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 암을 치유하며 써내려간 용기와 희망의 선언
이브 엔슬러 지음, 정소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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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격렬하면서도 솔직하고 적나라한 이야기였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놀라운 이야기이기도 했다. 작가 이브 엔슬러는 여성의 성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며 세상을 도발한 [버자이너 모놀로그]와 [필요한 목표물] [굿 바디] 등의 희극 작품,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와 [마침내 불안정한] 등의 정치적 회고록을 남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오비 상Obie Awards 등을 수상한 극작가라고 한다. [뉴스위크]의 ‘세계를 바꾼 150명의 여성’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여성과 여자아이에 대한 폭력을 없애기 위한 운동인 '브이데이'를 창설, 지역 조직과 활동가들을 위해 9천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10억 여성이 일어나'라는 세계적 운동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한 인물이었다. 내게는 다소 낯선 작가였지만, 고통스러웠던 7개월간의 자궁암 투병을 토대로 한 회고록인 이 작품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을 통해 나는 그녀와 친숙해진 느낌이었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여성의 고통에 대한 생생한 체험을 통해 이 세계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같은 여성으로서 책임감같은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도 했다.

 

나는 내 몸으로부터 추방되었다. 아주 어렸을 때 거기서 튕겨져 나왔고, 길을 잃었다. 아기를 낳지 않았고 나무를 두려워했다. 대지가 나의 적이라고 느꼈다. 숲 속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 하늘도 노을도 별도 볼 수 없는 콘크리트 도시에서 살았다. 나는 엔진의 속도로 움직였는데 그건 내 호흡보다도 빨랐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과 대지의 리듬과 동떨어져 살았다. 그렇게 이질적인 정체성을 극대화하고 검은 옷을 입고는 우쭐해했다. 내 몸은 짐이었다. 그것은 내가 운 나쁘게도 지고 가야 하는 어떤 것이었다. 몸의 요구를 견딜 수가 없었다. (본문 13,14p)

 

이브 엔슬러는 인생 초반의 많은 부분을 비몽사몽 상태에서 보냈다. 한밤중에 아빠가 자신의 침대로 찾아올 때마다 시달렸고, 엄마를 배신했다는 뒤틀린 고통과 마주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이용하고 강간하고 학대한다는, 그 말도 안되는 미친 상황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암의 초기 징후에 대해 그녀는 수동적이었다. 암 진단은 그녀에게 너무나 뜬금없었을 뿐만 아니라 충격적이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최면 상태에 빠져들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7개월 동안 수술과 치료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의 몸으로부터 추방되었다고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에 환희가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는 이렇게 이브 엔슬러가 암을 치유하며 써내려간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투병생활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콩고에서 일어나고 수많은 여성의 고통을 생생하게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거의 13년 동안 극심한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콩고는 8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었고 여성 수십만 명이 강간과 고문에 시달렸다. 콩고인들의 것이지만 다른 나라들이 약탈해간 광물을 두고 벌어지는 경제 전쟁이었다. 남편이 보는 앞에서 부인을 강간하고, 남편과 아들을 협박해 딸과 누이를 강간하게 만드는 등 르완다와 부른디, 우간다 등의 지역 민병대와 외국 민병대는 학살을 일삼고 있었는 것이다. 이브 엔슬러는 지구의 구석구석에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는 전염병을 충분히 목격했지만, 콩고는 몸의 종말, 인류의 종말, 세계의 종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군대와 기업은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 학살, 조직적 강간, 고문, 여성과 여자아이 말살을 전술로 이용하고 있었다. 여성 수천 수만 명이 자신의 몸으로부터 추방되었을 뿐만 아니라 몸과 몸의 기능, 몸의 미래가 형편없이 망가졌다. 자궁과 질이 영원히 파괴된 것이다. (본문 18p)

 

사실 이 작품을 읽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투병기에 관한 용기와 희망, 그리고 세계 곳곳의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더 쉽게 풀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몸, 구멍 등 이브 엔슬러 자신만의 표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로 이해할 수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웠다. 아마 이런 표현들은 저자가 지금까지 겪었던 삶의 고통들이 스며있는 탓일게다. 그녀의 고통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그녀를 통해 세계 곳곳의 여성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면서 콩고의 문제가 단순히 그녀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느낄 수는 있었다.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하고, 책임져야할 부분은 아닐까? 이에 독자에 따라 난해하게 느낄 수 있으나 꼭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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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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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의고체 문장으로 중세 유럽의 한 수도사가 겪는 신비한 체험을 그린 작품 [일식]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고,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일본 열도를 히라노 열풍에 휩싸이게 하며 일본 내에서 4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라로 게이치로. 그가 이번에는 인간의 기본 단위를 다시 생각해보고자 에세이 <<나란 무엇인가>>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개인'보다 한 단계 작은 '분인'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관점이 크게 달라진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유는 대략적인고 엉성한 개인이라는 단위가 현대를 사는 우리 생활에는 온전히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우리의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개념으로는 개인은 절대 나눌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육체를 떠올려보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몸과 마찬가지로 인격 역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유일한 개념인지를 되묻는다. 우리가 회사에서 일할 때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고교 시절 친구와 오랜만에 한잔하러 가거나 연인과 단둘이 사랑을 속삭일 때, 우리의 말투나 표정, 태도는 많이 다르며 이렇게 인간에게는 여러 가지 얼굴이 있기에 인격은 단 하나라는 사고방식은 모순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타자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억지로 강요당한 '가짜 나'로 산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여러 얼굴들이 모두 '진정한 나'임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individral'이라는 말의 어원은 '나눌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서두에 썼다. 이 책에서는 이상과 같은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기 위해 '분인dividual'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도입한다. 부정접두사 in을 떼어버리고, 인간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간주하는 것이다.

분인은 상대와의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자기의 내부에 형성되어가는 패턴으로서의 인격이다. 직접 만나는 사람으로

분인이랑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다양한 자기를 의미한다. 애인과의 분인, 부모와의 분인, 직장에서의 분인, 취미 동아리의 분인....그것들은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다. 한정되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교륙하는 사람도 포함될 수 있고, 소설이나 음악 같은 예술, 자연 풍경 등 인간 이외의 대상이나 환경도 분인과(分人化)를 유도하는 요인일 수 있다.

한 명의 인간은 여러 분인드르이 네트워크이며, 거기에 '진정한 날'라는 중심 같은 것은 없다.

개인을 정수 1이라고 한다면, 분인은 일단 분수라고 떠올려주기 바란다. (프롤로그 中)

 

그동안 알고 있는 개인에 대한 혹은 진정한 나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았던 탓에 새로운 이야기가 분명 흥미롭기는 했지만 몰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저자가 풀어놓은 자신의 경험에 공감할수록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학교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그는 책을 읽을 때의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나'이며 교실에서 친구랑 웃고 떠다는 것은 '진정한 나'가 아니며 표면적인 가면을 쓰고 주위 사람을 맞춰주는 것뿐이라 생각했다. 이후 파리에서 생활을 위해 어학원을 다닐 때의 경험과, 대학 친구를 만날 때 고등학교 친구를 동반했을 때의 경험을 빗대어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결정하려는 것 자체가 쓸모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그는 인간에게는 몇 가지 얼굴이 있으며 상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내가 된다고 말한다.

 

분인의 모델에는 자아니 '진정한 나'니 하는 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때그때 큰 비율을 차지하는 분인은 있다. 비율이 큰 분인이 고등학교 시절에는 특별활동부의 고민 선생일지도 모르고, 회사에 들어간 후에는 상사일지 모른다. 우리는 발판이 될 만한 중요한 분인을 일시적인 중심으로 삼아서 그 밖의 분인 구성을 정리할 수도 있다.

당신이 호감을 느끼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다면, 그런 분인을 만들어내는 방법밖에 없다. 그 분인이 당신을 변화시켜주는 돌파구가 된다. (109,110p)

 

저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인간은 부모와의 분인을 기본으로 해서 대인 관계를 넓혀가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 환경을 고려한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 어떠한 분인 구성이 이상적인가를 고려하는 것으로 봐야하며, 아이가 부모 앞에서와 교사 앞, 아이들끼리의 얼굴이 다르다는 것은 아이 나름대로 전혀 다른 인간과 어떻게 하면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 모색한 결과이기에 결코 부정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한 번쯤 부모와 교사 앞에서 다른 아이의 행동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나 싶다. 그로인해 그가 말하는 분인에 대해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

 

헌데 그가 이 책을 통해서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바로 '나를 좋아하는 방법'에 대한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는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더 어려워하는데,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마음을 품은 사람에게 '일단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라,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라고 말해본들 별 의미가 없기에 그는 자기 자신이 싫은 사람이 있다면 인간 전체를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분인 단위로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분인이 하나든 둘이든 있다면,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살아가면 되니까 말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분인이 좋다는 사고방식은 반드시 한번은 타자를 경유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존재가 불가결하다는 역설이야말로 분인주의의 자기 긍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본문 150p)

그렇게 좋아하는 분인이 하나씩 늘어간다면, 우리는 그 만큼 스스로에게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설령 부정하고 싶은 자기가 있다손 치더라도 자살이라는 형태로 자기 전체를 소멸시키려는 마음을 먹지 않고 어떻게든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본문 151p)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내 모습 중 진짜 '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그 중 진짜 내 모습을 찾아 결정지어보려는 소모, 거짓된 내 모습에 대한 스스로의 스트레스 등으로 누구나 '진정한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한 두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헌데 저자의 말처럼 상대에 대한 내 모습은 그대로의 내 모습이었던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의 얼굴은 상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내'가 된 내 모습이었던 게다. 그동안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던 내 모습에 힘겨울 때가 있었는데 이것이 전혀 꺼림직하게 여길 일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나는 위로를 받는다. 상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나의 모습은 모두 '진정한 나'였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분인은 모두 '진정한 나'다. (본문 44p)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분인으로 살아가기에 비로소 정신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화사에서의 분인에 이상이 생겨도 가족과의 분인이 순조로운 상태라면 스트레스는 경감된다. (본문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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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 -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복음의 기쁨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미란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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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럽권 출신으로 선출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소박하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공식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한 그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만들고자 한다. 2013년 <타임> '올해의 인물', <포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는 등 인간적이고 사목적인 스타일로 교리를 전달하고 교회를 사랑과 봉사의 공동체라고 전달하는 교회관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 교황 프란치스코. 비종교인 나에게 교황 프란치스코는 세족식 관례를 깨고 무슬림 여성 수감자의 발을 씻겨준 유명한 일화를 보여준 인물일 뿐이었음에도 나는 벌써 교황 프란치스코 관련 서적을 두 권째 읽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는 지식의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종교인과 비종교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삶과 운명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놀라운 힘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이고 있는 탓이리라.

 

더욱이 지금 한국은 교황의 방한으로 '교황 앓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소탈하고 겸손한 교황 프란치스코에 열광하고 있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세월호 유족이 건넨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니고, 세월호 희생자를 만나 손을 잡아 위로의 말을 건네며, 장애인 쉼터에서는 어렵고 고통받는 이들을 어루만져주는 모습에서 격식이 아닌 마음으로 위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태도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러한 행보가 천주교 신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신드롬 현상을 나타나게 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에 그의 신념, 그의 생각을 엿보고 싶어하는 것은 종교를 떠나 모든 이들의 관심사가 되었고, 너도나도 그의 생각, 신념을 책으로 출간하고 있는 것일 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공식 문헌이자 첫 권고로 5장 288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13년 11월 24일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했던 '신앙의 해'를 폐막하면서 발표되었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책은 가톨릭 신자들이 복음의 즐거움을 맛보면서 신앙생활을 발전시켜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떠한 위기에 처해 있고, 하느님의 복음 선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로운 복음화가 나아가야 할 길과 그 전망을 함께 제시(책 표지 中)하고 있어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더 뜻깊은 책이 될 듯 싶다.

 

우리 시대 인류는 유사 이래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진보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교육,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분야에서 사람들의 복지를 높이려는 조치들은 칭찬할 만하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현재 인류 다수는 하루하루 가까스로 연명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심각한 결과가 생기고 있다. 수많은 질병이 세계 곳곳에 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절망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부유한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삶의 기쁨은 자꾸 사라지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폭력과 불평 등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삶을 위해 몸부림친다. 이런 역사적 변화가 더욱 심해진 이유는 과학과 기술이 양적, 질적으로 거대하고 급속하게 진보했고, 그 결과들이 자연과 인간의 삶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것은 흔히 익명성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낳고 있다. (본문 58,59p)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적 안목으로 우리의 현실을 보고자 했으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자세하고 완벽하게 분석하는 일이 비록 교황의 임부가 아니지만, 공동체 모두에게 "향상 시대의 징표를 면밀하게 지켜보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사실 아주 중요한 책임으로 현실 문제 중에는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비인간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하느님 나라의 열매가 될 것과, 하느님의 계획에 반하는 것들을 구별해야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식에 올바른 빛을 비추고 중요한 가치들을 일깨울 수 있는 복음화에 나서야 하는데, 복음은 인간의 삶에 대해 통일되고 완벽한 시각을 제시하기 때문에 우리 도시가 지닌 아픔을 가장 잘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동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함, 이해심, 인내, 온유함을 요구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양떼를 흩뜨리려는 늑대에게서 양들을 지킬 수 있다. 우리는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경청의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의사소통에서 경청은 진정한 영적 만남이 이뤄지지 않아도 마음을 열어 상대와의 친밀함을 가능하게 한다. 상대의 말을 결청하면 적절한 말과 몸짓으로 우리가 단순한 방관자가 아님을 보여줄 수 있다. 그렇듯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경청을 통해서만 우리가 진정한 성장의 길로 들어설 수 있고, 기독교의 이상을 위한 갈망을 일깨울 수 있다. 하느님의 사랑에 온전히 응답하고 그분이 우리 삶에 뿌려놓으신 씨앗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중략) 개인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도의 성숙함에 이르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복된 성자 베드로 파브르의 말대로 "시간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전령이다." (본문 155,156p)

 

프란치스코 교황은 열정적이고 활기찬 복음화를 위해 선교활동을 위한 교회의 변화와 교회 공동체와 이웃을 생각하는 사목, 복음화하는 하느님의 전체 백성으로서의 교회, 기도와 성령의 도우심으로 준비하는 강론, 가난한 자들을 위한 사회적 포용, 사회 안에서의 평화와 대화, 선교를 위한 영적 동기라는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첫 교황 권고문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복음의 기쁨을 담아내고 있다. 비종교인으로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반면, 가톨릭 신자에게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부름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교황에 취임한 지 1년밖에 안 된 지금 서구 언론은 '프란치스코 효과'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기쁨, 행복, 꿈, 희망 등에 관한 주제를 통해 그는 진심 어린 말을 건넸기 때문이리라. 지금 우리 사회는 돈, 권력, 이기심 등으로 인한 총칼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뿐인가? 한쪽에서는 극도의 빈곤으로 지평선의 빛의 바라보지도 못한 채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존재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서로 더 많이 갖으려는 권력과 암투가 존재한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한 지금, 화합과 사랑을 끈질기게 외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지침이 아닐까 싶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태도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 그가 간절히 바라는 세계 평화와 차별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우리 역시 바라는 세상일 게다. 그렇다면 종교의 여부를 떠나 그의 말에 한 번쯤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종교를 떠나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바로 화합과 사랑이니 말이다.

 

(이미지출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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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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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 로리의 SF 4부작 <기억 전달자><파랑 채집가><메신저><태양의 아들>은 이미 한 번씩은 접한 바 있는 작품들이다. 전 세계 1,000만부 베스트셀러인 <<기억 전달자>>가 영화 <더 기버>로 개봉을 앞두면서 원작 소설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전에 읽은 바 있는 작품이지만, 영화를 보기에 앞서 원작을 다시 접해보는 것이 좋을 듯 싶어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줄거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이 가진 흡입력과 저자의 뛰어난 상상력, 그리고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탓이리라.

 

 

우리에게는 슬프다, 기쁘다, 화난다, 짜증난다, 황당하다, 사랑스럽다, 행복하다, 좋아한다 등등의 수많은 감정이 있다. 물론 이 많은 감정은 우리에게 때로는 고통을 주기로 하고,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렇게 고통을 주는 감정들을 없애고, 폭력이나 가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없고, 불의도 없으며 혼란스러운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 그럼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여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두가 똑같은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동일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미래 사회의 어느 마을이 있다. 사랑이나 우정과 같은 인간적인 감정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고통도 없는 완벽한 행복에 이르기 위하여, 개인의 선택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잘못도 있을 수 없는 완전한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 피부색이나 언어와 같은 차이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분란의 소지를 모두 제거해 버린 곳(본문 304p)에 한 소년이 있다.

 

12월이 다가올수록 겁이 나는 조너스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신의 감정을 정리했다. 조너스의 상태는 지금 '걱정스럽다'로 정리된다. 왜 이런 감정을 정리해야 하는걸까? 매일 저녁 가족들은 하루 종일 느꼈던 자신의 감정을 말해야 하는 의식을 치룬다. 일곱 살짜리 누이동생 릴리도, 보육사인 아버지도, 법무부의 중요한 자리에 있는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조너스의 감정을 들은 부모님은 해마다 12월에 열리는 기념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살배기 아기들은 가족을 배정받게 되고, 아홉 살이 되는 아이들은 자전거를 받게 된다. 그리고 12살이 되는 아이들은 원로들이 아이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서류에 기록한 내용을 토래로 직위를 부여받는다. 열두 살 기념식이 지나면 , 법과 정의에 관해 이해하는 훈련이 시작되는 것이다.

 

보육사인 아버지는 예쁘고 귀여운 남자 아이가 성장이 더딘데다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다 깨는 탓에 위원회에서 임무 해제 이야기를 꺼내고 있어 더 특별한 보살핌을 필요로하는 아기를 집으로 데려왔다. 아기의 이름은 가브리엘. 간밤에 꾼 꿈을 이야기하는 아침의식 시간에 조너스는 평소와는 달리 아주 생생한 꿈을 꾸었고, 조너스의 꿈을 들은 부모님은 그것이 조너스의 첫 번째 성욕이며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일이고 약을 먹으면 치료가 된다고 하셨다. 조너스는 이제 매일 아침 성욕 치료 약을 복용해야한다. 어느 덧 직위를 부여받게 되는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한 살, 두 살, 세 살....아이들의 기념식이 진행된 후 열두 살 기념식이 시작되면서 태어날 때 받은 번호 순서대로 직위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조너스는 마을에 단 한 명 뿐인 기억 보유자의 후계자로 지명되는 엄청난 영예를 얻었다. 마을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며 존경받은 기억 보유자는 무례함을 금지하는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되며, 어떤 주민에게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고, 꿈을 이야기하는 데 참여해서는 아노 되며, 임무 해제를 신청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거짓말을 해도 된다.

 

새로운 기억 보유자가 된 조너스는 기억 전달자가 된 선생님으로부터 훈련을 받게 되는데, 아주 오래전에 사라져 그동안 알지 못했던 눈, 썰매, 속도감 등을 알게 되면서 기쁨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감촉과 따뜻한 햇볕과 마주했다. 그러는 동안 조너스는 왜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볼 수 없는지, 왜 색깔을 사라지게 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우리들이 그쪽을 선택했어, '늘 같은 상태'로 가는 길을 택했지. 내가 있기도 전에, 이 시대보다도 전에, 옛날 아주 오랜 옛날에 말이야. 우리가 햇볕을 포기하고 차이를 없앴을 때 색깔 역시 사라져 버렸지. 그럼으로써 우리는 많은 것을 통제할 수 있었지. 하지만 동시에 많은 것들은 포기해야 했단다." (본문 163p)

 

조너스는 기억을 전달받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랑이라는 감정도 알게 되었으나 동시에 전쟁, 고통, 배고픔 등에 대한 고통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참여하지 못했던 임무 해제가 무엇인지도. 가브리엘로 인해 피곤한 아빠 엄마를 대신해 가브리엘을 재우게 된 조너스는 가브리엘에게 가족이라는 기억을 심어주었고, 그 편안함으로 가브리엘은 여느 아이들처럼 성장하고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조너스 없이는 잠투정이 심한 가브리엘이 결국 임무 해제를 받자  조너스는 가브리엘을 위해,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위해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 병들거나 기력이 쇠하면 기념식을 치룬 후 임무 해제를 당하게 되고, 완벽한 산아제한으로 성적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하며, 정상적이지 못한 아이는 임무 해제를 당하게 되는 세상, 하지만 본래 타고난 천성을 포기하는 대신 철저한 조절로 안정함을 추구하게 된 세상. 지금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그에 대한 대비책도 미비하며,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패배감을 맛봐야 한다. 그 뿐인가?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폭력과 전쟁 그리고 여러가지 심각한 사회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자,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으며 불필요한 감정은 억제하고 늘 같음 상태의 안정적인 사회와 불안하고 폭력과 전쟁이 일어나며 배고픔과 끊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야하지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과 선택의 자유를 가진 현 사회 중 어떤 사회가 더 나을까?

 

<<기억 전달자>>는 머나먼 미래, 모두가 잃어버린 감정을 찾기 위해 나서는 열두 살 소년 조너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과 평화, 자유와 선택, 가족, 고령화 문제, 안락사, 장애인 문제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수많은 사회문제를 지닌 채 불안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고통과 슬픔 그리고 절망과 상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사랑, 우정에 관한 감정을 조금씩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감정도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고통이나 슬픔 그리고 절망 등은 사랑하며, 행복하고 따스한 느낌이나 감정으로 치유받을 수 있음에도 우리는 기꺼이 그 소중한 그 감정들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그 감정을 잃어가는 지금의 우리가 너무도 안타깝기만 하다. 조너스를 통해 우리는 잃어버리고 있는 그 소중한 감정을 추억하고 기억하게 될 것이다.

 

굉장한 흡입력, 놀라운 상상력이 더해진 <<기억 전달자>>,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통해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먼저 찾아보기를 권한다.

 

(이미지출처: '기억 전달자'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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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해독밥상 - 가족이 건강해지는
양향자 지음, 김수범 한의학자료 / 길벗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오염된 환경, 각종 식품첨가물과 조미료 등으로 우리의 몸에는 독소가 쌓이고 있다. 이에 몸 안에 독소를 없애는 디톡스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일례로 해독주스가 유명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고, 나 역시도 몸안의 독소가 끼치는 해로움과 해독주스의 효능을 알게 되면서 1년동안 해독주스를 만들어 온 가족이 함께 마시기도 했다. 주부이자 직장인인 나에게는 퇴근 시간 후 식사준비와 해독주스를 병행하여 만드는 일이 조금은 고되었기에 어느 순간 해독주스를 만드는 일에 조금씩 소홀해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해독주스 만들기를 그만두었다. 하지만 체내에 쌓여가는 독소에 대한 걱정까지 소홀할 수는 없었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를 '독(毒)'이라 부르며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에는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피부를 가꾸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현재에는 체내 독소를 음식으로 다스려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디톡스가 시간과 돈을 투자해 자신을 가꾸는 자기 계발의 한 부분이 되었다. (머리말 中)

 

 

 

이에 조금은 쉽게 체내 독소를 배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었는데, 최근 출간된 책들을 검색하던 중 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가족이 건강해지는 사계절 해독밥상>>이다. 식사준비와 해독주스를 만들며 바빴던 저녁 시간 대신 몸속 독소를 빼는 식단으로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밥상을 차릴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맛있게 디톡스할 수 있는 조리방법이라니! 주부라면, 디톡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었다.

 

<<가족이 건강해지는 사계절 해독밥상>>은 외부 독소를 최대한 몸 밖으로 내보내고 인체의 자체적인 정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간독, 대장독, 피부독 등에 좋은 음식을 소개하고, 체질과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화독, 열독, 수독, 냉한독, 습독, 풍독, 기독, 주독, 습담독, 어혈독, 오장의 독 등에 대해서도 소개하였으며, 이러한 독을 없애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해 식품별, 요리별, 계절별, 체질별, 질병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해독 기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간에는 조개, 굴, 전복, 소라, 문어, 오징어, 게, 포도, 감 등이 좋으며, 대변을 매일 보지 못한다면 대장 속의 독소가 몸속으로 다시 흡수되어 인체에 독소로 작용하기에 대장의 배출이 잘되게 하기 위해서는 된장, 청국장, 김치, 요구르트 등이 좋고, 혈액에서 몸에 나쁜 성분은 소변으로 배설하고 몸에 좋은 성분은 혈액으로 돌려보내는 작용을 하는 신장에는 굴, 해삼, 새우, 등 푸른 생선, 수박, 참외, 키위, 딸기, 바나나 등이 좋고, 대기 오염이 심해지면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폐에는 배, 호두, 은행, 잣, 땅콩, 무 등이 좋으며, 독소를 배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피부에는 율무, 알로에, 생강, 복숭아, 호두, 잣 등이 좋다. 그리고 전신을 돌면서 각 장부와 기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액에는 버섯, 양파, 콩, 등 푸른 생선, 파, 생강, 호두, 잣 등이 좋다.

 

 

 

그렇다면, 바쁜 일상으로 늘 피로에 시달리는 우리 몸을 보하기 위해 간단하지만 활용도 높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디톡스 요리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레시피를 알아보기 전에, 설탕 대신에 매실액, 꿀, 조청 등으로 대체하고, 버터, 식용유 대신에 카놀라유, 올리브오일 등으로 대체하며, 화학조미료 대신 다시마가구, 멸치가구, 새우가루, 버섯가루 등 천연 조미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설탕은 당뇨병에 걸리기 쉽고, 버터와 식용유 등은 필수지방의 기능을 저해하고 뇌세포, 호르몬의 기능을 방해하며 심장병, 당뇨병, 난치병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화학조리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고 목이 뻐근하고 가슴이 조이고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부터 바꾸는 것이 디톡스 식단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봄에는 춘곤증, 환절기 감기와 독감, 건조해져 폐, 기관지가 메마르기 쉬운 탓에 마른기침의 증세가 나타나고, 중풍이나 알레르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에 봄철 해독에 좋은 재료인 토마토, 달래, 죽순, 냉이, 완두, 고등어, 양딸기, 도미, 쑥, 더덕, 아스파라거스, 바지락, 율무, 미나리, 두릅 등을 이용한 양배추쌈밥, 바지락비빔밥, 시금치파스타, 민들레된장국, 고등어무조림, 쑥튀김, 탕수조기, 미니쪽파전, 오징어숙회, 백김치, 취나물무침, 완두콩멸치볶음 등으로 식단을 꾸미면 좋다.

 

 

 

여름에는 일사병, 열사병, 냉방병, 땀띠, 한진, 식중독, 유행성결막염 등의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이때는 준치, 고등어, 꼬막, 대합, 참게, 문어, 양파, 오징어, 민어, 감자, 부추, 고추, 당근, 두릅, 고사리, 열무, 오이, 가지, 호박 등의 재료가 좋다. 이를 이용한 감자오믈렛, 토마토파스타, 자두비빔국수, 호밧젓국찌개, 수제비대합탕, 돼지고기가지조림, 감자조림, 수박스테이크, 치즈당근전, 고등어탕수육, 오징어튀김, 깻잎전, 오박선, 문어초회, 부추김치, 오징어볶음 등으로 식단을 짜보자.

 

 

가을에는 비만증, 마른기침, 안구건조증, 피부건조증, 쓰쓰가무시병 등의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포도, 사과, 배, 감, 무화과, 토란, 꽁치, 우엉, 송이, 연근, 무, 고구마, 팥 등을 이용하여 팥칼국수, 녹두삼계탕, 새송이맑은국, 쇠고기무국, 새송이참기름구이, 더덕무침, 우엉잡채, 연근전, 곶감샐러드, 사과파이, 배숙, 무화과청 등으로 가을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다.

 

 

 

겨울은 냉증, 관절 염좌, 골절상, 골다공증에 따른 골절, 혈관 질환, 감기, 독감 등에 걸리기 쉬운데, 밀감, 레몬, 정어리, 가자미, 청어, 삼치, 굴, 명태, 갈치, 대구, 대하, 배추, 김, 들깨, 호두, 깻잎 등의 재료가 좋다. 이를 이용한 식단으로는 굴밥, 배추쌈밥, 김국, 맑은굴국, 배춧국, 명태찌개, 넙치미역국, 대구지리, 은대구조림, 삼치간장조림, 갈치구이, 청어구이, 갈치전, 파래굴전, 건새우멸치간장볶음, 건새우고추장볶음, 솔잎차, 귤청 등이 있다.

 

 

 

중금속, 화학물질, 방사선물질, 색소, 첨가물, 독성 먼지 등 가족 건강을 위협하는 몸속에 쌓인 독소를 없애는 방법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 흔히 구할 수 있는 제철재료를 이용한 몸안의 독을 없애는 135개의 해독요리로 우리 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디톡스 식단이라고 해서 재료나 레시피가 어려운 건 없으니 안심하시라. 요리 과정이나 해독작용에 대한 설명들이 꼼꼼하게 수록되어있어 건강도 맛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구성이다. 직장맘이라는 핑계로 가족의 건강식단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늘 무거웠는데, 이 책이면 가족 건강도, 맛도 두루두루 챙길 수 있을 거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우리 가족의 몸속에 쌓였던 독소들! 이제 영원히 안녕이다.

 

(이미지출처: '가족이 건강해지는 사계절 해독밥상'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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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0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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