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처럼 살아요 - 효재 에세이
이효재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보면서 처음엔 효재씨가 부러워 살짝 눈을 흘겼다.^^ 여자들의 로망이란 한마디로 족할 그녀의 사는 모습을 예쁘게 담은 책이다. 아주 천천히 야금야금 음미하며 보라고 사진과 여백을 두어 여유 있게 편집했다. 그녀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과 글을 보면서 남다르게 창조적으로 산다고 느꼈다. 

 

성북동 길상사 옆 한복 숍 효재에서 손수 한복을 짓는다는 그녀, 그 동네를 가본 적도 없고 어디메쯤인지 가늠도 안되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누군들 요렇게 멋지고 폼나게 살고 싶지 않았겠냐만 물려받은 거 없고, 자기 능력으로 저런 걸 갖기도 어려운 사람이 보기엔 질투날 뿐이다. 우리도 젊은 시절 친구들과 더 나이 먹어서 멋진 집을 짓고 모여 살자고 했었다. 지금 그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하루 세끼를 걱정하며 아이 키우는 엄마로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조금은 부러워서 고운 눈길을 줄 수 없었다는 얘기다.^^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았다는 그녀, 소풍날 비가 오면 더 좋았고 운동회 날 달리기 하기 싫어서 스스로 코피를 터뜨렸다는 어린시절 이야기는 놀라웠다. 현재의 단아한 모습에서 그런 유년기를 떠올리긴 어렵지만, 뭔가 남다른 구석이 있었기에 이런 삶을 사는구나 이해가 된다. 어려서부터 인형옷을 뜨고 싶어 문에 담요를 치고 촛불을 켰다는 그녀는 지금도 인형옷을 뜨며 산단다. 그녀가 아이를 못 낳아서 내 아이 낳아 키우기보다 인형을 어루만지며 사는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데 짠한 마음도 들었다.  

 

손수 말린 온갖 나물과 호박, 무말랭이, 고춧잎, 무청시래기를 보자기로 곱게 싸서 놀러오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안긴다는 그녀만의 특별한 선물은 감동이었다. 여기선 정말 흘긴 눈을 접고 천상 여자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런 건 환경이 주어져도 게으른 사람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패트병을 잘라서 곡식을 담아 두는 살림법은 그녀가 하니까 멋져 보이지, 없는 사람이 저렇게 해놓으면 궁상맞아 보인다. 그녀의 멋들어지고 우아한 집에는 아무 것이나 혹은 재활용품을 놓아도 빛이 난다. 총각김치 하나에 오이, 당근, 고추, 상추만으로 밥상을 차려도 멋져 보인다. 있는 자의 여유로움이란 이런 것이다. 저 밥상이 너무 맛나 보여서 퇴근 길 약국 앞에 쪼그려 앉은 아주머니에게 호박, 오이, 가지, 고추, 상추, 피망까지 만원의 행복을 사왔다. 저렇게 저녁상을 차려 나는 두 그릇이나 먹었지만 막내는 먹을 거 없다고 간장게장을 꺼내 비벼 먹더라.ㅜㅜ 

 

책 곳곳에서 그녀가 사는 법을 보면서 천상 여자라고 느꼈지만, 어려서 본 풀꽃들을 수놓고 빗자루 손잡이까지 뜨개질로 씌워 놓은 걸 보곤 감탄이 나왔다. 저 빗자루를 보면서 그녀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기의 삶을 예쁘게 가꿔간다는 느낌이 화악~ 들었다. 

 

천재, 괴짜, 기인, 온갖 수식어가 붙는다는 별난 남편 이야기, 중매로 만났는데 그 남자가 부탁한 건 세 가지인데 효재씨는 가슴으로 다 알아 들었단다.
첫째, 날 그냥 내버려둘 것
둘째, 원할 때 찬 물을 줄 것
셋째, 돈을 벌지 않겠다. 거지도 죽을 때까지는 먹는다. 그러므로 나는 먹기 위해서 돈을 벌지는 않겠다


이 부부 자식이 없으니까 저렇게 살 수 있지, 아이 하나 둘 있으면 과연 먹고만 살 수 있을까? 저런 삶을 추구하고 동조한 부부였으니 아이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아둥바둥 살아도 자식 낳고 사는 게 더 좋단 말이다.^^ 효재씨가 제아무리 멋지고 폼나게, 여자들이 부러워할 삶이라 해도 난 하나도 안 부럽다. 자식 낳아 키우며 부모 마음도 알고, 돈없어 해주고 싶은 것 다 못해주는 안타까움도 경험하고, 악다구니 써가며 싸우는 평범한 삶이 더 좋단 말이다.  

효재씨 당신 말대로 나이 오십이 되니 평화가 좋다는 것에 동의한다. 효재씨가 사는 방식이 부럽다거나 나도 그렇게 살아보겠다고 흉내낸다면 내 마음엔 이미 평화가 깨질 것이다. 당신의 삶이 우아한 듯 좋아보여도 내게는 평범한 삶이 더 맞다고 생각해 마음의 평화가 깨지지 않는 걸 보니, 내 나이도 오십이 맞긴 맞나 봅니다 그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나무집 2009-09-1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북동 길상사 근처에 살고 있군요.
그 동네 참 좋긴 해요. 한가해서 서울 속에 시골 같은 동네죠.
언제 서울 가시거들랑 한 번 가 보세요.
한참 떨어지긴 했지만 고려대 뒷동네쯤에 있다고 해야 되나...
저도 효재의 삶보다는 늘 머릿속이 보글보글 끓는 저의 삶이 더 좋아요.

순오기 2009-09-17 23:37   좋아요 0 | URL
다음엔 서울 가면 누군가에게 여기로 데려다 달래고 해야겠어요.^^
머릿속이 보글보글 끓는다는 표현~ 좋아요.

마노아 2009-09-1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오기님의 삶이 더 멋져 보여요. 그분의 삶은 그분의 삶대로 의미가 있고, 우리는 이대로 좋아요.^^

순오기 2009-09-17 23:38   좋아요 0 | URL
각자 제 방식에 맞춰 사는 게 인생이지요~ 우리는 우리대로!!

같은하늘 2009-09-1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분은 TV에서만 만났지만 예쁘다 멋지다 라는 생각과 함께 때로는 철없다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더군요.^^ 그래도 부러운 점도 있긴 하더라구요. 하고싶은것만 하며 산다는거~~~

순오기 2009-09-17 23:38   좋아요 0 | URL
우리도 아이 없으면 하고 싶은 거만 하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

꿈꾸는섬 2009-09-1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주는 행복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죠. 저도 부럽지 않더라구요.

순오기 2009-09-17 23:39   좋아요 0 | URL
하하~ 아이가 있어 얻는 그 행복을 아이가 없는 사람은 모르지요.^^

프레이야 2009-09-1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 텔레비전 아침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참 특이하구나, 생각했어요. 저로선 도저히 못 따라갈..ㅎ
그런데 운동회 때 달리기 하기 싫어했던 것 저랑 같네요.
일부러 코피까지 내보진 못하고 아래윗니만 달달 떨고 서있었지만요.ㅋ

순오기 2009-09-17 23:39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달리기 잘 할 거 같은데 싫어했어요?^^
효재씨가 많이 유명한가 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9-1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손바느질책을 내서 그런 사서 한번 볼까 싶기도 합니다.
저는 방도 일주일에 한번 닦는 인간이라 ^^;;

순오기 2009-09-18 10:25   좋아요 0 | URL
효재씨는 너무 일을 많이 해서 팔이 고장났대요~
나도 절대 쓸고 닦으면서 못 살아요.ㅋㅋ

희망찬샘 2009-09-2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에요.

순오기 2009-09-21 00:30   좋아요 0 | URL
사진과 여백이 많아 휘리릭 보기 좋아요.^^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또 하나의 삶을 보지요.
 
아빠가 아빠가 된 날 작은 곰자리 10
나가노 히데코 지음,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가 엄마가 된 날'에 이어 '아빠가 아빠가 된 날'을 같이 보는 건 기본이다. ^^ 엄마는 직접 해산의 고통을 겪으니까 목숨과 바꿀 것 같은 벅찬 감동으로 아기를 맞이하지만, 출산의 고통을 경험하지 못하는 아빠들은 어떤 느낌으로 아가를 맞이하는지 궁금했었다.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고, 아이들은 아빠에게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하는 책이다. 



이야기는 속지부터 시작된다. 아내의 출산일에 맞춰 휴가를 내는 아빠는 직장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쑥스러워 한다. 셋째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를 얼마나 했는지 덩달아 궁금해진다.^^ 



의레히 아기는 병원에서 낳아야 하는 줄 아는 문화가 된지 오래지만, 이 댁은 용감하게도 아가를 집에서 낳기로 했단다. 흔치 않은 일이고 내게는 다시 올 기회가 없지만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아빠는 첫째와 둘째랑 같이 맞이할 아가에 대해 브리핑하며 '엄마가 엄마가 된 날'을 읽어준다. 네가 태어나서 엄마는 엄마가 되었다고...^^ 

 

아내와 아이들은 아빠가 어떻게 아빠가 된 걸 알았는지 듣고 싶어한다. 아빠는 아빠가 된 날을 어떻게 맞이했을까? 궁금증으로 기대 만땅인 가족에게 아빠가 털어놓은 아빠 마음은 이랬단다.^^

아빠가 아빠가 된 날은, 눈부시단다.
아빠가 아빠가 된 날은, 떨린단다.
아빠가 아빠가 된 날은, 늘 보던 풍경이 빛나 보인단다.
아빠가 아빠가 된 날은, 어쩐지 쑥스럽단다.
아빠가 아빠가 된 날엔, 왠지 신기한 힘이 솟아난단다.

 
 

드디어 셋째가 나오려는 조짐에 조산사가 달려오고, 할머니도 부리나케 달려왔다. 아이들은 울엄마 힘내라~ 열심히 응원을 보내겠지!^^ 



아가는 쪽쪽쪽 힘차게 젖을 빨고, 아빠와 아이들은 고마운 젖을 감상하누나, 아가는 참 좋구나, 엄마는 참 좋구나~ 부러워하면서!^^ 

셋을 키워봐야 진짜로 자녀를 키우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알게 될 듯... 한바탕 법석을 떨게 될거라는 걸 알려주는 그림에 배시시~ 이런 상황이 날마다 반복된다는 걸 나는 아니까!ㅋㅋ  

키울땐 힘들어도 10년 세월 후딱 지나 저희들 셋이 어울리는 걸 지켜보는 행복은 아는 사람만 안다.^^ 

아빠가 아빠가 된 날, 우리 남편은 어땠을까? 첫째는 24시간 진통, 둘째는 12시간, 셋째는 두 시간만에 쑥 나왔지만... 그때마다 하마같은 덩치 큰 남편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던 걸 기억한다. 우리 아이들도 자기가 태어날 때 어땠는지 궁금해서 종종 물어봤었다. 자기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확인하고 싶은 거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탄남자 2009-09-1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그림책입니다.
셋을 키워봐야 진짜로 자녀를 키우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알게 될될될될될될될... ^^
어서 귀여운 똥강아지 한 마리만이라도... ㅡㅡ;

순오기 2009-09-17 01:14   좋아요 0 | URL
아아~ 귀여운 똥강아지 한 마리 점지해주시기를~~~ ^^

꿈꾸는섬 2009-09-1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산의 고통도 생각나지만 아이들 받아 안고 기뻐서 울었던 게 생각나요. 울 남편은 두번 다 제 곁에서 아이들 탯줄 잘라주고 눈물 글썽거리더라구요.^^ 그때 행복했어요.^^ 하지만 셋째는 생각 못 할 것 같아요. 키우는게 너무 겁나요.^^

순오기 2009-09-17 01:16   좋아요 0 | URL
제가 아이 낳을때만 해도 남편들은 들어오지도 못하고 문밖에서 벌벌 떨며 기다렸어요.ㅜㅜ 그래도 문밖에서 셋 다 기다리며 안타까움과 고마움이 교차했을 듯...
정말 요즘엔 아이 낳아 키우기 겁나죠.ㅜㅜ

같은하늘 2009-09-17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옆지기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첫째때는 아픈 아이 때문에 이리저리 뛰느라 아무생각 없었을테고 둘째때는 한숨쉬며 마음 놓았겠지... >.< 전 수술을 했기 때문에 아무 기억이 없어요~~~
셋은 키워봐야 아이를 키우는게 어떤건지 알게된다 하셨지만 저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니 평생을 살아도 모르겠군요.ㅎㅎ

순오기 2009-09-17 23:40   좋아요 0 | URL
하하하~~ 아들 둘 키우는 엄마는 둘만 키워도 다 알지 않을까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9-1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채도 내용도 너무 곱네요.
처자는 간접경험이라도 ㅎㅎㅎ

순오기 2009-09-18 10:26   좋아요 0 | URL
간접경험도 많이 하면 진짜 경험처럼 노하우가 쌓입니다.ㅋㅋ
 
달님이 성큼 내려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린다 블렉 그림,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잘 자요 달님>의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 죽은지 56년이 지나서 발견한 유작 동시 <달님이 성큼 내려와>는 달님의 축복을 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그려냈다. 이 동시는 버몬트 주 어느 농장 헛간의 먼지 쌓인 삼목 트렁크 안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 반투명 카본 복사용지는 노랗게 변해 있었고, 원고를 묶고 있었던 페이퍼클립에는 녹이 슬어 있었다고 한다.

'달님이 성큼 내려와(The Moon Shines Down)' 그림책은 린다 블랙의 그림으로 와이즈 브라운의 그림과는 확실히 다르다. 개인적으로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알록달록 예쁜 그림이지만 너무 꽉 찬 느낌이다. 하지만 그림은 정말 환상을 불러올 만큼 예뻐서 보기만 해도 달님의 축복이 절로 쏟아질 것 같다.^^
 


나 달님 보고 달님 나를 보네
간밤에 스위스 마을을 비추던 달님
하느님, 부디 그 달님을 축복해줘요
나도 축복해줘요
그리고 스위스 마을에 곤히 잠든 아이들도요 

세계 곳곳을 비추는 달님을 따라 네덜란드, 스위스, 동쪽나라, 멕시코, 프랑스, 홎, 영국, 아프리카, 짐바브웨... 등 달님을 축복하고 어린이들을 축복하는 시어가 반복된다. 그림도 그 나라의 특징을 살려서 금세 알아챌 수 있다. 

 
 

세계의 모든 어린이를 비춘 달님은 성탄절 밤에도 성큼 내려와 환히 비춘다. 달님은 아기예수를 보고, 하느님은 달님과 크리스마스의 모든 어린이들을 축복한다. 물론 아기 예수도~  달님은 또 성큼 내려와 깊은 바다 위를 비추고, 그 바다 밑바닥을 어기적거리는 모든 것들을 축복한다. 하느님은 그런 달님을 축복하고 푸른 바다와 모든 생명을 축복하시고... 

 

나 달님 보고 달님 나를 보네
달님은 온 누리의 모든 아이들을 보네.
저 멀리 남쪽 나라와 저 멀리 북쪽 나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아이들을.
나 달님 보고 달님 나를 보네
하느님, 부디 달님을 축복해줘요
나도 축복해줘요.



달님에게 축복, 그리고 나에게도 축복을! (God Bless the Moon, God Bless Me)이라는 뉴잉글랜드 선집의 기도를 바탕으로 지어졌으며,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하는 잠자리 그림책으로 사랑받을 만하다. 시공을 초월해 온누리 어린이들을 축복하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사랑이 느껴진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섬 2009-09-16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너무 예쁘고 좋은데요.^^

순오기 2009-09-17 01:17   좋아요 0 | URL
그림 이쁜데 너무 꽉 차요~ ^^

같은하늘 2009-09-17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자요 달님>은 우리 큰아이가 어려서 정말 좋아하던 책인데...
반복되는 그림속에서 생쥐를 찾아내며 즐거워했었지요.
잠자리에 읽어주면 딱 좋은 책~~~
근데 이 책은 그림이 화려해서 졸립던 눈도 확~~ 떠지겠는걸요.

순오기 2009-09-17 23:41   좋아요 0 | URL
잘자요 달님, 아이들이 참 좋아하죠~
잠자리 책으론 너무 화려할까요? 졸립던 눈도 확 떠지는~ ㅋㅋ
 


2005년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인 김 훈의 <언니의 폐경>이 갑자기 읽고 싶어졌다. 그런데 품절이란다.ㅜㅜ  


김훈은 2005년 황순원 문학상 수상 소감을 '바다의 기별' 말미에 실었는데, 약봉지에 쓰인 '황순원'이란 이름 석자에 대한 감회를 풀어놓았다. 시 청탁 원고료를 드러러 갔다가 얻어 온 약봉지가 자신의 글과 삶, 양쪽을 이어주는 지표처럼 남아 있다고...

 


나는 요즘 벌받는 기분이다. 지난 7월 최영미 시'중년의 기쁨'을 읽으며, 그녀보다 한 살 위인 나는 아직 건재하다고 하하하~ 웃었다. 

중년의 기쁨 

화장실을 나오며 나는 웃었다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다시 시작됐어! 

                     젊어서는 쳐다보기도 역겨웠던
                     선홍빛 냄새가 향기로워.
                     가까이 코를 갖다댄다 

                     그렇게 학대했는데도
                     내 몸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내 입(글)방정을 후회한다. 사실 7월행사를 치뤘는지 확실히 기억되지 않는데, 8월엔 분명 군산가기 전날 장미꽃이 피었다. 그래서 이맛살을 좀 찌푸렸지만 다행이 양이 많지 않아 별 불편없이 시치미떼고 군산트래킹을 즐겼다. 그런데 불과 20일밖에 되지 않은 엊그제 다시 장미꽃이 피었다. 중3때 시작해 지금까지 '30일주기를 고수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와?' 궁시렁거리며 잠들었는데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느낌에 놀라 새벽에 깨어났다. 그리고 어제 종일토록 왈칵 왈칵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연말 건강검진 받을 때 정상으로 나와도 꼭 6개월 후에 자궁암 검진을 받으라는 노의사의 간곡한 부탁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은 불안감까지 가세해 심란하다. '별일이야 있겠어? '이건 분명 폐경조짐일거야' 스스로 위로하며 폭포수가 멈추길 기다린다. 다행이 오늘은 양이 많지 않아 컴퓨터에 주절거리며 심란함을 털어놓지만...  

 
'언니의 폐경' 중고샵에 하나 나왔던데 그걸 사봐야 할까? 고민하며 알라딘 책소개를 옮기고 출근이나 하자.

   
 

2005년 제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으로 김훈의 '언니의 폐경'이 선정됐다. 50대 두 자매가 겪는 늙어감, 남편의 떠남, 자식들의 이기심과 배신, 잔잔하지만 분명한 허무감 등을 여동생의 목소리와 시각으로 촘촘하게 교직한 작품이다.

언니는 2년 전 비행기 추락 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 살고 있다. '나'는 시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딸 연주가 미국 유학을 떠난 뒤, 남편으로부터 이혼하자는 제안을 받고 혼자 산다. 두 자매에게는 삶의 모든 사건들이 담담하게 지나간다. 그들은 50대 여성으로서 인생의 황혼기를 예민하지만 조용하게 받아들인다. 

 
   

   
다락방님이 알려주셨어요.
언니의 폐경이 강산무진에도 실려 있다고... 감사^^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09-09-1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말씀하신 것처럼 폐경 조짐이겠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확실히 하고 안심하기 위해서 병원은 꼭 가보세요!

[언니의 폐경]은 김훈의 단편집 [강산무진]에도 실려있어요, 순오기님. 참고하세요.

순오기 2009-09-15 12:12   좋아요 0 | URL
오~ 강산무진도 못 봤는데 두 권 일단 내일 도서관에서 찾아볼게요. 고마워요! 병원은 행사 끝나면 꼭 가볼게요.^^

마노아 2009-09-1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라셨겠어요. 강산무진에도 묘사하신 것같은 이야기가 나오던데 어디 아픈 것보다 차라리 폐경이 낫겠지만, 그것도 섭섭하긴 해요. 언니의 폐경은 단편 드라마로도 방송이 됐는데 화자는 정애리 씨였어요. 김훈 작가의 글 분위기를 잘 살렸었지요.

순오기 2009-09-15 23:40   좋아요 0 | URL
동갑내기 친구들은 벌써 끝났다기에 잠시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했었는데~ 때는 못 속이나 봅니다. 이런 징후들이 보이다가 아주 빠이빠이 한다니까 단단히 맘 먹어야죠.^^ 우리 큰딸도 이 글 봤는지 병원 갔었냐고 전화왔어요.ㅋㅋ

꿈꾸는섬 2009-09-16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이 무렵 굉장히 안좋으셨던 걸로 기억해요. 순오기님 몸도 마음도 잘 다스리시길 바래요.^^

순오기 2009-09-16 11:18   좋아요 0 | URL
다들 폐경 진통을 치르나 보더라고요.ㅜㅜ
응원에 힘입어 몸도 마음도 잘 다스려 아름다운 가을 보낼게요.^^

하늘바람 2009-09-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가보셔요. 가기 시맇은 그곳이 그 병원이지만 꼭 가보시고 건재하심을 확인하시는 게 좋을것같아요

순오기 2009-09-16 11:1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6월말부터 가야지~ 한 것이 벌써 9월이네요.
수일내로 깨끗해지면 꼭 갈게요. 아마도 월요일쯤~ ^^

소나무집 2009-09-16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은 걱정할 게 왜 이리 많은 거죠?

순오기 2009-09-17 01:17   좋아요 0 | URL
걱정거리 많은 여자들의 삶에 동감!^^

프레이야 2009-09-16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강산무진에서 그걸 읽었어요.
꼭 병원 얼른 가보시기 바래요. 그냥 계시지말구요...

순오기 2009-09-17 01:18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강산무진 빌려왔어요.
읽고 있는 공지영 수도원기행 끝내고 보려고요.
녜에~ 다음주 월욜 무슨 일이 있어도 병원갈게요.^^

같은하늘 2009-09-1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 며칠 서재질을 못했는데 이런일이 있었군요. >.<
다음주 월욜은 꼭 병원 다녀오세요~~~

순오기 2009-09-17 23:42   좋아요 0 | URL
다들 걱정하게 했나 봐요~~ 월욜은 기필코!^^
 
날아라 태극기 보물창고 북스쿨 3
강정님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3세에 펴낸 첫 작품집 '이삐 언니'로 제20회 한국아동문예상을 받은 강정님 작가의 단편동화다. 원래 '이삐언니'에 수록된 전라도 사투리가 쓰인 작품인데 초등 저학년이 읽을 수 있도록 얇은 책으로 나왔다. 참혹한 역사를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에 의해 왜곡되어지는 우리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서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동화를 어린이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 



해방 되기 두 해 전 추석 무렵 이야기를 시작으로 해방의 날, 태극기 물결의 감동이 펼쳐진다. 초등생 복이의 시점에서 풀어가니까 초등생들에게 더 감정이입이 될 듯하다. 야무지고 똑똑한 복이가 그려내는 태극기는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지 기대해도 좋다.

달력의 일장기에 태극 마크를 그려넣었다가 잡혀 간 작은아버지 때문에 집안은 침묵에 잠긴다. 그래서 복이는 태극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생 덕이가 태극이 무엇이냐고 묻는 말에, 일본놈들만 집어 삼키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일본놈들한테는 잡히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일제강점기 압박에 항거하는 어린 복이의 정신이 지어낸 말이지만, 복이와 덕이는 태극을 숭배하듯 무한신뢰감을 느낀다. 

내선일체를 부르짖으며 마지막 발악하던 일본은 부녀자를 모아 훈련 시키고, 식량수탈은 물론이요 놋그릇 요강이나 어른들의 밥주발까지 빼앗아 전쟁 물자로 보낸다. 참으로 참혹한 세월이었다. 그러나 밤이 지나면 해가 떠오르듯 우리 민족에게 해방의 날이 왔다. 하늘과 땅이 울리고 주위의 산들이 만세의 함성으로 메아리칠 때 사람들의 손에 손에 들린 태극기도 하늘을 날았다. 어머니를 따라 읍내로 간 복이는 그 감격의 현장에서 처음으로 태극을 보았다. 어머니도 복이도 눈물이 주르르 흐르며 해방의 감동을 경험한다. 

이야기가 끝나면 '꼼꼼히 읽고 곰곰이 생각하기'를 두어 우리 태극기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태극기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줘 논술에도 도움이 될 듯. 초등교과서 5학년 1학기 말하기.듣기에 나오는 태극기의 의미도 잘 나와 있다. 
 

월드컵을 통해 레드컴플렉스를 극복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태극기. 군사정권 때의 경건함 보다는 친숙한 나머지 함부로 하는 경향도 있지만, 비로소 국민과 숨쉬는 태극기가 된 것은 다행이다. 태극기를 마음대로 보거나 가질 수도 없었던 일제강점기를 떠올리는 동화 한 편으로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같은하늘 2009-09-1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아이 좀 더 크면 보여줘야겠다 생각하고 있는책...

저도 지난 광복절에 홈플러스에서 경품으로 상품권이냐 태극기냐를 선택해야할때
아이를 생각해서 태극기를 받아왔다지요. ^^
앞으로 국경일에는 열심히 챙겨서 달면 아이에게 좋을것 같더라구요.

순오기 2009-09-17 23:4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일찍 일어나 달게 하면 더 좋지요~
처음엔 서로 태극기 단다고 일찍 일어나더니 이젠 귀찮다고 서로 못 본 척해서 결국 엄마가 달아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