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막내, 제5회 빛고을독서마라톤 5월 기록

중3막내의 제5회 빛고을 독서마라톤 6월 기록이다. 6월엔 기말시험도 있고, 600자평이 정리가 안된 게 있어 페이퍼 올리는 게 늦었다. 6월엔 16권을 읽었다. 마라톤 실적은 항상 현재의 기록이 뜨기 때문에 6월 30일 상황을 메모하지 않아서 모른다.ㅜㅜ 교육청 사이트에 읽은 책의 600자평을 남기는데, 이틀 혹은 사흘에 걸쳐 읽으니 기록도 길어졌다. 마라톤 기간이 끝나면 볼 수 없는 기록이라 길어도 다 옮겨둔다.

 

24. 6월 1~2일, 불량한 자전거 여행  

우리 학교에서 6월 9일 작가 초청 강연회를 하는데, 해당작가가 바로 김남중씨다. 기찻길 옆동네밖에 읽은 게 없어서 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봤을 때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아 조금 놀랐다. 주인공인 호진이의 엄마 아빠는 매일같이 싸운다. 서로가 서로에게 질려 버려서, 급기야는 호진이에겐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은 채 이혼을 진행한다. 견딜 수 없어진 호진이는 자전거 가이드 일을 하는 삼촌에게로 도피한다. 부모님이 싸워서 슬프고, 자기에게는 관심도 없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는 현실에 도피하고 싶은 호진이. 나도 어릴 때 몇 번 그런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호진이에게 몰입했다. 과연 호진이는 자전거 여행에서 무엇을 얻어 돌아올까 하고. 처음에는 단순히 조수로 출발했지만 삼촌이 복잡한 호진이의 마음을 알고 자전거 여행을 시키는데, 처음에는 사람들 모두 힘들고 짜증내 하다가 점점 자전거에 매력을 느끼는 게 보기 좋았다. 그렇게 몰입할 수 있는게 있다는 것도 부러웠다.  

비 오는 날에도 힘차게 달리며, 저녁으로 먹을 삼겹살을 외치며 달리는 사람들. 부모님 때문에 마음이 복잡한 호진이도,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생하는 영우 아저씨도, 암 수술을 받을 병진 아저씨도 모두 달리면서 후련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 버린 것 같다. 아무리 복잡하고 심각하게 느껴지는 문제도, 당장 눈 앞에 언덕길을 아무 생각도 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싹 정리가 되어 있다. 점점 바뀌어 가는 사람들을 통해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전거 여행의 매력을 깨달았다. 인생에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먹한 사이였지만, 헤어지기 전날 모닥불을 피워놓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마음을 공유하는 친구였다. 여행이 끝나고, 엄마 아빠도 자신을 데리러 오라며 자전거 여행에 참여시키는 호진이. 호진이가 여행에서 깨달은 것들을 곧 부모님도 깨달을 것 같아 기쁘다.

  

25. 6월 3~4일, 최숙빈

처음엔 최숙빈의 일생을 다룬 소설인 줄 알고 기대해서 책장을 폈다. 드라마 '동이'와 비슷한 내용일 것 같아 왜 최숙빈에 대한 책을 썼는지, 그녀가 어떤 여인인지 설명한 서문을 다 읽고 1장을 폈는데.... 이건 뭐지? 서문과 비슷한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소설 형식이 아니라 무슨 보고서처럼 자료가 있고, 이건 어떻고 저건 저렇다 이렇게 설명되어지는. 이 부분만 그럴거라고 생각해서 책을 넘겨봤는데.... 모두 똑같았다. 소설이 아니라 그냥 최숙빈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었던 거다. 개인적으로 실망이 컸다ㅠㅠ. 그래도 그녀가 생각외로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이 역사 속에 남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미실과도 비교가 되었는데, 최고위층으로 태어난 미실에 비해 신분도 평민이고, 보잘것없는 궁녀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게 달랐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면서도 산뜻한 이미지를 남겼고, 결국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었다. 조선시대의 여성으로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삶을 당차게 살아갔던, 매력적인 사람인 것 같다.

'최숙빈'은 사료 속에 잘 드러나지 않는 최숙빈을 알아내기 위하여 그녀의 궁 안에서의 신분을 추측, 그 나잇대의 궁녀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아내어 그녀의 과거를 알아내고 있다. 너무 똑같은 말들이 자주 나오고, 전개 방식이 살짝 지루하게 느껴졌다. 최숙빈이 무수리로 시작했을 거라는 이야기들이 있어 무수리의 생활이 나와 있었는데, 궐내에서 최하층이었던 무수리라도 그들 나름대로의 서열이 있다는 걸 알았다. 비록 시작은 무수리였을 지 몰라도,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상대로 '여인천하'의 시기를 넘겨 결국 최종 승리자가 된 최숙빈은 대단했다. 너무 인현왕후와 장희빈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게 미안할 정도로 그녀의 활약은 대단했다. 숙종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장희빈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을 때, 숙종이 나타나 장희빈이 빈 독 안에 숨겨놓은 그녀를 발견한 것이다. 이 때 숙종이 신룡이 나와 살려달라고 한 꿈을 꾸고 달려간 것이었으니, 비록 장희빈이 임신한 줄 알고 달려가긴 했어도 번지수는 제대로 찾아간 셈이다. 신룡꿈이 거짓말일 수도 있으나, 어쩌면 그게 최숙빈이 이길 운명이었을 지도 모른다. 

 

26. 6월 5~6일, 싱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다. 지구에 다시 찾아온 빙하기, 그리고 백신으로도 막을 수 없는 바이러스에 인류는 지하도시 시안으로 대피하고 바깥세상과 단절하게 된다. 시안의 아이들 중에는 유전자를 조작해 아름답고 오래사는 유전자 귀족이 있고, 부모가 늦게 나아 약간 무시당하는 늦둥이들이 있다. 주인공 미마는 그런 늦둥이 중 한 명이다. 시험에 대비해 머리를 좋게 해 주는 스마트약을 사러 메이징 타운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헤이베이와 만나고 물고기 한 마리와 '싱커'라는 게임을 얻게 된다.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 물고기 한 마리였을 뿐인데, 자연을 본 적 없는 아이들이 신기해 하는 게 안쓰러웠다. 그런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게 바로 이 '싱커'라는 게임이다. 신아마존의 동물들에게 '싱크로'를 해서 자신과 동물을 동화시키는 거다. 미마와 다흡, 부건이 동물들과 싱크로 해서 감각을 일깨워가고, 점점 아마존의 자연에 익숙해져가는게 자세하고 재미있었다. 아마 현실에 저런 게임이 있으면 이기적인 인간들에 금방 아마존이 망가질 것 같지만, 그래도 나도 한번쯤 싱커를 해 보고 싶었다.

어느 주인공들에게나 적은 있는 법, 유전자 귀족으로 늘 늦둥이들을 무시했던 탕쯔칭을 싱커 안에서 한바탕 혼을 내주고, 신비한 소년 칸과의 만남, 그리고 역진화 발생기에 대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부건의 아버지와 바이오옥토퍼스 사와의 관계도 점점 드러난다. 싱커에도 괴상한 돌연변이 동물, 곰쥐 떼의 위기가 닥치는데 그저 소심했던 늦둥이들이 자신들이 사랑하는 신아마존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고 협력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싱커게임이 현실에 존재했다면 사람들은 아마 서로 죽고 죽이며 결국 아마존을 망칠 뿐이지, 이 아이들처럼 아마존과 자연을 사랑할 수 있을지 씁쓸했다. 자연과 동화하는 소년 칸을 다시 만나고, 어른들과 대항해 시안을 변화시키려 싱커 아이들은 일어선다. 바이오옥토퍼스사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시안을 고립시켰다는 진실도 알아채게 된다. 절망의 도시에도 희망은 있을 것이다. 미마가 본 푸른 하늘이 비치고, 얼음이 녹아가는 바깥세상처럼 아무리 현실이 어렵다 해도 희망의 줄기가 어딘가엔 있으리라고 본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잘 섞은, 좋은 작품인 것 같다. 

 

27. 6월 7~8일, 한국사 傳

한국사傳을 3.4.5권을 먼저 읽고 1권을 읽는다. 순서가 바뀌었지만 상관없다.^^ 홍순언,이라는 어디서 들어본듯하지만 낯선 이름이 나와서 누구지? 했는데 조선을 구한 외교관이라고 어렴풋이 들었었다. 참 홍순언의 이야기를 보자면, 사람이 평소에 은혜를 베풀고 사는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된다. 작고 작은 일들이 쌓여 마침내 큰 줄기를 이루게 되니, 그것이 운명이고 인연이라면 너무 뜬 소리 잡는걸까?ㅎㅎㅎ. 그리고 또 한 명의 반가운 이름, 바로 소설로 먼저 만났던 리진이었다. 조선의 궁녀에서 파리 외교관 콜랭의 부인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조선의 신여성의 면모와 사랑을 보여주어서 재미있게 읽었었다. 단종에게는 배신자이자, 세조에게는 자신의 총애하는 신하인 신숙주의 얘기도 나오면서 그의 삶과 성삼문의 삶을 비교해서 본 관점도 나왔다. 글쎄, 내가 그의 인생에 대해 뭐라 할 자격은 없지만 힘든 시대를 영화롭게 살다 간 인생인 것 같다. 성삼문이나, 신숙주나 각자의 삶이 있으니 말이다. 어찌됐든 세조도 꽤나 훌륭한 왕이었던 것 같다. 

조선 말,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의 급박한 현실을 알려야 했던 특명을 띄고 간 세 특사의 고난의 이야기, 단순히 뒤주에 갇혀 죽었다는 정도로 알고 있던 사도세자의 이야기도, 교과서에서만 보다가 그들의 인생을 파고 들어가니까 더 흥미로웠다. 요즘 드라마로 방영 돼 가끔 엄마가 보시는 거상 김만덕의 얘기도 실려 있었다. 관기에서 거상으로, 게다가 조정에서도 하지 못했던 백성들의 목숨을 구해 제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제주도를 벗어난 그녀. 참 뛰어난 것 같다. 약소국 비운의 마지막 옹주! 덕혜옹주도 만나보았다. 얼마 전 책으로 읽었던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약소국의 왕족에, 힘 없는 여자라는 것은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조선의 마지막 옹주,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고국에 돌아가고 싶어했던 그녀를 우리가 너무 빨리 잊어버렸던 것 같아 안타깝다. 자식을 낳았지만 그 자식조차 그녀를 외면하고, 모국을 외면하는 상황.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그녀의 운명이 시대에 휩쓸려 버린 것 같아 안쓰러웠다. 

 

28. 6월 9~10일, 한국사 傳 2 

한국사전은 역사 인물의 재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딱딱한 사건과 기록이 중심이 아닌, 인물이 주가 되기 때문에 더 재미도 있다. 인조와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소현세자빈 강씨. 그녀는 새로운 조선을 꿈꾸는 여걸이었지만, 소현 세자의 몰락과 함께 본인도 안타깝게 스러지고 만다. 조선 땅에서 21세기 형 복지를 꿈꿨던 토정 이지함. 지배층이 경악할 만한 정책을 내놓았기에 거짓 미치광이 행세까지 해야 했던 이지함은 진정 백성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그때 당시 최강이라 할 수 있었던 몽골군을 두 번이나 격파한 고려 승려 김윤후는 우리 역사책들이 의병들에게 얼마나 소홀했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비단 김윤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목숨 걸고 싸운 이나 충성을 바친이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후세 우리들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억울한 이들을 재조명하고, 살펴보는 것. 김윤후도 후세에 다시 부활해 다행이다. 

연산군이 모든 문서에서 '처'자를 없애도록 했다는 건 풍문으로 들은 바가 있어, 김처선이 나왔을 때는 살짝 반가웠다. 비록 내시였지만, 목숨을 걸고 연산군의 폭정을 고하는 김처선은 어떤 선비의 기개에도 부족하지 않았다. 게다가 아내와 아들까지 있던 몸이니, 얼마나 선택하기 힘이 들었을까. 진짜 왕의 남자다. 외교 지략가와 사대주의자 평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김춘추는 보는 시각에 따라 어떻게든 될 수 있어 좀 난감했다. 단원 김홍도는 젊은시절에 임금의 어용화사로도 뽑히며 최고의 출세를 누렸지만, 그 말년은 쓸쓸해서 짠했다. 정조는 저번 시험에 출제되서 외웠던 인물인지라, '장용영', '화성' 등의 단편적인 것만 알고 있어 그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만약 정조가 꿈꿨던 개혁이 성공했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 외에도 난세의 충신이었던 백헌 이경석이나, 너무나 유명한 정약용의 과학 수사관으로서의 면모도 볼 수 있었다. 

 

29. 6월 11~12일, 빛보다 빠른 꼬부기 

 예전에 뭐든지 느리게 행동해서 학교에 갈 때도 주변의 환경들, 벌레와 사람들을 모조리 구경하느라 몇 시간이 넘게 걸리는 아이를 본 적 있었다. 느림보 꼬부기, 천둥이도 그런 케이스다. 천둥이가 유치원 다닐 때 아빠가 컴퓨터를 켜고 이것저것 보고, 청소기를 돌린 후 걸레질까지 하고 베란다를 보면 겨우 100미터 쯤 더 나아간 천둥이가 보였다고 한다. 아빠의 묘사가 너무 귀여워서 웃겼다. 하긴, 보는 나는 귀엽겠지만 키우는 아빠는, 게다가 퀵서비스맨이라 뭐든지 빨리 하는 아빠는 정말 속이 답답했을거다. 결국 참다 못한 아빠는 '경고장'을 만들어 뭐든지 제한시간을 정해놓게 하고 시간을 어기면 벌금을 물린다. 급기야 천둥이는 아빠가 새아빠가 아닐까 고민하다 친구 미루에게 털어놓는다. 미루는 엄마 아빠가 자기도 모르게 이혼을 하고 사라져, 이모집에 맡겨진 아이다. 미루는 또다시 버림받지 않기 위해 자기가 원하는 것도 말하지 않고, 야무지고 공부 잘 하는 아이로 살아간다. 또 버림받을까봐 항상 비상금을 가지고 다니는 미루가 어린애답지 않아 불쌍했다. 미루의 죄는 아무것도 없는데, 어른들은 항상 저질러놓고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그 모습이 너무 무책임했다. 

천둥이는 아빠가 몰래 숨겨놓은 사진을 보고 미루와 함께 원당종마공원으로 찾아간다. 거기서 알게 된 충격적인 진실. 요즘 드라마로 치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장면이다. 아빠는 사실 친아빠가 아니었고, 친아빠의 친구였는데 함께 말을 모는 기수를 하다 아빠의 말이 쓰러져 아빠도 크게 다치고, 친아빠는 그만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홀로 남은 엄마는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며 아빠에게 자신을 맡기고 사라졌다는 것. 돌아온 천둥이가 옷장 속에 숨어 나오질 않길래 아빠가 미워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빠가 자신을 보면 마음 아파할까봐 그랬다는 말을 듣고 천둥이가 얼마나 착한 아이인지 깨달았다. 지레짐작으로 판단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친엄마가 나타나 천둥이를 데리러 가려 하고, 천둥이는 잠시 고민하지만 아빠가 천둥이를 엄마와 함께 살게 하기 위해 몰래 떠나려 하자 빛보다 빠른 속도로 아빠에게 달려간다. 비록 운동회에서는 졌지만, 천둥이가 원하면 누구보다 빨라질 수 있다. 빠른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엄청 빠른 아빠도 있고, 엄청 느린 엄마도 있지만, 천둥이는 자신만의 속도를 찾았다. 천둥이는 가족을 선택할 수 없이 시작하지만, 결국 선택으로 완성된다. 

 

30. 6월 13~14일, 소현 

 인조가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후, 강화산성에서 청나라에게 패배한 채 주인으로 섬겼다는 사실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과거다. 소현세자는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간 첫째 세자이다. 굉장히 스펙타클하게 구성을 잘 한 것 같다. 청의 구왕 도르곤의 이야기도 나오고, 세자를 보필하는 심석경과 심부름꾼이자 역관인 만상, 신기가 있는 종 만금이 등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적의 땅에 가서, 남들보다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던 세자의 성숙함이 진중했다. 생각해 보면 그때의 조선의 관료들은 '명나라만이 우리의 형 나라! 명나라 짱! 청나라? 이건 왠 오랑캐들이야!' 이런 분위기였다. 그에 반해 세자는 그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으니 진실을 말할수도 없고, 많이 답답하고 서러웠을 것이다. 항상 임금을 생각하고 조선을 생각하고자 하건만 아버지인 부왕과 신하들은 점점 자신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보니. 환국했을때 인조가 말했던 '울어라, 네 몸에 울음이 가득할 것이다'라는 대사는 드라마로 쓰여졌으면 명대사로 뽑혔을 만큼 정곡을 찌르는 문장이었다. 자신이 말해놓고 정작 인조가 울 때도 지배당한 나라의 왕의 고충을 볼 수 있었다.

소현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다 보면, 사로잡힌 자들의 서러움이고 패배한 자들의 고통인것 같다. 적국에 사로잡힌 세자와 그런 세자를 믿을 수 없는 아버지, 같이 잡힌 봉림대군과 아비 대신 볼모로 잡혀갈때만 아버지를 볼 수 있는 원손, 조선 여인의 몸으로 세자의 영광만을 기다렸던 대학사의 부인 흔. 그 뿐 아니라 제 살길을 찾기 위해 하찮은 짓이라도 목숨을 이어가는 만상과 신을 볼 줄 알고 흔의 외로움을 짐작하는 종 막금.. 전쟁은 끝났지만 조선의 사람들은 참 많이 서러웠다. 비록 적국의 땅에서였지만 세자는 기다릴 줄 알았고, 그래서 중원을 정복한 구왕의 벗이자 적이 될 수 있었다. 심석경과 흔 모두 세자가 마침내 떨쳐 일어날 때를 기다렸지만, 결국 그럴 수는 없었다. 심기원의 역모가 일어나고 멀리 조선에 있는 아비가 아들을 믿지 않는데, 속에 찬 외로움과 조선을 걱정하는 마음은 같건만 그것이 통하지 않았다. 아들이 아버지의 적이 되는 자리, 그것이 왕이란게 외로워 보였다. 청과 명의 전쟁이 끝나고 세자는 영구 환국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수상한 죽음을 맞고 만다. 그것의 진실이 무엇이었을까.

 

31. 6월 15~17일,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 

주인공 마르셀로는 자신을 말할 때 3인칭으로 지칭하는 습관이 있다.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내면의 음악(줄여서 내음)을 듣는 걸 좋아하고, 나무 집 위에서 살아가며, '현실세계'를 두려워하는 마르셀로는 참 특별한 사람이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머리에 문제가 있는 장애인이겠지만, 마르셀로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가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신기할 뿐이다. 사람의 감정표현이나 잘 와닿지 않는 언어에 혼란스러워 하고, 하나하나 비교해서 찾는 걸 보면 신기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랄까. 어머니인 오로라는 그런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의 편이 돼 주지만, 아버지이자 변호사인 아투로는 마르셀로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라고 억지로 믿는다. 여름방학 때 좋아하는 마구간에서 말들을 돌볼 걸 생각하며 신이 나 있던 마르셀로는 아투로에 의해 법률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현실세계'의 규칙들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마르셀로를 보니 마치 야생에서 자라왔다는 늑대소년이나, 아직 어린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과연 마르셀로는 법률회사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마르셀로는 법률회사로 들어가 앞으로 함께 일하게 될 재스민과 아버지의 파트너이자 라이벌인 스테판 홈즈와 그의 아들 웬델을 만나게 된다. 스테판이나 웬델이나, 마르셀로를 머저리로 취급하는 낌새가 났다. 자신보다 한 단계 아래 있는 자를 우월감있게 보는 듯한 시선이랄까? 마르셀로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그는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고, 보통 사람들이 그냥 평범하게 하는 걸 자료를 수집하고 연습한다. 다른 남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있는 성욕도 없어서 웬델이 그에게 여자에 대해 가르쳐준다. 그는 자연스러운 미인을 꼽으면서 재스민을 가리켰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에게 욕심이 있는 것 같아 불쾌하다. 여자를 자신의 성욕 대상으로만 보는 남자는 정말 질색이다. 웬델은 마르셀로에게 자신의 아버지들이 한 계약을 자신들도 잇자면서, 그를 패터슨으로 돌아가게 해 주는 대신 재스민을 요트에 초대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다. 내 생각 같아서는 절대 하기 싫지만, 마르셀로에게는 소중한 패터슨이니까 고민이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새 재스민도 그에게는 소중해져 버린다. 그녀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를 안 마르셀로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현실세계'에 점점 적응을 해 가는 마르셀로, 어느 날 그는 아버지가 변호하는 고객의 안전유리에 찔려 크게 다친 '익스텔'이라는 아이의 사진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게 된다. 역시나, 아버지는 익스텔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그의 고객을 지키기 위해 모르는 척 한다. 여기서 마르셀로는 아버지의 편에 설 것인가, 익스텔의 편에 설 것인가를 고민한다. 드디어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에 갈림길에 선 것이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해있었다면, 나는 과연 나의 부모님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익스텔을 돕는게 옳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실제 자신의 처지가 되면 힘든 법이다. 마르셀로는 그걸 해냈다. 익스텔을 도와주고 난 뒤, 동경했던 재스민이 아버지와 키스한 사실을 알게 된 건 언제나 완벽하고, 마음속의 거대한 산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깨달음인 것 같다. 아버지도 결국은 인간이라는. 마르셀로는 이제 자신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왔다. 가끔은 혼자일때가 더 좋고, 내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그게 더 좋을때도 있겠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며, 조금씩 소통해가는 지금이 더 좋을 것이라고 본다. 

 

32. 6월 18일 신3 

미카엘과 친구들은 거대한 산을 오르는 탐험을 계속하다가 거대한 '눈'을 만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우론의 큰 눈이 연상됐다.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그들은 그냥 '집단 환각'에 걸렸었다고 변명하는데, 인간이 사고의 인지 외에 큰 일을 겪으면 저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Y게임에서의 시간 강사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과, 주요 인물들이 나와서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번의 강사는 신들을 기만한 죄로 영원히 돌을 굴리는 형벌을 받은 시시포스였다. 무의미한 짓을 영원토록 반복해야 하는 그는 생각외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죽음의 신을 속이는 그의  모습을 볼 때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었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그도 변했을 듯 싶다. 헤로마프로디토스와 메두사, 프로메테우스 역시 모두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미카엘의 돌고래족은 아직도 뿔뿔이 흩어진 채 다른 나라들의 영토와 은근히 드러나는 착취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1호 지구의 역사와 유사한 형태들이 18호 지구에도 나타나는 듯 싶다. 미카엘의 돌고래족은 마치 유대인들을 닮았다. 그들이 만들어낸 영웅들도 결국 모방된 것이니, 1호 지구는 18호 지구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33. 6월 20~21일, 신4 

난 전부터 미카엘이 아프로디테에게 푹 빠져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고민하면서도 또다시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걸 보면 짜증났었다. 그녀가 그의 백성들을 죽여도, 달콤한 말 몇 마디를 속삭여주면 또 다시 속아넘어가고 만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부터 그를 좋아하고 있었던 마타 하리와 사랑을 하게 되고, 아프로디테는 그런 그를 질투하게 된다. 하긴 완전히 자기 것이라고 방심했던 남자가 자기 품을 벗어났으니 화도 났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아프로디테도 불쌍한 여신이다. 사랑의 여신이지만, 정작 그녀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남자들을 유혹한 것이라 자신은 한번도 사랑을 해 본 적이 없는 여신이다. 한편 아에덴의 골칫거리였던 살신자의 정체가 조제프 프루동으로 밝혀졌다. 미카엘이 살신자를 쫓다 어깨를 쏘았는데, 프루동은 어깨에 상처가 있긴 했지만 나중에 미카엘이 생각난 것과 다른 방향이어서 그가 살신자가 아니었다고 암시하고 있다. 어쨌든 그는 신의 위치에서 그가 다스리던 18호 지구의 인간으로 떨어지게 된다. 어쩌면 신 후보생들에게는 가장 잔인한 형벌일 것이다. 인간이 마치 개미들과 살아가는 느낌일까? 

여전히 떠도는 신세를 면치 못한 돌고래족을 위해 미카엘은 마타 하리와 함께 또다시 아틀라스의 집에 침입해 '신의 가르침을 받은 자'를 만들어 놓는다. 모처럼 일이 잘 풀리나 했더니, 그의 친구 라울이 신의 가르침을 받은 자를 죽이고 그의 가르침을 훔쳐서 진실을 지워버리고 후계자 행세를 한다. 꼬챙이에 찔려 죽은 그의 모습은 여러모로 1호 지구의 예수를 뜻하는 것 같았다. 라울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사람 같다. 그는 그것을 게임일 뿐이라고 변명하지만, 자신의 민족들을 사랑했던 미카엘은 분노해 그를 때리고 페가소스를 훔쳐 제우스를 만나러 간다. 그는 이 과정에서 좀 더 신으로서의 자각을 하게 된다. 헤라를 만나고, 스핑크스에게 도달해 그를 그토록 괴롭혔던 '신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쁜...'으로 시작되는 수수께끼를 풀게 된다. 어렸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다가 그는 마침내 '없음'이라는 답을 알아낸다. 그래, 신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쁜 것은 없다. 베르나르는 수수께끼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위로 올라가 제우스를 만나 경이로움을 느끼고, 여러 가르침을 받지만 결국 제우스 위의 또 다른 존재가 있는 것을 암시하고  책은 끝난다. 

 

34. 6월 22일, 신5 

다시 돌아온 미카엘은 Y게임 결승전을 하게 되는데, 당연히 주인공이니까 미카엘이 이길 거라고 생각한 나에게 라울의 승리는 조금 반전이었다. 제우스의 권한으로 몇 번을 다시 해 봐도 결과는 똑같았고, 분노한 미카엘은 결국 프루동처럼 18호 지구에 인간으로 떨어지는 형벌을 받게 된다. Y게임에서 이겨 편하게 제우스 위의 존재를 만나러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세상에 떨어뜨렸으니 작가가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인간세상에서 미카엘의 몸은 인기 SF작가였는데, 마치 베르베르의 분신 같아서 웃겼다. 그는 거기서 자신을 믿는 돌고래족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자기 신자를 만난 예수님도 미카엘처럼 신기하고, 당황해했을까? 만약 예수님이 미카엘처럼 신 후보생일 뿐이었다면 과연 어떨까? 이 책 신성모독으로 욕 먹진 않았는지 조금 걱정된다. 아무튼 미카엘도 상당히 바람둥이다. 타나토노트부터 여러 여인들과 사랑에 빠진 그는 18호 지구에서도 인간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 여자의 적이다. 프루동도 만나 그에게서 도망치고, 자신이 직접 깨달은 인간부터 신 후보생의 여정을 게임과 소설로 만드려 하고, 인간세상에서도 바쁘게 지낸다! 

 

35. 6월 23일, 신6 

사람들을 이끌고 조그마한 섬에 들어가 살고 있던 미카엘, 그러던 중 그는 아프로디테와 에드몽에 의해 아내와 아이, 사람들을 두고 아에덴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를 불러들일만큼 큰 일은 바로 아에덴에 일어난 싸움! '절대적인 존재'가 이제 그만 쉬고 싶다고 하면서, 아에덴에 있던 신들의 영생은 사라지고 더 이상 신 후보생들도 오지 않는다. 존재 이유가 사라진 신들은 이대로 받아들이자는 파와 신 후보생을 끌어들여 계속 게임을 이어가자는 파로 나누어 날마다 싸우게 된다. 그리고 아프로디테와 미카엘, 에드몽은 9의 존재를 만나러 라울보다 먼저 들어가기로 한다. 가는 도중에 판을 만나 유머승부를 펼쳐 이겨 도움을 받고, 긴 여행의 끝에 별이 되어 마침내 만난 9의 존재는 바로 은하! 그리고 이것에 거치지 않아 제 10의 존재인 우주까지 알게 되는데, 그 우주는 사실 책의 한 면이고, 너머에 있는 자는 독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내가 읽고 있는 페이지 안에서 그 둘이 대화를 나누고 '독자'인 나와 소통을 하려 하는데, 이게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베르베르는 독자의 상상력을 최대로 끌어당기는 멋진 작가이다. 

 

36. 6월 24일,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처음 봤을 때 조금 씁쓸했다. 아무 생각없이 남들 사는 대로 살아가고 있었던 내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된 책이랄까. 그 유명한 고려대 김예슬의 자퇴 대자보가 알려졌을 때도 별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제서야 이게 그런 책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명문대라 할 수 있는 고려대를 다니면서 그녀가 느껴왔던 대학의 현실, 사회의 부조리, 어려서부터 평생동안 좀 더 쓸모있는 자격증과 좀 더 쓸모있는 경력을 찾아 헤매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그녀가 느껴야 했던 감정들에 대해 써 있다. 사실 출발선이 아예 다른 게 아니면, 우리 인생은 언제나 경쟁의 연속인 것 같다. 큰 가르침이 있는 게 아니라, 정형화된 인재들을 사회에 팔아넘기는 시장의 역할만을 하는 대학. 인생의 진정한 가르침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녀는 그 물음을 고민하면서, 우리 모두가 생각만 하면서 실행하지 못했던 일을 과감히 결단내리고 그 틈새에서 빠져 나왔다. 그녀의 대학 자퇴가 비록 이제는 사그라들어 조용히 묻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그녀의 말대로 변화는 시작되었다. 조그만 돌멩이가 하나 빠지기만 해도 보이지는 않지만 균열이 생겼다. 그 균열이 점점 커져갈지는, 우리 모두의 몫일 것이다 

 

37. 6월 25~26일, 붉은 밤을 날아서 

과테말라에서 평화롭게 살고있던 산티아고와 가족들은, 어느 날 찾아온 군인들에 의해 죽음을 맞고 산티아고만 여동생 안젤리나를 데리고 간신히 도망친다. 그 날부터 몫무을 걸고 미국으로 도망치기 위한 행보가 계속된다. 산티아고 가족들이 한 잘못은 아무것도 없는데도, 가족들이 모두 죽고 자신도 죽지 않기 위해 달아나야 하는 부조리한 일들이 인간 세상엔 너무 많이 벌어지는 것 같다. 아직 너무 어린 소년인데, 동생 안젤리나를 위해 '재미있는 놀이'로 꾸며서 도망치는 모습이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아버지와도 닮았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인간은 누구나 용감해지는 것 같다. 살기 위해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산티아고가 안쓰럽고, 대견했다. 겨우 엔리케 아저씨의 집까지 도착해 둘은 카유코를 타고 미국으로 항해할 준비를 한다. 엔리케 아저씨도 돌아가고, 지켜야 하는 어린 동생과 함께 바다에서 방향을 잡아 항해를 한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는 짐작도 안 간다. 파도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미국에 갈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제 겨우 한 걸음을 뗀 산티아고의 여정이 기대된다 

조그만 카유코 안에서 산티아고는 안젤리나를 씻기고, 먹이고, 지금은 '살아남기 놀이'를 하는 거라고 무서워하지 않도록 돌봐준다. 또 항해를 더 쉽게 하기 위해 밧줄을 이용해 배를 개조한다. 어린 동생은 눈물을 흘릴 수 있지만, 산티아고는 돌봐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눈물조차 흘리지 못 한다. 어린소년이 짊어지기에는 너무 큰 짐이라, 보다가 눈물이 날 뻔 했다. 섬에서 해적을 만나 도망치기도 하고, 떠밀려온 쓰레기에서 안젤리나를 위해 인형을 건져주기도 하면서 산티아고는 점점 더 능숙한 항해사가 되어간다. 그러다가 몰려온 엄청난 파도에 산티아고는 머리를 크게 다치고 만다. 날치를 발견하고 조그만 못을 뽑아 마침내 물고기를 잡았을 때, 안젤리나가 하는 말이 감동이었다. '오빠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어.' 그 말이 '우리는 살아 남을 수 있어, 우리는 할 수 있어'라는 말로 들려서 눈물이 났다. 마지막 폭풍을 견뎌낸 후, 남매는 마침내 미국에 도착해 자신들에게 있었던 일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다시는 붉은 밤을 보는 사람들이 없도록, 그들같은 아이들이 없도록. 산티아고와 안젤리나 같은 이들이 있어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는 거라고 믿는다. 

 

38. 6월 27~28일, 하하 엄마처럼 하하하 

무한도전에 처음 소개되었던 큰 파장을 일으켰던 하하의 어머니, 김옥정씨가 지은 책이다. 이른바 '융드옥정'이라고 해서 하하보다 웃긴 하하 어머니로 크게 화제가 됐었다. 나도 방송을 보면서 그 특유의 '대박 나세요~'와 능청스러움에 많이 웃기도 했었다. 확실히 하하의 피는 어머니한테 물려받은 걸지도 모르겠다. 그 뒤로 어느 기획사들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기도 했다는데, 그 다음은 잘 모르겠다. 아마 별 일 없었던 것 같다. 기획사에 들어갔다면 또 기사가 났을테니 말이다. 책 표지의 사람들의 추천사에 이어, 머리말을 읽는데 좀 의아한 문장이 있었다. '하하 같은 아들을 둬서 좋으시겠어요.', '하하 같은 아들을 키우고 싶은 엄마들' 이라니.. 하하가 그렇게까지 존경받는 인물상이었나? 내게 하하의 인상이란 그저 '군 제대 후 아직 감을 잡지 못한 개그맨' 이라서 솔직히 좀 우습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어머니에겐 자식이 가장 예쁘고 착한 법이니, 언젠가 내가 겪게 될 지도 모를 그 길을 어떻게 가셨는지 궁금했다. 확실히 범상치 않은 길을 걷는 아들에게, 항상 믿음을 주고 긍정적으로 키워내신 게 가장 대단해 보인다. '다시 안 그러기 파티'는 특별해 보였다. 

처음에는 어릴 적의 하하 모습과 어떻게 하하를 키웠는지, 이런 것들이 주가 되었지만 나중 갈수록 점점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져갔다. 일상 속에서의 일들과 그것에 대한 작은 깨달음들. 여고 시절 가산이 기울었을 때 아버지가 만들어준 화단에서 꽃을 보고 희망을 얻은 일들, 찔린 장미 가시에서 발견한 인생의 가시... 그래도 솔직히 장미 가시와 인생은 조금 진부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내가 이 책에 삐딱한 시선을 자꾸 보내는 이유는 연예인의 가족이 책을 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괜히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것도 처음에는 '하하처럼 키우기 위한 안내서' 비스무리하더니 나중 갈수록 자신의 에세이가 되가는 책을. 그야 물론 개인으로서는 크나큰 복이겠지만 나 자신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항상 웃어가며,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삶을 채워가는 융드옥정의 모습은 즐거워 보였다. 책 제목처럼 언제나 하하하 웃으며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 또한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39. 6월 29일, 티라노 주식회사 

기말시험이라 부담없이 가볍게 머리식히기에 좋은 동화를 읽었다. 첫 장을 펼치면 트리케라톱스, 마이아사우루스, 오비랍토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공룡 캐릭터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굉장히 귀여웠다.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캐릭터로 환경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더 흥미로웠다. 초식공룡, 육식공룡, 익룡과 수장룡들이 사이좋게 어울려 사는 에우로파는 아름다운 행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룡들이 모이는 천년소나무 광장에서 티라노는 회사를 세워 옆 행성처럼 에우로파를 화려한 별로 만들겠다고 한다. 공룡들은 처음에는 모두 편리해 좋아했지만 점점 병 들어가는 친구들과 오염되는 환경을 보고 용감한 초식공룡 트리케가 앞장서 '그린운동'을 펼친다. 공룡친구들과 모두 모여 티라노 주식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지만 육식공룡 오비의 힘 앞에 사그라들고 만다. 이 부분에서 왠지 현대의 힘 없는 시민들과 권력자들이 떠올랐다. 의도한 건지 아닌건지 어쨌든, 결국 환경파괴로 에우로파는 얼음별로 변해 공룡들이 모두 죽어버렸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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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3막내, 제5회 빛고을 독서마라톤 7월 기록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9-29 03:44 
    10월 16일이면 6개월의 독서마라톤이 끝난다. 이번엔 개인코스가 아니고 엄마와 둘이 가족 풀코스(42.195쪽)로 참여해서 공동운명체다.^^  7월엔 17권을 읽었고, 마라톤 기간이 끝나면 볼 수 없는 기록이라 길어도 다 옮겨둔다.      40. 7월 1일, 콩 하나면 되겠니?  드디어 기말시험이 끝났다. 시험으로 빵빵했던 머리를 식히기엔 가벼운 동화읽기가 그만이다.
 
 
하늘바람 2010-08-2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리뷰를 읽다 보니 책을 모두 읽은 느낌이네요.

순오기 2010-08-24 01:39   좋아요 0 | URL
주로 이틀에 한권을 읽고 600자평을 남기니까 내용이 길어져요.^^

2010-08-24 0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lo초우ve 2010-08-2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숙빈과 소현 읽어보고 싶었는데.... 왠지 순오기님 말씀 들으니, 최숙빈 읽기 싫어졌다는...... 소현이라도 읽어봐야 할듯.. ^^

순오기 2010-08-24 20:28   좋아요 0 | URL
최숙빈은 소설이 아니라 재미는 없지만, 최숙빈에 대한 조명은 잘 되었어요.

마녀고양이 2010-08-2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네 자녀분들 책 읽기를 보면 항상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게 됩니다. 아흑아흑....

대단하네요!

순오기 2010-08-24 20:28   좋아요 0 | URL
독서마라톤 기간이라 평상시보다 더 열심히 달리고 있어요.ㅋㅋ

꿈꾸는섬 2010-08-24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열심히 달리고 있군요.^^ 참 멋져요.^^

순오기 2010-08-24 20:29   좋아요 0 | URL
읽는 건 잘하는데 기록 남기는 건 좀 부담스러워요.ㅜㅜ

뽀송이 2010-08-2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경이 정말 기특하고 예뻐요~~그쵸^^
뿌듯하시고 얼마나 사랑스러우실까^^
순오기님이 민경이 보면서 방실방실 하시는 모습이 여기서도 보여요.^^
민경이 이대로 멋지게 쑤욱!!!! 자라길 응원할게용.^^*

순오기 2010-08-24 22:34   좋아요 0 | URL
엄훠~ 바쁜데 로그인했어요.^^
사실 읽기만 하면 좋은데 날마다 기록을 남기는게 스트레스가 되죠.ㅋㅋ
그래도 잘 읽고 정리하니 이쁘지요. 헤헤~

라로 2010-08-25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년 언니와 민경이가 빛고을 독서 마라톤대회 참가하시는거 구경하는것 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이번엔 일등을!!!

순오기 2010-08-25 00:50   좋아요 0 | URL
작년과 올해 두번째 참여하는 거에요.
작년에 민경이는 중등부 은상 수상했지만, 나는 장려상에도 못 들었다는...
올해는 둘이 가족 풀코스에 도전해 꿈도 야무지게 1등을 노리고 열독중이에요.ㅋㅋ

라로 2010-08-26 03:07   좋아요 0 | URL
작년에 열심히 하시던거 생각해서 쓴건데 역쉬 정확히 지적하시는 언니!!ㅎㅎㅎ
내년에도 하시면 그땐 '매년'이라고 해도 되겠지요???ㅎㅎㅎ
암튼 올해는 1등!!아자아자

순오기 2010-08-26 03:57   좋아요 0 | URL
올해 풀코스 1등 상금이 30만원이라 받으면 반땅하자고 꼬드기고 있어요.ㅋㅋ

같은하늘 2010-08-25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해요. 하루 이틀이면 한권씩을 뚝딱 읽는군요.
6월이면 기말고사 볼때 아닌가요? ^^

순오기 2010-08-26 00:43   좋아요 0 | URL
전에는 하루에 한 권씩 뚝딱이드만, 이젠 컴에 매달려 노는 시간이 늘어서 2~3일 걸리네요.ㅜㅜ

pjy 2010-08-2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마라톤이라니~~~ 참 대단하시네요^^;
그냥 읽고 지나가는 독서로만 끝나지않고 글쓰기를 단련하기에도 아주 좋은 부분입니다만,
600자평이라? 분량을 맞춰서 기록을 남기는 것도 까다롭네요~
예전 200자 원고지로 독후감 쓰던 생각하면 맞춤법, 띄어쓰기,, 머리가 아프네요@@;

순오기 2010-08-26 00:44   좋아요 0 | URL
꼭 600자를 써야 되는 건 아니고, 600자까지 입력이 가능하죠.
원고지 쓰기는 요즘 아이들도 머리 아파해요.ㅋㅋ
 

8월 초에 알라딘 유아도서 MD의 메일을 받았고, 질문에 OK했더니

서재 카테고리 <유치. 유아에게 좋은 책>이 독자 리뷰에크되었다.

http://www.aladin.co.kr/shop/wbrowse.aspx?CID=1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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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8-15 13:00   좋아요 0 | URL
졸면서 썼나 봐요.ㅋㅋ
유아로 수정했어요.^^

마노아 2010-08-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카테고리가 소개된 거군요. 근사합니다.^^

순오기 2010-08-15 16:59   좋아요 0 | URL
그런데 나부터 한번도 클릭해보지 않은 곳이라
누가 얼마나 볼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그림책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죠.^^

꿈꾸는섬 2010-08-1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멋져요.^^

하늘바람 2010-08-1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시네요
 
바이킹 잘 타는 사람은 타고 난단다 - 도파민 수용체

hnine님의 페이퍼를 보면서, 며칠 전부터 쓰고 싶었던 페이퍼를 비로소 쓴다.
hnine님이 아이에게 과학 지식을 쉽게 설명하는 페이퍼를 볼 때마다 참 부러웠다.
우린 가족 모두가 타고난 문과 체질이라 이과에 취약하기 때문에...
하지만, 유전자 덕분인지 독서나 영화취향은 잘 맞아서 선택에 갈등이 없어 좋다. ^^ 


알라딘 서재인들에게도 자녀교육에 좋은 본보기를 발견하지만
곰배령에서도 감동받은 교육법이 있어 옮겨 본다. 

"너, 엄마 노릇 제대로 하고 있어?"
스스로 질문하면서...
저자처럼
스스로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줄만한 사례가 있었는지 더듬어 본다. 

 

세 아이 중 신체 발육이 다른 아이 둘에 비해 늦은 아이가 있었다. 함께 태어난 아이들이니 자라나는 것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던 나는 발육이 늦은 아이를 보며 무척 조바심을 내곤 했다. 곧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을 놓고 귀가 얇은 나느 급한 마음에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내게 주로 들볶이던 한 아이가 말해주었다.

"엄마,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내 몸이 내 맘대로 되지가 않아."
'아차,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싶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함께 태어난 세 아이는 성격도 식성도 취향도 제 각각 달랐다. 나래는 혼자서 조곤조곤 놀기를 좋아했으며 고기 음식을 좋아했다. 다래는 노상 책을 끼고 다녔고 된장찌개를 좋아했다. 도희는 동물이나 곤충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생선과 과일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세 아이와 함께 살다 보니 서로 다는 세 사람임을 내가 잠시 잊고 있었다. 엎거나 기거나 앉거나 서거나 걷거나, 빠르게 느껴지는 아이가 있으니 늦다고 느껴지는 아이도 있는 거였다. 조급한 내 마음을 재빨리 무장해제했다.  

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용변을 지렸다는 소식이 오면 신속히 달려가 조용히 해결했다. 아이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나는 약간 호들갑을 떨며 망을 보았다. 내가 옷가지를 처리하는 동안은 아이가 조용히 망을 보았다. 무사히 일을 처리하고 우리는 "썽공이야!"를 속삭이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니와 나는 한동안 2인 1조의 첩보원으로 살았다. 용변을 천천히 가리는 아이도 이 세상에는 있고 그 아이 중에 한 명의 엄마가 나일 수도 있는 일이다.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는 거다. 아이 대신 용변을 보아줄수는 없지만, 아이가 신호를 보내면 그 곁을 지켜줄 수는 있었다. 함께 있음으로 나는 아이에게도 내게도 외로움이나 수치심, 혹은 죄책감이 깃들 기회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73~74쪽)

나와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는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과연 그런 순간이 있기나 했던 걸까...... 삼남매한테 물어봐야 겠다.

배추 하나 별똥 하나, 배추 둘 별똥 둘, 배추 셋 별똥 셋...... 보지 않아도 어디선가 별들은 떨어져 내리고 있을 터였다. 별들을 생각하며 배추를 절이니 지루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었다. 졸립지도 않았고 힘들다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았다. 배추를 모두 절이고 나니 새벽 세 시가 넘었다. 

마늘과 생강 다지기를 잠시 접고 나래, 다래, 도희를 깨웠다. 김장을 한다고 해도 별똥별은 보러 갈 셈이었다.
"별 보러 가자."
아이들이 부스스 일어나 옷을 입고 담요를 챙겼다. 다리 앞 가로등 불빛이 환해 별똥이 잘 안 보일지 몰라 이이들은 태우고 조침령에 올랐다. 조침령까지 가는 동안 마을 집들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터널이 생기고 나서 다니지 않던 조침령 비포장도로를 조심스레 올랐다. 길은 군데군데 움푹 파여있고 꼭대기에는 눈도 남아 있었다. 그리고 무척 깜깜하고 추웠다. 우리는 차에 들락날락하며 몸을 녹이고 밤하늘을 응시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별빛은 유난히 반짝거렸다. 별이 하나 떨어질 때마다 우리는 소원을 하나씩 말했다. 

"내 키는 일 미터 팔십까지 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엄마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백 살까지 살 겁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무척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나래, 다래, 도희는 건강하고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기말고사에서 나는 모든 과묵에 구십 점 이상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엄마는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무척 건강하고 행복한 부자입니다. 감사합니다."
.  

"우리 나래, 다래, 도희가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룹니다. 감사합니다."
"나도 내게 꼭 어울리는 동반자를 만나 따뜻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지속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천십오년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나래의 책카페에서 포도주를 마시며 멋진 크리스마스를 지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천십오년 크리스마스에 다래의 아름다운 모텔에서 푹 자고 일어나 하얀 눈 세상을 만납니다. 감사합니다." 

뭐든지 마음껏 개의치 않고, 이미 이루어졌다 생각하고 소원을 말하고 나니 아이들에게도 내게도 생기가 넘쳤다.
"우리는 지금 무척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로 마무리를 짓고 우리는 5시 30분에 집으로 돌아왔다. 산더미 같은 일거리에도 불구하고 신새벽, 아이들과 별똥별을 보러 간 내가 마음에 쏙 들었다. 해야만 하는 일도 하고 살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사는 내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랬다. 하늘에서 뚝 떨어져내리는 건 별똥별이고, 유연함과 여유는 내가 만들어 쓰는 나만의 보물이었다.(143~145쪽)

 

하하가 중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일이다. 무슨 일인가 하하에게 화난 일이 있어서 손을 올렸는데, 내 손을 하하가 잡은 것이다. 화가 나서 다른 손을 들었더니, 그 손도 잡아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러더니 아들은
"어머니, 말씀으로 하세요. 다 알아들어요."
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이전까지 그런 일이 없었던 아들이 처음오 내 양손을 막으면서 엄마에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나는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우리 아들이 이제 다 컷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후 나는 매를 든 일이 없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매를 든 일이 되었고, 아들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21쪽)  

 

그 시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아이들이 잘못했다는 걸 알게 하면서도, 위축되지 않게 하는 방법' 이었다. 다시 안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혼나는 것만 기억하면 아이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파티를 열어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잘못한 일에 대해 '다시 그러지 말자!'라는 다짐을 받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들을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게 한 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마음을 열고 자신이 고쳐야 할 점과 깨달은 점에 대해 나누도록 도왔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 공감하게 되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 어느새 그 모임은 하나가 되었다. 장기 자랑도 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전하기도 하며, 장래 희망을 자연스레 이야기하는 건강항 모임이 되었던 것이다. 나도 아이들의 새악가을 긍적으로 공감해 주며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것이 '다시 안그러기 파티'라는 이름이 붙게 된 계기였다. 초등학교 이후로도 이 파티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2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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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8-13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많은걸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는 페이퍼에요 .....

순오기 2010-08-13 20:21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반성하며 커가는 엄마들이죠.^^

머큐리 2010-08-13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은 많은데 생활에서는 그게 영 실현이 되지 않는 고질병에 시달리고 있어요...^^;
누님 아빠에게 도움되는 책도 쫌...ㅎㅎ

순오기 2010-08-13 20:22   좋아요 0 | URL
이론과 실천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지요.ㅜㅜ
그래도 이렇게 책에서 자극을 받으면 약발이 사흘은 간다니까요.ㅋㅋ
아빠에게 도움되는 책도~ 좀 있지요. 뒤적뒤적~~~ 쪼매 기다리셔요.^^

hnine 2010-08-1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는 배울 것이 있는 것 같지요.
엄마 역할 제대로 해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탑을 쌓고 허물어지고, 다시 쌓고, 또 허물어질 것 알면서 다시 쌓고...
이러면서 크는 것은 어쩌면 자식보다 엄마 자신일지도 모르겠어요.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은 바로 오늘, 지금이 될수도 있는건데...
좋은 글로 다시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0-08-13 20:2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세상 엄마들에겐 다 배울게 있지요.
엄마도 아이와 같이 크는 거죠, 엄마가 된 나이도 같으니까요.^^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은 바로 지금!
잊지 않을게요~~~~ 저를 위한 글이기도 해요.^^

세실 2010-08-13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 사춘기를 겪으면서 조심해야지 하지만 욱하는 마음은 어느새 모진 소리를 하게 되지요. 마음 다스리기를 해야 할듯.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0-08-13 20:24   좋아요 0 | URL
사춘기 아들 딸과는 좀 거리두기가 필요할 듯해요.
잔소리보다는 관찰자로의 전환도 필요하고...

비로그인 2010-08-1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더미 같은 일거리에도 불구하고 신새벽, 아이들과 별똥별을 보러 간 내가 마음에 쏙 들었다. 해야만 하는 일도 하고 살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사는 내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런 그녀가 나도 맘에 쏙 드는군요.
지금 내 머리를 번개처럼 강렬하게 스치는 게 있었어요.
오기님~~고마워 잉~~~~

순오기 2010-08-13 20:24   좋아요 0 | URL
이런 엄마 너무 멋지죠, 그래서 이 책을 사야겠다 결정했어요.ㅋㅋ
번개처럼 스치는 게 뭐였을까요~~~~~^^

같은하늘 2010-08-1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욱~~하는 성격은 어찌할꼬...ㅜㅜ
하하엄마는 전에 TV에 나오신걸 봤는데 참으로 멋진 분이시더라구요.^^

순오기 2010-08-13 20:25   좋아요 0 | URL
욱~ 하는 성질 없는 엄마가 어디 있겠어요. 그저 수도하는 거죠~~ ㅡㅡ

울보 2010-08-1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많이 욱하는데 책상에 앉으면,
저도 반성을 아주 많이 한답니다,,,,,

순오기 2010-08-13 20:25   좋아요 0 | URL
욱하고~ 반성하고~ 날마다 반복이죠.ㅋㅋ

마노아 2010-08-1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좋은데 첫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마음에 울려요. 엄마가, 부모가 된다는 건 정말 놀랍고 위대한일 같아요. 상상만으로는 짐작하기 힘든 경지에 있어요.

순오기 2010-08-13 22:1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말?
아이들과 지내는 이야기가 여럿 나오는데 다 맘에 들었어요.
아이들고 반듯하게 잘 자랐고요...홀로 키워도 문제 없어요.^^

희망찬샘 2010-08-14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노릇은 정말 힘들어요. 남들은 다 잘하고 있는데 저만 못 하는 것처럼. 제일 주눅 드는 것이 엄마 노릇이에요.

순오기 2010-08-15 01:45   좋아요 0 | URL
엄마노릇 제대로 못해서 힘들고 주눅들때마다, 남들도 다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프레이야 2010-08-1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번씩 생각해보게 하는 페이퍼에요.
아이들 어릴 적 정말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들이 많았었는데 말에요.
지금은 제마음부터 조급한 것 같아요. 반성해요.ㅠ
하하엄마, 보니까 제 남동생과 친정아버지 생각이 나네요.
딱 저 상황이었거든요. 어느 날 제가 옆에서 목격한 거죠.
그 이후 아버진 커버린 아들에게 손을 안 대시더군요.
어릴 적 많이 맞고 자랐거든요. 유독 아들에게 그러셔서 맏누나인 제가 보기에도
안쓰러웠던 기억이 나요.

순오기 2010-08-15 01:47   좋아요 0 | URL
저도 아들녀석 등짝을 후려쳤더니 손을 잡더군요.ㅜㅜ
사실 말로 해도 되는데, 자기 감정 때문에 폭력을 쓰게 되는 거니까.
아버지께서 아들이라 엄하게 하셨나봐요.

라로 2010-08-1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찜하고 자주 읽어볼래요,,,,

순오기 2010-08-15 01:48   좋아요 0 | URL
자주 읽어도 괜찮을 듯.^^
 
휴가 계획 - 도움주세요.

이번 주말에 영월쪽으로 휴가를 가신다며 청령포도 거론하셨기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이 책을 7월에 읽었는데,
꿈섬님께 읽어주려고 오늘 다시 빌려왔어요.^^
물론 검색하면 자세한 내용이 나오겠지만... 


 

단종의 통곡을 지켜 본 천연기념물(제349호) 청령포 관음송

 

<영월 청령포 관음송> -박상진 글-

제천과 영월을 잇는 4차선 국도를 달리다 서영월로터리를 빠져 나오면 금방 청령포다. 남한강의 상류인 서강이 자라목마냥 물 돌림을 하는 곳이다. 강에 인접해 약간의 평지가 있고 뒤편은 가파른 절벽이다. 배를 타지 않으면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곳.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유배지다. 1457년 6월 28일 임금 자리에서 쫒겨난지 2년 4개월여 만에 어린 단종은 군사 십여 명과 시녀 몇 명에 둘러싸인 채 이곳으로 귀양을 온다.  

청령포 솔숲이 서편 가장자리 쪽으로 조금 비켜서서 관음송이란 소나무 한 그루가 주위의 다른 소나무를 압도하면서 우람하게 자라고 있다. 단종은 이곳에 귀양와 있던 동안 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서울을 바라보면서 통곡했다고 한다. 관음송(觀音松)은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해서 볼 관(觀)자를, 단종의 슬픈 말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소리 음(音)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이곳에 들어 올 때 단종의 나이는 겨우 17살, 지금 아이들의 나이로 치면 고등학교 1~2학년이다. 사춘기의 단종에게도 남달리 금슬 좋은 왕비가 있었다. 재위 2년째인 1454년 1월, 14살의 소년 단종은 한 살 연상의 정순왕후를 맞아 혼례를 치뤘다. 그리고 어린 부부의 애틋한 사랑으로 어려운 처지를 버티어 오다 갑자기 청령포로 쫒겨오고 만다. 이렇게 헤어진 왕비는 평민으로 강등돼 원치 않는 삶이었지만 여든두 해를 더 살았다. 그러나 죽어서도 만나지 못하고,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면에 사릉(思陵)이란 무덤에 묻히는 것으로 한 많은 일생을 마감했다. 

단종이 관음송 굵은 줄기에 기대어 왕비를 그리워하는 시간도 그렇게 길지 못했다. 그해 여름 물난리를 만나 청령포가 휩쓸리자 2개월 남짓한 '육지속의 외로운 섬' 생활마저 마감하고, 영월 현청이 있던 관풍헌(觀風軒)으로 옮겨가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그는 예견이라도 한 듯, 가까이 있는 자규루라는 누각에 올라 지은 시 한 수가 너무 애절하다. 

원통한 새 한마리가 궁궐을 나온 후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와도 한(恨)은 끝이 없어라
두견새 울음도 그치고 조각달은 밝은데
피눈물 흘러서 지는 꽃은 불게 물들었구나
하늘마저도 애절한 저 하소연 듣지 못하는데
어찌하여 시름 젖은 내 귀에만 들리는가
 

귀양온지 4개월 남짓, 그해 9월에 일어난 산 넘어 경상도 순흥부의 금성대군 역모사건을 핑계로 세조는 어린 조카를 아예 없애버리기로 결심한다. 이에 단종은 청령포 관음송 나뭇가지 너머로 애태워 그리던 왕비는 영영 만나지 못한 채 영겁의 세계로 떠나야만 했다. 10월 24일, 관풍헌 어디에선가 살해당하는 것으로 그의 짧은 생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관음송은 키가 자그마치 30m로서 웬만한 고층아파트에 버금간다. 또 가슴높이 둘레 역시 5.2m로서 세 아름이 넘는다. 땅위 1.5m 높이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하나는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갈라진 줄기 둘 다 가지를 별로 매달지 않고 거침없이 더 높은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았다. 미끈하고 늘씬해 흡사 군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잘 생긴 수영선수의 몸매같다. 

소나무 특유의 붉은 껍질과 함께 펼쳐진 나무의 웅장함은, 채 펴보지도 못하고 비명에 가버린 단종의 혼이 담겨있는 듯도 하다. 그래서 이곳은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와도 떠들썩한 웃음소리는 나지 않는다. 모두들 숙연해진다. 먼 허공에 눈길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긴 탄식을 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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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8-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제가 같이 감동 먹고 갑니다~^^

순오기 2010-08-13 20:26   좋아요 0 | URL
저도 여기 갈 기회 있으면 관음송 꼭 만나볼래요.

마녀고양이 2010-08-12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오기 언니시네요..
그런데 단종의 시가 너무 애절합니다. 아공.

순오기 2010-08-13 20:26   좋아요 0 | URL
단종의 삶은 우리 모두를 애절하게 하지요.ㅜㅜ

페크pek0501 2010-08-12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이곳 방문자의 수 154명, 순오기님의 인기는 여전하네요.
모르시겠지만 저도 팬으로서 자주 들리곤 한답니다.
읽을거리가 풍성해서 좋아요.

저도 오늘 글 편을 제 블로그에 올렸어요. 쓰려고 의도했던 게 아니라 누구의 댓글에
답글을 쓰다가 그냥 한 편의 글처럼 길어져서 페어퍼에 올린 것입니다. ㅋ

순오기 2010-08-13 20:27   좋아요 0 | URL
예~ 고맙습니다.
저도 님 페이퍼 보러 갈게요.^^

2010-08-12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8-13 20:27   좋아요 0 | URL
와아~ 100권을 사서 뿌렸다는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일까요?
궁금....

전호인 2010-08-1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 꾸욱 입니다.
참 괜찮은 곳이지요
처가집을 다닐 때 그곳의 국도를 따라 멋진 경관을 가슴에 담은 적이 있습니다. ^^

순오기 2010-08-13 20:28   좋아요 0 | URL
처가가 그쪽이군요~~ 저도 가보고 싶어요.

pjy 2010-08-12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짚어주시니 기억이 새록새록납니다~~
청령포 갔을때 구구절절 해설사님이 아주 설명을 잘 해주셨었거든요~
이를테면 그당시엔 인사를 정면으로 하지않고 곡배로 했었다든가~ 금표비는 그당시 출입금지가 아니라 아주 나중에 영조께서 임금이 있었던 곳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비석이라든가~하는거요^^

순오기 2010-08-13 20:28   좋아요 0 | URL
님은 청령포 가보셨군요. 게다가 해설까지 들었고요~ ^^

울보 2010-08-13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다녀왔는데 저곳,,

순오기 2010-08-13 20:29   좋아요 0 | URL
아~ 작년에 가셨다면 후기 페이퍼가 있을까요?

희망찬샘 2010-08-14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로 친절하신 순오기님~ 들리기만 하면 몇 번씩 감탄하고 간다니까요. 꿈섬님은 행복하시겠어요. 이렇게 마음으로 챙겨 주심에 감동 받으실 듯~ ^^

순오기 2010-08-15 17:29   좋아요 0 | URL
정작 꿈섬님은 못 보신 거 같아요.ㅜㅜ
읽은 책을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략 어디에 어떤 내용이 있었지 싶으면 이런 기회에 좀 더 확실히 하고 넘어가니까 저를 위해서도 좋지요.^^

꿈꾸는섬 2010-08-1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저 이 페이퍼 보았었는데 아이들이랑 복작복작 바빠서 댓글을 못 남겼었어요. 덕분에 청령포에서 관음송보고 많은 생각을 했더랬죠. 순오기님 감사드려요.
정말 애달프더라구요.

순오기 2010-08-15 17:29   좋아요 0 | URL
아~ 보셨다면 다행이에요.
그럼 관음송 사진도 찍어오셨나요? 기대하는데... ^^

꿈꾸는섬 2010-08-15 23:04   좋아요 0 | URL
찍긴 했는데 워낙 솜씨가 없어서 어쩔까 모르겠어요.
날도 너무 흐렸고 솜씨도 없어 사진이 영 알아보기 힘들게 나왔더라구요.
 

 

너무나 솔직한 내 애인~ 못 말려!ㅋㅋㅋ 

http://blog.aladin.co.kr/783768195/3984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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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8-03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솔직한 리뷰에요. ^^

순오기 2010-08-04 00:41   좋아요 0 | URL
^^

마노아 2010-08-0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5천원에 이만큼 만족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막 부러웠어요.^^ㅎㅎㅎ

순오기 2010-08-04 00:41   좋아요 0 | URL
5천원의 행복이죠.ㅋㅋ

세실 2010-08-04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한편에 5천원이나 준다고요? 확실하십니다.
내용은 우울하지만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되었어요.
국립대를 간다면 이 책 덕분?

순오기 2010-08-06 18:54   좋아요 0 | URL
5천원의 위력이~ ㅋㅋ

pjy 2010-08-0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많이 착한 애인님이네요~ 당근이 유혹해도 성에 안차면 택도없는 청개구리로 안!착한 딸가진 우리 엄마가 급 안쓰러워지는데요ㅋ

순오기 2010-08-06 18:55   좋아요 0 | URL
당근이 먹히는 건 착하기 때문인가요?ㅋㅋ
방금 비가 와서 우산들고 마중갔는데, 친구들한테 우산 주고 모자가 같이 썼더니 완전 데이트 기분났어요.ㅋㅋ

stella.K 2010-08-0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리뷰 보니까 급땡김입니다.ㅋㅋ
부러워요. 애인도 있으시고. 난 언제나 만들어 보나...ㅜㅜ

순오기 2010-08-06 18:56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지역도서관에 도서신청하세요.ㅋㅋ
남편도 있고 애인도 있고~ 조오치요!ㅋㅋ

무스탕 2010-08-0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얼마나 솔직하고 얼마나 확실한지! ^^

순오기 2010-08-06 18:57   좋아요 0 | URL
하하하~ 우린 혈통적으로 거짓말을 잘 못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