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선을 넘지 마오 - 본격 며느리 빡침 에세이
박식빵 지음, 채린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독 우리나라에는 시집살이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이 많은 것 같다.

'고추 당초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 맵다'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등등.

얼마나 며느리가 미운지 발 뒤꿈치까지 밉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아들 하나 낳아 놓으면 천하를 얻은 것처럼 행복했던 어머니들이 며느리가 들어오면

뺏긴 것처럼 애통해서 더 며느리를 미워했던 것일까. 그런 며느리가 자라 시어머니가 되면

더하더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그 말들이 예전 말이었다. 였으면 좋겠건만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니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온다.

 

20200331_152736_HDR.jpg

 

85년 생 동갑내기 부부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였으면 좋았으련만 사실 그런 초코렛같은

사랑이야기는 별로 없다. 연애 쑥맥인 대학동창끼리 그냥 서로 편해서 부부가 되었단다.

연애랄 것도 없는 시간이 지나고 직장이 있는 영국으로 떠나야 하는 남친의 일정 때문에

급하게 혼인신고만 하고 부부가 되었던 저자는 시집 식구와도 낯설기만 했을 것이다.

 

20200331_214406.jpg

 

그나마 영국에 살 때에는 떨어져 살았으니 그깟 명품 가방 하나 보내지 않았다는 타박정도는

다음에 올 막장드라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에 돌아와 시집 곁에서 시집살이를 해야했던 며느리의 하소연에

불끈 화가 솟는다. 곁에 있으니 '반찬 갖다 먹어라', '밥 먹으러 와라','아이 보고 싶다 건너와라'

등등 얼마나 불려다녔을 것인가. 물론 무녀독남이니 아들이며 손녀가 보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 여자들 결혼 전 살림 해보고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 며느리에게 명절상을 홀로 차리라고? 그전에 그냥 간단히 과일이나 고기정도만 사서

지내다가 무슨일이래. 뭐 콩쥐팥쥐도 아니고. 결국 난리가 나고 며느리 눈물 바람에 후에야

길들이려고 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런 뭐 이런 시엄니는 조선시대에만 있는게 아니었어?

 

20200331_230048.jpg

                    

그리고 정말 왜 우리나라는 명절에 차례에 제사에 조상 모시는 상차림이 있는거야.

서양 귀신들은 밥 안 차려줘도 자손들 잘만 살더만. 그냥 좋은 날이니까 음식 해서 가족들끼리

나눠먹는 정도가 아니라 이건 며느리 중노동시키는 옳지 않은 예법이라니까.

내가 처음 시집와서 명절 때 음식하고 힘든 건 둘째치고 차례 후 그 상을 남자들끼리만 앉아서

먹는 걸 보고 얼마나 분하던지. 다음 해 던가 그 상에 그냥 앉아서 나도 같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철부지 며느리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난 남자가 물린 상에 앉아서 부엌데기처럼

먹을 생각이 없었다. 거의 35년 전이지만 막 돼먹은 며느리, 혹은 동서쯤으로 혀를 찼을 것이다.

 

20200401_151028.jpg

              

그리고 당신도 잘 안 담그던 김장을 며느리도 모자라서 사돈에게 담가오라고 보내다니.

정말 너무한다. 너무해. 일하는 사돈이 안스러워 먼저 해보내신다면 모를까. 일부러 대전에서

부산까지 배추를 절여 보낼 생각을 하다니. 이런 배려없는 시부모를 만난 것도 운명인걸까.

오죽하면 아들이 나 이혼시킬려고 그려냐고 엄마에게 화를 냈다지 않은가.

정말 시집살이가 이 정도면 이혼도 생각할 것 같다.

 

나도 친정에서는 귀한 딸이었다. 당신 딸, 아들은 귀하고 나는 며느리라는 이유로 명절에

친정가는 것도 눈치를 봐야하나. 내가 이러려고 대학 나왔나.

남의 집 며느리는 다 잘났고 살림이나 하는 며느리는 모자라고 부끄러운 존재인가 말이다.

정말 존중따위는 바라지도 않을테니 제발 막말이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야'라던가 '너거 엄마'같은 몰상식은 정말 참기 힘들다.

 

정말 주변사람들 말처럼 이 책을 시집식구들이 보고 난리가 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아마 인연을 끊자고 달려들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이 출간을 응원했다니 조금

안심이 되긴 하지만 말이다. 이런 가정일 수록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 IT시대가 되고 AI가 세상을 휘젓는 시대가 와도 '시월드'는 변하지 못하는걸까.

참으면 홧병생기니 참지말고 할말 다하고 사시길.

나도 저런 '시엄니'되지 않으려면 단디 마음먹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 - 90년생의 마음을 흔드는 마케팅 코드 13
김동욱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애들'하면 몇살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대개 90년대 출생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딱 내 아들뻘이 되는 애들이다. 언젠가 대통령이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뭔가 구태의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려는 시도로 변신을 해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었을 것이다.

 

20200328_165530.jpg

 

물론 나도 오래전 '요즘 애들'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오래된 벽화안에서도 '요즘 애들'은

못쓰겠다는 낙서가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시대이건 기존세대가 혀를 끌끌 찰 '요즘 애들'은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의 저자는 1975년 생이니 우리나이로 46세이다. 오래전 지구인의

평균수명이 마흔이 안될 때라면 완전 아재세대를 넘어서 북망산에 오를 나이였겠지만

내 기준으로 보면 한창 청년이라고 해도 될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구세대쯤에 속한

모양이다. 에구 세월을 어찌 이기랴.

 

20200328_163329.jpg

           

저자의 말처럼 조금 앞선 내세대도 대입이나 취업이 지금만큼 어렵진 않았다. 가난하기는

무지 가난했고 배고팠지만 그럭저럭 사회 어딘가에 속해서 그런저런 삶을 살 수도 있었던

세대였다. 하지만 '요즘 애들'은 풍요로운 시간을 거쳐 어른이 되었는데 또 다른 결핍으로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시대에 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새로운

마케팅은 과연 어떤 것일까.

 

20200328_163434.jpg

               

우리 윗세대들은 걸핏하면 '요즘 것들은'하면서 핀잔을 주거나 가르치려고 했다. 역시 우리도

그런 윗세대들의 말에 조금은 반항을 해보기도 했지만 대체로 따르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지금 아이들에게 그렇게 다가가면 담박에 내침을 당하고 말 것이다. 오죽하면 요즘 애들

가르치는 학교 선생들도 고달프다고 난리다. 우리 시대 선생들은 참 행복했던 편이다.

'요즘 애들'의 마음을 읽고 트렌드를 쫓아야 따라잡을 수 있단다.

아니 뒤쳐지지 않는단다. 참 어렵다. 젊어서는 아랫사람 노릇하기 힘들더니 요즘은 윗사람

노릇하기가 힘들다. 이래저래 낀 세대에서 고생만 하다가 어느새 자리를 내어주고 뒷방으로

물러선 느낌이다.

 

20200328_164357.jpg

 

최근에 방영되는 CF들을 보면 도통 따라가기가 힘들다. 맛있으니까 먹으라던가 좋으니까 한번

사봐라 하는 단편적인 메시지가 아니고 뭘 말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런데 애들들은 그걸 기가 막히게 안다. 랩이라는 음악은 도통 뭘 말하는지도 모르겠고 나오는

가수들도 그애가 그애같아서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은 또 그런 애들로 열광한다.

그러니 어쩌랴 조금쯤은 들여다봐야지.

 

그저 비싼 명품이라고 ̫는 것도 아니고 가성비 좋아서 ̫는 것도 아닌 요즘 애들의 트렌드를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아재마케터가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시대도 아니고 파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한다. 그러니 물건을 파는 회사도 홍보를 맡은 마케터도 골치가 아프겠다.

그래도 어쩌랴. 이제 '요즘 애들'의 세상이 왔으니 변할 수밖에.

그래도 젊은 시절 한 가락했던 마케터의 조언이니 노땅의 말이라고 무시해 치우지 말자.

온고이지신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모르는 분들은 검색해서 찾아보시길.

꼭 뭘 팔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들만 볼 책이 아니다. 요즘 트렌드를 좀 알고 싶다면 읽어보자.

도대체 요즘 애들 무슨 생각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며 사는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서고금 권력과 돈의 결합이 정치의 힘을 이끄는 형태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동안 정의의 힘으로 불의를 향하던 한자와가 최후의 한판을 향해 달리는 4권이 출간되었다.

역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권답게 첫장부터 유서가 등장한다.

은행을 다녔던 것으로 보이는 누군가 가족과 동료들에게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과연 누구일까. 정체는 중반쯤 밝혀진다.

 

20200317_162455_HDR.jpg

 

일본의 하늘을 책임지던 TK항공이 실적부진과 자금고갈로 도산의 위험에 직면한다.

주거래은행인 도쿄중앙은행의 한자와는 TK항공의 새로운 담당자가 되어 도산 직전의

회사를 재건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된다.

 

20200327_170412.jpg

 

하지만 TK항공은 자구노력보다는 무조건적인 지원만 바라고 있다.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는

일곱개의 노동조합의 직원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난리고 경영진도

속수무책이다. 한자와는 TK항공의 능력이라면 자구책을 통해 회생가능하다고 판단하지만

요지부동이다. 이럴 때 하필 정권이 바뀌면서 새로 정권을 쥔 진정당은 30대 중반의 인기

아나운서 출신의 시라이 아키코를 국토교통성 대신으로 임명하고 시라이는 TK항공을

회생시키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변호사출신의 노하라를 책임자로 임명한다.

 

20200327_165654.jpg

                     

노하라는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변호사로 시라이의 화려한 정치

인생을 위해 TK항공을 부활시키려 거래은행에게 채권포기를 강요한다.

TK항공의 또다른 거래은행인 개발투자은행의 담당자 다니가와 역시 무조건적인 채권포기에

반발하고 한자와와 함께 내막을 파헤치기로 한다.

 

20200327_215028.jpg

                   

도쿄중앙은행은 과거 다른 은행과 합병하면서 두 은행직원의 파벌이 생겼다. 상무인 기모토는

옛T은행의 직원이었고 지금은 합쳐진 도쿄중앙은행에서 옛T은행 직원들의 구심적이기도 하다.

태스크포스팀의 노하라는 과거 기모토와 같은 학교를 다녔고 은행 지점장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부유한 시절을 보낸 기모토와는 달리 사업을 하다 망한 아버지 때문에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

더구나 기모토는 그런 노하라를 아이들앞에서 망신을 주고 괴롭혔던 과거가 있다.

그런 기모토가 옛T은행 근무시절 부정하게 대출을 해준 사건이 지금 TK항공 회생사건과

묘하게 얽히게 되고 한자와는 비밀의 인물인 도미오카를 통해 그 비밀에 다가서게 된다.

 

20200327_221227.jpg

         

새로운 정권의 권력을 잡은 미노베의원은 과거 T은행을 통해 부정대출을 받았었고 담당자였던

기모토는 그 사실을 비밀로 부친 채 서류마저 감추고 말았었다. 노하라는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노베에게는 아첨을 기모토에게는 협박으로 TK회생건과 거래를 한다.

과연 권력을 쥔 부정한 인간들의 협박에 굴해 채권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한자와답게 두 배로 갚아줄 것인가.

 

어디든 냄새나는 곳을 기웃거리는 하이에나는 존재한다. 돈없는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금관유착은 당연한 일이고 그 썩은 곳에서 연명하는 인간과 도려내려는 인간들이 대치한다.

그래도 아직 한자와나 도미오카같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실제 부정한 대출로 인해 누군가는 부를 누리고 누군가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끊기도 한다. 늘 그렇지만 한자와는 이번에도 그런 불의의 자들에게 최후의 한방을

먹이고 만다. 역시 한자와답다. 그래서 요즘처럼 답답한 시절 속이 다 시원했던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햇볕이 아깝잖아요 - 나의 베란다 정원 일기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정인영 옮김 / 샘터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여년 전 섬으로 내려와 그토록 갖고 싶었던 텃밭을 가꾸면서 아 뭔가를 키워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공감하게 된다. 특히 약을 치지 않고 깨끗하고 싱싱한 채소를 길러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시장에 가서 채소를 고를 때 볼품없는 것을 고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농부는 보기좋고 풍성한 결실을 위해 농약을 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텃밭을 하든

제대로 된 농업을 하든 이 책의 저자처럼 베란다에서 가드닝을 하든 벌레와의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참 신기한 일이다. 벌레들은 서로 통신을 하는걸까. 어느 집 어느 밭에 뭐가 심어져있는지

서로 공유하는 것인지 잘 키워진 식물일수록 벌레들이 꼬여든다.

 

 

 

 

저자는 다소 내성적이고 번잡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조신한 식물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도시의 좁은 베란다에 작은 정원을 꾸민다.

처음엔 올리브나무로 시작해서 허브종류들을 심었다고 한다. 화분이나 계란판등을 이용하여

아주 작은 정원으로 시작해서 이제 태풍이 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안으로 들여놓을 화분이

즐비하게 되었단다. 사실 식물처럼 정직한 생명체는 없다.

 

 

 

 

인간의 식성이 다 다른 것처럼 물을 더 좋아하거나 강한 햇볕보다는 엷은 햇볕을 더 좋아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식성만 제대로 맞춰준다면 정직하게 성장한다. 물론 벌레들에게 뜯기지 않고

상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반려견처럼 여행을 갈 때 맡길 걱정은 없지만 물을 대주기 위한

고육책들을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저자가 생명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나를 사로잡았던 문장은 바로 '솎음질'이었다.

지금 내 텃밭에는 지난 겨울을 보내고 남은 무우들이 몇 개 남았다. 작년에 싹이 올라올 때 사실

솎아줘야 했었다. 그냥 두었더니 서로가 자라겠다고 아우성을 쳐서 결국 다 고만고만한 크기로

볼품없이 자라고 말았다. 자랄 공간을 잡아주려면 솎아줘야 하는데 말이다.

나도 저자처럼 솎아주는 일이 겁이났던 것일까.

저자는 삶에도 이런 '솎음질'때문에 불합리하고 잔인하게 되는 것을 가슴아파 한다.

 

 

                 

 

그렇게 솎음질이 되어야 우량이 살아남고 성장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네 인생에서 우량만

살아남아야 하는가가 저자가 가진 의문이고 내가 공감하는 물음이다.

처음에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 좋은 책을 만들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자신의 책들이 서점 가장 좋은 곳에 전시되길 원했던 바람들이 소박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책이 전시될 서점들이 '솎음질'을 당해 서서히 사라지고 거대 서점만

존재하게 되는 현실을 보면서 가슴아파한다.

 

 

소박하게 식물하나 키워내는 일도 '솎음질'이 없으며 우량을 만들 재간이 없어지고

과연 우량만 대접받는 세상이 온당한 일인지를 생각케한다.

그냥 아웅다웅없이 고만고만하게 살아가는 일은 한심한 일이기만 할까.

공평하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에서 씨를 뿌리며 생명을 기다리는 일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저자는 가드닝을 통해 알아버렸다. 그리고 솎음질 없이 살아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다정함까지 곁들인 이 책에서 따스한 햇살이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심원단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엊그제 디지털 성노예사건으로 구속된 조모의 변호인단들이 사임을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민주주의에서는 죄인도 정당하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되어있다.

살인자라도 변호사를 세울 수 있고 세울 능력이 없다해도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형로펌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어마어마 하다고 하는데 그만큼 우리는 법과는 떨어져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20200326_114116.jpg

 

열 여섯 살 딸을 전처에게 보내고 홀로 살고 있는 미키는 사무실도 제대로 없는 가난한 변호사다.

특이하게도 두번 째 재혼한 전처 로나는 직원으로 일하고 있고 로나의 지금 남편 역시 직원으로

함께 일한다. 자신의 자 링컨을 몰고 있는 얼은 정식직원이 아니라 그의 어머니가 사는 주택에

압류문제를 막아주는 소송을 해결해주자 그 댓가로 6개월간 운전기사일을 해주기로 했다.

미키의 아버지 역시 변호사였지만 미키가 어렸을 대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의 친구였던 동업

변호사 시걸이 지금은 요양원에 있지만 왕년의 명성답게 곁에서 미키를 돕는다.

 

20200325_204721.jpg

 
                       

미국의 재판방식은 우리나라와는 달라서 판사의 재량보다는 배심원의 판단을 중요시한다.

미키는 누가봐도 유죄인 자동차 강도의 변호를 맡아 그를 구하려고 재판무효를 받아내기 위한

쇼를 벌이기도 한다. 이 장면은 정말 우리나라 법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미키에게는 얼마전 지방검찰청장 선거에 나갔다가 자신의 변호로 풀어준 피의자가 석방되어

두 사람을 치어 사망케 하자 선거에서 낙선하고 딸마저 아빠에게 등을 돌렸던 아픔이 있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딸린 사무실 식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시걸의 도움을 받아 쇼까지

펼치며 승소를 얻어내야 한다.

그런 미키에게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변호를 의뢰해온다.

콜걸들에게 홈페이지를 구축해주고 연결해주는 디지털 포주 라 코세가 살인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지젤이라는 여자가 라 코세가 연결해준 손님을 만나러 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와 자신의 집에서 살해되었는데 라 코세가 돈을 받으러 갔다가 지젤과 다투었다는 사실때문에 지목이 된 것이다.

라 코세는 완강하게 지젤의 멱살을 쥐긴 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미키는 라 코세가 살인자는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사무실 직원들을

동원해 사건을 ̫는다.

 

20200325_204539.jpg

                       

사건을 맡은 검사 포사이드는 라 코세가 유죄임을 확신하고 미키와 대결하지만 미키는 사건의 평결을 맡은 배심원의 마음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고 사건을 따라가다가 이 사건이 10년 전 자신의 맡은 사건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피해자 지젤은 콜걸로 과거 자신과 우정을 나눌 정도의 친밀감을 나눴던 여자였고 마약 카르텔의 두목 모야를 잡아넣기 위한 마약단속반의 마르코와 협상하여 사건을 조작한 후 신분세탁을 해주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글로리아 였던 지젤은 마르코의 지시대로 침대밑에 권총을 미리 가져다놓고 모야를 마약뿐만 아니라 총기까지 소지한 죄를 뒤집어 씌워 무기징역을 살게 한 정보원이었던 것이다.

그런 글로리아가 하와이로 떠난 줄 알았는데 가까운 곳에서 신분을 숨긴 채 콜걸 생활을 하다가

살해된 것이다.

                

 

20200325_205039.jpg

                         

모야가 갇혀있는 감방에 같이 있던 변호사가 조작된 사건에 대해 수임을 맡았고 변호사의 아들을

통해 다시 재심을 노리던 중 당시 정보원이었던 지젤을 법정에 불러내기 위해 소환장을 보냈고

그리고 며칠 뒤 살해되었다.

미키는 라 코세는 재수없이 범인으로 지목되었지만 사실은 10년 전 모야사건이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조사하던 중 의문의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고 운전기사 얼은 사망하고 만다.

미키가 점점 진실에 다가서자 범인들이 그를 살해하려한 것이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사건을 조작하면서까지 실적을 올리려고 했던 마르코일까?

 

20200325_233142.jpg

               

미키는 범인을 향해 서서히 목을 조르고 막판 법정에서 멋지게 한 방을 먹인다.

그 장면에 도달하기까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서로에게 덫을 놓고 빠져나가려는 범인과 미키. 판사와 배심원의 심리까지 노리며 법정을

휘젓는 미키. 결국 최후의 한 방을 먹이는 장면에 이르러서야 독자들은 참았던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범죄의 판결에 결국 배심원단은 아무 역할이 없었다.

미키가 맡은 두 사건은 배심원단이 평결을 하기도 전에 기가막힌 반전으로 진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법정드라마같기도 하지만 미스터리한 사건을 ̫아가는 탐정의 모험담 같기도 하다.

제법 두툼한 두께의 책이지만 마지막까지 결말을 ̫아야 하는 스릴감때문에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방콕으로 지루한 요즘같은 시절에 딱 좋은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