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가 되고 싶은 곰의 유쾌한 이야기 <진짜 판다 맞아?>
진짜 판다 맞아? 국민서관 그림동화 154
사토 신 글, 스가와라 게이코 그림, 양선하 옮김 / 국민서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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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어른들이 좋아할 만하고, 눈부신 원색 바탕에 입체감 없는 평면 그림은 유아들이 좋아할 만하다.

글밥도 많지 않고 말 풍선에 담긴 큼지막한 글은, 이제 막 글자를 알아가는 유치원 또래들에게도 인기가 좋겠다.

 

  

 

인기 많은 판다가 부러워서 자기 몸에 칠을 하고 판다를 흉내내는 까만곰과 하얀곰을 나무라거나 흉볼 수 없는 세상이다. 

연예인에 열광하고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니, 판다를 부러워하는 곰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우상이 되는 현실과도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판다처럼 위장하여 얻은 인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극성 팬들을 견뎌야 했고, 건네 준 선물은 곰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것들이었다. 판다가 좋아하는 대나무 잎과 사탕수수를 선물받은 까만곰과 하얀곰은 자기가 좋아하는 먹이를 생각하는데...

북극곰인 하얀곰이 남극에 사는 펭귄을 먹고 싶어한다고?  헐!~말도 안돼!!

 

 

 

그래서 검색해 봤더니, 바다새에 속하는 펭귄은 대부분 남극에 살고, 한 종이 적도 부근에 산다고 나온다. 오~ 그렇구나! 그렇다면 북극에 사는 하얀곰과 펭귄이 만날 수는 없잖은가? 대부분 남극에 산다는데...  그렇게 귀하니까 먹고 싶기는 하겠지만, 즐겨 먹는 먹이라고 인정하기엔 어렵다. 따라서 어린아이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려면 전문가의 검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흰곰

곰과의 포유류. 북극곰·백곰이라고도 한다. 북극권에 분포하며 섬 또는 대륙의 해안이나 툰드라에 서식한다.

암컷은 수컷보다 몸이 작다. 다른 곰보다 머리가 작고 목이 길며 귀는 작고 둥글다. 발바닥은 털이 있으며 척구는 작아서 얼음 위를 걸어다니기에 알맞다. 몸빛깔은 환모 직후에는 백색이나 차츰 황백색으로 된다. 어린 것은 어미보다 희끗희끗하다. 눈·비경·척구는 흑색이다. 단독생활을 하며 헤엄도 잘 친다. 먹이는 바다표범·물고기·바다새·순록 등인데 여름에는 나무열매(포도·머루·다래)나 해초 등도 먹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북극곰 [Polar Bear] (두산백과, 두산백과)

 

 

펭귄의 분포는 대부분 적도 아래 갈라파고스제도에서 남아메리카·남아프리카·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및 아남극 해역의 제도를 거쳐 남극대륙에 이르는 남반구에 그치며, 따뜻한 지방의 경우에는 남극의 차가운 한류가 닿는 범위까지이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화석도 나오지 않는다. 펭귄과의 바다새로서 남반구에 6속 18종이 있다.

페루펭귄펭귄과.북쪽에 분포하며 온난한 해역에서 생활하는 훔볼트펭귄속.

                                                                    [네이버 지식백과] 펭귄 [penguin] (두산백과, 두산백과)

표지를 넘기면 앞 뒤 속지에 발자국이 나오는데, 곰은 발가락이 다섯 개인데, 여기엔 발가락이 네 개만 찍혀 있다.

세번째 것은 사람 발자국 같은데, 요것도 발가락이 네 개만 보인다.

 

  

 

어찌됐든 판다를 흉내내지 않고 본래의 자기 모습이 더 좋다고 돌아서 달려가는 까만곰과 하얀곰의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린아이들에게 자기 모습 그대로 사랑하는 게 최고라는 걸 알려주는, 자아존중감을 갖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그렇지만 요렇게 끝내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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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8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02-1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토 신 이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여 찾아봤더니 < 빨강이 어때서> 의 작가네요.
자존감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많은가 봅니다.

순오기 2014-02-19 09:22   좋아요 0 | URL
<빨강이 어때서>는 아직 책이 없어서 못 봤는데,,,
 
놓치면 안 될 우리 아이 책 - 어린이 책 전문가 28명이 쓴 서평집
조월례 외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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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 48권의 서평집이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먼저 읽고 대상에 맞게 읽어보라고 추천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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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와 메이 이야기 - 전6권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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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로 구매하지 않고 낱권으로 6권을 구매했는데,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해서 우리집 도서관 대출 1순위! 종을 초월한 우정에 뭉클한 감동이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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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2-07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주군과 태양'의 그 책 맞지요?
드라마랑 연결되서 광고할 때는 별로였는데, 순오기님이 우리 도서관 대출 1위라고 하시니, 막, 읽어야될 것 같고, 꼭 읽고 싶고 그런대요 ^^

순오기 2014-02-07 23:57   좋아요 0 | URL
드라마는 지나듯 잠간 봐서 잘 모르지만, 책은 참 괜찮았어요.
우리 도서관에 봉사오는 학생들도 앉은 자리에서 읽고 가는 책이었어요.^^

2014-02-07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2-07 23:57   좋아요 0 | URL
^^

2014-02-07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7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4-02-12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고샵에서 건졌어요.^^

순오기 2014-02-17 10:05   좋아요 0 | URL
중고는 바로 주문하지 않으면 건지기 어렵지요!^^
 
꿈꾸는 징검돌 - 화가 박수근 이야기 사계절 그림책
김용철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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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과 같은 양구가 고향인 김용철 화가의 박수근 사랑이 고스란이 담겨있는 그림책! 존경하는 박수근 화가의 유년기와 그림을 담아낸 정성에 박수근 화가를 만난 듯 감동스럽다. 그림책을 공부하는 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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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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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작가가 전작에서도 이런 글쓰기를 했나? 앞 뒤 문장이 대비되는 재미난 글쓰기에 새삼 놀랐다.

책날개 작가소개에는 '책을 엄청 적게 읽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책을 엄청 많이 읽는 어린이 이야기를 써서 동화 작가가 되었다.'고 쓰여 있다. 어린 시절 작가가 책을 적게 읽었는지는 모르지만, 책을 엄청 많이 읽는 어린이 이야기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주인공 비읍이다.^^ 2010년 12월 광주대에서 만난 작가는 솔직함이 그대로 느껴졌었다. 자신의 성장비화를 진솔하게 들려주어 눈물나게 했고, 내가 저지른 언어폭력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했는데....

 

 

'일수의 탄생'에서 느껴지는 문장 유머에 숨겨진 작가의식을 새롭게 맛보는 즐거운 독서였다.두 번을 읽어도 여전히 대비되는 문장의 맛이 살아났다. 첫 페이지부터 대비되는 문장의 향연을 잠시 맛보자면...

 

부부가 사는 마을은 예로부터 물 맑고 인심이 좋았다는 얘기가, 구청 홍보 자료에만 있었죠. 마을 개천은 공장 폐수로 오염이 되었고, 인심은 개천 물만큼이나 더러웠어요.(9쪽)

 

남편은 아내의 잘록한 허리가 마음에 쏙 들었어요. 입을 손으로 가리고 수줍게 웃는 걸 보고는,

  '이 사람과 결혼해서 날마다 저 못븡르 봐야겠다.'

하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함께 산 다음부터 아내의 수줍음이 사라졌어요. 입을 크게 벌리고 손뼉을 치며 웃었죠. 아내는 무럭무럭 살이 쪄서 결혼한 지 오년 만에 완벽한 항아리 형으로 변신했어요.(10쪽)

 

  '저 사람이 정말, 내가 사랑했던 깔끔한 남자?'

부인은 코를 쥐고 괴로워했어요.

  '이게 정말, 첫눈에 반했던 그녀의 허리인가?'

남편은 부인 똥배를 보고 한숨을 쉬었고요. 그렇다고 허구헌날 싸운 건 아니에요. 둘은 그럭저럭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부부로 살았어요.(11쪽) 

 

이혼도 불사할 만큼 싸우긴 하지만, 그럭저럭 살아가는 우리네 부부들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져 완전 감정이입하며 박장대소를 했다. 2010년에 작가님은 신혼이었고 남편이 광주까지 함께 와서 부부애를 과시했는데, 이제는 한 오년차 부부가 되었을 테니 그럭저럭 사는 부부의 삶을 체감하고 있을까?^^

 

첫 눈에 반해 결혼한 이들 부부가 15년 만에 얻은 아들에게 거는 기대는 '황금색이 수북히 쌓인' 태몽과, '7월 7일 0시 4분'에 태어나 행운의 수 7이 겹친 출생일과, '일등할 때 일(一), 수재할 때 수(秀)의 '일수'라는 이름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땅의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좋은 태몽과 출생일이나 이름 짓기의 설레임을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을 두 번을 읽고도 어린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로 생각됐다. 부모들이 자식에 거는 기대와 말과 행동을 어찌하는지 돌아보게 되고, 그럴싸하게 잘난 어른이 나오지 않는 평범한 우리네 사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어른을 위한 동화로 읽혀졌다. 

 

완벽하게 중간이어서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게 없는 일수는 엄마를 실망시키면 슬프고,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면 기뻐하는 보통의 아이였다. 언젠가는 돈방석에 앉혀줄거라는 엄마의 기대에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을 느끼지만, 그렇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먹는 일수의 모습은 평범한 어른들의 성장기를 보는 것 같았다. 내 부모도 나에게 거는 기대가 있었고, 때론 분수에 안맞는 꿈을 꾼다며 소망을 꺾어버리는 언행도 하셨다. 그렇게 자라서 엄마가 된 나역시 내 아이들에게 기대하면서도 아이의 꿈을 저버리는 짓도 했다는 걸 깨닫게 한 책읽기였다.

 

평범한 아이 일수에게도 '쨍'하고 해뜨는 순간이 왔다. 어설픈 붓글씨로 가훈을 써주고 번 돈 '62만 5천원'을 넣은 돈방석에 엄마를 앉게 했으니.^^ 수년 간 하고 많은 가훈을 써주었지만 정작 자기 집엔 가훈이 없었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를 좌우명으로 삼았지만, 정작 너의 쓸모는 누가 정하느냐는 명필선생의 물음에 답을 찾지 못한다. 비로소 나이 서른이 넘어 자기 삶을 고민하고 정체성에 흔들리는 사춘기를 맞으며 집을 떠난다. '아들 백일수'가 자신의 인생관이라는 어머니를 혼자 남겨두고....

 

어찌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던 일수가 자아찾기 여행을 떠났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발전이다. 다행히 무늬만 친구였던 일석반점의 '일석'이와 진정한 친구가 되어 여행을 떠났다는 게 위로가 되었다. 일수네 문구점과 일석이네 중국집엔 석달 째 이런 쪽지가 붙어 있다는 마무리는 싱긋 웃게 한다.

 

당분간 가훈 못 써드립니다.

당분간 일반짜장, 짬뽕, 탕수육만 됩니다. 

 

 

'일수의 탄생'에서 발견한 또 하나는 자기 생각을 말할 때 '~같아요'를 쓰면 안된다는 걸 확실히 알려준 것!

많은 사람들이 습관처럼 붙어 있는 '~같아요'라는 말의 쓰임새는 초등 교과서에도 나오지만, TV 인터뷰나 프로그램에서 잘못 쓰는 '~ 같아요'를 수없이 듣게 된다. 나는 그런 방송을 볼 때마다 구시렁거린다. "아니, 왜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 '~ 같아요' 라는 거야! 방송에서 저렇게 나오니까 모두들 습관적으로 쓰고 있잖아. 심지어 전문방송인들조차도 저렇게 말하다니...." 혀를 끌끌 차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유은실 작가도 같은 느낌이었는지, 일수의 언어습관을 '~ 같아요'라고 그려내 콕 짚었다. 엄마들의 주문에 휘둘리는 아이들, 마치 로봇이 된 듯 엄마가 시키는대로만 하는 아이들이 소신이 있어도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없다는 걸 보여주었다. 일수가 자기 생각을 말할 때도 '그런 것 같아요' 라고 말해도 다그치치 않는 선생님도 나오지만, 많은 이들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일수를 통해 보여줌으로 바로잡는 계기를 주어서 좋았다. 또한 서현 그림작가의 리얼한 그림도 책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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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2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1-23 08: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꿀꿀페파 2014-01-22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순오기 2014-01-23 08:26   좋아요 0 | URL
수고가 많으십니다!^^

마노아 2014-01-2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수가 ~같아요를 남발할 때 얼마나 답답하던지요. 맘 같아선 꿀밤을 한대 때려주고 싶었어요.^^ㅎㅎㅎ

순오기 2014-01-26 09:57   좋아요 0 | URL
동감이요!!^^
나는 방송인들이 '~같아요'라고 할 때 특히 쥐어박고 싶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