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 전집 대산세계문학총서 38
도연명 지음, 이치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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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불편하게 구성된 책은 저자와 독자와의 사이를 가로막는다. 이 책은 한자 원어를 읽을 수 있는 독자에게만 친절하다. 한자어에 대한 풀이와 주석만 있다. 한글로 번역된 글을 이해하지 못했을 땐, 그 부분에 대한 한자어를 찾아 거기에 따른 해설을 읽어야 한다. 시에 온전히 빠져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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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3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책을 번역?역주를 달으신 분이 이치수 교수님이라고 경북대 중문과 교수(전에는 영남대 계셨음) 원래 루쉰. 마오둔 중국 근현대문 전공이세요 도연명은 중국동진-남조 송대 초기까지 살았던 시인인데,,한글로 번역된것도 이해하기 힘들정도라면 담당 편집자들은 이해 하고 출판 했을까요?

페넬로페 2021-01-23 21:07   좋아요 3 | URL
한글로 된 글이라도 완전 이해하려면 힘들잖아요~~
더군다나 한자어는 고사성어와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 한글로 바로 이해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한글로 번역된 글은 일단 한글에 대한 주석이 바로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어요~~

그레이스 2021-01-23 21: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주해는 중국 학자들이 해놓은 것을 인용하는것이죠
뒷부분398~408p의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래서 시마다 있는 각주도 다른 책과 거의 같습니다.
일단 번역된 시어들이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저도 어느정도 동의!
번역과 한시가 나란히 있어서 보기 좋았구요.
어떤 의미라는 것을 안 후에는 번역된 문장에 구애받지 않고 의미를 새길 수 있었습니다
다른 책과 비교했을 때 또 하나 장점은 사언시 오언시 사 부를 구분해 놓았다는 것!
번역은 최근에 나온 책도 마찬가지!
어차피 한시로 읽지 않으면 그 맛은 살리기 힘들듯요

페넬로페 2021-01-23 21:14   좋아요 2 | URL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1-23 2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전공때문이 아니라 번역자의 시어가 문제인듯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의역이냐 직역이냐의 고민인듯 합니다

붕붕툐툐 2021-01-25 09: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이 잘못했네~ 페넬로페님 몰입을 방해하다닛!!😠

페넬로페 2021-01-25 10:01   좋아요 1 | URL
ㅎㅎ~~
네 저한테는 읽기 불편한 구성이었어요^^
 
도연명을 그리다 - 문학과 회화의 경계
위안싱페이 지음, 김수연 옮김 / 태학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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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연명을 그리다》는 중국 동진 시대의 시인인 도연명의 '귀거래사'와 '도화원기'를 소재로 한 시와 그림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도연명' 그 자체보다 그의 글이 후대에 미친 영향에 대해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도서관의 '클래식' 동아리에서 선정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생각보다 많이 학술적이라 당황했다. 대충 책장을 넘겨보며 내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회의도 들었다. 그러나 동아리에서 선정된 책이고 랜선 모임을 앞두고 있었기에 책을 펼쳐들고 공부하듯 다시 읽어 나갔다. 각 페이지에 나오는 시를 읽고 그에 따른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점점 책이 편안해지고, 도연명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여기서는 도연명의 '귀거래사'와 '음주' 20수 중 5수가 자주 나오는데, 도연명 전집을 따로 준비해 음주 20수를 비롯해 다른 시들과 산문들도 같이 읽었다. 여러가지 한자어와 고사성어를 찾아서 기록해가며 자세히 이 책을 읽어 나갔다. '도연명을 그리다' 는 이렇게 음미하듯 천천히 읽어야 빛이 나는 책이다. 

그냥 책장만 넘겨가며 이 책을 읽는다면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도연명은 동진 말에서 송나라 초 시대의 사람이다.

 

도연명은 이처럼 사회가 어지럽고 백성들이 고통을 겪으며, 왕조가 교체되는 혼란기에 살았다. 이러한 가운데 현실과 이상의 괴리속에서 출사(出仕)와 퇴은(退隱)의 문제를 고민하는 도연명의 문학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도연명은 8월에 팽택령이 되었다가 11월에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갔다. 이때 관리 생활에서의 괴로운 심경과 전원 생활의 즐거움을 적은 것이 유명한 '귀거래사' 이다.-도연명 전집, 이치수, 문학과 지성사, p382~p383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 는 그를 대표하는 시이다. 그는 80일 정도의 벼슬을 하였으나 독우(지방의 감찰관)의 방문을 앞두고 그들에게 구차하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하며 그만두고 그 유명한 귀거래사를 짓고는 표표히 고향으로 떠난다. 

 

'도화원기(桃花源記)' 는 도연명이 지은 유기(遊記)이다. 무릉지방의 복사꽃이 만발한 도화원에 세상을 등지고 모여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보통 유토피아를 표현할 때 자주 인용하는 '무릉도원'이 바로 이 '도화원기' 에서 나온 것이다.

 

 도화원기는 도연명의 이상을 표현했고 그 이상이 인간의 보편적 소망을 반영하고 있다.-p147

 

'화도시(和陶詩)' 는 도연명의 시를 차운(次韻)하여 지은 '추화시(追和詩)'-옛사람을 추모하여, 그 사람이 지은 시의 운자를 따서 지은 시-이다.

 

 후대 시인들은 적막하게 지낸 도연명의 삶을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다투어 화도시를 지었다. 화도시는 내용도 다채롭고 그 양도 방대하다. .....중국의 수많은 시인 가운데 도연명처럼 국경을 초월하여 특별한 사랑을 받은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도연명은 중국 문화를 읽는 키워드이며, 특정한 이상적 삶을 상징한다.-p212

 

위안 싱페이의 '도연명을 그리다' 는 도연명 자체를 다루었다기보다 그가 남긴 시와 산문이 시대가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고 콘텐츠화 되었는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귀거래사와 도화원기는 수많은 후대 화가들의 그림 소재가 되었다. 그리고 '채국(국화를 따다)', '녹주(술을 거르다)', '호계삼소(호계에서 세 사람이 웃다)'등 도연명과 관련된 일화도 주요 제재가 된다. 그의 시의 운자를 따서 짓는 화도시도 유행처럼 번져갔다. 도연명처럼 속세를 떠난 은사, 망한 왕조의 유민, 높은 관직의 관료와 제왕(건륭제)까지도 화도시를 짓는다. 심지어 도연명의 삶과는 전혀 다르게 권력에 아첨해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도 이 시류에 합류한다.

 

송대 이전부터 청대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 소개된 그림과 화도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인간이란 참으로 다양하면서도 보편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그림들을 보며 시대와 언어가 달라도 거기에 표현된 것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자신과는 맞지 않는 삶을 거부하며 갈건을 쓰고 옷자락 휘날리며 표표히 걸어가는 도연명의 모습에서 결연함을 본다. 마음 맞는 벗을 만나 고개를 크게 뒤로 젖히며 한바탕 웃는다. 자신이 쓰고 있던 갈건을 벗어 펼치어 술을 거른다. 공부에 뜻을 두지 않고 놀고 있는 자식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술 취한 사람과 취하지 않는 사람은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국화를 따다가 먼곳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는다.......

 

이와같은 소재들을 바탕으로 화가들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채롭고 멋있는 그림들을 그려낸다. 똑같은 내용의 이야기는 각 시대의 화가에게로 가서 그들 각자의 사연과 생각으로 개별화된 모습으로 완성된다. 도연명의 삶을  평가할 필요도 없고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그의 삶의 모습들을 역사의 흐름에 실어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로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귀거래사에 화운하다. 음주 스무수에 화운하다. 빈사에 화운하다. 귀원전거에 화운하다등 그 무수한 것들의 연결로 도연명은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 책은 그림 도록처럼 글과 그림이 짜임새있게 잘 구성되어 있다. 원문을 같이 실은 시의 해석도 좋다. 오언시와 사(辭)의 원문을 그 느낌에 맞게 잘 번역한 것 같다. 다만 본문의 내용에 대한 주석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지금 이 시대에 사는 내가 도연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그의 태도나 행동이 인간의 자유의지의 표현인지 아니면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숨은 안일함으로 치부해야하는지 갈등했다. 그러다 그 모든 것을 떠나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억지로 뭔가를 하지 못하는 인간 도연명을 만났다. 남들이 답답해하고 왜 저렇게 사느냐고 손가락질을 해도 할 수 없으면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그런 사람이고 나에게도 그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제 돌아가야지

전원이 황폐해지는데 어찌 가지 않으랴

이미 마음이 몸에 부려졌다고

어찌 구슬프게 홀로 서러워하리오.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이 없고

다가올 일 뒤좇아야 하리.

실로 길을 헤맸어도 멀리 가지 않았거니와

지난날이 그르고 지금이 옳음을 깨달았네.

-도연명, '귀거래사' 중에서,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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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1 00: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귀거래사, 안빈낙도에 삶을꿈꾸며 노래 했던 도연명[전원이 황폐해지는데 어찌 가지 않으랴 이미 마음이 몸에 부려졌다고 어찌 구슬프게 홀로 서러워하리오.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이 없고 다가올 일 뒤좇아야 하리. 실로 길을 헤맸어도 멀리 가지 않았거니와 지난날이 그르고 지금이 옳음을 깨달았네]이시 코로나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를 향해 말하는것 같네요 아파트 숲 벗어나 무릉도원에서 복숭아꽃나무 키우며 살고 싶은 1人

페넬로페 2021-01-21 01:00   좋아요 4 | URL
역시~~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현대인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scott님이 말씀하신 것과 똑같아요**

그레이스 2021-01-21 0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는 그분?
여기서 만나니 반갑네요^^

페넬로페 2021-01-21 10:14   좋아요 1 | URL
앗! 네, 반갑습니다**

청아 2021-01-21 08: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이 이 책에 빠져들었다는 과정이 인상적이네요.👍

페넬로페 2021-01-21 09:07   좋아요 4 | URL
리뷰쓰기전에 그 과정이 꼭 필요할것 같아 적었어요 ㅎㅎ

붕붕툐툐 2021-01-21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학술적 책과 학구적 독자가 만났군요~ 페이퍼에 생각할 거리가 그득해서 넘 좋네욤~😍

페넬로페 2021-01-21 10:15   좋아요 2 | URL
붕붕툐툐님의 말씀이 화도시같아요^^
너무 좋은 해석을 해주셔서 감사해요**

scott 2021-02-10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 2관왕 !!
👏👏

페넬로페 2021-02-10 17: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송구스럽네요 ㅎㅎ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양이를 버리다' 가 나에게 왔을 때, 소문으로 이 책의 분량이 적다는 걸 알았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크기와 페이지 수가 훨씬 더 적음에 적잖이 당황했다. 난 이 책을 남쪽 바닷가에 접한 소도시에 사시는 엄마를 뵈러가는 기차안에서 읽을 예정이었다. 번거롭게 다른 책을 한 권 더 가방에 넣어야 하는지 잠깐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이 책은 얇았다.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적은 이 책을 읽기 전에 난 두 가지가 궁금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아버지는 어떤 분일까라는 것과 그 아버지의 세대가 저지른 일본의 만행들을 작가는 어느정도까지 언급했을지의 여부였다.

 

70세가 넘은 작가는 잔잔하고 담담한 문체로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와 얽힌 일화를 얘기한다.  작가의 어린 시절, 어느 여름 날 오후 아버지와 해변에 암고양이를 버리러 간 일상의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된다. 버려진 그 고양이는 자신들보다 더 먼저 집에 와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이 대목에서 나도 한참 읽기를 멈추고 생각해보았다. 고양이가 어떻게 그들보다 먼저 집에 돌아올 수 있었는지 참 의아했다. 작가는 이 책의 마지막에도 고양이를 등장시킨다. 가족이란 이 믿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을 공유하며, 그 무한한 집적으로 나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책의 첫부분과 끝부분을 이렇게 연결시키는 작가의 절묘함에 감탄했다. 짧고 압축적인 글에서 많은 것을 얘기할 수 능력이 있기에 이 작가에게 글은 길게 늘일 필요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1917년에 태어난 작가의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씨는 사립 중고등학교의 국어 교사이며 학문과 문학을 좋아하고 하이쿠를 열심히 짓는 분이셨다. 그러한 배경이 하루키옹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었다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청년이 된 지아키씨에게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은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된다. 길지는 않지만 세 번이나 징집되는 그 시대의 청년은 불행할 수도 있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 침략과 잔인함의 전쟁을 거시적이기 보다는 미시적으로 한 청년에 초점을 맞춘다. 문학과 학문을 좋아했던 청년에게 그 전쟁은 힘들고 많은 트라우마를 안겨준 것이라고 한다. 내키지는 않지만 결국 아버지도 사람을 죽였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그렇게 추측의 문장들로 아버지를 얘기한다.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전쟁에 참여한 그 쳥년들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를.

똑같이 잔잔하고 담담한 하루키의 문체가 전쟁을 얘기할 땐 굉장히 조심스럽고 소심하게 읽히는 건 단지 나의 느낌때문일까?

작가 후기에서 작가는 전쟁이 한 인간-아주 평범한 이름도 없는 한 시민이다- 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크고 깊게 바꿔놓을 수 있는가를 말한다. 그리고 역사는 흐르고 연결되지만 그것을 메시지로 쓰고 싶지 않았다고 밝힌다. 아마 하루키는 역사의 한가운데에 선 지아키씨가 아닌, 지아키씨의 본연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으로.

다만 그것은 리얼하게 표현될 수 없기에 작가의 추측으로 그려질 수 밖에 없다.

 

이유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하루키옹은 20년 이상 아버지와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고 그의 아버지가 죽기 전에 겨우 화해 비숫한 것을 한다. 그 갈등이 뭔지는 모르지만 가족이란 우연의 결과로 필연을 짊어지고 사는 존재들이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기에 난 그 두 사람이 안타까웠다.

 

예상치 못한 폭설과 한파, 코로나로 인한 걱정으로 난 결국 노모를 보러 가지 못했다. 기차가 아닌 집에서 '고양이를 버리다' 를 읽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좋은 문장들을 읽으며 돌아가신 아버지와 고향에 계신 엄마를 생각했다. 정말 한 번 씩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너무 당신을 잊고 사는 딸이 원망스러워 아버지가 나타나는 것 같다. 그는 내가 여기 이곳에 존재할 수 있게 해주었고, 중요하고 신비로운 것을 계승할 수 있는 경이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는데 자꾸 잊게되어 미안하다. 

 

세계적인 거장의 문장으로 표현되는 무라카미 지아키씨의 생애가 부럽다. 

불초한 난 이 밤에 잊혀진 내 아버지를 추억하는 걸로  미안함을 대신해야 할 것 같다.

 

그 내용이 아무리 불쾌하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라 해도,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는가? - P51

아마도 우리는 모두, 각자 세대의 공기를 숨쉬며 그 고유한 중력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틀의 경향 안에서 성장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마치 요즘 젊은 세대 사람들이 부모 세대의 신경을 일일이 곤두서게 하는 것처럼.-
p63~64 - P62

뭐가 어찌되었든, 우리는 멋지고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체험을 공유하고 있지 않은가. 그때 해안의 파도 소리를,소나무 방풍림을 스쳐 가는 바람의 향기를,나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 그런 소소한 일 하나하나의 무한한 집적이, 나라는 인간을 이런 형테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 P87

바꿔 말하면 우리는 광활한 대지를 향해 내리는 방대한 빗방울의, 이름 없는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고유하기는 하지만, 교환 가능한 한 방울이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의 빗물에는 한 방울의 빗물 나름의 생각이 있다. 빗물 한 방울의 역사가 있고, 그걸 계승해간다는 한 방울로서의 책무가 있다. 우리는 그걸 잊어서는 안 되리라 - P93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의식의 안쪽에서 또는 무의식의 안쪽에서, 온기를 지니고 살아있는 피가 되어 흐르다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쓰인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 P97

그것은 내 어린 시절의, 고양이에 얽힌 또 하나의 인상적인 추억이다. 그리고 그 추억은 아직 어린 내게 생생한 교훈을 남겨주었다. ‘내려가기는 올라가기보다 훨씬 어렵다‘ 하는 것이다. 보다 일반화하면 이렇게 된다.-결과는 원인을 꿀꺽 삼켜 무력화한다. 그것은 어떤 경우에는 고양이를 죽이고, 어떤 경우에는 사람도 죽인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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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10 10: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루키가 아버지가 오랜투병(엄청난 고통속에서 암,당뇨 합병증으로 고통받다가)을 지켜보면서 화해는 했지만 아버지에 과거를 아들이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솔직하게 세상밖으로 끄집어내서 사과를 해야할지 오랜세월동안 고민했었데요.
60세를 넘기고 부터 중국 난징일대를 돌아다니며 당시 일본이 점령했을때 자료들 수집하고 신문기사 아버지가 다녔던 학교들 샅샅히 뒤져서 조사를 했는데 서류를 펼쳐볼때마다 식은땀을 흘리고 손끝을 떨었을정도로 자신에 아버지가 잔혹한 만행에 주동자중 한명이였는지 아버지 이름이 나타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랬다고 하더군요.
주동자 명단에 하루키 아버지 이름이 있었다면 중국정부에서 내버려두지 않았을거고 중국내 하루키 책은 금서가 되었을겁니다.
다행히 아버지가 소속된 부대 지원부대에 물량공급이 늦어져서 행군을 못한 채 접정지역에서 몇주를 흘려보냈다고 하더군요.
하루키가 아버지에 대한 원고를 5-6년동안 붙들고 있어서 담당 편집자들이 속이 바짝 타들어갔었다고 이글이 실렸던 문예춘추 잡지에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아버지와 멀어지게 된 이유는 아버지가 원했던 길로 갔던 아들이 아니였고 소설을 썼다고 아버지 한테 말했을때 아버지에 기묘한 표정을 잊을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하루키 아버지는 주지 스님에 아들이였지만 다른절에 입양될뻔했고 건강때문에 다시 가족품으로 돌아왔지만 가족품에서 아들로 사랑받고 자라지못했다고 합니다. 입양-파양-전쟁-투병 이런 삶을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하루키 자신이 70을 넘겨서 깨닫았다고 마이니치 신문 인터뷰에서 작년초에 밝혔어요.
이런저런식으로 돌려서 말하던 하루키가 요즘은 대놓고 일본 정치인들 아베 스가 마구 비판해요
라디오 진행자 하루키옹은 수다쟁이 옆집 아저씨더군요 ^.^

페넬로페 2021-01-11 07:02   좋아요 4 | URL
네, 책에서도 작가의 아버지가
난징함락 그 후에 중국에 들어갔다고 했어요~~
하루키옹은 아버지가 난징의 주역이었을까봐서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었던 것 같아요^^
그의 아버지의 나이가 그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기에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전쟁에 대한것을 빠뜨릴수가 없으니 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여요~~
작가 후기에 역사의 흐름에 대한 썼지만 그걸 메시지로 삼고 싶지는 않다고 했어요**
scott님!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일어는 진짜 하나도 몰라요~~

바람돌이 2021-01-10 12: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버지가 역사적 범죄의 일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저 불안감. 그럼에도 그것을 묻는것이 아니라 불안에 떨면서도 찾아내고 일아내는 작가적 양심이 인상적입니다. 하루키의 소설은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딱히 싫어하지도 않는데 이런 에세이는 한번도 읽어보지 않아 읽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페넬로페님이랑 scott님덕분에 하루키의 새 매력을 알았습니다.

페넬로페 2021-01-10 14:51   좋아요 2 | URL
저도 바람돌이님과 마찬가지로
하루키 소설 매니아는 아니예요~~
근데 그의 작품을 읽으면
그가 글은 잘 쓴다는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 책도 짧은 분량에 많은것을
담고있어 역시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붕붕툐툐 2021-01-10 14: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부지도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화해를 했다면 참 좋았겠지만, 그러기에 제가 어린 나이에 황망히 가버리셔서..ㅠㅠ

페넬로페 2021-01-10 14:54   좋아요 3 | URL
붕붕툐툐님께서 아버지가 많이 그리우시겠어요~~
사람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에
그저 사랑하며 살면 좋겠습니다^^
이런말 제가 하지만 저도 사실
실천이 잘 안돼요**
미움받고 미워하고 ㅎㅎ~~

붕붕툐툐 2021-01-10 15:07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저 사랑하며 사는게 답인데~진짜 그게 왜이렇게 실천이 어려운건지요?ㅎㅎ 다정하신 페넬로페님도 그러시다니 괜히 더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헤헷~ 우리 더 열심히 사랑해 보아요!!^^

서니데이 2021-01-15 2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도착했을때 생각보다 페이지가 작아서 놀라기도 했지만 내용은 좋았어요.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글일것 같기도 하고요.
페넬로페님 좋은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01-15 21:59   좋아요 1 | URL
네, 분량은 적어도 거기에 있는
내용은 충분한것 같았어요^^
아무것도 한것이 없는것 같은데
또 주말이 왔네요~~
서니데이님!
주말 잘 보내세요**


scott 2021-02-10 15: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하루키옹에 고양이
이달의 당선작으로!
뽑힘
(*´﹀`*) 축!!카 ㅋㅋ

페넬로페 2021-02-10 17:15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일명 삼식이^^
이 집에는 2명, 옆집에는 3명,
심지어 저 집에는4명도 있는,
통계적으로 집집마다 보통 1명 이상 분포되고 있고,
일반적으로
그들은 가족간의 갈등과 반목의 원인과 대상이 된다.

우리집 삼식이는 나의 딸아이이다.
밤낮이 바뀐 삶을 사느라 나와 식사시간이 전혀 맞지 않고, 언제나 꾀죄죄한 모습으로 집안을 배회한다.
우리는 싸우지 않기 위해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영역을 인정하며 자유롭게 살아보기로
암묵적 합의를 본 상태이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순환으로 반복하는 삶의 과정에서
그래도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기에, 우리는 오늘 점심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사이클의 일치를 볼 수 있었다.
밥을 같이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철학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읽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도 했다.
그렇게 말이 흘러흘러 오고 갔다.

식사 후 커피 마시며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딸아이는
노트 한 권을 내밀었다. 고등학교때 배운 ‘생활과 윤리‘ 과목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혹시 철학 입문에 도움이 될 지 모르니 한번 읽어보라고 했다.

그러나 잘 정리된 딸아이의 노트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들어있지 않았다. 거기엔 사색과 토론과 논리가 없는
그저 수능을 위한 철학만이 있었다.
1문제 틀리면 3등급으로 밀려나고,
철학자의 이름과 그가 무엇을 주장했는지만 달달 외우고 시험이 끝나면 다 까먹어 버리는 그런 시험과목으로서만
존재하는 철학........오래전 내가 배운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나라의 교육.교육.교육.......

이런저런,
코로나, 교육현실, 우리들의 삼식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그냥 오늘 밤은
엄마를 위해 살며시 노트를 내미는
딸아아의 예쁜 마음만을 간직하기로 하자.

[밑줄긋기]

어쩌면 철학이란 당신을 향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고
애타게 말하고 있는 당신 내면의 목소리인지도 모릅니다.

시도하기 힘든 건 일단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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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1-06 0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내용이 있네요. 암기위주만 아니었더만, 저것들 중에 한가지만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파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봐요. 노트 정리 잘 잘하네요 ^^

페넬로페 2021-01-06 09:42   좋아요 2 | URL
네, 철학이 워낙 방대한 분야라서 han님의 말씀대로 한, 두가지정도라도 관심가지고 알아가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scott 2021-01-06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말씀처럼 사색과 토론과 논리가 없는그저 수능을 위한 철학만이 위에 한님 말씀처럼 한두가지 주제를 놓고 관련분야 영상 책 다큐등 찾아 봐도 좋을듯한데 학생들한데킄 수능이 우선이라서 ,,,,

글씨 예쁘게 잘쓰네요 ^.^

페넬로페 2021-01-06 09:59   좋아요 2 | URL
중고등학교의 교육이 전반적인 지식의 습득인건 알겠지만 너무 주입식인게 안타까워요~~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갖추게 할 수 있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붕붕툐툐 2021-01-06 0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 노트에 감동하고 갑니다~😄

페넬로페 2021-01-06 10:02   좋아요 2 | URL
붕붕툐툐님!
감사합니다^^

라로 2021-01-06 1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고등학교를 졸업한 따님이 있어요??? 왜 반갑지??😅😅😅 암튼 그엄마의 그딸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왤까요?? 페님의 노트를 보면 비슷할 것 같은 느낌??😅

페넬로페 2021-01-06 13:27   좋아요 2 | URL
네 ㅎㅎ
저도 항상 반가웠어요^^
딸아이와는 닮은듯 아닌듯 해요**

페크pek0501 2021-01-06 1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따님을 두셨네요.
저는 이제야 페넬로페 님이 여성임을 확실히 알았다는...ㅋ

페넬로페 2021-01-06 14:12   좋아요 2 | URL
아이 페크님! ㅎㅎ
저는 여성입니다^^
제 글에서 그게 안느껴지나요?

파이버 2021-01-06 2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따님 글씨가 정갈하네요 저는 글씨가 괴발개발에 정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 부럽습니다~

페넬로페 2021-01-06 23:10   좋아요 2 | URL
제 글씨도 많이 악필이예요 ㅎㅎ
그래서 딸아이가 글씨 배우기 시작할때 신경을 좀 쓴 것 같아요^^

초딩 2021-01-07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태성 큰별쌤의 ‘역사의 쓸모‘가 생각납니다.
ㅜㅜ 외우기로 지쳐 역사를 멀리하게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쓰신 책이요.

근데.. 따님 글씨 참 예뻐요.

페넬로페 2021-01-07 23:38   좋아요 1 | URL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안됐어요~~
공부가 재미 없으니 게임에 몰두하겠지요^^
초딩님!
날씨가 추워요~~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유부만두 2021-01-08 1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트에 감탄했어요.

전 삼식이 둘이랑 있어요. 큰애는 일명 문간방 총각이에요. 낮에 일어나면서도 세끼 다 챙겨먹는 야무진(?) 사람이에요. 그런데 엄마를 닮아 악필이고요. 저런 노트는 상상도 못할 걸요.

페넬로페 2021-01-08 12:50   좋아요 0 | URL
문간방 총각!
아! 표현좋고 절묘합니다 ㅎㅎ
삼식이의 시대를 회상할 수 있도록 빨리 코로나가 사라지면 좋겠어요^^

다락방 2021-01-26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트를 건네는 딸아이의 마음을 병 속에 담아 간직하고 싶네요. 뚜껑 꼭 닫아서요. 그러다 피곤하고 지친 어느 날이면, 혹여 서운한 어떤 날이면 열어볼 수 있게 말예요.

페넬로페 2021-01-26 14:28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다락방님 말씀이 맞아요~~
자식을 키운다는게 너무 힘들지만
한번씩 열어볼 수 있는 저런 유리병을 선물해줘서 숨을 쉴 수 있어요^^
다락방님의 글이 시 같아요^^
 

 

 

 

 

 

 

 

 

 

 

 

 

 

나에겐 철학이 너무 어렵다. 재미도 없다. 그래서 읽을 책을 살 때도 철학에 관련된 책은 항상 뒤로 밀린다. 내가 철학을 싫어하는 이유를 하나만 들자면(그 모든게 나의 역량부족이지만), 고등학교때 들은 철학 수업이 너무 지루해서, 그때 질려버렸고, 심지어 그 선생님을 미워했다. 대학 1학년때 교양으로 들은 철학수업도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잘생긴 얼굴에 검정색 한복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강의를 하시던 강사분은(도올 선생은 아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땅찮아 하셨다. 어릴 때부터 받은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들에게 휘몰아치는 질문들은, 우리를 더 주눅들게 하고 심지어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어떻게 철학을 좋아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철학은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숙제 같은 것이기도 하다.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것에 대해 도전해 보고 싶은 오기일 수도 있겠다.

철학 조금 모른다고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겠지만 무슨 강박인지는 몰라도 꼭 알고 싶고, 그 세계를 느끼고 싶다.

그래서 2021년엔 일단 철학에 대한 가벼운 책들을 읽어 보기로 했다.

 

'소르본 철학 수업' 은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빌린 책이다. '희망 도서' 는 책에 대한 나의 안목이 들어있는 것이다. 내가 신청한 책이 도서관에 계속 소장되고, 다른 사람들도 읽는 것이기 때문에 신청에 대한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가 낸 세금이 그 책에 들어있기에 내 돈으로 산 책은 던져두고라도(사실 처박아놓고) 웬만하면 희망도서는 꼭 다 읽고 반납하려 한다.

 

 '바칼로레아' 라는 단어만 들어도 존경스러운 프랑스, 그것도 소르본에서 작가가 철학을 전공한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고 모든 것이 철학적일 것 같은데, 이 책은 그 좋은 재료로 너무 맛없는 음식을 만들어 낸 듯하다. 내가 철학 이론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경험에 철학적인 것을 입힐 때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인용도 틀렸다. 새 책을 처음으로 받아 읽을 수 있는 희망 도서에 대한 사랑으로 이 책을 다 읽었지만 사실 별로 좋지는 않았다.

 

좋은 재료만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는 않는다. 내가 아는 어떤 지인의 냉장고는 언제나 거의 비어 있다. 그러나 그녀는 요술처럼 나에게 뚝딱 아주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다. 좋은 재료를 가진 사람은 그것으로 언제나 좋은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은 수년간의 경험과 연마와 정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엄마는 항상 나에게 음식을 해주시면서 "뜨끈하게 먹고 속이 일어나도록 해라"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책을 낸다는 것도 그런게 아닐까?

'정성스럽게 연마해서 독자들의 속을 일으키게 하는 것' 말이다. 

 

책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고, 난 그저 나만의 느낌을 적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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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1-05 0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학..저에게도 먼가 숙제같은 것인데, 막상 시작이 잘 안되네요. ㅠㅠ

페넬로페 2021-01-05 08:51   좋아요 0 | URL
철학은 어렵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책이 있어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도 고민이 돼요~~
쉬운 입문서부터 차근차근 읽어볼까 합니다^^

다락방 2021-01-05 0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문 만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저는 어딘가에서 이 책 인용문 보고 이 책은 안읽기로 생각했는데 페넬로페 님의 이 글을 보니 역시 패쓰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럴 때 제가 읽은 좋고 또 쉬운 철학책을 똭- 권해드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제가 철학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서 안타깝네요 ㅠㅠ

페넬로페 2021-01-05 08:58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은 다른 분들은 별점을 많이 주셨더라구요~~
근데 솔직히 안읽으셔도 됩니다 ㅎㅎ
세상엔 읽을 책이 많고 좋은 책들을
읽을 시간도 부족하니까요~~

라로 2021-01-05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책 관심 갔는데 페넬로페 님의 글을 읽으니 예전에 읽었던 밑줄이 다였나?? 싶네요. 😅 철학책은 아니지만 혹시 아직 안 읽으셨다면 <코스모스> 강추해요!!! 우주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게 아니라 철학적인 (제 생각에) 얘기도 많이 나와요!! 저는 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왜 이제 만나게 되었는지...다 인연이겠지만 이 책은 정말 대단해요!!!👍👍👍👍👍 철학책 읽으시기 전에 읽으심 좋을 듯요!😊

페넬로페 2021-01-05 08:57   좋아요 0 | URL
작년에 코스모스를 읽었어요~~
저도 미루고 미루다가 읽었는데
참 좋았어요^^
라로님! 바쁘신데 책도 열심히 읽으시는 모습에 늘 배우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1-01-05 09:02   좋아요 1 | URL
저는 요즘 라로님의 코스모스 독서를 보면서 내년에 코스모스에 도전하겠다고 결심해봅니다. 2021년에는 성경, 2022년에는 코스모스!!

scott 2021-01-05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르본 철학수업
책제목만으로 봤을때 프랑스 입학시험에 철학문제를 다루는 내용이라고 추측만 ㅎㅎ
페넬로페님 말씀처럼 그리스 로마 철학을 다룬 인용이 틀렸다면
이책에 저자는 철학을 제대로 학습한것 같지 않아 ㅎㅎ 보이네요^.^

페넬로페 2021-01-05 11:07   좋아요 1 | URL
저도 제목만 보고 철학에 대해 좀 배울 수 있을줄 알았는데
저자의 개인적인 것들이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