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스 1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전집 37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성숙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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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언어유희, 신조어로 이루어진 조이스의 문장들! 작가를 둘러 싼 모든 배경이 미로처럼 얽혀있지만, 치밀하고 입체적인 설계가 놀랍다. 많은 주석서의 도움으로, 난해하고 복잡한 그의 글을 석호필처럼 천천히 정복해간다. 거기서 발견되는 특별함과 보편성의 공존! 천재 작가 조이스, 멋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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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28 1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석호필
구글에서 급 검색 !

최근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2-11-28 17:24   좋아요 3 | URL
저도 검색해보니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고 있다고 하다라고요.
근데 한국인 석호필씨도 있어요 ㅎㅎ

청아 2022-11-28 19: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페넬로페님!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페넬로페 2022-11-28 20:40   좋아요 4 | URL
책으로 바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렵지만 공부하듯 읽어가며 책 속으로 한발한발 들어가고 있어요^^

mini74 2022-11-30 14: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과 뭔가 벽이 느껴집니다 넘사벽 ! ㅎㅎㅎㅎ 어딘가 책이 있을텐데 말이지요 ㅋㅋ 페넬로페님 백자평 읽다가 석호필에 순간 반가운 *^^*

페넬로페 2022-11-30 15:45   좋아요 3 | URL
미니님의 벽은 더 높고 두터운 철옹성입니다~~
석호필, 반갑죠!
이 이름도 아는 사람만 알텐데요 ㅎㅎ

서니데이 2022-11-30 1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달라진 프로필 사진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북마크 모음인가요.
색감이 예뻐서 시집인 줄 알았어요.
오늘날씨가 많이 추워서인지, 갑자기 겨울 된 것 같습니다.
오늘까지 11월, 내일부터 12월이예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저녁시간 되세요.^^

페넬로페 2022-11-30 23:57   좋아요 4 | URL
네, 마지막 13권 구입하면서 굿즈 샀어요. 책 표지 그림과 좋은 문장이 들어있어 좋았어요.
오늘 갑자기 날씨가 너무 추워졌어요 ㅠㅠ
이 계절에 추운게 맞지만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당황스럽기까지 해요 ㅎㅎ
서니데이님!
12월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래요^^

희선 2022-12-01 0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를 읽으시는군요 어렵다고 하던데... 어려운 것도 있지만 두껍기도 하군요 1권 보신 소감이 멋지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12-01 19:20   좋아요 3 | URL
네, 확실히 어려워요. 텍스트 자체로는 이해가 어려워 여러 다른 해설서를 참조하고 있어요^^
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2-12-02 10: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천재 작가들이 있어서 우리가 덕을 봅니다.^^

페넬로페 2022-12-02 23:32   좋아요 2 | URL
글을 잘 쓴다는 것은 타고난 능력도 있고 많은 다른 글을 읽은 결과인 것 같아요.
백과사전처럼 많이 알고 있는 조이스씨 입니다^^ㅎㅎ

서니데이 2022-12-03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12월이 되면서 날씨가 너무 추워졌어요. 오늘은 어제보다 기온이 조금 올라갔지만, 한주 전을 생각하면 눈도 오고 날씨가 좋지 않네요. 내일은 아침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고 하니,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12월이 되면서부터 연말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하루하루 날짜가 더 빨리 가고 있어요.
매일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2-03 21:18   좋아요 2 | URL
12월 들어서면서 넘 추웠는데 오늘은 기온이 많이 올랐어요.
내일부터 또 추워진다고 하네요.
정말 12월이라서 그런지 날짜가 엄청 빨리 달리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더 열심히 살아 알차게 올 한해 마무리해야겠어요^^
 

엘리만은 그의 밤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미련 없이 태양과 작별한 엘리만에 매료되었다. 
승천한 그의 그림자에 매료되었다. 그의 운명의 신비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엘리만은 해야 할 많은 말을 두고 왜 침묵했을까? 나는 무엇보다 엘리만처럼 할 수 없어서 괴롭다. 침묵하는 사람, 진정으로 침묵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늘 자신의 말의 의미 - 그 필연성-를 묻게 된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말이 어줍잖은 객설은 아닐까, 
혹시 언어의 진흙탕이 아닐까 생각하게된다. - P16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글을 쓰고,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글을 쓴다. 희망 없이 그래도 쉽게 체념하지 않으면서, 집념과 탈진과기쁨을 맛보며 세상을 더 낫게 만들겠다는 한 가지 목표로 쓴다. 눈을 부릅뜨고 전부 보고 하나도 놓치지 말 것. 눈을 깜빡이지 말고, 눈까풀 아래서 쉬지도 말고, 모든 것을 보려다가 자칫 눈이 망가질 수있다는 위험까지 감수할 것. 하지만 증인이나 예언자와는 다르다. 그렇다. 그렇게는 아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련하게 혼자 서서 떨고있는 보초, 자신의 죽음과 도시국가의 종말을 알리는 섬광이 솟아오를 어둠을 지켜보고 있는 보초처럼 보아야 한다. - P62

아마도 모든 작가들이 그럴 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하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고뇌 때문이었을것이다. 우리가 비판한 것은 사실상 우리 자신이었고, 우리가 표현한것은 무능한 우리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출구 없는 동굴안에서 쥐들처럼 그 동굴 속에 갇힌 채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 P67

하지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 그게 바로우리 삶이야. 문학을 하려고 애쓰는 것,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문학에대해 말하는 것. 말하는 것 역시 살아 있게 만드는 한 가지 방식이니까. 문학이 살아 있는 한 우리의 삶은 아무리 무용하고 아무리 비극적인 희극이고 무의미할지언정 그래도 완전히 잃어버린 건 아닐 수있지. 우리는 문학이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인 듯 굴 수밖에 없어. 이따금, 아주 드물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가끔 정말로 그럴 수 있으니까,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증명해야 하니까. 우리가 바로 그 증인이야, 파이.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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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1-16 18: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는 프랑스에서 최근 등장한 신인인 모양이네요.
표지는 여러번 보았지만, 이름이 낯선 것을 보면 앞으로 조금 더 소개될 수도 있겠어요.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18 00:55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처음 들어 본 작가예요.
이 책으로 콩쿠르상을 받은 작가이니 궁금하더라고요. 최근에 읽은 압둘자자크 구르나 작가도 아프리카인이라 세네갈 출신의 이 작가와 비교해봐도 좋을 것 같았어요^^

파이버 2022-11-19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프로필 사진 바꾸셨네요! 잃시찾에 대한 페넬로페님의 애정이 돋보입니다~

페넬로페 2022-11-20 00:25   좋아요 3 | URL
네, 파이버님!
올해는 잃시찾 읽느라 다른 책을 많이 못 읽었어요. 근데 내년에 다시 읽어야해서 잃시찾 책갈피로 1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2-11-25 2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번주도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낮에는 따뜻하고 좋았는데, 벌써 11월이 많이 지나고 마지막 주말이 되었어요.
날씨가 이제 더 추워진다고 하니,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26 22:31   좋아요 3 | URL
요즘 좀 바빠 댓글이 매번 늦어지네요 ㅠㅠ
11월의 날씨가 넘 좋았는데 오늘부터 추워지네요.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겠어요.
서니데이님!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레삭매냐 2022-12-01 1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이 책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다른 책을 샀더라는.

결국은 사게 되지 않을까요...

페넬로페 2022-12-01 21:28   좋아요 3 | URL
초반에 약간 중구난방이라 몰입하지 못하고 잠시 멈추어 있는데 곧 잘 읽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문장과 순간
박웅현 지음 / 인티N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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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이런 책을 만나면 당황스럽다. ‘박웅현이라는, 이름만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사람이 왜 이런 책을 냈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독자의 성원을 많이 받아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친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 이 책은 왼손으로 책의 겉표지를 누르고 오른손으로 나머지 부분을 잡고 그냥 휘리릭 넘기며 읽어도 되는 책이다. 양장본, 많은 여백, 두꺼운 재질의 종이, 거기에 저자가 좋아하는 여러 작가의 문장들... 그리고 저자의 감상과 느낌이 조금 적혀있을 뿐이다.

 

[“나의 조건을 벗어나는 의미가 존재한들 그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오직 인간적인 언어로 된 것만을 이해할 수 있을 따름이다하고 말한 카뮈를 다시 생각한다. 그것은 곧 도스토예프스키보다 품 안의 고양이가 더 중요하다라고 했던 장 그르니에를 떠올리게 하며,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던 카잔차키스의 '조르바'를 기억하게 한다.

-p18]

 

나는 책을 읽을 때, 이런 문장을 만나면 가장 짜증이 난다. 카뮈와 도스토옙스키, 카잔차키스는 그냥 그들의 책에서 읽으면 된다.


이 빨간 글씨!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아무리 말하고 싶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더라도 이 문장을 인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루스트의 그 많은 아름다운 문장 중에 이 문장을? 저자는 결국 알랭 드 보통의 생각을 인용했을 뿐이다.

 

 

이 책은 출간된 지 한 달 후쯤에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 받게 되었는데 벌써 14쇄이다. 그만큼 저자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가 컸을 것이다. 기대한 만큼 나의 실망도 크다. 이 정도의 책은 칠순잔치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돌릴 문집 정도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지금은 무엇이든지 활자가 된다.

재료가 고갈된 계절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동서문화사, p.125)’에 나온 구절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재료가 부족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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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11-03 19: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여러 소설에 나온 문장들 짜깁기해서 거기에 감상적 문구 곁들어 놓은 책 저도 별로에요.
캘리그라피 책으로 분류해도 좋을 거 같은데요...

페넬로페 2022-11-03 19:24   좋아요 4 | URL
그니까요.
그냥 일반인도 아니고 ㅠㅠ
책값도 18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어요.
캘리그라피책 맞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11-03 19: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덟단어 인가?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저자의 책 패턴에서 새로운 것을 얻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2-11-03 19:26   좋아요 3 | URL
여덟단어까지 좋게 읽었는데 실망이 크네요.
이 책에서 자신의 책인 책은 도끼다와 여덟단어도 언급해서 더 기분이 좀 별로였어요.
제가 많이 꼬인건지 모르겠지만요^^

레삭매냐 2022-11-03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날로먹기 아닌가요?

왜 타인의 글을 마치 자신의
글인양 책으로 내는지 모르
겠네요.

그 패기에 다시 한 번 경의
를 표하는 바입니다.

페넬로페 2022-11-03 20:04   좋아요 3 | URL
정말 날로먹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있는 저의 감상적인 독서노트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서곡 2022-11-03 1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칠순잔치 ㅋㅋㅋ

페넬로페 2022-11-03 20:06   좋아요 3 | URL
제가 넘 실망해서~~
좀 더 생각해서 책을 출간했다면 어떨까 했어요^^

새파랑 2022-11-03 2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ㅋ 페넬로페님 열받으셨군요 ㅜㅜ 가끔 안맞는 책이 걸리기도 하더라구요 ^^

페넬로페 2022-11-03 21:47   좋아요 4 | URL
제 느낌만 그런건 아닌지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열이 좀 받네요 ㅎㅎ

Falstaff 2022-11-03 2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이 박웅현을 읽으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 건 왜일까요. 열 받을 사람한테 열을 받으셔야 마땅합니다. 걍 맥주 한 캔 따시는 걸로 고정하심이 좋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11-03 21:49   좋아요 4 | URL
그니까요.
맥주 한 잔 마시며 이제 좋은 책만 읽기로 결심합니다^^

잠자냥 2022-11-03 23:07   좋아요 3 | URL
박웅현 페넬로페 님의 길티플레져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11-03 23:26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 제가 마음이 좀 약한 사람입니다 ㅎㅎ

alummii 2022-11-04 0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오래전.. 이분 도끼책에... 짜집기에 대해 백자평 남겼던 기억이 ㅋㅋ...

페넬로페 2022-11-04 00:52   좋아요 4 | URL
아, alummii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군요.~~
책을 너무 쉽게 내는 것 같아요^^

독서괭 2022-11-04 03: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오.. 절대 안 사고 싶은 책이네요. 책이 추구하는 바가 여백의 미인 걸까요..? 책은 도끼다는 독서욕 자극한다는 점에서 괜찮았는데 너무 쉽게 가려하시네요^^

페넬로페 2022-11-04 09:12   좋아요 4 | URL
저도 책은 도끼다에서 더 깊게 책을 읽어야겠다고 자극 받았는데 정말 이 책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의 생각도 그냥 지금 현재를 살아라는 매번 하는 소리의 되풀이더라고요^^

희선 2022-11-06 0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름 보고 책을 보셨을 텐데, 실망하셨군요 벌써 4쇄라니... 책 제목이 문장과 순간이니 다른 책에 나온 문장 썼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희선

페넬로페 2022-11-06 11:43   좋아요 6 | URL
벌써 4쇄에 정말 놀랐어요.
작가들이 얼마나 힘들게 글 써서 책을 냅니까. 요즘 너무 쉽게 가려는 사람이 많아요 ㅠㅠ

서니데이 2022-11-06 23: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좋은 평을 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하나의 상품에 대한 솔직한 후기는 소비자가 구매하는데 있어서는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06 23:40   좋아요 6 | URL
제가 전반적으로 별점을 굉장히 후하게 주는 사람인데 이 책은 제가 몇 번을 들쳐봤거든요.
근데 정말 이 가격에 넘 아닌 것 같아요. 이 책은 우리가 누구나 갖고 있는 독서노트 수준입니다^^

모모 2022-11-06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웅현의 ‘여덟단어‘가 좋아서 이 책도 사야겠다 했었는데....장바구니에서 지워버렀어요 ㅎㅎ

페넬로페 2022-11-06 23:42   좋아요 5 | URL
모모님
이 책 궁금하시면 일단 도서관에서 한 번 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래요.
돈 주고 사기에는 좀 너무한 구석이 많아요 ㅠㅠ

서니데이 2022-11-11 20: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주 따뜻한 편이었는데, 공기가 좋지 않네요.
내일 비가 오고 나면 다음주는 다시 추워진다고 합니다.
요즘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11 23:43   좋아요 4 | URL
요 며칠 계속 공기가 좋지 않네요.
그대신 날씨가 따뜻하고 좋아서 괜찮았는데요.
이제 11월 중순이니 추워지는것이 당연한데도 더 추워지는건 싫으네요.
서니데이님, 주말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래요^^

mini74 2022-11-14 17: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냥 그들의 책에서 읽으면 된다 ㅎㅎㅎ 넘 멋집니다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2-11-14 17:56   좋아요 3 | URL
우리 그냥 훌륭한 작가의 본 책에서 좋은 문장 읽어요^^

2022-11-25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8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 사라진 알베르틴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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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틴 양이 떠났어요!”

고통은 우리 마음속을 심리학보다 얼마나 더 깊이 탐색하게 하는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었던 것이 실은 나의 온 삶이었다.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모르는 걸까.

-p.15]

 

알베르틴의 고모라적(여성 동성애) 습관을 막기 위해 시작된 화자와 그녀의 동거는, 알베르틴이 편지 한 장만 남겨둔 채 떠나버림으로써 끝이 난다. 알베르틴에 대한 일관적이지 못했던 화자의 사랑과 권태에 그녀는 불안을 느꼈을 것이다. 헤어질 결심도 하고, 그녀가 스스로 떠나주기를 바라기도 했었지만 막상 그녀가 떠나자 화자는 충격을 받는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든, 사랑은 나와 타자의 관계로 시작하지만 사실 사랑은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충동의 결과이다. “너를 위해서라는 말도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그녀를 지켜주고, 그녀가 하는 일을 알고, 뱅퇴유 양과의 습관을 다시 시작하지 못하도록 막기(p.39)' 위한 화자의 사랑에 알베르틴의 생각은 들어있지 않다. 그것은 질투에 갇힌 화자의 욕망일 뿐이다. 알베르틴 역시 화자의 집으로 같이 왔다는 것이 화자의 생각에 완전히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다.

 

화자의 질베르트와의 사랑에도, 스완의 오데트에 대한 사랑에도 질베르트와 오데트의 마음은 없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계속 읽어 오며 질베르트, 오데트, 알베르틴의 입장도 궁금했지만 프루스트는 화자와 스완의 마음과 생각만을 집요하게 표현한다. 이런 프루스트의 서술 방식에 약간의 불만도 있었지만, 이 글이 과거를 회상하며 써 내려 간 글이라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의 나를 불러내어 그때 난 왜 그랬을까?‘라는 분석을 한다. 내가 한 행동이나 말에 대한 후회와 회한이 많지만, 그럼에도 만 볼 수밖에 없다. 나를 통해 타자를 보고, 타자의 생각을 추측해 낼 수 있을 뿐이다. 알베르틴이 떠나고 화자는 그녀를 돌아오게 하기 위해 생루를 그녀에게 보낸다. 그녀의 죽음 후 화자는 의심했던 부분에 대한 알베르틴의 행적을 궁금해 하고 캐낸다.(어떨 땐 정말 이 남자를 이해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이 원한 답이 아닌 알베르틴의 고모라적 성향을 확인할 뿐이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 외, p.97


알베르틴의 모델이 된 사람은 프루스트의 운전사로 일했던 알프레드 아고스티넬리이다’. 프루스트는 그를 사랑하게 되어 자신의 비서로 일해 줄 것을 제안했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기거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아고스티넬리는 프루스트 몰래 비행을 하다 추락해서 죽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마음을 프루스트는 알베르틴을 통해 표현한다. 화자는 알베르틴을 잃은 고통과 상실을 사랑이란 것에 대한 깊은 생각과 그녀를 알아가는 것으로 애도한다. 그러면서 점점 알베르틴을 망각해간다.

 

르 몽드지에 보냈던 화자의 글이 신문에 실리고 그의 기쁨은 사교계가 아닌 문학 속에 존재하기 시작한다.(p.264) 스완이 죽고 오데트와 그의 딸 질베르트는 스완의 이름을 지우고 귀족의 지위를 얻기를 열망한다. 질베르트는 생루와 결혼해 귀족의 신분으로 올라서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 후 그녀의 삶은 행복하지 않다. 인간의 욕망은 각자 다르다. 합리적이지 못한 욕망도 많다. 욕망의 성취가 꼭 좋거나 행복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욕망하고, 그 결과에 타격을 받는다. 화자, 알베르틴, 질베르트의 욕망은 다 다르며, 그것은 타인과 함께 할 수 없고 이해시키지도 못한다. 내 속에 서툴게 들어있는 나, 아집, 습관이 기대하는 욕망을 엉뚱하고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데려가 버린다.

 

[그러자 갑자기 나는 진정한 질베르트, 진정한 알베르틴은 어쩌면 첫 순간 자신들의 시선 속에 자신을 내맡기던 바로 그녀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소녀는 분홍빛 산사나무 울타리 앞에서, 다른 한 소녀는 바닷가에서.

-p.469]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분량이 많은 책이라 연속적으로 읽기가 힘들다. 지루하기도 하고, 그 사이 다른 책을 읽고 싶기도 하다. 다른 책을 읽다가 다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돌아오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물론 어려운 건 여전하지만 어느새 내가 프루스트의 문장에 익숙해지고 젖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프루스트가 서술하는 것들 중에 이해할 수 없고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도 많지만 그가 서술하는 문장만큼은 아름답다.

 

이제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인 되찾은 시간만 남겨두고 있다. 이 소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까지도 확실히 알지는 못하겠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떠올린 이미지와 프루스트가 마음 깊이 들어가 만들어 낸 문장만으로도 읽는 의미가 충분하다.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를 찾아 지옥에 내려가 그녀를 만나지만,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지키지 못해 아내를 데려나오지 못한다. 오르페우스의 슬픔을 작곡가 글룩은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에우리디체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표현했다. 애타게 에우리디케를 찾는 오르페우스의 마음이 알베르틴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마음과 닮았다. 그리고 수많은 젊음을 순식간에 앗아간 이태원에도 간절하고 비통한 이 마음이 있다

삶은 무척이나 허무하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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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1-01 23: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에 외도했다가 다시 돌아오면 프루스트 문체에 편안함을 느끼신다니....진정한 잃시찾 애독자십니다♡

페넬로페 2022-11-02 01:20   좋아요 3 | URL
편안함은 조금 익숙해서 그렇고 .여전히 어려워요. 시작했으니 끝내자는 심정으로 주먹 불끈 쥐고 있습니다^^

새파랑 2022-11-01 2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끼야 벌써 11권 완독 하셨군요~! 저는 도대체 언제쯤 읽을지 걱정입니다 ㅜㅜ

잃시찾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지는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2-11-02 01:22   좋아요 4 | URL
어느새 11권까지 왔네요.
12권이 1일에 출간된다고 했는데 18일로 연기되었더라고요.
마지막을 어떻게 끝맺었을지 궁금하네요^^

mini74 2022-11-02 00:0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와 페넬로페님 마지막 부분만 남겨두고 계시는군요. 제가 왜 이렇게 주책스랍게 뿌듯한지 ㅎㅎ 아는 분이 에베레스트 등정한 기분 *^^* 멋집니다 💕

페넬로페 2022-11-02 01:24   좋아요 4 | URL
미니님, 같이 감동 느껴주셔서 감사해요. 에베레스트를 한발한발 올라 간 것이 아니라 그저 휙 지나간 느낌입니다. 내년에 같이 읽어요^^

그레이스 2022-11-02 18:24   좋아요 4 | URL
저도 그 주책스러움에 동참! ㅎㅎ

레삭매냐 2022-11-02 1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맨 밑의 마리아 칼라스
사진을 보니 오래 전
파리의 페르 라셰즈에서
애써 그녀의 납골당을
찾아 헌화한 추억이...

역시나 대단하십니다.
이제 대단원의 막이 -

페넬로페 2022-11-02 19:40   좋아요 4 | URL
마리아 칼라스의 납골당이 파리에 있군요. 친애하는 사람의 묘지에 가서 헌화하는 느낌, 좋을 것 같아요.

네, 허접한 리뷰의 막이 이제 끝나가고 있습니다 ㅎㅈㅎ

coolcat329 2022-11-02 1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을 읽다가 다시 프루스트로 돌아오면 마음 편하지신다니...오 작가의 문장에 같이 호흡하고 계신 거 같아요. 1권 시작부터 지금 여기까지 대단하시고 아름답습니다.

페넬로페 2022-11-03 09:33   좋아요 2 | URL
이 책의 분량이 워낙 많다보니 프루스트의 문장에 어느정도 익숙해졌나봐요.
11월에 마지막 두 권 출간된다기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클로드 2022-11-04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페넬로페님 덕분에 이 책 제목을 외웠습니다. 몇일 전 서점에 갔을 때도 이 책을 찾아보았지만 책을 읽으면 마지막 장을 덮어야 하는 성격으로 이런 장편은 감히 손을 댈 수가 없더군요. 올려주시는 글을 보며 먼발치에서 응원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11-04 09:17   좋아요 2 | URL
클로드님, 응원 감사합니다.
이 책이 너무 길어 저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리뷰를 올리다보니 이렇게 계속 가게 되었습니다. 깊이있게 읽어야 하는데 그것도 생각만큼 쉽지도 않아 그저 끝까지 읽는다는 생각만입니다 ㅎㅎ

희선 2022-11-06 0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요 이 책을 보다 다른 책을 보다 돌아오면 편안하기도 하다니... 다른 사람 마음은 다 알기 어렵겠지요 자기 마음도 잘 모르기도 하는데... 이 책을 보고 프루스트를 아시고 좋아하게 되셨네요 저는 프루스트 하나도 모릅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11-06 11:46   좋아요 3 | URL
이제 두 권 남았습니다.
저도 프루스트를 잘 몰라요 ㅎㅎ
시작했으니 끝을 내자는 맘 뿐입니다. 그 시대를 살지 않았고 번역본으로 읽고 있기에 이해되지 않는 것도 많아 아직 정리가 잘 되지 않고 있어요^^
 















정희진선생의 책을 처음으로 완독했다. 그동안 저자의 다른 책을 여러 번 읽으려고 시도했었지만 끝까지 읽어내지는 못했다. 저자가 쓴 글은 천천히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것 같았는데, 빠른 호흡으로 너무 급하게 다가오는 느낌에 내 속도를 맞추기 힘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책의 내용과는 무관했다. 저자가 강조하는 말인 맥락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나와 정희진의 맥박수가 조금 달랐기 때문이었다.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바탕이 되는 책이라 반가웠다. 영화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봐 온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인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그냥 그 자체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정말 내 몸을 지나간다. 두어 시간 남짓의 압축된 것에서 뿜어 나오는 모든 것들을 몸으로 먼저 느끼고 그 다음에 머리로 정리해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영화를 매개로 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읽어도 괜찮다. 영화의 부분만으로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영화에서 받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어 가며 내 생각이 복잡해지고, 깐깐해졌다. 내가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찬실이를 언급할 땐 내 성격도 비슷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환경을 부러워할 때 나도 똑같이 부러워했다.

 

정희진이 영화를 해석하는 방식은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시작한다. 각자 다른 부분적 시각에서 영화의 독후감은 출발한다. ‘부분이란 단어가 처음에는 생소하게 들렸지만 내가 보는 영화의 방식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영화든 책이든 결국 나는 부분으로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책 덕분에 영화를 많이 봤다. 새로 본 영화도 있고 다시 본 영화도 있다. 더 읽어야 할 책, 봐야 할 영화도 많아졌다.

 

[이 책의 요지는 한 장면으로 전체를 해석하고 확장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보는 방식을 공부하는 데 있다. -p.26

부분적이지만 각자 독창적이며 그래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온전히 하나(holism)인 대화의 공동체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p.34]



우리는 누구나 중력의 영향을 받지만, 느끼는 강도는 똑같지 않다. 우울증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이 너무 세 땅 속으로 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래비티에서 딸을 잃은 라이언 스톤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에서 직면한 죽음을 극복함으로써, 편하게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 고통으로 인한 힘듦은 땅 위에서 해결하기 어렵다. 사람들도 잘 도와주지 않는다. 현실에서, 중력을 벗어난 우주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날씨가 약간 추운 날에 남편과 같이 본 영화이다. 영화의 분위기와 소재가 특이해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비밀은 없다’, ‘암수살인’, ‘리플리’, ‘아무도 모른다는 이번에 처음으로 본 영화이다. 이 영화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신선했고, 공감했다.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

영화 기생충에 대한 평론가 이동진의 한줄평이다. 이동진은 이 글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는 최근에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나름 해명을 했다. 한줄평같은 짧은 글은 한자어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희진도 한자어를 많이 사용한다.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 고심해 단어를 선택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20대가 많이 보기를 바란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한줄평이 아닌 장문의 글을 쓸 수 있는 책에는 한자어보다 더 쉬운 단어를 선택해 글을 쓸 수 있다. 그녀의 책을 20대가 많이 읽기 바라는 독자로서, 정희진이 선택하는 단어가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JTBC에서 방영된 방구석 1을 매회 시청했다. 그 프로에서 영화전문기자였던 주성철 평론가를 알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풍부한 해설을 해주어 좋았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는 주성철의 첫 번째 영화평론집이다. 오랫동안 영화와 함께 했기에 이 책에는 작가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들이 담겨있다. 영화에 대한 많은 정보, 뒷이야기들이 있고, 배경설명과 해석도 맛있게 잘 버무려 자신만의 감칠맛을 낸다. 감독관, 배우관, 장르관, 단편관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정희진의 책과 달리 영화를 보고 읽으면 더 좋다. 한국 영화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려면 박찬욱, 봉준호 감독부터 언급되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웬만큼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조금 식상하고, 뒤로 갈수록 글 힘을 잃는 것이 아쉽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서사의 정서와 감동의 완성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봉합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다. 게다가 올드보이에서 미도의 양손을 묶고 배에 전화 내용을 메모하는 장면도 굉장히 불편했다. 실제로 박찬욱 감독도 한 인터뷰에서 친절한 금자씨이후 할리우드에서 만든 스토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아가씨, 그리고 플로렌스 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시리즈 리틀 드리머 걸에 이르기까지 여성 주인공들이 중심인 영화를 만들어온 최근의 작업에 대해 올드보이에서 미도 캐릭터를 유일하게 끝내 진실에서 소외된 채로 퇴장하는 인물로 그렸던 게 마음에 걸려 친절한 금자씨를 기획하게 되었고, 이후 여성 캐릭터에 관심이 많아졌다....

박찬욱은 올드보이를 만든 후 고백했던 그 꺼림칙한 마음에 대한 참회의 답변을 헤어질 결심으로 내놓았다.

-박찬욱, p.38~39]



아무도 모른다는 영화가 있어.

엄마는 애들 버리고 가서 애들만 사는 영화인대 5분 보다가 꺼 버렸어. 열두 살 먹은 큰놈이 웃으면서 어른들한테 돈 꾸러 다니는 거 보자마자 꺼 버렸어. 나 이 영화 마음 아파서 못 본다. 나 티브이 부시고 들어가서 걔들 빼내 와서 내가 키운다. 근데 영화 한다는 놈이 이런 것도 못 보고 어떻게 무슨 영화를 한다고. 다음 날 봤어. 보길 잘했다 싶더라. 애들 나름 자기 힘이 있더라. 인간 다 자가 치유 능력 있어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기훈이가 형인 동훈에게 하는 대사이다. ‘나의 아저씨는 초반에 보기가 무척 힘든 드라마였다. 그 보기 힘든 드라마에서 힘들다는 영화가 언급되어 그때에는 보기가 무서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는 정희진과 주성철의 책에 동시에 등장한다. 정희진은 이 영화에서 사회 구조나 부모를 빼고 아이들의 삶과 생존방식에만 주목한다. ‘나의 아저씨의 기훈과 비슷한 생각을 한다. 이번에 처음 본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복잡했다. 엄마를 빼고 아이들만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레에다 감독의 가족이 된다라는 관점은 굉장히 좋게 생각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영화를 들여다보기가 힘들었다.

 

아무도 모른다는 각기 다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네 명의 아이들이 엄마가 행복을 찾아 떠난 후, 6개월 동안 아무도 모르게 그들만의 삶을 사는 내용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막내 여동생이 죽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성철의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에 이 영화의 실제 내용이 언급된다. 영화의 내용과는 다르게 실제 2살이던 막내 여동생은 사고가 아닌 장남의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해 죽는다고 설명되어 있다. 2살짜리 아이가 누군가에게 맞아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람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경계해 이 영화에서 엄마를 배제하고 남매들 사이의 감정 공유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의 성장과 희망이 있었을 것(p.110)’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라는 매체는 시간관계상 생략의 필요성이 큰 예술이다. 압축의 미학으로 아름답고도 숱한 얘기들을 쏟아내지만, 그런 이유로 영화가 위험할 수도 있다. 정희진이 말한 부분이 독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가 실패한 이유를 이 맥락에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외로움에서 시작한다. 뱃속에서부터 아이와 교감은 하지만 소통은 할 수 없다. 아이의 반응이 계속 증가하고 완전해질 때까지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막막하고도 아득한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에서 아이들의 엄마는 큰아들에게 난 행복해지면 안 돼?‘라고 말하며 그에게 나머지 아이들을 맡겨놓고 떠난다. 그 엄마도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막막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난 엄마의 외로움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 엄마를 증오하기도 한다.

엄마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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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0-27 22: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찬실이와 비슷한 성격 ㅋㅋ 네 나의 아저씨에 송새벽이 영화 이야기 자주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저도 힘들까봐 오래 피하던 드라마였어요 ...

페넬로페 2022-10-27 22:45   좋아요 4 | URL
나의 아저씨는 지안도 좋지만 삼형제도 너무 좋고 재미있었어요.
보기가 힘들었지만 저의 인생 드라마가 되었어요.
찬실이, 매력적이죠? ㅎㅎ

새파랑 2022-10-27 2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영화도 많이 보시는군요 ^^ 전 저 영화 사진들중에서 화양연화 하나만 봤네요 ㅜㅜ 그런데 아주 좋았었습니다 ㅋ

영화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볼수 있는거 같아요 ㅋ

페넬로페 2022-10-27 22:49   좋아요 6 | URL
화양연화, 저도 정말 좋았습니다.
제 성격이 별로 활동적이지 않아 책이나 영화보는 걸 좋아해요^^
영화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1박2일로 한 영화에 대해 얘기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다를 것 같아요^^

청아 2022-10-27 23: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작가님이 해당 영화평에 대한 반응으로 많이 억울하셨나봐요. 저는 다른 플랫폼에서 봤는데 유퀴즈에도
언급셨다니 찾아봐야겠어요^^*
정희진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저도 영화 여러편을 찾아봤는데
페넬로페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어떻게 보느냐에따라 어디에 집중하느냐에따라 영화에서는 많은것들이 달라보이는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10-28 00:42   좋아요 4 | URL
이동진 평론가의 설명을 들으니 한줄평의 의미가 깊더라고요.
영화는 여러 사람이 협업하는 거라 거기에 내재된 것이 넘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 미미님 말씀처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듯요.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은 있었는데 표현력의 부족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잘 못했어요 ㅠㅠ

scott 2022-10-27 23: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이나 영화,,,
평론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
플친 이신 페넬로페님의 리뷰가 더 소중합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10-28 00:47   좋아요 5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북플 친구들의 감상이 더 좋아요^^

희선 2022-10-28 02: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엄마도 행복해야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하면서 행복하면 더 좋을 텐데 싶네요 그게 어려울까요 아이들끼리만 지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지켜줄 어른이 하나쯤은 있어야 할 텐데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고 그것만이 아닌 다른 것도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10-28 07:19   좋아요 3 | URL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무척 좋았는데 실제로 일어난 일의 내용을 알게 되어 이 영화가 더 힘들었어요. 아이끼리 지내면 괜찮지 않아 많이 위태로워 보였어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0-28 1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평론가와 대중의 눈이 다른 경우가 많더라구요^^; 특히 영화 평론가의 평점이 90점 이상인데 관객은 50점 미만인 경우도 많이 봤던 것 같고...ㅎㅎ
모아주신 영화 사진 중 <화양연화>가 단연코 제 눈을 압도했어요!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 또 감상에 젖네요^^

페넬로페 2022-10-28 15:33   좋아요 4 | URL
화양연화의 장만옥 배우, 넘 멋졌죠!
근데 저는 영화보면서 저런 옷차림과 헤어스타일로 일상이 가능할까도 생각했어요 ㅎㅎ

영화는 특히 더 사람마다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10-28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왓챠에 이동진 평론가의 한 줄 감상평을 꼭 읽어 보거든요. 저는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는데 어떤 건 별 평점만 표기한 게 많아 아쉽더라는....ㅋㅋㅋ
기생충 평 저도 유퀴즈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동진 평론가 천재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책 얼른 읽어야 하는데 못 본 영화들이 많아서 계속 뒷전입니다. 배혜경 작가님의 영화 책이랑 정희진샘의 이 책은 영화를 조금이라도 더 찾아 본 후, 읽으려니 진도가 안나가네요.
근데 <아무도 모른다> 영화는 오래 전에 봤었어요. 고레에다 감독 좋아해서 거의 챙겨 보려고 노력했던 시절이 잠깐 있었어요^^
근데 그 중 이 영화가 정말 힘든 영화였어요. <나의 아저씨> 드라마의 기훈을 언급해 주시니 그때 기훈의 감정에 확 몰입이 되었더랬죠ㅜㅜ
근데 2살 동생이 그렇게 사망하다니???
아...정말 충격입니다. 전 그 영화 보고 나서도 한동안 충격이었어요. 독하게 다 보긴 했지만요. 결말을 그렇게 끝맺었지만....ㅜㅜ
암튼 이 영화도 정희진샘이 언급하셨군요?

페넬로페 2022-10-28 15:40   좋아요 2 | URL
개인적으로 이동진작가를 좋아해요. 말하는 딕션과 내용이 어쩜 그리 완벽하게 일치하는지 매번 감탄해요.
왓챠에 있는 이동진의 영화해석도 좋더라고요~~

책 속에 들어있는 책이나 영화에 대한 글은 항상 제가 안 읽고 안 본 것에 대해 쓰여진게 많아 요즘은 그냥 읽어요.
책에 나온 것들을 어차피 다 읽지 못해서요.
‘아무도 모른다‘는 감독의 의도를 알지만 실제 이야기가 넘 충격적이라 그것이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고레에다의 다른 영화는 괜찮았거든요^^

서니데이 2022-10-28 16: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에 그래비티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어요.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사람이 거의 없었고 그 날 영화는 고요했는데, 계속 통화하는 관객이 있어서 집중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우주라는 중력이 없는 공간의 고요함과 달리, 영화관 안은 고요하지 않았거든요. 그 영화는 사람이 적은 영화관에서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요즘엔 이동진 기자가 유튜브에서 영화소개를 해주는 것을 본 적 있는데, 설명이 좋아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0-30 08:14   좋아요 4 | URL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이유가 영화에만 집중하기 위한 것인데 계속 통화하는 관객이 있었다니 너무 불편헸겠어요 ㅠㅠ
그것도 그래비티를 보면서요.
이동진 평론가는 워낙 해박해서 매번 그의 얘기를 빠져서 듣게 됩니다.

댓글 넘 늦게 쓰는데 이태원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아파요 ㅠㅠ

mini74 2022-10-30 1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모른다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모티브가 된 실제사건은 너무 끔찍했고.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도 참 좋아합니다. 진짜 엄마에게 행복은 무엇일까요.

2022-10-30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30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0-30 19:15   좋아요 2 | URL
‘아무도 모른다‘, 영화보면서도 오빠 친구들이 집에 드나들어 조금 위태롭게 보였는데 실제 사실을 알고 나니 넘 마음이 아팠어요 ㅠ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봤는데
걸어도 걸어도, 챙겨봐야겠어요^^
엄마의 행복,
오늘 이태원을 보면서 엄마는 자식으로 인해 행복할수도, 불행할수도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coolcat329 2022-10-30 1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동진 평론가의 저 100자평 논란이 참 씁쓸했어요. 모르는 단어 나오면 늘 손에 있는 스마트폰에서 찾아 익히면 될 것을 왜 저리 욕하는지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아무도 모른다는 참 보면서 답답하고 화도 나면서 자신의 행복 찾아 떠난 엄마의 마음도 또 알 거 같아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근데 실제 이야기는 더 충격이네요.

페넬로페 2022-10-30 19:21   좋아요 2 | URL
요즘 사람들이 문해력이 모자라고,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찾는 것도 귀찮아 하거든요. 초등생은 아예 한자를 배우지 않는 학생도 있고, 중학교도 한자과목이 선택인 곳도 있더라고요^^

아무도 모른다, 실제 이야기 듣고 정말 충격이었어요^^

서니데이 2022-11-01 2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부터 11월 시작입니다.
이제 올해의 남은 시간도 적고, 가을의 느낌도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늘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02 19:43   좋아요 2 | URL
11월이 되어 그런지 바람이 더 매서워졌어요.
이제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더 열심히 살아야 할텐데 매일 그대로인 것 같은 느낌만 있어요
서니데이님!
11월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10 19:41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드려요.
요즘 날씨가 따뜻해 좋네요. 이 시기에 마지막 가을을 즐겨요**

거리의화가 2022-11-09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2관왕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11-10 19:42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용**

책읽는나무 2022-11-11 0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인상적인 글, 역시나^^

페넬로페 2022-11-11 09:37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희선 2022-11-1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또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영화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11-16 18:11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저는 언제나 영화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