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0년 만에 첫 동창회를 갖는다. 
마흔 살이 넘으니까 초등 친구들이 먼저 찾아나서 초.중 동창들과는 여려 차례 만났다.
여고 동창들이야 각별하게 지내는 몇 외에는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고 지낸다.
어쨋든 30년 만에 지천명이 되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난다니 설레어서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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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속에 곱게 피어 있던 그녀들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고등학교 내내 가녀린 몸으로 살았던 순오기도 푸짐한 아줌마가 되었으니
친구들도 오십보 백보 아닐까 생각되지만.... 그냥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빛바랜 앨범은 노랫말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내 앨범이더란 말이지!^^ 
고3때 소풍갔던 강화도~ 아마도 초지진이나 덕진진, 그도 아니면 광성보?
3학년 8반 친구들~ 담임 김동호 선생님과 교감 이주곤 선생님이 함께 했었다. 

오늘의 미션~~~ 순오기를 찾아라!! (앞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슬픈 전설이~ ㅜㅜ)



졸업앨범사진 찍는다고 한껏 멋을 냈을까, 긴장했을까? ^^



토토리 키재기, 학창시절 절대 뚱뚱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 여기선 제일 말라 보이나? ㅋㅋ



우리 땐 이런 모습이 연출되었다. 군사정권의 잔재~ 제식훈련과 응급처치  





78년인가? 인천에서 전국체전이 열렸고, 우린 3학년이라 2학년 후배들이 매스게임에 참여했었다. 



그리고 카드섹션~ 그때, 영부인 대리하던 그네공주도 보이는군!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국기를 게양하고 내리던 나름 경건한 시간~


 

AID차관 학교라 누릴 수 있었던 특별시설, 어학실~



여상이라 타자 수업은 필수였고 졸업까지 2급을 따야 했다~ 귓가에 타자소리가 들리는 듯... ^^



위는 여름에 입었던 실내복, 아래는 동복~



고3때 어머니를 모시고 생활관 실습, 마지막 날 한복 입고 절을 하고 맛난 음식을 대접하고... 



설악산으로 갔던 수학여행~ 공포의 구름다리~~ 혹은 출렁다리!



학년말에 발행하던 학교신문~ 1978년, 1979년 1월 발행이다. 흐~ 30년이 지난 빛바랜 추억!

일년에 한 번 하던 축제 이름도 '새마을 제전'이었다니...ㅜㅜ



교내 합창대회 사진인데 내 친구들은 확실히 알겠는데... 나인지 다른 친구인지 헷갈린다. 확대해서 보니 분명 순오기인 듯.^^



소설가 신경숙이 다녔던 학교처럼, 우리학교도 산업체 특별학급이 있었다. 



신경숙씨는 학창시절에도 글을 잘 썼다는데... 우리집에 있는 신경숙 책들, 그녀의 서재는 부럽다!



 

 

 

 

 

  외딴방은 아직...  
 
오늘은 인천테마여행을 가져가서, 내일은 그중에 몇 곳을 돌아보며 얼마나 변했는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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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0년 세월을 뛰어 넘은 여고동창회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9-21 17:18 
    건망증이란 그물망에 포획된 나이테, 어느덧 쉰 개나 되는 퉁퉁한 몸피로 불려 놓았다. 지천명, 그렇다고 대단한 하늘의 도를 깨달은 것도 아니고, 단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나이라는 걸 알았을 뿐. 숨길 수 없이 희끗희끗 드러난 흰머리를 이고 온 그녀들이 30년 세월을 단숨에 뛰어넘어 여고시절로 돌아갔던 동창회 분위기를 담아 본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마노아 2009-09-19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이군요. 단발머리 그 수줍던 소녀들이 30년 만에 만나다니, 너무 설레어요. 순오기님 알아보기엔 사진이 너무 작아요ㅠ.ㅠ(제가 또 눈썰미도 없다능!)
인천 여행도 기대됩니다. 오늘 잘 보내고 오셔요.6^^

순오기 2009-09-21 00:10   좋아요 0 | URL
맨앞줄 안경 쓴 가냘픈(?) 여학생이 순오기라면 믿으실려나?ㅋㅋㅋ

행복희망꿈 2009-09-19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꼼꼼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페이퍼네요.
학교신문까지 보관하고 계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순오기님을 사진에서 확실히 찾기는 조금 힘드네요.
흑백사진이라 너무 흐려요.^^
친구분들과의 30년만의 재회~ 넘 행복하시겠네요.
행복한 시간 보내시고 오세요.
저의 고등학교 친구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순오기 2009-09-21 00:11   좋아요 0 | URL
앨범과 신문을 가져가서 완전 인기짱이었어요.
이름을 확인하곤 앨범에서 옛날 사진을 확인해야 비로소 알겠더라고요~ ^^

무스탕 2009-09-1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 추억이 물씬 풍겨나는 페이퍼에요.
오늘은 친구분들이랑 원없이 한없이 수다에 수다를 떨어도 모자를 밤이군요.
좋은시간 보내세요 ^^

순오기 2009-09-21 00:13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일찍 끝났어요~ 그리곤 다들 집으로 총총~
아쉬움에 우리반은 반창회 하자고 날잡고 왔어요.
10월 23일~담임샘이 저녁밥 산다고 모이자네요.^^

BRINY 2009-09-1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순오기님 그 학교 나오셨군요. 저는 박문여고 *^^* 그 학교 축제 유명하죠. 지금도 유명할까요? 지금도 연락하는 중등친구 하나가 순오기님 후배라서 축제 구경가서 무척 부러웠었답니다.

순오기 2009-09-21 00:16   좋아요 0 | URL
오호~ 박문여고는 내고향 중학교때 친구가 거기 다녀서 그 앞에서 자취하던 친구네 뻔질나게 갔어요. 정작 교정에는 안 들어가본 듯...박문여고 교복이 예뻐서 남학교에서 인기투표하면 항상 짱이었지요.^^
우리땐 축제 꽤 알아줬는데 지금도 있는지는 날새면 확인해봐야겠어요.ㅋㅋ

울보 2009-09-1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와!
교복이 참 이쁘다
순오기님 글을 보고 있으면 별로 나이많지 않으시구나 싶다가도 이런 이야기 올리실때보면 나보다 많이 언니시구나 싶기도 해요 그래도 어쩜 저렇게 활발하게 생활하고 계신지 정말 부럽다니까요,,
학교 다니실때도 활동적이고 적극적이셨었나봐요,
역시 멋지세요, 친구들 만나 즐거운 시간보내세요,

순오기 2009-09-21 00:17   좋아요 0 | URL
헤헤~ 내가 울보님보다는 한참 언니겠죠.ㅋㅋ
음~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 없으면 모른척...^^

같은하늘 2009-09-1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오늘은 제가 순오기님과 비슷한 공기를 마시고 있겠군요.^^
빛바랜 사진들에서 세월이 느껴집니다.
사진이 너무 흐려서 순오기님을 찾는 미션은 성공불가능인데요.
두번째 사진은 왜 이리 웃음이 나오는건지...
요즘은 큰아이들은 엄청크고 작은 아이도 있긴하지만
어쩜 쪼로록 모두들 키가 고만고만 할까요? ㅋㅋㅋ
저도 고등학교 시절 신문을 어디다 잘 두었는데 어디였더라? ㅎㅎ
학창시절을 생각하게 해주는 페이퍼입니다.
좋은시간 좋은여행 하고 가세요~~~

순오기 2009-09-21 00:18   좋아요 0 | URL
두번째 사진은 선생님 오른쪽 네번째가...
같은하늘님과는 친정 이웃이라고 전화로 수다 떨어서 즐거웠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9-1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사정권 분위기 물씬 나는 사진이 있군요.그땐 여학생들도 교련시간에 소총 분해를 했나요?

순오기 2009-09-21 00:20   좋아요 0 | URL
하하~ 소총분해씩이나요? 사열과 응급처지 훈련은 받았지요.
그런데 우리 학교가 시범학교여서 꽤나 열심히 했다는...

프레이야 2009-09-2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바랜 흑백사진들 보니까 저도 기억나는 비슷한 장면들이 많네요.
근데 오기언니 도저히 못 찾겠어요.ㅎ
어디 계신거에요? 앞줄 아무리 눈비비고 찾아도 안 보여요~

순오기 2009-09-21 00:22   좋아요 0 | URL
첫번째 사진은 맨앞줄 오른쪽 끄트머리...
두번째 사진은 선생님 오른쪽 네번째...
세번째 사진은 뒷줄 맨 왼쪽...
노래하는 사진은 혼자서 머리가 15분 전인 중앙...
그리고 다른 사진들도 거의 우리반을 찍어서 어딘가에 다 숨어 있어요.ㅋㅋ

꿈꾸는섬 2009-09-2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정말 꼼꼼하세요. 그시절 사진과 신문을 잘 간직하고 계시네요.^^ 동창회는 잘 다녀오셨나요? ㅎㅎ 즐거운 시간 보내셨겠어요.^^

순오기 2009-09-21 01:10   좋아요 0 | URL
사진은 앨범에 있는 걸 찍었어요.
즐거운 동창회 잘 마치고 돌아왔지요. 후기는 날 밝으면...^^
 
길벗어린이 독후 감상 그림 공모전 9월 30일까지
고양이 민들레 그림책 4
현덕 글, 이형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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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암울한 시기에 우리 어린이들에게 밝은 이야기를 선사해 준 현덕 선생님은 방정환 선생님과 더불어 이땅의 어린이 문학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인데, 잘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하고 안타깝다. 우리 그림책에 애정을 가진 독자들이 찾아 읽으면 좋을 책으로 고양이도 주목해주시기를... ^^ 

노마와 똘똘이로 기억되는 현덕선생님 책 '너하고 안 놀아'에 실린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책이 나온지 10년이나 되었지만 많이 읽히지는 않은 것 같다. 노마와 똘똘이랑 영이가 고양이인양 흉내내는 모습에 어린시절도 떠올리며 재밌게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고 나면 자기도 고양이가 된 양 흉내내지 않을까?^^ 

 

마을 어른들이 보셨다면 "욘석들 뭐하는 게냐?" 빙그레 웃으며 호통이라도 칠 모양새다. 살글살금 담장 옆을 걸어가는 노마와 똘똘이와 영이~~ 정말 뭘하는 겔까? 호기심이 발동할 그림이다. 



납작하게 엎드려 어디로 가는 걸까? 그림책을 보면서 슬쩍 긴장감이 끼어드는 장면이다.
"쉿~ 조용히 해!"
책을 읽으면서도 소리를 내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굴뚝 밑에 웅크리고 있더니~~휘익~ 닭을 쫒아 뛰어 오른 녀석들, 영락없는 고양이 폼이다.ㅋㅋ
요즘처럼 고급 장난감이 없던 시대에 자연의 모든 것이 놀이감이었다. 그중에 닭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악동들의 괴롭힘을 받기도 했지만 때론 동무가 되기도 했다. 

  

반짝이는 저 눈빛은 무얼 노리는 걸까?  ^^ 
"아니, 쟤들이~ 이따 저녁 찌개 할 부게를?"
어머니의 호통에 혼비백산 달아났지만, 고양이처럼 입에 물고 달아나 손으로 북북 찢어 먹은 북어~~ 그 맛이 어땠을까, 절로 군침이 돈다.^^ 

 

요즘엔 듣기 어려운 사투리를 만나는 것도 즐거운 책읽기에 한 몫이다. 일제강점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밝고 씩씩하게 자란다. 마치 고양이가 된 것처럼 살금살금 기어서 어머니가 꼼쳐 둔 부게를 집어내는 녀석들에 동화돼 씨익 웃어줘도 좋다.  



하하~ 녀석들의 그림자까지 고양이로 그려낸 이형진 선생님 그림이 재밌다. 어린이들은 신기한 발견이라도 한 듯 고양이 그림자를 보고 즐거워했다. 요즘 어린이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 추억을 더듬으면 어떤 놀이를 떠올리게 될까? 레고, 로봇놀이... 아니 아니, 자연과 더불어 동무들과 함께 한 놀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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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9-1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과 더불어 동무들과 함께 한 놀이? 뭐가 있을까요? >.<

순오기 2009-09-21 00:33   좋아요 0 | URL
우리때는 놀이가 다 자연과 더불어 했어요.
공기놀이도 돌멩이 골라서 했고 풀각시 놀이도 동산에서 나뭇잎으로, 숨바꼭질도 나무 뒤에 숨었고 달밤에 도깨비 놀이도 했고...밤나무 깎아서 윷놀이하고 짚단에 판대기 놓아 널뛰었고... 무궁무진했지요.^^

같은하늘 2009-09-23 00:25   좋아요 0 | URL
역시 저보다는 훨씬 연배가 있으신지라~~~~ㅎㅎ
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라서 잘 모르는게 많네요.
그래도 지금 아이들보다는 자연과 함께하며 큰것 같은데
막상 생각해보니 뭐가 있더라하게 되더군요.
다시 생각해보니 길가의 풀 뜯어다 소꿉놀이한거...
토끼풀 꽃으로 반지,팔찌 같은거 역었던거...
사루비아 꽃잎 따서 먹었던거...
생각해보니 여러가지 있네요.^^
요즘 아이들이 불쌍하지요. ㅜㅜ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김영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8월 공지영 작가를 만난 이후, 내가 읽지 못한 그녀의 작품을 찾아 읽고 있다. 수도원 기행은 보고 싶었던 책인데 인연이 더디 왔다. 언젠가는 유럽여행을 가게 될 테니까 그때 꼭 둘러보고 싶은 수도원을 알아내기 위해서도 보고 싶었다. 다리 심(힘) 풀리기 전에 꼭 봐야 할 곳, 유럽을 만날 수 있는 책들은 그래서 반갑다.




2001년 7월, 세 아이를 두고 한 달 일정으로 유럽수도원을 돌아보기 위해 떠난 공지영. 그녀는 유럽 봉쇄수도원에서 세상과 격리된 철장 너머에 스스로 갇힌 수도사들을 만난다. 미사를 드리면서도 일반 신자들과 격리된 공간, 오로지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수행과 봉사로 온몸을 바치는 그들의 표정에서 구원의 기쁨을 읽는다. 

   

고레고리안 성가의 본산인 솔렘수도원, 베네딕트 남자 봉쇄수도원에서 남자 수도사들의 모습은 '장미의 이름으로'에 나오는 그 모습이란다. 수도원 곳곳의 사진은 전면 혹은 한면을 장식하거나 작게 편집되어 분위기를 전한다. 고레고리안 성가가 울려퍼지는 미사를 상상하며 시디를 듣는다면 아쉽지만 분위기는 맛볼 수 있겠다. 

게르만과 라틴, 독어권과 불어권의 접경에 자리한 아름다운 도시 프리부 시내 풍경이다. 기행에세이는 멋진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족하다. 이들은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는 지혜로움이 부럽다. 우린 새것을 얻기 위해 수천 년 혹은 수백 년전이나 몇 십년 전의 것들을 가차없이 밀어버리고 삽질이다.ㅜㅜ 중세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수도원들이 관광객을 유럽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으로 알려진 뮌헨대학 숄 남매의 자취는, 그들이 처음 나치에 저항하는 유인물을 뿌렸던 광장 그 자리에 조각으로 남아 있다. 나도 한때 이 책을 읽고 백장미 그룹의 그들을 알았기에 잊지 않고 그곳을 방문한 작가가 고마웠다.

킴지여자수도원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모든 것이 이루어진 유럽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은 행복하지 않단다. 아름다운 풍경과 유적이 그들에게 아무런 기쁨도 되지 않는다고...대부분의 수도원이 젊은이들이 들어오지 않아 나이가 많은 수녀님이나 수도사들만 있다는 말씀은 아프게 들린다. 기부금이나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모든 걸 자급자족한다는 수도원 규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그들이 존경스럽다.


내가 가장 반했던 수도원은 오스나 브뤽 베네딕트 여자 봉쇄수도원이다. 원래 마굿간이었는데 수녀님들이 근처 개울에서 자갈을 날라서 마굿간의 진창에 할 알 한 알 자갈을 박아 성당을 일구었단다. 마굿간의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성당, 마굿간에서 나신 아기 예수가 머물기에 좋은 성당이다. 우리나라의 초대형 호화판 교회를 볼때마다 과연 그곳에 예수님이 편히 계실 수 있을까?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내고 지은 교회는 하느님을 제대로 경배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는 공지영의 생각에 나도 공감한다. 파안대소하는 예수님상과 수녀님들의 묘지에 세운 탑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 책에서 유럽 수도원의 역사와 현재를 충분히 맛보리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유럽 수도원의 얘기보단 오히려 공지영 개인의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지만 결코 나쁘지 않았다. 역사로만 존재하는 수도원이 아니라 오늘날 누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도원이었고, 공지영 개인의 삶에 임재하는 하느님을 느끼는 수도원 기행이었다. 내 맘대로 세상을 살고 싶었던 그녀가 아무 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18년의 방황을 마치고 돌아온 심경을 곳곳에서 풀어놓아 이해와 공감을 더했다. 하느님과 인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도 임재하는 하느님을 느낀 기행으로 읽힌다.

 

나도 6년째 방학을 끝내고 그분께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9월 14일 오후 4시 40분, "무엇이 그리 바쁘냐? 방학이 아니고 그건 휴교다. 그동안 하느님이 얼마나 마음 아파 했을지 헤아려 봤느냐? 하루에 성경 3장씩 읽으며 기도하고 준비하라!"는 30년 전 내 신앙의 어머니였던 분께서 전화를 주셨다. 교회를 안나가고 있었지만 한번도 내가 기독교 신앙을 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방학 한 교회에서 개학해야지 했는데, 그곳은 내가 갈 교회가 아니라고 하시는 그 분 말씀에 끄덕였다. 지금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분은 그 분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조용히 묵상하며 성경 읽기 5일째, 작심삼일은 지났으니 다행이다. 이런 심경의 변화를 겪는 중에 읽은 수도원 기행이라 내게는 충분히 의미있고 유익한 독서였다. 공지영 그녀처럼 '하느님 항복합니다!' 무릎 꿇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겸손히 받아 들이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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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9-18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지영 작가 책, 저도 챙겨서 보려구요. 너무 좋아요.^^

순오기 2009-09-19 07:09   좋아요 1 | URL
썩 좋아하진 않았었는데 이젠 그녀의 솔직함이 참 좋더라고요.^^

같은하늘 2009-09-18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종교와 거리가 멀지만 유럽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끌리는데요.^^

순오기 2009-09-19 07:10   좋아요 1 | URL
누구나 종교적 심성은 있는 거니까 나한테 맞는 종교가 어느 날 다가올 수도 있지요.^^ 유럽의 종교적인 단면을 보는 것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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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단종


우리집 10대 남매가 쓰는데 저렴한 가격, 과일향에 끈적임 없이 착 달라붙어 좋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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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집 볼뤼빌리스 국민서관 그림동화 98
막스 뒤코스 지음, 길미향 옮김 / 국민서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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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마노아님 페이퍼에서 언듯 봤던 책인데 드디어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오호~ 난 이런 책에 열광한다. 예술과 명품이 숨어 있는 비밀의 집이라니, 신비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는 소녀처럼 내게도 호기심이 급 발동한다.  

"어린이 그림책은 그림과 영화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막스 뒤코스라는 프랑스 작가의 첫번째 그림책인데 정말 반했다. 집안 곳곳에 비밀을 풀어줄 실마리를 배치해 놓고 소녀의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해결하도록 이끌어 간다. 우리집은 이상하고 다른 집들과 다르다고 생각한 소녀가, 10개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가며 드디어 비밀의 정원에 도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비밀의 집 볼뤼비리스에는 거실과 집안 곳곳에 세계의 내노라 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들어찬 그야말로 명품 집이라면 믿으실려나? 하하~ 우리가 아는 후안 미로와 피가소, 앤디 워홀과 명성이 자자한 건축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볼뤼빌리스의 비밀을 찾아내라고 알려준 메모와 열쇠, 영리한 소녀는 열쇠에 적혀있는 글자와 똑같은 것이 현관에도 있다는 걸 기억하고 보물찾기 놀이는 현관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아챈다.^^

 
 

수영장, 주방의 수도꼭지, 냉동실의 얼음, 주방의 징, 계단의 구멍, 서재에서 발견한 책 '꽃의 노래'의 악보를 피아노 치기 등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수수께끼의 열쇠를 찾아내는데 올인한 소녀를 따라 다니는 게 즐겁다. 수수께끼를 맞추는 순간 튀어나오는 다음 단계의 실마리는 기대 이상이다. 

 

공중에 매달린 빨간 모빌은,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 가 만든 대형 모빌이란다. 알라디더라면 뿅 반해버릴 저 서재,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책을 빼내는 저 소녀가 엄청 부러웠다. 흐흐~ 다른 명품은 부럽지 않지만,  이 서재는 우리집이라면 좋겠어! ^^ 

 
 

벽난로에서 발견한 방향 서쪽으로 => 정원으로 => 덩굴로 뒤덮인 벽을 지나서 열쇠를 맞추면 문이 열리고 터널이 나와서 엉금엉금 기어가니 빨간 구슬 커튼이 나오고~~오호, 놀라워라! 이게 뭐지?


이 정원이 볼뤼빌리스의 비밀이야

정원을 찾은 사람이 주인이지
특별한 온도에서만 자라는 이 식물은
노란 볼뤼빌리스야 
흔하게 볼 수 없는 꽃이지 

정원의 주인은 당당하게
자주 이 꽃을 보러 와야 해
 
덧불이는 말
이곳에서 자는 낮잠은 아주아주 달콤하단다
낮잠은 집이 준 선물이야
 

 

이런 환상적인 집이라니~ 열개의 수수께끼를 풀고 얻은 값진 선물, 충분히 만끽할 권리가 있잖아!
집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미술과 건축을 소개하는 그림책이라니 얼마나 근사한가! 



맨뒤에 소개된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에 배치된 미술품이나 가구와 소품까지 온갖 명품을 친절히 안내했다. 어떤 작품이 어디에 있는지 맞춰보는 것은 책을 읽고 나서 즐기는 보너스 활동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깨워 주고,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호기심을 갖도록 이끌어주는 참신한 작품에 별 다섯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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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9-18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부지런하세요!!
새벽 2시에 일어나셔서 이렇게 멋진 리뷰를 올리시고요.
일찍 일어나시면 하루종일 피곤하실 것 같아요.
늘 건강하셔야 합니다.^^

순오기 2009-09-18 09:27   좋아요 0 | URL
이시간에 안자고 훨씬 더 늦게 잤어요~ 아침에 다 보내놓고 다시 자기도 합니다.^^ 예전엔 이틀도 새웠는데 이젠 하루만 날새도 회복하려면 며칠 걸려서 이젠 늙었구나 생각하고 무리하지 않아요.ㅜㅜ

마노아 2009-09-1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관함에서 아직 잠들어 있어요. 이렇게 먼저 보게 되네요. 이 책 넘흐 탐나요.^^

순오기 2009-09-19 04:36   좋아요 0 | URL
차고 넘치는 우리들의 보관함~ ^^

꿈꾸는섬 2009-09-18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책 너무 멋져요. 언젠가 꼭 볼거에요.^^

순오기 2009-09-19 04:36   좋아요 0 | URL
멋져요~ ^^

같은하늘 2009-09-18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무슨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일걸요~~

순오기 2009-09-19 04:37   좋아요 0 | URL
내집이 미술관~~ ^^

희망찬샘 2009-09-2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서재가 끝내주네요. 우와!!! 멋져요.

순오기 2009-09-21 00:31   좋아요 0 | URL
끝내주는 서재요? 신경숙씨 서재도 굉장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