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대략 130여 권의 책을 읽은 것 같다. 주로 신문 서평과 알라딘 리뷰를 참조했다. 내 독서 성향이 일반적인 흐름에서 다소 벗어난 건 사실이지만, 아래 책들은 누가 읽어도 정말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의미의 좋은 책이라 자부한다. 이런 책들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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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종말
제프리 삭스 지음, 김현구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7월
33,000원 → 29,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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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최고의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말이 이제는 그저 변명거리에 지나지 않음을 학술적으로 그러나 너무나 흥미롭게 잘 보여준 책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
리처드 칼슨 지음, 우종학 옮김 / 살림 / 2003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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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있는가? 진화론을 받아들이면서도 참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 과학의 진리를 추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훌륭한 책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이라면 필독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악마의 사도- 도킨스가 들려주는 종교, 철학 그리고 과학 이야기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8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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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든 종류의 유사과학, 혹은 사이비 과학에 거침없는 일갈을 가하는 도킨스의 용기가 놀랍다. 비록 그는 무신론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신념에 정당한 근거를 대고 주위의 평판에 흔들리지 않는 용감한 사람이다
순전한 기독교 (양장)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1년 6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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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신앙 생활에 새로운 획을 그었던 책이다. 나니아 연대기로만 유명한 줄 알았더니, 신앙인으로서도 너무 훌륭하다 모든 기독교인이 이처럼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대할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더 살기 편해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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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12-08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튼실한 리스트예요. 이런 책을 다 읽으신 블루마린 님께 박수 짝짝.

marine 2006-12-1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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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칼 세이건이 인류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
칼 세이건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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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스타일
패밀러 클라크 키어우 지음, 정연희·정인희 옮김 / 푸른솔 / 2003년 9월
38,000원 → 36,100원(5%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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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박훈규 언더그라운드 여행기- 젊은예술가의 세계기행 2
박훈규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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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은 없다 - 사회과학신서 22
다이애너 기틴스 / 일신사 / 1997년 7월
9,000원 → 9,000원(0%할인) / 마일리지 27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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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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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자기 계발서는 어떤 식으로 쓰여졌을까?
대체 대철학자는 인생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할지 호기심에 집어든 책이다
사실 제목 자체는 좀 유치했다
"행복의 정복" 이라니,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류 같은, 말만 거창하고 지키기는 어려운 그런 책 종류의 제목처럼 들렸다
물론 저자가 워낙 수준높은 지성인이다 보니, 일단은 쫄고 들어갔고 많은 부분을 옮겨 적었다
제목을 좀 우아하고 그럴듯하게 바꾸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이미 돌아가셨으니 어렵겠지만 말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쓴 "Flow"와 많이 비슷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 사람도 러셀이 쓴 책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외부로 관심을 돌리면 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이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는 동안 몰입하게 되서 일의 기쁨을 느낀다는 점 등 비슷한 맥락의 말이 많았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역시 위대한 철학자다 보니, 편견이 없다는 점이다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특히 자기가 속한 집단이 전 세계라고 생각하지 말고, 부모나 이웃이 정한 기준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보다 넓은 세계로 나가 자신과 비슷한 부류를 찾으라는 말은 참 유용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얼마나 또래 집단 혹은 마을 공동체에 함몰되어 있는가?
독특한 기준과 관점을 갖고 사는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위안이 된다
그래서 나이 많은 독신녀에게는 익명성의 도시가 좋은 것 같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현실적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더 행복하다는 식의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호혜적인 사랑이 좋긴 하지만 사실은 받는 사랑이 더 행복하다고 명확히 지적한다
질투의 감정이나 편견, 피해망상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충고를 잊지 않는다
결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남의 눈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적당히 무시하고 살아라, 그러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뭐 대충 이 정도로...
문장이 너무 평이한 점이 없지 않으나 대지성인께서 실력이 부족해서 쉽게 쓰지는 않았을 것이고, 하여튼 가볍게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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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인문학 - 클레멘트 코스 기적을 만들다
얼 쇼리스 지음, 이병곤.고병헌.임정아 옮김 / 이매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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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많이 했던 책인데 생각보다는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
너무 유명세를 많이 타는 바람에 지나치게 큰 기대를 했던 문제였나?
아니면 글쓴이의 집필 스타일이 나와 안 맞아서인가?
하여튼 노란 표지가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하지만 내용은 그저그런 무덤덤함 뿐이다
어떤 책을 읽으면 정말 책에 빨려 들어갈 것 같고, 심장에 문장이 꽂힌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데 또 어떤 책은 내가 이 책을 왜 읽고 있나, 지루하다, 언제 끝나나, 책장만 세어 볼 때가 있다
불행히도 이 책은 후자에 가까웠다
저자의 아이디어는 높이 살 만 하지만 내 감성 영역을 깨우는데는 실패했다

어쨌든 시도 자체는 신선하다
빈민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친다?
참 특별하고 새로운 시도다
일단 그런 코스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기금을 확보한 점이 제일 대단하게 생각되고, 커리큘럼을 짤 만한 능력있는 교수진을 확보했다는 점도 참 부럽다
또 바드 대학과 연계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도 부럽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이를테면, 서울대나 연세대 같은 이른바 명문대학들이 뛰어난 인재 양성에만 힘쓰지 말고, 빈민교육 같은 이런 획기적인 복지 정책에도 관심을 좀 쏟으면 어떨까?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무료 인문학 강좌, 혹은 달동네 공부방 갬페인, 뭐 이런 거 좀 해 보면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않을까?
확실히 미국은 개인 기부가 보편화된 나라이고, 자선 사업에 대한 관심도도 매우 높은 것 같다
엄청난 소득 격차의 간극이 개인적인 선행으러 메꿔진다고 비판하는 기사도 본 적이 있지만, 어쨌든 저자가 이런 엄청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금이 모였다는 것에 나는 먼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인문학은 이미 죽은 학문이고 더이상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인문학을 미친듯이 사랑하고 모든 사람들이 tv를 보듯 책을 봐 줬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미 시대는 영상 미디어가 대중을 선도하고 있고, 책은 정말 간신히 간신히 뒷꽁무니나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나야 인문학의 발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과연 고대 그리스 사상이나 역사 따위가 유의한 의미를 줄지 참으로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여전히 고전은 위대하고 첨단 과학과도 함께 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저자는 정치적 삶의 일환으로써 인문학을 강조한다
고대 그리스의 정전들을 읽으면서 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록펠러 가문이 아무 쓸데도 없는 인문학을 배우지는 않을 것이다
이른바 우리가 교양이라고 말하는 인문학은, 정치적인 사람, 시민이 되기 위한 토대와도 같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부르디외가 주장한 미술교육이 생각난다
계급차이를 줄이기 위해 가난한 학생들에게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유럽 여행을 갔을 때, 한 무리의 아이들이 루브르 미술관에 앉아 교사의 설명을 듣고, 직접 그림을 모방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과연 미술교육 따위로 계급차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당시에는 회의적이었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희망이 생긴다

책에 나온 그리스 고전은 솔직히 나도 이름만 들어 봤을 뿐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는 수준높은 책들이다
플라톤의 "국가" 를 언제 제대로 읽어 봤겠는가?
소크라테스는 확실히 서양 사회에서 우리의 공자와 비슷한 인물로 추앙받는 것 같다
영적이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보면 저자의 말마따나 기독교와도 비견될 수 있는 인물 같다
이런 커리큘럼을 짤 수 있는 교수진 확보도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예술을 직접 행하는 것보다 보는 관점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새롭게 다가왔다
여태껏 학교의 미술교육은 실기 위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말을 빌리면, 예술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 관점을 정립하는 게 더 중요하고 나아가 예술 작품의 감상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직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서 현장수업을 할 수 있는 뉴욕 사람들이 무척 부럽다

유카탄 반도에서 마야 문명에 대한 코스를 개설한 점도 신선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책에 나온 다문화주의자는 아니다
그리스 고전이 전인류적으로 보편타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지, 서양 문화라서 배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죽은 백인 남성들의 작품을 왜 배워야 하냐는 질문은 우문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그리스 고전을 배우려면 자기 민족의 전통적인 문화도 함께 배워야 한다는 말 역시 초점이 빗나간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마야 문명에 대한 코스 개설은 마야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다양성은 좋은 것이므로 지배 문명에 모든 소수 민족들의 문화가 함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한 가지 절망적인 사실은, 여전히 나는 서구 문화에 대해 국외자라는 사실이다
아마도 서양 사람들이 동양의 유교문화를 배울 때 나같은 좌절감을 맛볼지 모른다
그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기본적인 수준의 교양들이 나에게는 무척 낯설다
아무리 세계화가 됐다 할지라도 지엽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문화권의 확실한 구분이 되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이른바 강의라는 것도 해 보고 싶다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친다던지, 아니면 야학 강사 같은 것, 이를테면 한글 가르치기 같은 거 말이다
만약 나라면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그 주입식 교육 말고 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그런 교수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책에서는 빈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코스 개발을 얘기하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국 문화 알리기, 뭐 이런 코스도 일반화 되면 좋을 것 같다
영어를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혹시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면 나 역시 얼마든지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
문화의 교류가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는 말인 줄 알았더니, 빈민과 부유층 사이에서도 가능한 일임을 새롭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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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5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rine 2007-05-2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게 있었군요 신문에서만 봤는데 직접 들으니 새롭습니다 지금은 솔직히 너무 바빠서 어렵고 (거의 매일 당직이라...) 시간이 되면 해 보고 싶습니다^^
 
도덕교육의 파시즘 - 노예도덕을 넘어서 프런티어21 1
김상봉 지음 / 길(도서출판)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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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씨의 전작 "학벌사회"를 무척 재밌게 읽었던지라 이번 책도 굉장한 기대를 했다
이 사람은 논리가 무척 정연해서, 강준만의 "서울대 죽이기"가 여론에 대한 환기 정도였다면, "학벌사회"는 서울대 망국론의 실체를 학문적으로 파헤친 느낌을 준다
그렇게 본다면 강준만씨 책은 요즘은 지나치게 가볍지 않나 싶다
학자적인 글쓰기는 아닌 것 같다
어쨌든 "학벌사회"에서 느꼈던 카타르시스, 말하자면 완벽한 논리성에서 혀를 내둘렀던 그런 일목요연함 같은 건 좀 떨어지는 편이다
일단 철학적인 문제가 많고 주제 자체가 워낙 구체적이지 못하고 형이상학적인 탓에 꽤나 힘들게 읽고 있다
한 번에 쭉 나가지 못한다고 해야 하나?
지루하고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어쩌면 쓰잘데기 없는 관념론의 유희일지도 몰라, 이런 생각마저 했다
집중도가 높은 책은, 말하자면 응집력이 뛰어난 책은 그 수준과는 관계없이 한 번에 쭉 읽어나갈 수가 있다
독자의 독서 수준도 어느 정도는 작용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주제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솔직히 좀 지루하다

칸트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무척 신선했다
칸트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뭐였더라?
기껏해야 정해진 시간에 산책 나갔다는 에피소드 정도?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어디서 주어들은 책 이름 정도?
18세기의 꼬장꼬장한 독신주의 철학자?
칸트가 얘기한 그 준칙이라는 거, 커피 이름으로 알고 있던 Maxime이 대체 뭔지 이번에 좀 알게 됐다
그러고 보면 고등학교 때 배웠던 국민윤리는 대체 뭐였는지 모르겠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망해도 사과 나무 심겠다는 안경사 정도로 알고 있고 (평생 안경 만들면서 철학을 했다고 함, 강유원이 그러더라고)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그저 독배 마시고 죽은 사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과 비슷한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못했다
그저 학교 수업 시간에 주어들은 정도 외에는, 그 사람들이 뭔 얘기를 하고 다녔는지 비슷한 그림조차 못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학교 수업이 수동적인 지식 전달, 그것도 외형적인 것만 피상적으로 가르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관심없이 타율적으로, 강제적인 방식으로 지식을 주입시키는 게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다시금 느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차피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가지려면 강제적이고 지루한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학생들의 환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애를 썼으면 좋겠다
문득 또 "희망의 인문학" 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적절한 관심만 유발시킬 수 있다면 정말 누구든지 인문학에 대해 기꺼이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교수법의 습득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이 책은 도덕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을 하게 만들었다
한 권의 책이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독서를 통한 최고의 소득이 되겠지만 사실 책 한 권으로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일테고, 약간의 환기 정도만 되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여태껏 도덕이라고 하면 그저 예절 교육, 착하게 사는 것, 공동체 정신, 희생 기껏해야 이런 것 밖에는 몰랐다
오히려 국민윤리가 도덕의 상위개념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중학교 때는 도덕을 배우고, 고등학교 때는 국민윤리를 배우니 말이다
따지고 보면 국민윤리라는 말 자체가 좀 웃긴다는 생각도 든다
이미 국민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낄 만큼 시민의식이 성숙해 가고 있으니 차라리 시민윤리라면 모를까
철학이라고 교과목 제목을 바꾸면 좀 더 학문의 취지를 분명히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국가주의, 파시즘, 애국심의 강요, 민족주의 이런 단어들은 혐오감을 불러 일으킬 만큼 싫다
그래서 동북아 공정에 대한 우리들의 대응도 함께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똑같은 논리처럼 보이니까

아프리카 난민을 돕자고 하면 북한 어린이나 도우라는 식으로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북한 어린이는 커녕, 구세군 냄비에 동전 한 잎 넣어 본 일이 없는 사람일 게 분명하기 때문에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대응논리를 생각해 냈다
저자가 말하는 도덕이란 보편적인 의지에 적합한 개인의 규범 정립이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자유로운 의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유인이 되는 것이고, 그 의지가 보편적인 의지에 적합할 때 비로소 진짜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프리카 난민과 북한 어린이를 가른다는 것부터가 매우 협소하고 자국민중심주의적인 편협한 소견이다
물론 아직은 국가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고 어쩌면 아나키즘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막연한 뜬구름 같은 얘기일 수 있으나, 정치적으로는 그렇다 할지라도 적어도 일상적인 시민 생활의 범위 내에서는 전인류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따지면 인종주의 따위의 끔찍한 편견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또 그런 의미로 미국 역시 이민 제한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활발한 이민 유입이야 말로 어쩌면 진짜 지구촌이 되어 가는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보편적인 의지로 보자면 자국민의 역사적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과거를 왜곡하는 일 따위도 매우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동북아 공정에 대한 우리측 대응법도 똑같이 싫어진다
광개토 대왕보다 알렉산더를 더 위대하게 느끼고 자랑스러워 한다고 해서 과연 그 사람이 서구 제국주의에 사로잡힌 비주체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보편적인 의지로 보자면 즉,인류라는 거대한 틀로 보자면 국가를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는가?
세계시민의식, 혹은 보편적 의지의 확장이야 말로 어쩌면 도덕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장 큰 목표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이 책에서는 그렇게 말한다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국가의 틀에 갇혀 있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좀 더 넓게 생각해도 좋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인종주의 같은 절대악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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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5-2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최고의 책 중의 하나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좀 어려우셨나 봅니다. :)
아무래도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나와서 편하게 읽히진 않지요.

marine 2007-05-23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아프락사스님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리뷰가 있더군요