세게 해줬으니, 이제 나무를 해다 파는 돌쇠는 부자 될 일만 남았다. 돌쇠가 부자 되어 나쁜 짓하거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후속편은 나오지 않을 듯... 아마도 돌쇠는 어여쁜 색시한테 장가들고 아들 딸 낳고 착한 일하며 잘 살았을거라고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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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1-19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도깨비에 원래 꼬리가 있던가요? (긁적)
하품할 때 튀어나온 모습을 보는 순간, 오공이가 떠올랐다는.ㅋ

순오기 2009-01-20 16:07   좋아요 0 | URL
도깨비가 뿔과 꼬리가 있는 건 아닌가요?
오공이~ ㅋㅋ

꿈꾸는섬 2009-01-1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이 책 저도 봤어요. 재미있지요. 저희 애들도 좋아하더라구요.

순오기 2009-01-20 16:07   좋아요 0 | URL
애들이 좋아하죠~~ 우리 도깨비 홧팅!!^^

마노아 2009-01-2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책은 어디 버전인가 막 가물가물이에요. ^^;;;

순오기 2009-01-20 16:06   좋아요 0 | URL
아마도 '다림'에서 나온 걸 봤을 듯...그게 제일 대중적이고 인기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