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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싸이드 학교가 무너지고 있어 창비아동문고 245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김중석 그림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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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로 만난 ’루이스 새커’는 내가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치는 ’로알드 달’과 쌍벽을 이룰만한 작가다.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루이스 새커. 기상천외한 이야기 30장으로 구성된 웨이 싸이드 학교, 19장이 세번 나오고 세 명의 에릭 이야기는 20,21,22장으로 처리된다. 웨이 싸이드 학교는 30층 건물이지만 19층이 없다. 게다가 화장실은 1층에 있고 쉬는 시간이면 운동장에서 뛰어 놀려고, 30층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아이들, 절대 다리 아프거나 나가기 싫다고 쉬는 시간에 교실에 남지 않는다.

30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앞에서 나온 녀석이 뒷 이야기와 연결되기 때문에 자체로도 즐겁다. 엉뚱하고 황당함은 아이들이나 주얼스 선생님이나 막상막하다. 우리의 경험세계나 상상을 초월한 반전이 놀랍다.

전학 온 날 본명을 말할 기회를 놓쳐버린 마크 밀러는 임시교사가 온 날, 벤저민 너슈머트'라고 이름을 말했지만 녀석들이 모두 따라 하는 바람에 전체가 벤저민이 된다. 수업을 마치고 나가는 프랭클린 선생님조차도 자기 이름이 벤저민이라고 답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왜 양말을 안 신었는지 모르는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양말을 신으면 멍청해진다고 맞춤법 시험에 모두 양말을 벗어 버린 아이들, 아인슈타인이 양말을 안 신었다는 이유만으로 동질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걸 아이들이 알까봐 죽은 쥐를 선생님 책상 속에 넣었던 데미언, 선생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선생님도 데미언을 사랑한다고 말하자 선생님 남편이 걱정스러운 데미언.^^ 선생님은 멋진 대답으로 데이언의 걱정을 날려버린다.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면 내 마음속에는 그 전보다 더 많은 사랑이 남지. 사랑은 주면 줄수록 더 많이 생기는 법이거든."

'찰리 이발소 에릭, 화요일 12:15. 키즈워터 교장선생님은 잔벌레 멍숭퉁이다' 이런 메모를 남긴 범인을 찾아내려고 세 명의 에릭을 차례로 불러들이는 교장선생님, 하지만 결코 누구지 알아내지 못한다. 그냥 까르르 웃어버릴 많은 사건들이 우리 교육현실을 생각하면 시사하는 바다 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용가 왈루시 선생님께 배우는 탱고는, 절대 춤추지 않겠다는 악동들을 탱고의 세계로 끌어 들인다. 너무나 환상적위여서(^^) 다음 시간까지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 걱정이다. 교사들의 교수학습법에 대해 생각케 된다.
똥꼬에서 거미줄이 나오듯 쉼없이 줄줄 이어지는 사건의 연속, 기상천외한 발상과 놀라운 반전들. 최고의 압권은 웨이싸이드 학교가 왜, 무엇 때문에 무너질 위험에 처하는지 알면 정말 쓰러진다 쓰러져. 하지만 이건 비밀이다~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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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 창비아동문고 223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김중석 그림 / 창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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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에 빛나는 '구덩이'의 작가 루이스 쌔커의 동화다. 1.2편이 있는데 나는 2편인 '웨이싸이드 학교가 무너지고 있어'부터 읽고 나서 1편인 '별난 아이들'을 읽었더니, 다시 2편을 봐야겠다. 너무 재밌고 기막힌 상상과 반전에 혀를 내둘렀는데 1편을 안 읽고 2편을 봐서 그 맛을 제대로 못 본것 같아서.

기상천외한 웨이싸이드 학교, 일층 건물에 교실 서른 개를 나란히 지어야 하는데, 그만 실수로 한층에 교실 하나씩 삼십 층짜리 학교가 되었다. 이럴수가~ 우리처럼 건축자재를 빼먹는 일은 없나 보다.
삼십 층 반 별난 아이들과 선생님의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햐~ 이게 바로 창의력과 상상력의 귀재인 루이스 쌔커의 마력이다. 암기 위주의 한줄 세우기 우리 교육을 다시 생각케 하는 책이다.

삼십 층 담임이자 웨이싸이드 학교의 가장 못된 고프선생님, 말썽피우거나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귀를 씰룩씰룩 움직이고 혀를 쭉 내밀어 사과로 만들어 버린다. 헉~~ 하지만 반전은 이제부터! 스물 일곱 명 모두를 사과로 만들어 버린 고프선생님은 가르칠 아이도 없고 삼십 층 계단을 올라올 일도 없다고 좋아했지만... 거울 마법으로 되레 사과가 되어버린 고프선생님. 누군가 그 사과를 꿀꺽 먹어버린 선생님이 있었으니, 아이들을 괴롭히는 고프선생님은 영원히 사라졌다. 하지만 2편에서 유령으로 등장한다.ㅋㅋ

사라진 고프선생님 대신 새담임이 된 주얼스 선생님도 만만찮다. 경고를 세번 받으면 12시에 유치원 버스를 타고 집에 가야 한다. 단골은 토드~ㅋㅋㅋ 공부시간에 잠만 자는 셰리를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라고 추켜세운다. 잠결에 창문으로 굴러 30층 아래로 떨어지는 셰리~ 십층쯤 떨어질 때 살짝 눈을 떠보곤 다시 잠을 청한다. 운동장에 있던 루이스선생님이 얼른 받았는데, 재미난 꿈을 꾸고 있는데 잠을 깨웠다며 '미안하면 다냐고요?' 난리를 쳐서 루이스선생님은 다시 셰리를 안고 삼십 층까지 데려다 준다.ㅋㅋ

항상 기분이 좋아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고 있는 디제이, 무엇이 그리 좋으냐고 물어도 대답은 하나~ "슬퍼하는데는 이유가 있어야 해요. 하지만 기분이 좋은 데는 이유가 필요 없지요." 옳은 말이다. 사랑스런 녀석~ ^^

정말 온갖 별난 녀석들이 다 등장한다. 수를 셀 줄 모르지만 수를 알아 맞히는 조, 레슬리의 땋은 머리만 보면 잡아당기는 폴, 가장 똑똑한 아이지만 거꾸로 된 글자만 읽을 수 있는 존, 발가락은 쓸모가 없으니 하나에 천원씩 만원에 팔아버리겠다는 레슬리, 이름이 같은 세 명의 에릭, 지각했다고 아빠 오토바이를 타고 온 제니, 공만 보면 발로 뻥 차버리는 테렌스~ 스물일곱 명의 아이들 하나 하나 캐릭터가 살아 있어 폭소를 자아내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뒤통수를 친다.ㅋㅋㅋ

마지막에 등장하는 운동장 선생님인 루이스 선생님, 아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눈보라가 치는 날 교실에 꼼짝 못하고 갇힌 아이들을 위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교실이 모두 일층에 있는 아이들 이야기라고 했더니 뭐 그런 학교가 있냐고 놀라는 아이들~ㅎㅎㅎ
재치와 풍자, 교훈과 비판이 있지만 신나고 즐겁게 읽힌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동화작가인 루이스 쌔커가 대학시절 운동장 선생님으로 아르바이트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할 책으로 3학년 이상이면 읽을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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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5-1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핫, 엄청 요란하고 신나고 재밌네요. 그림도 딱 그 분위기로 그려냈어요. 사랑받는 작가들은 이유가 있다니까요.^^

순오기 2009-05-18 21:25   좋아요 0 | URL
정말 정말 신나고 재미있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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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의 왕따 일기 파랑새 사과문고 30
문선이 지음, 박철민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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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의 왕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동화다. 2001년 4월 1판 1쇄가 나왔는데 이번에 구입한 책은 1판 48쇄로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증명한다. 고학년과 독서논술 도서로 선택하고 다시 읽었는데 초등생들도 공감하는 잘 쓴 동화로 3학년 이상 읽기에 무리없을 책이다. 책 속 주인공은 4학년으로 왕따, 무엇이 문제인지 충분한 토론거리를 제공한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임정화, 자신을 표현함에도 소극적이고 잘못을 알면서도 용기가 없어 미적거리는 보통의 아이들을 대표한다. 반면 양미희는 무엇이나 잘하는 재주꾼으로 친구들의 부러움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정화는 그런 미희와 친구가 되고 싶지만, 미희는 정화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병원에서 이발사로 일하는 아빠를 만나러 갔던 정화는 우연히 미희를 만난다. 미희는 병원에서 만난 정화 아빠가 하얀 가운을 입고 있으니 의사인 줄 안다. 의사냐고 묻는 미희의 말에 정화는 당당히 이발사라고 말하지 못하고 넘어간다. 그 때문인지 미희는 정화를 양파에 끼워준다. '양파'란 양미희를 추종하는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정화는 양파의 일원으로 양파 껍질을 벗기듯 미희의 실체를 하나씩 알아간다.

누가 자신보다 잘하거나 인기가 있는 걸 못 견디는 미희는, 남학생들의 인기투표에서 1등 한 정선이를 양파에서 빼고 왕따시킨다. 아무 잘못도 없는 정선이를 편들지 못한 정화는 마음이 괴롭다. 하지만 미희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따지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왕따에 동참한다.

양파에게 왕따를 당하자 반 아이들도 정선이를 다르게 대접한다. 그래도 정선이는 미희 앞에선 절대 울지 않고 당당하게 지낸다. 미희는 그런 정선이가 못마땅해 더 골려줄 생각을 하고...부모님이 외국에 나가 있어 할머니와 사는 미희는 효도쿠폰을 써먹을 수가 없어 찢어버린다. 부모의 사랑이 그리운 미희가 친구들 위에 군림하고 왕따시키는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표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책의 주제라 할 수 있는 장면이다. 별로 드러나지 않던 선생님이 표면으로 떠올라 '풀뿌리 우정'을 말씀하신다. 현장학습 길에 만난 시멘트 틈새에서 자란 풀을 보고,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 내리고 자랄 수 있게 된 모래알, 흙 알갱이, 바람, 공기, 비나 해처럼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되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풀 스스로가 뿌리 내리고 살려는 몸짓이라며, 아무리 힘든 일도 포기하지 말고 꿋꿋이 이겨내라고 말씀하신다. 왕따당하는 정선이를 염두에 둔 듯, 모처럼 선생님의 긍정적인 역할이어서 마음에 쏙 든 대목이다.^^

왕따로 웃음을 잃어버린 정선이는 끝내 전학을 가면서도 정화의 눈길을 외면한다. 정선이한테 미안한 죄책감으로 가슴을 찌르는 통증을 느낀 정화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는다. 아빠를 이발사라고 하지 못한 것과 미희가 하라는 대로 따랐던 부끄러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용기를 낸다. 정화는 글쓰기 대회에서 '친구'라는 주제로 자신이 경험한 왕따 얘기를 쓴다. 왕따를 시킨 자신이 왕따를 당할수도 있으니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허수아비나 꼭두각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초등생 눈높이에서 왕따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보통 아이들은 자신도 따돌림 당할까봐 본의 아니게 모른척하거나 소극적인 왕따에 동참하게 된다. 왕따 당하는 아이도 왜 그러냐고 따지지 못하고 당하고 만다. 이때 자신감과 용기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 허수아비나 꼭두각시가 되어 시키는대로 하면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은 정화는, 전학 온 친구가 왕따 당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자신이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아이들 스스로도 자존감을 갖는게 중요하다. 선생님의 역할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말씀으로 깨닫게 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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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 - 방정환의 탐정소설 사계절 아동문고 34
방정환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199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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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1899-1931)선생님은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고, 1922년 '천도교소년회' 창립 1주년 기념으로 '어린이날'을 제정. 선포해서 지금의 어린이날을 있게 했다. 아동문학잡지 '어린이'를 발간하고 아동문화단체인 '색동회'를 조직해서 아동문학가를 키우며 본인도 동화를 많이 썼다. 어린이 문화운동가.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사상가이기도 하다. 19세에 손병희 선생의 따님과 결혼했으며,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독립선언문을 배포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을 받고 1주일만에 석방된 적이 있다. 33세에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 

37~8년 전에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손에 땀을 쥐었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나의 초등시절 최고의 작품이라고 기억된다. 4~5년 전이던가 막내가 초등학교도서실에서 빌려왔기에 다시 읽었고, 이번엔 어머니독서회 5월 토론도서라 또 읽었다. 거의 40년 세월을 뛰어 넘어 내 아이들과 같은 책으로 통하는 짜릿함도 좋았다.   

물론 옛날처럼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은 없지만, 1920년 일제 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어린이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고, 도전 정신과 희망을 주는 우리 아동문학사에 소중한 작품이다. 당시 어린이를 위한 변변한 작품이 없었을 때, 이런 작품을 발표했으니 굉장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리라 짐작해본다. 어린이를 위해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어린이날'까지 만드신 소파 방정환 선생을 기리며 꼭 읽어보면 좋겠다. 

중편 '동생을 찾으러'와 장편 '칠칠단의 비밀'이 같이 수록됐는데, 둘 다 중국인에게 잡혀간 동생을 찾아내는 오빠의 활약상을 그렸다. 지금 읽으니 우연이 겹치고 어려움을 척척 해결해내는 상황이 객관적으로 공감을 얻기는 어렵지만 불의와 맞서 싸우는 그 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나라를 빼앗긴 것을 동생을 빼앗긴 것에 비유해, 되찾기 위해선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한다는 것을 어린이에게 심어 독립의지를 도모하기 위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단순한 탐정추리소설이 아니라 민족혼을 일깨우기 위한 선생의 치밀한 작전이 빚어낸 명작으로 대대손손 읽어야 할 작품이다.  

초등 3~4학년 정도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빌려간 6학년 아영이는 재밌어서 두번이나 읽었다고 하니, 초등생들의 눈높이에선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가 보다. 유년기의 추억을 되살리며 어른들이 다시 읽어도 좋겠고, 자녀들과 같이 흥미진진한 탐정소설을 읽으며 방정환 선생을 추억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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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9-05-07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어린시절 영웅 솥뚜껑을 기억나게 하는군요. ^^V

순오기 2009-05-07 11:27   좋아요 0 | URL
영웅 솥뚜껑은 누굴까요? 저는 처음 들어요~ 세대차인가, 성의 차인가?^^

소나무집 2009-05-07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딸아이 읽으라고 사 준 지가 1년이 넘었는데 저는 아직도 안 읽고 있어요.

순오기 2009-05-08 11:03   좋아요 0 | URL
따님은 재미있게 읽었나요?
금방 볼 수 있는데도 봐야할 책이 밀리니까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가장 오래된 약속 종교 인류의 작은 역사 2
실비 보시에 글, 다니엘 마야 그림, 장석훈 옮김, 최준식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만 인정하고 타인의 종교는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종교는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산물이기에 타인의 종교도 존종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자신의 종교만 진리라고 주장하기 전에 타인의 종교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이해와 배려를 한다면 종교로 인한 갈등이나 다툼없이 행복의 길을 찾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10년간 사서교사로 일했다는 실비 보시에가 다양한 종교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예비중학생들이 읽으면 중학교에 가서 배우는 세계사에 도움이 될 듯하다. 일반 책보다 판형이 길고 삽화가 있어 지루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잘 넘어간다. 장황한 설명이 아니라 챕터마다 1~2쪽의 설명이라 간결해서 더욱 좋다. 꼭 알아야 할 것들만 콕콕 짚어 놓았고, 특별히 사이사이에 적힌 종교에 관한 명언이 눈에 확 들어오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신에 대한 믿음은 본능이다. 그것은 두 발로 걷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리히텐베르그- 

1장은 종교란 무엇인지 근원을 다루는 <종교의 뿌리>로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기타의 종교와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한다. 유일신을 믿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결국 아브라함이라는 뿌리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아브라함이 신께 바치려던 아들이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에선 사라의 아들인 이삭이라고 믿는데, 이슬람교에서는 하갈이 낳을 이스마엘이라고 한다. 이슬람교의 시아파와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후계자 문제로 갈라졌는데, 시아파큰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를 후계자로,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가족이 아닌 사람 중에서 찾고자 했다는 것이다.

2장은 <종교 의식>에 대해 설명한다. 유대교의 유월절과 속죄일, 그리스도교의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이슬람교의 라마단과 메카 순례, 힌두교의 디왈리와 갠지스강 순례, 불교의 부처님 오신 날 등 신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의식과 기도를 알려 준다.  

3장은 <삶 속의 종교>로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을 수 없는 음식과 의복, 수행방법과 종교인이 되는 의식과, 그들이 믿는 사후 세계에 대해서 알려준다.   

4장은 <종교와 사회>로 종교와 정치의 일치와 분리, 가정생활에 미치는 종교의 영향, 학교에서의 종교 생활, 신을 믿을 자유와 믿지 않을 자유에 대한 생각도 정리했다.  

책 끝에 부록으로 우리나라 종교의 역사로, 우리 조상들이 믿던 자연숭배와 불교, 유교, 기독교의 역사를 간략하게 기술했다.

"세상의 모든 종교는 같은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여러 갈래 길입니다. 목적지가 같다면 다른 길을 간다 해서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간디-

"종교간의 대화 없이 종교간의 평화가 있을 수 없고, 종교간의 평화 없이 세계 평화가 있을 수 없다" -한스 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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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간에 대한 진지한 물음, 그 해답이 여기에~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6-15 05:26 
    푸른숲에서 나온 '인류의 작은 역사 시리즈'인데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막내의 중학교 도서실에서 이 시리즈를 발견하곤 쾌재를 부르며 빌려보는 중이다. 2편 '가장 오래된 역사 종교'에 이어 4편 '보이지 않는 질서 시간'에 대한 책이다. 초등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시간을 생각하면 동터오는 새벽에 홰치던 수탉이 떠오르는 건 우리만의 영역이 아닌가 보다.^^ 시간이 왜 이렇게 더디 가냐고 부모님께 보챘던 유소
  2. 인류 최고의 발명품 문자의 모든 것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7-06 02:17 
    인류의 작은 역사 시리즈 3편 '생각을 담는 그릇 문자'는 다른 책보다 조금 어렵다. 내가 산만한 일처리로 몰입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그래서 대상을 초등 고학년이 아닌 중학생 이상으로 추천한다.   우리가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구분하는 잣대가 바로 기록이 있느냐 없느냐로 나누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는 문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인간이 문자를 만들어 내고, 발전시킨 과정과 다양한 문자를 접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