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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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의 에밀리아는 할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하고 있는 빵가게 일을 도우면서 간간히 글을 쓴다. 에밀리아가 어려서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함께 빵집 이층에 살고 있다.

에밀리아는 뉴욕 브루클린 벤슨허스트에서만 살았다.

이탈이아에서 이민온 가족들은 똘똘뭉쳐 살았고 특히 로사 할머니는 죽은 엄마를 대신해서 에밀리아를 키웠다. 할머니는 엄마와도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할머니의 뜻을 거스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이탈리아 트레스피아노 지역에 살던 에밀리아의 조상들은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지만 폰타나 가문은 둘째 딸들에게는 평생 사랑없이 살라는 저주가 내려졌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들은 결혼을 하지 못한 채 죽거나 홀로 살았다.

에밀리아의 언니인 다리아 언니는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았지만 에밀리아에게는 잠깐 스치는 사랑이 있었을 뿐 결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예 에밀리아는 결혼에 관심도 없었다.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이면서 로사할머니의 동생인 포피이모의 연락이 없었다면 에밀리아는 절대 뉴욕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포피이모는 여든을 앞둔 나이에 고향인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기로 했고 조카인 에밀리아와 루시를 초대했다. 하지만 포피이모는 오래전 집안과의 문제로 명절에만 집에 오는 것을 허락받은 상태로 몇 십년을 지냈다. 그러니 당연히 로사할머니는 포피이모와의 여행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폰타나 집안의 저주를 풀어줄 비법이 있다는 말에 에밀리아와 루시는 포피이모와 함께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오른다.

 


 

포피이모는 이 여행을 감당할 정도의 돈도 있고 아름다운 분이다. 하지만 이 여행의 목적이 드러나면서 에밀리아와 루시는 저주를 풀 열쇠를 찾게 된다.

아주 오래전 독일에서 탈출해온 어떤 젊은 남자와 이탈리아 여자의 사랑이 있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이지만 독일에 있는 가족들에게 문제가 생기자 남자는 여자와 이별을 하고 독일로 떠난다. 여자가 여든이 되는 생일날 성당앞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포피이모가 바로 그 여자였다. 이제 포피이모는 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이 여행이 마지막 여정이 될터였다. 그 여정속에 삶이나 사랑에 대한 열정이 없었던 에밀리아는 자신을 찾았고 열정이 넘쳤던 루시는 잔잔해졌다. 이제 폰타나 집안의 저주는 깨질 가능성이 생겼다.

드디어 포피이모의 여든 번째 생일날 아침 성당으로 간 세 사람은 남자를 기다린다.

과연 그 남자는 약속을 지켰을까.

 

아름다고 감동적인 소설이다. 늘 사랑을 꿈꾸지만 그 사랑이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평생을 사랑하는 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살아낸 두 사람의 여정이 놀랍다.

더구나 두 자매간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혼란과 반전이라니.

저주는 그저 두려움에 갇힌 사람들의 소심함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오 위대한 사랑이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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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스완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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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세상에서 날아오르고픈 백조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가슴아프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넘치는 편견에 대한 도전 역시 가슴아프다. 슬프지만 감동스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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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스완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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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밖으로 훨훨 날아오르고 싶었던 백조들의 이야기가 슬프고 아름답다.

남자였지만 여자를 꿈꾸었던 나기사. 어린 엄마에게서 태어나 학대만 받다가

발레를 알게 되었고 발레리나가 꿈이 되어버린 어린 이치카.

 


 

세상에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자이지만 여자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견뎌야하고 음습한 곳에서 비상을 꿈꿀수밖에 없다. 그런 여장 남자를 보러오는 클럽에서 일하는 나기사. 고향인 히로시마에서는 여전히 건장한 남자라고 알고 있다.

돈을 모아 성전환수술을 하려고 하지만 버는 돈으로는 언제 가능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같은 처지에 있는 클럽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그런 자신들을 이해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매번 배신을 당하고 돈을 빼앗기기도 하면서 차별을 견디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모의 딸이 어려서 낳은 이치카의 양육을 맡게된 나기사.

성전환 수술비를 모아야 했기에 할 수 없이 받아들인 아이였다.

이치카는 한 번도 부모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였다. 우연히 배우게된 발레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술주정뱅이 엄마에게서 떨어져 도쿄에 있는 나기사의 집에 맡겨진다. 이미 오래전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이치카는 다시 발레에 대한 꿈을 키운다.

 

 

도쿄로 전학한 학교에서 동급생 린을 만나게 되었고 린은 부잣집 딸로 엄마가 이루지 못한 발레리나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어려서부터 발레를 배웠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을 지닌 이치카의 춤을 보면서 절망을 하게 된다. 린은 이치카를 사랑하게 되지만 도저히 이치카의 재능을 뛰어넘을 수 없음을 알고 발레를 접게 된다.

하지만 발레는 돈없이는 할 수없는 영역. 나기사는 차갑기만 한 이치카에게 관심도 없었지만 차츰 어린시절 성정체성으로 외로웠던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이치카의 마음에 다가간다.

 

 

발레선생인 미카의 도움으로 이치카의 실력을 나날이 늘어가지만 콩쿠르에 나가는 것만 해도 돈이 엄청나게 드는 일이다. 나기사는 이제 서로 마음을 열고 의지하게 된 이치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 지원하려하지만 이치카의 친모인 사오리가 나타나 이키카를 데려가버린다.

함께 세상밖으로 날아오를 꿈을 꾸었던 나기사는 날개를 접고 깊은 수렁에 잠기고 만다.

 

세상에는 수많은 편견이 있고 나역시 동성애자들에게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들도 그렇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그들만의 삶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재능은 있지만 환경이 좋지 않아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도 그렇다.

그런 사람들끼리 서로 기대면서 활짝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희망이라도 가지자 못한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편견과 이기심으로 날개를 꺾인 백조들의 이야기가 가슴아프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희망'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가지고 살아가는 수많은 백조들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 희망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슬프고 아름다운 마지막 결말에 가슴이 미어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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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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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도 이유가 있던가. 제목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속이 답답해서, 오래 일만하다 힐링하고 싶어서, 그냥 무작정 다른 풍경이 그리워서...

그러고보면 이유가 참 다양했다. 누군가는 아이를 잘 기르고 싶거든 여행을 보내라고 했다.  여행은 인생이라는 또 다른 여행에서 참고서같은 역할이 아닌가 싶다.

 

 

나는 김영하란 작가를 책에서보다 TV에서던가 라디오에서던가에서 먼저 알았던 것 같다.  그가 썼던 원작의 영화에서도 잠깐 만났고. 나중에 책을 보니 글을 썩, 맛깔나게 쓰는 작가였다.

그의 입담이 그저 입담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글을 잘쓰면서 입담은 약한 작가도 있긴하다.  그래서인지 그가 쓴 책이라면 일단 기대치가 높았다.

 

 

첫 해외여행이 당시 중공이라 불렸던 중국이었다는 것도 놀랍다.

공산국가로의 여행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한 때 으쌰으쌰 운동권학생이었던 그가 공산주의에 대한 상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만난 중국은 이미 예전의 중공이 아니었고 광신교도가 정신차리고 다른 종교에 관심을 보이는 그런 시기였던 것이다.

같이 동행했던 정보부소속 형사와의 에피소드가 그의 말처럼 그의 운명을 바꾼 한 수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여정과 형사의 여정에 예정되어 있던 그 은밀한 인연의 결과가 해피앤딩이라 다행스럽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있는 희망이다.

그 희망을 이루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 시작되던 시기, 베트남 여행을 예약했던 우리 가족들은 결국 여행을 포기했었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은 가서 느끼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가기전 준비하는 과정이 더 즐겁다고 생각한다. 숙소를 정하고 뭘 먹을지 누굴 만날지 상상하는 일은 즐겁기만 하다.

인생도 막상 살아보니 경험하지 못한 그 어떤 일들에 대한 상상이 더 나았던 것 같다.

물론 걱정인형처럼 마구 걱정만하다 시작도 못해본 일이 더 많지만.

 

 

여행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는걸 저자는 이 한마디로 정리한 것 같았다.

'남의 땅에서 우리의 힘은 약해진다'.

그 약함이 겸손을 배우고 동화를 배우고 커다란 가르침으로 되돌아 올 수 있는 빈 것이기에 무엇을 채워 돌아오느냐는 순전히 여행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꽤 많은 여행을 했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직업으로 인한 이동을 포함하여 그가

걸었던 길은 꽤 길었다.

그의 모든 길이 작품의 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양분을 그렇게도 쓰고

저축도 하고 나누어도 준다. 그래서 여행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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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튀르키예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0
알파고 시나씨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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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튀르키예가 왜 형제의 나라인지를 제대로 알게되었다. 막연했던 호기심을 채워주는 알파고의 재미있는 튀르키예 알아보기책으로 한결 더 튀르키예가 가깝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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