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 아이들 중학교에서 학부모독서회가 주최한 최규석작가 초청강연회가 있습니다.

짧은 강의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혹시 참석자들이 질문을 안 할까봐 걱정이 되네요. 그래서 알라디너들이 좋은 질문을 올려주시면 진행에 도움이 될 듯해서 부탁드려요.^^ 


어제 독서마라톤 끝내고
심야에 만화에 대해서 공부를 좀 했습니다. 
질문도 뭘 알아야 할테니까...
우리집에 만화를 공부할 책이라곤 달랑 요거 하나여서
꼼꼼히 읽어보니 공부는 됐습니다만,
초판이 99년이라 지금은 이보다 많이 발전됐으리라 생각해요. ^^

이 책을 보면서 제가 생각한 질문 몇가지 올리니
답변도 주시면 감사하고요.^^



1. 만화가에게 필요한 자질, 혹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2. 만화를 배우기에 좋은 책은?

3. 청소년에게 추천할만한 만화 베스트 10  

4. 최근 잘나가는 젊은 만화가 베스트 10  

5. 만화가와 스토리작가 명콤비를 알려주세요.

6. 만화가 등용문으로 좋은 공모 어떤 게 있나요?

7. 만화가라서 생기는 직업병은? 

8. 인기만화가 되면 돈은 얼마나 벌까요? 혹은 밥은 굶지 않을까요?  

9. 의뢰받아 작업하는 거 말고,
   최규석 개인이 구상하는 작품은 어떤 것이고 언제쯤 나오나?

 

---질문이나 답변, 가능하면 정오까지 올려주면 제가 확인할 수 있어요.
그 이후엔 광주역으로 오는 최규석씨 마중가야 되거든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샘 2009-10-2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규석 작가 좋아하는데요... 역시 대한민국 원주민이 젤 좋던걸요... 아련한 향수와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그런 작품들을 많이 써 달라고 부탁해 주세요~~~

순오기 2009-10-22 21:30   좋아요 0 | URL
학생들 질문이 많아서 제가 준비한 질문은 하나도 안 했어요.
만화부 학생과 관심있는 학생들만 신청해서 참석해서 호응이 좋았어요.
강연 끝내고 5.18현장을 돌아보고 9시 차로 올라갔답니다.^^

같은하늘 2009-10-2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지금 시간을 보니 벌써 끝났겠군요.^^

순오기 2009-10-22 21:30   좋아요 0 | URL
이 시간이면 질문을 마무리하고 단체촬영하던 시간이었네요.^^

라로 2009-10-23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정신 없으셨죠???큰일 하셨어요~.
더구나 독서 마라톤까지!!!!아무튼 언니의 에너지에 경배를 드립니다.
푹 쉬세요~.

순오기 2009-10-23 03:00   좋아요 0 | URL
나비님~ ^^
학교 홈페이지에 강연 후기 올리고 여기에도 올리러 들어왔어요.
 

 

햐~~ 드디어, 장장 6개월의 빛고을 독서마라톤이 10월 21일 24시로 마감됐다.
부담 갖지 않으려고 목표를 낮게 잡아서 진즉 달성했는데도, 마감날까지 성실하게 참여하고 다양한 분야의 독서가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인문 사회분야의 책은 부족했다는 반성으로 마무리했다. ^^
수상권에 든 사람은 최근 구입영수증이나 대출기록을 제시해야 인정받기 때문에, 내 책을 두고도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해프닝을 벌여야 했지만, 덕분에 사놓고 못 읽은 책이나 선물받고 안 읽은 책을 읽었으니 됐다.  

타조코스 15킬로(15,000쪽)에 도전한 순오기는 26,523쪽을 기록했고
토끼코스 10킬로(10,000쪽)에 도전한 민경이는 19,692쪽을 달성했다.

날마다 못한 날도 있지만 같은 날 2회 올린 날도 있어
순오기는 총176회 140권의 기록을 남겼고, 
민경이는 총 128회 104권의 기록을 남겼다. 

막판에 민경이는 못 읽은 책 기록을 지웠거나 같은 책을 나눠서 올렸기 때문에 차이가 많이 난다. 사실은 날마다 책을 읽는 것보다, 날마다 교육청 홈피에 로그인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더 힘들었다. 가까운 일례로 후애님 만나러 서울 갔다 오는 날도 밤 10시에 민경이가 전화해서
"엄마, 마라톤 안 올려?" 
"어, 올려야지, 어제 읽던 책을 오늘 날짜로 한번 더 올려 줘."

이래놓고 다음 날 읽은 책으로 수정했다. 꽤 많이 이런 식으로 기록을 남겼지만 그래도 마감 3주 전부터 꼼꼼히 살피며 미처 못 읽은 책은 부지런히 읽었다. 책을 읽고도 리뷰를 못 올린 것은 마라톤에 올렸던 500자평을 복사해 페이퍼로 남겼고, 민경이는 월별 일지로 다 올렸다.

하여간에 승부근성은 뒤지지 않을 순오기, 이왕 참여하고 6개월간 고생했으니 비록 3만원이지만 포상금을 놓칠 수 없다. 4회째인 빛고을 독서마라톤은 가정에서의 독서생활화를 유도하기 위한 이벤트지만 상금이 좀 많았으면.... 하프코스까지는 상금이 3만원이고, 30킬로와 풀코스만 5만원이던가... 아무튼 몇 사람을 포상하는지 몰라도 상금이 너무 빈약해 빈약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독서생활화가 잘 되는 가족이지만, 도서관 대출이나 날마다 기록을 남기는 게 부담스러워 마라톤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래도 중학교 독서회장을 맡았으니 억지춘향이라도 해야 돼서 참여했는데 목표 초과 달성했으면 되었지 뭐, 혹시 수상권에 못 든다 했도 완주인정서는 받을 테니까.^^ 

독서회원중에 겁없이 풀코스에 도전하거나 가족부문 풀코스에 도전하더니, 어제 확인해보니 초반에 포기했단다. 이래서 목표는 높게 잡는 게 아니다. 민경이는 내년엔 안 한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데, 그래도 내년이면 맘이 달라질 걸~ 민경이는 15킬로, 엄마는 하프에 도전하지 않을까 미리 점친다.^^ 

*고슴도치 엄마 왈~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학교대표로 나간 교육청 논술대회에서 버금상을 먹었다. 중학교 2학년은 총 52명이 참여했는데 으뜸상 한 명에, 버금상은 20명...나머지는 노력상이었다.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욕심낼 수 없으니 버금상도 만족이다. 잘했어 민경~ 바로 독서의 힘이야!! ^^


댓글(12) 먼댓글(2)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빛고을독서마라톤, 민경이는 은상!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2-10 12:38 
       6개월간 빛고을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면서 타조코스 15킬로(15,000쪽)에 도전한 순오기는 26,523쪽을 기록했고 토끼코스 10킬로(10,000쪽)에 도전한 민경이는 19,692쪽을 달성했다. 날마다 못한 날도 있지만 같은 날 2회 올린 날도 있어 순오기는 총176회 140권의 기록을 남겼고,  민경이는 총 128회 104권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어젯밤 교육청에서 전화왔는데 민경이는
  2. 제5회 빛고을 독서마라톤<1>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5-13 20:41 
    4월 19일부터 제 5회 빛고을 독서마라톤이 시작됐다. 올해는 막내랑 둘이 가족 풀코스에 도전했는데, 10월 18일까지 6개월간 42,195쪽을 읽으면 완주!    작년 4회 대회에는 개인 10킬로, 15킬로에 참여했지만, 둘이 합하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도 남을 만큼 읽었다.(http://blog.aladdin.co.kr/714960143/3166239 ) 문제는 문학에 치우친 독서를 하면 수상권에서 멀어진
 
 
하늘바람 2009-10-2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네요. 이런 마라톤 참 멋지네요

순오기 2009-10-22 10:57   좋아요 0 | URL
독서마라톤 참 좋은 기획이지요.^^

소나무집 2009-10-22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 짝짝짝~
토요일 아침 완도에서 만나요.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순오기 2009-10-22 10:57   좋아요 0 | URL
예~ 토요일 아침 완도에서 만나요.
오늘은 '그 섬에 가고 싶다' 봐야 해요.
내일 어머니독서회 토론도서인데 아직도 안 봤어요.ㅋㅋ

마노아 2009-10-2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박수를 곱배기로 쳐야 해요. 코스 완성한 것도 훌륭하고 민경이 상 받은 것도 대견해요!
역시 독서의 힘은 강해요! 내년도 벌써 기대가 되는 걸요.^^

순오기 2009-10-22 21:32   좋아요 0 | URL
코스완주 초과달성과 논술 버금상~ 독서의 힘이 증명된거죠.^^

같은하늘 2009-10-2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표 초과달성하신 순오기님과 민경양에게 축하의 박수를 짝짝짝~~~
그리고 논술대회에서 버금상 먹은 것도 박수~~~
그런데 상금이 정말 박하군요. 책 몇권 구입하지도 못할 금액이라니...

순오기 2009-10-22 21:32   좋아요 0 | URL
마라톤 상금 인상시위라도 할까요.ㅋㅋ
고맙습니다~~~ ^^

꿈꾸는섬 2009-10-2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짝!짝!짝!짝!짝! 박수를 보낼게요. 고생 많으셨어요.^^

순오기 2009-10-23 07: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라로 2009-10-23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는 독서 마라톤계의 이봉주에요!!!!!^^

순오기 2009-10-23 07:46   좋아요 0 | URL
헉~ 독서계의 이봉주라뇨!ㅋㅋㅋ
 

 

민경이의 빛고을 독서마라톤 일지, 10월 21일까지 19,692쪽 달성! 

 

10월 1.2일, 어찌 이방이 사또를 치리오 

 비판적 사고를 깨우는 논리 이야기로, 두 명의 제자 달래와 바우가 선생님께 논리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논리'하면 난 왠지 자세히 들여다보기가 꺼려지는 기분이다. 왠지 어려울 것만 같고, 머리 써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꽤 재미있었다. 여러가지 예화들이 있고, 그 상황에서 어떤 게 말이 되고 어떤 게 말이 되지 않는지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논리란게 어떤 건지 감을 잡게 했다. 이 책의 표제인 '어찌 이방이 사또를 치리오'는 못된 사또를 몰아내기 위해 관아의 사람들이 지혜를 모은 이야기를 가지고 추리 방법을 익히는 내용인데, 난 이 내용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안 그래도 얼마후에 논술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이 책이 생각보다 도움이 될 것 같아 뿌듯했다. 
논술이 중요하다, 논술이 뜨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고 있을 만큼 떠들썩한 애기다. 그만큼 수능이나 다른 곳에서도 논술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자연히 각종 논리책들이며 논술 잘하는 책 같은 것들이 많아지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책들은 모두 똑같은 줄 알고 싫어했었다.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어떤 요령 같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면 무슨 필요가 있는가. 논술이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건데 남의 생각을 가지고 마치 자기 생각인냥 적어 내려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이 책은 다른 것 같아 다행이다. 유행의 흐름을 타기 위해 만든 책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논리와 비판적 사고에 대해 연구해 오신 분이 우리같은 청소년들을 위해 알기 쉽도록 쓴 책이니 말이다. 확실히 책을 보면 어려운 것도 어렵지 않게끔, 쉽게 설명됐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런 책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소망이다.

 


10월 4.6일 한국사 편지 1 

 역사 선생님인 엄마가 딸 세운이에게 충분한 자료를 곁들여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쉽게 편지로 설명해주는건데, 저런 엄마가 있는 세운이는 역사 공부는 참 잘 할 것 같다. 기원전 70만년 경의 구석기 시대부터 차례로 훑었다. 이 책의 내용은 다 1학기 때 사회 시험 범위여서 배웠던 게 다시 생각나기도 하고, 그 때 기억도 나서 괜히 보는게 즐거웠다. 신라에서 '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전에 '거서간,차차웅,이사금,마립간'이라는 칭호를 썼다는 것도 학습지에서 본 기억이 있었다. 그 때 유리가 이빨자국이 많아 왕이 됐다는 것도 선생님이 들려줬는데, 여기에도 있어서 반가웠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역사공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신라가 당과 손을 잡고 통일을 하는 건 언제봐도 안타깝다. 아무리 우리 민족의 첫 번재 통일이라는 의의가 있다지만 통일에 외세의 손을 잡다니, 그건 정말 아니다. 그 덕에 우리 민족의 국경선도 아주 거침없이 줄어들어 버렸다. 만주를 호령하던 고구려가 우리민족을 통일했으면 지금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 있었을까? 아마 지금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신라 위에 발해가 버텨주고 있어 다행이었다. 지금과 다른 넓다른 지도를 볼 수록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 있는 땅이라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중국 놈들이니, 일본놈들이니 괜히 동북공정이다, 독도는 다케시마다,라며 헛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게 분통 터진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한민족이라는 자부심과 역사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알고, 우리 땅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10월 7.10.11일 한국사 편지 2 

한국사 편지2는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의 편지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후삼국은 중간고사의 시험범위였던지라 비록 짧은 내용이었지만 왠지 모를 감회를 느끼며 읽었다. 신라의 호족이었다가 각각 나라를 세운 견훤과 궁예, 그리고 결국 승자가 되어 고려를 세우는 왕건. 도선의 풍수지리설 같은 게 짤막하게 나올때면 왠지 너무나 반가웠다. 고려도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라 왕건의 후삼국 통일, 광종과 노비안검법이라던가도 주의깊게 봤다. 왕권이 약했던 다른 왕들과 달리 이때부터 과거제라던가 나라의 기반을 세우게 된다. 선생님이 광종과 조선 태종이 많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그래도 난 태종이 더 마음에 들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먼저 읽어서일까? 그 밖에도 유명한 서희의 외교, 한국이 코리아라고 불리게 된 이유, 500년 동안 수도역할을 해 왔던 개경에 대한 얘기들이 나왔다. 아무래도 딸에게 쓰는 편지인 만큼 쉽고 재밌게 설명된 부분이 많아 고려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고려 때의 불상 사진을 보여젔는데, 다들 너무 크거나 못생긴 얼굴이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그 때는 삼국시대의 왕실 중심이었던 불교가 지방으로도 옮겨 와 다들 자기 힘을 과시하기 위해 더 큰 불상을 만들려 했고, 지방의 불상 조각사는 왕실의 사람보다 실력이 떨어져 그렇게 못 생긴 불상이 됐다는 것이었다. 한번도 고려 불상이 어떻게 만들어져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어서 신기했다. 고려 때의 분명한 양성평등 기록을 보자니 새삼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교의 남존여비 사상이 쓰리다. 유산 분배에도 차별이 없고, '몇남 몇녀'가 아닌 딸이 장녀이면 '몇녀 몇남'이라고 말하고, 처가살이가 있었던 고려. 양성평등에 대해서는 분명 조선보다 앞섰던 것 같다. 또 이 시대에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며 용감하게 반란을 일으킨 망이, 망소이 등과 만적이 있었다. 실패해 아쉽지만, 분명 평범한 노비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고려에 드디어 몽골군이 침략해 들어오기 시작한다. 백성들을 버리고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 무신정권과 달리, 그 때까지 가장 핍박받던 계층인 농민과 천민들이 나라를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조선시대에도 큰 전쟁이 일어나면 거의 대부분 가장 아래 계층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난다. 나라로부터 뭐 하나 제대로 받은 것도 없으면서 언제나 가장 먼저 싸우는 그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그 우직한 마음이 살짝 짠했다. 또 몽골군대에 몇 년이나 맞서싸워 민족정신의 꽃이라고 불리는 삼별초의 시작도 사실은 민족과는 전혀 상관없이 일어났다는 것도 알게 됐다. 글쓴이의 말로는 군사정권의 정치가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군인의 이미지가 필요해 그렇게 썼다고 보는데, 나도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중간에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드디어 고려의 자주를 회복하려 한 공민왕이 나온다. 분명 처음 뜻은 좋았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공민왕도 참 안타까운 왕인 것 같다.

10월 12~16일, 선생님과 함께 읽는 우리 수필 

교육청에서 열리는 논술대회에 학년대표로 뽑혀서 읽어야 하는 책 들중 하나이다. 여러 작가들의 수필을 모아놓은 모음집인데, 방정환, 백석, 정지용, 박완서, 문익환, 이태준님 등 내가 알고 있던 분 뿐 아니라 모르던 분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어 다양한 주제와 문체로 수필의 매력을 보여주셨다.  

신영복씨의 순수한 어린 친구들과 함께인 추억 '청구회 추억'은 전에 책으로 보았던 것이라 더 반가웠다. 유달영씨의 누에를 먹으면 재주가 좋아진다는 말을 믿고 누에 5마리를 삼킨 소년의 사투가 그려져 있는 '누에와 천재'도 교과서에서 본 작품이었다. 예전 읽을 때도 누에가 입 안에서 몸부림치고 식도로 내려가는게 너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어 꼭 내가 삼키고 있는 듯한 징그러움이 들고, 한 편으로는 소년이 굉장해 보이기도 했다. 재주가 좋아진다는 말에 누에를 삼키다니, 순수한 건지 어리석은 건지 잘 모르겠다. 

오래된 책이라 글씨가 작고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한 번에 많은 쪽수를 읽기는 힘들다. 내가 몰랐던 시대와 몰랐던 사건들에 대해 각자의 개성넘치는 문체로 읽어가다보면 그 사건들이 정말로 생생해지는 것 같다. 역시 수필은 좋은 글이다.


10월 17~19일, 놀라운 99%를 만들어낸 1%의 가치 

저자 윤승일씨는 초면에 작고 볼품없는 것일수록 그 안에 소중한 가치와 꿈을 담고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슈퍼 옥수수를 개발해 아프리카와 북한에 수많은 어린이들을 살린 김순권 박사 이야기였는데, 평소에 싫어했던 작은눈이 의외로 꽃가루가 들어가지 않아 옥수수 연구에 도움이 됐다는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꽃가루 들어가기가 쉽지 않겠구나, 싶어서 웃기기도 했다. 뒤이어 관찰노트로 화산폭발에서 사람들을 구해냈던 일본의 소년과, 어린이의 인권을 위해 싸운 이크발 마시흐 소년, 실패한 발명품에서 만들어진 포스트잇을 읽었는데, 난 특히 이크발 마시흐의 이야기가 더 감동적이었다. 어린나이에 공장에서 혹사당하고 간신히 도망쳐 자신과 같은 처지의 어린이들을 위해 싸우고, 결국에는 총을 맞고 죽는 소년. 이 소년의 영혼은 얼마나 맑고 깨끗했을까, 싶다. 우리의 욕심으로 인해 소중한 것들이 다치지 않는지 언제나 주위를 둘러봐야 할 것이다.  
나는 여기 나온 제니와 안나의 이야기를 읽고 정말 깜짝 놀랬다. 녹말 용액에 요오드를 떨어뜨리면 보라색으로 변하는 실험은 나도 초등학생 때 해본 것이다. 그런데 이 둘은 이 간단한 실험을 가지고 커다랗고 유명했던 음료수 회사에 실은 비타민 성분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내게 되었다. 따분한 실험이라고만 생각했던 게 이렇게 적용될 수 있었다니! 정말 놀라운 99%를 만들어 낸 1%의 가치였다. 처음으로 윤승일씨의 말씀에 공감이 갔다. 나도 아무리 볼품없는 것이라도 무시하지 말아야겠다는. 뒤에 나온 리처드 파인만씨의 이야기도 재밌었다. 거짓말인 줄 알았던 아버지의 말이 실은 이름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교훈을 주려고 했었다는 것. 훌륭한 과학자이자 유머센스를 가지고 있었던 파인만씨의 아버지가 이랬다니, 역시 부전자전이라는 건가보다. 트로이 유적을 발견한 슐리만, 아인슈타인, 한비야씨의 이야기들도 재미있었다.
어린이들이 갑자기 값이 올라간 초콜릿값을 내리기 위해 피켓행진을 하고, 촛불시위를 한 내용이다. 촛불 하나는 어둡지만, 여러사람이 모이면 엄청나게 커진다는 것을 나는 지난 촛불집회 때 보았다. 상상 속의 성이 돌부리 하나에 치인 날부터 33년 후에, 현실 속의 아름다운 성이되어 국가의 문화재로도 지정된다. 우편배달일을 하던 할아버지가 모두 돌멩이로 해낸 일이다.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것을 현실로 끄집어 냈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33년간이나 성을 쌓을 정성과 끈기가 대단했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들로 넘쳐난다고 믿고 빨간클립 하나를 결국 집으로 바꾼 카일 맥도널드! 이 책에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다. 아주 작고,볼품없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지만 그 끝은 그렇지 않은. 정말 성경에 나오는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였다. 어린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책 같다.


10월 20일,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케이블 채널 '예당아트'에서 하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을 보고 단숨에 반해서 읽었다. 처음에는 클래식 방송이라 언니가 보기 시작했을 때 저게 뭐냐며 싫어했는데, 나중에는 조윤범씨의 클래식에 대한 맛깔나는 해석과 작곡가들의 인생 얘기, 다양한 자료들에 콰르텟 엑스가 직접 연주해주는 음악에 그동안 내가 알아왔던 클래식의 지루한 이미지가 사라진 걸 느꼈다. 요즘에는 너무 비슷한 가요들에 신물이 나 있었는데, 이 떄 클래식을 들으니 참 좋다. 아무래도 책인 만큼 방송에 그 맛을 잘 살리진 못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제 1악장은 바로크에서 고전, 제 2악장 낭만파 시대는 스메타나까지 읽었다. 스메타나의 '몰다우 강'을 음악시험에 나오는 줄 알고 죽어라 들은 기억이 있어서 더 좋았다. 스메타나의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을 들으면서 점점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생겼던 것 같다. 
2006년에 개봉됐던 음악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콰르텟 엑스가 아주 잠깐 출연해서 연주를 했다고 한다. 그 때 예정됐던 음악 대신 드보르자크의 현악사중중 8번 Op.80 2악장을 연주했고, 반응이 좋아 그 음악을 연주했다고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때 개봉했을 때 볼걸 그랬나 보다. 아무래도 제4악장 현대음악으로 들어서자 모르는 사람들이 조금 더 있었지만, 제자들과 12음기법을 확립했다는 유명한 쇤베르크는 참 재밌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군대에서 상관이 '자네가 쇤베르크인가?'라고 질문했을 때 '어머니 뱃속에서 아무도 쇤베르크를 하지 않겠다길래 제가 쇤베르크로 나왔습니다'라는 대답이 재미있다. 쇼스타코비치와 스트라빈스키는 다행히 이름은 들어본 분들이었다. 이 책을 볼 수록 내가 너무 클래식에 대해 모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살짝 부끄러웠다. 앞으로 좀 더 클래식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빛고을독서마라톤, 민경이는 은상!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2-10 12:38 
       6개월간 빛고을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면서 타조코스 15킬로(15,000쪽)에 도전한 순오기는 26,523쪽을 기록했고 토끼코스 10킬로(10,000쪽)에 도전한 민경이는 19,692쪽을 달성했다. 날마다 못한 날도 있지만 같은 날 2회 올린 날도 있어 순오기는 총176회 140권의 기록을 남겼고,  민경이는 총 128회 104권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어젯밤 교육청에서 전화왔는데 민경이는
 
 
 

민경이의 빛고을 독서마라톤 일지, 9월 30일까지 18,260쪽 달성!

9월 1.2일, 야생초 편지 

황대권씨는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 계신 투사셨는데, 옥중에서 처음엔 만성기관지염을 고쳐보려고 야생초를 먹은 것이 이내 매료되고 말았다. 감옥에서 쓴 일기라고 해 난 처음엔 되게 어두운 줄 알았는데, 소소한 에피소드와 자세하고 애정있게 그려진 야생초들의 면면들이 재미있었다. 좋지 않은 물과 다기라고는 도저히 말할수 없는 도구들을 가지고 야생초차를 드시는 황대권씨, 너무너무 최고였다. 야생초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나도 정말 야생초차를 마시고 직접 야생초를 보고싶었다. 정말 둘러보니 그 많던 야생초들은 다 사라지고, 회색의 도시에서 살고 있다 우리들은. 옥중에서 화단을 만들어 야생초를 경작하고, 뽑아 비빔밥을 해 먹고 차를 끓여먹는 생활들이 재미있었다. 어찌나 맛있게 설명을 하시던지, 정말 나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전까지는 안동교도소에서의 이야기였는데, 이번에는 대구교도소에서의 이야기였다. 92년에 안동교도세 들어와 97년에 대전교도소까지의 이야기였는데, 이 책에 나오지 않은 것까지 하면 무려 13년 2개월의 형을 사셨다고 한다. 전두환 시절에 간첩으로 조작되어 무기징역을 살다 정권이 바뀌어 나오셨다고 한다. 후기를 읽어보는데 생각보다 굉장한 분 같으셨다. 나라면 있지도 않은 죄를 조작해 감옥에 무기징역으로 들어가게 되면, 필시 이 분처럼은 살지 못했을 것이다. 무기력하게 하루하루 살아가겠지. 하지만 황대권씨는 옥중에서 야생초 화단이며 야생초차, 심지어는 개구리를 페트병에 잡아 기르고 곤충들을 관찰하는 등 스스로 주위에 관심을 갖고 생활하신다. 같은 곳에 있어도 행동과 생각의 문제다. 책을 보다보면 이곳이 '범죄자들이 죄를 짓고 갇혀있는 곳'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9월 3일, 소나기밥 공주 

주인공인 '안공주'는 어머니 없이 알콜중독인 아버지와 사는데, 아버지마저 재활원으로 들어가 혼자 살게 된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6학년인 공주이지만 보조금으로 방세와 전기세도 내는 둥 바지런하게 행동한다. 그 생명력이 너무나 대단하고, 아직 어린 아이가 저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찡했다. 공주가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 때는 학교 급식 때뿐이라 최대한 많이, 빨리 먹다보니 '소나기밥'이라는 별명까지 붙어버렸다. 공주를 놀리는 아이들의 철없음과, 꿋꿋하게 대처하는 공주의 모습이 비교되었다. 공주는 결국 너무 배가고파 마트에서 배달될 식품을 가로채버렸고, 급체로 쓰러져 결국 도와준 아줌마에게 자신이 훔쳤다고 고백해버리고 만다. 이 이야기는 결코 어른들이 공주를 도와주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어른들은 그래도 벌은 받아야 한다했고, 공주는 훔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빚을 갚고 아줌마에게도 사과한다. 어린이가 온전히 사회의 한 자리를 맡는것이 이 이야기의 미덕인 것 같다. 


9월 5일, 날아라 태극기 

 교실 벽에 꼭 하나씩 달려있는 태극기. 매일같이 태극기를 보고 살지만 정작 아이들은 태극기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태극기를 제대로 그릴 수 있는 아이도 흔치 않을 것이다. 지금이야 이렇게 소 닭보듯 태극기를 대하지만,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태극'이란 이름조차 입에 담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얄팍한 책이라 금방 읽었지만, 짧고 생생하게 일제강점기와 광복의 장면을 담아내 책 장면이 저절로 상상됐다. 독립운동을 하는 작은아버지가 머물다 간 방에서 발견된 태극, 일본사람들이 분노하는 걸 보고 복이는 태극이 무얼까, 하고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호랑이보다 무섭게 생기고, 일본사람만 작아먹고 안개로 변할 수 있어 절대 잡을 수 없는 태극. 수많은 우리민족의 얼과 정신이 그 '태극'에 담겨있었다. 해방이 되는 날, 복이는 새하얀 태극기를 처음 보고 감동겨워한다. 한 나라의 국기에는 얼마나 많은것이 담겨있는지. 태극기가 좀더 소중하게 생각됐다. 


9월 6일, 열라라 뇌 

과학에 관한 이야기지만 어려운 용어도 별로 없고, 중간중간 만화도 있는 둥 재미있게 짜여져 있어서 금방 읽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심장 등과 함께 대답할 뇌. 그만큼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나 또한 저번 시험범위라 달달달 외웠으나 머리에 남은 건 '중뇌는 눈동자와 홍채의 움직임을 관리한다.'이것밖에 없어 안타깝다. 이 책은 뇌에 대한 상식 같은 것을 확실히 할 수 있어 좋았다. 흐느적거리는 오징어도 뇌가 있어 물 속에서 생각하고 떠 있는다는 것, 몸집에 비례한 머리크기에 따라 지능이 달라진다는 것, 우리 머리는 단단하기 때문에 외부에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적혀 있었다. 인체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라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책을 보면서 '정말 이런 게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건가?'하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했다. 


9월 7일, 읽은척 매뉴얼 

읽은 척 매뉴얼!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고 특이하다. 사람의 마음을 궁금하게 하는 힘이 있는 제목이다. 읽기 쉽지 않은 고전,명작에 대해 남들 앞에서 읽은 척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었으나, 이 책의 목적이 그런 약간은 부끄럽게 노골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죄와 벌, 1984,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연금술사 등등. 제목만 들어본 것도 있고 아주 드물게 읽어 본 것들과, 제목도 들어본 적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소개를 읽어보니 단순히 고전이라 머리 아플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내용에 읽고 싶은 흥미가 생겼다. 결국은 그 책에 대해 더 알게 해주고, 흥미를 생기게 해 주는 것 같다. 제목 그대로인 사람들 앞에서 읽은 척 하며 자신의 지성을 뽐 낼 때도 유용하게 쓰일 것 같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게다가 범상치 않은 문체 또한 읽으면서 더 신이 나게 하였다.  

 

9월 8일, 형제 
같은 배에서 난 존재는 특별하다. 나도 언니와 오빠가 있으니, 함께 자라나며 어려울때 누구보다 힘이되는 남매가 있어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니나 오빠가 갑자기 죽어버린다면? 상상만 해도 정말로 싫었다. 책의 주인공 루크는 반년전에 동생 마우스를 윌슨병으로 잃는다. 동생의 열다섯번째 생일날 어머니는 동생의 물건을 모두 불태워버린다 하고, 루크는 동생의 일기장을 지키기 위해 그 뒤에 자신의 일기를 써 놓는다. 그때는 알지 못했던 서로의 속사정들. 고지도를 좋아했던 마우스는 힘든 투병중에 점점 사라지고, 그 끝에는 바짝 말라버리고 정신병으로 오인받은 동생이 남아있었다. 루크는 마침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비밀을, 인정하고 부모님에게도 털어놓는다. 마우스도 동성애자였던 것이다. 그렇게 형제는 언제나 '형제'로 남는다. 언제나 같이 있는 형제,남매의 존재와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세상 모든 형제 자매들이 오래오래, 같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9월 9일, 식객24-동래파전 맛보러 간다 

만화이기 때문에 쪽수를 0으로 해 놓았다. 저번 23권 이후로 오랜만인 식객이라 반가웠다. 권 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익숙해져 재미가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번권은 여러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어 금새 읽었다. 학꽁치, 김치찜, 엿, 소갈비, 동래파전이 나왔는데 학꽁치하고 동래파전은 처음 보는거라 신기했다. 학꽁치 회를 떠서 김밥에 얹어서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비린내가 날 것 같은데 진짜 맛있을까 신기했다. 소갈비는 갈비를 먹어본지 하도 오래되서 진짜 먹고 싶었고, 동래파전은 만드는게 신기하고 재밌어 보였다. 파전이 맛있을 것 같았다. 소갈비에서는 자신이 의사라고 거짓말을 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였다. 엿은 자운선생님의 애인인 할머니가 아들을 따라 미국으로 가서 처음엔 고생하다가 점점 친구를 사귀지만 옆집의 한국할머니는 한국음식과 한국을 거부한다. 처음엔 왜 그러나 싶었더니, 일제강점기때 위안부였던 경험이 있으셔서 아직도 잊지못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났다. 

 

9월 10일, 마녀들의 전쟁 - 늑대들의 피 


스페인의 판타지 소설은 처음이었다. 어느 시골마을의 빼빼마른 계집아이 아나이드는 어린아이로 보이는 뺴빼마른 몸매와 못생긴 얼굴로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던 어느날, 조금 철이 없기는 했지만 사랑했던 어머니가 갑자기 실종되고 아나이드의 인생은 크게 바뀌게 된다. 아주 예전부터 이어져 온 마녀들의 전쟁. 아이들을 잡아먹고 영생을 사는 '악'의 마녀 오디시와 '선'의 마녀 오마르.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 옆집 부인과 선생님, 고모할머니는 오마르였던 것이다. 빠른 속도로 마법을 배워가는 아나이드는 오디시들에게 잡혀간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여정을 떠난다. 그냥 가볍게 보려고 빌려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과연 아나이드는 오디시가 되어버린 어머니를 구할 수 있을지, 마녀들의 전쟁은 어떻게 끝날지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9월 12.13일,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씨는 자신을 참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다. 성이 한씨인 것도, 우리 아빠와 같은 나이인 58년 개띠인 것도, 셋째 딸이라는 것도 모두 마음에 든다고 썼다. 일단 진심으로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좋아해하는 사람은 다른사람이 보기에도 빛나보이는 듯 하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한비야씨를 얼마전에 보게 되었는데, 내 예상과는 살짝 다르게 말이 무척 빠르고 목소리가 높으셨다. 분명 조용한 분이실거라 철썩같이 믿고있던 예상이 살짝 깨져서 놀랐다^^. 지금의 기운차고 적극적이신 한비야씨의 모습에는 어린시절에 졸졸거리며 심부름을 도맡아하느라 칭찬을 많이 받았던 '우물집 셋째딸'이 분명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이 책에는 인간 한비야의 모습이 많이 들어 있었는데, 한비야씨가 우울증 증세에 말라리아 증상이 겹쳐져 우울해 했을 때 사실 조금 놀랐다. 한비야씨가 쓴 책의 영향인지,언제나 활기차기만 할 것 같던 한비야씨도 우울해 할 때가 있다는 게 책을 보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 같다ㅎㅎ.
고등학교 1학년때 단짝 친구와 1년에 백권읽기를 약속한뒤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한비야씨. 전국민이 1년에 백권읽기를 실천한다면 정말 좋을거라고 쓰셨는데, 내가 생각해도 좋은 것 같다. 나는 다행히 집에 책이 많이 있는 편이지만 다른아이들은 정말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책 읽는 습관의 중요성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나도 1년에 백권은 안 되도 꾸준히 책을 읽어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매번 느낀게 한비야씨는 자신의 삶을 참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는 거다. 월드비전의 구호팀장, 늦은 나이에도 외국어를 배우려는 결심 등. 특히 외국어는 배우면 참 좋을 것 같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친 중국인 여자를 도와주고 천사라는 소리도 듣고, 활용도가 참 많다 외국어는. 자연재해가 일어나가나 기아로 인해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을 도우러 냉큼 달려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운 분이다! 


9월 14.15일, 꾀주머니 뱃속에 차고 계수나무에 간 달아 놓고 

학교 논술대회에 나갈 책으로 선정되어 도서실에서 빌려왔는데, 간단한 걸 원했던 나와 달리 구어체의 문장과 줄줄 기다란 문장들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아 며칠을 내버려두었다가 이제야 읽었다. 그런데 시작과 달리 처음 읽기 시작하니까 우리 고전 특유의 맛깔나는 문장과 이야기에 순식간에 절반을 읽을 수 있었다. 그전에 알고있던 짤막한 토끼전과 달리 내용이 훨씬 길고 추가되어 있었다. 특히 그 재미있는 문장들이란 정말, 금상첨화였다. 용왕이 토끼의 간을 구해오라고 신하들을 불렀을 때 바다속 생물들이 꼭 사람마냥 벼슬을 달고 줄줄줄 입궁하는 장면도 재미있었고, 산짐승들이 잔치를 해 서로 나이를 대며 허풍을 치는 모습들도 재미있었다. '자네들 내 나이를 들어보소. 자네들 내 나이를 들어보소.'이런 것 처럼 문장을 반복하는 것도 실감이 났다. 처음에는 학교 숙제로 읽었지만 나중 갈수록 더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다. 

 전에 알지못했던 내용들도 들어가있어 읽는내내 흥미가 일었다. 토끼가 별주부의 아내와 잠자리를 갖고, 별주부의 아내가 토끼를 그리다 상사병에 걸려 죽고, 지상으로 돌아온 데서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가 또다시 토끼의 지혜를 보여주는데도 놀랐다. 외간남자라 칠 수 있는 토끼와 정을 통하고, 끝내는 상사병에 걸려 죽은 별주부의 아내가 조선시대에 들어있었다는데 놀랐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웃었으면 그 때에도 이런 아내들이 있었을 법 하다. 정말 뱃속에 간 대신 꾀주머니가 들어있는 듯, 용궁 전체를 훌륭하게 속인 토끼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드라마틱한 인생이다. 게다가 이렇게 힘들게 돌아온 육지에서는 또 사람의 덫에 걸렸다가 파리똥을 몸에 붙여 벗어나고, 매에게 잡혔을 때도 용궁을 속인 세치 혀로 속여 또 살아남는다. 정말로 대단한 동물이다, 토끼는! 다만 가장 불쌍한 건 별주부. 아내의 마음도 뺏기고, 토끼도 데려가지 못하고, 정말 불쌍하다. 

 
9월 16일, 록밴드 비틀스의 작은 이야기 

 '비틀즈'하면 가장먼저 생각나는 건 'let it be'뿐이다. 영어학원에서 들어본 'obladi oblada'도 포함되겠다. 비틀즈는 너무 먼 세월의 이야기인 나에게, 이 책은 비틀즈를 좀더 쉽게 이해하는데 편했다. 어린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멤버 개인들을 어린시절부터 비틀즈가 되어 성공하기까지 한 명 한 명 나타내고, 비틀즈의 전체적인 부분을 나눠 대표곡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다만 역시 짧은 책이므로 언젠가 봤던 비틀즈에 대한 책에서 나타난 그들의 고난과 방황했던 일들은 나타나지 않고 다만 '행복했다, 음악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이렇게 나와있어 약간 실망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얼마 전 죽은 마이클 잭슨이 갑자기 떠올랐다. 자신의 팬이라고 했던 사람에게 총에 맞아 죽어갈 때, 존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다들 정말 파란만장한 인생이었고, 짧았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을 사람들인 것 같다.  

 

9월 17일, 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 

초등학교때 배웠던 '농가월령가', 일년 열두달 불렀던 농사 노래를 설명해 놓은 그림책이었다. 생각보다 그림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서 더 좋았다. 오월령에는 단오가 있어 여자아이들이 그네를 타는 그림도 그려져있었고, 팔월령에는 서서히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과 허수아비들, 시월령에는 추수를 마치고 텅 빈 들판과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는 장면들이 재미나게 그려져 있었다. 계절마다 그 달의 행사나 놀이같은 것도 나와있었는데, 십이월 섣달 그믐밤에 잠을 잔 아이가 눈썹이 하얗게 칠해진 그림이 웃겼다. 뒤에는 여태 나왔던 그림들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나뭇가지에 돌을 끼워두는 과일나무 시집보내기, 연자방아,물레방아 찧기, 타작마당 등이 신기했다. 힘든 농사일이지만 일년 열두달 이렇게 즐거운 노래를 부르면서 열심히 살았나 보다, 옛날 사람들은. 농가월령가를 보니 나까지 기분이 흥겨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9월 18.19일, 효재처럼 살아요 

여자들의 로망의 삶을 살고있는 이효재씨. 보자기 공예, 한복집, 인형옷 등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감탄스러웠다. 사진과 글이 5:5로 넉넉하게 짜여져서 좀더 구체적인 상상을 하고, 실제 효재씨의 집과 삶이 이런거구나,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주로 자연을 찍은 사진이 많아 아름다운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우리 어머니의 표현대로라면 그야말로 '소꿉 살듯'살림을 하시는 효재씨. 페트병에 오곡을 담아 부엌 창가에 올려놓고, 마음 담은 선물들을 예쁜 보자기에 싸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아기자기 예쁜 인형옷을 떠 인형에게 입혀주고ㅎㅎ. 전에는 소꿉 살듯 살림한다는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책을 조금 읽고나니까 이제 알겠다.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넉넉히 여유가 있어보이는 모습이 부럽다. 우리들 집에서는 아기자기하게 인형옷 뜰 시간에 돈 한 푼 더 버는게 당연한데 말이다.
어머니도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셨는데, 다른 많은 사람들이 효재씨의 삶을 부럽다고 쓴 반면에 '당신의 삶이 부럽지는 않다'고 쓰셨다. 세 남매를 낳고, 키우고, 남편과 지지고볶고 힘들어도 이렇게 사는 자신의 삶이 더 마음에 든다는 내용이었다. 나도 이것에 공감한다. 사람에겐 자기에게 딱 맞는 옷처럼 정해진 삶이 있는 것 같다. 한복과 보자기, 인형옷 등을 만들고 가르치시는 효재씨는 효재씨의 삶이고, 우리에겐 우리들 자신에게 맞는 삶이 있다. 다만, 나도 오십이 되었을 때는 이렇게 편안하고, 넉넉하게 세상을 살아갔으면 싶다. 지인들에게 조그마하지만 정성과 마음이 담긴 선물을 하며 그렇게 주고, 받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9월 22.23일, 조선왕조실록 14 - 숙종실록 

만화이기 때문에 0쪽으로 해 놓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4권, 숙종실록이 왔다. 내가 외워왔던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에 '숙'자가 추가되는 날이다. 개국때부터 시작해서 쭉 봐왔던 조선왕조실록이지만 최근에 본 인조, 효종, 현종 등은 복잡해지는 정치와 당파싸움이 시작되어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오랜 기간을 두고 다시 보는 거라 전 권의 내용도 잘 생각나지 않았고, 이래저래 복잡한 숙종실록이었다. 14살의 어린 나이에 보위에 오른 숙종이었지만 수렴청정도 없이 바로 친정을 시작한다. 대신들에게 휘둘림 없이, 오히려 당파 싸움의 뒤에서 그 싸움을 이리저리 조종하며 여러 환국을 만들어 정치의 흐름을 자신에게 집중한 숙종이었으니, 정치적 수완은 뛰어나다 하겠다. 다만 그다지 이룬 성과가 없어 아쉬웠다. 
드라마로도 많이 제작되고, 연산군의 녹수와 함께 조선시대 희대의 요녀로 표현되는 장희빈이 숙종 시대의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어린이용 만화책으로 장희빈을 본 게 기억나는데 그 책에서는 장희빈과 숙종의 사랑을 참 아름답게 표현했던 것 같다. 음, 그 때 그 기억에서도 희빈이 사약을 먹고 죽는게 굉장히 신기하고, 집중이 잘 됐던 것 같다. 다만 숙종실록에선 희빈이 사사되는 장면이 없어 의아했는데, 뒤에 작가의 후기에는 자신도 그 장면이 드라마에서 제일 많이 회자된다는 걸 알고 있으나, 정사에 없기 때문에 뺐다고 한다. 난 장희빈이 굉장히 오랫동안 숙종과 사랑한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다들 짧은 사랑이었다. 숙종의 정치적 능력은 뛰어났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중전으로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환국은 참 어이가 없었다.

 

9월 25~27일,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의 소개글은 정혜윤씨가 어릴 적 책을 읽었던 경험부터 시작한다. 메리 포핀스, 허클베리 핀의 모험, 빨간 머리 앤 등을 읽으며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나름 진지한 생각도 하고, 책 속 인물들을 누구보다 가깝게 느끼기도 했다. 확실히 책의 재미를 일찍 안다는 건 축복이다. 이렇게 책을 읽었던 것이 커서도 그대로여서 마침내는 자신이 책을 쓰는 사람이 됐으니, 정혜윤씨와 책은 정말 뗼래야 뗼 수 없을 것 같다. 진중권, 공지영, 신경숙, 박노자 등의 명사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인데, 왜 제목이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인지 이제 알겠다. 진중권 씨의 '한 권의 책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는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도서관'이라는 거대한 머릿속의 개념과 그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떠나는 행위'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꾸 헷갈렸다. 정이현씨의 글은 그나마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공지영,김탁환,임순례,은희경씨의 인터뷰를 읽었다. 솔직히 전부 다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문장들과 들어 본 적 없는 시와 소설, 문구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어쨌든 공지영씨는 나도 알고 있던 분이라 그나마 부담을 덜었다. 공지영씨가 정말 공자의 78대손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세 번 이혼을 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실 이혼을 몇 번 했건 그런 것은 상관 없는 일이지만, 그 이후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김탁환씨가 고등학생의 나이에 '척추에 구멍을 내서 피리를 만들어 달라'라는 범상치 않은 내용의 시를 좋아했다는 것이, 왠지 마음이 아팠다. 그 시를 좋아했다는 것은 거기에 나온 만큼의 고통을 이해하고, 동감했다는 것이니 말이다. 인생에서 겪은 아픔을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킨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 같다.
어린시절 말없고 내성적이고 책 읽는 걸 좋아했다는 이진경씨, 공부를 잘 했는데 특히 수학문제를 좋아하고 잘 풀었다는게 우리집하고는 참 달랐다. 우리는 다 전형적으로 문과쪽들이라, 팔에 마비가 와서 수학시험을 망치자 대학 수학 교재를 사서 풀고,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친구를 따라 수학 수업을 쫓아들었다니 참 신기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도 당하셨다는데, 참 다이나믹한 삶인 것 같다. 시골에서 자라나 책을 읽을 때만 엄마가 간섭을 하지 않았다는 신경숙 씨. 셋째오빠와 책 쟁탈전이 심했다는데, 역시 작가가 될 사람이니까 어려서부터 싹이 보였구나 싶다. 이렇게 많은 분들에 인생에 책은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부분이었다. 책이란게 무엇이길래 이렇게 사람의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나, 싶기도 하고. 어떤 경외심이 들기도 했다. 책은 사람을 꿈꾸고, 희망하고, 지탱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는 드디어 다 읽었다는 해방감이 들었다. 


9월 29일, 토끼전 

완전히 옛날 장터에 서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듯 생생하게 읽었던 저번 '계수나무에 간 달아놓고~'와는 달리, 이번 토끼전은 어린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비교적 말이 순화(?)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짧기는 훨씬 짧았으나, 그 구수한 입말 특유의 재미는 반감돼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이번 토끼전은 인간에게 잡히고, 매에게 잡혔던 계수나무의 뒷부분과 달리 또다시 용궁과의 추격전을 벌인다. 지상으로 돌아간 토끼에게 속았다는 분함에 용왕이 산신령에게 명을 내려 토끼를 잡아오라 시킨 것. 다시 꼼짝없이 용궁으로 잡혀 들어간 토끼는 또 다시 재취를 발휘해 저번에 왔을때 용왕의 아내에게 입을 맞춘 것을 기억하고는, 그것으로 용왕이 죽고 새로 용왕이 된 용왕의 아들을 속인다. 정말이지 재치 넘치는 토끼다. 작은 몸집이나 모습에 상관없이, 살아남으려면 머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고전이었다.
 

9월 30일, 심청전 

옛날이야기에 단골로 나오고, 신데렐라와 같이 단숨에 신분상승한 여자의 대표 캐릭터 심청전이다. 공양미 300석이면 아버지가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인당수로 다이빙하러 간 심청은 도대체 그 중들의 뭘 믿고 자기 목숨을 걸었을까? 쌀을 주고 기적을 얻을 수 있다면 그들의 힘은 무슨 병원 차리는 힘인가, 아니면 그냥 공짜로 해줘도 될 것을 쌀은 중들에게 힘을 발휘하기 위한 에너지 같은건가?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그저 믿었던 어렸을 때와 달리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을 위해 이것저것 다하고 목숨까지 바치면 신분높은 자의 아내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고 산다'라는 이야기. 언젠가는 쨍 하고 해 뜰이 온다는 그런 믿음일 것일까? 어쨌든 조선시대 효성깊은 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동화였던 것 같다.


댓글(3) 먼댓글(1)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빛고을독서마라톤, 민경이는 은상!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2-10 12:38 
       6개월간 빛고을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면서 타조코스 15킬로(15,000쪽)에 도전한 순오기는 26,523쪽을 기록했고 토끼코스 10킬로(10,000쪽)에 도전한 민경이는 19,692쪽을 달성했다. 날마다 못한 날도 있지만 같은 날 2회 올린 날도 있어 순오기는 총176회 140권의 기록을 남겼고,  민경이는 총 128회 104권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어젯밤 교육청에서 전화왔는데 민경이는
 
 
qualia 2009-10-21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 님 맛깔스런 책소개 덕분에 황대권 선생의 『야생초 산책』 정말 읽고 싶어지는데요. 제가 또 “풀” 먹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요. 황대권 선생께서 야생초로 비빔밥을 해 드셨다는 얘기에 군침이 줄줄 흐르는군요. 야생초 재배 비법을 전수받아야겠네요.

이효재 님, 이분의 “예쁘고 아기자기한 삶”을 케이비에스(KBS)인가 엠비시(MBC)에서 작년인가 재작년에 방송해줬었죠. 정말 매력적인 분이죠. 『효재처럼 살아요』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공지영 님께서 90년대 중반에 충북대에 오셨었죠. 강연이 있었는데요, 강연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지만, 그분한테 “싸인” 해달라고 해서 싸인 받은 건 생각나는군요. 그때 싸인 해달라고 한 사람은 저밖에 없었답니다. 싸인해주시는데요, 무척 멋쩍어 하시더라구요. 저 위에 순오기 님께서 공지영 님 얘기를 들려주시길래, 저도 한번 생각나서 그냥 적어봤습니다.^^

재미나고 맛깔스런 책소개 정말 감사합니다.

qualia 2009-10-21 22:37   좋아요 0 | URL
앗, 윗글 민경 양께서 쓰신 건가요? 와아~ 정말 짱이네요, 짱!!! 이렇게 놀라울 수가요. ⊙.⊙

정말 저한테 큰 도움이 된답니다. 민경 양 정말 고마워요~^^

순오기 2009-10-23 07:47   좋아요 0 | URL
사랑이 듬뿍 담긴 댓글 고맙습니다.
민경양에게도 고마운 말씀 전할게요.^^
 



빛고을마라톤 8월 일지, 8월 31일까지 15,535쪽. 민경이는 토끼코스 10킬로(10,000쪽)에 도전했기 때문에 진즉 초과달성이다. 해리포터와 만화는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쪽수를 0으로 하고 기록만 남겼다.

8월 1일,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나에게는 생소하게 들리는 분이지만, 미술계에서는 유명하신 분이라고 들었다. 그분의 타계 4고년 유고집으로 나온 그림 모음집이다. 굉장히 맛깔나게 그림을 표현하신 것 같아서, 이미 알고 있던 그림도, 모르고 있던 그림도 한층 훌륭하게 보이는 느낌이었다. 우리 그림은 따뜻한 것 같다. 붓과 선, 먹들이 춤추는 그림 위에는 인간의 따뜻함이 곁들여져 있는 느낌이다. 달밤에 남녀 두 사람이 가옥을 뒤로하고 있는 '월하정인도', 우리 미술교과서에서도 나온 김홍도의 '씨름', 이정의 '풍접도', 김홍도의 귀여운 아기고양이가 있는 '황묘농접도' 등등. 멋스러운 우리 그림들을 많이 소개해주었다. 나는 월하정인도에서 '두 사람 속은 두 사람만 알리라'하는 글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수묵담채화가 왜 이리 어여뻐 보이는지 모르겠다. 

 

8월 3.10일, 과학선생님 영국 가다 

선생님들과 두 아이들이 영국에 가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질문하는 것을 그닥 재미있지는 않게 담아낸 책이다.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금방금방 넘어갔다. 그리니치 천문대,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런던 과학 박물관까지 보았다. 우리 식구들은 모두 외국 여행을 한 번씩 해 보았는데, 나만 하지 못했다. 영국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보면서 들었다. 옛날부터 시,공간의 중심이었던 그리니치 천문대와 케임브리지,옥스퍼드 등. 그 외에 부록들도 있었는데, 난 정말 날짜변경선을 한 번 넘어보고 싶다. 단순한 것이라고는 해도, 시간을 되돌리고 앞으로 감고,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쓴 선생님들이 부러웠다. 여행 하면서 이 모든 걸 다 보고, 책을 내서 돈도 벌고, 나도 빨리 어른이 되서 느긋하게 외국 여행 한 번 해 보고 싶다. 
런던 과학박물관은 한선생님의 아들 석원이의 일기처럼 진행되었다. 석원이나 민규같은 아이들은 참 좋은 기회를 가진 것 같다. 박물관은 마치 놀이터처럼 어린 아이들도 과학에 대해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DDR형식의 게임기나, 에너지 챔피언등의 게임들이 있었다. 나도 에너지 챔피언 같은 경우는 해 보고 싶었다. 뉴턴 생가나 다운 하우스, 왕립 학회 같은 경우도 매력적이었다. 이 선생님들은 미처 예약을 안 하고 와서 원래는 들어가지 못 했지만,집념의 힘으로 간신히 들어갔다. 역시 한국아줌마 파워!! 이집트 신관들이 왕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포고문인 로제타 스톤도 직접 보고, 부러웠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영국처럼 훌륭한 과학 박물관 같은게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남못잖게 똑똑한데, 아무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 그런 건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8월 5. 6일, 노란 기사의 비밀 

4월 26일 토요일, 주인공 파울리네는 아빠와 함께 '완벽한 소풍'을 갔다왔다. 다만 돌아오는 길에 번개가 치고 황소를 만나 길에 멈추고 자정 전에 들어온 것을 빼면 말이다. 파울리네와 아빠는 설명하려고 하지만, 엄마는 들으려 하지 않고 악을 쓴다. 결국 아빠는 화를 내며 가버리고 파울리네는 화장실에 틀어박혀 자신이 문제라며 생각한다. 여느 이혼가정의 흔한 풍경이다. 파울리네가 내가 될 수도 있었고, 내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 파울리네가 될 수 있다. 우리 부모님도 조금 심하게 싸우신 적이 있어 이혼 가정의 이야기를 볼 때면 항상 묘한 느낌이다. 파울리네는 문이 닫힌 피자성에 어느 날 수상한 사람들이 한 아이를 데려가는 걸 발견한다. 자신과 상관 없을 줄 알았던 일이지만 점점 신경쓰이게 되고, 어느날 아빠가 아이 로렌쪼를 데리고 가는 걸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다. 피자성의 비밀과 로렌쪼를 가두던 사람들의 정체가 밝혀진게 내가 읽은 쪽까지다. 평행할 것 같은 두 얘기가 연결되는게 재밌다. 
부모가 이혼할때,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일 것이다. 파울리네를 정확히 왜 싫어하는지 모르면서도 '이혼 가정의 아이'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엘리제처럼, 사회는 대부분 아이를 색안경을 끼고 본다. 그리고 주변사람들도 아이에게 좀더 철있게, 조숙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파울리네도 그랬다. 사고싶고, 하고싶은게 있어도 언제나 '분별력 있게 행동해라'라는 말. 보면서 그게 너무 슬펐다. 아직 어리광 부려도 될 나이인데. 가장 긴장될 때는 역시 엘리제와 함께 공연에서 일각수를 맡아 춤출 때 였다. '부모님을 위해 힘내라','부모님도 기뻐할 것이다'. 부모님은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파울리네가 생각하는 게 슬펐다. 춤추는 내내 변호사와 전화하고, 싸우던 모습들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로렌쪼까지 생각나 파울리네는 무대 밑으로 굴러떨어져 버린다. 안에선 여러 생각들이 휘몰아치고, 겉으론 공연을 잊어버리고. 긴장감 있었다. 확실한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게 현실이기에 더 좋은 결말인 것 같다. 

8월 7일, 색 마술쇼에 빠져볼까 

색에 관한 책이니 당연하리만큼 이 책에는 아름다운 색들이 많이 나와있다. 거의 색과 글이 똑같은 비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염료와 안료에 대한 얘기들, 색에 얽힌 이야기이며 미래의 색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거기에 관한 사진을 볼 때마다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들이 있는지를 깨달았다. 지금이야 흔한 자주색, 진녹색, 파란색들도 왕이나 교황만이 누릴 수 있는 색이었고, 색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던 옛날에는 물감 한 방울이 정말 금값이었다. 스칼렛, 울트라 마린, 인디언옐로, 녹청 등 미묘하게 다른 색들은 정말 볼 때마다 아름다웠다. 특히 인공염료 '모브'의 탄생!! 퍼킨은 정말 떼돈을 벌었을 것이다. 퍼킨 이후로 너도나도 인공염료를 만드는 길에 뛰어들었는데, 지금도 색 하나를 제대로 만들어내면 정말 퍼킨 못지 않게 돈을 벌 것 같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색, 그걸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 같지만 그런 색을 꼭 보고 싶다. 

8월 8일, 콜라 마시는 북극곰 

아마 이런 동시집은 굉장히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제목이 '콜라 마시는 북극곰'이라 그저 귀여운 줄만 알았더니 콜라광고에 출연한 북극곰들이 콜라에 중독되어 결국 건강에 나빠졌다는 슬픈 이야기였다. 동시지만 자신들의 물건을 팔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동,식물들을 이용하는 모습이 참 찝찝했다. 저런 일이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에. 환경오염에 관련된 동시들과 함께, 아이들, 우리 일상에 관한 동시도 있었다. 빽빽한 책들 속에서 가끔은 동시집을 읽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초등학생때 대회에 나가기 위해 하루에 시를 한편씩 썼던 적이 있는데, 그 땐 억지로 쓴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힘들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중에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그런 동시를 써 보고 싶은 마음이다.  


8월 12일, 엄마가 된다는 것 

주인공 미진이는 이사갈때마다 매번 심통이 난다. 엄마가 미혼모로 고등학생 때 자신을 낳아 늘 이웃들이 엄마와 자신을 보며 수군댔던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미진이는 가끔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지만, 내가 볼때 미진이의 엄마는 대단하신 분 같다. 이렇게 용기를 내어 미진이를 기르고, 똑같은 처지의 다른 어머니들에게도 희망을 주니 말이다. 역시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은 맞는 말 같다. 다른 가족들과 다른 엄마를 미워하며 도망치기만 했던 미진이는, 아빠에게 폭행을 당하는 이웃집 나경이를 보며 자신의 문제란 것은 숨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닫는다. 또 용기있는 남자아이의 도움으로 나경이 아버지에게도 당당하게 맞서자고 이야기한다. 미혼모나 폭행을 당하는 아이 모두 한없이 약해보이는 존재들이지만 이렇게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고 경이로워 보인다. 

 

8월 13. 22일, 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지만 영화의 역사나, 영화 찍는 법을 잘 몰랐던 터라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됐다. 이 책은 처음부터 영화란 무엇인가를 재미있는 그림과 사진으로 잘 설명해 준다. 아직 카메라로 영화를 찍기 전의 시절, 사람들은 프락시노스코프나 요지경, 환등기등을 사용해가며 점차 발전해갔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흑백필름에서 컬러필름으로 영화는 점점 더 정교하고 신기해져 갔다. 내내 무성영화만 보다가 영화속에서 말이 흘러나왔을 때 얼마나 놀랬을까? 그 사람들도 우리시대의 사람들처럼 '세상 참 좋아졌다'라고 생각했을 걸 상상하면 웃기다. 또 영화를 만드는 수많은 사람들도 알게 됐다. 배우에 카메라맨에 감독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 제작가, 조감독, 스크립터, 조명감독, 포스터 담당, 배급 담당, 음악 감독 등등!! 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우리에게 보여지기까지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저번에 앞부분까지 읽고 어디에 뒀는지 몰라 한참 찾았는데 오늘에야 겨우 찾아서 뒷부분을 마저 읽었다. 김경화씨가 어렸을 적 직접 쓰셨다던 배달소년 민교와 빛나의 우정이야기에 맞춰 배우도 뽑고, 편집도 하고, 소리도 녹음한다. 이해를 돕는 사진도 있었는데 순수해보이는 민교와 빛나가 귀여웠다. 빛나가 민교에 비해 키가 너무 크긴 했지만 뭐. 만약 영화제작을 꿈꾸는 어린이들이 이 책을 봤으면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다. 나는 제작까지는 꿈꾸지 않고 그저 보고 즐기는 관객 역할에서 만족하지만, 스스로 제작한 영상이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는 것은 정말 큰 환희일 것 같다. 게다가 영화 제작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들이 보는 영화관의 비밀에 대해서도 나와 있었다. 영화 본 지도 오래 됐는데 이 책을 보니까 갑자기 영화관에 가고 싶어졌다. 새삼 생각하지만 영화는 정말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좋은 것들 중에 하나인 것 같다.


8월 14일,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2 

 해리포터는 집에 전부터 있던 책이므로 쪽수를 0으로 해 놓았다. 볼드모트가 돌아옴을 전편에 알리고 볼드모트에 대항하는 불사조 기사단을 본 후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해리를 거짓말쟁이라고 하고, 설상가상으로 마법부에서 엄브릿지 교수가 와 학교를 쥐락펴락하며 실전 마법을 못 배우게 한다. 그에 해리는 대항하여 아이들과 D.A라는 마법 클래스를 비밀리에 차려 아이들에게 마법을 가르쳐 준다. 5권은 분위기가 많이 묵직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볼드모트도 활동을 하고, 그에 대항하는 것도 보여주다 보니 그런다. 특히 내 사랑 시리우스!! 너무 허무하게 죽는 시리우스ㅜㅜ. 난 해리포터 영화보단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영화에서 마법부에서의 싸움은 막 날아다니면서 화려하게 진행됐지만 내가 생각하던 복잡하고, 어둡고 그런 느낌이 아니라 살짝 아쉬웠다. 특히 이번 혼혈왕자 영화는 개인적으로 가장 별로였다. 어쨌든 오권은 시리우스의 장. 아듀 시리우스! 

8월 16일, 난 원래 공부 못해 

 공부를 잘하는 여자아이 진경이, 공부를 못하지만 활발한 남자아이 찬우, 그리고 신출내기 새 여교사 '멋진 연희 샘'이 서로서로 부족한 점을 깨달아가며 좀더 성숙해지는 이야기이다. 공부를 잘 하는 진경이는 숙제도 잘 해오지 않고 공부도 못 하는 찬우가 못마땅하지만, 찬우는 누구보다 활발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좀 더 똑똑해져야 어른이 된다는 연희샘에게 '전 원래 공부 못하지만 똑똑해요'라고 대답하는 찬우. 그냥 읽고있다가 이 의외에 대답에 눈길이 갔다. 앞으로 찬우가 어떻게 변할지도 궁금했다. 멋진 연희 샘이 아이들을 위해 하루에 단어,한자,수학문제 5개 풀기 등 '오오오 대작전'을 펼치는 것도 그냥 우습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선생님은 이런 과정들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해 있었다. 까탈스럽던 진경이도 드디어 연희 샘을 향해 마음을 열고 편지를 쓰는 장면이 참 따뜻했다. 

 

8월 17일, 준비 됐지? 

지민이는 교회의 잡다한 일을 하며 하나님을 믿는 엄격한 아빠, 언제나 노래를 부르고 즐거운 엄마, 천사같지만 병약한 동생 지민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나 지민이는 지효의 고장난 자전거를 타고 가다 기차에 치여 죽는다. 지효는 그것이 자신이 자위를 한 것에 대한 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점점 가슴에 죄책감이 쌓여간다. 이사를 가서 아빠는 또다시 교회에서 일하고, 가족은 점점 말을 잃는다.아이들을 싫어하는 잔인한 담임 '방'과 첫사랑 은하, 다시 생긴 동생, 교회에서 실직한 아빠 등 지효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혼란스러워하고, 하나님을 미워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바뀐다. 난 첫부분만 해도 이 책을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효가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고, 마지막에 아버지가 사과하며 마음을 털어놓고, 지효도 오래전부터 시작된 죄책감을 지울수 있게 된다. 나도 눈물이 났다. 청소년기란 이런 것일까. 나빠졌다, 좋아졌다, 종잡을 수 없는 그런 복잡함 속에서 성장해 가는 것일것이다. 

8월 18일, 빛 Phos

오늘 선물받은 책이지만 만화이기에 쪽수는 0으로 해 놨다. 애들 보는 게임만화나 순정만화가 아닌데 0으로 해놓자니 조금 씁쓸했지만. 박흥용씨는 저번에 읽은 '쓰쓰돈~'의 작가셔서 더 낯익었다. '쓰쓰돈~'에는 조연으로 나왔던 아우가 이 책 '빛Phos'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왔다. 작가가 자기 스스로 어렸을 적 무료한 시간을 죽이러 하던 낙서같은 책이라고 밝혔지만, 그 낙서 속에 소소한 옛 아이들의 일상이 담겨있어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 TV가 있는 집도 마을에 하나였을때, 애니메이션을 보기위해 TV집 아이에게 사탕을 주고,고구마를 주고 온갖 알랑방귀를 끼는 아이들. 주인공 아이는 형이 구해다준 환등기에 갖가지 필름을 끼워 아이들을 부르지만 반응은 시원찮다. 그러나 자신이 필름을 그려 그 속에 친구들이 만화캐릭터들을 깨부수게 하자, 아이들은 열광적이었다. '빛'을 읽으면 누구든 잠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며 미소지을 것 같다. 

8월 19일, 탈출 수학나라 

수학 쪽지시험을 보고 점수가 나빠 기분이 나쁜 머루, 자주가는 헌책방에서 수학책을 펼쳤다가 그만 책의 도발에 넘어가 수학문제를 풀러 책 속에 들어가게 된다. 난 이 장면이 정말 어이없다. 어째서 저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는 거지? 이 책에 들어가지 않으면 멍청하고 비겁한 아이가 된다는 말에 발끈하다니, 나라면 그렇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책 속에 들어가 버린 머루는 고대 이집트부터 시작해 여러 유명한 수학자들을 만나면서 문제를 풀어가고, 점점 수학에 흥미를 느낀다. 작년에 한참 배웠던 원기둥,구의 부피 등을 아르키메데스가 증명해 내는 것을 보자 묘했다. 책 속에서만 보던 공식이 정말로 누군가에 의해 생각해지고, 증명되어졌다는게 실감이 났다. 그리고 머루가 점점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문제 푸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도 흥미진진했다. 

 

8월 21일,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3 

원래 집에 있던 책이었으므로 쪽수를 0쪽으로 해 놓았다. 갈수록 심해져가는 엄브릿지의 횡포와 하나씩 밝혀지는 비밀들과 앞으로를 위해 놓여있는 복선들, 그리고 해리와 아이들의 방어술 모임인 D.A(덤블도어의 군대)가 엄브릿지에게 들통나서 덤블도어가 해리를 위해 대신 죄를 뒤집어쓴다. 물론 잡히진 않고 놀라운 솜씨로 도망을 갔지만. 해리가 덤블도어에게 참 미안했을 것 같다. 여러모로 호그와트 최악의 해인 것 같다, 이 해는. 나중에 호그와트의 역사서에도 실리지 않을까? 또 여행을 떠나있던 해그리드도 드디어 호그와트로 돌아갔는데, 그는 거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해그리드가 짝사랑하는 프랑스 거인혼혈 마녀 올림프와 같이 여행을 갔었다. 해그리드의 남다른 사랑이 무척 재미있었다. 역시 순진한 해그리드. 5권은 점점 더 야욕을 드러내는 악의 힘에 맞써 해리들이 많이 고생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8월 26일, 만년샤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감동적인 이야기. 요즘에는 키워준 은혜를 잊은 채 늙은 부모를 외국에 갖다버리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더 감동적인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는 어머니에게 양말이며, 옷이며 전부 한 벌씩 더 있었다고 거짓말 한 채 자신은 춥게 학교를 오는 아들. 대단한 효자이긴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기죽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아이는 아이들과 선생님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상황을 설명한다. 방정환 선생님은 아이들과 같이 동심을 간직하고, 좀더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셔서 이런 동화가 나오는 것 같다. 시대가 바뀌어도 감동적인 얘기는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울리나 보다. 


8월 27.29일, 나는 진짜 나일까 

처음엔 별로 보기 싫었다. 푸른책들 책은 엄마가 서평단을 하니까 너무 많이 읽어서 이젠 조금 지긋지긋하기도 했고,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쓴 건 더 싫었다. 뭐랄까,나는 고정관념 하나가 있는 것 것 같다. 아이들을 쓴 책을 보면 '학교생활을 쓴 책은 분명 바르고 성실한 아이가 있고 문제가 생기지만 곧 극복해내는 그런 거겠지.'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 그렇게 별 기대 안 하고 책을 폈는데, 그만 보다가 살짝 눈물을 흘렸다. 이 책은 6학년 남자아이 건주와 시우가 주인공이다. 건주는 가정폭력을 일상적으로 경험해 온 아이며, 사실 그런 아이가 아닌데 주위에서 모두 문제아 취급해 정말로 문제아가 된 아이다. 시우는 전학생으로 처음에는 건주와 제일 친했다가, 패거리를 데리고 다니는 은찬이에게 붙어다니게 된다. 이것만 보면 전형적이지만, 아이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의 관계가 나와 있었다. 아이들의 사이는 약육강식의 세계다. 강한아이,보통아이,약한아이들의 미묘한 줄다리기. 공감이 갔다. 

은찬이가 자기들이 싸운것을 건주가 그랬다고 선생님에게 말하는 것을 보고, 시우는 점점 은찬이에게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용기가 없어 그만둔다. 은찬이 주위의 다른 아이들도 그랬다. 건주도 다시 시우와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용기가 없었고. 그런데 상담선생님이 등장한다. 선생님은 건주에게 친절하고 용기 있게 다가와 주었다. 다정한 선생님의 모습에, 정말 저런 분들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건주와 같은 아이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어렸을 적 맞고 자라 건주와 엄마에게도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 하는 아빠와, 주눅들어 살던 엄마도 후반에 들어 점점 용기를 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아이들은 건주를 폭력배라고 부르며 멀리하고, 담임선생님은 건주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문제아로 대한다. 주위 환경이 이러면 아이는 어쩔 수 없다. 정말로 문제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주변사람들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알게 되었다. 누구 한 편의 말만 듣지 않고 공정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8월 30일, 행복한 책일기 독서육아 

나는 분명히 애엄마도 아닌데, 이상하게 지원이가 책을 읽으며 주변에 관심을 갖고, 말하고, 생각하며 커가는 과정과 지원이의 어머니가 지원이를 위해 어떤 책을 보여줬는지가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육아 시뮬레이션 같은 게임으로는 절대로 알 수 없을 부분일 것이다. 행복한 책읽기를 보면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변했다. 전에는 결혼도 별로 하기 싫고, 아이도 별로 낳고 싶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아이가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게 됐다. 어릴때부터 책을 읽는 건 물론 중요하지만 무턱대고 읽히는 것보다, 아이 나이대에 어울리고 자연스러운 책읽기를 하는 편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서교육에 관한 책이었는데도 실제 경험담이 들어가 있어 재미있었다. 

 

8월 31일, 오이대왕 

우리학교 도서실에서 빌려온 책인데, '오이대왕'이라는 제목이 재미있어서 보게 되었다. 서로 싸우기도 하고 숨기는 것도 있는, 어느 곳에나 있을 법 한 가정에 어느날 2층 지하실에서 올라온 오이대왕. 그는 스스로를 '구미-오이'들의 왕이나 쿠데타로 쫓겨왔다며, 이곳에 정치적 망명을 하러 왔다고 했다. 주인공인 볼프강이 처음 그를 만졌을 때의 느낌을 말하는데, 물컹물컹하고 기분나쁜 반죽같다는 그 느낌이 리얼하게 상상이 됐었다. 오이대왕은 곧 아빠의 신임을 얻고, 가족들이 숨기고 있었던 비밀을 아빠에게 털어놓는다. 가족은 분열되는 듯 하지만, 곧 다시 회복되고 볼프강은 누나,동생 닉과 함께 지하실의 구미-오이들을 죽이려는 아빠와 오이대왕을 말리는데 성공한다. 기분이 묘했다. 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미운 짓을 한 오이대왕이라도, 마지막에 그를 흙냄새 물씬 나는 지하실에 데려다주는 어린동생 닉. 아주 미워보이지는 않는 대왕이랄까. 오이대왕은 어떤 가정에 대한 상징 같았다.


댓글(4) 먼댓글(1)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빛고을독서마라톤, 민경이 은상!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2-10 21:00 
       6개월간 빛고을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면서 타조코스 15킬로(15,000쪽)에 도전한 순오기는 26,523쪽을 기록했고 토끼코스 10킬로(10,000쪽)에 도전한 민경이는 19,692쪽을 달성했다. 날마다 못한 날도 있지만 같은 날 2회 올린 날도 있어 순오기는 총176회 140권의 기록을 남겼고,  민경이는 총 128회 104권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어젯밤 교육청에서 전화왔는데 민경이만
 
 
마노아 2009-10-2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 Phos은 도착하자마자 민경이가 읽었군요. 역시 빨라요. 책을 향한 멈추지 않는 관심이 예뻐요. 마라톤 이제 끝났군요. 짝짝짝짝~!!! 축하해요.^^

순오기 2009-12-10 22:57   좋아요 0 | URL
댓글을 안 달았군요.ㅜㅜ
뒤늦게 발견하고~ 감사의 댓글^^

qualia 2009-10-2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경 양, 정말 훌륭합니다. 놀라워요. 엄마 아빠께서 정말 자랑스러워 하시겠어요. 저도 축하합니다.^^

순오기 2009-12-10 22:57   좋아요 0 | URL
헤헤~ 책은 좀 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