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만 아름다운 동화집
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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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세책방과 필사쟁이, 전기수가 활동했던 조선 중기 이후를 배경으로 작가 이영서의 상상이 빚어낸 멋진 동화다. 게다가 김동성의 예쁜 그림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영화 천년학에서 보았음직한 정자 풍경은 마음에 오래 담아두고 싶다. 미국살이에 한국 풍경이 그리울 후애님께 꼬옥 안겨주고 싶은 책이다.^^ 



필사쟁이 아버지 덕에 글을 깨친 장이(이름이 '문장'이다)가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며, 천주학 책을 필사했다는 죄를 쓰고 태형으로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세책방의 꿈을 이루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장이 아버지의 침묵으로 살아남은 세책방 최서쾌는 장이를 거두고 홍교리는 장이에게 필사를 맡긴다. 언문 필사는 곧잘 하지만 한문 필사는 아직 멀었다고 깨닫는 장이는 언문보다 한문을 높이 생각한다. 그러나 홍교리는 언문의 우수성과 효용성을 알려준다. 한문으로 된 글을 읽으면 재밌느냐는 장이의 물음에 '나도 어렵고 재미없다, 재미는 없어도 곱씹고 새겨들을 말은 있지' 라고 알려준 홍교리 서재는 서유당(책과 노니는 집)이다. 후반 천주교 박해를 그려가는 장면과 반전은 압권이다. 

 
 
코허리가 죽은 순 토종 얼굴이다.^^ 장이와 낙심이, 두 어린이가 만나는 장면은 내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어쩜 요렇게 예쁜지...  내리 딸만 낳아 넷째로 태어나 '낙심'이라 이름 짓고, 그 다음 태어난 아들의 백일상을 차린다고 돈 몇 푼에 낙심이를 팔아버린 아버지.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지 내 마음이 다 아팠다. 그래도 기생아씨에게 응석도 부리고 사랑을 받으며 자라니 다행이었다. 당차고 야무진 낙심이 덕에 장이가 겪는 어려움도 단번에 해결된다. 장이가 오빠 역에 어울릴 녀석이라면 낙심이는 깜찍하고 사랑스런 캐릭터다.^^ 마지막에 낙심이의 손을 잡고 '책과 노니는 집'이란 현판을 가져 오신 홍교리는 둘의 새로운 인연을 열어가기 바라는 듯...



어린이 시선과 눈높이로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천주교 박해를 깊이 있게 다루진 않지만, 배경 지식을 가진 어른들에겐 충분히 공감될 상활이다. 천주교 박해를 배경으로 하지만,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가치를 새기기엔 부족하지 않다. 홍교리가 비록 낡은 옷을 입을지언정 책을 사들이기에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며 공감할 알라디너가 많을거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홍교리의 이 말씀은 공감의 쓰나미에 쓰러질 사람이 많을 듯.^^

   
  책은 읽는 재미도 좋지만, 모아 두고 아껴 두는 재미도 그만이다. 재미있다. 유익하다 주변에서 권해 주는 책을 한 권, 두 권 사 모아서 서가에 꽂아 놓으면 드나들 때마다 그 책들이 안부라도 건네는 양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지.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설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 책이 궁금해 자꾸 마음이 그리 가는 것도 난 좋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가을부터 준비하듯 나도 책을 차곡차곡 모아 놓으면 당장 다 읽을 수는 없어도 겨울 양식이라도 마련해 놓은 양 뿌듯하고 행복하다.(78쪽)  
   



멋진 도리원에서 전기수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들으러 모인 봄밤의 연회는, 만발한 꽃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낙심이가 무심히 던지는 말 속에 다음에 전개될 상황을 암시하는 복선이 깔려 있다. 순진한 낙심이가 뾰로통한 심사로 뱉는 말을 허투루 흘리지 않으면 긴장감은 배가 된다. 미적아씨방에 이야기를 들으러 온 서대감댁 마님의 정체는 놀랍다. 하늘 아래 낮고 천함이 없이 모두가 귀하다는 천주교의 교리는, 자신의 신분이 원망스럽고 한스러운 사람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기에 좋았을 듯하다. 불쌍하다고 거두어준 허궁제비의 고발로 봄밤의 연회가 천주교들의 집회였음이 드러난다. 서대감댁 마님의 허여멀건 얼굴이 실체를 드러내는 긴박한 상황은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천주교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 홍교리의 위험을 감지한 장이는, 홍교리가 서학 책을 어디에 두었을지 찾아내 불태운다. 장이의 지혜로움은 역시 책읽는 사람이라 다르다는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



아버지에 버금가는 필사쟁이가 되었을 장이가 '책과 노니는 집'이란 현판을 받고 아버지가 꿈꾸던 그 집을 사서 세책방을 열었을 거라 짐작되는 마무리에 즐겁게 책을 덮었다. 멋진 그림과 펼쳐지는 조선의 장이와 낙심이를 만나러 빠져 들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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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10-03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이 이리 매력있는 책이라고 생각안했는데 와우 대단합니다. 정말 사진까지 보니 바로 읽고 싶어져요

순오기 2009-10-04 13:12   좋아요 0 | URL
내용도 좋지만 그림에 넋을 뺏기게 돼요.^^

2009-10-03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10-04 13:12   좋아요 0 | URL
예~ 저도요.^^

후애(厚愛) 2009-10-0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신경을 써 주시는 순오기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순오기 2009-10-04 13:12   좋아요 0 | URL
그림~ 정말 환상적이에요.^^

마노아 2009-10-0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만 보아도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김동성 작가님 그림은 언제 보아도 가슴에 꼭 담겨요.^^

순오기 2009-10-04 13:13   좋아요 0 | URL
김동성 그림은 볼때마다 감탄해요.^^

노이에자이트 2009-10-0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이런 그림 분위기 정말 맘에 들어요.이렇게 그리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순오기 2009-10-15 09:12   좋아요 0 | URL
정말이요~ 그림을 잘 그리면 좋겠어요.^^

같은하늘 2009-10-0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인데요.
순오기님 말씀처럼 후애님께 선물하면 딱 좋겠어요.^^

순오기 2009-10-15 09:12   좋아요 0 | URL
후애님께 안겨 드렸어요.^^

꿈꾸는섬 2009-10-15 0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쁜 책이네요.^^

순오기 2009-10-15 09:13   좋아요 0 | URL
예쁜 책이죠~ 그림도 내용도~~ ^^
 
길벗어린이 독후 감상 그림 공모전 9월 30일까지
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 -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농가월령가 길벗어린이 지식 그림책 1
장진영 그림, 김은하 글, 농업박물관 감수 / 길벗어린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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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란 사람에겐 어렵지 않은 풀꽃이름과 놀이도, 도심에서 자란 아이들에겐 외워야 하는 어려운 공부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사회를 암기과목으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그림책이라고 유아나 저학년만 보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고학년을 위한 책으로 추천한다. 농경사회였던 우리 농촌을 24절기에 맞추어 노래한 정학유의 '농가월령가'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그림책이다. 초등 5학년 1학기 사회책에 '농가월령가'가 나오니까 학습서로도 손색없다. 



음력으로 표기한 월령과 양력으로 나눈 24절기가 언제쯤인지 잘 알려준다. 속지에 그려진 이 표를 보고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보면 좋겠다. 어른들은 대략 알지만 어린이에겐 쉽지 않은 절기니까. 이 책을 읽으면 24절기는 어떤 것이고 무슨 뜻인지, 그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열두 달의 농촌 풍경을 농가월령가를 곁들어 보여주는 그림이 장관이다. 열다섯 살까지 시골에서 자란 내겐 고향이 떠오르는 풍경이다. 일년 동안 농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몸으로 겪었기에 온갖 추억과 맞물려 그려지는 풍경이라 낯설지 않다. 여기 소개되는 일과 놀이를 다 경험했으니 내겐 절대 암기과목이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조차도 사회는 암기과목이었다는 것.ㅜㅜ 



월령에 따른 풍경을 보여주고 다음 쪽에선 만화처럼 재밌는 설명으로 한 번 더 이해시킨다. 흐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재밌어 그림보는 재미도 있다. 장난꾸러기를 찾아내는 것도 즐겁고...^^ 



우리집은 누에를 많이 쳤기에 학교 갔다 오면 뽕밭으로 달려가야 했던 일상이었다. 오디도 따 먹으며 뽕을 따서 짊어지고 오는 것도 싫지 않았고, 꼬물꼬물 징그러운 벌레였던 누에게 우리에겐 꿈을 키워주는 보물 같았다. 하지만 지금 쌀 수매가를 걱정하듯이 누에고치도 등급에 따라 수매가가 달라 시름이 깊었던 아버지의 한숨도 기억된다.

 

등하교길에 만났던 우마차는 오리 십리 길을 걷던 우리에겐 더없는 기쁨이었다. 정미소를 하던 작은집 우마차를 만나면 털석 올라타 집까지 편하게 왔던 기억이 새롭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추억을 되새김하는 것도 즐겁다.



음력 시월령은 양력으로 11월초에서 12월 초라서 겨울준비를 하는 계절이다. 농가월령가를 들어보자. 

시월이면 겨울로 들어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나뭇잎 떨어진 텅 빈 들판에 고니 소리 들러와.
추수까지 마치고 나니 풍요롭고도 한가한데
바쁜 일은 없지만 월동 준비에 힘써야지.
강신날에는 술과 떡으로 풍년을 즐기면서
이런저런 마을 일을 함께 의논하고 결정해.
 



열두 달 이야기가 끝나면 설명보태기로 농가월령가 전문과 농촌 그림에 대한 상세 설명이 덧붙인 훌륭한 학습서라 소장해도 좋을 듯... 그림 속 배치에 따라 번호를 붙여서 친절하게 설명했다. 



도시에서 자란 젊은 부모가 잘 모르는 농촌의 일과 놀이를 보여주는 책이라 같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봐도 좋겠다.^^ 우리 조상님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놀고 먹고 살았는지 아는 것도 우리 역사와 생활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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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9-3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이건 아이들뿐 아니라 저같은 서울촌놈에게도 딱인책인데요.
저도 함께 보면서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순오기 2009-10-01 09:19   좋아요 0 | URL
나도 자료로 하나 구입하려고요.^^

꿈꾸는섬 2009-10-0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책 제가 바라는 책이에요.^^ 갖고 싶어요.

순오기 2009-10-03 17:03   좋아요 0 | URL
히히~ 나도 하나 갖고 있어야겠다 생각했어요.
하여간 지름신을 부르는 핑계도 다양해요.ㅋㅋ

희망찬샘 2009-10-15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은 언제 책 다 읽으시고, 사진 찍으시고, 글 올리시는지... 우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겠어요. 아니, 하루를 무척 밀도있게 쓰시는 거겠지요?

순오기 2009-10-15 22:28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반납일 맞추느라고 열심히 읽고 쓰지만, 내 책은 자꾸 밀리고 있어요.ㅜㅜ
 
록밴드 비틀즈의 작은 이야기 - 부모와 함께 읽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를 위한 예술가 시리즈
민보라 지음, 이정연 그림 / 창조아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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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를 알거나 음악에 관심 있는 어린이라면 좋아할 책이다. 중.고등 우리 아이들은 비틀즈 음악은 Let it be와 Yesterday를 아는 정도지만 이 책을 보고 비틀즈가 딱정벌레에서 나온 말이고 그 멤버들을 알게 돼 좋다고 했다. ^^ 

부모와 함께 읽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를 위한 예술가 시리즈는 '조각가 로댕, 배우 오드리 헵번, 영화인 찰리 채플린'과 이 책의 주인공인 '록밴드 비틀즈'까지 4권이다. 앞으로 더 나올 게 분명한 이 책은, 오직 공부에만 목숨거는 우리 교육환경에 회의를 갖거나, 우리 아이에겍 어떤 재능이 숨어 있을까 찾고 싶은 부모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내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찾고 싶은 아이들 눈높이에도 잘 맞는 책이다. 실제 공부로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우리 교육현실은 사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게 만든다. 



1950년대 말부터 십 년 동안 활발한 활동을 한 록밴드 비틀즈는 음악신동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음악에 관심이나 소질도 없었고,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은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음악계의 신화가 되었고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전설이 되었다.  



이혼한 부모 대신 이모에게 양육된 존 레논은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혼자 하모니카를 배웠고, 고등학생이 되어 엘비스 플레슬리의 팬이 되었다. 존은 어머니에게 낡은 기타를 선물로 받아 혼자 연습하여 친구들을 모아 록그룹 '쿼리맨'을 결성했다. 

 

폴 매카트니는 영리하고 성적도 좋았다. 열네 살에 어머니를 잃고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고 록음악에 흥미를 갖게 됐다. 왼손잡이인 폴은 기타줄을 거꾸로 감아 왼손잡이용으로 바꾸어 연습했다. 조지 해리슨은 평탄한 가정에서 자라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공부에 흥미를 잃고 특이한 옷차림으로 많은 경험을 했다. 링고스타는 이혼한 부모님 대신 가난한 할머니 밑에서 자랐고, 몸이 허약해 병원에서 지내느라 학교에 다닌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밝고 유쾌한 링고는 병원밴드에서 드럼을 쳤고, 새아버지가 드럼을 선물해줘서 정식으로 연주하게 되었다. 



리버풀의 클럽에서 뭉친 이들은 존이 딱정벌레(beetles)의 철자를, 박자를 뜻하는 비트(beat)로 바꾸어 비틀즈(beatles)-리듬을 탄 벌레들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들은 레코드 상점을 운영하던 브라이언을 만나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들이 처음 세상에 내놓은 곡 '사랑해주세요(love me do)'를 비롯한 그들이 내는 음반은 인기 순위에 오르며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케 했다. 비틀즈를 향해 눈물 흘리고 기절하기까지 하는 팬들은 '비틀매니아'로 불렸고,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는 1963년 영국 최고의 작고가, 혹은 베토벤 이후 최고의 작곡가로 평가되기도 했다. 



비틀즈는 음악 뿐 아니라 옷과 머리스타일, 비틀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무엇이든 유행이 되었다. 미국으로 온 그들은 처음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영국밴드가 되었다.  

   
  비틀즈에게는 젊은이들을 흥분시키는 힘이 있다. 그들은 어딘가에 묶이지 않고 내키는 대로 발길질하고 뛰고 두들긴다. 그들에게는 특이한 개성도 돋보인다. 그들은 환상적인 그룹이며 비틀즈라는 그룹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다.  
   

그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흥얼거리다가, 혹은 장난삼아 합주를 하다가 곡을 만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비틀즈의 음악에 다양한 해석과 슈베르트나 베토벤의 음악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들은 찬사엔 관심을 두지 않고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 뿐이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공연을 하던 그들은 지쳐갔고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브라이언을 잃은 후, 멤버를 떠나 각자의 삶을 살아야 했다. 존은 행위예술가인 오노 요코를 만나 새로운 음악을 만들며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 전쟁반대 시위를 하며 평화를 꿈꾸는 노래 Imagine을 만들었지만, 1980년 열성팬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폴은 린다와 결혼해 음악을 계속했고, 조지는 동료가수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콘서트를 열며 활동하다가 2001년 폐암으로 떠났다. 링고스타는 영화에 관심을 가져 출연하거나 영화를 만들었고 영화배우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었다.  

 
 

1963년 첫 음반을 발표한 후 7년 동안 열아홉 장의 음반을 내놓았고, 열네 장의 음반이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체된 후에도 비틀즈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고,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밴드로 신화가 되었다. 그들은 단순한 인기나 명예를 좇지 않고, 음악을 향한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바로 세계를 움직인 힘이었다. 



맨 뒷장에 비틀즈가 남긴 음악 세계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해체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비틀즈가 남긴 음악은 200여곡이 넘는다. 그들의 활동을 초창기(1962~1965), 중반기(1965~1967), 후반기(1967~1970), 비틀즈가 헤어진 후(19760~)-평화를 사랑한 비틀즈를 알려준다. 비틀즈가 남긴 음악과 영상, 사진을 구경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올려 놓았다. hrrp//www.lovebeat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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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9-2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비틀즈 음반이 새로 녹음되어 나오면서 날개돋히게 팔렸다고 하던데...
그런데 이런 그림책도 있군요. 비틀즈 음악이 좋긴 좋지요...^^

순오기 2009-09-29 08:30   좋아요 0 | URL
비틀즈 노래 좋지요~~ ^^
 
양파의 왕따 일기 파랑새 사과문고 30
문선이 지음, 박철민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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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초등생들의 왕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동화다. 2001년 4월 1판 1쇄가 나왔는데 이번에 구입한 책은 1판 48쇄로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음이 증명된다. 고학년과 독서논술 도서로 선택하고 다시 읽었는데 초등생들도 공감하는 잘 쓴 동화로 3학년 이상 읽기에 무리없을 책이다. 책 속 주인공은 4학년으로 왕따, 무엇이 문제인지 충분한 토론거리를 제공한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임정화, 자신을 표현함에도 소극적이고 잘못을 알면서도 용기가 없어 미적거리는 보통의 아이들을 대표한다. 반면 양미희는 무엇이나 잘하는 재주꾼으로 친구들의 부러움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정화는 그런 미희와 친구가 되고 싶지만, 미희는 정화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병원에서 이발사로 일하는 아빠를 만나러 갔던 정화는 우연히 미희를 만난다. 미희는 병원에서 만난 정화 아빠가 하얀 가운을 입고 있으니 의사인 줄 안다. 의사냐고 묻는 미희의 말에 정화는 당당히 이발사라고 말하지 못하고 넘어간다. 그 때문인지 미희는 정화를 양파에 끼워준다. '양파'란 양미희를 추종하는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정화는 양파의 일원으로 양파 껍질을 벗기듯 미희의 실체를 하나씩 알아간다.

 

누가 자신보다 잘하거나 인기가 있는 걸 못 견디는 미희는, 남학생들의 인기투표에서 1등 한 정선이를 양파에서 빼고 왕따시킨다. 아무 잘못도 없는 정선이를 편들지 못한 정화는 마음이 괴롭다. 하지만 미희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따지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왕따에 동참한다.

양파에게 왕따를 당하자 반 아이들도 정선이를 다르게 대접한다. 그래도 정선이는 미희 앞에선 절대 울지 않고 당당하게 지낸다. 미희는 그런 정선이가 못마땅해 더 골려줄 생각을 하고...부모님이 외국에 나가 있어 할머니와 사는 미희는 효도쿠폰을 써먹을 수가 없어 찢어버린다. 부모의 사랑이 그리운 미희가 친구들 위에 군림하고 왕따시키는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표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책의 주제라 할 수 있는 장면이다. 별로 드러나지 않던 선생님이 표면으로 떠올라 '풀뿌리 우정'을 말씀하신다. 현장학습 길에 만난 시멘트 틈새에서 자란 풀을 보고,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 내리고 자랄 수 있게 된 모래알, 흙 알갱이, 바람, 공기, 비나 해처럼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되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풀 스스로가 뿌리 내리고 살려는 몸짓이라며, 아무리 힘든 일도 포기하지 말고 꿋꿋이 이겨내라고 말씀하신다. 왕따당하는 정선이를 염두에 둔 듯, 모처럼 선생님의 긍정적인 역할이어서 마음에 쏙 든 대목이다.^^
 
왕따로 웃음을 잃어버린 정선이는 끝내 전학을 가면서도 정화의 눈길을 외면한다. 정선이한테 미안한 죄책감으로 가슴을 찌르는 통증을 느낀 정화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는다. 아빠를 이발사라고 하지 못한 것과 미희가 하라는 대로 따랐던 부끄러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용기를 낸다. 정화는 글쓰기 대회에서 '친구'라는 주제로 자신이 경험한 왕따 얘기를 쓴다. 왕따를 시킨 자신이 왕따를 당할수도 있으니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허수아비나 꼭두각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초등생 눈높이에서 왕따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보통 아이들은 자신도 따돌림 당할까봐 본의 아니게 모른척하거나 소극적인 왕따에 동참하게 된다. 왕따 당하는 아이도 왜 그러냐고 따지지 못하고 당하고 만다. 이때 자신감과 용기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 허수아비나 꼭두각시가 되어 시키는대로 하면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은 정화는, 전학 온 친구가 왕따 당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자신이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아이들 스스로도 자존감을 갖는게 중요하다. 선생님의 역할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말씀으로 깨닫게 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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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9-1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이지 진지하게 읽고 추천했어요. 이 책을 기억해두어야 겠어요. 왕따는 초등생의 문제만은 아니니까요.

순오기 2009-09-10 10:51   좋아요 0 | URL
왕따는 사회 곳곳에 심지어 가정에서도 행해지는 걸요.ㅜㅜ

마노아 2009-09-1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내용이었군요. 너무 아픈 사회문제예요. 남의 일도 아니구요. 추천추천!!

순오기 2009-09-10 10:52   좋아요 0 | URL
어쩌면 우리 사회는 왕따 천국일지도...ㅜㅜ

같은하늘 2009-09-1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가슴아픈 얘기예요.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니 신경이 쓰여요. ㅜㅜ
일본 얘기이긴 하지만 직장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자살한 경우도 있다하니
무섭다니까요.

순오기 2009-09-11 08:50   좋아요 0 | URL
왕따는 어디서나 행해지는데~ 아마도 정도의 차이로 느끼거나 못느끼거나~

프레이야 2009-09-10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작은딸 3,4학년 때 재미나게 읽던 기억나요.
왕따문제, 어디든 있는데 피해자 가해자 방조자 모두 상처입게 되더군요.
그런데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잘 넘기기도 하구요.
선생님 역할이 중요하더라구요.

순오기 2009-09-11 08:51   좋아요 0 | URL
피해자, 가해자, 방조자~ 모두가 만들어내는 사회문제!
선생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잘 하지 않는 거 같아요.ㅜㅜ
 
길벗어린이 독후 감상 그림 공모전 9월 30일까지
만년샤쓰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3
방정환 지음, 김세현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방정환 선생님의 '칠칠단의 비밀'이 손에 땀을 쥐고 있는 책이라면, '만년샤쓰'는 눈물 글썽이며 읽는 책이다. 방정환 선생님의 '칠칠단의 비밀'과 '만년샤쓰'는 내가 꼽는 명작으로 초등 고학년에 좋을 책이다.

일제강점기의 어려움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단벌 뿐인 제옷을 더 어려운 이웃에게 벗어 준 창남이는 '만년샤쓰'를 입었다며 웃는다. 창남이의 긍정적인 마음이 우리 민족이 살아난 힘이었을까? 오늘의 우리는 가진게 많은데도 베푸는 마음은 왜 더 인색해졌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교실 풍경을 상상이 될려나? 우리때는 석탄난로에 도시락을 올려서 차가운 밥을 데웠고, 종.고등학교는 무조건 시커먼 교복이었는데... 주인공 창남이는 XX고등 보통학교 1헉년이다. 요즘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인가? 성격 좋고 쾌활하지만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 아이다. 책 속엔 일제강점기라고 나오지 않지만 방정환 선생님이 작품을 쓴 시기가 강점기니까 그림을 그린 김세현 선생님은 시대배경을 그림으로 보여 준다.  

 

다 해져서 너덜거리는 신발을 헝겊으로 감싸고 새끼로 감아매 신고 오느라 늦었어도 얼굴은 해맑은 미소가 가득이다. 체육시간 운동장에 나가 웃통을 벗어야 할때 '만년샤쓰'의 비밀이 밝혀진다. 

 

방정환 선생님은 찢어지게 가난한 창남이를 통해 당시에 일본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을까? 엎친데 덥친격으로 마을에 불이 나서 모두 잃었지만, 무엇이든 두 벌이면 나눠주는 미덕을 가진 조선인을 그린 것인가, 아니면 일제의 수탈을 고발하는 것이었을까? 참혹한 상황이지만 꿋꿋하게 버텨가는 창남이를 통해 조선인의 기개를 알리고 싶었을까? 이야기를 읽으며 창남이의 안타까운 상황에 눈물나지만, 당시 시대상을 생각하면 울분까지 느끼게 된다.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씩씩하던 창남이도 눈 먼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끝내 눈물을 떨구었다. 체조선생님이나 창남이를 놀리던 친구들은 모두 고요히 훌쩍훌쩍 우는 소리만 내었을 뿐이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으며 감정이입이 잘 되어 눈물 콧물 흘릴 이야기라,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코맹맹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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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9-0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추천 버튼 누르면 이미 추천했다고 나와요. 학교 컴이 이상해요. 다음뷰는 절대로 추천할 수가 없어요.(>_<)
칠칠단의 비밀과 함께 강추 작품이군요! 칠칠단의 비밀을 사두고 아직 못 읽었고, 이 책은 샀다고 생각했는데 검색해 보니 아니 산 작품이네요.^^

순오기 2009-09-07 14:02   좋아요 0 | URL
흐흐~ 어째 그런대요. 추천도 못 받게스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